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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위스

스위스 : 이번역 알프스, 다음은 장미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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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5월, 이어지는 6월. 이럴 때 필요한 게 '멍때리기'다. 그것도 나홀로 멍때리기다. 해외에서 정말 뇌를 잠깐 내려놓고, 편히 풍경을 감상하는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순 없을까. 

멍때리기 좋은 5~6월 기막힌 코스가 있다. 이름하여 '스위스 그랜드 트레인 투어(Grand Train Tour)'. 마침 스위스 철도청이 꼭 찍어봐야 할 기차역 구간 버킷리스트 8곳을 꼽아 테마 관광 루트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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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레길 같은 루트 

스위스 그랜드 트레인 투어는 상품이 아니다. 쉽게 말해 올레길 같은 루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4개 언어권으로 나뉜 스위스 대표 구간을 훑어보는 묘한 이 여행, 에메랄드 호수부터 알프스 빙하까지 파노라마 풍광을 모두 담는 1200㎞ 구간이다. 더 놀라운 건 동선이다. 열차 시간과 루트가 물 흐르듯 연결된다. 순서(?) 규칙(?) 없다. 어느 도시든 시작만 하면 된다. 8개 구간 부터 공개한다. '취리히-생갈렌-루체른-몽트뢰-체어마트-생모리츠-루가노-루체른.' 다시 취리히로 컴백한다. 자, 그럼 출발. 

지금 하이라이트는 2구간이다. 생갈렌-루체른까지 '프리알파인 익스프레스(Pre-Alpine Express)'가 지난다. 토겐부르크 지역과 장미의 도시라고도 불리는 오래된 마을 라퍼스빌을 거쳐 고지대에서 호숫가 루체른까지 내려온다. 압권은 생갈렌을 떠나 알프슈타인 산맥을 내려오는 풍광. 아펜첼이라는 목가마을도 놓치지 말자. 마을 이름을 그대로 딴 치즈 브랜드로 유명한 곳이다. 노천 '펍(pub)'에서 지겨울 때쯤 맥주 한잔 들이켜는 호사만큼은 반드시 누리실 것. 해질 무렵 백조와 오리들이 어우러진 호수 풍경을 보며 또 한번 멍때려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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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퀸의 흔적이 담긴 3구간 

3구간은 7월 휴가철 팝 애호 여행족이 몰려든다. 루체른-몽트뢰까지 명불허전 관광열차 골든패스 라인(GoldenPass Line)을 탄다. 일단 루체른에서 루체른~인터라켄 익스프레스에 올라야 한다. 1008m 높이 브뤼닉 고개를 찍고, 다시 마이링겐을 거쳐 브리엔츠까지 기차를 타고 내려온다. 기차 교체 타이밍이므로 여기서 '주의'해야 한다. 한숨 돌린 뒤 기차를 바꿔 타고 튠호수를 따라 그림 같은 풍경의 전통 농가마을을 지나 그슈타트까지 온다. 여기다. 골든패스 라인에 오를 것. 창밖으로 펼쳐지는 레만호와 이 둘레 포도밭 풍경이 하이라이트다. 스위스 독일어권과 프랑스어권의 대조적인 분위기까지 확연히 느낄 수 있는 명품 구간이니 제대로 즐겨보실 것. 잊을 뻔했다. 팝 애호가들이 몰려드는 까닭.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를 비롯해 많은 음악가들이 가장 사랑했던 곳이 바로 여기니까. 당연히 세계적인 수준의 재즈 페스티벌이 매년 7월 열리는 곳도 여기다. 아티스트 목록은 꼭 확인하고 떠나실 것. 

루체른을 출발해 다시 취리히로 컴백하면 8구간이 마무리된다. 마지막으로 기차 차창을 통해 보는 풍경을 눈에 담으며 그동안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여행을 갈무리하는 코스. 당연히 멍때리기의 방점을 찍어야 하는 포인트다. 도착하면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각 나라의 초고속 열차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취리히 중앙역. 그래, 지금이야말로 취리히의 놀이문화에 푹 빠져 보는 릴렉스 타이밍이다. 멀리, 기적 소리가 들린다. 스위스 그랜드 트레인 투어의 문이 완벽하고 달콤하게 닫히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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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탬프로 즐기는 그랜드 트레인 투어 Tip 

1. 스위스 패스로 한방에 해결=8구간을 모두 돌아본다면 스위스 패스 8일짜리가 딱이다. 절반만 본다면 4일 사용 패스를 사면 좋다. 스위스 패스는 여타 철도 패스와 다르게 기차, 버스, 트램, 보트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종합 교통 패스다. 자세한 정보는 레일유럽 홈페이지(www.raileurope-korea.com). 

2. 스탬프 투어로 보너스까지=레일유럽이 스위스 철도청, 스위스 정부 관광청과 공동으로 '그랜드 트레인 투어' 기차 여행을 따라 도시별 스탬프를 모을 수 있는 스탬프 북을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셔츠 주머니 안에 들어가는 아담한 사이즈의 스탬프 북 안에는 스위스 그랜드 트레인 투어의 각 여행 구간 이동 정보, 도시 정보와 사진, 가까운 추천 여행지는 물론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장소와 운영 시간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올해 말까지 목록을 작성해 우편함에 넣은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을 증정한다. 

[신익수 여행·레저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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