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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미국

미국 하와이 : 당신이 모르는 '하와이 해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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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제도의 470개 해변 중 나름의 사연과 숨겨진 매력을 간직한 이곳 

미국 천연자원 보호 협회(NRDC)의 보고에 따르면 하와이 제도에는 약 470개의 해변이 있다고 한다. 수치만 보더라도 하와이에서 해변이 자연과 인간에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지금부터 둘러볼 해변들은 하와이의 수많은 해변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나름의 사연과 매력을 간직한 곳들이다.

와이키키 비치
와이키키 비치

부족함이 없는 휴양지, 와이키키

하와이 여행을 계획하는 이라면 꼭 한번 찾게 되는 오아후 섬. 이곳의 대표적인 해변 휴양지는 와이키키다. 와이키키 비치는 호놀룰루 남쪽 알라와이 운하에서 다이아몬드 헤드에 이르기까지 약 3.2km 구간에 펼쳐진 몇몇의 크고 작은 해변들을 통틀어 일컫는 명칭이다. 이 해변들은 각기 다른 개성과 즐길 거리를 갖고 있다. 

와이키키 해변을 대표하는 곳으로 먼저 알라와이 운하 근처의 듀크 카하나모쿠 비치를 꼽을 수 있다. 하와이 출신의 올림픽 수영 챔피언 듀크 카하나모쿠의 이름을 딴 이 해변은 인공적으로 조성된 곳으로 파도가 매우 잔잔해서 아이와 함께 온 가족에게 인기가 높다.

듀크 카하나모쿠 비치 옆에 있는 포트 드루시 비치 파크는 잔디밭, 야자수 그늘, 피크닉 테이블, 비치 발리볼 경기장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해변에서의 스포츠와 피크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해안을 따라 내려가면 와이키키 비치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그레이스 비치가 있다.

오아후 섬의 다이아몬드 헤드 / 오아후 섬의 라니카이 비치
오아후 섬의 다이아몬드 헤드 / 오아후 섬의 라니카이 비치
연못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며 잔잔한 파도를 간직한 쿠히오 비치에서는 무료 훌라 공연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로열 하와이안 센터에서 주최하는 이 행사는 일주일에 세 번 열린다. 석양이 지는 해변을 무대로 횃불을 부는 전통 세리머니로 시작되는 훌라댄스와 음악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쿠히오 비치를 지나 퀸즈 서프 비치에 도착하면 활기 넘치는 분위기에 마음이 들뜬다. 퀸즈 서프 비치에서는 주말 밤이면 대형 스크린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악사와 코미디언들이 야외에서 공연을 하고 거리에서 음식을 사먹을 수도 있는 등 작지만 운치 있는 해변의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상수시(San Souci) 비치는 현지인들이 와이키키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조용한 분위기에서 갖가지 해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매력을 지닌 곳이다. 어린이가 있는 가족 여행이라면 퀸즈 서프 비치 근처에 있는 호놀룰루 동물원이나 상수시 비치 근처의 와이키키 아쿠아리움에 들르는 것 또한 신나는 경험이 될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와 하날레이 베이

카우아이 섬 북쪽에 있는 하날레이 베이는 카우아이 섬은 물론 하와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알려져 있다. 약 3.2km에 달하는 황금빛 모래사장이 바닥이 투명하게 비치는 에메랄드 빛 물 주위를 초승달 모양으로 감싸 안은 듯한 모양을 한 하날레이 베이에는 해질녘이 되면 성벽처럼 에워싼 웅장한 절벽들이 거울같은 수면 위로 비친다. 초승달 모양의 해변 중간 지점에 있는 부두 주변에는 보트와 요트들이 호수 위의 백조들처럼 유유히 떠 있다.

카우아이 섬의 포이푸 비치 / 하날레이 베이
카우아이 섬의 포이푸 비치 / 하날레이 베이
하날레이 베이를 무대로 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하날레이 베이'는 하와이에 바치는 한 편의 헌정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하와이의 순수한 아름다움이 압축되어 있다. 하날레이 베이에서 서핑을 하던 아들이 상어에게 물려 익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주인공 사치가 황망히 하와이로 날아가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그 후 사치는 매년 가을, 아들의 기일을 전후로 3주를 하날레이 베이에서 보낸다. 하날레이 베이에서 경이로운 자연을 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죽은 아들과 자신에 대해 생각하면서 슬픔을 극복해 나아간다는 것이 소설 '하날레이 베이'의 줄거리다.

소설에 묘사된 하날레이 베이는 영화 '블루 하와이' 속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허리케인이 할퀴고 간 상처가 곳곳에 남아 있고 가을이 되면 일기는 불안정하다. 때때로 폭우가 쏟아지고 겨울 밤에는 실내에서도 스웨터가 필요하다. 

소설은 픽션이지만 엄연한 진실을 말하기도 한다. 하와이의 자연은 결코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때때로 사나운 태풍이 몰아치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다. 그렇지만 자연에는 어떠한 편견도, 감정도 없으며 죽은 사람들도 결국 자연의 사이클 안에 있는 것이라고 하루키는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말한다. 카탈로그 속의 하와이가 아닌, 소설 속의 대사처럼 ‘있는 그대로 이 섬을 받아들여야’ 비로소 하와이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캡틴 쿡’의 비극적 최후, 케알라케쿠아 베이

하와이에서 가장 큰 섬 하와이 아일랜드(빅아일랜드)는 눈 덮인 화산과 거대한 열대우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한 바다 등으로 각광받는 여행지다. 하와이 아일랜드 서쪽에 위치한 케알라케쿠아 베이는 바다 생물의 낙원으로 불리는 곳. 덕분에 이곳은 하와이에서도 손꼽히는 스노클링의 명소다. 이곳에서 스노클링을 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는 해변에 있는 영국의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의 추모비다. 카약이나 스노클링을 하러 온 사람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외딴 곳에 역사적인 인물의 기념비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케알라케쿠아 베이
케알라케쿠아 베이
태평양 항로 개척길에 올랐던 제임스 쿡이 첫 번째로 발견한 곳은 소시에테 제도와 뉴질랜드. 두 번째 항해에서는 남국에 근접한 항해를 하여 항로 개척과 과학적 발견의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왕립협회의 회원이 되는 행운도 얻게 된다. 그리고 1776년 2월, 쿡은 그의 인생에 마지막이 될 세 번째 항해를 시작한다. 1778년 어느 날 태평양의 북동쪽을 지나던 쿡 일행은 지도에 없는 섬들을 발견한다. 이를 표기하기 위한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던 쿡의 머리에 후원자였던 샌드위치 백작 - 빵에 고기와 채소를 끼워 먹는 음식, 샌드위치를 고안한 장본인으로 알려진 - 이 떠올랐다. 이리하여 ‘샌드위치 제도’라는 이름으로 서양에 처음 알려진 은둔의 화산섬이 바로 하와이다. 

처음에는 쿡 일행에게 우호적으로 극진히 대하던 원주민들의 태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적대적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하와이를 발견한 이듬해인 1779년 2월 14일 쿡은 케알라케쿠아 베이에서 원주민들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창에 찔려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한다. 그로부터 약 100년이 지난 1874년, 쿡이 피를 흘리며 쓰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에 간소한 추모비가 세워져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아픈 역사의 잔상을 안은 채 새하얀 추모비는 오늘도 무심히 코나의 푸른 바다를 내려다볼 뿐이다.

고독한 낙원, 파포하쿠 비치

파포하쿠 비치
파포하쿠 비치
오아후와 마우이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몰로카이 섬은 하와이의 주요 섬들 가운데 서구 문명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은 곳이다. 섬 북쪽의 칼라우파파 지역에는 고대 하와이 원주민의 흔적이 남아 있고 서쪽의 마우나 로아는 훌라의 발상지로 통한다. 지금도 주민들은 자부심을 갖고 태초의 모습을 보존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가장 하와이다운 섬이라고도 일컬어진다. 

몰로카이는 ‘프렌들리 아일랜드(Friendly Island)’라는 애칭으로도 불리지만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몰로카이로 가는 교통편은 드물다. 섬에 있는 호텔도 단 하나다. 편의점도 패스트푸드점도 거의 없다. 쇼핑몰이나 화려한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곳을 알아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감수하고 수고스럽게 이 섬을 찾은 소수의 모험가들에게 몰로카이는 완전한 자유라는 값진 선물로 보답한다.

특히 몰로카이 서쪽의 파포하쿠 비치는 고요와 고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낙원이다. 관광지의 번잡함에 싫증난 하와이 현지인들이 특히 이 곳을 소중히 여긴다. 화이트 골드 컬러의 모래 해변이 약 4.8km에 걸쳐 직선으로 뻗어 있는 파포하쿠 비치는 하와이에서도 가장 긴 해변 중 하나다. 해변을 따라 산책하거나 모래밭에 앉아서 해 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몰로카이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하와이 아일랜드
하와이 아일랜드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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