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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 롬복해 참치잡이 동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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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낚시꾼들은 작은 물고기가 잡히면 그냥 다시 풀어준다. 지금 당장은 놓아주는 것이 손해인 것 같지만, 그들은 그 다음을 내다보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롬복해에서 참치잡이를 하며 살아가는 이들 역시 진정한 낚시꾼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사진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PD)

눈앞에 이익이 아닌 미래를 바라보는 삶

안전하고 편한 것만을 원한다면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 나에게 있어 그곳의 촬영은 잊지 못할 고생이자 다시는 도전하지 못할 젊은 날의 특권이다. 술라웨시 섬에서의 여러 촬영 중 다시 한 번 경험하라면 백만 번 고민해야 할 촬영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참치잡이 동행기다.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고깃배는 많이 타봤지만 롬복해 참치잡이 배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러나 너무나도 기억에 많이 남는 촬영이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는 참치잡이로 유명한데 그 방법이 전통방식을 고수한다고 한다.

‘참치 잡는 것이 거기서 거기겠지’ ‘큰 참치 잡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참치잡이 배를 얻어 타기로 했다. 저녁에 출발한다고 해서 이른 저녁을 먹고 바닷가로 나가니 어둠속에 조그만 배가 보인다. ‘설마 저배를 타진 않겠지…’ 

사진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PD)

거대한 참치를 만나기 위한 준비

“먼저 작은 배를 타고 가서 큰 배로 옮겨 탈거예요. 9시간 정도 타고 나가야 합니다”

그럼 그렇지 이렇게 작은 배를 타고 참치를 잡진 않겠지 안심하고 폴짝 뛰어 배를 타는데
그대로 배가 뒤집히는 줄 알았다. 배가 워낙 폭이 좁아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통나무를 그대로 파낸 것 같은 작은배는 가볍고 이동하는데 속도는 빠르지만 익숙하지 않은 이방인에게는 위험해 보일 수밖에 없다. 다리를 편하게 펴지도 못하고 무릎을 꿇은 채 ‘얼음’이 되어 이동할 수밖에 없다.

해변에서 150m쯤 떨어진 곳에 참치잡이 배가 기다리고 있다. 밤에 물이 빠져 해변의 수심이 얕아 좀 떨어진 곳에 배를 대놓은 것이다. 밤바다는 어찌나 물이 맑은지 달빛에 물속이 다 들여다보인다. 큰배로 다가가는 3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동안 배가 뒤집힐까봐 정말 무서웠다.

사진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PD)
“움직이지마, 움직이지마!”

무사히 큰 배로 옮겨 타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오늘의 항해 대장인 선장님께 인사먼저!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참치 많이 잡게 해주세요.”

1박 2일의 항해에 함께 할 선원들이 속속 도착한다. 시계를 보니 저녁 7시밖에 되질 않았다. 사방이 깜깜하니 보름달이 더욱 휘영청 밝다. 가만히 달을 올려다보고 있으니 순간 드는 생각, ‘어라, 우리나라에서는 보름달이 뜰 때는 낚시를 나가지 않는다고 했던 거 같은데 아닌가?’ 참치가 많이 잡히는 지점까지, 밤바다를 꼬박 9시간 동안 달려야 한다는데 뭐 배도 크고 별로 걱정은 안되었다. 이때까지는…. 드디어 요란하게 시동을 걸고 출발, 열대바다의 습한 기운도 시원하게 느껴지고 산뜻하다. 출발한지 얼마 안됐는데 무슨 일인지, 선원들이 부산하게 바다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뭐야 벌써 도착한거야?’ ‘9시간이 아니라 9분이야?’

이곳 어부들은 눈에 레이저내시경이라도 달렸는지 조그만 랜턴으로 깜깜한 바다를 잘도 노려본다. 그러던 중, 인근에서 커다란 그물 하나를 찾아낸다. 그물 안에 작은 물고기들이 가득이다. 선원들은 그 물고기들을 뜰채로 떠서 배에 옮겨 싣는다. 참치잡이 배에서 이 작은물고기들은 왜 잡은 걸까 궁금해졌다.

“루빠라는 물고기에요. 참치 미끼로 쓸 거예요”

참치가 가장 좋아한다는 루빠. 그런데 참치는 죽은 고기는 먹지 않는단다. 참치의 까다로운 식성을 고려해 산 것과 죽은 것으로 분류한다. 열대지방이라도 밤바다는 춥다. 배 앞에 앉아 밤바다를 즐기고 있는데 어디선가 향긋한 커피향이 난다. 

“커피 드세요” “감사합니다”

졸음도 쫓을 겸, 추위도 녹일 겸, 밤새 달려야 하는 참치잡이 배 선원들에게 커피는 상비식품이다. 커피를 달고 사는 나에게는 특히 더 반가울 수밖에 없다. 한 모금 꿀꺽 넘기는데 진짜… 진짜… 달다. 커피라기보다는 단물, 설탕물에 가깝다. 아무래도 더운 기후에 힘을 쓰는 직업이다 보니 열량이 많이 필요해서 설탕을 많이 넣은 것 같다. 배에서 마신다고 플라스틱 커피잔에는 뚜껑이 있다. 흔들리는 배에서 뚜껑 잃어버릴까봐 끈으로 연결해 놨다. 섬세함이 돋보이는 커피 잔이다.

밤바다를 보는 것도 지루해져 배 탐방에 나섰다. 거의 만 하루를 배에서 보내야 하기 때문에, 배 한 구석엔 간단한 부엌살림도 있다. 조리사 아저씨가 선원 수에 맞춰 쌀을 씻어 밥을 짓는데, 휴대용 가스렌지도 아니고 장작을 지펴서 짓는다. 참치 미끼에서 탈락한 죽은 루빠는 선원들 차지다. 나무 꼬챙이에 줄줄이 꿰어서 구워 먹는다. 
사진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PD)
“통째로 먹어요?”

“생선 대가리와 내장은 떼고 드세요”

금방 구운 것이라 손가락이 데일 정도로 뜨거운데도 먹을 것에 대한 집념은 다치는 것도 상관 안한다. 조그만 물고기여서 먹을 게 뭐가 있을까 했는데 꽤 살도 있고 짭짤하고 맛있다. 루빠는 밥반찬으로 기름에 자글자글 튀겨서도 먹는다. 고기를 굽고 튀기고 하는 동안 밥이 다 지어졌다. 바닥에 빙 둘러 앉아 밤참을 먹은 다음엔, 우선 아무데나 누워서 한잠 자두어야 한다. 아침 4~5시나 되어야 참치잡이 명당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어디서 잘까 잠자리를 찾아 방황하는데 갑자기 기관사 아저씨가 나를 부른다. 이럴수가 감동이다. 

유일하게 있는 선실 겸 항해실(운전실)에 매트리스 비슷한 것도 갖다놓고 누구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베개도 갖다놓았다. 배의 유일한 여자라고 대접을 해준다. 촬영하면서 생전 여자라고 대접받은 적 없었는데 눈물이 나려고 한다. 뿌듯한 가슴을 끌어안고 자리에 누웠다. 그런데 ‘아 덥다… 시끄럽다’ 기관실이 바로 붙어있어서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다. 게다가 공기가 통하질 않아 찜질방이다. 엔진에서 올라오는 기름 냄새와 소음, 그리고 열기. 배멀미를 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을 다 갖추었다.

이제부터는 울렁울렁 물속에서 수영하는 것 같다. 이리 누웠다가 저리 누웠다가 이러다 매트리스에 그대로 실례를 할 것 같아 밖으로 뛰쳐나오니 다들 자리를 잡고 잘도 주무신다. 그 가운데서 얼굴이 누렇게 뜬 채 촬영감독이 일어섰다.

“괜찮아?” “죽을 것 같아요”

웬만한 상황에서도 ‘아프다’ ‘죽겠다’라는 소리를 안하는 이 감독이 이런 소리를 하다니 힘든 상황은 상황이다. 파도는 더 심해지고 배는 이리 저리 추풍낙엽처럼 흔들린다. 머리가 깨질 것 같다. 밤새 파도와 싸움을 하고나니 어느새 희뿌연 하게 날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사진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PD)
하늘에서 쏟아지는 참치떼

새벽 6시.11시간이나 달려온 것이다. 아저씨들이 선실 지붕에 올라 바다를 살피고 있다. 내가 보기엔 그 바다가 그 바다인 것 같은데 뭔가 다른가 보다. 참치떼의 기척을 살피느라 배 앞머리에도 선원들이 앉아 있다. 어젯밤엔 어두워서 잘 몰랐는데 폭이 한 뼘 조금 넘는 자리에 걸터앉아 계신다. 파도에 배도 엄청 흔들리는데 보는 나는 그대로 바다에 빠질까 걱정이 되지만 정작 그들은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

참치잡이에 쓰는 낚싯대도 그냥 가늘고 긴 나무에 달랑 고리 하나 달려 있는 게 전부다. 이걸로 참치를 잡겠다니…. 잠에서 깬 선원들이 하나둘 정해진 자리를 찾아 간다. 이제 참치를 잡을 건가 보다. 나름 긴장하고 촬영감독과 준비를 했다. 

“참치가 걸리면 다들 소리를 지를꺼야. 그러면 그때 이 감독은 참치를 찍어. 난 어부들의 표정을 찍을게”

물고기를 잡는 신이라면 질리도록 찍어봤으니 작전도 완벽했다. 거대한 참치가 올라오길 기대하며 바다를 노려보고 있는데, 갑자기 한 아저씨가 미끼로 싣고 온 루빠를 바다에 휙휙 뿌린다. 루빠를 뿌리자마자 눈앞에 놀라운 풍경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세상에 이런 일이…’ 아저씨들이 낚시대를 담그자마자 참치를 걷어 올리고 있다. 먹이를 먹기 위해 참치들이 바다 위로 튀어 오르는 것이 그야말로 참치들이 하늘에서 쉴 새 없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참치 폭탄에 얻어맞지 않으려면 그저 구석에 얌전히 피해 있어야 한다. ‘으악’ 나와 촬영감독은 비명 지르느라 정신이 없고 발 옆에선 참치가 팔딱거리고, 하늘에서는 참치가 날아와서 나를 때린다.

거대한 참치를 긴장감 있게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참치를 한 마리씩 걷어 올려 농구하듯이 던지는 것은 상상도 안 해봤고 어떤 영상에서도 본적 없다. 이곳에서 잡는 참치는 일명 ‘베이비 참치’라 부르는 참치 새끼가 아니라 종 자체가 아예 작은 것이다. 작다고는 하나 성인 남자 허벅지만하다.

그런 크기의 참치들이 쉴새없이 날아드니 정신혼이 나갈 수밖에. 게다가 다들 뒤도 안돌아보고 낚시대로 걷어 올려 참치를 한 지점에 명중해 던지는 솜씨도 놀랍기만 하다. 이 상황이 가장 난감한 건 촬영감독이다. 어부들의 얼굴을 찍기 위해 앞으로 가야 하는데 날라드는 참치로 인해 앞으로 가지도 못하고 진퇴양난이다.
사진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PD)
“미치겠네, 갈수도 없고… 으악”

갑자기 날라든 참치에 얻어맞았다. 결국 좋은 그림을 찍기 위해 배 지붕위로 올라간다. 갑자기 비바람과 함께 파도가 거세지기 시작한다. 난 배 난간을 붙잡고 내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심하게 요동치는 배위에서 참치잡이에 몰두한 어부들은 미동도 없다. 다들 참치를 잡고 있는 곳은 아까 본 폭이 작은 뱃머리에 쪼르르 10명의 어부들이 앉아 파도치는 바다에서 참치를 잡는 모습은 죽을때까지 잊지 못할 장면이다. 

이번에도 미끼를 뿌림과 동시에 참치 떼의 대공습이 시작된다. 도대체 이 배 밑에 얼마나 많은 참치 떼가 몰려와 있는 건지 물속에 들어가 보고 싶을 정도다. 낚시로 잡는다기보다 참치들이 몸을 날려 배로 뛰어드는 것만 같다. 참치들이 배로 뛰어드는 것도 신기한데 예상치 않은 일까지 벌어진다. 미끼를 엄청나게 뿌려대다 보니 작은 물고기를 먹고 사는 갈매기들까지 주변에 날아든 것이다. 호시탐탐, 미끼를 노리고 배회하던 갈매기 한마리가 그만 낚시 바늘에 걸려버렸다. 이런 일이 종종 있다고 한다.

참치는 여전히 씨가 마를 줄 모르고 잡히는 중인데 선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바다를 살핀다.

“파도가 심해질 것 같아. 철수해야 될 것 같다” “철수하자”

폭풍이 오면 이대로 며칠이고 더 바다에 있어야 한단다. 비바람이 더 거세지기 전에 선원들은 서둘러 낚시도구들을 정리한다. 11시간 배를 타고 왔는데 낚시시간은 1시간 남짓. 배는 만선이다. 굵고 짧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배 탄 시간 빼고 허무하기도 하고 난감하다. 하지만 다들 만선의 기쁨에 다들 춥고 고된 것도 잊은 모양이다. 오늘 잡은 양은 700kg 정도. 평소보다 훨씬 많이 잡은 거라니 다들 기뻐할 만하다.

잡은 참치는 바로 준비해온 얼음을 깨서 저장고에 채워 넣는다. 다시 섬에 도착할 때까지 싱싱한 상태로 운반해야 한다. 작업이 얼추 마무리가 되어 갈 무렵, 파도가 더욱 심해진다. 금방이라도 배가 뒤집힐 것 같다. 이 거센 파도를 헤치며 다시 11시간 갈 생각을 하니 아득하다. 정말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일이 있지만 이렇게 고된 일이 있다는 걸 또 한 번 새삼 느끼게 된다.

사진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PD)
밤새 배타고 와서 잠시 눈 붙이고 뱃머리에서 참치잡이 어부들. 아무리 단련이 됐다지만 육체적으로 고된 일임엔 분명한데 이들은 모두 한결같이 밝은 표정이다. 이들은 힘든 순간이 없었을까? 경력 30년의 바랑 아저씨는 딱 한번 위험한 적이 있었다고 말한다.

“낚시를 하면서 크게 다친 적은 없는데 돌아오는 길에 배의 엔진이 고장 나서 파도에 휩쓸려 하루 정도 무인도에 정박한 적이 있었죠”

생각만 해도 무서웠을 얘기를 웃으면서 이야기 하니 참 대단하다 싶다. 아직 속이 울렁거리는데 간판에서 참치회 파티가 열렸다. 한국 사람들이 참치회를 좋아한다는걸 선장님이 들으신 모양이다. 괜히 더 오바해서 좋아해야 할 것 같아 참치를 썰자마자 냉큼 하나 들어 입에 넣었다. ‘컥’ 이건 피맛만이 입안 가득 퍼졌다. 뱉지도 못하고 억지로 삼켰다. 그런데 참치를 썰던 아저씨가 다썰고 나서 참치를 물에 씻어낸다. 회전문이 아니다 보니 참치회가 피 범벅이 된 것이였고 난 그것도 모르고 바로 먹은 것이었다. 나를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은 피가 씻긴 제대로 된 참치회를 먹었다. 한국에서부터 미리 챙겨온 초고추장을 내놓았다. 이곳 사람들은 참치회를 소금에 찍어먹는데 초고추장이 과연 아저씨들 입맛에 잘 맞을까?

“ 코리안 소스. 코리안 소스” “음~”

반응이 좋다. 계속 손이 가는걸 보니 맛이 괜찮은가 보다. ‘코리안 소스’에 매료된 아저씨는 혼자 맛보긴 아까웠는지 배를 운전하고 있는 어부 아저씨한테 배달까지 간다. 
난간에 매달려 낚시대로 잡아올리는 참치잡이를 보면서 내내 궁금한 것이 있었다. 큰 그물로 잡으면 쉽게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텐데 왜 낚시대를 사용할까? 선장님께 궁금증을 물어보니 당연한걸 묻는다는 듯 이상하게 쳐다보신다.

“만약 큰 배에서 그물을 가지고 참치를 잡으면 술라웨시의 참치는 씨가 마를 거에요. 우리 자식들도 참치를 잡을 수 있게 전통 참치 낚시 방법을 지킬 겁니다”

선장님도 내게 궁금한 것이 있으시단다. 

“나도 궁금한게 있어요”

“뭔데요”

“화장실 안가요? 어제 배 탈 때부터 봤는데 화장실 안 가는 것 같던데…”

선장님 은근히 뒷끝 있으시다. 어제 나무판으로 되어 있는 곳에서 앉아계시길래 정말 모르고 거기에서 무엇을 하시는지 물었더니 이렇게 복수하신다. 그곳이 화장실이였는지는 정말 몰랐다. 근데 생각해보니 어제 이후로 화장실을 안갔다. 내가 생각해도 이상하긴 하다. 흠.

사진 함정민(EBS<세계테마기행>PD)
섬에 거의 다 도착했을 무렵 부지런한 참치 도매상이 작은 보트를 몰고 다가와 싱싱한 참치를 잽싸게 선점해간다. 이렇게 직거래를 하면 서로 좋은 값에 사고 팔 수 있는 윈- 윈거래가 된다고 한다. 저녁때가 다 되어 배는 다시 섬으로 돌아왔다. 아저씨들과 헤어질 시간도 다가왔다. 선장님께서 갑자기 참치 두 마리를 씻으시더니 쑥 내민다. 

“이거 가져가서 먹도록 해요”

그렇게 세계를 돌아다녔어도 날 생선을 선물로 받기는 처음이다. 

“고맙습니다”

“인도네시아 여행 잘 하고 무사히 한국에 돌아가길 바래요”

뭐 하나 도움된 것도 없는데 이 따뜻한 마음들이 너무나 고맙다. 만 하루 만인데 굉장히 긴 항해를 하고 돌아온 기분이다. 바닷가엔 오늘밤 참치잡이에 나설 배들이 줄지어 있다. 분명 어제도 본 풍경인데 어제와는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 다시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들었던 롬복해 참치잡이배. 단 하루의 동행이었지만 거친 바다와 바다 사람들에게서 새로운 세상을 새롭게 배우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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