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도시들의 어머니, 내가 그 문에서 태어났기에, 야자수와 바다 사이, 세계의 끝으로 가는 증기선이 기다리는 곳." [정글북], [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루디야드 키플링(Rudyard Kipling)은 이렇게 말했다. 진짜 그가 태어난 도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름은 뭄바이(Mumbai)가 아니라 봄베이(Bombay)였다.
봄베이는 17세기 후반부터 영국의 동인도 회사의 거점으로 육성된 무역항이다. 뭄바이(Mumbai)라는 지역 고유의 마라티 어로 개칭된 것은 1995년부터.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봄베이라고 부르고 있고, 도시 역시 19세기 영국 식민지 시절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곳곳에 남아 있는 빅토리아 식의 거대한 건물들을 지나치다 보면, 키플링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키플링은 다섯 살 때 봄베이를 떠나 영국에서 공부를 한다. 그리고 십대 후반 옥스포드 대학으로의 진학이 여의치 않자 인도로 돌아오게 되는데, 봄베이 항에 들어서며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이제 나의 영국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는 라호르(Lahore)를 비롯한 아시아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 이전의 유럽인에게서는 전혀 없던 감수성을 가지고 새로운 문학을 토해냈다. 키플링이 태어난 생가는 그의 아버지가 교수로 있었던 J.J. 응용예술학교(Sir J.J. Institute of Applied Art)의 캠퍼스 안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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