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 & 코트다쥐르 Cote d'Azur 드라이브 여행
지중해의 쪽빛 바다, 따뜻한 햇살, 라벤더 꽃향기...

유럽은 참 매력적인 여행지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유럽의 문명 유적지와 자연을 찾아 떠나는 이유도 그 감탄할 수밖에 없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볼 게 많으면 그 속내를 보지못하고 지나치기 쉽다. 관광의 감탄을 넘어선 속 깊은 여행 이야기. 두 번째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와 코트다쥐르이다.

코트다쥐르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알프코트다쥐르 주의 동쪽 부분, 마르세유(Marseille)남쪽 툴룽(Tulong)에서 이탈리아 인근 국경 도시 망퉁(Menton)까지 이어지는 지중해 해안 지역을 일컫는다. '쪽빛 바다의 해안'이라는 뜻의 이름 그대로, 코발트 빛 지중해와 일 년 내내 내리쬐는 따뜻한 햇볕, 그리고 작고 예쁜 바닷가 마을들이 어우러져 어딜 가나 여행자의 넋을 쑥 빼놓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그런 빼어난 경관과 기후 때문에 이미 18세기부터 영국과 러시아의 귀족들이 추위를 피해 찾는 휴양지로 유명했다.

생 트로페즈 부두

코트다쥐르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자동차 드라이브 여행이 제격이다. 여름 휴가철의 인파를 피해 5월, 6월의 늦봄과 초여름에 일주일 정도의 여정으로 인근 프로방스 지역의 옛도시들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이 시기에는 여름처럼 너무 덥지도 않고 겨울처럼 쌀쌀하지도 않고 적당히 따뜻한 햇살에 라벤더를 비롯한 온갖 꽃들이 일제히 그 향을 뿜어낸다. 발길가는 대로 적당히 느린 속도로 달리다 보면 시원스런 해변과 깎아지른 구불구불 절벽 길을 따라 이어진 지중해의 해안 절경에 반하고 내륙의 야트막한 산길로 이어진 좁은 시골길의 꽃향기에 절로 취한다.

숙소는 호텔보다 캠핑장을 권한다. 코트다쥐르 곳곳에 산적해 있는 캠핑장은 단순히 텐트 치는 장소만을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별장식 펜션처럼 산비탈 숲속 곳곳에 가족용 방갈로를 만들어 놓아 여름엔 바캉스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 여행객, 추운 겨울에는 은퇴자들을 위한 훌륭한 별장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캠핑장들은 24시간 경비에 상점, 레스토랑, 세탁소, 각종 운동시설이 갖춰져 있다. 캠핑장은 호텔처럼 등급이 매겨져 있는데, 보통 별 네개 이상의 캠핌장은 수영장 시설도 훌륭하다.

생 트로페즈 부둣가를 따라 길거리 예술가들이 그림을 팔고 있다.

코트다쥐르 접근은 니스나 마르세유의 공항을 통해서다. 우리나라에서 직항은 없지만 파리 드골공항을 경유하는 비행기 편이 여럿 있다. 인터넷 캠핑사이트에서 미리 캠핑장을 예약해 니스와 마르세유 중간 지점 한 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1주일 정도 머무는 것이 추천할 만한 일정이다. 니스나 마르세유 공항이 아닌 파리 드골공항에서 차를 렌트해 파리를 구경하고 니스를 찾는 여정을 고려한다면 최소 3~4일 정도의 일정을 추가해야 한다. 베이스캠프에서 니스(Nice), 에즈(Eze), 앙티브(Antibes), 칸(Cannes), 생 라파엘(St Raphael), 생 트로페즈(St Tropez), 모나코(Monaco) 등 코트다쥐르 곳곳의 해변나들이를 다니거나 엑상 프로방스, 레드보프로방스 등 프로방스 주변 도시와 관광지를 당일로 다녀오면 된다.

리비에라의 에즈 부근 해안 도로에서 바라다 본 지중해 풍경. 하루 종일 와인 파티가 열릴 것 같은 별장들이 해안가 절벽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다.

코트다쥐르 대표 도시, 니스

코트다쥐르에서 가장 지명도 높은 도시 니스는 연간 9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유럽 최고의 휴양지이다. 그 명성 그대로 옛 모습을 간직한 구시가지와 화려한 쇼핑타운, 마티스와 샤갈 미술관, 그리고 멋진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가득해 도시와 휴양지의 낭만을 모두 만족시킨다.

니스 해변은 자갈 해변으로 깨끗함을 자랑하지만 반대로 발을 다치기도 쉬워 해수욕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또한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호텔 잡기도 쉽지 않고 그나마 있는 곳도 비싼 호텔비(별3개짜리 호텔도 1박당 100유로가 넘는다)와 물가에 지갑 꺼내기가 겁난다. 하지만 코트다쥐르의 철도, 버스 교통의 중심지라 인근 관광지를 렌트카로 이동할 수 없는 여행자는 니스에서 숙소를 찾는 게 경제적이다.


성채 마을 앙티브

성벽으로 둘러싸인 해변 마을, 앙티브

해수욕을 즐기기엔 니스보다 앙티브를 첫손으로 꼽는다. 니스와 칸 사이에 위치한 앙티브는 외지인보다 현지인들에게 더 각광받는 곳으로 아기자기한 시가지와 해변이 바로 붙어 있는 항구 마을이다. 옛 로마의 항구였던 이곳에는 중세의 성벽이 상당 부분 남아 있어 독특한 느낌을 더해준다. 앙티브의 아름다움에 반한 피카소도 이곳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다. 앙티브의 배경으로 그가 남긴 작품이 유명한 '앙티브의 밤낚시'다. 인상파 화가 크로드 모네 역시 '앙티브의 아침'을 그렸다.

앙티브는 재즈 축제의 마을이기도 하다. 1960년 시작해 유럽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앙티브 주앙 재즈국제페스티벌'은 수많은 아마추어 음악가들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음악축제로 알려져 있다. 5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유명 재즈 대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등 더욱 성대하게 치러질 계획(7월 13일~14일)이라고 한다.

모나코 항구 전경

핫플레이스, 생 트로페즈

칸에서 툴롱을 향해 해안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리다 두 갈래 길에서 왼쪽으로 빠지면 항구 마을 생 트로페즈가 나타난다. 조그만 어촌이었던 이곳은 19세기에 이르러 예술가들이 거주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요즘도 부둣가 주변에는 '길거리 화가'들이 직접 자신이 그린 그림을 전시해놓고 즉석에서 팔고 있다.

항구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부자들의 호화찬란한 요트들이 즐비하게 정박해 있고 부둣가를 따라 멋진 카페와 레스토랑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손님들을 보면 생 트로페즈가 니스나 칸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그야말로 '핫 플레이스' (hot place)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이 조그마한 어촌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1950년대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머물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해 브루스윌리스, 조지 클루니, 조니 뎁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 섹스 심벌 파멜라 앤더슨이 선상 결혼식을 올린 장소도 이곳이다.

니스를 중심으로 툴롱 반대 방향, 이탈리아 국경 도시 망퉁을 향해 달리면 가파른 절벽으로 이어진 코트다쥐르의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많은 이들에게 이탈리아의 아말피 해안이 지중해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이곳 코스가 훨씬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름다운 풍광의 관광지가 마치 목걸이처럼 줄지어 있다고 하여 목걸이를 뜻하는 '리비에라'라 불리는 이곳은 굴곡이 많은 해안뿐만 아니라 따뜻한 기후의 영향으로 라벤더, 허브 등 화훼 재배와 향수 제조로도 유명하다.

지중해의 비경 전망대, 에즈

리비에라 해안 절경을 제대로 감살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로 꼽히는 곳은 절벽 꼭대기의 마을 에즈이다. 중세 시절 적들의 침략을 피해 세운 요새 마을인 이곳에서 비좁은 돌계단 골목길을 타고 오르다 뒤를 돌아보면 코발트 및 지중해에 하얀 보트가 점점이 박혀 있는 그림 같은 풍경이 한눈에 잡힌다.

에즈를 지나 이탈리아 쪽으로 조금 더 달리면 바티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인 모나코 왕국에 이른다. 잘 알려진 대로 나라 전체가 '부자들의 파티장'이라 불릴 만큼 화려한 도시다. 화려한 요트, 화려한 별장,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은 부자들까지... 모든 게 화려해 오히려 여행객을 질리게 만든다. 그 유명한 몬테카를로 카지노 앞 광장에는 대낮에도 영화에서나 보는 파티복을 차려입은 이들로 가득하다.

1. 앙티브 주앙 재즈 페스티벌 2. 유럽에서 그 규모가 가장 크고, 깊이도 가장 깊은 베르동 협공은 하이킹, 플라잉 낚시, 카누, 패러글라이딩, 래프팅, 등산, 협곡 타기 등 수 많은 레포츠가 이루어진다. D71번 도로 중간 아르튀비 다리(Pont de Artuby)에선 번지 점프를 할 수 있다.

석회암 성채 마을, 레보드 프로방스

해안 절경이 어느 정도 질린다면 '레보드 프로방스' (Les-Baux-de-Provence) 석회암 마을과 베르동(Verdon Gorge) 협곡 드라이브를 즐길 차례다. 엑상 프로방스(Aix-en-Provence) 인근 레보드 프로방스는 멀리서는 하얀 석회암 바위산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누구나 탄성을 지를 만한 절벽 위에 세워진 마을이다. 중세 때까지만 해도 성채도시로 위용을 자랑했던 이곳은 종교와 세력 다툼의 와중에 철저하게 파괴되어 지금은 옛 영광의 잔해만 남아 있다. 대신 성곽 아래에 200여 명이 살고 있다는 조그만 마을의 고풍스럽고 예쁘게 꾸며진 기념품가게, 잡화가게, 레스토랑, 카페들이 관광객들을 맞는다.

이곳은 동양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프랑스에서는 몽셀미쉘 다음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인기 관광지라고 한다. 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오르다 바위산 절벽 꼭대기에 이르면 평평한 지대가 나타나는데, 그곳이 바로 영주의 성이 있던 자리다. 우뚝 솟은 이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프로방스(Provence) 지역의 전형적인 풍경인, 끝없이 펼쳐진 올리브, 라벤더 농장과 고풍스럽고 아기자기한 집들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초록빛 협곡 지대의 비경, 베르동
코트다쥐르 해안에서 1~2시간 정도 걸리는 내륙의 베르동(Verdon Gorge) 협곡을 따라 달리는 여정도 프랑스 남부 드라이브 여행의 진수 중 하나이다. D71번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베르동 협곡 드라이브는 해안 절경과는 또 다른 초록빛 협곡 지대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베르동 협곡은 베르동 강이 석회암 덩어리를 깎아 700m가 넘는 골짜기를 만든 곳으로 약 25km 정도 이어지다 협곡의 끝에서 생 크로와(Saint Croix) 인공호수와 만난다. 베르동 협곡의 카약 래프팅도 신나는 체험이다. 코트다쥐르 숙소에서 이른 아침부터 서두르면 카약 래프팅을 즐길 수 있다. 래프팅은 호텔이나 캠핑장에서 사전에 예약할 수 있다.


여행 정보

렌트카 에이비스(www.abis.com), 유럽카(www.europcar.com), 내셔널카(www.nationalcar.com) 등 국제적인 렌트카 회사의 인터넷사이트에서 차량을 예약할 수 있다. 여름 성수기에는 최소한 한 달 전에는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가격은 하루 8~10만 원 선.

숙소 캠핑장은 수영장 등의 시설에 따라 등급이 정해져 있다. 별 네 개 이상이면 가격이나 시설 모두 만족할 만큼 무난하다.


프랑스 샤모니 트레킹

프랑스령 알프스의 한 산중턱 바윗길. 초가을 햇볕이 남서쪽의 몽블랑 정상(4807m) 부근에 내려왔다. 몇 시간을 걸었지만 몽블랑은 같은 자리에 있다. 눈 쌓인 정상이 빛난다.

북쪽 산비탈 아래로 고개를 돌리면 길이 23㎞에 달하는 거대한 U자형 계곡이 두 눈을 압도한다. 계곡 아래로 조그마한 집들이 점처럼 붙어 있다. 이곳은 프랑스의 남동쪽 끝, 몽블랑과 함께 살아가는 샤모니 마을이다.

샤모니의 트레킹 코스는 깎아지른 듯한 산비탈을 둘러둘러 이어진다. 해발 2000m가 넘는 둘레길을 여성 가이드가 앞장서 걷고 있다. 계곡 맞은편으로 에귀유 뒤 미디의 뾰족한 바위봉우리가 보인다

샤모니 몽블랑(Chamonix Mont-Blanc)은 스위스·이탈리아 국경과 맞닿아 있는 작은 산골마을이다. 해발 1036m의 계곡에 1만명 남짓한 주민이 모여 산다.

이 작은 마을의 남쪽에는 서유럽의 최고봉, 몽블랑이 있다. '하얀 산'이라는 뜻의 몽블랑 덕분에 샤모니는 근대 알피니즘(등반)의 성지가 됐다. 1786년 처음으로 몽블랑에 사람이 선 뒤로, 수많은 산악인들이 샤모니를 찾아와 산과 인생을 논했다.

200여년이 흐른 지금도 매년 여름이면 180만명이 넘는 외지 사람들이 샤모니를 찾는다. 예전 모험가들처럼 몽블랑을 밟기 위해서? 아니다. 샤모니에는 몽블랑 외에도 총연장 350㎞에 달하는 천혜의 트레킹 코스가 있다.

늦은 밤 샤모니 시내는 적당히 시끌벅적했다. 팔뚝에 털이 수북한 서양인들이 배낭을 한쪽 어깨에 짊어진 채 늦은 저녁을 해결하려고 레스토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청 앞 거리에는 호텔, 레스토랑, 식료품 가게들이 오밀조밀 들어서 있다. 12년차 여성 가이드 크리스틴 페리외(45)는 "6~8월 성수기에는 호텔 방을 잡기도 힘들다"고 했다.

샤모니 주변 산길은 수십 수백개 갈래로 나뉜다. 이 중 '4대 산길'로 불리는 길이 있는데, '그랑 발콩 노드'와 '프티 발콩 노드', '그랑 발콩 수드'와 '프티 발콩 수드'다. '그랑(grand)'이란 이름이 붙은 길은 산세가 험하고, '프티(petit)'는 비교적 낮고 평탄하다.

다음날 아침 '그랑 발콩 노드'를 걷기 위해 출발했다. 이 길에 가려면, 에귀유 뒤 미디(3842m) 전망대로 가는 케이블카를 타고 중간정거장에서 내려야 한다. 에귀유 뒤 미디는 몽블랑을 둘러싼 수많은 에귀유(Aiguille·뾰족한 바위봉우리) 중의 하나다. 꼭대기의 전망대는 몽블랑을 지척에서 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오후 1시. 에귀유 뒤 미디를 구경한 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중간정거장 플랑 드 에귀유(2317m)에 도착했다. 샤모니 계곡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 북쪽에 우뚝 선 브레방(2525m) 정상이 보였다.

가이드 크리스틴이 앞장을 섰다. 샤모니 산길 구석구석 안 가본 곳이 없다는 크리스틴은 유독 다른 등반객들이 가지 않는 험한 길을 골랐다.

사실 샤모니의 바위산에서 등반객들을 위한 일률적인 '정답'은 없다. 총연장 350㎞에 이르는 길이 어찌 한 길이겠는가. 곳곳에 표지판이 있어 방향만 잡으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몇십 분 정도 산비탈을 걸어 내려가자 샤모니 계곡이 한눈에 들어오는 둘레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일행은 마치 산비탈을 사과 껍질 벗기듯 수평으로 둘러 걸었다. 옛날 양치기 소년들이 걸었던 길이다.

샤모니의 길을 걷는 이들은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만삭의 임신부도 남편의 손을 꼭 잡고 길을 걸었다.

2시간쯤 걸었을까. 크리스틴이 다시 가파른 바위 계단으로 방향을 틀었다. 어느새 전나무·자작나무 숲은 사라지고 바위에 붙은 이끼들이 초록빛 풍경을 연출했다. 시냘 포브스(2198m)에 오르는 마지막 바위에 선 순간, 불어오는 바람에 얼음 입자가 느껴졌다. "빙하다!"

거대한 돌무더기 벌판 끝에서 '메르 드 글라스(Mer de Glace)'가 모습을 드러냈다. 산맥 정상에서 흘러 내려오는 '빙하의 바다'다. 멀리 빙하 끝자락에는 유럽의 3대 북벽(north face) 중 하나인 그랑 드 조라스(4208m)가 태양을 등진 채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드러냈다. 몽블랑보다 등정이 어렵다는 '마의 산'이다.

지난해 그랑 드 조라스를 등반하다 숨진 한국 산악인의 추모 동판을 뒤로 하고, 메르 드 글라스 아래로 향하는 산비탈길을 내려갔다. 가파른 지그재그 길에는 다홍빛 석남화가 가득했다.

오후 4시 50분. 드디어 비탈길의 끝에서 기차역을 만났다. 샤모니로 향하는 빨간 기차가 몽텐베르 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샤모니 북쪽 산자락의 '락 블랑' 산장에서 등반객들이 몽블랑을 바라보며 쉬고 있다.

가는 길 인천공항에서 파리를 거쳐 제네바 공항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네바 공항에서 샤모니까지 버스가 운행한다. 편도 20~25유로 정도. 1유로는 1500원 정도. 비슷한 가격으로 운행하는 봉고형 택시도 있으나, 4명 이상 예약을 해야 한다.

숙박·교통 샤모니에는 60여개의 호텔이 있다. 2~3성급 호텔은 몇대째 내려오는 가업인 경우가 많은데, 그리 넓진 않지만 정갈하다. 기자가 묵었던 포시니 호텔은 2성급으로 1인실 기준 50유로였다. www.hotelfaucigny-chamonix. com, 33-4-50-53-01-17

모든 호텔은 머무는 기간 동안 샤모니의 대중교통(버스·기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카드를 발급한다.

케이블카 케이블카 이용도 카드 한장으로 해결할 수 있다. 1일 자유이용권은 50유로, 3일짜리는 70유로다. 각 트레킹 코스로 향할 때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끊어두면 유용하다.

안내소 시청 광장의 성당 왼편에 여행자 안내소(Office de Tourisme)가 있다. 간편한 지도와 여행 책자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모든 트레킹 코스가 담긴 상세 지도는 4유로에 판다. 사전에 이곳에 숙박 문의를 하면 여행 예산에 맞는 숙박업소를 직접 알아봐 준다. 예약 및 문의는 www.chamonix.com, 33-4-50-53-00-24

트레킹이나 고산 등반을 할 여행자라면 성당 오른편 고산등반 안내소(Office de Haute Montagne)를 방문하는 게 좋다. 직원 4명은 모두 등반 전문가로, 여행자에게 맞는 등반 코스와 그날의 날씨 정보를 알려준다. 33-4-50-53-22-08

식당 대부분 프랑스 전통 레스토랑이다. 향내 깊은 치즈와 사부아(Savoie) 지역 포도주는 여행의 피로를 잊기 딱 좋다. 한국 음식이 그립다면 에귀유 뒤 미디로 가는 케이블카 탑승장 앞 '산마루'를 찾아보자. 20년 가까이 샤모니에 거주하고 있는 조문행(51)씨가 주인이다. 유스호스텔도 운영한다. 33-4-50-18-50-73

가이드 해발 2000m 부근의 '그랑 발콩' 이상은 길이 복잡하므로 가이드를 쓰는 게 좋다. 일반 트레킹 가이드 비용은 하루에 187유로이며, 가이드 1인당 12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고산 등반 가이드는 1일 280유로로 제법 비싸다.

샤모니에는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랜 가이드 회사 '샤모니 몽블랑 가이드'가 있다. 직원은 200여명이며, 사전에 마음에 드는 가이드를 예약할 수 있다. 한국말을 조금 쓰는 싹싹한 가이드가 있는데, 이름은 베르데나트로, 한왕용 대장과 함께 등반을 한 경험이 있다. 33-4-50-53-00-88

문의 프랑스 관광청 한국사무소 kr.franceguide.com, (02)776-9142

The best way to experience France

여행 패턴이 변화하면서 유럽도 하나의 국가를 찬찬히 둘러보는 체류형 여행이 늘고 있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안내하고 상담해야 하는 정보의 깊이도 더욱 깊어진 셈이다.

프랑스관광청과 프랑스 대도시 연합회가 소개하고 있는 '최고의 프랑스 도시 여행을 위한 9개 여정'은 프랑스 지방을 여행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점점 증가하는 요즘 자료가 부족한 여행사에서 활용하면 좋을 유익한 정보가 가득하다. 9개의 여정에 소개된 25개 도시의 가볼만한 곳과 여행자의 기대를 완벽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 축제, 이벤트, 교통편 정보 등 여행사에서 고객에게 프랑스 여행을 안내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세세하게 정리돼 있다. 4일에서 8일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는 9개의 여정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여정 1

피카르디Picardie와 플랑드르Flandre 4일
종탑의 도시 릴(Lille) - 대성당의 도시 아미앵(Amiens)


11세기에 생성된 도시 릴(Lille)은 산업 혁명을 거치며 은행과 보험의 중심도시, 유럽의 주도로 거듭난 도시다. 산책하기 좋은 구시가지를 비롯해 루아얄(Royal)에서는 1890년에 릴에서 태어난 샤를 드 골의 생가를 볼 수 있다. 섬유, 가구, 디자인 컬렉션과 19세기-20세기 작품을 전시하는 루베 예술과 산업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아르데코 양식의 옛 시립 수영장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종탑도 명물이다.

아미앵은 고풍스러움과 현대 건축물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이다. 파리에서 기차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가옥 주변의 수중 정원을 배로 둘러 볼 수 있는 쥘 베른의 집,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노트르담(Notre-Dame) 대성당 등이 있다. 마카롱, 기와 모양의 초콜렛, 라 피셀 피카르드(la ficelle picarde), 바뚜(battu) 케이크 등의 특산품도 유명하다.

●여정 2

샹파뉴Champagne와 부르고뉴Bourgogne 4일
샴페인의 도시 랭스(Reims) - 예술과 역사의 도시 디종(Dijon)


랭스(Reims)는 와인과 샴페인의 도시다. 랭스 산 기슭에 조성된 포도 밭에서 유명 샴페인이 만들어지는 데 샹파뉴(Champagne) 지방의 대표적 자랑거리인 샴페인의 유명 브랜드 대부분은 랭스를 기점으로 형성돼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노트르담 대성당, 생 레미(Saint-Remi) 바질리크 교회당, 생 레미 수도원 박물관도 볼거리다.

부르고뉴 공국의 중심 도시로 일찍부터 수륙 교통과 상공업의 중심지를 이루었던 디종(Dijon)은 수많은 건축 유적지들로 유명하다. 역대 부르고뉴 공의 관저는 현재 박물관이 되었으며, 생 베니뉴 대성당, 생 필리베르 교회, 법원 등 옛 건물이 많아 프랑스에서도 손꼽히는 예술 도시다. 파리에서 기차로 1시간 40분이 소요된다.

●여정 3

로렌Lorraine과 알자스Alsace 8일
친환경 도시, 로렌 지방의 주도 Metz(메츠) - 문화의 도시 Nancy(낭시) - 쁘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Strasbourg) - 산업과 예술의 융합, 뮐루즈(Mulhouse)


기원전 1000년 전에 생성되기 시작한 메츠는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의 영향을 받은 다양한 양식이 접목된 건축물을 소유하고 있다. 오늘날 메츠는 상업과 친환경도시로 로렌(Lorraine) 지방의 주도이며, 파리에서는 기차로 1시간30분이 소요된다. 낭시는 국립 오페라, 발레, 오케스트라, 서정시, 국립 드라마 센터, 낭시파(Ecole de Nancy: 아르누보 양식) 박물관, 음악 축제와 행사, 바와 까페 등으로 낮과 밤이 살아 있는 문화의 도시로 유명하다.

2000년의 풍부한 역사를 지닌 도시 스트라스부르그는 유럽의 수도로 문화, 건축 유적지가 매우 특별한 곳으로 도시 전체가 1988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되었다. 바또 무슈(bateau mouche), 미니 열차, 트램, 자전거와 같은 교통 수단으로 편리하게 도시를 둘러 볼 수 있다. 1746년, 유럽에서 최초로 면직물을 생산하기 시작한 뮐루즈(Mulhouse)는 2008년 문화부 장관이 인증하는 프랑스 라벨 '예술과 역사의 도시' 인증을 획득했다. 뮐루즈 근처에 위치한 꼴마르(Colmar)는 작은 베니스라 불리는 아기자기한 매력의 관광지다.

●여정 4

론 알프스Rhone Alpes 4일
디자인 수도 생떼띠엔느(Saint-Etienne) - 화산의 도시 끌레르몽 페랑(Clermont-Ferrand)


예술과 역사, 관광 도시로 지정된 생떼띠엔느(Saint-Etienne)는 잘 보존된 자연이 인상적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였던 생떼띠엔느는 점차 산업디자인이 발전하면서 디자인의 수도로 진화했으며 생떼띠엔느 보자르(프랑스 미술학교)는 디자인 특성화 학교로 유명하다. 현대 건축의 거장인 르 꼬르뷔지에의 건축 이념도 만날 수 있다.

끌레르몽 페랑(Clermont-Ferrand)은 rock, 럭비, 단편 영화의 도시로 연중 내내 다양한 볼거리로 활기가 넘치며, 샤또브리앙(Chateaubriand)은 화산과 더불어 클레르몽 페랑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칭송하기도 했다. 도시의 주요 유적지는 도보로 둘러볼 수 있으며, 중세 시대의 저택들과 르네상스 시대의 유적으로 유명하다.

●여정 5

프로방스Provence와 리비에라Riviera Cote d'Azur 8일
중세 기독교의 중심지 아비뇽(Avignon) - 세잔의 도시 엑상 프로방스(Aix-en-Provence) - 찬란한 문화 유산을 간직한 항구 도시 마르세유(Marseille) - 지중해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니스(Nice)


중세 기독교의 중심지였던 아비뇽에서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 유산인 중세 시대 최고 성직자의 거주지였던 교황청(Palais des Papes)과 '아비뇽의 다리 위에서' 노래의 배경이 되었던 생 베네제(Saint-Benezet) 다리를 놓쳐서는 안된다. 매년 7월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비뇽 연극 축제가 열린다.
엑스(Aix)는 폴 세잔의 태생지이며, 세잔과 졸라는 미녜(Mignet) 고등학교에서 우정을 다진 곳으로 유명하다. 현재는 4만여 명의 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도시로 연중 내내 다양한 문화 행사가 개최된다.

기원전 600년 그리스인에 의해 건설된 마르세유는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2600년의 역사가 이뤄낸 문화 유적지가 경이롭다. 또한 노트르담 드 라 갸르드에서 내려다보는 마르세유 구항구의 전경은 매우 아름답다. 2013년에는 유럽 문화의 수도로 지정되었고, 지중해·유럽 문명 박물관(MuCem 뮤쎄엠)을 오픈 하였다.

1860년 이후 철도가 생기며 주요 휴양지로 떠오른 니스는 시대별 역사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을 발견할 수 있다. 파리 다음 가는 박물관의 도시로 꼽히는 니스에는 마티스 미술관, 마크 샤갈(Marc Chagall) 국립 미술관 등 20여 곳의 박물관과 갤러리가 있다.

●여정 6

르 빼이 독Le Pays d'Oc 6일
프랑스의 로마, 님(Nimes) -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몽펠리에(Montpellier) - 장밋빛 도시 뚤루즈(Toulouse)


프랑스의 로마로 불리는 님(Nimes)은 로마 황제 아우그스투스에 의해서 건설되었으며, 원형 경기장(Arenes)을 비롯해 세계에서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유일한 고대 사원인 메종 까레 (Maison Carree) 등 로마 유적지를 볼 수 있다.

몽펠리에(Montpellier)는 프랑스 남부 지방 랑그독 루씨옹(Languedoc-Roussillon)의 주도이며, 역사와 유적지의 도시로 파리에서 기차로 3시간, 바로셀로나와 이탈리아에서 3시간, 지중해에서는 불과 11km 거리에 위치해 있다.

보르도와 알비, 루르드, 카르카손을 아우르는 여정에서 빠질 수 없는 뚤루즈는 "장밋빛 도시"라는 특징을 가진 곳 프랑스 남서부 지역의 요충지에 위치한 미디 피레네 지역의 수도다. 2000년의 예술과 역사를 간직한 카피톨(Capitole)의 시청과 극장의 화려한 접견실을 볼 수 있다.

●여정 7

보르도Bordeaux에서 푸아티에Poitiers까지 4일
와인의 대명사 보르도(Bordeaux) - 찬란한 과거 유산과 미래의 역동성이 공존하는 푸아티에(Poitiers)


갸론(Garonne)강이 흐르는 보르도는 순례자의 길인 생 쟈크 드 콩포스텔(Saint Jacques de Compostelle)과 같은 세계 유산에 등재된 3곳을 비롯해 350여 곳이 넘는 역사 유적지가 위치하고 있다. 또한, 와인의 수도답게 다양한 와인 관련 행사가 있는데, 6월에는 그랑 크뤼 마니아들을 위한 주말 와인 행사로 100여종 이상의 그랑 크뤼의 시음이 가능하며, 직접 생산자들이 참가한다.
푸아티에(Poitiers)는 무려 86곳 이상의 유적지를 간직한 역사의 도시다. 로마네스크 예술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노트르담 라 그랑드(Notre-Dame-la-Grande)에서는 매년 여름 저녁과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환상적인 다채로운 색의 빛의 축제가 펼쳐진다. 오귀스트 로댕(Auguste Rodin)과 까미유 끌로델(Camille Claudel)의 조각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생 크루와(Sainte Croix) 박물관 등 볼거리도 풍부하다.

●여정 8

부르타뉴Bretagne와 빼이 드 라 루아르Pays de la Loire 6일
부르타뉴의 주도, 독특한 매력의 Rennes(렌느) - 프랑스에서 가장 기발한 테마파크가 있는 Nantes(낭트) - 루아르의 중심 Angers(앙제)


렌느는 브르타뉴 지방의 수도로 이 곳의 집들은 갈로 로만의 영향을 받은 벽과 팡 드 부와(pans-de-bois: 나무의 구획으로 지은 집이란 뜻으로 집의 절반만 나무로 지은 집)로 이루어져 있다.
프랑스 서부의 연안 수도인 낭트에는 부르타뉴 대공의 요새이자 거주지였던 부르타뉴 대공성을 만날 수 있으며 낭트 섬에 있는 테마공원인 레 마쉰 드 일 드 낭트(Les Machines de l'Ile de Nantes: 낭트 섬의 기계들)에서는 낭트의 상징인 거대 코끼리와 대형 회전목마 등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된 앙제(Angers)는 시내에 위치한 정원들과 루아르 고성, 천혜의 자연 환경이 어우러진 도시다. 앙제 근교의 브리삭 고성(Chateau de Brissac)은 루아르 지방 고성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며, 사전 예약 시 숙박 및 연회가 가능하다.

●여정 9

노르망디Normandie의 주요 도시 4일
태양왕의 찬란했던 시대를 느낄 수 있는 베르샤유(Versailles) -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도시 Le Havre(르아브르)


베르사유 궁전은 17세기 초 사냥을 즐겼던 루이 13세가 시골 마을에 불과했던 이곳을 수렵장으로 만들고 작은 성을 지은 것에서 비롯됐다. 베르사유 성은 그 화려하고 웅장장 규모의 정원으로도 유명한데, 전형적인 프랑스 정원으로 기하학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베르사유 궁전 근처에는 승마 아카데미, 향수 박물관 오스모테크(Osmotheque), 도시의 역사를 조명해볼 수 있는 랑비네 박물관(Le Musee Lambinet) 등이 있다.

르 아브르(Le Havre)는 프랑스의 다른 도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겨난 도시다. 바다와 센 강의 만이 만나서 생겨나는 독특한 물빛으로 많은 젊은 화가들이 이곳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얻었고, 인상주의의 시작이 되기도 했다. 1872년 클로드 모네가 르아브르 항구 입구에서 인상주의 대표작인 <인상, 해돋이 Impression, soleil levant>를 그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1. Favicon of https://travelbible.tistory.com 오리궁둥이 2014.11.28 07:47 신고

    정리 굿!! 프랑스 기차여행의 기본이 다 있네

파리의 낭만을 찾아서

Midnight In Paris, 영화 속 장면 찾아가기 

 

우디앨런 감독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오프닝 시퀀스를 기억하시나요? 영화 자체로도 훌륭했지만 잔잔한 재즈 음악과 함께 따뜻한 색감으로 파리를 담은 프롤로그가 인상적이었어요. 영화에 로케이트 된 장소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그 자체로도 특별하고, 훨씬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어디서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파리라면 더더욱요.

<미드나잇 인 파리>는 파리로 여행 온 주인공 '길'이 우연히 192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달리,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같은 당대의 유명 아티스트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영화는 우디 앨런의 파리에 대한 진한 애정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와 낭만적인 파리의 모습, 여기에 우디앨런의 음악적 취향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낭만적인 무드를 한껏 고취시켜주니까요.

저는 영화에 나오는 장소들을 저장해서 그 장면과 똑같은 사진을 찍어가며 여행했는데, 프롤로그에 등장한 장소들은 일반 여행자의 관점이 아닌 (이를테면 시테섬에서 바라본 노트르담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식으로) 조금 비껴간 곳에서 보인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디 앨런만의 ‘진짜 파리’를 보여주는 듯. 이번 글은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왔던 장소들을 소개할게요.

 

 

▲ 알렉상드르 3세 다리 Pont Alexandre Ⅲ

 

▲ 샹젤리제 거리 Champs Elysees

                                                                                                     

▲ 로댕 미술관 Musée Rodin 

 

▲ 물랭루즈 Moulin Rouge                                                                                                                                                       

 

 

 

1# 셰익스피어&컴퍼니 Shakespeare&Company

 

셰익스피어&컴퍼니 서점은 영화 <비포 선 셋>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제시가 출간회를 하는 장소로 이곳에서 두 주인공이 6년 만에 재회하게 됩니다.

파리는 예상치 않게 기분좋은 장소를, 우연히 마주치게 될 기회가 많습니다. 오래된 책 냄새, 걸을 때마다 삐거덕거리는 나무 소리, 낡았지만 푹신한 소파들.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곳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서점입니다. 서점을 나와 센 강변을 따라 헌책방들을 구경하며 산보객이 되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 책방들은 파리시 소유로 되어있고 일정한 세금만 내면 임대기간이 평생이라고 해요. 이런 제도가 있어서 그런지 책을 판매하는 부키니스트들의 표정에는 유쾌함과 자부심이 보이는 듯해요.

 

 

 

2# 몽마르뜨 Montmartre

 

몽마르뜨하면 빠질 수 없는 영화가 있죠. 영화 <아멜리에>는 아멜리에의 배려 덕분에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그녀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국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동화 같은 내용이에요. 아멜리에가 찍은 사진 속 구름은 토끼와 곰 인형이 되고, 멈춰진 증명사진 속 남자가 움직이며 말을 하는 등 아멜리에의 상상력이 예쁘게 담겨있는 영화입니다. 그녀가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카페 레드 믈랭이 몽마르뜨에 있어요. 함께 보면 좋을 영화로 미셸 공드리의 <무드 인디고> 추천합니다.

우디앨런은 프롤로그에 물랭루즈와 몽마르뜨 박물관만을 담았는데 개인적으로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 미술관을 추천합니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도 살바도르 달리가 등장합니다. 말이 통아지 않아 달리!달리! 만을 외치며 눈을 크게 뜨고 등장한 애드리언 브로디는 정말이지 달리와 너무너무 똑같았지요.

사족으로 가끔 거리를 걷다 보면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는 쇼윈도(Show window)를 볼 수 있는데, 그 시초가 달리였다고 해요. 1930년대 초현실주의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살바도르 달리나 마르셀 뒤샹같은 아티스트들이 쇼윈도를 그들의 작업대로 이용하곤 했는데, 이것이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에 진정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많은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어쨌든 1930년대 이 후 연출의 폭이 넓어진 것도 사실이지요. 미술관에서 달리의 유토피아적 이상에 흠뻑 취하는 것도 이 테마의 여행과 잘 맞는 것 같아요.

 

 

 

3# 노트르담 대성당 Notre-Dame

 

이 장면은 사원 뒤로 나와 시테섬에서 생 루이섬으로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장면이에요. 관광객들로 분주한 앞면보다 훨씬 운치 있고 정적인 곳이니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꼭 가보시길 바라요. 센 강위에 떠있는 웅장한 성당의 뒷모습, 센 강과 하늘, 그곳의 사람들까지.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풍경화처럼 아름답습니다.

 

 

 

4# 생 에티엔 뒤 몽 교회, 광장 Church of Saint Etienne

 

판테온 뒤쪽에 있는 교회 앞 광장이에요. 이곳에서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 '길'이 클래식 푸조을 타고 6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게 됩니다. 마침 제가 갔을 때 광장은 결혼식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로 분주했어요.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신부를 보면서 눈이 참 즐거웠답니다.

 

 

 

5# 카모엔 거리 Camoens Street

 

세계의 모든 관광객들이 일종의 순례지처럼 일생에 한 번은 가봐야 한다는 에펠탑. 사진을 찍었을 때 에펠탑이 가장 파리답게 나오는 장소입니다.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5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이곳은 Trocadero역과 Passy 역 중간에 위치해있는데, Passy역에서 찾아가는게 더 쉽고 가깝습니다. 관광지 루트가 아니어서 한산하고 좋습니다.

 

 

▲ 폴리도르 레스토랑 Polidor

 

▲ 도핀느 광장 Place Dauphine

 

▲샹젤리제 거리 Champs Elysees                                                                                                                                   

 

 

 

파리 여행 전 함께 보면 좋은 영화

노라 에프런 감독의 <줄리&줄리아>는 프랑스 요리 연구가 줄리아 차일드와 줄리아의 요리책으로 유명 요리블로거가 된 줄리 파엘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다채로운 음식들을 보는 재미는 물론, 그녀들 곁에서 늘 응원해주는 든든한 남편들을 보는 재미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입니다. 특히 메릴 스트립의 어눌하고 수다스러운 억양이 인상 깊었는데,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았다고 해요. 함께 보면 좋을 영화로 마크 피투시 감독의 <파리 폴리>와 실뱅 쇼매 감독의 <마담 푸르스트의 비밀정원>, 미셸 공드리 감독의 <수면의 과학>을 추천합니다. 이 세 영화 모두 파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낭만적인 영화입니다.

적당한 정보로 현물을 확인하는 식이 여행이 아니라, 잘 알려진 장소라도 그곳에서 새로운 감동을 얻고, 의미 있는 여행을 만들길 바랍니다.

뜻밖의 발견이 있는, 파리 서점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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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사랑하기로 유명한 프랑스인들. 지하철을 타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참 많이 보인다. 이런 모습만 봐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달까. 현대 기술의 풍요로움을 만끽하며 최첨단 속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프랑스인들의 삶 속엔 아직도 아날로그를 고집하고 있는 몇몇이 있다.

대표적으로 행정적인 부분이 굉장히 아날로그적이라는 점. 프랑스인도 고개를 내저을 정도다. 그리고 또 하나, 휴대폰 보다 책을 가까이하는 그들의 어마어마한 독서량. 다른 건 몰라도 그들의 독서량만큼은 배울만하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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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파리의 서점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보다 소박하고 꾸밈없는 모습이다. 하지만 파리 곳곳의 특색 있는 서점들이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파리의 대형 서점으로는 FNAC이 있어 어디에서든 쉽게 볼 수 있고, 파리의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 생미셸 광장의 지베르 조셉과 지베르 줜은 분야별로 크고 작은 매장들이 일대 거리를 메우고 있다.

요리를 사랑하는 프랑스인들의 모습이 담긴 특별한 미식 서점, 영화 비포 선셋 배경지로 유명한 노트르담 대성당 앞 셰익스피어 컴퍼니까지. 파리 속 다양한 서점을 소개한다. 


  1   지베르 조셉 & 지베르 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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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르 줜 서점

아마도 유학생이라면 파리에서 가장 많이 찾을 서점 중 하나. 어학 관련 교재뿐만 아니라 분야별로 폭넓고 방대한 서적의 양을 자랑한다. 그뿐만 아니라 중고 서적도 취급하고 있어 착한 가격대에 상태 좋은 책을 구매할 수 있으니 경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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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베르 조셉 서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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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경우도 처음은 어학원 교재를 찾기 위해, 한 번은 프랑스 친구를 위해 한국 교재를 찾기 위해, 나머지는 요리책을 보러 꽤 자주 들리는데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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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베르 줜 Gibert Jeune 
주        소 ㅣ 5 Place Saint-Michel, 75005 Paris, 프랑스
운영 시간ㅣ 월~토 오전 9:30~오후 7:30, 일요일 휴무
가는 방법ㅣ 지하철 4호선 Saint-Michel역

►지베르 조셉 Gibert Joseph
주        소 ㅣ 26 Boulevard Saint-Michel, 75006 Paris, 프랑스
운영 시간ㅣ월~토 오전 10:00~오후 8:00, 일요일 휴무
가는 방법ㅣ지하철 10호선 Cluny - La Sorbonne 역

  2   프낙 FN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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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내에 총 7개의 지점을 가진 대형 서점. 서적, 음반, 전자 제품 등도 판매하는 대형 매장이다. 현대적이고 모던한 인테리어로 차분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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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번화한 곳에 매장이 위치하고 있어 여행 중 파리의 현 트렌드,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어 가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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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nac Montparnasse 
주         소ㅣ 136 Rue de Rennes, 75006 Paris, 프랑스
영업 시간ㅣ월~토 오전 10:00~오후 8:00, 일요일 오전 11:00~오후 7:00
가는 방법ㅣ 지하철 4호선 Saint-Placide역 

Travel TIP                                                                                                                     
이외에도 샹젤리제, 생 라자르역 등 약 10여개의 지점이 있으니 동선에 맞춰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3   미식 서점 Librairie Gourma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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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길을 가다 마주친 서점. 알고 보니 1895년부터 시작해 꽤 긴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미식가들을 위한 서점으로 프랑스 셰프들뿐만 아니라 요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찾는다. 요리에 관심이 많은 내게 마치 보물 창고처럼 느껴졌던 곳.  만약 프랑스 요리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꼭 들러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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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도 익숙한 피에르 에르메, 에릭 케제르,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책부터 프랑스 지방 요리, 세계요리, 미슐랭 가이드북까지 책 종류도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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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샤뜰레라는 파리 최대 환승역이자 만남의 장소에서 걸어서 10~15분 거리. 주변에 베이킹과 주방용품 전문점이 모여있는 거리도 있으니 프랑스 요리 문화에 관심이 많은 여행객에 추천하고 싶은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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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식 서점 Librairie Gourmande
주         소ㅣ92-96 Rue Montmartre, 75002 Paris, 프랑스
영업 시간ㅣ월~토 오전 11:00~오후 7:00, 일요일 휴무
가는 방법ㅣ지하철 3호선 Sentier역 

  4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Shakespeare & Compa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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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을 지나 센 강을 건너면 초록색 간판의 서점이 보인다.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곳. 영화 비포 선셋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사진만 봐도 심쿵 할. 영화 속에서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9년 만에 재회하는 장소라서 그런지,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앞은 늘 한껏 상기된 표정의 여행객들이 꽤 많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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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사진을 찍기 바쁜 파리의 핫플레이스 중 하나.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서점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3월 말 서점 앞에는 곱디고운 겹벚꽃이 피어 가장 예쁠 시기이니 지금 파리라면 꼭 들리길 추천한다.  

► Shakespeare & Company
주         소ㅣ 37 Rue de la Bûcherie, 75005 Paris, 프랑스
영업 시간ㅣ월~토 오전 10:00~오후 10:00, 일요일 오후 12:30~8:00
가는 방법ㅣ 지하철 4호선 Saint-Michel 역


유럽의 작은 마을 여행

유럽의 매력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와 마을들이다. 이들 도시는 대부분 구(舊)시가와 신(新)시가로 이루어져 있다. 구시가는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서는 신시가와는 달리 수백년 전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구시가는 풍부한 문화와 많은 이야깃거리를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조그만 마을이지만 수백년 전에는 왕국의 중심 도시였던 곳이 있는가 하면, 한 나라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과 전통이 잉태된 곳도 있다. 유럽의 작은 마을을 여행하는 것은 과거에 꽃핀 역사와 문화, 예술에 관한 사연을 체험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프랑스 그라스(Grasse)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는 냄새에 관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주인공이 끔찍한 방법으로 만든 향수로 세상을 굴복시켜려 한다는 기발한 상상력의 이야기이다. 프랑스 남부 코트 다 쥐르지방의 작은 마을 그라스가 바로 소설 '향수'의 무대다.

지중해가 바라보이는 높은 산 중턱에 있는 그라스는 세계 향수의 수도라고 불린다. 이곳에서 자라는 장미, 라벤더, 제비꽃 등에서 만들어지는 향수는 천연향의 표준이 되었다. 18세기 초부터 그라스의 조향사들은 그들만의 비법과 천연 재료의 특성을 조화시켜 독특한 향을 창조했다. 그라스를 찾은 여행자들은 플라고나르, 몰리나르 같은 유서 깊은 향수 회사에서 옛 향수 제조법과 명품 향수를 체험할 수 있다.

그라스는 여행자의 후각뿐만 아리라 시각도 즐겁게 해준다. 화사한 색채로 단장된 옛 건물들의 창에는 형형색색의 꽃 화분들이 걸려 있고 고풍스러운 광장 분수는 오후의 여유로움과 잘 어울린다. 좁은 골목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도 이름 모를 향수의 깊은 향기가 담긴 듯하다.

●가는 길: 그라스가 있는 코트 다 쥐르지방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니스와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에서 파리로 가 프랑스 국내선 항공편 등을 이용해 칸이나 니스로 간 다음 그라스로 갈 수 있다. 시외버스로 칸에서는 30분, 니스에서는 1시간 정도 걸린다. 

프랑스 그라스의 옛 향수 공장.

◆독일 바하라흐 (Bacharach)

독일 사람들은 '알테(Alte)'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알테란 '오래된(것)'이라는 뜻이지만 그것은 '그리움과 사랑'이란 의미로도 통한다. 오래된 것에 대한 독일인들의 사랑은 옛 도시와 마을들을 아끼고 가꾸는 모습에서도 잘 나타난다. 독일의 옛 마을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라인 강변의 바하라흐를 꼽을 것이다.

바하라흐는 라인 강변에 자리한 마을로 수백년 전 목조 주택들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마을 가운데 있는 알테하우스는 지은 지 700년이 넘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주택 중 하나다.

마을 뒤쪽 언덕 위에는 영주가 살던 슈탈렉성이 우뚝 서 있다. 라인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 꼽히는 슈탈렉성은 지금은 유스호스텔로 사용되고 있다. 고풍스러운 중세 마을과 멋진 고성에서의 하룻밤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준다.

●가는 길: 라인 가도의 대표적 도시인 마인츠(Mainz)에서 열차로 50분 걸린다. 반대편인 코블렌츠로(koblenz)부터는 40분 걸린다. 라인강을 따라 운항하는 여객선을 이용해 갈 수도 있다.

◆스페인 론다(Ronda)

태양·정열·플라멩코·투우·눈부신 백색의 마을…. 우리가 생각하는 스페인의 정열적인 이미지들은 남쪽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안달루시아 최남단 지중해 연안에서 내륙 산악 지방으로 차를 몰아 해발 70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좁은 강에 의해 깊게 파인 협곡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는 하얀색 집들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어떤 건물은 절벽 수직면보다 허공 쪽으로 더 나오게 지어졌다. 어떻게 저런 곳에 마을이 들어섰는지 불가사의할 정도다.

론다는 전설적 투우사 프란시스코 로메로를 배출한 투우의 본고장이다. 미국의 헤밍웨이가 사랑한 마을로 그의 대표작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영화로 촬영한 무대이기도 하다. 헤밍웨이는 론다를 가리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기에 가장 좋은 마을"이라고 했다. 높은 절벽 위의 마을은 세상과의 단절이라기보다는 낭만과 사랑을 지켜 주는 보금자리처럼 느껴진다.

●가는 길: 수도인 마드리드에서 야간열차를 타면 8시간 정도 걸린다. 안달루시아의 대표적 도시인 말라가, 알헤시라스, 세비야 등지에서는 버스와 기차로 2시간~2시간30분 걸린다.

스페인 론다 마을의 투우 장면.

◆그리스 이드라(Hydra)

그리스 섬이라고 하면 미코노스와 산토리니를 떠올리지만, 이드라 섬도 육지에서 가까워서 찾아가기 쉽고 이방인을 포근하게 맞아주는 인간미가 넘치는 섬으로 알려져있다.

이드라 섬은 하얀색 바위로 이루어진 가늘고 긴 섬이다. 배가 이드라 항구로 들어서면 섬 마을의 화사한 분위기가 이방인을 맞이한다. 가파른 언덕을 따라 촘촘히 들어선 흰색 주택들 사이사이로 분홍 파스텔조의 지붕이 어우러져 낭만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에는 오래전부터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이 찾아와서 예술가 마을을 이루었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명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 선박왕 오나시스와 그의 연인이었던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 시인 T.S. 엘리엇, 가수 레너드 코헨 등도 즐겨 찾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레너드 코헨의 독특한 노래 스타일이 섬의 이미지와 잘 맞는 것 같다.

●가는 길: 아테네 교외의 피레우스 항구에서 페리나 쾌속선을 타면 된다. 피레우스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30분, 페리로 2시간15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아테네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다.

그리스 이드라섬의 해안 풍경. 가파른 언덕을 따라 촘촘히 들어선 주택들 앞에 짙푸른 에게해가 펼쳐져 있다.

◆포르투갈 에스트레모스(Estremos)

유럽에는 오래된 고성(古城), 수도원, 귀족의 저택 등을 개조하여 호텔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포르투갈의 고성 호텔은 '포우자다'라고 하는데 국가 소유로 되어 있다. 포르투갈 동부의 고도 에스트레모스에 있는 산타 이사벨성은 포르투갈에서 가장 유명한 포우자다이다.

산타 이사벨성은 14세기에 포르투갈의 왕비였던 이사벨에서 이름을 따왔다. 성의 주인이었던 이사벨 왕비는 어느 날 성을 나와 남루한 집에 살면서 불쌍한 사람들을 도우며 청빈하게 생활했다. 그녀는 사후 교황청으로부터 성인 '산타 이사벨'로 추앙되었다. 에스트레모스는 나즈막한 언덕 위에 자리한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로 전통 기법으로 만드는 도자기가 유명하다.

산타 이자벨 포우자다는 성 입구에서부터 로비, 복도, 방에 이르기까지 중세의 중후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수백년 전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단순하게 꾸며져 있는 침대에는 사자와 왕관을 형상화한 포르투갈 왕실 문양이 장식되어 있었다. 아름다운 중세 마을의 왕성에서 지내는 하룻밤은 사치가 아니라 자유로운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

●가는 길: 포르투갈 수도인 리스본에서 버스를 타고 약 3시간 걸린다. 스페인 국경에서 가깝기 때문에 스페인의 국경도시 바다호스를 경유해 갈 수도 있다.

파리에 간다면 반드시 방문해야하는 여행지가 되어버린 몽마르트

 

몽마르트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사크레 쾨르 성당의 모습일 것이다. 사크레 쾨르 성당은 프랑스가 전쟁에서 패한 뒤 국민들을 위해 생겨났다고 한다. 몽마르트의 가장 높은 언덕에 위치해 있으며, 하얀 돔 형태로 건축되어있어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파리의 랜드마크가 되어 많은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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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 몽마르트 언덕에 가기로 했다. Anvers 역에서 내려 걷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몽마르트 언덕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골목길 멀리서부터 사크레 쾨르 성당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 방향을 따라 가다보면 놀이기구와 조금한 선물가게가 우리를 반겨준다. 몽마르트 언덕은 생각보다 가파르기 때문에 편한 복장과 신발을 신을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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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 언덕은 대표적으로 유명한 성당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적인 장소로도 널리 알려진 곳이다. 프랑스에서 문화/예술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화가들이 다양한 그림들을 그리며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들을 제공해주며 작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 할 수 있다. 또한 몽마르트 언덕 입구에서도 다양한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몽마르트 언덕에 올라 길거리에서 파는 에펠탑 모양의 열쇠고리는 운이 좋으면 10개를 1유로에 구매할 수 있으니 충분히 둘러보고 구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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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있는 회전목마는 처음에는 움직이지 않는 줄 알았는데, 실제 움직이기도하고 아이들이 올라타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몽마르트 언덕 아래에서 회전목마를 타며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녹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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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몽마르트에 오르기로 했다. 한반짝 한반짝 오르며, 사크레 쾨르 성당에 가까워질 수록 마음 또한 설레이기 시작한다. 특히 계단을 올라 파리 시내쪽으로 몸의 방향을 틀면 시내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 마음 속 깊이 파리를 담아갈 수 있다. 몽마르트는 흑인들에게 큰 사기를 당한 사람들이 많이 있어 위험한 곳이라고 알려져있기도 하지만, 선입견을 가지고 오르기 보다는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둘러본다면 낭만적이고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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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헉 거리며 언덕을 오르면, 예술의 도시인만큼 많은 연주가들이 멋진 연주를 해준다. 여유롭게 계단에 앉아 멋진 연주를 들으며 언덕에 오르기 전에 사온 간단한 간식들을 먹는다면 그야말로 꿀맛. 또한 몽마르트 언덕을 다양하게 즐기는 모습들을 보면서 내가 파리에 와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몽마르트 언덕에 올라 웨딩촬영을 하는 사람들도, 단체 관광객도, 즐겁게 웃으며 뛰노는 아이들도, 다양하게 이 시간을 모두 즐기는 모습을 보니 모두가 행복한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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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 언덕에 올라 성당까지 모두 봤다면 그대로 내려오는 것이 아닌 뒷골목으로 나가보자. 뒷골목으로 가다보면 위 사진처럼 예술의 거리가 나온다. 파리에서는 공식적으로 예술가 자격증을 받은 사람들은 자리를 잡고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판매할 수 있다. 다만, 자격증이 없는 분들은 길거리에서 돌아다니시면서 그림 그려주신다고 하니 헷갈리지 않도록 하자.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예술의 거리에서는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좀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으니 천천히 둘러보며 예술 작품을 감상해보자.

 

 

#사크레쾨르 대성당 정보

- 위치 : 파리 몽마르트 언덕 

- 주소 : 35 Rue du Chevalier de la Barre, 75018 Paris, 프랑스

- 입장료 : 무료



'뭉쳐야 뜬다' 콘셉트로 패키지 프랑스 여행이라. 구미가 확 당겼다. 사실 자유롭게 돌아다닌다고 해도 문제는 안전이다. 차라리 약간의 불편함을 즐기되 안전을 선택한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라 '안정환'이 되리라, 외쳤다. 프랑스는 수도 파리뿐 아니라 지방 소도시까지 볼거리와 매력적인 곳이 많아 한국 여행객들이 자주 찾는 여행지 열 손가락 안에 매년 드는 곳이다. 가이드북, 론리플래닛도 필요 없다. 그저 가이드 말에만 따르면 될 뿐. 오히려 그게 홀가분하다. 머리 아플 게 없으니. 줄줄 쏟아져 나오는 가이드 아저씨의 필살기 이빨. '예술의 나라임을 깨달을 수 있다는 프로방스 대표 도시 아를, 엑상프로방스, 생폴드방스가 있고 남프랑스의 해변을 따라서는 니스, 마르세유, 모나코 등 휴양으로 유명한 도시가 즐비하다'는 것. 와인의 천국 특유의 깊고 진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이너리 투어와 미식의 나라다운 고유 음식까지 맛볼 수 있어 볼거리 먹거리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것이 프랑스 여행의 포인트란다. 

귀가 즐거울 무렵, 어느 새 도착한 곳이 몽생미셸. 베르사이유 궁전과 함께 몽생미셸은 프랑스 방문객에겐 숙명과 같은 곳이다. 세계 문화유산이기도 한 몽생미셸은 약 1300년 전 대천사장 미카엘의 계시를 받은 노르망디 주교 오베르가 예배당을 건축한 것이 시초다. 몽생미셸이란 이름 자체가 '성 미카엘의 산'이란 뜻. 이후 중세 프랑스 군의 요새 역할을 하기도 했고 프랑스 혁명 때 감옥으로 이용되기도 하며 현재 수도원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800여 년의 세월이 걸렸다. 

몽생미셸을 제대로 즐기려면 걸어서 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발걸음을 옮긴다. 몽생미셸이 위치한 북부 프랑스로 가는 길은 노르망디 지역 특유의 여유와 신비로움이 있다. 지평선 너머 하나의 점으로 아득히 있는 성을 향해 걸으며 다가오는 몽생미셸의 존재감을 느껴본다. 마치 중세시대 명을 받고 성에 찾아가는 사자가 된 듯하다. 천사의 수도원 몽생미셸은 평소에는 육지의 모습이지만 만조가 되면 섬이 된다. 앙상한 바위섬 위 수도원과 성채의 고색창연한 모습. 바다 위에 홀로 떠있는 천공의 섬, 아니 마법의 성이라는 말이 어울릴까. 날이 어두워지자 불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황금색 빛에 둘러싸였다. 이때가 바로 몽생미셸 아름다움의 절정이다. 아, 볼 것 없이 여기서 한 컷. 사실 뭉쳐야 뜬다형 패키지 여행에 좋은 것 중 하나가 인증샷이다. 일행 옆구리를 쿡 찌르고 부탁만 하면 되니깐. 

성 입구 쪽에 안내소를 지나 왕의 문을 통과하면 수도원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좁은 길을 따라 굽이굽이 올라간다. 오밀조밀 단장한 가게들과 레스토랑이 몽생미셸 정상에 오르는 내내 재미를 더해준다. 다시 15분 정도 비탈길을 올랐을까.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해안가를 뒤로한 노르망디 지방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길의 끝에 당도하는 순간, 범접하기 어려운 압도감에 적지 않은 흥분이 느껴졌다. 성벽을 손으로 더듬어 보았다. 기나긴 세월과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만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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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어우러진 독특한 외관의 슈농소 성. [사진 제공 = 롯데관광]

수도원 문을 지나 돌층계를 올랐다. 1·2층에는 순례자를 보살폈던 방과 귀빈을 접대하던 귀빈실, 기사의 방 등 여러 방이 미로처럼 꾸며져 있다. 3층에는 잘 가꾼 정원을 품은 회랑이 있는데 회랑은 다양한 종교적 주제를 소재로 조각된 127개의 돌기둥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돌기둥의 건축미 또한 돋보인다. 수도원 내부는 특유의 어둑어둑함과 고즈넉함이 가득했다. 80m 바위 위에 솟아있는 수도원 건물 꼭대기까지 높이는 157m. 첨탑 꼭대기에는 눈부시게 반짝이는 미카엘 천사의 금빛 동상이 세워져 있다. 오른손에는 칼을, 왼손에는 방패를 들고 발밑에는 용을 깔고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몽생미셸의 다양한 곳 중 '클로이스터'라고 불리는, 수도사들의 휴식과 명상의 공간은 몽생미셸의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몽생미셸을 뒤로하고 남부 프랑스로 내려오면 천재 화가 고흐가 사랑한 도시 아를이 자리하고 있다. 아를의 곳곳에는 고흐의 흔적이 있어 그것을 따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석구석 구경하다 보면 고흐의 대표적인 작품의 배경을 만나 볼 수 있어 마치 그림 속으로 빠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프로방스를 대표하는 도시답게 강렬한 햇빛과 색채가 인상적이며, 남부 프랑스 특유의 고즈넉함이 어우러진 특유의 느낌은 아를을 더욱 멋스럽게 만든다. 오, 그러고 보니 좋다. 가끔은 이런 구속형 패키지 여행. 아름다운 구속이다. 


■ 남프랑스 리버크루즈…황금연휴 10일간의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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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로운 펼쳐지는 리버크루즈 기항지 투어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봤을 그림 같은 유럽 여행, 늘 시간이 부족해 망설였다면? 올해 추석 황금연휴가 절호의 찬스다. 하루만 연차를 내도 최대 10일을 쉴 수 있어 장거리 여행을 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모처럼의 해외여행, 긴 여행에 너무 피곤하지 않을까 싶어 망설여진다면 유럽 리버크루즈가 정답이다. 

◆ 발코니 선실 파노라마 뷰 장관 

유럽 패키지여행 하면 장거리 이동 시간과 매일 바뀌는 숙소 등으로 고단함이 가장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매일 숙소가 바뀌는 만큼 매일 짐을 싸고 풀어야 하는 불편함도 보통일이 아니다. 

리버크루즈를 이용한다면 유럽 여행이 달라진다. 일단 리버크루즈에 오르는 순간부터 해야 할 일이라고는 온전히 누리는 것. 선실 한 면이 통유리로 되어있는 발코니 선실에서 파노라라 뷰를 즐기며 선내에서 제공하는 최고급 식사와 서비스를 마음껏 즐기기만 하면 된다. 사진이나 그림을 통해 봐왔던 유럽 강변의 풍경을 배경으로 선내에서 준비한 강연을 즐기고 매일 정박하는 유럽 소도시에서 수급한 신선한 식자재로 만든 고급 코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지역 특산 와인과 맥주까지 포함된 식사에서는 크루즈가 통과하는 유럽 곳곳의 향취가 그대로 묻어난다. 이렇게 선내 생활을 만끽하는 동안 유럽 곳곳의 소도시로 향하기 때문에 이동 시간을 느낄 수 없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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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갑판에서 휴식을 즐기는 크루즈 관광객

◆ 아를, 아비뇽, 비비에르 남프랑스 기항 

남프랑스 리버크루즈를 대표하는 크루즈는 유럽 리버크루즈 베스트 4선에 손꼽히는 아발론 워터웨이즈이다. 아발론 워터웨이즈는 정통 리버크루즈 선사로서 유럽에서 가장 연식이 짧은 스위트 크루즈선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선사와 달리 천장에서 바닥까지 통유리로 되어있는 발코니 선실을 보유하고 있다. 타 리버크루즈보다 훨씬 시원한 파노라마 뷰를 즐길 수 있으며 창을 향해 있는 침대에 누워 유럽 강변 특유의 분위기와 아름다움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추석 연휴기간 떠나는 리버크루즈 여행은 유명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곳곳에서 등장하는 론강을 지나가는 남프랑스 리버크루즈 일정이다. 남프랑스를 지나 지중해로 흐르는 론강을 따라 5박의 크루즈 일정 동안 반 고흐가 사랑한 도시 아를, 14세기 아비뇽 유수의 배경이 된 아비뇽, 중세 로마네스크미술 문화의 중심지 비비에르, 빛의 도시 리옹 등에 기항한다. 리버크루즈로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유럽에서 가장 매혹적인 도시들은 모두 강변에 위치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크루즈가 강변에 정박하기 때문에 하선 후 바로 자유 관광을 즐길 수 있다. 리버 크루즈에는 기항지 관광이 모두 포함돼 있다. 가이드가 동행하지 않는 일정을 선택해도 강변을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걷다 보면 진정한 의미의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레드캡투어에서 남프랑스 리버크루즈 9박10일 상품을 판매한다. 전 일정 기항지, 식사 포함. 예약자 전원 발코니 선실 무료 업그레이드, 사전 예약 고객 동반 1인 100만원 할인. 10월 1일 출발. 요금은 899만원. 


남프랑스 툴룽부터 이탈리아까지 이어지는 40킬로미터의 해안을 일컫는 코트다쥐르.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난 2곳의 휴양지 칸과 생트로페를 찾았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휴가를 보냈다.

↑ 남프랑스 ㅋ코트다쥐르의 바닷가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승자는 혼자다>에는 영화제 기간 동안 칸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묘사가 등장한다. 영화 제작자의 눈에 들기 위해 1년 내내 모은 돈으로 산 가장 비싼 옷을 입고 온 배우 지망생,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영화제를 찾은 왕년의 스타 등 칸 영화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꿈과 욕망의 파노라마에서 칸은 꿈과 허영, 패션과 유명인, 물질과 가치 등 모든 것이 공존하는 곳으로 표현된다. 크루아제트 거리Boulevard de La Croisette의 벤치에 앉아 있는데 한 번도 직접 보지 못했던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가 차례로 지나갔다. 관광객은 물론이고, 동네 할머니 패션조차 예사롭지 않다. 택시 운전사도 레스토랑 점원도 할리우드 배우 빰치게 잘생겼다. 칸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칸은 압도적인 레드 카펫의 이미지에 밀려 도시 자체의 아름다움이 가려진 것도 사실이다. 은막에 고정된 시선을 잠시 돌리면 칸은 영화만의 도시가 아니다. 도회적인 건물들과 큰 도로에 일렬로 종려나무가 서 있는 풍경은 언뜻 하와이나 캘리포니아와도 겹쳐진다. 니스에서 남쪽으로 26킬로미터 떨어진 칸은 코트다쥐르의 피한, 피서지로 유명하다. 중세까진 작은 마을에 지나지 않았으나 19세기에 해수욕장으로 발전했으며, 특히 제2제정시대(나폴레옹 3세 통치 시대) 이후 대규모 호텔이 건립되면서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칸은 니스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는 크기지만 비즈니스는 프랑스에서 파리 다음으로 많이 이루어지는 곳이에요. 작지만 4성급 이상의 호텔이 100여 개나 있고, 매달 이벤트와 국제적 규모의 각종 축제가 열리죠. 9월 9일에는 인터내셔널 보트 쇼인 칸 요팅 페스티벌Cannes Yaching Festival이 열리기도 했어요." 칸 관광사무소의 카린 오스Karin Osmuk은 칸이 고급 휴양지인 동시에 비즈니스 포럼이나 영화제, 광고제 등 국제적인 페스티벌이 많이 열리는 문화와 비즈니스의 도시라는 것을 강조했다.

관광은 보통 칸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팔레 데 페스티벌에 데 콩그레Palais des Festival et des Congres'(이하 '팔레 데 페스티벌')부터 시작한다. 세계적인 영화제가 열리는 곳 치고 생각보다 평범해서 실망스러웠을 때, 길바닥에 새겨진 세계적인 배우들의 프린팅이 눈길을 모았다. 새겨진 이름을 하나하나 살피며 시동을 걸다보면 그 옆에서 칸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크루아제트 거리가 손짓을 하며 유혹한다.

웅장하고 고전적인 고급 호텔들과 명품 부티크, 길게 뻗은 백사장, 호화로운 요트와 바닷가 앞의 바, 거리를 수놓은 종려나무, 웃통을 벗고 거리를 뛰는 청년들. …, 이국의 정취가 물씬하다. 2킬로미터 남짓의 크루아제트 거리를 거닐다보면 마치 레드 카펫을 걷는 것처럼 흥분되고 들뜬다. 크루아제트 거리 앞 백사장은 대부분 호텔과 레스토랑 소유라 백사장에 몸을 눕히는 게 쉽지 않지만, 거리 벤치에 앉아 코발트빛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국의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영화제가 열리는 시즌의 칸에서는 호텔 잡는 게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수상작 못지않게 어떤 배우가 어떤 호텔에 머무는가도 이 시즌의 핫 이슈다. 크루아제트 거리에 있는 그랜드 하얏트 칸과 인터컨티넨탈 칼튼 칸은 그중에서 가장 핫한 호텔들이다. 인터컨티넨탈 칼튼 칸은 1911년에 생긴 유서 깊은 호텔로 그레이스 켈리, 알프레드 히치콕, 소피 마르소, 시드니 폴락 등 내로라하는 배우와 감독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그레이스 켈리는 1955년 칸 영화제 때 이 호텔에 머물다 모나코의 왕자 레니에 3세를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7층에는 그녀의 이름을 딴, 이 호텔에서 가장 럭셔리한 그레이스 켈리 스위트룸이 있다. 이외에도 스타들이 머물렀던 39개의 객실들은 스타의 이름이 붙어 있는데, 배우들이 이 호텔에 오면 그 방에 우선적으로 머문다. 그랜드 하얏트 칸 역시 오랜 역사와 고풍스럽고 우아한 건축 양식으로 유명 배우와 감독들이 즐겨 찾는 호텔이다. 이곳에는 27개의 스위트룸과 유럽 내에서 가장 큰 스위트룸인 '펜트하우스 스위트'가 있다. 리비에라 해안을 둘러싼 크루아제트 거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펜트 하우스의 테라스는 칸의 드라마틱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가장 좋은 위치에 넓은 프라이빗 해변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이 있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 거리의 악사.

구시가는 크로아제트 거리와 달리 정감 있다. 포빌 시장 앞 거리의 악사.

↑ 칸에는 영화와 관련된 13개의 벽화가 있다.

칸에는 영화와 관련된 13개의 벽화가 있다.

↑ 구시가의 골목길을 찾은 관광객들.

구시가의 골목길을 찾은 관광객들.

↑ 이국의 정취가 물씬한 크루아제트 거리 앞 바다.

이국의 정취가 물씬한 크루아제트 거리 앞 바다.

살아 있는 칸을 만나는 법

살아 있는 칸의 모습을 만나려면 옛 항구 비외 포르Vieus Port로 가야 한다. 팔레 데 페스티벌 건물 서쪽, 크루아제트 거리가 끝나는 곳에 고깃배들이 가득 정박해 있는 비외 포르 서쪽의 르 시케Le Squet 지역과 서북쪽의 생앙투안Saint-Antoine 거리 근처가 바로 구시가다. 버스 터미널 건물에 그려진 거대한 벽화가 먼저 시선을 모은다. "거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칸은 2002년부터 거대한 벽화 프로그램을 시작했어요. 도시의 다양한 장소에 영화와 관련된 그림을 그린 거죠. 모두 13개의 벽화가 있어요."

느긋하게 도시를 걷다보면 제임스딘, 마릴린 먼로, 찰리 채플린, 베트맨 등의 벽화가 있는 곳에서 발을 멈추게 된다. 언덕을 따라 좁은 골목을 올라가면 사람 냄새 나는 정겨운 풍경과 마주친다. 포빌 시장은 칸에서 가장 큰 시장이자 현지에서 나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치즈, 올리브 등을 파는 푸드 마켓으로, 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만 열린다. 월요일에는 각종 앤티크 그릇, 책, 인형, 잡화 등을 파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구시가 르 시케의 카스트르 광장 슈발리에 언덕으로 가면 칸의 역사적인 장소와 만난다. 카스트르 박물관Musee de La Castre은 12세기에 바다를 통해 침입하려는 외부의 적들을 감시하는 망루이자 선원들의 무사 귀환을 비는 예배당 역할을 했던 요새를 개조해서 만든 박물관이다. 네덜란드 출신 19세기 탐험가 바롱 뤼크마나Baron Lyckmana의 수집품을 기반으로 한 민속 인류학 유물, 아프리카,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부터 19세기 남프랑스 화가의 작품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보존되어 있다. 시계탑에서는 칸 시내를 360도 파노라마로 내려다볼 수 있어 늘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 카스트르 광장 슈발리에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카스트르 광장 슈발리에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


↑ 앙티브 거리에서 만난 멋진 할아버지, 할머니.

앙티브 거리에서 만난 멋진 할아버지, 할머니.


↑ 인터컨티넨탈 칼튼 칸의 그레이스 켈리 스위트룸.

인터컨티넨탈 칼튼 칸의 그레이스 켈리 스위트룸. 1955년, 그레이스 켈리는 이 호텔에서 모나코 왕자를 만났다.


↑ 모차렐라 토마토 샐러드

그랜드 하얏트 칸 호텔 마르티네의 레스토랑에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모차렐라 토마토 샐러드를 맛보았다.

↑ 구시가에 있는 포빌 시장. 월요일에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구시가에 있는 포빌 시장. 월요일에는 벼룩시장이 열린다.

칸은 아주 작은 도시다. 구석구석까진 아니어도 이틀이면 웬만한 데는 둘러볼 수 있다. 하루 더 머문다면 주변 섬으로 반나절 외유를 떠나는 것도 좋다. 칸 앞바다에는 레랭 제도로 묶이는 2개의 섬 생마르그리트Saint-Marguerite와 생토노라 Saint-honorat가 있다. 생마르그리트Saint-Marguerite는 둘 중 큰 섬인데 칸의 옛 항구 비외 포르에서 배로 15분이면 닿는다.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철가면>의 배경이 되었던 곳으로 <철가면>의 모델인 수수께끼의 죄인이 갇혔던 성채가 있다. 요새였던 이곳은 오랫동안 초소와 감옥 등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형태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 학생들에게도 좋은 견학 코스가 되고 있다. 좁은 감옥에 직접 들어가 보니, 철가면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성채 안의 박물관 뮤제 드 라 메르Musee de La Mer에서는 오래전 침몰한3해적선이나 화물선에서 건진 전시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와 소나무로 뒤덮인 섬은 산책하기에 좋다. 그리 크지 않아 1시간이면 넉넉히 돌아볼 수 있다. 소나무 숲이 울창한 해안가는 동서양이 섞인 오묘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같은 지중해이지만 배 타고 불과 15분 걸리는 육지에서와는 바다 빛깔이 전혀 다르다. 깨끗하고 조용하기 때문에 생마르그리트 섬은 현지인들이 망중한을 즐기는 장소로 인기가 높다. 생마르그리트 섬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뇌>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과거에는 한 번 갇히면 영원히 탈출할 수 없는 유배의 섬이었지만 <철가면>과 달리 <뇌>의 주인공은 건너편 섬으로 헤엄을 치는 것으로 묘사된다. 이처럼 외롭고 어두웠던 '유배의 섬'에서 이제 어둠은 사라지고 자유만 남았다. 자발적인 고립감을 느끼기 위해 15분만에 아름다운 섬으로 외유를 떠날 수 있는 칸 사람들이 마냥 부러웠다.

파리에 새로운 장르의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베를린을 필두로 다른 유럽 도시들에서
영감을 받아 생겨나고 있는 파리의 창의적인 공간들을 소개한다.


↑ LO/A 라이브러리 오브 아츠

LO/A 라이브러리 오브 아츠

갤러리와 콘셉트 스토어가 넘쳐나는 마레 지구에서 조금 벗어난 길에 눈에 띄는 공간 하나가 숨어 있다. 'LO/A 라이브러리 오브 아츠LO/A Library of Arts', 말 그대로 예술 서점. 이곳에 어떤 특별함이 있기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까. '접근 가능한 예술'을 모토로 하는 이곳은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와 예술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이 합쳐진 공간이다. 3개월마다 지역, 도시, 트렌드 또는 시대 등 새로운 테마를 제시하면서 작품 전시를 하고, 관련 아트북, 고서적, 사진, 영화, 옛날 LP판, 음악 플레이 리스트까지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매력이다. 또 여느 서점과는 다르게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팝업 이벤트를 벌이거나 설치미술을 전시하기도 한다. 'LO/A 스튜디오'는 LO/A 라이브러리 오브 아츠의 콘셉트와 맥락을 같이하면서 출판과 아트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이 스튜디오를 시작한 이들은 막심 뒤부아Maxime Dubois와 비즈니스 매니저 잔 홀스텐Jeanne Holsteyn이다. 새롭고 재미난 프로젝트와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 작가들과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것도 이 스튜디오의 임무다. 문득 예술적 영감을 듬뿍 받고 싶을 때 가볼 만한 곳.

LOCATION

17 Rue Notre Dame de Nazareth 75003, Paris

↑ 올리비아 안튜네스

↑ 듀오

듀오

전면 통유리의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하이브리드 공간 '듀오Duo'. 레스토랑, 사진전문 갤러리, 예술 서점을 겸한다. 일본인 셰프 마오리 무로타가 프랑스-일본 퓨전 메뉴를 선보이는 캐주얼 레스토랑과 5주마다 유명한 포토그래퍼의 개인 전시회나 독립 큐레이터의 그룹전, 해외 현대미술 초대전이 돌아가면서 열리는 갤러리, 아트북, 실험적인 음악들과 LP판이 빼곡한 스토어가 나란히 붙어 있으니 한데 둘러보기 좋다.



LOCATION


24 Rue du Marche Popincourt 75011, Paris

↑ 프레파스, '톰 10 르 카페' 프로젝트

프레파스, '톰 10 르 카페' 프로젝트

큐레이터이자 아티스트 커플, 나이스Nais와 레미Remi는 3년 전부터 마레 지구에 '프레파스Preface'라는 갤러리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 커플은 지난 4월 5일부터 갤러리를 카페로 단장하고, 예술 작품이 탄생하기 전 아티스트들 간의 교류를 보여주는 해프닝을 벌여왔다. '톰 10 르 카페 Tome 10 Le Cafe(10부 카페)'라는 이 프로젝트는 10월부터 장소를 옮겨 계속된다. 새로운 공간에서 나이스와 레미 커플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건강한 음식도 맛보고, 동시에 아트 프로젝트에도 참여해보자.
새로운 주소는 10월 오픈 직전 공개 예정!

tel

+33-6-72-93-29-35


web

↑ 나이스와 레미 커플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건강한 음식

↑ Tome 10 Le Cafe(10부 카페)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



느긋하고 한적한 시골을 꿈꿨다… '그' 프로방스는 어디에?

내가 처음 프로방스를 알게 된 건, 교과서에 실린 알퐁스 도데의 '별' 때문이었다. 내가 프로방스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건 '피터 메일'의 '나의 프로방스'를 읽은 후였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직업인 광고회사 카피라이터 출신의 영국인 피터 메일이 조용하고 느린 문화를 가진 프로방스의 작은 시골에 내려오면서 시작되는 이 여행기가 어느 날, 야근이 밥 먹듯 이어지던 내 일상을 두들긴 것이다.

내게 프로방스는 또한 고양이 '노튼'의 도시이기도 하다. 역시 세상에서 가장 바쁜 도시에 사는 작가이자 출판인, 편집인인 뉴요커 '피터 게더스' 덕분인데 ('노튼'은 8년이나 키운 피터 게더스의 고양이다!) 두 저자의 이름이 우연히 '피터'라는 사실 이외에도 이들은 삶에 찌든 어느 날, 과감히 도심의 삶을 포기하고 한적한 프로방스에 살기로 결심한다는 또 다른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나의 프로방스’와 ‘프로방스에 간 낭만고양이’는 저자들이 과감히 도심의 삶을 포기하고 한적한 프로방스에 살기로 결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진은 파인 라벤더(fine lavender)가 물결 치는 ‘알프 드 오트 프로방스’ 들판의 모습. / 송혜진

그러나 내가 정작 '프로방스'야말로 세계 각국에서 모인 은퇴자들의 천국이라는 걸 알게 된 건,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그림 같은 풍경 때문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도심에 즐비한 '부동산' 때문이었다. 맙소사. 이렇게 부동산이 많은 유럽 마을을 내 평생 본 적이 있었던가! 해안 도시인 마르세유에서 기차를 타고 내린 나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부동산과 마주쳤다. 월세 500유로에서 5000유로까지 참 다양한 형태의 집과 건물들이 매물로 나와 있었다. 살펴보니 파리보다는 아니지만 시골치고는 비싼 집값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좁은 골목과 골목이 혈관처럼 얽힌 작은 마을 엑상프로방스의 지형 덕분에 건물투어를 하는 부동산 업자와 몇 번씩 마주치기도 했다.

사람에 치이고, 일에 찍히고, 모든 게 엉망이 되어 버린 어느 날, 떠날 수 있는 영혼의 안식처에 대한 판타지는 누구에게나 있는 법이다. 게다가 읽으면 당장 떠나고 싶게 만드는 이런 흔치 않은 책을 낸 작가들이 하나같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니, '서울'이란 세계에서 가장 바쁘게 돌아가는 곳에 사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프로방스가 주는 판타지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나는 프로방스로 떠났다. 그것은 '나의 프로방스'에서 읽은 "예컨대 정육점 주인들은 단순히 고기를 파는 것에 만족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어도, 고기를 어떻게 요리해야 하고 어떻게 식탁에 올려야 하는지 그리고 곁들여서 무엇을 먹고 마셔야 하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해준다" 같은 문장이나, "밖으로 나가자 뜨거운 햇살이 두개골을 때리는 것 같았다. 집에 돌아가는 길은 그야말로 긴 신기루였다. 눈부시게 하얀빛에 도로가 출렁대고 흐느적거렸다. 포도나무 잎들은 축 늘어져 있었고, 농장의 개마저 조용했다. 시골은 깊은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같은 문장들에 대한 향수 때문이기도 했다.

시간이 정지한 풍경들, 가령 100년이나 된 카페엔 시간에 씻겨 반들반들해진 낡은 의자들과 짙은 세월의 때가 묻어 캐러멜 색으로 착색된 벽들이 있고, 두 시간씩이나 느긋한 점심을 먹고, 죄책감 없이 하품을 하며 평화로운 자연풍경을 바라보는 사람들과 관련된 특유의 이미지들….

그러나 여행이 주는 판타지는 딱 거기까지였다. 엑상프로방스에는 내가 꿈꾸던 알퐁스 도데의 '별'에 나오는 목가적인 풍경은 없었다. 여행객을 위한 관광안내소를 거치며 나는 곧 화구를 든 세잔의 동상과 아침부터 산 바게트를 한 손에 들고 바쁘게 걸으며 커피를 마시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목격했다. 프로방스의 엽서 같은 풍경은 아마도 차를 타고 조금 더 들어간 어느 작은 시골 마을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본 엑상프로방스는 수없이 많은 부동산과 카페와 식당과 작은 대학들의 도시였다. 그곳에서 눈에 띄는 건 동유럽에서 온 무표정한 집시들과 친구처럼 개를 끌어안고 구걸을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그곳이 폴 세잔의 고향이었기 때문에 막연히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이 많을 것이란 내 예상도 가뿐히 빗겨갔다. 그렇다고 프랑스 남부의 이 소도시가 아름답지 않다는 건 아니다. 단지 우리가 '프로방스'라는 이름을 천천히 발음했을 때 밀려오는 것, 바로 그것이 있는 곳은 아니란 것이다.

호텔에 돌아와 나는 포털사이트에서 '프로방스'란 단어를 쳐 보았다. 파주에 있는 레스토랑들이 있는 마을이 화면을 채우고 있었다. 우리가 하와이를 그리며 와이키키 해변을 말할 때, 부곡 하와이라도 가고 싶은 마음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사실 프로방스는 도시의 이름이 아니라 마르세유를 중심으로 한 프랑스 남동부를 포함하는 거대한 지역이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고흐의 도시 '아를'과 세계 연극제로 유명한 '아비뇽'까지 모두 프로방스의 일부인 셈이다.

그렇다고 여행에서 피터 메일과 피터 게더스가 눈에 힘을 주고 묘사하던 프로방스의 목가적인 풍경을 보지 못한 건 아니었다. 나는 그것을 파리로 가는 테제베(TGV)의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듯 보았다. 내가 꿈꾸던 세상에서 가장 느리고 서정적인 풍경을,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포도밭과 나무들로 가득 차 오른 프로방스의 전경을 나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달리는 고속 열차를 타고 본 셈이었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이번 프로방스 여행의 가장 흥미로운 아이러니였다.

나의 프로방스: 광고업자 피터 메일의 프로방스 체류기. 프로방스 뤼베롱 시골에서 보낸 1년 동안의 이야기로 시골 생활의 일화들로 가득하다. 포도 경작자 포스탱과 그의 가족, 산속의 엉뚱한 이웃 마소 앙투안, 1년 내내 집수리를 마무리 짓지 못하는 건축 인부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이웃들은 프로방스 특유의 기질과 유머를 보여준다.

프로방스에 간 낭만고양이: 시나리오 작가, 시트콤 작가, 출판인, 편집인 등 한꺼번에 네 가지 이상의 일을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일 중독자 피터 게더스가 고양이 노튼, 애인 재니스와 함께 프로방스에 정착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佛 루드르(Lourdes)
연간 600만명 순례행렬 이어져
마사비엘 동굴 '치유의 샘물'엔
기적 바라는 환자들 발길 '북적'

프랑스 서남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루르드(Lourdes)는 일반여행객의 기준으로 보면 벽촌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TGV를 타고 5시간30분 정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모 마리아의 발현지인 만큼 건축물이나 성곽ㆍ문화재보다 순례에 의미를 둘 수 있는 여행지다.


딱히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도 괜찮다. 순례는 인류의 가장 오래된 여행 형태이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도적떼가 여행자들을 노렸고 때로는 무거운 통행세를 내야 했던 예전의 순례는 고행길이었다. 그래도 신의 음성을 듣고 선각자들의 흔적을 확인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그 길을 떠났다. 중세에는 성지 로마나 예루살렘으로 갔고 아일랜드 수도승들은 스페인의 성지 산티아고를 찾아 나섰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신탁을 받기 위해
델포이와 델로스를, 이슬람에서는 메카를 최고의 순례길로 친다.

루르드는 전세계에서 연간 600만명의 순례자들이 찾아온다. 작은 도시이지만 프랑스에서 호텔 숫자가 파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도 그런 배경 덕이다. 순례객들을 위해 각국에서 나온 자원봉사자가 8,000여명이고 유럽 가톨릭 국가에서는 자국민을 위한 전용 호텔까지 이곳에 두고 있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한국인 순례객은 3만5,000여명으로 집계됐다.

루르드가 전세계인들로 북적거리는 순례지가 된 역사는 150여년 전인 185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2월11일 이곳 가베 강가의 마사비엘 동굴 앞에서 땔감을 줍던 14세 베르나데트라는 소녀 앞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난다. 신분이 천하고 가난했던 베르나데트에게 성모는 "나는 무염시태(無染始胎ㆍImmaculate Conception)다"라며 "성당을 지으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소녀의 증언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하지만 성모의 발현은 18차례나 계속됐으며 소녀의 목격담도 생생했다. 마을은 소녀의 일관된 진술에 당황했고 급기야 교황청까지 사실조사에 나섰다.

성모가 말한 무염시태란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원죄가 있지만 하느님의 아들인 예수님처럼 그를 잉태한 성모 마리아에게도 원죄가 없다는 뜻이다. 가톨릭의 중요한 교리지만 벽촌의 시골소녀가 인지할 정도로 당시 널리 알려진 교리는 아니었다. 시골마을 사람들 역시 처음 듣는 소리였고 어린 소녀가 이런 어려운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당시에는 신기했다. 다각적인 조사 결과 소녀의 말은 진실로 확인됐고 교황청은 4년 뒤인 1862년 이곳의 성모 발현을 공식으로 인정하게 된다. 베르나데트는 이후 종교에 투신해 수녀의 길을 걸었고 35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늘 감사하며 살았다. 1933년 교황청은 베르나데트를 성인(聖人)의 반열에 올렸다.

그렇다면 성모 마리아는 왜 하필 프랑스 작은 시골마을의 가난하고 보잘것없는 소녀 앞에 나타났을까. 올 3월부터 이곳에 머물며 한국인 순례자들에게 성지 안내를 하고 있는 예수성심수녀회의 이 마리스텔라 수녀는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또 감사했던 한 가족에게 내려진 축복"이라고 설명했다. "베르나데트 가족은 너무 가난해서 감옥으로 쓰였던 곳에서 살기도 했지만 항상 감사했고 기도 소리가 담장 밖에 끊이지 않고 들렸다고 합니다."

베르나데트가 성모를 만났던 마사비엘 동굴의 샘물은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성모 마리아가 베르나데트에게 "샘에 가서 그 물을 마시고 몸을 씻으라"고 했던 그 샘물을 마시고 몸을 담그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기적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작은 페트병을 구입해 물을 담아가는 여행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고 동굴 샘물에 몸을 담그는 침수(浸水) 의식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성모 발현을 기념해 지어진 성당 가운데 하나인 '무염시태 성당'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사연은 이렇다.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ㆍ최양업ㆍ최방제 신부를 배출하는 데 일조했던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은 1830년대까지 알지 못했던 나라인 조선에 선교사를 보내야 했다. 모두 자청했지만 그 길은 간단하지 않았다. 배를 타고 3년이나 걸리는 어려운 곳에 있었다. 2대 조선교구장(앵베르 주교)이 특히 많이 우려했지만 당시 선교사들은 한국에 무사히 도착했고 이를 감사하기 위해 1876년 무염시태 성당 축성 때 이를 기념하는 감사비를 봉헌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앵베르 주교는 1838년 성모 마리아를 조선 가톨릭 교회의 주보 성인(主保聖人)으로 정해달라고 교황청에 요청했고 1840년 마침내 승인을 받아내 성모 마리아는 현재 한국 가톨릭 교회의 주보성인이기도 하다.

루르드 시내 거리는 순례여행지답게 묵주와 성모상 기념품점 등 가톨릭 가게 일색이다. 관광객 수백만명이 오는 곳이면 일반 명품점도 둘 만한데 거리 간판들도 가톨릭과 연관돼 있다.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은 그 좁은 골呪堧?편안한 표정으로 걸어다닌다.

일반 관광지라고 할 만한 곳은 사방에서 보이는 언덕배기의 거대한 루르드 성이다. 원래 이 성은 9세기 중엽까지도 사라센 제국의 영향 아래 있었다. 샤를마뉴 대제가 이 성곽을 포위하고 공격했으나 난공불락이었다. 샤를마뉴는 투르핀 주교의 충고를 받아들여 "내게 항복하지 말고 하늘의 왕에게 항복하라"고 제의했고 사라센 성주는 결국 성을 포기했다고 한다. 성은 11세기 비고르 지역의 백작이 다스렸다가 1590년에는 앙리 4세의 영지가 됐다. 17~18세기 '피레네의 바스티유'로 불릴 정도로 악명 높은 감옥이었다가 19세기에는 군대 막사로 사용됐다.

순례는 구도의 길이고 자신을 온전히 바닥에 내려놓는 행위다. 메카에 모여 일제히 머리를 조아리는 이슬람교 신자나 삼보일배를 하며 차마고도를 오르내리는 티베트 승려의 모습이 경건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루르드의 성수기는 4월부터 10월까지라지만 묵묵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목적이라면 오히려 사람들이 몰리는 성수기를 피해가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적과 축복의 땅 루르드에 들어서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매사에 감사하라'는 메시지가 들려올지도 모를 일이다.

차창에 비낀 바다는 쪽빛이다. 빛바랜 열차 안에는 세련된 프랑스어가 빠르게 흐른다. 1년 중 300일가량 햇살이 비친다는 리비에라의 지중해는 강렬하다. 니스, 칸을 품은 코트다쥐르 지방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의 대표적인 휴양지이다. 그 도시들에 반해 샤갈, 마티스가 여생을 보냈고, 해마다 5월이면 전 세계 스타들이 영화제가 열리는 칸(칸느, Cannes)으로 모여든다. 열차에서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가슴은 빠르게 요동친다. 니스, 칸은 여행자들에게는 ‘본능의 도시’다.

니스의 해변은 운치 있는 호텔들과 여유로운 산책을 하는 사람들로 채워진다.


사색의 해변 '프롬나드 데 장글레'

본능은 테제베(TGV)보다 빠르게 전이된다. 파리를 두세 번 배회할 때쯤이면 니스, 칸은 또 다른 열망이 되고 마음은 벌써 코트다쥐르행 열차에 실려 있다. 니스역에서 해변이 가까운 것은 그래서 고맙다. 새로 생긴 매끈한 트램과 다운타운을 채운 가게들도 성급한 마음을 다독이지는 못한다.

골목을 달려 마주친 니스의 바다는 아득하다. 빼곡히 도열한 낮은 건물들의 꼬리와 파도의 포말이 수평선까지 맞닿아 있다. 이 해변을 사람들은 애완견을 끌고 더딘 산책으로 걷고, 자전거를 끌고 여유롭게 지난다. '프롬나드 데 장글레(Promenade des Anglais)'. 프랑스 남동쪽 끝 해변의 이름이 '영국인의 산책로'다. 예전 영국 왕족이 길을 가꾸고, 100여 세대의 영국인이 이곳에 정착해 살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먼 영국에서도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니스의 해변은 휴양을 위한 안식처였다.

봄의 문턱을 넘어섰을 뿐인데 해변은 햇살에 몸을 맡긴 이방인들로 채워진다. 파리의 골목에서 오랜 건물을 응시하며 카페를 메우던 파리지앵들의 단상과는 또 다르다. 이들은 해변 위 의자에 나란히 몸을 기댄 채 햇살에 부서지는 코발트블루의 바다를 본다. 그리고 바다만큼 깊은 상념에 젖는다.

영국인의 산책로인 ‘프롬나드 데 장글레’

니스 구시가 골목골목에서 향기로운 카페들을 만날 수 있다.


해변의 유혹에서 헤어날 쯤이면 니스가 간직한 다른 매력들에 시선이 담긴다. 니스의 구시가는 해변과 맞닿아 있다. 구시가 살레야 광장(Cours Saleya)에는 꽃시장과 벼룩시장이 들어서고, 골목마다 앙증맞은 레스토랑과 카페들이 수줍게 얼굴을 내민다. 낯선 가게에서 기울인 커피 한잔에는 바다향과 퀴퀴한 건물향이 녹아들어 있다. 힘겹게 오른 구시가 꼭대기의 콜린성(La Colline du Château) 공원은 니스 최고의 전망으로 화답한다.

니스는 발걸음을 뗄수록 다채롭다. 구시가와 신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장 메드생 거리(Avenue Jean Médecin)는 지척거리다. 분수와 높게 솟은 동상이 인상적인 마세나 광장(Place Masséna)은 이국적인 풍경으로 니스의 중심이자 경계가 된다. 마세나 광장은 매년 니스 카니발이 열리는 화려한 공간이다. 샤갈, 마티스의 흔적도 도시에 묻어난다. 해변 대신 고즈넉한 주택가에 자리 잡은 미술관에 서면 그들이 이 도시에 머물며 느꼈을 상념이 전해진다. 마티스는 ‘모든 게 거짓말 같고 참지 못할 정도로 매혹적이다'며 니스를 묘사하기도 했다.



스타들의 숨결이 담긴 ‘욕망의 칸’

니스에서 칸으로 이동하면 호흡은 더욱 빨라진다. 니스에서 칸까지는 열차로 불과 30분. 칸은 영화제의 도시답게 기차역부터 이질적이다. 플랫폼에는 영화 포스터들이 즐비하게 붙어 있고, 최초로 영화를 만든 뤼미에르 형제의 대형 사진도 그려져 있다. 임권택, 전도연, 박찬욱 등 한국 영화인들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칸은 어느새 친숙한 도시가 됐다.

영화관련 각종 포스터가 붙어 있는 칸역.

칸의 도심을 오가는 꼬마 열차.

칸의 도로에는 영화제의 상징인 종려나무가 늘어서 있어 운치를 더한다. 가로수들은 붉은 꽃들로 단장 됐고 그 아래로 꼬마열차가 지난다. 부티크 숍들로 채워진 바닷가 크루아제트 거리는 니스의 해변보다는 북적임이 강하다. 그 해변 끝에 들어선 국제회의장에는 레드카펫이 깔려 있어 감정이입을 부추긴다. 이방인들은 과한 포즈와 길 한편에서 유명스타들의 핸드프린팅을 찾는 것으로 욕망을 대신한다. 칸에서는 쉐케르 전망대에 오르거나 생트 마르그리트 섬(Île Sainte-Marguerite)으로 향하는 유람선에 기대 숨 가쁜 도시의 정취를 여유롭게 음미할 수도 있다.



가는 길
프랑스 파리를 경유하는 게 일반적이다. 파리에서 니스까지 테제베(TGV)로 5~6시간이 소요된다. 니스에서 칸은 열차가 수시로 오간다. 칸 보다 니스지역의 숙소나 물가가 저렴한 편이다. 니스역 인근에 숙소를 마련하고 칸까지 당일치기 투어를 하는 게 편리하다. 프랑스 관광청을 통해 다양한 현지정보를 얻을 수 있다.

프렌치 타파스, 라 망쥬리(La Mangerie)

마레 지구에 자리 잡은 ‘라 망쥬리’에서는 향긋한 모히토나 화이트 와인 한 잔과 다채로운 구성의 타파스를 곁들일 수 있다. 프랑스의 식재료와 프렌치 스타일의 레시피를 접목시켜 한층 담백하고 깔끔한 맛으로 완성한 이곳의 타파스는 계절마다 제철재료에 따라 종류가 바뀐다. 싱싱하게 말린 프랑스 식 햄인 ‘잠봉(Jambon)’과 통통한 대구살을 튀겨 넣은 ‘가스파초(Gazpacho)’는 새콤한 로제 와인과 완벽하게 어울린다.

주소 7 Rue de Jarente, 75004 Paris, France

문의 +33 1 42 77 49 35


힙스터들의 카페, 텐 벨(Ten Belles)

평일 저녁과 주말만 되면 파리의 힙스터들로 곳곳이 붐비는 생 마르탱 운하(Canal St.Martin)지역에 위치한 카페. 다섯 개 정도의 테이블이 마련된 작은 공간이지만 파리지앵들은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자유롭게 길 위에 서서 텐 벨에서의 즐긴다. 이 곳의 카페라떼와 브라우니 케이크의 궁합은 그야말로 최고다. 훈훈한 외모의 바리스타가 정성스레 내린 깊은 풍미의 라떼와 카라멜로 달콤한 맛을 완성한 브라우니는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매일 아침 생각나는 잊을 수 없는 맛이다.

주소 10 Rue de la Grange aux Belles, 75010 Paris, France

문의 +33 1 42 40 90 78


진짜 빈티지를 만나다, 방브 벼룩시장(Marché aux puces – Porte de Vanves)

파리 북부에 위치한 벼룩시장들은 규모는 넓은 반면 치안이 좋지 않은 편이지만, 주말 아침마다 파리 남서쪽 포트 드 방브 지역에서 열리는 이 곳은 여전히 파리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는 평화로운 분위기의 안전한 벼룩시장이다. 1920년대에 사용되던 재봉틀부터 할머니 집에서 50년 넘게 쓰던 귀여운 은쟁반 등의 소품과 밀짚모자나 반지, 목걸이 같은 빈티지한 패션 아이템까지 갖고 싶은 것들로 가득하다. 손때 묻은 옛 서적이나 잡지, 화병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리병은 가격이 합리적이라 여러 개 골라봐도 좋다. 한 두 시간 정도 산책하며 구경해보기 좋은 진정한 플리마켓.

주소 Avenue Georges Lafenestre, 75014 Paris, France

문의 +33 6 86 89 99 96


떠오르는 셰프의 레스토랑, 피에르 상(Pierre Sang)

프랑스 요리 경쟁 TV프로그램인 <top chef="">에서 결승에 오르며 주목 받기 시작한 셰프 피에르 상. 한국에서 태어나 어릴 적 프랑스 파리로 입양 된 특별한 스토리를 가진 이 셰프의 독특한 요리세계를 감상해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저녁에 찾아가면 앙트레(Entrée)와 메인 디쉬, 디저트를 포함해 총 6가지의 요리를 골고루 맛볼 수 있는 메뉴가 준비된다. 쌈장이나 유자차 등의 식재료를 사용하며 한국의 요리에서 받은 영감을 자유롭게 표현해내는 셰프의 감각이 인상적이다. 프랑스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레스토랑이니, 모든 메뉴의 맛 또한 물론 훌륭하다. 점심과 저녁 모두 미리 예약하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top>

주소  55 Rue Oberkampf, 75011 Paris, France

문의 +33 9 67 31 96 80


아트 서적의 성지, OFR(Ofr Librairie, Galerie)

마레 지구에 위치한 OFR. 이토록 다양한 종류의 독립잡지와 사진집, 화집을 만나볼 수 있는 서점이라니, 한번 들어서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게 된다. 규모는 그리 넓지 않지만 가게 안을 빼곡히 채운 모든 서적들은 포장 비닐을 씌워두지 않은 샘플이 마련되어 있어 서서 꼼꼼히 읽어보고 구입할 수 있다. 파리에서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집은 모두 이곳에 있다. 서점의 안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작은 전시 공간이 나타난다. OFR에서 직접 제작한 독립 예술잡지는 오로지 이곳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아이템이라 더욱 탐난다.

주소 20 Rue Dupetit-Thouars, 75003 Paris, France

문의 info@ofrsystem.com


진기한 풍경의 술집, 르 꽁뚜아르 제네랄(Le Comptoir Général)

르 꽁뚜아르 제네랄은 생 마르탱 운하(Canal St.Martin)지역에 깊숙이 숨어 있는 파리지앵의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낮에는 간단한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비스트로, 밤에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맥주나 와인, 칵테일 등 술과 요리를 곁들일 수 있는 술집으로 쓰인다. 긴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갖가지 식물과 빈티지 가구들로 꾸며진 독특한 감성의 공간이 펼쳐지는데, 가게 끝 쪽에 마련된 비밀스러운 테라스에서도 술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세계로 들어온 듯 신기한 감상을 안기는 흥미로운 이곳에서 보내는 오후를 기대해도 좋다.

주소 80 Quai de Jemmapes, 75010 Paris, France

문의 +33 1 44 88 24 48



엑상프로방스의 건축물
엑상프로방스의 건축물
엑상프로방스의 오래된 건축물들은 따뜻하고 낭만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쥐앙레팽을 떠나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로 향하는 테제베기차 안. 차창 가까이 몸을 쭈욱 내밀고 창밖 풍경을 살폈다. 어느덧 푸른 바닷가를 벗어난 철로는 초록빛 구릉지대에 들어섰다. 이제부턴 코트다쥐르 지역이 아닌, 프로방스에 접어든 것이다. 내 인생의 첫 프로방스 여행이라니! ‘프로방스’ 하면 으레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고흐와세잔, 이들이 그린 목가적 풍경, 상상만 해도 그 향긋함이 코끝에 어른거리는 라벤더 꽃밭. 들뜬 마음 때문인지 차창 너머 스며든 뜨거운 햇살탓인지, 어느덧 두 볼이 발그레해졌다. 건너편에 앉은 가족의 얼굴도 한껏 상기되어 있었다. “엄마, 저기 저 꽃이 라벤더야?” 곱슬머리 소녀가 동그란 눈을 깜빡거리며 말했다. “아니, 양귀비꽃이야. 빨간 꽃잎이 너무나 예쁘지? 소녀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까르르 웃었다. 주변 사람들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 프로방스행 기차 안은 벌써부터 낭만이 넘실댔다. 

와인병
와인병
엑상프로방스는 훌륭한 로제 와인 산지로 유명하다.

도착지는 엑상프로방스. 마르세유에서 북쪽으로 28킬로미터 거리에 위치해 있다. 무엇보다도 엑상프로방스는 ‘폴 세잔의 도시’로 명성이 높다.‘근대회화의 아버지’, ‘후기인상주의의 대표 화가’로 잘 알려진 세잔은 이곳에서 유년 시절과 노년을 보냈다. 엑상프로방스를 찾는 여행자들은 대부분 세잔의 생가, 아틀리에, 그가 매일 아침 찾았다는 생 빅투아르 산과 단골 카페 등 세잔의 발자취를 좇아 일정을 보낸다. 여기에 한가지를 추가한다면, 프로방스를 본거지로 하는 화장품 브랜드 ‘록시땅’의 공장을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인 코스다.

건축물
건축물
자연과 빛, 물이 만나 예술이 되는 안도 다다오의 건축.그 앞엔 일본의 아티스트 히로시 수기모토의 작품.

고풍스러운 기차역과 파스텔 톤의 빛바랜 건물들을 상상하며 기차에서 내렸는데, 흠칫 놀라고 말았다. 곡선의 지붕이 얼핏 동양적인 느낌마저 감도는 현대적인 기차역을 보며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였다. “엑상프로 방스는 프로방스의 옛 수도였어요. 15세기 초 대학과 고등법원이 생기면서 프로방스의 법과 정치, 학문의 중심지가 되었죠.” 엑상프로방스관 광청의 제랄딘이 설명했다. “현재의 엑상프로방스는 프로방스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통해요. 오랜 명성의 대학교, ‘남프랑스의 실리콘 밸리’ 로 불리는 스타트업 허브가 젊은 인재들을 불러 모으죠. 이와 함께 예술과 문화가 발달하는 건 물론이고요.” 새로운 액상프로방스를 보여주겠다는 그녀를 따라 먼저 북쪽의 전원지대로 향했다. 제랄딘이 안내한 곳은 라벤더 농원이 아닌 ‘샤토 라 코스트Chateau La Coste’라는 와이너리였다. 포도원을 뜻하는 ‘샤토’가 이름 앞에 붙어 있지 않았더라면 영락없이 미술관으로 착각했을 것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미니멀리즘 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일본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과 프랑스 현대 미술가인 루이즈 부르주아의 거대한 거미상 <크런칭 스파이더Crounching Spinder>, 20세기 조각사에 중요한 획을 그은 알렉산더칼더의 <스몰 크링클리Small Crinkly>가 한눈에 바라다보인다. 예술에 조예가 깊은 샤토 라 코스트의 오너는 훌륭한 와인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예술가, 건축가들의 작품 20여 점 또한 와이너리 곳곳에 소장해 두었다. 현대 건축과 예술의 미학은 엑상프로방스 시내에서도 만끽할 수있다. 새로운 문화예술지구인 컬처 포룸Culture Forum으로 향하면 일본의 구마 켄고, 이탈리아의 빅토리오 그레고티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 이 솜씨를 뽐낸 현대 건축의 각축장을 목도한다. 이곳에 위치한 르네상스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창밖으로 보이는 예술적인 건축물 뒤로 세잔이 80점 넘게 그렸다는 생 빅투아르 산이 바라다보였다.



WHERE TO GO
▶엑상프로방스의 가볼 만한 장소들

샤토 라 코스트Chateau La Coste
레스토랑 사토 라 코스트
레스토랑 사토 라 코스트
샤토 라 코스트의 지극히 모던한 레스토랑.

엑상프로방스의 북쪽, 스타 건축가들의 경연장으로불리는 와이너리다. 메인 건물을 담당한 안도타다오를 비롯해 와인 셀러를 지은 장 누벨,음악당의 프랑크 게리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의작품을 만날 수 있다. 와이너리를 모두 둘러보려면반나절은 필요한데, 이를 더욱 천천히 즐길 수있도록 호텔도 들어설 예정이다.

OPEN매일 오전 10시~오후 7시
LOCATION2750 Route de La Cride, 13610 LePuy-Sainte-Reparade
TEL+33-442-619-290
WEBchateau-la-coste.com


르 파비용 누아르Le Pavillon Noir
현대 무용가들이 꼽은 이 시대 최고의 안무가중 한 명이 엑상프로방스에 있다. 앙줄랭프렐조카주Angelin Preljocaj로 프랑스 현대발레를 대표하는 프렐조카주 발레단을 이끌고있으며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국립무용센터의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춤을 위한 유토피아’로불리는 르 파비용 누아르에서 전위적이고 도발적인안무로 잘 알려진 프렐조카주 발레단의 상설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LOCATION530 Ave., Wolfgang AmadeusMozart, 13627 Aix-en-Provence
TEL+33-4-4293-4800
WEBhttp://www.preljocaj.org


미카엘 페발Restaurant Mickael Feval
셰프 미카엘 페발
셰프 미카엘 페발

셰프 미카엘 페발의 요리
셰프 미카엘 페발의 요리
파리에서 온 셰프 미카엘 페발. 그의 등장으로 엑상프로방스의 미식 가이드북이 새롭게 발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10월에 문을 열고 현재 남프랑스의미식가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는 레스토랑.이곳에 오기 전 파리의 생선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앙투완 레스토랑Antoine Restaurant에서 미슐랭1스타를 받았으니 근사한 생선 요리를 기대해봐도좋다. 계절 및 지역에서 구할 수 있는 최상급식재료들을 이용해 창의적인 메뉴를 선보인다.

LOCATION11 Petite Rue Saint-Jean, 13100 Aixen-Provence
TEL+33-4-4293-2960
WEBmickaelfeval.fr


르네상스 엑상프로방스 호텔
엑상프로방스의 새로운 문화 지구에 위치한 호텔.면면히 예술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호텔로 이지역 특산물인 알몬드로 만든 칼리송을 재치 있게응용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지중해식 요리를맛볼 수 있는 1층의 레스토랑 르 콩트와르 뒤클로Le Comptoir du Clos의 명성이 높다.

LOCATION320 Ave., Wolfgang AmadeusMozart, 13100 Aix-en-Provence
TEL+33-4-86-91-55-00
WEBhttp://www.marriott.com/hotels/travel/mrsbrrenaissance-aix-en-provence-hotel




<2016년 6월호>


낯설기만 한 나르본Narbonne이라는 도시에 비해 랑그도크 루시용 Languedoc-Roussillon은 훌륭한 와인을 통해 익히 들어본 지역이다. 처음 나르본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보곤 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이곳의 역사를 알고 나니 이해가 되었다. 나르본은 스페인 북동부인 카탈루냐 주와 국경을 마주하는 도시다. 카탈루냐 주 북부의 중심 도시인 히로나Girona와는 기차로 1시간 거리다. 과거 카탈루냐 주에 편입되었던 적도 있었다니, 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건축 양식이 미묘한 차이를 만들고 있었던 게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나르본의 구시가 중심인 시청 광장을 향하면 확연히 알게 된다. 나르본에서는 고대 로마까지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시청광장 앞엔 과거 로마인들이 닦아놓은 길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다. ‘도미티아 길Via Domitia’로 불리는데, 건축 당시 9대 황제였던 도미티아누스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길은 로마에서부터 스페인까지 이어져 있다.  로마인들의 영향을 받은 것은 비단 건축물만이 아니다. 이들은 와인을 선물했다. “랑그도크 루시용은 프랑스는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와인 산지예요. 산과 바다, 호수 등 다채로운 자연을 지닌 만큼 다채로운 캐릭터의 와인을 생산해내죠. “랑그도크 루시용 와인 센터의 에밀리가 말했다. 그녀는 장장 1시간에 이르는 프레젠테이션을 펼쳤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프랑스 와인 하면 떠올렸던 아펠라시옹(원산지 보호법)의 제한에서 벗어나 새롭고 창조적인 와인을 만들 수 있는 IGT 등급의 와인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아예 와이너리에서 운영하는 호텔에 숙소를 정했다. 랑그도크 루시용의 대표적인 와인메이커인 제라르 베르트랑 Gerard Bertrand의 샤토 로스피탈레다. 제라르 베르트랑은 세계적인 수준의 와인을 만들어내는 와이너리다. 입맛과 취향 까다로운 에어프랑스의 비즈니스 클래스에 제공될 정도. 제라르 베르트랑의 와인메이커가 주요 와인 테이스팅과 함께 IGT 와인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예를 들어 샴페인 지역에서 훌륭한 등급의 와인을 출시한다면 그건 당연히 샴페인이어야 해요. 아무리 뛰어난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을 빚는다고 해도 ‘샴페인’이라는 AOC를 받을 수 없죠. 그래서 탄생된 것이 IGT예요. 예전엔 형편없는 카베르네 소비뇽이 재배됐는데 기후 온난화 때문에 이제 훌륭한 맛으로 재배된다면? 그리고 새로운 포도의 블렌딩으로 더욱 맛있는 와인을 만들어낸다면요? IGT 와인은 등급상 AOC보다 낫지만 더욱 훌륭한 맛을 가진 와인도 있어요.”전통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지역보다 다채로운 와인을 생산하는 나르본 지역을 여행하려면 빈티지 카 투어를 신청해야 한다. 빨갛고 하얀 빈티지 카를 타고근교의 와이너리를 찾는 투어다. 그렇게 찾은 와이너리는 샤토 루에케트 쉬르 메르와 샤토 카피툴ChateauCapitoul. 지중해 바닷가에 위치한 샤토 루에케트 쉬르 메르와 평온한 호숫가에 위치한 샤토 카피툴이 와인 맛은 물론 와인을 즐기는 분위기 또한 변화시킬 수 있음을 알려줬다. 나르본에선 기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이 많다.서쪽으로 30분만 달리면 중세의 요새 마을로 유명한 카르카손, 남쪽으로 1시간이면 히로나, 2시간이면 바르셀로나가 있다. 샤토 로스피탈레에서 재즈 음악과 함께 와인, 프렌치 퀴진을 즐기며 천천히 다음 여행 계획을 짰다. 급할 것은 없었다. 기차 패스론 더욱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으니까.


차
빨간 빈티지 카를 타고 떠나는 와이너리 투어. 초록빛 포도밭, 파란 바다와 함께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시내모습
시내모습
운하가 가로지르는 나르본 시내의 모습.

여자사람
여자사람
365일 오픈한다는 나르본의 재래시장 르 할레스 드 나르본Les Happesde Narbonne.

바다
바다
지중해가 바라다보이는 샤토 루에케테 시르 메르의 포도밭. 5, 8 샤토 로스피탈레에서 맛본 수준 높은다이닝과 와인.

성
통째로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카르카손 요새 도시.

레스토랑
레스토랑
전미가 넘치는 한 고성 호텔의 레스토랑.

와인
와인
샤토 로스피탈레에서 맛본 수준 높은 다이닝과 와인.

만드는 아저씨
만드는 아저씨


WHERETO GO
▶나르본 & 카르카손의 가볼 만한 장소들

샤토 로스피탈레Chateau L’hospitalet
랑그도크 지방을 대표하는 와이너리인 제라르베르트랑Gerard Bertrand. 저렴하게 인식되었던남부프랑스 와인을 고급화시키고 자연을 닮은와인, 유기농 와인 등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있다. 샤토 로스피탈레는 제라르 베르트랑의 한와이너리다. 이곳에 마련된 호텔로 향해 전원속에서의 휴가와 근사한 다이닝을 즐길 수 있다.

LOCATIONRoute de Narbonne Plage, 11100Narbonne
TEL+33-4-68-45-28-50
WEBwww.gerard-bertrand.com


샤토 루에케트 쉬르 메르Chateau Rouquette sur Mer
나르본에서 자동차를 타고 동쪽으로 30분을달려 만날 수 있는 와이너리. 그 이름에서 알수있듯, 샤토 루에케트 쉬르 메르의 포도밭은 푸른지중해를 마주하고 있다. 연간 320일 이상의일조량과 적은 강수량, 지중해에서 불어온 괴팍한바람으로 개성 강한 와인이 탄생한다. 레드, 화이트,로제 와인까지 총 8가지 와인을 맛볼 수 있다.

LOCATION
530 Ave. Wolfgang AmadeusMozart, 13627 Aix-en-Provence
TEL+33-4-4293-4800
WEBhttp://www.preljocaj.org


카르카손Carcassonne
카르카손은 나르본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에위치한 요새 도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통째로등재되어 있다. 한낮은 물론이고 해가 저문 후조명을 단 풍경도 아름다워 요새 안에 위치한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것이다.


방


<2016년 6월호>


에디터서다희
포토그래퍼 전재호 취재 협조 레일유럽http://www.raileurope.co.kr/


앙티브 전경
앙티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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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부호들이 모여드는 휴양지답게 으리으리한 요트와 크루즈가 늘어서 있다.

영롱한 바다, 알록달록한 파라솔을 드리운 해변, 거리를 따라 곧게 늘어선 야자수와 예쁜 상점들. 프랑스 남동부 해안가의 코트 다쥐르Cote d’Azur 지방은 프랑스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여름 로망 여행지다. 하지만 한여름에 이곳을 찾기란 녹록지 않다. 니스, 칸과 같은 명성 높은 휴양지는 턱없이 비싼 가격에도 방이 금세동난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기차로 20~30분만 달리면 지중해를 더욱 낭만적이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보석 같은 소도시들이 수두룩하니까. 대표적인 곳이 앙티브Antibes와 쥐앙레팽Juan Les Pins이다.

랜드마크
랜드마크
앙티브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주목받는 <노매드Nomad>.

먼저 앙티브는 니스에서 기차를 타고 서쪽으로 약 30분만 달리면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다. 앙티브는 예술가들이 사랑한 도시로 유명하다. ‘입체파의 거장’인 피카소, ‘빛의 화가’ 모네가 각기 다른 앙티브를 화폭에 담았다. “화가뿐만이 아니예요. <노인과 바다>의 어니스트헤밍웨이, <위대한 개츠비>의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앙티브를 찾았죠.” 앙티브 관광청의 홍보 담당자인 루시가 설명했다. 굳이 그 이유를 물을 필요가 없었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성벽을 따라 걷는다. 오르막 길에 슬쩍 숨이 가빠올 때, 고개를 들어 성벽 밖을 바라다본다. 눈 앞에 펼쳐진 아득한 지중해바다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을 용자가 있을까? 

피카소 미술관 외관
피카소 미술관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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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드로잉, 판화, 도자기 등 무려 245점이나 되는 피카소의 작품을 소장하고있는 피카소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야외 정원
피카소 미술관 야외 정원
피카소 미술관의 야외 정원. 담벼락 너머 눈부신 지중해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피카소는 60대를 앙티브에서 보냈다. 그는 지중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의 고성에 살았다. 중세의 대주교 저택이었다가 이후 그리말디 가문의 성으로 쓰였던 건물이다. 피카소는 1946년부터 16년간 여생을 앙티브에서 보내며 예술혼을 불태웠다. 거처이자 작업실이었던 그리말디 성은 현재 피카소 미술관이 되어 수많은 관광객들을 앙티브로 불러 모은다. 미술관에는 피카소가 앙티브에 머물 당시 작업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이들을 둘러보면 그가 앙티브의 자연과(특히 성게!) 사람에 푹 빠져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때의 작품들은 밝은색조를 특징으로 하는데, 남프랑스의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 푸른 바다그리고 연인이었던 프랑수아즈 지로 Francoise Gilot 와의 행복한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까닭일 것이다. 

앙티브 재래시장
앙티브 재래시장
앙티브의재래시장인 마르셰 프로방살Marche Provencal.

“예술가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 또 있어요.조금 은밀한 곳이죠.” 루시를 따라 간 곳은 구시가의 재래 시장 맞은 편에 위치한 압생트바Absinthe Bar였다. 압생트는 빈센트 반 고흐가 즐겨 마셨다는 독주. 그뿐만 아니라 피카소와 마네, 천재 시인인 랭보와 보들레르, 베를렌 등 19세기 말 예술가들에게 뜨거운 영감을 주었던 술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압생트가 스위스에서 탄생했지만 이것을 만든 이는 프랑스 의사라는 것. 장기와 육체의 활력을 높여주는 ‘강장제’로 개발했지만 이 술을 마신 사람들이 착란 증세를 일으키자 곧 금지되고 말았다. 프랑스의 경우 다시 정식으로 판매된 것은 2002년. 2003년에 문을 연 압생트 바는 과거 프랑스 전통 방식으로 압생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구멍이 송송 뚫린전용 숟가락에 각설탕을 올리고 그 위에 물을 조금씩 떨어뜨려 압생트에 설탕물을 혼합해 마시는 것이다. 

셰프
셰프
레스토랑 라 파사제리에서 만나는 스타 셰프의 다이닝.

앙티브가 화가와 문인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면 쥐앙레팽은 음악가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매년 7월이면 세계 재즈의 명인들이 쥐앙래팽으로 몰려든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 페스티벌인 ‘쥐앙 재즈 페스티벌’이열리기 때문이다. 축제 기간이 되면 앙티브와 쥐앙래팽의 구시가는 매일같이 흥겨운 음악으로 들썩거린다. 남프랑스의 예술적 감성을 만끽하고 싶다면 앙티브와 쥐앙래팽을기억하길.



WHERE TO GO
▶앙티브와 쥐앙레팽에서 가볼 만한 장소들

피카소 미술관Musee Picasso
피카소 미술관
피카소 미술관
앙티브의 동쪽 구시가 언덕을 오르다보면 12세기에지어진 견고한 성채가 우뚝 솟아있다. 이곳은앙티브를 사랑한 피카소가 6개월간 머물며 다양한작품을 남긴 작업장이자 전시 공간, 그의 이름을담은 최초의 미술관이다. 피카소의 그림과 드로잉,판화, 도자기 등 245점에 이르는 작품을 소장하고있다. 피카소가 앙티브에 머무를 당시 만났던 연인프랑수아 질로를 담은 <삶의 기쁨Joy de Vivre>이대표작.

OPEN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LOCATIONPlace Mariejol, 06600 Antibes
TEL+33-492-9054-20


르 나시오날Le Nacional
음식
음식
앙티브 구시가 나시오날 광장에 위치한 비프& 와인 레스토랑. 최고급 소고기를 사용한스테이크를 선보이는데 우리네 입맛엔 조금 질긴편이다. 다양한 종류의 장봉Jambon(프랑스어로햄), 소시송saucisson 등이 어우러져 나오는사퀴테리 플레이트, 로컬 생선 요리도 훌륭하다.국내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코트다쥐르 지방와인과 함께 즐겨볼 것.

OPEN월~토요일, 일요일 런치 낮 12~3시, 디너오후 7~10시
LOCATION61 Place Nationale, 06600 Antibes
TEL+33-4-9361-7730
WEBhttp://www.restaurant-nacional-antibes.com


레스토랑 라 파사제리Restaurant La Passagere
음식
음식
쥐앙레팽의 유일한 미슐랭 1스타 레스토랑. <위대한개츠비>로 잘 알려진 미국의 작가 프랜시스 스콧피츠제럴드가 살던 집을 개조한 호텔에 자리한다.레스토랑 라 파사제르의 이그제큐티브 셰프인요릭 티셰Yoric Tieche는 지중해의 맛과 향을느낄 수 있는 남프랑스식 정찬을 고급스럽게선보인다. 2016 고미요 어워드에서 ‘최고의페이스트리 셰프’로 선정된 스티브 모라치니SteveMoracchini의 예술적 디저트 또한 기대해도 좋다.
여행의 즐거움 travelbible.tistory.com 여행의 영감을 받으세요 travelbible.tistory.com 
LOCATION33 Blvd Edouard Baudoin,06160 Antibes
TEL+33-493-610-279
WEBhttp://www.bellesrives.com/fr/barsrestaurants/restaurants/la-passagere


가든 비치 호텔Garden Beach Hotel
반달 모양의 쥐앙레팽 해안가 중앙에 위치해해변에서 고즈넉한 휴양을 즐기기에도, 시내나들이를 나서기에도 좋다. 매년 여름 개최되는쥐앙레팽 국제 재즈 페스티벌 기간 동안 뮤지션들이 즐겨 머무는 호텔로도 유명하다. 세련된테라스 라운지 바와 빨간 파라솔을 드리운 비치바는 한낮은 물론 뜨거운 여름밤을 즐길 수 있다.

LOCATION17 Blvd Edouard Baudoin,06160 Antibes
TEL+33-492-935-757
WEBwww.hotel-gardenbeach.com




<2016년 6월호>


에디터서다희
포토그래퍼전재호취재 협조레일유럽http://www.raileurop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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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산 전체가 수도원으로 이루어진 노르망디 해변의 작은 섬 몽생미셸

프랑스 하면 보통 파리를 떠올린다. 파리가 반박할 수 없을 만큼 놀라운 매력을 가진 곳임은 분명하지만 '프랑스=파리'라는 공식만을 고수한다면 섭섭하다. 프랑스 중북부로 가본 사람이라면 이런 공식이 깨지게 마련. 와인 향에 취하는 보르도, 낭만 그 자체인 아름다운 휴양지 도빌, 모네가 사랑한 지베르니 등 한눈에 담을 수 없는 매력적인 명소가 있기 때문이다. 봄볕처럼 살랑대는 낭만이 심장을 두드리는 오감만족 프랑스 여행을 떠나보자. 

 도빌에서 즐기는 완벽한 여유 

도빌. 국내 여행자들에게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곳은 프랑스 사람들이 최고로 손꼽는 고급스러운 휴양지다. 프랑스 북부 바스노르망디주에 자리한 도빌은 노르망디 지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알려져 있다. 꽃향기 가득한 화단이 곳곳에 자리해 '꽃으로 수놓은 해변'으로도 통한다. 푸른 바다와 향기로운 꽃 냄새. 그야말로 낭만의 정석이다. 도빌에서 즐기는 하루는 마치 꿈같다. 드넓은 바다에 앉아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누구나 파리지앵이 될 수 있다. 

도빌은 프랑스 영화 거장 클로드 를르슈가 1966년 선보인 고전 로맨틱 영화 '남과 여'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또한 도빌의 카지노는 영화 '007 카지노 로열'에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낮에는 바다가 선사하는 여유를 만끽하며 다양한 편집숍에서 쇼핑을 즐기고, 저녁에는 야경에 취해 완벽한 낭만을 누릴 수 있다.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지베르니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 한다면 '지베르니'를 빼놓을 수 없다. 지베르니는 인상주의 화가 모네가 사랑한 곳으로 유명하다. 1883년 모네가 마흔세 살이 되던 해에 모네는 지베르니에 둥지를 틀고 죽는 날까지 이곳에서 붓을 놓지 않았다. 모네가 가꾼 정원은 그의 작품에서도 짐작할 수 있는 동화 같은 모습을 자랑한다. 모네의 집과 정원은 오늘날까지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생생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지베르니까지 닿았다면 몽생미셸을 그냥 지나치기 아쉽다. 차로 3시간가량 달려가야 만날 수 있는 곳이지만 가보면 절대 후회는 없다. 바위산 전체가 수도원으로 이루어진 이곳은 966년 지어진 수사들 수도장으로 중세에 순례지로 발전했다. 이후 오랜 세월을 지나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눈코입이 즐거운 미식여행 

프랑스 여행에서 미식을 빼면 프랑스를 안 가본 것만 못하다. 2010년 미식 분야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되기도 한 프랑스 맛집 기행은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즐거움이다. 도시마다 프랑스의 다양한 현지 요리를 맛보며 와인까지 함께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요리는 달팽이 요리로 유명한 에스카르고, 해물 스튜 부야베스 등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와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만큼 와이너리 방문을 빼놓을 수 없다. 보르도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 프랑스 고속철도인 '테제베'를 타면 파리에서 3시간30분 만에 닿을 수 있다. 프랑스어로 '물 가까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그 이름 또한 와인과 잘 어울린다. 보르도 와이너리를 방문해 보르도 지역 전통 제조 방식을 둘러보고 천천히 와인을 음미하면 로맨틱 여행이 완성된다. 입안에 묵직하게 남은 와인 향에 취해 고즈넉한 보르도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된다. 

▷▷ 프랑스 100배 즐기는 여행 Tip = 일성여행사(02-734-1510)에서 특별한 프랑스 여행 상품을 선보인다. '와인, 미식, 문화, 로맨스…그리고 프랑스' 상품은 파리를 비롯해 도빌, 르아브르, 에트르타, 옹플뢰르, 몽생미셸, 생말로, 투르, 보르도, 베르사유, 지베르니 등을 둘러본다. 특히 미슐랭 레스토랑과 와이너리를 방문하며, 점심식사는 현지식으로 제공하는 등 입맛까지 사로잡는 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패키지와 자유여행 결합상품으로 오후 5시 이후에는 자유시간이 주어져 더욱 여유로운 여행이 기대된다. 오는 6월 11일 출발. 

[한송이 객원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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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여행] 붉은 유혹으로 가득한 와인의 고향 부르고뉴

기사입력 2016.05.30 0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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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으로 유명한 곳은 세계 곳곳에 많지만 와인의 수준, 자연의 아름다움, 지역의 문화와 역사 등을 고려할 때 첫손에 꼽게 되는 곳은 역시 프랑스 부르고뉴다. 생산량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보르도와 함께 프랑스 최고, 세계 최고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부르고뉴는 파리에서 동남쪽으로 150㎞ 정도 떨어져 있으며, 크게 5곳으로 다시 나뉜다. 북쪽에서부터 시작하면 욘(Yonne), 코트 드 뉘이(Cote de Nuit), 코트 드 본(Cote de Beaune), 코트 살로네즈(Cote Chalonnaise), 마코네(Maconnais)다. 욘은 인기 화이트 와인인 샤블리가 생산되는 곳이다. 

마코네는 비교적 가볍고 부드러운 보졸레가 생산되는 지역이다. 이 두 곳은 프랑스 와인으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그랑 크뤼(Grand Cru) 와인을 마셔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랑 크뤼란 특급 와인을 생산하는 와이너리, 혹은 특급 와인에 부여되는 프랑스의 와인 등급을 말한다. 

다섯 지역 모두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며 각 지역의 특성과 매력을 자랑하는 곳들이지만 부르고뉴의 중심이라고 한다면 특히 코트 드 뉘이와 코트 드 본 두 곳을 말한다. '그랑 크뤼의 길'도 이 지역 와인투어 루트를 일컫는다. 

코트 드 뉘이는 부르고뉴의 중심 도시인 디종에서 시작돼 남쪽으로 이어진다. 로마네콩티, 에셰조 등 위대한 와인들이 생산되는 곳이다. 코트 드 본은 코트 드 뉘이의 남쪽에서 '부르고뉴의 와인 수도'라 불리는 본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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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통 샤를마뉴, 몽라셰 등 샤도네이 품종으로 만들어진 화이트 와인이 생산된다.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사이로 이어지는 그랑 크뤼의 길에는, 그 가격만으로도 놀랄 만한 세계적인 와인이 생산되는 포도밭이 연이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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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와인을 이해하는 데는 '테루아르(terroir)'라는 말이 특히 중요하다. 기후, 토양 등 자연환경을 뜻한다. 와인을 만드는 데 사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곳에서는 테루아르를 빼놓고 와인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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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 와인의 다양성은 퍼즐 조각처럼 작게 나뉜 서로 다른 특성의 포도밭들에서 나온다. 코트 드 뉘이 지역에만 59가지 토양 타입이 있다고 한다. 차이는 작은 밭들에 자기만의 특별한 이름을 부여했고 그 이름은 와인의 이름이 된다. 와이너리 이름을 중요시하는 보르도와는 다른 특성이다. 

그랑 크뤼의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햇빛 받기 좋은 경사면에 가지런히 정돈된 포도밭들이 소박한 돌담을 경계로 이어져 있다. 그 모습은 '신이 만든 팔레트'라 표현되기도 한다. 렌터카를 이용해 돌아보아도 좋고, 현지 전문 가이드투어에 참여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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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여유롭다면 총 20㎞ 정도에 이르는 이 길을 와인을 사랑하는 일행과 함께 며칠에 걸쳐 천천히 걸으며 돌아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다. 

[서현정 뚜르 디 메디치 대표·문화인류학 박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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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할까? 유럽, 그것도 프랑스를 자전거로 즐기기? 의문부터 품겠지만, 놀라운 통계가 있다. 무려 830만명. 프랑스를 자전거로 즐기고 있는 여행객들의 숫자다. 그냥 편하게 기차 타고, 아니면 비행기로 순식간에 갈 수 있을 텐데 왜 하필 자전거? 이런 의문은 프랑스를 찍은 뒤 자전거에 딱 오르는 순간, 0.1초 만에 풀린다. 패키지로 놀러 가셨다고? 괜찮다. 반나절에 찍고 오는 당일 코스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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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엔 '유로벨로'라는 게 있다. 유럽 각 도시를 촘촘히 잇는 14개의 장거리 자전거 이동 경로 연결망이다. 최근에 한국에 해파랑길이 생겼다는데 그게 기껏 해 봐야 770㎞. 놀라지 마시라. 유로벨로, 총길이만 무려 4만5000㎞다. '자전거 실크로드'인 셈이다. 

이 코스 중 으뜸은 벨로디세(La Velodyssee, EuroVelo 1)다. 프랑스에서 가장 긴 자전거 도로로 보면 된다. 시작점은 서북쪽 로스코프(Roscoff) 항구. 대서양을 따라 1400㎞ 길이로 내리 달려야 한다. 페달을 밟고, 근육에 알이 밸 때까지 지쳐야 하는 이 롱 로드. 하지만 어떤가. 이왕 자전거 투어에 도전했다면 당연히 이 코스, 버킷리스트 1순위다. 

힘들어도 벨로디세를 찾게 되는 매력은 이런 거다. 낭트, 라 로셸, 루아양, 바욘, 비아리츠. 혀끝에 이름만 올려도 몽환적인 느낌이 나는 이런 그림 같은 도시를 차례로 만나는 즐거움이다. 으뜸으로 꼽히는 하이라이트 코스는 낭트에서 브레스트로 이어지는 운하. 여기에 푸아트뱅 습지, 부아야르 요새, 아르카숑 만, 필라 사구, 란데스 숲이 주는 아찔한 경관은 자전거 투어로만 맛볼 수 있는 선물이다. 

아니다, 그저 맛만 보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한 코스도 있다. 당일치기로 치고 빠질 수 있는 루트, 이게 총 15개 구간이다. 

가장 깔끔한 코스를 원하는 분은 벨로루트(VeloRoute des Fleuves, EuroVelo 6)로 달려가면 된다. 길이는 서울~부산의 왕복 코스보다 긴 1269㎞. '길이 잘 닦여 있어 초보자에게도 안성맞춤'이라고 적혀 있는데, 아, 만만치 않다. 800㎞에 달하는 거대한 자전거 여행 코스인 루아르 지역뿐 아니라 부르고뉴를 거쳐 프랑슈콩테 지역까지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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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동해 라인, 7번 국도를 닮은 코스는 망슈 지역 투어(Le Tour de Manche, EuroVelo 4)다. 프랑스 서북쪽 해안 루트인데, 1200㎞가 넘는 해안 절경을 따라 달리는 브르타뉴 코스가 백미로 꼽힌다. 그라니 로즈, 캅 프레쉘 등을 지나 브르타뉴 노르망디 지방, 쥐라기 해안, 다트무어 국립공원까지 해안의 포인트를 모두 찍어볼 수 있다. 

망슈 지역에는 소규모 투어(www.itineranceavelo.fr)도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몽생미셸과 쥐라기 해안을 지나는 루트가 압권. 영국 에메랄드 코스트, 비르 골짜기, 베생-코탕탱 습지 지방 공원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잊을 뻔했다. 기자의 로망이자, 짧고 굵은 투어를 좋아하는 자전거족을 위한 코스. 파리 등 주요 도시 포인트만 콕콕 찍어 둘러보는 자전거 루트, 벨로세니(Veloscenie)다. 

에펠탑, 노트르담 대성당 등 파리 주요 관광 포인트가 시작점이다. 샤르트르 대성당, 베르사유 궁전 등 명소를 지나 몽생미셸까지 간다. 440㎞에 이르는 짧고 굵은 여정이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감동을 준다. 

'도저히, 힘들다, 양보다 질이다'이런 분들에겐 테마 코스가 기다린다. 와인파라면 부르고뉴 자전거 투어(www.la-bourgogne-a-velo.com)를 '강추'. 이게 라운드한 와인의 상큼함만큼이나 입맛을 당긴다. 제브레 샹베르탱, 뉘생조르주, 뫼르소, 메르퀴레, 지브리, 마코네, 샤블리, 풀리쉬 루아르 등 이름만 들어도 미각이 반응하는 지역을 두루 돌아본다. 

부르고뉴 자전거 투어는 사실 현지민들에게도 최고의 코스로 꼽힌다. 미국 여행 잡지 'Afar' 역시 최고 등급을 매긴 자전거 명품 코스. 유서 깊은 와이너리를 돌아보며 와인 시음을 즐기는 독특한 경험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파리 북쪽에 위치한 릴(www.lille.fr) 지역은 예술·문화 여행의 메카. 27가지 현대 예술과 회화 예술 작품이 접목된 두 가지 테마 코스가 인기다. 특히 이곳에는 이색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색다른 체험도 있다. 1.2m인 앞바퀴와 40㎝인 뒷바퀴로 굴러가는 그랑비쯤은 기본. 2인이 등을 맞대고 타는 텐덤, 무게 100㎏에 길이 6m가 넘는 8인용 자전거 그랑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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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자전거 투어 에티켓 

1. 도로 자전거 여행 시에는 반드시 준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전방에는 흰색, 후방에는 적색, 좌우에는 주황색 반사 장치를 달아야 한다. 페달에도 반사 장치를 부착해야 한다. 

2. 경음기 규정도 있다. 최소 50m 이상 밖에서 들려야 한다. 

3. 헬멧 착용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 형광색 벨트나 조끼 착용도 필수다. 

▶ 프랑스 자전거 여행 100배 즐기는 Tip 

루트에 대한 총체적인 정보 확인 포인트는 프랑스 자전거 관광(www.francevelo-tourisme.com). 숙박과 함께 제대로 자전거 투어에 도전하고 싶다면 란도 벨로(www.biking-france.com), 비시클레트 베흐(www.bicyclette-verte.fr), 벨로 보야저(www.levelovoyageur.com) '빅3' 자전거 투어 사이트에서 정보 확인. 프랑스 전역에는 각 도시마다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자전거 당일치기 코스도 있다. 파리 공공 자전거 '벨리브(Velib)' 당일치기 코스 같은 유형이다. 4시간 코스가 기본(가격 49유로). 

※ 취재 협조·사진 = 프랑스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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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와인의 최고봉이라는 보르도 와인, 초보인 당신도 폼나게 즐길 수 있다. 보르도 와인학교의 전문 강사인 나탈리 에스퀴레도(Esquredo)씨가 말하는 '보르도 와인 제대로 즐기기 10단계'를 따라 해보자. 준비물은 와인 한 잔과 당신의 열려 있는 오감(五感)뿐.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프랑스 와인 여행

과연 '와인의 제국'이었다. 프랑스 남서부에 자리한 세계적 와인 산지 보르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광활한 포도밭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중세 성(城)처럼 멋스러운 샤토(Château) 건물들이 곳곳에서 위용을 뽐내고 있다. 보르도가 고급 와인의 대명사로 손꼽히게 된 것은 자갈·석회질·진흙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테루아(terroir)와 서로 다른 포도품종으로 빚은 와인의 독특한 혼합(blending) 덕분이다. 와인의 천국인 만큼 고급 와인 시음 기회도 많고 샤토에 직접 들러 주인과 함께 저녁을 즐길 수도 있다.

보르도시 인근 페삭 레오냥 지역에 자리 잡은 샤토 스미스 오 라피트 전경. 포도밭 면적은 67만㎡에 이르며 83%는 레드와인, 나머지는 화이트 와인을 생산한다. / 샤토 스미스 오 라피트 제공
샤토 특급와인 시음, 나도 해볼까?

"우리 집 와인 맛 괜찮습니까?" 지난 7일 메독(Médoc) 지역 생쥘리앵(Saint-Julien)에 위치한 샤토 브라네르 뒤크뤼(Château Branaire Ducru)의 저녁 연회장. 보르도 시내에서 샤토 방문객 전용버스를 타고 1시간쯤 북쪽으로 달리면 나오는 곳이다. 한국 와인 애호가들도 많이 찾는지 입구에 '어서 오세요'란 한국말도 보였다. 샤토 소유주 마로토(Maroteaux)씨가 방문객 80여명에게 포도밭과 양조장, 저장고를 일일이 보여준 뒤 저녁을 대접했다. 테이블마다 고급 와인 4~5병이 오르며 방문객들의 오감(五感)을 자극한다. 참석자들은 밤늦게까지 와인을 화제로 시음하고 식사를 즐겼다.

다른 샤토들도 일반인 초청 행사를 많이 연다. 사전에 일정 비용을 내고 신청한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TV 드라마나 잡지 촬영지로 한국 와인 애호가들에게도 잘 알려진 페삭 레오냥(Pessac-Léognan) 지역의 샤토 스미스 오 라피트(Château Smith Haut Lafitte)의 소유주도 즐겨 방문객들을 맞는다.

역사를 마신다-생테밀리옹

보르도시에서 북동쪽으로 40㎞ 정도 떨어진 생테밀리옹(Saint-Emilion)은 와인 뿐 아니라 뛰어난 풍광과 역사를 음미할 수 있는 곳이다. 1999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도시 전체가 그림 같은 중세 모습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타닌(tanin)이 풍부한 메독 와인과 다른 맛과 향을 즐기고 싶다면 생테밀리옹만큼 좋은 선택도 없다.

생테밀리옹이란 이름은 이 마을 작은 동굴에서 고행을 한 성자(聖者) 에밀리옹에서 따왔다. 생테밀리옹은 특히 11세기에 거대한 바위를 파서 만들었다는 지하 동굴식 모놀리트 성당으로 유명한데 천장 높이가 12m나 된다. 성당 안에 에밀리옹의 유해가 묻혀 있어 중세 주요 순례길 중 하나였다고 한다. 지금도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는다.

보트리티스균에 오염돼 썩은 포도(윗쪽)와 매년 10~11월 이를 수확하는 모습 / 스위트 보르도 제공

썩은 포도의 화려한 변신

보르도시 남쪽 소테른(Sauternes)과 바르삭(Barsac) 지역. 이곳은 썩은 포도를 숙성시켜 만드는 스위트(sweet) 와인으로 유명하다. 스위트 와인은 화이트(white) 와인의 일종이다.

왜 하필 썩은 포도일까. 샤토 루미외(Château Roumieu)의 소유주 크라베이아(Craveia·30)씨는 "이 지역은 진흙토양인데다 안개가 많아 대부분의 포도가 귀부병(貴腐病)으로 불리는 보트리티스균에 오염된다"며 "이 균(菌)이 달콤한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했다. 이 지역 스위트 와인을 귀부와인으로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트리티스균을 만들지 못하고 썩어버린 포도는 와인을 만들 수 없다. 수확철이 되면 숙련된 일꾼이 일일이 손으로 보트리티스균의 생성을 확인하고 포도를 따내야 한다. 버리는 포도가 많아 생산량이 적고 그만큼 값도 비싸다. 스위트 와인 생산자들은 "레드와인보다 몇 배나 공을 들여야 한다"며 "레드와인 한 병을 만드는 데 포도 한 송이가 필요하다면, 스위트 와인 한잔을 만들려면 포도나무 한그루가 필요하다"고 했다. 크라베이아씨는 "내가 만든 스위트 와인을 마시고 소비자가 즐거워진다면 내 임무는 끝난다"며 "이곳 스위트 와인은 한국의 불고기와도 아주 잘 어울릴 것"이라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 여행수첩

●환율: 1유로=약 1545원
●항공: 인천공항에서 보르도까지 가려면 파리를 경유해야 한다. 대한항공·에어프랑스에서 매일 파리행을 운항하며 아시아나항공은 주 3회 운항한다. 파리~보르도 노선은 에어프랑스가 운항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앙드레 지드와 제임스 조이스가 만난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

1919년 11월 19일 미국문학전문서점인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Shakespeare & company)’가 문을 열었을 때 두 번째 손님으로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앙드레 지드였다. 그의 나이 쉰이었을 때이니, [전원교향곡]을 지은 바로 그 해다. 이곳은 서점으로 문을 열었으나 워낙 고가의 수입서들을 다루다 보니 초기에는 실질적으로 책 대여점 역할을 했다. 앙드레 지드는 이곳에 장부를 만들어두고 바지런히 책을 빌려갔다. 당시 제임스 조이스는 37세였다. 1920년에 파리로 돌아온 그는 새로운 문학의 핵심을 자처했다. 1918년부터 연재하던 [율리시즈]가 ‘풍기상 유해하다’며 온갖 수난을 당하던 와중에, 그 책을 출판하겠노라 나선 것이 바로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의 사장인 실비아 비치였다. 이곳의 단골이던 수많은 문인들이 [율리시즈]의 출간에 어떻게 힘을 실었을지 짐작 가능하다. 앙드레 지드와 제임스 조이스가 서로 깊은 우정을 나누었다는 기록은 없지만, 서로의 작품을 눈여겨 보았을 것은 자명할 터. 그들이 서점 문간에서 나눴을 대화들이 궁금하다.



안락한 호텔에서 벌이는 신경전,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의 ‘리츠호텔’

남성적이고 활달한 매력을 가졌던 헤밍웨이와 섬세하고 예민했던 스콧 피츠제럴드의 우정과 파국은 유명하다. 주로 피츠제럴드가 헤밍웨이에게 찬사를 퍼부었지만, 헤밍웨이 또한 "그의 재능은 나비의 날개가 만들어 낸 먼지의 무늬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이다"라며 그를 인정했다. 그러한 인정이 서로를 오히려 견제하게 한 것일까? 그들의 끝은 좋지 않았다. 1940년대 리츠호텔의 단골손님이던 헤밍웨이는 "천국에 관한 꿈을 꿀 때면, 그곳은 언제나 리츠호텔입니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피츠제럴드 또한 [리츠 호텔만한 다이아몬드]라는 단편을 쓰며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헤밍웨이는 두 번째 부인인 폴린과 같이 플로리다로 떠나면서 두 개의 트렁크를 리츠호텔에 남겨두고 가는데, 이를 호텔 지하에서 샤를 리츠가 발견하면서 [헤밍웨이, 파리에서 보낸 7년]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이 책에는 파리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과의 에피소드가 적혀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갖고 있던 양면적인 감정이 눈에 띈다.





호화롭기로 유명한 리츠호텔에는 '헤밍웨이 바'가 있어 그를 기념한다.

죽어서 만난 두 인기스타, 짐 모리슨과 오스카 와일드가 함께 잠든 ‘페르 라세즈 공원묘지’

시대를 잘못 타고난 이들이 뒤늦은 사랑을 아낌없이 받고있다.


페르 라세즈 공원묘지에 잠든 유명인사들은 많다. 발자크, 프루스트, 쇼팽, 모딜리아니, 알퐁스 도데, 이사도라 덩컨, 마리아 칼라스, 에디트 피아프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만나기 위해 지도를 들고 넓은 묘지를 헤맨다. 그 중에서도 가장 열렬한 호감의 세례를 받는 이는 누구일까? 무덤은 정직하니, 무덤 위에 바쳐진 꽃과 선물, 키스 자국이 그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943년에 태어나 1971년 파리의 아파트 욕조에서 심장마비로 죽은 록밴드 '도어즈'의 리드싱어 짐 모리슨의 조촐한 무덤은 수많은 사람들이 바친 꽃과 선물들로 뒤덮여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뜨거운 호의로 뒤덮여있는 것은 오스카 와일드의 무덤이다. 그의 비석은 전 세계 여성들의 키스마크로 도배되어 있다. 그가 동성애 때문에 감옥살이를 하고 비참한 최후를 마친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화려한 인기를 구가하다가 공연 중 성기를 노출하여 비난을 받고, 결국 약물과다로 인한 심장마비로 쓸쓸한 최후를 마친 짐 모리슨과 유미주의의 화신으로 화려한 주목을 받다가 동성애로 인해 감옥에 가고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오스카 와일드는 어딘가 닮았다. 시대를 잘못 만난 이들의 안식처에서 뒤늦은 인기를 누리며 잠들어 있다는 것조차도.


오랜 연인을 위한 오래된 카페, 쇼팽과 조르주 상드의 ‘카페 르 프로코프’

카페 르 프로코프는 1686년 처음 문을 열었다. 그 세월이라니! 세월만큼이나, 그곳의 단골들의 목록은 길다. 몰리에르, 라신, 발자크, 볼테르, 로베스피에르, 나폴레옹…. 그리고 그곳에 다음과 같은 수줍은 이름도 있다. 쇼팽과 그의 연상의 애인 조르주 상드. 천박한 남편과 아이들을 버리고 파리에 와 남장을 하고 문인들과 어울리며 소설을 썼던 조르주 상드는 자유분방한 연애로도 유명했는데, 그녀의 가장 유명하면서도 애처로운 애인이 쇼팽이다. 그들은 1836년, 쇼팽이 스물여섯 살 때 만나 1847년, 그가 서른일곱 살 때 헤어진다. 그리고 2년 후 쇼팽은 세상을 뜨게 된다. 일생 동안 폐결핵을 앓았던 쇼팽은 조르주 상드의 모성적인 극진한 보살핌을 받다가 결국 병을 이겨내지 못한 것이다. 쇼팽을 만날 당시 서른둘이었던 상드는 자신에게는 없는 면모 때문에 쇼팽을 좋아했으나 결국 "그는 극도로 예민하고 섬세하며 어린아이다운 순진함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는 편협하기 짝이 없는 상투적인 틀 안에만 갇혀 있다"라고 인정하게 된다.


연약한 쇼팽,강인한 조르주 상드는 들라크르와의 눈을 통해 이렇게 재탄생했다.

화려함 속의 두 그늘, 고흐와 로트렉의 ‘물랭루즈’

로트렉의 눈에 비친 물랭루즈


물랭루즈로트렉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는 물랭루즈의 화가였다. 처음 파리에서 화가로 명성을 얻은 것이 바로 물랭루즈의 포스터 덕분이었는데, 파리 전역에 뿌려진 이 포스터를 수집가들이 떼어가려고 경쟁이 붙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유서 깊은 집안 귀족가문에서 태어났으나 유전병으로 기형적인 몸매가 된 그는 "다리만 길었어도 화가는 되지 않았다"고 자조했다고. 그러한 콤플렉스와 고통스러운 치료과정은 그를 술로 이끌었고, 결국 정신병원을 오가던 그는 알코올 중독과 발작으로 요절하고 만다. 그러한 로트렉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화가가 반 고흐였다. 당시 몽마르트르 언덕을 오르내리며 압생트에 취해 비틀거리던 고흐 역시 몽마르트르의 다양한 풍경들을 화폭에 담았다. 로트렉, 고갱 등과 함께 독자적인 인상파 모임을 만들고 싶어했던 고흐는 결국 실패하고 끝내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물랭루즈의 화려한 붉은 풍차 밑에는 이렇듯 캄캄한 시간들이 있었던 것이다.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열린 서재 ‘카페 드 플로르’

사르트르보부아르는 열린 사람들이었다. 서로를 구속하지 않으면서도 서로에게 굳건한 사람이 되기 위해 맺었던 그들의 ‘계약결혼’은 유명하다. 그들은 또한 정해진 작업실도 싫어했다. 카페를 전전하며 시끄럽고 번잡한 와중에 글쓰기를 좋아했던 그들은 특히 카페 드 플로르를 좋아했는데, 그곳을 좋아한 것은 이들뿐이 아니었다. 롤랑바르트, 앙드레 말로, 프레베르, 아폴리네에르 등등. 플로르의 주인인 폴 부발은 그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촌평한 바 있다. "사르트르는 우리 카페를 찾는 손님 중 최악의 손님이었습니다. 차 한잔을 앞에 두고서 몇 시간이고 죽치고 앉아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계속 쓰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는 메뉴판에 "나에게 있어 플로르에 이르는 길은 자유에 이르는 길이었다"라는 사르트르의 글을 적어두는 상술을 발휘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젊은 날 만나 50년 이상 이어졌던 그들의 계약결혼은 한 무덤에 나란히 묻힘으로써 아름다운 결말을 맺었다. 그리고, 그들이 앉았던 자리에는 또 다른 새로운 사람들이 와 차 한잔을 시켜놓고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쓰고 있다.




카페 드 플로르는 여전히 성업중

낯선 이국땅에서 만난 이방인, 이옥과 모리 아리마사의 ‘파리7대학’

이옥은 연세대학교에서 한국사를 전공했다. 전임강사로 있던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파리로 삶의 자리를 옮겼다. 그는 파리7대학의 한국학과 교수가 되었고, 프랑스에서 한국학을 창설하면서 한국학 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그가 죽을 때 그는 파리7대학의 명예교수였고, 국민명예훈장과 교육공로훈장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명예훈장의 수상자였다. 그는 파리지앵답게 몽파르나스 묘지에 뼈를 묻었다. 비석에 한글 두 글자 새기고. 그가 파리에서 만났던 모리 아리마사 또한 그와 닮았다. 도쿄대 불문과를 나와 동대학 조교수를 맡았던 그는 파리로 온 뒤 고향에 남아있던 교직을 버리고, 부인과 이혼하면서까지 파리에 남았다. 파리에서의 삶은 녹록하지 않았으나, 그는 아름다운 수필을 쓰며 견뎠다. 파이프 오르간 연주의 국제적 권위자이자 동양어학교 교수로. 그들이 만났던 파리는 그들 누구의 고향도 아니었지만 어느 누구의 고향이기는 했을 터. 결국은 그들의 고향이 되었을 터. 그토록 그들을 매혹케한 도시, 그 도시에 대한 애정만으로도 그들은 서로를 알아보았을 것이다.

알면 알수록 진국이다라는 말이있습니다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이 바로 그렇습니다

나폴레옹의 웅대한 꿈이 이 곳에서 보입니다

파리의 자랑

에펠탑에 비해서 모자라지않는 그곳

클럽과 파티의 섬으로 알려진 이비자가 지닌 진정한 아름다움과 향기는 따로 있다. 에머랄드 빛 바다, 하얀 모래, 느긋한 무드가 스며든 공기. < 엘르 > 파리 통신원 정선경이 재회한 이비자의 날들.

(위)

해변마다 즐비한 비치 라운지는 이비자 여행의 묘미.(아래)하얀 모래 위에 선베드들이 나란히 늘어선 '칼라 콘타' 해변.

자유를 외치며 세계의 휴양지를 종횡무진하던 친구가 비로소 싱글 라이프에 종지부를 찍은 5년 전, 그의 결혼식에 참석하고자 처음으로 이비자를 찾았다.제주도보다 약간 작은 크기, 스페인 동쪽 발렌시아에서 약 80km 떨어진 지중해의 섬. 짧지만 기대 이상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이후 다시 한 번 가고 싶다고 소망했었다. 그런데 마흔 살의 특별한 생일을 위해 남편이 몰래 준비한 선물이 바로 이비자 여행이라니!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하얀색 빌라에 짐을 푼 우리는 느지막히 일어나 수영장에서 햇볕을 즐기고, 오후에는 매일 새로운 해변을 방문했다. 유난히도 길었던 파리의 지난겨울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클러버들로 북적대는 '파티의 섬'이라는 이미지는 이비자가 갖고 있는 작은 부분일 뿐이다. 유럽의 여느 도시들처럼 고즈넉한 역사의 자취를 가지고 있고, 육지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작은 마을들과 이국적인 농경지를 찾을 수 있다. 관광객들이 모이는 잘 알려진 해변조차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느긋한 공기가 스며 있다. 무엇보다 이비자의 가장 큰 매력은 비치 라운지에서 즐기는 여유로운 시간이다. 스패니시 타임에 맞춰 늦은 점심을 하고 해수욕을 즐기거나, 쿨한 음악과 함께 시원한 맥주나 상그리아를 마시며 해가 뉘엿뉘엿 지는 해변을 감상하는 일과. 이비자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 중 하나인 '세스 살리네(Ses Salines)'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바들을 찾을 수 있다. 이비자에 있는 동안 방앗간처럼 들렀던 작은 슈퍼마켓에선 친절한 직원들이 지역 특산물 치즈와 햄, 도넛 등을 맛볼 수 있게 해줬다. 이비자는 분명 멋진 클럽 음악과 멋쟁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지만 그보다 천혜의 자연과 궁극의 휴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왼쪽)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있는 올드 타운.(오른쪽)로맨틱한 디너 장소로 안성맞춤인 레스토랑 '라 올리바'.

ibiza old town


이비자 시티의 중심에 있는 올드 타운은 유럽의 다른 도시 못지않게 오랜 역사의 자취를 느낄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16세기에 세워진 견고한 성곽 '달트 빌라(Dalt Vila)'가 둘러싼 곳. 구불거리는 돌 바닥 골목을 따라 하얀 외벽의 집들과 레스토랑, 작은 부티크들이 그림처럼 어우러져 있다.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은 언제 찾아도 로맨틱한 정취를 음미할 수 있다. 특히 해가 진 후 성곽에 불빛이 비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이비자의 명물 '파샤 클럽'도 근처에 있다.Club Pacha Club

이비자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 중 하나로 세계적인 DJ들이 찾는다. 입장료가 비싼 편이나 온라인으로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Pacha.com Food La Oliva

맛과 멋을 모두 갖춘 프로방스 스타일의 레스토랑.laolivaibiza.com

Hotel Hostal Parque 저렴하면서도 아늑한 호스텔. hostalparque.com

(오른쪽)

'조키 클럽'에서 맛본 상그리아.(왼쪽)신비한 분위기의 남부 해변 '칼라 드호트'.

san josep


이비자 올드 타운과 멀지 않는 거리, 이비자 남부에 자리한 산호세는 아름다운 해변이 가장 많은 지역. 그만큼 유명하고 트렌디한 라운지와 레스토랑들이 모여 있다. 매주 토요일에는 빈티지한 옷과 가구, 정원에서 직접 기른 꽃과 야채들을 만날 수 있는 벼룩시장(San Jordi Market)이 열린다. 산호세와 인접한 번화가 산 안토니오(San Antonio)는 클러버들과 술 취한 젊은이들로 항상 북적대는 곳. 아름다운 볼거리가 많은 이비자에서 굳이 갈 필요는 없다!Ses Salines

이비자에서 꼭 한 번 방문해야 할 곳. 길고 아름다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하다.Cala JondAL

근사한 라운지들이 자리한 해변. 많은 이들이 찾지만 비교적 조용하며 멋진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Cala d'Hort

바다에 솟아 있는 신비한 섬 '에스 베르다(Es Vedra)'가 보이는 해변. 특히 노을이 질 때 아름답다.

travel tips


-유럽 대부분의 대도시에서 직항으로 갈 수 있다. 저가항공 'Easyjet', 'Vueling', 'Ryanair' 등을 통해 미리 준비한다면 저렴한 가격(100유로 미만)으로 구입할 수 있다. 비행시간은 런던에서 2시간 30분, 파리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섬 내에서는 버스와 택시로도 이동 가능하지만 가장 편리한 방법은 역시 자동차 렌트. 이비자의 진정한 매력인 수많은 작은 만(Coves) 탐험을 적극 추천한다. 가격은 하루에 30유로 정도. doyouspain.com

(왼쪽)

관광객을 피해 한적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칼라 덴세라' 해변.(위)이비자 섬의 석양.(아래)프라이빗한 휴가를 위한 호텔 '캔 아모니타'.

santa eulalia & sant joan


60~70년대 히피족들의 인기 휴양지였던 이비자. 지금도 히피 정신을 이어가는 이들과 보헤미언 스타일의 패셔니스타들이 즐겨 찾는 북부에는 웰빙, 요가 등을 테마로 하는 작고 독특한 부티크 호텔과 레스토랑이 많다. 이곳 해변들은 남쪽보다 비교적 덜 알려져 있어 현지인이나 이비자를 잘 아는 관광객들만 찾는다. 건조한 들판에 오렌지 나무와 올리브 나무들이 서 있는 이국적인 풍경도 볼거리다.Aguas Blancas

절벽 아래에 있는 흑사장이 아름다운 해변. 수심이 얕아 마치 수영장 같다.Cala d'en Serra

낚시 오두막이 있는 작은 해변. 조용하고 바다가 잔잔해 스노클링 하기에 좋다.Cala Benirras

여러 가지 전설을 가지고 있으며 히피들의 풀문 파티가 열리는 장소로 유명하다.Cala Conta

절벽과 모래,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 개인적으로 이비자에서 가장 좋아하는 해변이다.Food La Paloma

정원에서 자란 야채와 직접 구운 빵을 제공하는 오가닉 레스토랑. palomaibiza.comHotel The Giri

요가, 필라테스, 스파 등을 즐길 수 있는 스타일리시한 호텔. thegiri.com Hotel CanAmonita

6개의 룸을 갖춘 전원풍의 호텔. ibizavillaamonita.com

청정한 자연 그대로의 감동을 만끽할 수 있는 프르멘테라 섬의 해변들.

formentera


이비자 남쪽, 페리를 타고 25분여 거리에 있는 섬 포르멘테라. 해변에서 건축이 금지된 덕에 아직도 자연에 가까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그야말로 '천국'이란 표현이 어울리는 곳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은밀하게 휴가를 즐기는 곳으로 알려졌지만 일반 여행자들을 위한 저렴한 호텔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비자까지 와서 포르멘테라를 놓치는 건 너무 아쉬운 일. 넉넉하게 하루 일정으로 둘러보길 권한다. 섬의 길이가 22km밖에 되지 않아 자전거나 스쿠터를 렌트해 이동하는 것도 재미있겠다.Illetes

포르멘테라 북쪽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 모래언덕을 뒤로한 긴 백사장이 아름답다.Cala Saona

작지만 아름다운 해변. 바다 건너로 이비자 섬을 감상할 수 있다.Hotel Gecko Beach club

젊은 감각의 소문난 부티크 호텔. geckobeachclub.comfood Juan y Andrea

눈부신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식사. juanyandrea.com

what's new in 2013


-CLUB La Bomba

기존에 있던 클럽을 개조해 새롭게 탄생한 핫 플레이스. TEL 0034 971 310219-Club Ushuaia Tower낮이든 밤이든 열정적인 풀사이드 파티가 열리는 럭셔리한 파티 하우스. Tel 0034 902 424252-Food Passion웰빙족을 위한 디톡스 레스토랑. passion-ibiza.com-Hotel Destino절벽 위에 자리한 럭셔리 호텔. 룸에서 바라 보는 풍경이 일품이다. destinoibiza.com-Hotel Urban Spaces쿨한 아트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부티크 호텔. urbanspacesibiza.com

흔히 착각한다
한번가봤다고 내가 그곳을 다 아는 것마냥

이 사진들을 보면 자기가
얼마나 자만했는지 알게될거다

프랑스 파리의 상징
개선문의 천의, 만의 모습을

"타인의 삶을 훔친 것보다… 백만장자의 면책특권이 더 문제야"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을 비행기에서 읽는 것. 한때 그것이 내게 비행기에서 시간을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던 때가 있었다. 적당한 길이, 적당한 위트, 적당한 무게감 때문이었는데 가령 인천공항에서 노통브의 책을 다섯 권쯤 싸 가지고 가서 히스로 공항에서 내릴 즈음 다섯 권 전부를 다 읽어 치우는 식이었다. ‘읽어 치운다’라는 표현은 작가에게 실례되는 말이지만 어쩐지 그녀의 책이라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녀는 1년에 책을 3.7권 쓴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쯤 되면 ‘쓴다’라는 동사보단 ‘써 제낀다’라는 말이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매년 12월이면 그녀는 자신이 그해에 쓴 4권이나 되는 책 중에 어떤 것을 출간할지를 고른다고 한다. 한 번 고른 책은 고치지 않고 그대로 출판사에 보낸다. 매해 가을, 보졸레 누보가 나올 즈음, 아멜리 노통브는 연례행사처럼 책을 내는 셈이다. 

후기 바로크 양식의 가장 호화로운 건물로 꼽히는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아멜리 노통브는 소설‘왕자의 특권’에서 베르사유를 현대의 파라다이스로 재해석했다 / 로이터·뉴시스

소설을 쓰는 일은 대단히 정신적인 동시에 노동집약적인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대단한 일인 것처럼 말하는 것에 나는 얼마간의 반감을 가지고 있다. 소설가 역시 수많은 직업 중 하나이며 문학적 레토릭을 사용해 자신의 고통을 특권화시키는 태도는 어쩐지 불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이 저의 70번째 책이에요. 이미 제 머릿속에는 78번째 소설이 자라고 있어요" 같은 아멜리 노통브의 말을 듣다 보면 열등감이 생긴다. 언젠가 '보그'에 실린 아멜리 노통브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 이 독특한 박력의 작가는 검은색 망토에 고딕 분장을 한 채 무표정하게 거울을 응시하고 있었다. 거울 속에는 똑같은 아멜리 노통브가 그녀를 노려보고 있고 말이다. 이쯤 되면 아멜리 노통브 '쌍둥이설'을 설파하던 동료 작가의 가설을 믿고 싶어진다.

'왕자의 특권' 역시 꽤나 황당한 얘기다. 주인공 밥티스트의 집에 어떤 낯선 남자가 찾아온다. 그리고 느닷없이 그 남자가 전화를 걸다 말고 이유 없이 자신의 거실에서 죽는다.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귀찮아진 남자는 죽은 남자의 신원을 알아보다가, 그가 베르사유에 살고 있는 '올라프 질더'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삶이 무료하고 외로웠던 밥티스트는 즉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나이와 체격을 가진 이 스웨덴 남자의 신원을 훔치기로 작정한다. 그렇게 그는 올라프가 타고 온 재규어를 몰고 죽은 남자가 사는 베르사유의 근사한 저택에 들어간다.

이제부터 밥티스트의 놀라운 삶이 펼쳐진다. 그는 죽은 올라프의 아내인 아름다운 지그리드와 함께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급 샴페인을 마시는 호화로운 삶을 이어간다. 올라프의 아내는 그가 남편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예의를 다해 그를 대접하는 것이다. 마치 최고급 샴페인과 초콜릿으로 매일 파티를 즐기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만찬을 훔쳐보는 듯한 풍경이다. 재밌는 건 이 소설의 배경이 '베르사유'라는 것이다. 베르사유가 어디인가. 태양왕 루이 14세의 '베르사유 궁'이 있는 파리 최고의 관광지 아닌가.

베르사유는 원래 루이 13세가 사냥을 위해 머물던 여름 별장으로 건축에는 적당치 않은 늪지대였다. 그러나 한 인간의 광기 어린 욕망이 질척거리는 늪지대에 화려한 궁전을 짓게 했다. 왕들의 광기는 사막 한가운데에 피라미드를 짓게 하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묘지인 타지마할을 짓게도 한다. 지금은 파리 외곽의 고급 주택가로 변모한 베르사유가 이 소설 속에선 최고급 샴페인인 '뵈브 클리코'와 '돔 페리뇽'이 젖과 꿀처럼 흐르는 대저택이 있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과거의 궁궐이 현대의 파라다이스로 재해석된 셈이다.

베르사유 궁전 정원 북쪽에 있는 트리아농 궁전 전경. / 블룸버그
이 소설은 다른 남자의 삶을 대신 살아가는 것에서 오는 스릴이 구석구석에 숨어 있다. 아멜리 노통브는 타인의 삶을 훔치고, 그의 아내와 결혼까지 하는 밥티스트를 단죄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그녀는 이 엉뚱한 부부가 사들인 값비싼 현대 미술품을 위해 이들에게 엄청난 돈을 꿔준 은행을 대신 조롱한다.

'르 푸엥'과의 인터뷰 기사 중 한 토막. 천하의 독설가인 외할머니가 그녀를 보자마자 했다는 말이 압권이었다. "아멜리, 너 정말 못생겼구나. 네가 똑똑하길 진심으로 바라마." 그런 외할머니를 둔 사람이 쓰는 소설이라면 아무리 괴상한 스토리라도 이해가 갈 법하다. 게다가 그녀는 컴퓨터가 아닌 볼펜으로 소설을 쓰고 있지 않은가.

"은행들은 어마어마한 빚을 진 고객에게도 백만장자 고객에 버금가는 집착을 보인다. 특히 빚이 크면 클수록 더 그렇다… 지그리드와 나는 지구상에서 제일가는 강대국들의 경제논리를 개인 차원에서 재현해 보이고 있었다. 우리는 왕자의 특권, 면책특권을 누리고 있었다."

소설의 맨 마지막 장에서야 그녀는 이 소설의 제목이 주는 의미를 유쾌하게 밝힌다. 아멜리 노통브의 말처럼 자기 자신이기를 그만두는 것보다 더 굉장한 휴가가 있을까? 소설은 정답이라기보다 가장 매혹적인 질문이 되어야 한다. 소설이 질문이길 포기할 때 그것은 완벽히 지루한 계몽서로 추락하고 만다. 당신은 누구의 삶을 훔치고 싶은가? 나로 말하면, 확실히 그렇다. 아멜리 노통브에게 '고맙다'라고 말하고 싶다. 소설을 읽는 순간만큼은 나 역시 완벽한 밥티스트가 되어 올라프의 삶을 살았으니까 말이다. 소설에서나마 현대판 마리 앙투아네트가 되는 것도 꽤나 즐거운 인생 아닌가.


●왕자의 특권: 공식적으로는 아멜리 노통브의 열일곱 번째 작품. 그러나 그녀는 이번 작품이 예순세 번째 소설이라고 밝히고 있다. 1992년 ‘살인자의 건강법’ 이후 아멜리 노통브는 가을 시즌이면 늘 신작을 발표하고 있다. 그녀는 새벽 4시에 일어나 4시간씩 집필하는 자신의 습관을 줄곧 유지하고 있으며, 여전히 그녀의 소설은 숱한 논란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 목록을 가득 채우고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왕자의 특권
국내도서
저자 : 아멜리 노통브(Amelie Nothomb) / 허지은역
출판 : 문학세계사 200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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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 요리의 원조는 어딜까. 곱창전골이나 순대국을 즐겨 찾는 대한민국 남정네들. 그걸 질문이라고 하느냐며 피식 웃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런 자신감은 금물이다. 우리보다 더 풍성한 곱창 요리를 발전시킨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프랑스 리옹 사람들이다.

리옹 특유의 음식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소박한 음식점 부숑(bouchon)에 가보면 그런 비웃음이 금방 경탄으로 바뀔 게 틀림없다. 음식을 먹기에 앞서 식전주(aperitif)를 시키면 주인장이 곧바로 작은 접시에 안주거리를 내오는데 그중 빠지지 않는 게 돼지곱창 튀김과 돼지 내장에 고기를 썰어 넣어 말린 소시송이다. 프랑수아 라블레가 쓴 풍자소설로 1532년 리옹에서 출간된 '가르강튀아'에는 소나 돼지의 내장으로 만든 다양한 요리가 언급돼 있어 리옹 곱창 요리의 역사가 상당히 오래됐음을 말해준다. 전채와 주요리를 시키기 위해 메뉴판을 들여다보면 3분의 2 이상이 돼지고기 요리고 그중 절반은 곱창을 응용한 요리다.

그러면 왜 이런 곱창 요리가 발달한 것일까. 여기에는 중요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리옹은 로마시대 갈리아의 수도로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로 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지리상 이점으로 오래 전부터 상업 거점도시로서 번영을 누렸다. 그 중심이 바로 리옹 서쪽 손강 좌안에 자리한 구시가지다(손강은 론강과 함께 리옹시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강으로 도시의 남단에서 론강과 합류한다).

실크산업과 교역이 도시의 주축이었던 만큼 귀족문화보다 서민문화가 발달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부숑은 바로 상인과 공장 노동자들이 즐겨 먹던 서민 음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예전의 부숑 주인들은 식사시간이 되면 간판에 말 먹이인 건초 묶음을 매달았다고 하는데 이것은 마차로 물건을 실어 나르던 상인들로 하여금 말에게 먹이를 주고 쉬어가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부숑은 돼지고기와 내장을 주축으로 한 리옹의 독특한 먹거리 문화의 산실이 됐다. 구시가의 '샤베르 에 피스' '레 리요네' 등 대표적인 부숑은 지금도 끼니 때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댄다. 이제 주 고객은 노동자에서 관광객으로 대체되긴 했지만 말이다. 세계 최고의 셰프로 손꼽히는 폴 보퀴즈가 이곳 출신이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구시가지는 리옹 문화의 요람이다. 오늘날까지도 르네상스 시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16세기에 세워진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세월의 무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관광객을 매혹한다. 역사적 기념물의 상당수가 이곳에 모여 있다. 12세기에 세워진 고딕 양식의 생장 대교구교회, 푸르비에르 언덕의 로마시대 원형 극장을 비롯, 실크산업을 주도했던 각종 건물이 옛 영화를 소리없이 들려준다. 1998년 유네스코가 리옹 구시가 전 지역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것도 이런 역사·문화적 중요성 때문이다.

그러나 리옹은 결코 달콤한 과거의 영화만을 읊조리는 도시는 아니다. 리옹은 끝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역동적인 도시다. 이 점은 도시의 구조에 잘 드러나 있다. 손강 서쪽에서 발아한 리옹의 문화적 씨앗은 근대와 현대로 이행하면서 도시의 영역을 동쪽으로 계속 확대해갔기 때문이다. 프랑스 제2의 도시라는 영예는 이런 '리요네(리옹사람)'의 도전정신의 산물인 셈이다.

리옹이 프랑스의 근대 문화 예술의 형성에 끼친 공로는 절대적이다. 리옹은 프랑스만의 독특한 인형극 '기뇰'의 탄생지로 유명하다. 19세기 초 리옹의 실크 공장은 사양길로 접어들어 노동자들은 일감을 찾기 어려웠다. 로랑 무르게라는 노동자도 그중 한 명이었다. 그는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인형극을 호구지책으로 삼았는데 평소 재치 있는 입담으로 주위를 웃겼던 그는 뜻밖에도 대흥행을 거둔다. 그는 기뇰이라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레퍼토리를 개발했는데 이때부터 사회 현실을 재치 있는 입담으로 풍자한 무르게의 인형극을 기뇰이라고 불렀다. 기뇰은 오늘날에도 공중파 텔레비전 정치풍자 프로그램에 등장할 정도로 인기다. 구시가의 가다뉴박물관 내에 자리한 국제인형박물관과 작은 기뇰박물관에 가면 기뇰 인형극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만날 수 있고, 기뇰극장인 '매종 드 기뇰'에서는 기뇰 인형극을 관람할 수 있다.

근대 영화가 탄생한 곳도 리옹이다. 1895년 사진사의 아들인 오귀스트와 루이 뤼미에르 형제는 오랜 실험을 거쳐 이곳에서 '뤼미에르 공장을 떠나며'라는 최초의 영화를 만들었고, 같은 해 12월28일 파리 '그랑카페'에서 33명의 친구를 초대해 처음으로 상영함으로써 근대영화의 서막을 열었다. 리옹 8구 프리미어 필름 거리의 뤼미에르 박물관에 가면 두 형제의 치열한 실험정신을 엿볼 수 있는 영사 기기들과 그들이 제작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리옹은 현대건축의 실험실로도 유명하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은 프레스킬 코메디광장의 유서 깊은 리옹 국립오페라극장을 세련된 현대건축으로 탈바꿈시켰다. 장식적인 건물의 몸체는 그대로 둔 채 삼각형이었던 지붕을 반원형으로 단순하게 처리, 모던한 아름다움이 흘러넘친다. 이 건물은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맞은편의 시청건물과도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려는 리옹인의 속내를 읽을 수 있다.

리옹 건축의 압권은 콘플루언스 지역의 오렌지 큐브(Orange Cube)다. 손강과 론강 사이에 반도처럼 길게 다리를 뻗은 프레스킬 지역 남단에 자리한 이 건물은 화려한 오렌지 빛 외관으로 행인을 매혹한다. 놀라움은 건물 가까이 갈수록 증폭된다. 건물 두 곳에 거대한 구멍이 파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물 전면 왼쪽에 깊게 파인 구멍은 시각적인 놀라움뿐만 아니라 건물 내부 깊숙한 곳까지 자연광이 도달, 환경 친화적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놀랍다.

이 밖에 리옹은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의 고향으로 유명하고 세계적인 비엔날레 중의 하나인 리옹비엔날레가 열리는 현대미술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리옹은 현재의 그릇 속에 과거를 담은 도시다. 이곳이 간직한 다양한 문화적 자산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어렵고 오직 리옹에서만 찾을 수 있다. 리옹시가 '온리 리옹(Only Lyon)'을 내세우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가 아닐까.



■ 여행팁


리옹의 주요 관광지는 손강 왼편의 구시가지(Vieux Lyon), 손강과 론강 사이의 프레스킬 지역에 몰려 있다. 동선만 잘 짜면 대부분 도보로 방문할 수 있다. 이틀 이상 머물 계획이라면 리옹 시티카드를 구입하는 게 좋다. 대부분의 미술관 박물관 극장 등을 무료 또는 할인한 가격에 입장할 수 있고 지하철이나 트램 전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하루 이용권은 21유로, 이틀짜리는 31유로다.

부숑은 구시가지에 몰려 있다. 리옹 관광사무소가 선정한 리옹의 대표적인 부숑 17곳 중 10곳이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요리에 대해 잘 모를 땐 오늘의 요리(plat du jour)나 업소의 정식메뉴를 선택하는 게 좋다. 오늘의 요리는 15유로 내외, 정식은 25유로 내외에 즐길 수 있고 와인 한 잔을 곁들여도 30유로 정도면 충분하다. 유명 부숑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입맛만 다시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명품 숍은 프레스킬의 자코뱅 광장과 벨쿠르 광장 사이에 몰려 있다. 에르메스, 구찌, 샤넬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치고 이곳에 매장을 열지 않은 곳이 없다. 매년 6월 말에는 대폭적인 세일 기간이므로 알뜰 구매 고객은 염두에 둘 만하다.

현대적인 숙박시설은 론강 동쪽의 파르듀 지구에 많다. 3성급 호텔의 숙박비가 파리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저렴하다.

리옹 인근에는 안시, 부르강 브레스 등 당일 코스로 방문할 수 있는 소도시들이 많다. 평창과 동계올림픽 개최권을 놓고 겨뤘던 안시는 아름다운 호수와 몽블랑의 만년설이 눈앞에 펼쳐진 프랑스의 베네치아다. 에밀의 작가 장 자크 루소가 살았던 곳으로 유명하다. 부르강 브레스는 프랑스 최고의 맛과 육질을 자랑하는 브레스 닭의 산지로 프랑스의 고급 레스토랑은 모두 이곳의 닭을 재료로 사용한다고 한다. 프랑스 리옹관광사무소 홈페이지(www.lyon-france.com)와 프랑스관광청 한국지사 홈페이지(kr.rendezvousenfrance.com)를 방문하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유럽의 작은 마을 여행

유럽의 매력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와 마을들이다. 이들 도시는 대부분 구(舊)시가와 신(新)시가로 이루어져 있다. 구시가는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서는 신시가와는 달리 수백년 전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덕분에 구시가는 풍부한 문화와 많은 이야깃거리를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조그만 마을이지만 수백년 전에는 왕국의 중심 도시였던 곳이 있는가 하면, 한 나라와 한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과 전통이 잉태된 곳도 있다. 유럽의 작은 마을을 여행하는 것은 과거에 꽃핀 역사와 문화, 예술에 관한 사연을 체험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프랑스 그라스(Grasse)

독일 작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는 냄새에 관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주인공이 끔찍한 방법으로 만든 향수로 세상을 굴복시켜려 한다는 기발한 상상력의 이야기이다. 프랑스 남부 코트 다 쥐르지방의 작은 마을 그라스가 바로 소설 '향수'의 무대다.

지중해가 바라보이는 높은 산 중턱에 있는 그라스는 세계 향수의 수도라고 불린다. 이곳에서 자라는 장미, 라벤더, 제비꽃 등에서 만들어지는 향수는 천연향의 표준이 되었다. 18세기 초부터 그라스의 조향사들은 그들만의 비법과 천연 재료의 특성을 조화시켜 독특한 향을 창조했다. 그라스를 찾은 여행자들은 플라고나르, 몰리나르 같은 유서 깊은 향수 회사에서 옛 향수 제조법과 명품 향수를 체험할 수 있다.

그라스는 여행자의 후각뿐만 아리라 시각도 즐겁게 해준다. 화사한 색채로 단장된 옛 건물들의 창에는 형형색색의 꽃 화분들이 걸려 있고 고풍스러운 광장 분수는 오후의 여유로움과 잘 어울린다. 좁은 골목길에서 불어오는 바람에도 이름 모를 향수의 깊은 향기가 담긴 듯하다.

●가는 길: 그라스가 있는 코트 다 쥐르지방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니스와  등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에서 파리로 가 프랑스 국내선 항공편 등을 이용해 칸이나 니스로 간 다음 그라스로 갈 수 있다. 시외버스로 칸에서는 30분, 니스에서는 1시간 정도 걸린다. 

프랑스 그라스의 옛 향수 공장.

◆독일 바하라흐 (Bacharach)

독일 사람들은 '알테(Alte)'라는 단어를 즐겨 쓴다. 알테란 '오래된(것)'이라는 뜻이지만 그것은 '그리움과 사랑'이란 의미로도 통한다. 오래된 것에 대한 독일인들의 사랑은 옛 도시와 마을들을 아끼고 가꾸는 모습에서도 잘 나타난다. 독일의 옛 마을 중 가장 아름다운 곳을 고르라면 주저 없이 라인 강변의 바하라흐를 꼽을 것이다.

바하라흐는 라인 강변에 자리한 마을로 수백년 전 목조 주택들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마을 가운데 있는 알테하우스는 지은 지 700년이 넘은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주택 중 하나다.

마을 뒤쪽 언덕 위에는 영주가 살던 슈탈렉성이 우뚝 서 있다. 라인강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으로 꼽히는 슈탈렉성은 지금은 유스호스텔로 사용되고 있다. 고풍스러운 중세 마을과 멋진 고성에서의 하룻밤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준다.

●가는 길: 라인 가도의 대표적 도시인 마인츠(Mainz)에서 열차로 50분 걸린다. 반대편인 코블렌츠로(koblenz)부터는 40분 걸린다. 라인강을 따라 운항하는 여객선을 이용해 갈 수도 있다.

◆스페인 론다(Ronda)

태양·정열·플라멩코·투우·눈부신 백색의 마을…. 우리가 생각하는 스페인의 정열적인 이미지들은 남쪽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안달루시아 최남단 지중해 연안에서 내륙 산악 지방으로 차를 몰아 해발 70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좁은 강에 의해 깊게 파인 협곡과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는 하얀색 집들이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어떤 건물은 절벽 수직면보다 허공 쪽으로 더 나오게 지어졌다. 어떻게 저런 곳에 마을이 들어섰는지 불가사의할 정도다.

론다는 전설적 투우사 프란시스코 로메로를 배출한 투우의 본고장이다. 미국의 헤밍웨이가 사랑한 마을로 그의 대표작인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영화로 촬영한 무대이기도 하다. 헤밍웨이는 론다를 가리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기에 가장 좋은 마을"이라고 했다. 높은 절벽 위의 마을은 세상과의 단절이라기보다는 낭만과 사랑을 지켜 주는 보금자리처럼 느껴진다.

●가는 길: 수도인 마드리드에서 야간열차를 타면 8시간 정도 걸린다. 안달루시아의 대표적 도시인 말라가, 알헤시라스, 세비야 등지에서는 버스와 기차로 2시간~2시간30분 걸린다.

스페인 론다 마을의 투우 장면.

◆그리스 이드라(Hydra)

그리스 섬이라고 하면 미코노스와 산토리니를 떠올리지만, 이드라 섬도 육지에서 가까워서 찾아가기 쉽고 이방인을 포근하게 맞아주는 인간미가 넘치는 섬으로 알려져있다.

이드라 섬은 하얀색 바위로 이루어진 가늘고 긴 섬이다. 배가 이드라 항구로 들어서면 섬 마을의 화사한 분위기가 이방인을 맞이한다. 가파른 언덕을 따라 촘촘히 들어선 흰색 주택들 사이사이로 분홍 파스텔조의 지붕이 어우러져 낭만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에는 오래전부터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이 찾아와서 예술가 마을을 이루었다.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난 명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 선박왕 오나시스와 그의 연인이었던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 시인 T.S. 엘리엇, 가수 레너드 코헨 등도 즐겨 찾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레너드 코헨의 독특한 노래 스타일이 섬의 이미지와 잘 맞는 것 같다.

●가는 길: 아테네 교외의 피레우스 항구에서 페리나 쾌속선을 타면 된다. 피레우스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30분, 페리로 2시간15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아테네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다.

그리스 이드라섬의 해안 풍경. 가파른 언덕을 따라 촘촘히 들어선 주택들 앞에 짙푸른 에게해가 펼쳐져 있다.

◆포르투갈 에스트레모스(Estremos)

유럽에는 오래된 고성(古城), 수도원, 귀족의 저택 등을 개조하여 호텔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포르투갈의 고성 호텔은 '포우자다'라고 하는데 국가 소유로 되어 있다. 포르투갈 동부의 고도 에스트레모스에 있는 산타 이사벨성은 포르투갈에서 가장 유명한 포우자다이다.

산타 이사벨성은 14세기에 포르투갈의 왕비였던 이사벨에서 이름을 따왔다. 성의 주인이었던 이사벨 왕비는 어느 날 성을 나와 남루한 집에 살면서 불쌍한 사람들을 도우며 청빈하게 생활했다. 그녀는 사후 교황청으로부터 성인 '산타 이사벨'로 추앙되었다. 에스트레모스는 나즈막한 언덕 위에 자리한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로 전통 기법으로 만드는 도자기가 유명하다.

산타 이자벨 포우자다는 성 입구에서부터 로비, 복도, 방에 이르기까지 중세의 중후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타임머신을 타고 수백년 전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단순하게 꾸며져 있는 침대에는 사자와 왕관을 형상화한 포르투갈 왕실 문양이 장식되어 있었다. 아름다운 중세 마을의 왕성에서 지내는 하룻밤은 사치가 아니라 자유로운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다.

●가는 길: 포르투갈 수도인 리스본에서 버스를 타고 약 3시간 걸린다. 스페인 국경에서 가깝기 때문에 스페인의 국경도시 바다호스를 경유해 갈 수도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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