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바다, 위로의 섬. 베트남을 꿈꿀 때면 하롱베이의 비경이 가슴에 피어오른다. 베트남의 추억과 감동을 하롱베이처럼 단번에 표현해 주는 곳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3천여 개의 섬들이 만들어 낸 찬란한 아름다움은 온 인류의 가슴속에 오랫동안 살아 숨쉬게 될 것이다.

하롱베이를 가르는 하롱베이 크루즈. 바이차이를 출발한 보트는 3천여 개의 섬들 사이를 헤치고, 하롱베이의 넓고 깊은 바다를 항해한다.




3,000여 개의 섬들과 에메랄드빛 바다의 조화

바다 위 섬들의 파노라마, 저 멀리서 손짓하는 하롱베이는 녹색의 향연이다. 두둥실 떠있는 거대한 보트를 타고, 통킹만을 가른다. 그러나 배를 타고 통킹만을 떠나는 순간, 하롱베이의 슬픈 노래는 시작된다. 여기저기 과일을 파는 보트 피플들의 애달픈 시선에 눈길 주기란 마음 편한 일은 아니다. 여전한 베트남의 슬픈 현실은 이방인에겐 아픔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베이차이(Bai Chay)를 출발하자 바다의 계림(중국의 계림, 구이린)이라 불리는 통킹만의 산수화 하롱베이의 비경이 시선을 유혹한다.

크고 작은 섬들이 명멸하며 깊고 광대한 하롱베이의 신비 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바다 위 섬들의 축제, 비단처럼 부드러운 섬들이 어서 오라 손짓한다. 하롱베이 국립공원(Ha long Bay National Park)은 영화 [인도차이나]와 [굿모닝 베트남]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기에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는 않은 곳이다.

하롱베이, 하늘에서 용이 내려온 만이라는 뜻이다. '하(Ha)'는 '내려온다(下)', '롱(Long)'은 '용(龍)'이라는 뜻으로, '하롱'이란 중국식 표현이며 용의 강림이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롱' 이라는 지명은, 바다 건너에서 쳐들어온 침략자를 막기 위해 하늘에서 용이 이곳으로 내려와 입에서 보석과 구슬을 내뿜자, 그 보석과 구슬들이 바다로 떨어지면서 다양한 모양의 바위가 되어 침략자를 물리쳤다고 하는 전설에서 유래한다.

여행자들은 하노이에서 하롱베이로 가는 길에 육지의 하롱베이, 닌빈을 찾는다. 닌빈호아루 수로에서의 뱃놀이도 즐겁다.

하롱베이를 유람하던 배는 섬들 사이의 해상 과일 좌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보트가 통킹만 한가운데를 유유히 전진한다. 바다와 섬들이 만나 유토피아를 창조했다. 섬들은 바다의 깊은 속살로 숨어든다. 석회암 카르스트지형이 만들어내는 섬의 모양은 원근에 따라 운치를 더한다. 중국이 아름다운 자연으로 칭송하는 계림산수(桂林山水)의 계림과 견주는 비경을 간직한 곳으로 1994년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특별 보호되고 있다. 하롱베이 내에만 1,969개의 섬이 있으며, 통킹만 서쪽 편에 있는 섬들은 더 크고 아름답다.

하롱베이를 만나보지 않고 베트남을 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만큼 하롱베이는 베트남을 떠올리는 상징적인 아이콘이다. 베이차이를 나서 통킹만 한가운데에 서면,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섬들이 흩뿌리듯 산재해있다. 그 많은 섬 하나하나에 모두 이름이 붙어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둥실둥실 떠 있는 듯한 기암괴석의 바위 위로 푸른 나무와 녹색의 식물들이 보기 좋게 피어나 있으며, 안개 자욱한 시간에 섬들 사이 하나둘씩 오버랩 되어 아스라이 보이는 자태는 황홀하기만 하다.

하롱베이의 매력은 점점이 떠있는 섬들 사이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세계에서 모여든 여행자들은 보트를 타고 섬과 섬들 사이를 지나치며 상념에 잠기기도 한다. 보트 위에서 간단히 식사도 하며, 잠시 섬으로 다가가 동굴 깊숙한 곳으로 탐험도 나선다. 겉으로는 알 수 없으나 동굴 탐험을 통해 하롱베이 섬 중 많은 섬들이 동굴을 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중 규모가 가장 웅장한 곳은 항한(Hang Hanh)으로 길이가 2Km나 되며, 항티엔꿍(Hang Thien Cung)은 해발 50미터의 동굴로 커다란 종유석을 자랑한다. 석회암 구릉 대지가 오랜 세월에 걸쳐 바닷물과 비바람에 침식되어 기암을 이루었고 그 자태 또한 에메랄드 빛의 바다와 잘 어우러져 있다. 숨겨진 비밀을 간직한 채 절벽을 이루고 있는 섬들, 환상적인 동굴, 태양 빛의 변화에 따라 모습과 빛깔을 미묘하게 바꾸며 비경을 뽐내고 있다.

하롱베이 베이스캠프는 베이차이(Bai Chay)와 홍가이(Hon Gai) 두 포인트다. 베이차이에는 여행사와 멋진 호텔들이 즐비하고 해산물을 판매하는 레스토랑, 그리고 많은 기념품점들이 손님을 끌고 있다. 베이차이의 반대편에 위치한 홍가이는 생선시장이 유명하다. 신선한 해산물들을 싸게 바로 살 수 있으며, 한국인들이 즐기는 횟감도 맛볼 수 있다.

무수한 요트들이 하롱베이 베이차이에 두둥실 떠있다. 안개 너머로는 수천개의 섬들이 통킹만에 흩뿌리듯 펼쳐져 있다.

깊고 푸른 바다에 불쑥불쑥 솟아있는 기묘한 모습의 바위섬을 바라보며 바다의 심장을 가르는 곳, 하롱베이는 바위와 석굴이 자아내는 신비한 분위기로 사람을 감동시킨다. 오전 이른 시간에 출발하여, 오후 한나절을 바다 위에서 섬들과 마주한다. 기암괴석과 수많은 석굴을 찾아가면서 ‘경이’와 ‘신비’로 자연과 마주한다. 세계적 경치로 인정받은 하롱베이는 지구촌 관광도시로의 면모를 확신하며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파란 하늘 아래, 바다의 숲이라 칭할만한 하롱베이. 점점이 박힌 뭉게구름을 하늘에 이고, 홍포를 매단 돛단배가 유유히 통킹만을 가르는 곳. 하노이 사람들의 삶의 무대이기도 하며 베트남 사람들의 삶의 휴식처인 하롱베이는 이제 세계인의 가슴에 지을 수 없는 명징한 인상을 남겼다. 바다를 가르는 바람과 바람을 찾는 돛의 만남, 병풍 같은 하롱베이를 배경으로 낭만을 실은 돛단배는 하롱의 푸른 심장 속에서 추억이 된다.

신비한 섬, 휴식 같은 바다 위 섬들의 위로를 받으며, 다시 베이차이로 돌아간다. 하롱베이의 위력은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포근한 휴식이다. 볼거리로 넘쳐나는 관광지라기 보다, 인간을 위로하는 평화의 군도인 것이다. 바다가 전해주는 거대한 안식, 3,000여 개 섬들의 푸르른 숨소리, 하롱베이 그 이름은 인간을 향한 위로와 치유의 선물인 것이다.


가는 길
인천 공항에서 베트남의 하노이까지 비행편이 다양하다. 국내선은 물론, 베트남 항공 타이항공 노선도 있다. 하노이에서 베이차이나 홍가이까지 일반차량으로는 약 4시간을 이동하고, 로컬 버스를 이용하면 약 6시간이 소요된다. 하이퐁(Haiphong)에서도 베이차이나 홍가이로 가는 버스편이 있는데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배편으로는 하이퐁의 벤바크당(Ben Bach Dang) 거리에서 매일 페리가 3편 있으며, 약 3~4시간이 소요된다. 베이차이에서 하롱베이로 가는 요트는 수시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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