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reflection 본다이블루

1997년 애플로 복귀한 스티브 잡스는 당시 30살이던 영국 디자이너 조나단 아이브와 함께 이듬해 아이맥(iMac)을 선보였다. 아이맥은 '사용하기 위한' 컴퓨터를 넘어서 '갖고 싶은' 디자인으로 가장 혁신적인 제품 반열에 올랐다. 특히 청록빛 젤리 사탕을 연상하게 하는 반투명 외관이 압권이었다. 아이맥이 도입한 이 색상이 그 유명한 '본다이블루'다. '본다이블루'는 호주 시드니의 '본다이비치'에서 유래된 색상으로 아이맥을 통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된다.

◇본다이비치 매혹적인 절경, 그 자체가 '미술관'〓

본다이비치는 여름이면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채 일광욕을 즐기는 누드비치로 더 유명하다. 이곳은 아름다운 해변, 서핑을 즐기기에 최적인 파도, 다양한 숙박 장소와 식당, 펍 등이 밀집해 있다. 시드니 도심에서도 불과 15km 거리에 불과해 호주인 뿐 아니라 외국인도 찾기 쉽다.

호주 원주민 언어로 '본다이(Bondi)'는 바위에 '부서지는 흰 파도'라는 뜻이다. 모래사장이 있는 본다이비치에서 바라보면 양쪽으로 바위 지형이 방파제를 형성하고 있다. 해류로 인해 형성된 강하고 높은 파도가 이 바위에 부딪히면 그 기세가 꺾여, 해변 가까이에서는 초보 서퍼들도 즐겁고 안전하게 파도를 탈 수 있다.





본다이블루

모래사장에 앉아 있노라면 이 바위지형에 끊임없이 부딪히는 파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부서지는 파도에 의해 호방하게 조각된 바위의 모습도 천혜 절경이다. 이 아름다운 경치로 영감을 받은 사람은 애플의 조나단 아이브만이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인 1997년 호주 예술가들은 본다이비치의 절경을 전시장 삼아 '바다의 조각(Sculpture by the Sea)'라는 수수한 이름의 전시회를 매년 개최하기 시작했다.

본다이비치의 10월말~11월초는 남반구에 여름이 시작되는 때다. 그래도 아직은 쌀쌀한 탓에 이곳을 찾는 이들은 성수기의 10% 수준인 1주일에 10여만명 정도다. 하지만 바다의 조각이 시드니와 호주인 사이에 입소문을 타면서 초여름 최대 이벤트로 자리 잡아 이 행사가 열리는 3주간 관광객은 50만~60만명으로 불어난다. 특히 주말이면 전시장이기도 한 해안 산책로가 사람들로 꽉 들어차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바다의 조각(sculpture by the Sea) 타마라마해변

바다의 조각은 2011년부터는 주정부로부터 매회 30만 호주달러(3억원/1AU$=1000원)를 지원받는 행사가 됐다. 이와 더불어 맥쿼리나 현대자동차 등 기업 스폰서와 일반 기부가 몰리며 올해 행사는 총 200만 호주달러(2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현대자동차는 주말마다 방문객 관람 편의를 돕는 셔틀버스도 운영해 현지인들에게 호감을 사고 있다.

◇시드니의 대표적인 초여름 축제로 인기 절정〓

행사 주최 측에 따르면, 매년 18일 정도 개최되는 바다의 조각 전시회의 경제효과는 5900만호주달러(590억원)로 추산된다. 출품작 중 25~40% 정도 판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자매 전시회를 서호주 코트슬로와 덴마크 아써스에서도 개최할 정도로 호주 전역으로 명성을 알리고 있다.





타마라마해변 주민들에게 인기있는 사진놀이

올해 전시회에는 전 세계 520명의 작가가 공모에 참가했다. 이 중 106명의 작품이 최종 선정돼 본다이비치를 누비고 있다. 한국 작가 중에서는 안병철, 문병두, 김승환 등 3명이 참가했다. 김승환의 작품은 본다이비치 방향에서 관람이 시작되는 초입에 있다. 모습이 파도 같기도 하고 꽃 같기도 한데 '영원'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민자의 새로운 삶을 형상화한 안병철의 작품은 마크공원 바위 해안 앞에 놓여있다. 본다이 바다와 사람들의 모습이 투영될 때 한층 멋스럽다. 문병두 작품은 바다를 여백 삼아 삶의 단절과 지속을 형상화했다. 전시는 오는 11월10일까지로 관람료는 무료다. 안내책자는 10 호주달러.





본다이블루 그리고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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