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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길리 - 한적하고 평화로운 작고 아름다운 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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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리는 아주 작은 섬이라는 의미를 가지는 말로 인도네시아 롬복 섬 북서쪽에 위치한 작은 3개의 섬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롬복과 마찬가지로 길리는 발리와 달리 무슬림 로컬이 대부분을 이룬다. 트라왕간 Gili Trawangan, 메노 Gili Meno, 아이르 Gili Air 이렇게 세 개의 섬들은 사실 1980~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백패커의 메카로 원시적인 모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섬의 아름다움이 사람들에게 알려질수록 섬은 더 스타일리시해지고 사람들은 더 많이 모였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길리의 소박한 모습은 조금씩 사라져가는 느낌이다. 세 개의 섬 중 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몰리는 섬은 길리 트라왕간이다. 그런 만큼 숙소, 레스토랑, 여행사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가장 밀집되어 있는 섬이기도 하다. 또 다른 두 섬인 길리 메노와 길리 아이르는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위한 투어 목적으로 찾는 경우가 가장 많다.

아름다운 바다색을 가진 길리 섬의 젊은 여행자들

한적하고 평화로운 길리의 바다모습

길리를 들어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나의 경우는 롬복에서 보트를 타고 들어갔다. 스피드 보트로 들어가는데 약 1시간 정도(발리 본섬에서 갈 경우 약 2시간 소요)걸리는데 예산도 절약할 겸 호기심도 동하고 퍼블릭 보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참고로 스피드 보트는 Rp.75,000이며 퍼블릭 보트는 Rp.10,000 정도이다. 배율로 따지자면 7배가 넘게 비싸지만 그래 봐야 우리 돈 만원 언저리인데다가 퍼블릭 보트를 선택하면 20명이 모아 질 때까지 출발할 수 없고 선착장까지 걷거나 베모를 따로 이용해야 하는 데에 비해 스피드 보트는 여행사에서 숙소 픽업까지 해 주므로 퍼블릭 보트에 대한 깊은 갈망이 있지 않는 한 스피드 보트를 그냥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겠다. 다행히 나의 경우 주말인 덕에 사람은 10여 분만에 모아졌고 배는 출발할 수 있었다. 배의 요동이 심해질 때마다 어지간한 일에는 겁을 먹지 않는 나도 하나님 부처님 자동적으로 외치게 된다.

길리로 이동하는 배 안에는 젊은 여행자들로 가득 차 있다.

20명이 차야 출발하는 퍼블릭 보트

그렇게 도착한 길리, 정확히 말하면 길리 트라왕간. 길리의 가장 큰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지긋지긋하게 경적을 울려대는 오토바이도 자동차들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런 길리에서 내가 가장 크게 놀란 2가지는 발리에서와는 사뭇 다른 한결 가볍고 파란 바다색과 어디를 둘러봐도 시야에 들어오는 쭉쭉 뻗은 젊은이들이었다.

투어 에이전시에서 흥정을 하고 있는 이들도 길거리 음식에 맥주 한 캔 들고 신나게 떠들고 있는 이들도 어디선가 헐리웃 영화에서 봤을법한 그런 비주얼을 지니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마흔이 다 되어가는 짧은 내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유난히 젊은 여행자들이 많은 길리

다양한 광고문구들

길리의 작고 예쁜 식당

트라왕간 섬은 세 섬 중 가장 큰 섬이긴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하루면 다 돌아볼 수 있다. 식당이나 바, 다이브 센터 등 각종 편의시설은 비치 로드를 따라 발달해 있으며 그 좁은 길을 쉴 새 없이 젊은 여행자들과 치도모(마차)와 자전거가 지나다닌다. 언뜻 분위기가 태국의 피피섬과 비슷한 느낌이 들지만 그 규모는 훨씬 작고 대신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이 더하다. 섬의 대부분 도로가 비포장도로이므로 길리의 교통수단은 오직 치도모와 자전거, 튼튼한 두 다리뿐이다.

길리에는 별다른 볼거리도 유명한 관광지도 없다 그저 아름다운 바다에 취할 뿐이다. 발리와는 사뭇 다른 매력을 가진 젊은 섬, 길리가 필리핀의 보라카이나 태국의 피피와 똑같은 과정을 밟지 말기를, 이제는 그만 세련되어져 가기를 잠시 바래본다.

찾아가는 법
길리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는 항공편은 없다. 롬복이나 발리까지 항공으로 이동 후 다시 배로 이동하여야 한다. 롬복의 방살 선착장에서는 스피드 보트로 길리까지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며 요금은 RP.75,000선이다. 발리의 브노아 항, 빠당 바이 항, 세랑간 항, 렘봉안 섬 등에서도 보트로 길리까지 갈 수 있다. 여행사를 통하면 숙소픽업에서부터 길리까지의 패스트 보트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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