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Chiang Mai)의 화려한 별칭은 '북방의 장미'다. 치앙마이는 태국 북부의 문화 중심지로 란나 타이(LanNa Thai) 왕국의 수도였던 곳이다. 옛 타이 왕국의 흔적에서 풍기는 문화적 깊이는 방콕의 화려한 200년 세월을 뛰어넘는다. 밀집된 사원 골목 사이로 돌길이 흐르는 구시가지는 아직도 성곽과 해자가 둘러싸고 있다. '북방의 장미'이지만 자극적인 가시 대신 온화한 정서가 서린 땅이다.

치앙마이는 낮은 성곽의 도시다. 성문인 '타패'를 지나면 구시가와 연결된다.

치앙마이는 태국 제2의 도시지만 방콕처럼 규모가 웅대한 것은 아니다. 기온이 후텁지근하지도 않다. 치앙마이는 해발 300m의 고산지대여서 동남아의 다른 도시보다 서늘한 날씨를 자랑한다. 건기인 3월까지는 밤 기온이 10도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골프 마니아들에게는 라운딩의 적소로 알려져 있지만 쾌적한 기후 속에 만나는 유산들의 면면이 더욱 차분하게 돋보이는 땅이다. 치앙마이의 구시가지 일대는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소담스런 풍경이다.




구시가의 경계선인 성곽과 해자

구시가지는 '쁘라뚜'로 불리는 5개의 성문을 통해 새로운 문명과 연결된다. 사각형의 성곽을 중심에 두고 일방통행길이 이어져 있는데 치앙마이를 다니다 보면 중앙에 위치한 이 일방통행길을 한 번쯤은 거치게 된다. 해자와 일방통행길은 신구문명을 연결하는 경계선쯤 된다. 주민들은 13세기에 시작된 왕국의 흔적에 의지해 한가로운 휴식을 즐긴다.

성곽 주변을 에워싼 해자.


성곽 안 구시가로 들어서면 돌길이 이어진다. '달그락'거리며 차량들이 지나는 풍경은 흡사 동유럽의 골목길을 연상시킨다. 구시가 안은 천여 개의 크고 작은 사원들이 흩어져 있다. 구시가 서쪽의 왓 프라싱은 북부지방 최고 규모와 섬세함을 자랑하는 사원으로, 외벽의 조각들은 란나 타이 왕국의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왓 체디루앙은 한때 방콕 왓 프라깨오의 에메랄드 불상이 안치됐던 사원으로 본당 뒤편으로 돌아가면 높이 42m의 벽돌 불탑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원 마당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앳된 동자승들과 마주치는 것조차 흥미롭다.

치앙마이 성곽을 따라 난 일방통행길은 신구문명을 나누는 경계선이 된다.


도심 한가운데 이렇듯 많은 사원들을 품고 있는 것은 흔한 풍경은 아니다. 사원에 담긴 사연만 더듬어도 구시가 투어에는 시간이 빠듯하다. 구시가 중심로를 벗어나 성곽주변부로 나서면 일상의 삶과 시장 사람들과의 모습과도 조우한다. 격조 높은 사원과 소박한 삶이 어우러진 것이 치앙마이 여행의 또 다른 재미다.




오래된 사원과 이방인의 거리

성벽을 나서면 새로운 세상이다. 구시가 밖으로는 가지런한 번화함이 곳곳에 서려 있다. 성곽 밖 쁘라뚜 타패 지역은 이방인들의 아지트다. 태국어와 영어 간판이 뒤섞인 골목에는 한낮에도 외국인들이 넘쳐난다. 언뜻 방콕 카오산 로드와 유사하지만 배낭족들의 북적임보다는 단정한 단상이 돋보인다. 현지 청춘들이 즐겨 찾는 클럽과 바가 밀집된 님만해민 거리나 로터스 뒷거리 역시 진풍경이다. 교육열 높은 치앙마이지만 노는 열정 역시 여느 도시에 뒤지지 않는다.

님만해민, 로터스 거리 등에서는 치앙마이 청춘들의 나이트 라이프를 경험하게 된다.


남남북녀라는 속설은 이곳 치앙마이에서도 어울린다. 미모의 북부 치앙마이 여인들은 최고의 신붓감으로 우대받는데 유독 흰 피부의 젊은 여인들이 눈에 띈다. '미스 타일랜드'도 치앙마이에서 여럿 배출됐다고 한다.


치앙마이에서는 방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스나 택시가 잘 다니지 않는다. 현지인들의 대중교통으로 애용되는 게 트럭식 승합차인 썽테우(Songthaew)와 툭툭이다. 썽테우는 색깔에 따라 도심운행과 외곽운행으로 구별되는데 외곽에서 아무 썽테우를 잡아탄다고 시내 안으로 들어설 수는 없다.


치앙마이 일대는 매년 봄 펼쳐지는 물축제인 송끄란(쏭크란) 축제의 원조격인 지역이기도 하다. 송끄란 퍼레이드 때는 치앙마이 인근의 소수민족들이 대거 참여한다. 미얀마(버마)와 맞닿은 치앙마이에서 치앙라이로 연결되는 루트는 고산족들의 삶터다. 외곽 메말레이 지역에서는 고구려인의 후예로 알려진 라후족도 만날 수 있다.

치앙마이의 외곽으로 나서면 고산족들의 흔적과 조우하게 된다.

라후족의 흔적이 서린 메말레이 지역.


치앙마이는 예전부터 은, 티크 등으로 만든 다양한 수공예품으로 유명했다. 타패 거리의 나이트 바자에서는 방콕 야시장 못지않은 희귀한 물품들이 내다 팔린다. 바가지도 그리 극성맞지 않은 편이다. 거대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매력과 재미가 서린 땅이 바로 북부 치앙마이다.



가는 길
인천에서 치앙마이까지 직항편이 오간다. 방콕을 경유하는 항공편도 운행된다. 시내로 이동할 때는 툭툭이라는 모터사이클 택시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치앙마이는 건기에는 밤 기온이 선선해 태국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긴 소매 옷을 준비해야 한다. 태국관광청을 통해 숙소 등 자세한 현지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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