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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탄자니아 응고롱고로 : 한번봐선 못 외울 이름을 가진 그곳! 응? 고롱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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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심장 속의 심장, 인류의 시원 응고롱고로 분화구 속으로 달린다. 황토 흙먼지 날리며 4륜구동 지프는 질주한다. 끝을 꿈꾸지만 도무지 끝이 없는 것처럼 달려간다.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오지로 불리는 이곳, 응고롱고로 정상에 섰다. 태초의 인류가 탄생한 땅과 같은 곳, 물 안개 자욱이 초원을 감싸고 대지의 생명들 습기를 머금고 태고의 땅임을 여실히 보여주는 곳, 응고롱고로의 첫인상이다.

2,300m 고도의 응고롱고로, 정 중앙의 마카투 호수를 배경으로 플라밍고가 무리 지어 있다.

신이 선물한 인류의 가장 포근한 휴식처, 응고롱고로

이 땅은 정녕 아프리카의 배꼽이다. 가슴 깊숙한 곳까지 대자연의 진동이 강하게 밀려드는 이곳, 아프리카의 심장이다. 인류의 시원답게 그 자태 또한 고매하고 청정하다. 태초의 모습 그대로인 이곳, 마주치는 다양한 동물들은 야성의 냄새와 본능을 있는 그대로 뿜어 내고 있다. 본격적인 숲길로 접어 들더니 갑자기 깊은 계곡으로 변하고, 또 다시 숲이 시작된다. 활엽 수림의 정글처럼 계곡 밑바닥부터 정상까지 짙은 숲이 이어져 있다.

황토의 촉촉한 기운이 대지에 생명력을 더하고 공기 또한 투명하고 상쾌하다. 롯지에 도착한 일행들은 평온하고 원시적인 마을 같은 산장에 매료된 듯, 미소와 안도의 표정들이다. 인간에게 가장 평온한 휴식처는 나의 본성과 닮은 곳이며,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위로해주는 곳이다. 안개 자욱한 응고롱고로의 첫날밤을 마주하고 있다. 부슬부슬 빗방울, 초원의 생명력처럼 투 두둑 떨어지고 있다. 마음마저 차분히 가라 앉는 밤. 빗소리에 나의 의식이 깨어 난다.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되는 곳이다.

아루샤를 출발하여 응고롱고로 마을까지 이어지는 도로 주변에는 가축을 키우는 촌락들이 즐비하다.

고도가 높은 탓인지 밤사이 아무 탈없이 잠을 이루고, 몸은 가뿐하기만 하다. 높은 고도덕분에 시야도 탁 트여있다. 그로 인해 동물들도 거대한 분지 같은 이곳, 우리 아닌 우리 속에서 평온한 일상을 맞이 하고 있다. 6인승 사파리 차량에 탑승하고 한참을 비탈진 골짜기 속으로 내려 간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30배에 달한다는 응고롱고로의 저지대 지역까지 동물들의 발자취를 찾아 나서는 길이다.

세계 8대 불가사의이며 세계 최대크기의 분화구인 응고롱고로는 다양한 종의 동물들이 서식하며 아프리카에서도 손꼽히는 야생동물의 보고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화이트코뿔소(실제 흰색 코뿔소가 아니라 입 모양이 넓은 특징을 갖고 있으며 wide가 잘못 전달 되어 white가 되었다고 한다)가 서식하는 것으로 더욱 유명한 곳이기에 일행들은 기대가 더 크다.

탄자니아의 마사이어로 '큰 구멍'이라는 뜻의 응고롱고로는 남북으로 16㎞, 동서로는19㎞, 특히 아래로의 깊이가 600m로 제주도의 8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동물 백화점이라 불리는 응고롱고로에 살고 있지 않는 동물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기린이다. 분화구를 둘러싼 외각 지역의 경사가 아주 심하기 때문이란다. 이 경사지고 좁은 길은 사람도 쉽게 통과하지 못한다. 내려가는 길과 오르는 길이 모두 일방통행이며 사륜구동차량이 외에는 출입할 수 없다.

크레터 중앙을 오가며, 어슬렁거리는 사자와 치타를 찾으며 사파리를 즐기는 사람들

응고롱고로 분화구의 정 중앙에는 마카투라 불리는 호수가 있다. 이 호수는 아무리 혹독한 건기라도 항상 물이 고여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의 에덴동산'이라고도 불린다. 연중 건기와 우기에 따라 찾아오는 동물 수가 틀리지만 펠리컨과 홍학 떼도 볼 수 있다. 홍학무리들의 분홍빛이 띠를 이루는 호수주변은 마치 봄의 벚꽃놀이처럼 분홍빛 장관을 이룬다.

응고롱고로는 그 유명한 탄자니아의 전사, 마사이 부족의 땅이며 유럽인에게 처음 발견된 것은 1892년 독일인 바우만 박사에 의해서였으며 그 이후 유럽 탐험가들의 발걸음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여기서 북서쪽으로 50km 떨어진 올두바이 계곡 Olduvai Gorge은 200만년 전의 초기 인류 진잔트로푸스 보이세이가 발견된 곳으로 이곳에는 인류학 박물관도 자리하고 있다.

응고롱고로 레라이 숲 아래, 초원에서 마주친 포효하는 치타.

원시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땅, 응고롱고로는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태초 모습 그대로다. 비록 가난한 나라이긴 해도 자연보호 의지는 한국보다 훨씬 앞서 있다. 탄자니아의 경우 국토의 38%가 국립공원 아니면 자연보호지구다. 그 면적을 다 합치면 한반도 1.5배가 넘는다. 이 넓은 땅에 사람의 거주가 금지 또는 제한돼 있고 사냥조차 할 수 없게 돼 있는 것이다. 이런 규제가 철저히 지켜지기까지는 동물학자와 지식인이 흘린 피땀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동부 아프리카에서 야생동물 보호운동이 본격화한 것은 1950년대 말부터였다. 구미의 지식층과 케냐 탄자니아 정부가 합심해 공원을 지정하고 사파리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을 정비하는 한편 밀렵꾼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당시 탄자니아에서 야생동물 연구와 자연보호 운동에 앞장선 인물이 독일인 베른하르트 그르지멕(Bernhard Grzimek) 교수였다. 그는 평생 모은 기금으로 동부아프리카 국가를 지원하며 이 지역 동물보호운동에 불을 붙였다.

한 손에는 망원경을 들고, 동물들이 나타나면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하는 여행자.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동물의 대이동을 바라보면 그만 숨이 멎는다. 누구나 동물이 우리의 친구이자 이웃임을 실감하게 된다. 그르지멕 교수는 야생동물 보고서와 같은 책과 영화를 제작했고 언론 매체를 통해 야생동물과 자연, 이 무한대의 값진 인류유산을 보존해야 한다고 유럽인과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온몸으로 역설해 온 것이다. 그가 목숨을 포함해 모든 것을 바쳐 왔기에 우리가 지금 야성의 동물들과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태초의 원시 자연, 신이 창조하신 에덴동산 응고롱고로. 동물의 낙원 그대로, 수 천년 세월이 지나 오늘에 이르도록 태초의 창조물들은 창조와 진화를 거듭하고 오늘의 응고롱고로를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생명의 땅, 신비의 대지 응고롱고로는 21세기 인간들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포근한 휴식처이며, 동물과 인간이 태초에 하나였음을 보여주는 원시 대자연이자 아프리카의 마지막 낙원인 것이다.

여행정보

찾아 가는 길
응고롱고로는 탄자니아 아루샤 시내에서 북서쪽으로 180km 지점에 있다. 최근 대한항공이 케냐 직항을 운행하고 있어, 동 아프리카 사파리 여정이 한결 쉬워졌다. 아루샤에서 도도마 방면의 포장도로를 80km 정도 달리면 작은 마을이 나온다. 여기에 마냐라호, 세렝게티, 응고롱고로는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이정표를 따라 다시 달린다. 도로가 자갈밭으로 되어 있어서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산 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리면 바나나 나무들이 울창한 무토와음부 마을이다. 이곳에서 마냐라호 N.P을 지나고 모래 투성이의 붉은 길을 한참을 달리면 응고롱고로 분화구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룹을 이루어 거대한 응고롱고로 분화구의 잘 다져진 비포장길을 달리는 4륜 구동 사파리 차량들.

응고롱고로 분화구 투어
응고롱고로 분화구(Ngorongoro Crater)는 화산 폭발로 생겨난 것으로 그 크기가 백두산 천지의 30배에 달한다고 한다. 응고롱고로 분화구 안으로는 4륜 구동차량 이외에는 들어갈 수 없다. 버스 등으로 온 사람들은 전날에 호텔 프런트에서 4륜 구동차량을 예약하든지, 아침에 직접 관광 안내소로 가서 신청한다. 가격 부담이 크므로 4명 정도의 동료를 모으는 것이 좋다. 06:00시 전에 롯지나 관광 안내소를 출발한다. 분화구 안으로 들어 가는데 코스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유로이 루트를 선택할 수 없다.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은 도로 쪽이 좁아서 차가 비켜갈 수 없기 때문이다. 세렝게티 방면으로 도로를 따라 가다 보면 호수, 2개소의 습지 하마지구, 호숫가의 홍학과 펠리컨 무리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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