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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일본

일본 돗토리 : 소들은 한가롭게 풀 뜯고… 고요한 山寺엔 커피향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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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센 목장마을·이나카야 카페

요나고 시내와 동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다이센 목장마을. 젖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요나고 시내와 동해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다이센 목장마을. 젖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조선닷컴 미디어취재일본팀 하성기 기자·돗토리현
해발 1709m의 다이센(大山) 산은 모래언덕 사구(砂丘) 와 함께 돗토리현을 대표하는 여행지다. 산악불교의 수행장으로 번성했던 곳으로 단애절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후지산을 닮아 등산 좋아하고 스키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단체로 여행하는 곳이지만, 몰라서 혹은 시간이 없어 지나치는 명소도 많다. 다이센 목장마을과 이나카야 카페, 그리고 일본 최고의 맥주맛으로 유명한 간바리우스 식당이 그곳이다.

아이스크림 맛있는 다이센 목장마을

다이센 목장마을은 다이센 산을 오르는 리프트 출발지점에 있다. 370마리의 젖소가 85헥타르의 푸른 초원을 어슬렁거린다. 1997년 만들어진 목장마을의 운영방식도 특이하다. 다이센 지역 젖소 농가들이 돗토리현으로부터 땅을 빌려 마을을 만들었다. 젖소들은 현청의 관리 아래 사육되고, 생산부터 유통까지 공무원들이 참여한다. "농가들로부터 우유를 비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거지요. 대신 최고의 퀄리티를 유지해 판로를 개척합니다. 생산자 제일주의 방식으로, 전국에서 단가가 가장 높기로 유명하답니다.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는 고급 백화점 식품관에서만 구할 수 있지요." 지배인 오카모토 가오루씨 얘기다.

다이센 목장 아이스크림
다이센 목장마을은 다이센 우유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안테나 숍' 같은 곳이다. 입장이 무료라 하루에도 수천명이 다녀간다. 다이센 우유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목장마을의 '명물'이다. 하루 5000개가 팔려나가는 이 아이스크림의 가격은 3500원. 아이들은 버터와 푸딩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10월 4일엔 마키바 목장 축제가 열린다.

山寺를 개조한 이나카야 카페

다이센 초입에 있는'이나카야 카페'는 마당에 빨간 천을 목에 두른 지장보살이 서 있는 특이한 커피숍이다. 원래 다이센지 절의 말사였다. 한때 승병 3000명을 거느리던 큰 절이었지만 승려들이 줄고 말사들이 텅텅 비게 되자 일반인에게 대여하기 시작했다.

샐러리맨이었다가 인생2막으로 커피를 만들기로 했다는 주인장 나카무라 미쓰오씨는 2010년 6월에 이나카야를 열었다. "고택을 찾다가 빈 절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와봤더니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지장보살 말고도 카페 마당 곳곳에 귀여운 동자승 조각상들이 서 있다. 카페 가장 안쪽에 불상이 서 있지만 커피를 다 마시고 나갈 때까지 이곳이 절이었는지 눈치채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각별한 사연을 지닌 단골손님도 있다. "내비게이션을 잘못 맞춰 이곳까지 온 50대 여인이 있었어요. 마당의 지장보살을 보더니 죽은 남편을 닮았다며 놀라워했지요. 그 후로 매년 10월 남편 기일이 되면 이곳에 찾아옵니다."

다이센을 찾았다면 간바리우스 식당도 놓쳐서는 안된다. 이곳에서 만든 '다이센G비어'가 2011년 영국에서 열린 '월드 비어 어워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스테이크 형태로 구워낸 다이센 닭요리와 맥주가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 다이센 흑우와 '루비'라는 별명을 지닌 돼지고기 요리도 유명하다.

山寺를 개조한 이나카야 카페 / 사구·모래 미술관
1 산중 절에서 찻집으로 변신한 이나카야 카페. 4종류의 커피를 만든다. 한 잔에 2000원이다. 2 다이센 목장마을에서 판매하는 다이센 우유. 값은 비싸지만 비린 맛이 전혀 없이 고소하고 담백해서 사랑받는다. 3 돗토리현을 상징하는 모래언덕 사구 전경. 푸른 바다와 빚어내는 절경이 아름답다. 4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를 모래로 표현한 작품. 모래미술관은 아이들과 꼭 한번 가볼 만하다. /조선닷컴 미디어취재일본팀 하성기 기자·돗토리현

3만년 세월이 빚은 거대한 사막전 세계 조각가들 작품도 감상

사구·모래 미술관

‘모래언덕’이란 뜻의 사구(sand dune)에 도착했을 때 눈을 의심했다. 작은 계단을 올라가 입구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 눈앞에 거대한 ‘사막’이 펼쳐졌다. 그 사막 너머 다시 푸른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은 슬리퍼나 장화로 갈아 신고 아직 태양열이 가시지 않은 모래밭을 걷기 시작했다. 무슨 순례자들 행렬 같았다. 왼편에 오아시스가 보였지만 물은 없었다. 언덕 끝까지 올라갔다 돌아오는 데만 1시간 정도 걸린다.

3만년에 걸쳐 형성된 돗토리 사구는 남북 2.4㎞, 동서 16㎞에 이르는 거대한 지역이다. 면적이 550㏊(헥타르)에 가장 높은 언덕 높이가 90m다. 해안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화강암이 풍화해 쌓인 모래로 사구가 만들어졌다. 바람이 얼마나 센지 입고 있던 옷이 금세 모래로 뒤덮인다. 탈수 현상을 막으려면 물을 충분히 챙겨야 한다. 모래에 누워 찜질하거나 모래를 담아 나오는 일은 엄격히 금지돼 있다.

사구·모래 미술관

아이들은 모래언덕보다는 사구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모래 미술관’에 열광한다. 돗토리 사구에 반한 전 세계 모래 조각가들이 2006년부터 모래 조각을 만들어 전시하다가 2012년 4월에 미술관으로 정식 문을 열었다. 매년 주제를 달리해가며 모래 조각전을 펼친다. 올해의 주제는 ‘독일’이다. 괴테, 라푼젤, 신데렐라, 브레멘 음악대 등 독일의 문학을 모티브로 한 거대한 조각상들이 미술관을 가득 채웠다. 물기가 마르면 부서질 듯한 모래가 진흙처럼 차지게 붙어 있는 건 물과 모래를 섞은 뒤 공기를 압착해 빼내는 고도의 기술 덕분이다.

올해는 18개국 작가들이 참여해 솜씨를 발휘했다. 아직 한국 작가는 참여한 적이 없다. 입장료는 6000원 정도.

여행정보

교통 인천공항에서 요나고공항까지 아시아나 항공이 일주일에 3회 운항한다. 1시간 30분 소요. 사구를 비롯해 다루마리 빵집, 미타키엔, 코코가든 등 돗토리 시내에 있는 여행지는 ‘천엔 택시’를 이용하면 된다. 우리 돈 1만원으로 3시간 동안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JR돗토리역 앞에 있는 국제관광객서포트센터에서 천엔택시를 운행한다. 다이센 지역은 서부관광택시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5인승 기준으로 2시간 30분 이용에 3070엔, 3시간 30분에 4110엔이다. 일반 택시의 4분의1 요금이다.

숙박 돗토리 시내 ‘고제니아 료칸’은 온천으로 유명하다. 1박 1인에 1만5000엔 정도로 비싸지만 돗토리 역에서 10분 거리에 있고, 구시가지를 걸어서 둘러볼 수 있어 좋다. 돗토리역 근처 비즈니스 호텔은 1박에 6000~7000엔 정도면 묵을 수 있다. ‘그린모리스 호텔’, ‘호텔 래시’ 등 깨끗한 시설이 많다. ‘베이사이드스퀘어 가이케 호텔’은 다이센 지역을 여행할 때 하룻밤 묵어도 좋을 온천 호텔이다. 모든 방에서 바다를 볼 수 있다. 1박에 8000~1만5000엔. 요나고역 근처 비즈니스 호텔도 실용적이다. 1박에 6000~7000엔 정도. 하베스트인 요나고 호텔이 유명하다.

돗토리현 지도

맛집 돗토리시에서는 ‘다쿠미요릿집’과 ‘카페소스’가 유명하다. 민예미술관과 함께 있는 다쿠미요릿집(0857-26-6355)은 샤부샤부의 원조인 스스기나베 요리로 이름났다. 카페소스(0857-21-3457)는 와규 돈부리 스테이크와 모플이 맛있기로 소문났다. 모찌와 와플의 합성어인 모플은 쫀득쫀득한 식감이 독특하다. 유명세를 타고 서울 홍대앞에 2호점을 냈다. 요나고시에서는 ‘더 파크’(0859-21-3355)가 젊은 층에 인기가 많다. 오래된 민가를 개조해 의류편집숍과 함께 운영한다. 르쿠르제 냄비 조림요리와 피자가 맛있다. 단팥 넣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구라요시에 있는 ‘구라’(0858-23-1130)에 가자. 맷돌로 간 커피를 내려 설탕과 프림 대신 단팥을 넣어 마시는 풍미가 일품이다. ‘세이스이안’(0858-22-4759)은 다랑어국물에 얇게 썬 떡을 가볍게 익혀 먹는 떡 샤부샤부로 유명하다. 이 식당이 있는 시라카베도조군 아카가와는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 중요전통건조물 보존지구로 지정된 곳으로 ‘작은 교토’로 불린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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