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는 흔히 남자들이 환락과 유흥을 즐기는 카지노와 술집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모르는 말씀이다. 2011년의 라스베이거스는 여성, 특히 20~30대의 '골드 미스'들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선수'다. 작업 방법은 이렇다.

첫째, 그녀의 현실 감각을 몽롱하게 만든다. 메인 도로 양옆으로 에펠탑,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고대 로마, 피라미드, 할리우드, 중세시대 성까지 '얘기되는' 관광 명소들을 오밀조밀 재현해놓고 "여기는 가상현실이야"라고 끊임없이 속삭인다. 베니스 운하가 흐르고 곤돌라가 떠다니는 베네시안 호텔 안의 그녀, 급기야 '이탈리아로 여행 왔던가?' 헷갈린다.

둘째, 그녀의 오감(五感)을 두루 만족시킨다. 거리 곳곳 '오늘의 쇼'를 알리는 간판이 손짓하고, 쇼핑몰은 눈 닿는 곳마다 있다. 그녀의 혀끝을 유혹하는 음식들은 또 어떤가. 그녀, 라스베이거스의 구애에 "예스(Yes)"를 외치는 순간 깨닫는다. 때론 여심(女心)을 매혹하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도시라는 사실을.

1 라스베이거스의 중심 지역인 스트립(Strip) 대로의 야경. 이 도시에서 반짝이지 않는 것 은 밤하늘뿐이다. 2 최고급 명품 브랜드만 입점한 쇼핑센터‘크 리스탈즈’에서는 설치미술작품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3 미슐랭 별 3개를 받은 프렌치 레스토랑‘조 엘 로부숑'의 디저트. 4 '가짜' 엘비스 프레슬리 수십명이 등장하는 '비바 엘비스'쇼. 여자 댄서들은 객석 사이를 휘저으며 관람객의 흥을 돋운다. /라스베이거스관광청 제공

◆그녀의 볼거리

눈과 귀가 즐거운 도시가 바로 라스베이거스. 거리 간판마다 데이비드 카퍼필드, 브리트니 스피어스, 셀린 디옹, 제이 리노 같은 스타들의 '강림'을 예고하고, 상상초월·중력거부·두뇌자극 등의 문구가 제격인 '태양의 서커스'가 모두 7개의 쇼를 펼친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일생을 서커스로 그린 '비바 엘비스' 쇼는 관객의 엉덩이를 들썩이지 못하면 환불하겠다고 작정한 듯 내내 흥겹다. 뮤지컬 '팬텀'은 파이프 오르간의 묵직한 소리가 귓전을 때리며 비극적 사랑을 가슴속에 망치질한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비틀스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서커스쇼로 만들어져 영생(永生)을 얻었듯, 마이클 잭슨도 내년쯤 서커스 쇼 '임모털(Immortal)'을 통해 부활한다. 라스베이거스관광청의 제넬 잭스(29)씨는 "여기는 쇼마다 전용극장이 있기 때문에 같은 쇼라도 뉴욕 브로드웨이보다 무대가 훨씬 낫다"고 자랑한다.

브래드 피트 같은 스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밀랍인형 박물관 '마담 투소'는 유명 인사들과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이 사막 위의 '인공 도시'에는 뜻밖에도 자연이 숨 쉰다. 미라지 호텔의 미니 동물원 '시크릿 가든'에는 돌고래·백호랑이·백사자가 어울려 산다. 1m 거리에서 백호(白虎)와 눈맞추는 경험은 어떤 남자와의 눈맞춤보다도 짜릿하다. 벨라지오 호텔의 식물원은 꽃과 식물로 만든 화려한 조형물이 볼거리다.

◆그녀의 밤

호텔 방에만 있기엔 라스베이거스의 밤이 아깝지 않나. 어둠이 깔리면 거리엔 '레이디즈, 애니 클럽(ladies, any club)?' 전단지 돌리는 나이트클럽 호객꾼과 가슴부터 엉덩이까지 최단 길이 원피스로 가린 젊은 여성들이 쏟아져 나온다. 검은색 정장차림의 목 굵은 경비원들의 '심사'를 거치면 클럽 입장. 족히 100㎏은 넘어 보이는 금발 아가씨가 연방 흘러내리는 원피스를 추켜올리며 몸을 흔들고, "너는 몇 살이니? 22살?"이란 꿈같은 말도 들린다.

패리스 호텔의 '샤토(Chateau)'는 야외무대에서 도시 야경을 보며 춤출 수 있는 곳. 아리아 호텔의 '헤이즈(Haze)'에서는 흰 모자를 눌러쓴 마이클 조던에게 카메라를 향하자 클럽 경비원이 금세 제지를 해온다. MGM 그랜드 호텔의 스테이시 해밀턴(35)씨는 "호텔마다 자체 보안팀을 운영하고, 요주의 인물들의 블랙 리스트를 호텔끼리 공유한다"며 "라스베이거스는 여성들이 즐기기에 안전한 도시"라고 했다.

◆그녀의 쇼핑

'돈 쓰면서 돈을 번다'는 즐거운 착각을 도처에서 할 수 있다. 먼저 팔라조 호텔 맞은편에 있는 쇼핑몰 '패션쇼'로 가보자. 메이시즈, 니먼 마커스 같은 백화점 7곳과 중저가 패션 브랜드 포에버21 등 250여개 상점들이 들어선 초대형 쇼핑천국이다. 할인 기간이라면 국내 백화점 구두 한 켤레 값으로 '이름 있는' 구두 3켤레 정도를 족히 건질 수 있다. 시저스 팰리스 호텔 안에 있는 '포럼숍'은 로마 시내를 산책하는 기분으로 160여개 브랜드를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다. 3000달러짜리 신상 명품백을 계속 들었다 놨다하자 여점원이 "하나 남은 건데 오늘밤까지 킵(keep)해 드리죠"라며 고뇌에 빠트린다.

도심에서 택시로 15분 거리의 '프리미엄 아웃렛'도 필수 코스. 랄프 로렌, 코치, 갭 등의 브랜드가 30% 이상 할인된다. 아웃렛 사무실에서 나눠주는 쿠폰북을 챙겨 추가 할인도 잊지 말자. '크리스탈즈'는 티파니·에르메스 등 최고급 브랜드만 입점한 국내 모 명품관 같은 곳. 만약 좋은 물건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다면 '로스'나 '노스트롬 랙' 같은 쇼핑몰도 도전해볼 만하다. 산더미처럼 쌓인 재고 상품을 뒤지다 보면 헐값에 '노다지'를 캘 수도 있다.

◆그녀의 음식

두 사람이 10달러면 배불리 먹는 중국 음식점 '팬더 익스프레스(Panda Express)'부터 미슐랭 별 3개를 받은 프렌치 레스토랑 '조엘 로부숑'(1인당 200달러선)까지 입맛대로, 주머니 사정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 동부 메인주에서 꿈틀꿈틀 살아있는 채로 공수한 바닷가재, 태평양 굴과 대서양 굴, 스페인의 해물 요리 파예야, 뉴욕산 생맥주 등 메뉴마저 화려하다. 벨라지오 호텔의 '옐로테일'은 한국계 셰프 아키라 백의 총지휘 하에 일식과 서양식의 만남을 맛볼 수 있는 곳. 화이트 초콜릿과 미소 된장국을 섞은 수프에 꼬마 야채들이 앙증맞게 올라앉은 식이다. 석양 무렵 발코니에 앉으면 음악에 맞춰 너울대는 호텔 앞 분수대 물줄기의 군무(群舞)는 덤이다. 팔라조 호텔의 '모렐스'는 느지막한 브런치를 즐기기 좋다. 10~20달러 선. 임페리얼 팰리스, 플래닛 할리우드, 리오 등 7군데 호텔 뷔페를 하루종일 이용할 수 있는 뷔페 패스가 44달러다.

◆그녀의 자연

이 '인공의 도시'에서 승용차로 3시간 달리면 모하비 사막이 끝없이 펼쳐진다. 사람이 하늘 위로 손 뻗은 듯한 형상의 조슈아 나무와 쓰러진 고목(枯木)들로 초현실적인 괴괴한 분위기를 풍긴다. 관광 가이드 빌 케브나(55)씨는 "모하비 사막의 야경에는 두 종류가 있다"며 "보름달이 뜨면 은은하게 아름답고, 그믐달이 뜨면 수백만개 별들이 찬란하게 반짝인다"고 했다.

그랜드 캐니언의 장엄함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방법은 헬기 투어. 5인승용 헬기를 타고 깊이 1.2㎞의 협곡 사이를 가로지르면 마치 신(神)의 눈을 빌린 듯한 기분마저 든다. 협곡 상공 위에 얹어진 투명 유리 다리를 걷는 '스카이워크'도 다리 떨리는 경험. 다리 한가운데서 청혼을 해온다? 쉽사리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행·수·첩

●환율
: 1달러=약 1090원

●항공: 대한항공에서 주3회(월·수·금) 라스베이거스행 직항을 운항한다. 라스베이거스 공항에서 시내까지 택시(15분, 20달러 내외)를 이용하면 된다.

●교통: 호텔과 호텔을 잇는 무료 모노레일과 셔틀버스가 있다.

●여행팁: 건조한 사막 기후라 피부는 금세 푸석해지고 목은 칼칼해진다. 선크림과 보습크림, 생수는 꼭 챙길 것. 팁은 20% 수준으로 미국 다른 곳보다 높은 편. 신분증(여권)은 항상 지참하는 게 좋다. 신용카드로 계산할 때나 술집에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은 곧 바다다. 바다에서 즐길만한 놀이를 한두 가지 해보는 건 빼놓기 아까운 일이다. 자유여행이라면 반나절 돌핀 크루즈 투어 프로그램을 개별 예약하면 된다. 편하면서도 남국 여행의 멋진 추억을 남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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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돌핀크루즈 - 크루즈 ABC

괌에서 즐기는 바다 액티비티 중 하나가 돌핀 크루즈다. 가볍게 근해로 배 타고 나가 수영하고 간식 먹고 오는 시간. 하나투어 등 대형업체도 있고 네이버 카페 등을 운영하면서 예약받는 현지 여행사도 있다. 1인 약 $50 내외로 오전 9시, 오후 2시 두 타임 중 선택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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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시간 이용을 위해 오전 타임 크루즈를 했다. 중개 업체가 제각각이어도 괌 돌핀 크루즈 프로그램 내용은 유사하다. 어느 프로그램이든 바다 항해(운 좋으면 돌고래 만남) + 수영 or 낚시 + 회 및 맥주, 주스로 구성되며 약 2시간 소요된다. 호텔 출발부터 도착까지는 총 4 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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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돌핀 크루즈 준비물로는 수영복 또는 래시가드, 아쿠아슈즈, 수건, 멀미약 등이 있다. 수영 안 하면 수영복 안 입어도 된다. 카메라와 가방은 젖을 수 있으므로 큰 비닐봉지에 넣으면 좋다. 돌핀 크루즈 배에 간이 샤워기, 구명조끼, 고글, 맥주, 먹거리가 있으며 이는 투어 가격에 포함되어 있다. 

보통 괌 돌핀 크루즈 예약 시 호텔로 직접 픽업 오며 예약자 이름과 인원 확인하고 버스에 태워 돌핀 크루즈 선착장으로 향한다. 픽업 & 이동은 첫 호텔 픽업부터 괌 호텔을 두루두루 다 들르면서 지나기에 약 1시간 정도 걸렸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탑승하여 선착장으로 가도록 하자.

괌 돌핀크루즈 - 출항

괌 바다는 그야말로 괌의 전부다. 에메랄드빛으로 출렁이는 남국의 바다는 평화로운 기운을 온 마음 가득 채워준다. 돌핀크루즈를 하기로 한 날 눈부신 날씨에 고마움 느끼며 괌 중부 아가나 선착장에서 크루즈에 올랐다. 드디어 괌 바다 심장을 향해 출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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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선체를 가진 크루즈가 부릉거리며 바다 위를 달리기 시작한다. 아가나에 자리한 공장과 해안가 접안 시설이 순식간에 뒤로 밀려간다. 해안가 맹그로브 숲도 지난다. 해변 토양 유실을 막고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기특한 나무들이 초록빛으로 손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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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 얕은 옥빛 바다를 지나고 깊은 바다로 나아간다. 푸름은 한층 짙어지고 파도는 거세다. 돌고래들은 숨었다. 파도가 거세거나 태풍 바로 뒤에는 돌고래들 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흰 물거품이 일어나는 크루즈 선미에서 조금은 아쉬운 마음을 다독인다. 

다시 고개를 드니 사면이 푸르디푸른 바다다. 기분 좋은 선선한 바닷바람이 뺨을 스치고 투명한 햇살이 바다 위로 떨어진다. 돌고래와 수영이 아니더라도 그저 이렇게 바다 를 누비는 일, 태양은 가득히-라는 순간을 맛보는 것만 해도 돌핀크루즈는 잘했다 싶다. 

괌 돌핀크루즈 - 수영, 바다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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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빛 바다를 스쳐지나 바다 가운데 또 하나의 조용한 해변가에 다가간다. 바닷물이 온순하게 일렁인다. 멈춘다. 줄을 내린다. 착착착, 크루가 수중용 고글과 구명조끼를 나누어준다. 입고 바닷물에 들어간다. 온화한 온도의 남국 바닷물 속으로 유영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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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찬탄을 부르는 바닷속 세계. 청아한 물빛 속에 흩뿌리는 먹이 따라 몰려든 열대어들이 다리 사이를 누빈다. 이 남국의 수영, 즐겁다. 수영을 못하더라도 구명조끼를 입고 크루즈 난간을 잡고 바다 품으로 조금 들어가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롭다. 금세 물고기떼가 가득,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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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낚싯대를 쥐여 준다. 수영 대신 열대어 낚기도 해볼 만하다. 선원들이 어렵지 않게 옆에서 도와주므로 바다낚시 초보자라고 해도 한 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일단 바닷속이 정말 물 반 고기 반이다. 이 모든 액티비티가 아니라도- 잠시 멈춰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 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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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다 액티비티로 채워진 돌핀크루즈의 장점은 다른 무엇보다 괌 바다를 온몸으로 즐긴다는 점이다. 픽업 & 드롭 포함하여 바다 항해, 수영을 체험하는데 반나절 내외의 부담 없는 스케줄이라 약한 체력에도 크게 무리가 따르지 않아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괌 돌핀크루즈 - 간식 & 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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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괌 바다의 매력을 맛보고 난 다음, 허기짐을 채워줄 간식 타임이다. 아무렴 파르라한 바다를 바라보며 더운 날씨에 마시는 맥주만 한 것이 또 있을까. 이런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아이스박스에서 무제한 맥주 & 주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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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하게 회와 초장도 마련되어 있다. 우리네 회의 쫄깃하고 탄탄한 식감이 아닌 너그러운 날씨에서 자란 생선- 조금은 흐멀한 식감의 육질을 가진 회다. 그래도 익숙한 초장과 함께라면 맛있게 안주 삼아 맛을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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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몇몇에 맥주 두어 캔 시원하게 비우고 나자 줄을 끌어올리는 크루. 배는 다시 시동을 걸로 원점으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깊은 바다를 지나 돌아가는 정오 햇살이 눈부시다. 미국 군사기지인 섬답게 군함이 지나가고 남국 휴양지답게 요트도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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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 다다를수록 물빛은 순차적으로 바뀐다. 깊은 바다 군청색, 맹그로브 숲의 청록색, 그리고 얕은 바다 옥색으로 변한다. 그 사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나른하고 기분 좋은 피곤함이 부드럽게 밀려든다. 떠나기 전 항구 모습을 눈에 담는다. 유쾌한 기억이 된다.

Travel Info. 괌 돌핀크루즈 정보                                                                       
- 괌 돌핀크루즈 가격 : 1인 약 $50 내외(여행사, 현지 업체 및 옵션 따라 업체별 상이)
- 괌 돌핀크루즈 준비물 : 수영복 또는 래시가드, 아쿠아슈즈, 수건 등, 크루즈 종료 후 크루 팁 1~2$ 내외 

영화·미술 위주로 LA 여행하기

미국 캘리포니아의 환상적인 날씨와 아름다운 해변을 만끽할 수 있는 베니스 비치. 스케이트 보더들의 '성지(聖地)'로 LA에서 손꼽히는 랜드마크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환상적인 날씨와 아름다운 해변을 만끽할 수 있는 베니스 비치. 스케이트 보더들의 '성지(聖地)'로 LA에서 손꼽히는 랜드마크다. / 임성훈 여행작가
누구는 '꿈의 도시', 누구는 '환상의 도시'라 한다. 뉴욕에 이어 미국에서 둘째로 크고 서부를 대표하는 로스앤젤레스(LA)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LA 여행은 꿈과 환상을 현실로 경험하는 것이다.

막상 LA를 여행하기란 쉽지 않다. 이 도시는 거대하다. 해변 길이만 120㎞에 이른다. 이름난 랜드마크가 무수히 많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영화'와 '미술'에 주파수를 맞추는 건 어떨까. LA에 대한 꿈과 환상은 대체로 할리우드 영화에서 시작됐고 미술로 확장되었으니까.

'라라랜드(La La Land)' 주인공처럼

'라라랜드'(2016)를 보았다면 LA의 낭만적 풍경을 기억할 것이다. 이 영화는 LA 여행을 위한 최고의 가이드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속 랜드마크만 따라가도 LA 여행은 절반의 성공이다.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는 '라라랜드'에서 가장 돋보이는 장소다. 할리우드산 위에 세운 천문대는 시내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LA 최고 전망 포인트. 해 질 무렵 가장 아름답다. 운이 좋으면 영화 속에서 본 핑크빛 하늘을 눈에 담을 수도 있다. 반짝거리는 야경을 바라보며 영화 속 미아(에마 스톤)나 서배스천(라이언 고슬링)처럼 낭만을 즐겨본다. 그리피스 천문대에선 또 다른 영화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이유 없는 반항'(1958)을 촬영한 기념으로 세워놓은 주연 배우 제임스 딘의 흉상이다. '이유 없는 반항'은 '라라랜드'의 남녀 주인공이 함께 본 영화라는 점도 흥미롭다.

영화 '라라랜드' 촬영지이자 LA의 야경 명소인 그리피스 천문대.
영화 '라라랜드' 촬영지이자 LA의 야경 명소인 그리피스 천문대. / Griffith Observatory
세계에서 가장 짧은 철도로 유명한 '에인절스플라이트'.
세계에서 가장 짧은 철도로 유명한 '에인절스플라이트'. / 임성훈 여행작가
그들이 데이트를 즐긴 에인절스플라이트(Angels Flight)는 세상에서 가장 짧은 철도로 유명하다. LA 다운타운의 벙커힐에서 힐스트리트까지 90m 급경사를 오르내린다. 고전적 열차를 타고 100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 편도 1달러면 충분하다.

에인절스플라이트 건너편엔 그랜드센트럴마켓(Grand Central Market)이 있다. 미아와 서배스천이 데이트를 했던 엘살바도르 식당엔 '라라랜드' 포스터가 붙어 있다. 현지인들로 북적이는 시장에서 그들처럼 한 끼 식사를 즐겨보자. 에그슬럿은 이 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맛집. 달걀과 폭신한 브리오슈 번으로 만든 샌드위치가 부드럽고 담백하다.

할리우드 영화 속으로 풍덩

LA에 왔다면 세계 영화 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를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지사. 할리우드 거리(Hollywood Blvd.)를 찾는 이유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돌비 시어터와 스타들의 핸드프린팅을 볼 수 있는 TCL 차이니스 시어터 , 5㎞에 이르는 워크오브페임…. 하지만 진부한 관광지가 되어버린 풍경에 실망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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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 브러더스 스튜디오. 투어를 신청하면 영화나 TV프로그램을 촬영하는 세트장을 가이드와 함께 둘러볼 수 있다./임성훈 여행작가

진짜 할리우드를 느끼고 싶다면 미국 대표 영화사인 '워너 브러더스' '파라마운트 픽처스' '소니 픽처스' 등에서 운영하는 스튜디오 투어를 추천한다. 워너 브러더스 스튜디오에선 투어 가이드와 함께 영화, TV 프로그램을 촬영한 세트장을 둘러볼 수 있다. 영화 '주라기 공원' '라라랜드' '위대한 쇼맨' 등과 TV 시트콤 '프렌즈' '빅뱅 이론'까지 화면 속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영화 '배트맨' '원더우먼' '스타 이즈 본' 같은 영화에서 배우들이 실제로 입은 의상이나 소품을 전시한 공간도 만날 수 있다. 실제 촬영 중인 세트장이나 제작이 한창인 소품실을 지날 땐 할리우드에 와 있다는 실감이 절로 난다. 영화 속 음향, 특수 효과 등 최신 영화 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좋아하는 작품이 따로 있다면 그 영화를 제작한 영화사의 스튜디오 투어에 참여하는 게 효과적이다. 투어 시간과 가격은 영화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예약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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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카운티미술관을 상징하는 작품이자 LA의 아이콘이 된 크리스 버든의 '어번 라이트'. / LACMA

LA는 미술의 도시

LA 여행에는 미술관이 빠질 수 없다. 2008년 LA카운티미술관(LACMA) 야외에 설치된 크리스 버든의 '어번 라이트'는 LA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된 지 오래다. 1920~30년대에 제작돼 LA 거리를 비춘 가로등 202개를 격자판 형태로 정렬해 만든 작품이다.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가 진 뒤 가로등에 불이 켜지면 더 낭만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LA카운티미술관은 고대에서 현대, 북아메리카와 유럽, 아시아, 중동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소장한 미국 서부 최대 규모 미술관이다. 우리 유물도 볼 수 있다. LA카운티미술관의 한국관은 해외에서 가장 큰 규모. 올 6월엔 '서예'를 주제로 한국 특별전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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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 제프 쿤스 등 쟁쟁한 현대 미술가의 작품들이 전시된 더브로드./임성훈 여행작가

더브로드(The Broad)는 LA에서 가장 젊고 인기 있는 미술관이다. 앤디 워홀, 리히텐슈타인, 제프 쿤스, 장 미셸 바스키아, 구사마 야요이 등 쟁쟁한 현대 미술가의 작품 2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흰색 벌집 모양의 직사각형 건물이 독특한데 미국 억만장자 엘리 브로드가 건물을 짓고 자신의 아트 컬렉션을 기증해 만들었다. 더브로드는 입장료가 없다. 다만 홈페이지에서 예약이 필수다. 가장 인기 있는 곳은 1층에 전시 중인 구사마 야요이의 '무한 거울의 방'. LED 라이트와 거울을 이용해 빛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로 한 그룹당 단 45초만 관람이 가능하다. 더브로드 건너편엔 현대미술관(MOCA)이 있다. 아마추어부터 잭슨 폴록, 몬드리안, 앤디 워홀 등 세계적 작가들의 작품까지 미국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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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재벌 존 폴 게티의 방대한 소장품을 만날 수 있는 게티센터. 대리석으로 만든 건물은 세계적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했다./강정미 기자

게티센터(The Getty Center)는 미국 석유 재벌 존 폴 게티가 45만㎡의 광대한 부지에 14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완성한 개인 미술관이다. 트램을 타고 언덕을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하얀 대리석 건물은 파르테논 신전을 연상케 한다. 프리츠커상을 받은 세계적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가 설계했다. 존 폴 게티의 소장품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며 고흐의 '아이리스'를 비롯해 렘브란트와 세잔, 마네, 자코메티 등 세계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관람은 무료다. 미술관 못지않게 아름다운 정원이 있어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한국어 안내서와 오디오 가이드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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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넘치는 그라피티로 가득한 '아트 디스트릭트'의 거리. / 임성훈 여행작가
거리의 미술관도

이 도시를 걷다 보면 세상을 화폭 삼은 거리의 그라피티(graffiti)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아트 디스트릭트(Arts District)는 화려한 그라피티로 가득하다.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넘친다. 지금은 갤러리와 트렌디한 카페, 레스토랑까지 들어서며 LA의 명소가 됐지만 한때는 다운타운의 골칫거리였다. 철도, 제조업 시설이 밀집한 지역에 하나둘 빈 건물이 늘어나면서 빈민가처럼 되었던 것. 예술가들이 빈 건물에 입주해 활동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아트 디스트릭트는 어느새 지역 예술가들의 갤러리와 세계적 그라피티 작품이 모이는 '거리의 미술관'이 됐다.

여행 정보

직항을 이용하면 인천~LA가 11시간, LA~인천은 13시간 20분 걸린다. 시차는 16시간. LA 여행을 위한 정보는 LA관광청 홈페이지(kr.discoverlosangeles.com)를 참고하면 편리하다. '할 수 있는 것' '명소와 투어' '미술과 문화' '아웃도어와 웰빙' '쇼핑' '먹거리와 음료' '숙박' 등 여행에 유용한 분야별 정보와 최신 이벤트를 안내한다.

입장권 정보

LA의 주요 명소를 무료 또는 할인 가격에 이용 가능한 '로스앤젤레스 고' (Los Angeles Go) 카드를 이용해볼 것. 카드 한 장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워너 브러더스 스튜디오 투어, 마담 투소, 식스 플래그스, 노츠베리 팜 등 30여 어트랙션이 모여 있다. 1일권부터 7일권까지 일정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30/20190330005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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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루아코나에 있는 알리 드라이브 해변의 전망. 마르코 가르시아 ⓒ 2018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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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빅 아일랜드 코나국제공항에 도착한 여행자들은 불과 검은 바위로 덮혀 있는 땅을 밟으며 비로소 대자연의 위력을 실감한다. 하지만 킬라우에아 화산 분화와 허리케인이 할퀴고 간 상처를 딛고 하와이 화산국립공원이 다시 문을 열었고 비교적 타격을 덜 받은 카일루아-코나(Kailua-Kona)도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렌트카를 몰면서 하와이 특유의 매력과 해변, 야생동물, 신선한 요리, 화려한 석양을 만나보자. 

방문 첫날인 금요일 오후. 우선 바닷속으로 들어가자. 시내에서 가까운 카할루우 해변공원에 빅 아일랜드 최고 스노클링 스폿이 있다. 해변은 도로와 주택이 보이는 자갈투성이로 볼품 없지만 고글을 쓰고 바닷속으로 들어가면 화려한 열대어들 천지다. 저녁은 알리 드라이브 거리의 산뜻한 2층 발코니에 있는 '포스터의 부엌'을 추천한다. 프라이드 포크촙과 같은 산지 직송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노릇노릇 익힌 마우이 양파와 코나 커피, 햄 즙으로 만든 고기 국물도 나온다(24달러). 바다 너머 해 지는 풍경을 만끽하려면 난간 옆자리를 예약하는 것이 좋다. 식사 후 카일루아-코나 오네오 만을 향해 있는 바에서 부서지는 파도, 티키 횃불을 느껴보자. 전통적 훌라 쇼 대신 '호텔 캘리포니아'를 부르는 가수 공연을 즐길 수 있다. 

둘째날 토요일 오전. 작은 식당 '808 그라인즈'에서 아침 식사를. 햄버거, 계란, 그레이비 소스를 얹은 밥으로 구성된 모코스(Mocos)를 맛볼 수 있다. 하와이 전통 요리법으로 요리한 잘게 썬 돼지고기부터 이곳 사람들이 즐겨먹는 스팸까지 한층 업그레이드된 맛으로 즐길 수 있다(8달러). 

둘째날 오전에는 카일루아 피어 시내를 거닐며 하와이 역사를 살펴보는 것도 좋다. 1810년 하와이를 통일한 카메하메하 1세 초가지붕 사원 모형이 뉴잉글랜드 선교사들이 상륙한 하와이 플리머스 바위와 아슬아슬하게 맞닿아 있다. 길 건너편 1838년 홀리헤에 궁전(입장료 10달러)은 쇠퇴하는 섬의 왕족들을 수용했던 곳. 내부는 토종 코아아카시아 나무로 만든 장식장과 테이블로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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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루아 코나의 오래된 포케집, 우메케스에서 맛볼 수 있는 아히 포케.

점심은 하와이 대표 요리인 '포케' 전문점 '우메케스'에서. 카운터에서 다양한 참치와 데리야키 소스, 매운 마요네즈 등으로 버무린 연어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된다. 후리카게(김과 참깨)를 얹은 밥과 포케는 하와이산 고사리로 만든 신선한 호이오 샐러드와 잘 어울린다(세트메뉴 14달러). 시내에서 몇 블록 떨어진 '오리지널 코나 펍과 브루어리'에 가면 하와이에서만 파는 훌라 헤페바이젠, 블랙 샌드 포터 등과 같은 맥주를 맛볼 수 있다. 2017년 10월 새로 등장한 올라 브루는 수제맥주와 독특한 사과주를 판매한다. 

오후에는 전 세계 커피 애호가들이 열광하는 코나 커피 투어가 어떨지. 후알라이 화산 비탈 커피 벨트에 수백 개 농장이 들어서 있는데, 45분 투어(10달러)에 참가하면 커피 재배, 로스팅, 맛 감별 등 깊이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좁은 산간 고속도로 위, 홀루알로아 빌리지 인근에 로컬 크래프트를 위해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24명의 아티스트가 활동하고 있는 글리프 아트 갤러리다. 하와이 박인 '이푸'를 추상적 무늬부터 물고기와 꽃 모양까지 다양한 디자인으로 조각하고 염색해 고대 하와이 미술을 재현하고 있다. 

저녁은 홀루알로아 중심에 있는 야외 레스토랑 '홀루아코아 가든'으로 가보자. 현지 농장에서 만든 재료들과 홈메이드 파스타 맛이 기가 막히다. 우뚝 솟은 멍키포드 나무 아래에서 12시간 동안 푹 삶은 차돌박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여기에 고구마와 하와이 빵열매를 으깬 우루해시가 함께 제공된다(34달러). 색다른 밤을 즐기고 싶다면 1시간 정도 소요되는 오션투어(99달러)를 신청해보자. 양 날개를 다 펼치면 길이가 무려 100피트(약 30m)나 되는 쥐가오리를 볼 수 있다. 

마지막 날인 일요일 오전.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 기념비가 있는 카일루아-코나 남쪽 12마일 지점 케알라케쿠아 만으로 가자. 산호와 형형색색 물고기가 가득한 수정처럼 맑은 물로 인해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지만 아침 일찍 방문하면 카약을 타고 상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격은 60달러. 운이 좋으면 돌고래 혹은 더 멀리 흑동고래가 헤엄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캡틴쿡 시내 인근에 있는 사우스코나 그린마켓도 인기가 많은 곳이다. 다양한 과일, 홈메이드 꿀과 잼, 콤부차 등을 만날 수 있다. 파파야와 열대 과일인 리리코이맛 스무디를 마시며 도자기나 모자이크, 코나 커피, 수제 화환, 각양각색 마카다미아를 판매하는 미로를 즐겨보자. 케알라케쿠아 작은 마을 기념품 상점에서 여행의 마무리를 하자. '키에넌 뮤직' 주인 브라이언 키에넌이 하와이를 상징하는 악기, 우쿨렐레를 판매하고 있는데, 아주 작은 소프라노 음역대부터 커다란 바리톤 음역까지 모델만 수십 종에 달한다. 마카우 누이 길 건너편에서는 하와이 조각가 벤저민 무티의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레미 스칼자 ⓒ 2018 THE NEW YORK TIMES 

※ 뉴욕타임스 트래블 2018년 12월 6일자 

[정리 = 이지윤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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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우드 벽화

"뭐야, 스페인어를 써?" 깜짝 놀랐다. 미국 내에서 드물게 스페인어를 쓰는 곳.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는 처음부터 반전이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어우러진 마천루, 뜨거운 태양과 야자수, 매일 수많은 크루즈가 드나드는 화려한 항구 도시. 마이애미를 상징하는 수식어다. 하지만 현지에 내리면 딱 1초 만에 뒤통수를 맞았다는 걸 느낀다. 마이애미는 반전의 도시니깐. 

◆ 마이애미 속 쿠바, 리틀 아바나 

마이애미 여행 첫날, 호텔 프런트 데스크에 줄을 서 있는데 양쪽에서 스페인어 대화가 오가는 걸 보고 의아했다. 잠시 '여기가 미국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주변 사람 모두가 자연스럽게 스페인어를 쓰고 있었다. 다행히(당연하게도) 그 호텔 직원은 영어도 잘했다.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마이애미 사람들은 영어와 스페인어를 공용어처럼 사용하고 있었다.마이애미 '리틀 아바나(Little Havana)'라는 동네에 가면 남미 문화가 깊숙이 스며든 미국 도시의 면모를 재밌게 경험할 수 있다. 리틀 아바나는 1950년대 쿠바 사회주의 혁명 당시 탈출한 쿠바인들이 정착해 살기 시작한 곳이다. 시간이 60년도 더 흐른 지금도 쿠바 사람들이 운영하는 각종 상점과 식당, 카페, 바 등이 가득하다. 쿠바에 가지 않고도 쿠바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곳이랄까. 야외 테이블이 있는 작은 공원에선 할아버지들이 이른 아침부터 도미노 게임을 하고 있고, 1935년 문을 연 뮤직바 '볼 앤드 체인(Ball & Chain)'에선 매일 밤 라이브 쿠바 음악 연주와 쿠바 살사 공연이 열린다. 높은 칼로리만큼 훌륭한 맛을 보장하는 쿠바식 샌드위치를 배불리 먹고, 진하고 달콤한 쿠바식 커피 '코르타도(Cortado)'를 1.5달러에 테이크아웃해 마시며 거리를 걷다 보면 여행자의 행복지수가 쭉쭉 상승한다. 

◆ 마이애미 아트 중심지, 윈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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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애미를 여행하다 보면 도시 전체가 미술관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리의 조형물, 건축 디자인, 호텔 로비나 레스토랑에 걸린 미술작품, 심지어 대형마트 벽면 장식까지 시선을 두는 곳마다 눈길을 사로잡는 아트 작품이 있다. 그냥 형식적으로 걸어 둔 장식이 아닌, 정말 그 장소와 어울리는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이 참 인상적이었다. 약 15년 전부터라고 한다. 마이애미에 많은 아티스트들이 모여들었고, 그들은 '윈우드(Wynwood)' 지역에 하나둘씩 작업실과 갤러리를 열었다. 

과거 대규모 공장지대였던 윈우드는 집값이 저렴했다. 윈우드에 정착한 아티스트들은 창문이 없어 삭막하고 밋밋했던 공장 건물의 외벽에 화려한 그림을 그려 넣기 시작했다. 이제 윈우드는 마이애미를 대표하는 예술 지구이자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개성 있는 디자인 브랜드 매장과 트렌디한 레스토랑, 카페도 많아졌다. 아티스트들이 벽화 위에 계속해서 새로운 벽화를 그려 넣기 때문에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윈우드의 매력. 유명한 벽화 앞에선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다. 마이애미는 세계 최대 미술 축제 중 하나인 '아트 바젤(Art Basel)'이 열리는 도시이기도 하다. 예술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아트 바젤'은 1970년 스위스 바젤에서 처음 시작되었지만, 2002년부터 마이애미에서도 매년 성대하게 개최되고 있다. 2013년부터는 홍콩에서도 매년 열리게 되어 현재 아트 바젤이 열리는 도시는 전 세계에 3곳뿐이다. 

※ 취재 협조 = 마이애미관광청·미국관광청 

▶▶ 마이애미 여행 100% 즐기는 TIP=마이애미는 1년 내내 열대 기후가 이어지는데, 6~9월에는 습도가 높아 매우 덥다. 여행 성수기는 12월부터 4월까지로, 한낮 최고기온은 여전히 30도 가까이 오르지만 건조하기 때문에 불쾌지수가 낮다. 매년 아트 바젤이 열리는 12월 초에는 호텔 숙박요금이 비싸지고 예약이 힘들 수 있으니, 이때 방문할 예정이라면 호텔 예약을 미리 하는 것이 좋다. 

[마이애미(미국 플로리다주) = 고서령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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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모든 거주자들은 도시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 이미 잘 알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매일 75명이 이곳으로 이주하고, 매주 새로운 1000명이 이곳에 도착한다. 실제 수치가 어떻든,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현실적이다. 생활비용 증가, 주택 부족, 교통체증, 그리고 심심치 않게 보이는 부동산 개발 현장 모습 등이다. 시애틀 랜드마크인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도 리노베이션 중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에게 '기술 성장'은 탐험해야 할 새로운 풍경과 정취를 의미하기도 한다. 시애틀 시내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 역시 매력이 무궁무진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박물관과 자연보호구역, 태평양 연안 북서부 풍부한 해산물과 지역별 크래프트 맥주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5월 다시 문을 연 노르딕 박물관에서 시작해 보자. 밸러드(Ballard)에 있는 매력적인 아연 도금 건물은 본래 어업에 종사하던 스칸디나비아 공동체의 전통적 거주지다. 넓고 밝은 화랑에서 바이킹부터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출신 개척자 시대 이주민까지 노르딕 유산과 역사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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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 가면 인기 있는 신선한 굴을 꼭 맛봐야 한다. 루스 프렘슨 ⓒ 2018 THE NEW YORK TIMES

다음은 호평받는 로컬 요리사, 러네이 에릭슨이 운영하는 인기 많은 레스토랑 '월러스와 카펜터(Walrus and the Carpenter)'에서 태평양 북서부 맛, 굴요리를 맛볼 차례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칵테일과 굴인데, 바(bar) 뒤쪽에 쌓여 있는 굴껍데기만 봐도 알 수 있다. 하마 하마스(Hama Hamas)와 소금이 든 베이워터 스위츠(Baywater Sweets)를 포함한 후드 커낼(Hood Canal)의 인기 있는 굴 요리집을 돌며 신선한 굴요리 집과 함께 통통한 피커링 패시지스(Pickering Passages)와 같은 퓨젓 사운드(Puget Sound)의 주옥같은 굴집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주말 아침은 모닝커피와 함께 시작이다. 정감 가득한 아날로그 커피(Analog Coffee)에서라면 디지털 기기는 넣어두고 여유를 만끽하기 좋다.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to-basics)'는 정신으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이 커피숍에는 비닐과 카세트 더미, 신문과 잡지 인쇄물이 눈에 띈다. 커피 중에서도 콜드브루는 특히 맛이 훌륭하다. 아날로그 커피에 가는 길에 의사당 베이커리 누보(Bakery Nouveau)에 들러 달콤한 아몬드 크림으로 가득 찬 아몬드 크루아상을 꼭 맛봐야 한다. 

소화를 시킬 겸 테크버블스로 향한다. 사실 시애틀은 대담한 건축물이 즐비한 곳이다. 새장처럼 생긴 시애틀 중앙 도서관(Seattle Central Library)이나, 다양한 색깔의 금속 철갑이 연상되는 프랭크 게리의 팝 컬쳐 뮤지엄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지 모르겠다. 가장 최근 추가된 것은 지난 1월 아마존 다운타운 캠퍼스에 오픈한 온실, 스피어스(Spheres)로, 3개 유리 돔이 서로 연결돼 있다. 이곳에 가려면 몇 주 전 예약을 해야 할 만큼 인기가 좋다. 

점심은 미식기행. 태평양 너머 다른 나라에서 온 맛이 시애틀 미식 여행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포박숩숍(Pho Bac Sup Shop)은 삼형제가 운영하는 활기 넘치는 베트남 레스토랑이다. 향이 좋은 쇼트립포(short-rib pho)와 함께 생포도주를 제공한다. 쌀국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릇 위에 얹어진 툭 튀어나온 커다란 뼈가 압권이다. 작년 말 문을 연 프리몬트 볼(Fremont Bowl)은 짧은 기간 내 돈부리와 지라시스시 메뉴 등으로 급부상했다. 특히 지라시스시는 참치, 연어, 방어, 새우, 바다뱀장어와 날치알 등 다양한 생선회를 맛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오후엔 라이브쇼를 보는 라디오 방송국 투어. 이 도시의 대담한 독립 라디오 방송국인 KEXP 덕분에 공영 방송 미래는 밝아 보인다. 2016년 니르바나 데뷔 싱글 '러브 버즈'를 처음으로 공개한 이 유명 방송국은 시애틀 SkB 설계자들이 디자인한 새로운 시설이다. 독특한 이 건물에는 공연 공간, 커피숍, 레코드 가게가 함께 들어서 있다. 

라이브쇼를 보고 싶다면 방문할 만하다. 넓은 로비나 스튜디오 내 안락한 전시관에서 연간 400개 넘는 라이브 쇼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브레더스와 포틀랜드 인디 포크 밴드 호스 피더스(Horse Feathers)가 여기서 공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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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파머스 마켓에서는 워싱턴주의 생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루스 프렘슨 ⓒ 2018 THE NEW YORK TIMES

일요일 아침은 브런치로 열자. 시내 주변 레스토랑과 파머스 마켓에서는 컬럼비아 시티 베이커리(Columbia City Bakery) 수상에 빛나는 빵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른 아침 길을 좀 돌아가는 수고가 들더라도 꼭 들러야 할 카페가 있다. 지난해부터 시즌 한정 수제 파이와 파니니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메인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부드러운 프레첼을 즐길 수 있다. 

오후엔 빼놓을 수 없는 시애틀 명물 파머스 마켓 투어. 밸러드 파머스 마켓(Ballard Farmers Market)은 날씨와 상관없이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인다. 지역의 역사적 중심지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신선한 농산물과 조개류부터 돼지고기 식품, 사과주, 치즈까지 주로 워싱턴주 생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마켓을 구경하다 보면 계절의 풍성함을 느낄 수 있다. 버스커와 거리 공연자들 덕에 곳곳에서 공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마켓에 인접한 부티크 프리즘(Prism)도 꼭 방문해야 할 곳이다. 현지 일러스트레이터 시에라 그레이브스(Sierra Graves) 작품부터 밸러드에 기반을 둔 블랙버드(Blackbird)의 유니섹스 향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다음은 아트 스튜디오에 있는 갤러리이자 숍인 베뉴(Venue)로 가보자. 수십 명의 지역 아티스트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시애틀 아이리 페이퍼굿즈(Ilee Papergoods) 수작업으로 인쇄한 예쁜 카드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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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가든스 공원, 해변을 따라 걸으면 퓨젯 사운드를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루스 프렘슨 ⓒ 2018 THE NEW YORK TIMES

그것 아는가. 여행의 법칙. 가장 좋은 것은 맨 나중에 남겨둬야 하는 법이다. 마지막 코스로 찍은 건 시애틀의 자연 즐기기.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진 바다 위에서 신선한 공기를 맞고 싶다면 북서쪽으로 가면 된다. 이곳에 평화로운 골든 가든스 공원(Golden Gardens Park)이 있다. 해변을 따라 걸으면 퓨젓 사운드를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조용한 바다에 누워 동동 떠다니는 물개를 만나거나, 맑은 날이라면 저 멀리 올림픽 산맥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스카이라인 뷰를 만끽하고 싶다면 남동쪽 개스 워크스 파크(Gas Works Park)가 답이다. 이전엔 석탄을 가스로 만드는 시설이었던 곳이 놀이 지역이 된 독특한 공원이다. 잔디로 둘러싸인 유니언 호수(Lake Union) 위에 수상 비행기가 착륙하는 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시애틀의 꿀잠 Tip = 시어도어 호텔(Hotel Theodore)은 153개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세련된 디자인으로 리노베이션한 뒤 다시 문을 열었다. 이전에 루스벨트 호텔(Roosevelt Hotel)을 보유했던 아트 데코(Art Deco) 타워에는 시애틀에서 들여온 상품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테마 부티크 호텔인 '앤드라 호텔(Hotel Andra)'도 명물. 로비의 커다란 화강암 벽난로 옆쪽에는 알바르 알토(Alvar Aalto)가 디자인한 라운지 체어와 겹겹이 쌓인 장작을 볼 수 있다. 
잉그리드 케이 윌리엄스 ⓒ 2018 THE NEW YORK TIMES ※ 뉴욕타임스 트래블 2018년 7월 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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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는 더 이상 카지노의 도시가 아니다.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수도'를 자처하는 라스베이거스는 세계적인 스타 셰프들의 레스토랑, 다양한 공연과 액티비티로 무장해 관광객을 맞는다. 요즘 라스베이거스에 카지노가 없는 가족형 레저 호텔이 등장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담배냄새로 찌든 카지노 대신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나 다른 부대시설로 채운다. 라스베이거스에 가면 꼭 해봐야 할 액티비티 4개를 꼽았다. 사막 위 신기루 속에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의 재미를 보장한다. 

 풍경속으로 시간여행, 그랜드캐니언 헬기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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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액티비티를 꼽자면 단연 그랜드캐니언 헬기투어다. 메인 스트립 근교 비행장에 투어업체들이 있는데, 시간과 여건에 맞춰 프로그램을 선택해 즐기면 된다. 많은 업체 중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에 '선댄스 헬리콥터'를 추천받았다. 선댄스 헬리콥터의 그랜드캐니언 투어는 모두 6종류. 헬기를 타고 그랜드캐니언을 둘러보는 가장 기본적인 투어부터 착륙해 점심을 먹는 코스, 콜로라도 강에서 보트를 타는 투어 등 다양하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그랜드캐니언 내 유일하게 착륙이 허락된 후알라파이 인디언 보호지역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코스다. 가격은 1인 450달러부터. 

둘레 880㎞에 달하는 인공호 미드레이크가 보이고 후버댐을 지나면 애리조나주로 진입했다는 기내 방송이 나온다.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날것의 자연을 눈에 담으면 이윽고 콜로라도강을 에워싸고 거대한 벽처럼 버티고 선 그랜드캐니언이 보인다. 보기에도 아찔한 그랜드캐니언 스카이워크를 지나 5분쯤 더 가면 착륙 지점이다. 앞서 출발한 헬기들도 전부 이곳에 멈춰 선다. 주어진 시간은 약 30분. 광대한 그랜드캐니언을 전세라도 낸 듯 기념사진을 찍고 샴페인과 샌드위치로 배를 채우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스스로도 어안이 벙벙하다. 투어 시간은 3시간30분으로 나와 있는데, 호텔 픽업, 안전 교육까지 모두 포함된 시간이고 실제 비행시간은 왕복 100분, 피크닉까지 합쳐 2시간 반 정도다. 

 라스베이거스의 신명물, 하이롤러 전망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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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메인 스트립 시저스 팰리스 호텔 건너편에 위치한 상점가 링크 프롬나드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차가 다니지 않는 널따란 길을 사이에 두고 개성 넘치는 숍과 레스토랑, 공연장과 바가 거리를 따라 늘어서 있는데, 이 길의 끝엔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상징 하이롤러 전망차가 위치한다. 

하이롤러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대관람차로 곤돌라 28대가 거대한 원형 프레임에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양이다. 28대의 곤돌라는 사람들을 태우고 최대 높이 170m까지 올랐다가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다.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분. 천천히 움직이면서 환상적인 뷰를 보여주는 하이롤러는 낮과 밤이 극명하게 다르다. 하이롤러가 빛을 발하는 시간은 일몰 때. 하늘에서 해가 사라지는 것만큼 땅에서의 변화도 인상적이다. 도시 외곽 황량한 사막이 어둠에 묻혀버리면 건물마다 달린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에 불이 들어온다. 해가 지고서야 비로소 도시는 깨어난다. 미리 일몰 시간을 체크해 해 질 녘쯤 하이롤러를 타고 링크 프롬나드 상점가에 있는 인앤아웃에서 햄버거를 먹으면 완벽하다. 

이용료는 낮보다 밤이 비싸다. 낮에는 1인 25달러, 밤에는 37달러로 가격이 오른다. 해피아워 상품도 있다. 낮에는 40달러, 밤에는 52달러를 내면 곤돌라 안에서 맥주와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좀 더 독특한 체험을 원한다면 하이롤러 안에서 진행되는 요가 클래스에 참여해보자. 가수 소유가 "이제껏 해본 요가 중 가장 좋았다"고 극찬한 바로 그 요가 클래스다. 

 취향 따라 골라 즐기는 쇼 엔터테이먼트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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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를 먹여살리는 것이 바로 쇼 엔터테인먼트 시장이다. 연령대, 성별, 취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쇼가 있다. 엘턴 존, 제니퍼 로페즈, 셀린 디옹 등 추억의 가수들의 콘서트는 물론 라스베이거스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것들이 많다.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는 쇼로는 '카쇼'가 있다. 태양의 서커스 팀이 연출한 공연으로 현란한 서커스 기술을 가미한 스토리가 있는 공연이다. 대사가 따로 없지만 스토리 구성이 단순해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라스베이거스 쇼 비즈니스에는 제약이 없다. 온갖 것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현재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문제작은 코스모폴리탄호텔의 '오피움'과 하드록 호텔의 '매직 마이크 라이브'. 오피움은 지난달 말에 론칭한 쇼로 우주선 안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로 각종 캐릭터들이 등장해 춤과 노래, 차력 쇼, 마술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무대와 관람석이 무척 가까워 몰입감이 남다르다. 가끔 관객을 무대로 올려 진행하는 이벤트도 있다. 18세 이상 관람 가능. 

2017년 4월 하드록 호텔에서 론칭한 '매직 마이크 라이브'는 영화배우 채닝 테이텀이 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무명 배우 시절 실제 스트립 클럽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 크게 인기를 끈 다음 공연으로도 선보였다. 18세 이상이면 관람이 가능한 매직 마이크 라이브는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 화제성 1위에 오른 작품이다. 

 올드타운이 뜬다, 프리몬트 슬롯질라 집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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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호텔과 공연장이 모여 있는 스트립이 관광객들의 공간이라면 구도심에 위치한 프리몬트 스트리트는 라스베이거스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다. 골든 너깃 호텔에서 시작한 프리몬트 스트리트는 라스베이거스 구도심을 관통하는 주도로로 곳곳에 로컬 맛집과 숨겨진 바가 위치한다. 건물의 반을 차지하는 커다란 네온 간판이 줄을 잇는 프리몬트 스트리트는 빈티지 감성으로 충만하다. 그리고 프리몬트 스트리트의 중심에는 '비바 비전'이 있다. 1250만개의 발광다이오드(LED) 모듈로 구성된 거대한 돔 스크린 비바 비전은 매일 밤 휘황찬란하게 도시를 밝힌다. 

비바 비전 아래로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신나는 액티비티 슬롯질라(Slotzilla)가 지나간다. 2014년에 만들어진 슬롯질라는 집라인과 줌라인으로 나뉜다. 집라인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앉은 자세에서 타지만 줌라인은 마치 슈퍼맨이나 아이언맨처럼 엎드린 자세로 탄다. 집라인은 7층 높이에서, 줌라인은 11층 높이에서 시작하고 길이 또한 줌라인이 집라인보다 두 배 정도 길다. 집라인은 총 길이 259m, 줌라인은 그보다 두 배 긴 518m다. 속도감은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다. 관광객들로 어지러운 프리몬트 스트리트를 한눈에 굽어보며 비행(?)하는 맛이 남달랐다. 소리라도 지르면 순식간에 온 시선이 집중되는 묘미도 있다. 집라인은 20달러, 줌라인은 40달러로 오후 6시 이후에는 5달러씩 비싸진다. 


■ 미식축제 '베이거스 언코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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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지간으로 알려진 고든 램지(왼쪽)와 기 사부아 셰프. / 랍스타를 들고 있는 미국 스타 셰프 기 피에리.

'아는 만큼 보인다'는 명언만큼 여행에 잘 들어맞는 표현이 또 있을까. 여행기자를 업으로 전 세계를 다니지만 낯선 곳에 가서 새로운 것을 접할 때마다 점점 작아진다. 5월 둘째주 난생 처음 방문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그랬다. '라스베이거스=카지노'라는 단순한 공식으로 이 도시를 이해하려 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얼굴이 붉어진다. 몰라봐서 미안하다. '카지노 도시'로 알고 있었던 라스베이거스는 사실 '미식의 도시'였다. 

한 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4000만명. 이 중 약 30%만이 카지노를 하러 오고 나머지 70%는 다양한 경험을 즐기러 온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미식이다. 셰프들의 슈퍼스타 고든 램지, 셰프들의 요리 스승 기 사부아를 필두로 떴다 하면 완판돼버리는 전 세계 슈퍼스타 셰프들이 라스베이거스에 일찌감치 입성해 수준급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니까 라스베이거스에는 전 세계 맛집들이 모두 모여 있다고 생각하면 맞는다. 

'미식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의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행사가 매년 5월에 열리는 '베이거스 언코크드(Vegas Uncork'd)'다. 라스베이거스에 레스토랑을 갖고 있는 유명 셰프들이 한자리에 모여 손님을 맞이하는 행사로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지는 이벤트 중 가장 규모도 크고 반응도 좋다. 올해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됐다. 행사에 참가한 미식업계 인사들은 셰프 44명을 포함해 모두 59명이었고 나흘 동안 진행된 이벤트는 모두 29개였다. 각종 행사들은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시저스팰리스, 코스모폴리탄, 크롬웰, MGM리조트, 베네시안 등 5개 호텔과 야외 공간에서 펼쳐졌다. 

직접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가 베이거스 언코크드를 경험하고 왔다. 삼고초려 끝에 고든 램지를 만나고, 기 사부아 셰프의 주방에 들어가 그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안티초크&블랙 트러플 수프를 대접받았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끝없이 펼쳐졌다. 베이거스 언코크드는 10일 오후 2시 '세이버 오프' 행사로 막을 올렸다. MGM 호텔 근처 파크에 셰프들이 모여 샴페인을 터뜨리는 상징적인 행사였다. 많은 취재진과 사람들 앞에 선 쟁쟁한 셰프들의 얼굴도 약간 상기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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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크기로 만들어진 앙증맞은 디저트. /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BLT스테이크의 셰프가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고 있다

베이거스 언코크드의 백미는 11일 저녁에 펼쳐진 '그랜드 테이스팅'. 입장료 260달러를 내면 스타 셰프들을 한자리에서 만나고 그들의 요리와 각종 술을 마음껏 맛볼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시저스팰리스 호텔의 야외 수영장에 셰프들마다 부스를 차려 각자의 시그니처 요리를 내놓았다. 각종 양주와 수제 맥주, 테킬라와 와이너리 등 주류업체도 부스를 차려 말 그대로 푸짐한 상차림이 완성됐다. 여기에 방점을 찍는 것은 부스를 지키고 있는 마스터 셰프들. 세계 정상급 셰프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이곳은 '요리 신들의 정원'이었다. 

단연 인기를 끈 것은 고든 램지였다. 그는 현재 라스베이거스에서만 5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5개 중 가장 인기 있는 곳은 '헬스키친'. 올해 1월 그랜드오픈한 '헬스키친'은 그가 출연한 TV 프로그램 헬스키친을 콘셉트로 만든 레스토랑으로 실제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셰프들이 주방을 책임진다. 고든 램지는 행사장에 차려진 자신의 레스토랑 부스를 열심히 돌아다니며 요리를 점검했다. 그가 나타났다 하면 팬들이 줄을 늘어서서 사진을 찍어댔다. 기자도 3번 시도해 가까스로 사진 촬영에 성공. 기 사부아 셰프는 "파리에 있는 레스토랑을 찾는 아시아 사람들 중 한국인이 가장 많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12일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잘나가는 여성 셰프 지아다의 레스토랑을 찾았다. 그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 '지아다'는 뷰와 채광이 특히 좋았다. 벨라지오 호텔의 대각선 방향에 위치한 지아다 레스토랑은 통유리창으로 돼 있어 벨라지오 분수쇼를 즐기기에 좋다. 이날 브런치의 가격은 315달러. 거의 35만원에 가까운 금액이었는데도 만석을 이뤘다. 브런치가 끝나고는 곧장 MGM리조트에 위치한 파크로 향했다. 하루 전 펼쳐진 그랜드 테이스팅 행사의 피크닉 버전이라고나 할까. 좀 더 캐주얼한 복장으로 소풍을 즐기듯 부스를 돌며 음식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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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현지시간) 베이거스 언코크드의 메인 이벤트 '그랜드 테이스팅'이 열린 시저스팰리스 호텔 야외수영장 모습. 내로라하는 스타 셰프들, 갖가지 요리와 술이 어우러지는 이곳은 '요리 신들의 정원'이었다. [사진 제공 =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13일에는 오픈 1주년을 맞은 '치카'에 들렀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로레나 가르시아 셰프는 음식도 사람도 매력적이었다. 라틴 계열의 여성 셰프가 라스베이거스 메인 스트립에 레스토랑을 연 것은 그가 최초다. 편도 거리 6㎞에 달하는 라스베이거스 메인 스트립에는 약 4000개 레스토랑이 있는데 여성 셰프의 식당은 다섯손가락에 꼽힐 정도란다. 가르시아는 "내가 잘해야 후배들에게도 길이 열린다"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베네수엘라 전통요리가 가미된 음식을 대접했다. 이베리코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옥수수로 반죽해 만든 '아레파스'가 입에 잘 맞았다. 베이거스 언코크드에서 만난 장조르주 봉게리히텐은 "내가 라스베이거스에 처음 입성했던 20년 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며 "지금 라스베이거스의 중심에는 다채로운 미식이 있다"고 단 한마디로 라스베이거스를 정의했다. 그러하다. 지금의 라스베이거스는 세계적인 셰프에게도,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자에게도 분명 매력적인 미식의 도시다. 

▶▶ 베이거스 언코크드 120% 즐기는 꿀팁 

라스베이거스 최대 요리 및 와인 축제로 매년 5월 열린다. 미국 요리 전문지 보나페티(BonAppetit)와 라스베이거스관광청이 공동 주최하며 올해로 12회째 개최됐다. 매년 50명 이상의 정상급 셰프와 식음업계 종사자가 참여해 30개 이상의 미식 이벤트를 연다. 칵테일 클래스, 셰프와의 대화, 갈라 디너 등 각 세션별로 티켓을 따로 구입해 참여할 수 있다. 공식 웹사이트, 자세한 정보는 라스베이거스관광청 한국사무소 


Hippity Hop Bunny Hop

PORTLAND, OREGON 

 

 

교외에서의 평화로운 전원생활이지만 다운타운이 집 앞에 있지 않으니 지루하고 무료해질 수도 있는 법. 이럴 때 인터넷에 What's on Portland / Vancouver 검색을 자주 해봅니다. 미국에는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정말 많아요. 서울에도 그럴까요? 그럴지도 몰라요. 원래 나의 영역에 있던 것들은 감사하게 느끼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튼 미국에 지내면서 이벤트가 뭐가 있나 - 잘 찾아보게 돼요. 우리 시간에 맞고 재밌어 보이는 행사들을 쭉 뽑아서 스케줄러에 정리를 해봐요. 부활절(Easter)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마침 포틀랜드 검색을 하다가 재미난 이벤트를 찾았어요. 다운타운 포틀랜드의 펄디스트릭트에서 주최하는 부활절 달걀 찾기 이벤트! 안타깝게도 달걀은 진짜 하나도 못찾았어요. 이벤트에 등록되어 있는 각각 상점에 가면 미션완료 했다는 도장도 찍어주고 캔디상품도 나누어줘요. 행사에 참여하면서 이 행사는 정말 아이들이 하면 좋아하겠구나 느꼈어요. 덕분에 그냥 지나쳤던 펄디스트릭트의 숨어있는 예쁜 상점들 구경하고 포틀랜드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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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데이빗은 커피숍 겸 디자인 편집숍이에요. 커피 맛도 좋고 인테리어, 디자인, 소품 등 포틀랜드 로컬디자이너들의 감각있는 물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에요. 여기에서 스탬프를 모을 버니호핑 맵을 받았어요. 

 

 

# Christopher David 정보 

- 주소: 901-B NW Davis Street 97209 Portland

- 전화: +1 503-206-8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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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한가로이 오전을 즐기시는 어르신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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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들르는 모든 가게들은 전부 스탬프를 받기 위해서 들어가는데 생소한 가게들도 많아요. 이 곳은 카펫 가게였는데 평소에 카펫을 살 일은 거의 없으니 처음이나 마찬가지였는데 예쁜 디자인의 카펫들이 많더라구요. 이런 행사는 사람들에게 작은 로컬 가게들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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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보 여행은 사람 구경을 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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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이용률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도시인 포틀랜드인 만큼 자전거 분실 위험도 높아요. 앞 뒤 바퀴 하며 안장까지 가져갈 수 있는 건 다 가져갔네요. 해가 지고 어둑해지면 이동 인구가 없어서 으스스해지는 포틀랜드 다운타운이기도 해요. 밤새 자전거를 시내에 세워놓는 건 절대 지양해야 할 행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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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펄디스트릭스 여기저기에서 에그헌팅에 참여 중인 사람들을 많이 마주쳤어요. 다들 어린 아이들을 동반하고 계셨는데 저도 어린 아이가 된 기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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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다운타운의 WHOLE FOODS MARKET 홀푸드 수퍼마켓이에요.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커피바에서는 로컬 로스터리 카페인 스텀타운의 콜드브루 커피를 구할 수 있어요. 콜드브루 커피는 그라울러Growler라는 전용용기에 담아줘요. 재사용이 가능하고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갈색병이에요. 원래 브루어리에 가면 수제 맥주를 이 용기에 담아주는데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병이라 커피에도 사용하게 되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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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푸드 제품 진열 구경하기. 미국수퍼마켓 구경은 너무나 재밌어요. 시장이나 수퍼구경하는거 너무 좋아해요. 우리나라랑 다른 식품구경하는 것도 좋고 같은 제품군이라도 종류가 정말 여러가지라 구경하는 재미가 참 쏠쏠해요. 소스도 잼도 꿀도 종류가 열 몇가지는 되는 것 같아요. 밑에 사진은 올리브유 판매대에요.

그리고 미국 수퍼마켓의 제품들은 지역상품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비법 중 하나이겠죠? 우리가 신토불이 신토불이 하듯이요. 땅이 워낙 넓다보니 지역특산물들도 정체성이 뚜렷한 것 같아요. 저는 Oregon Grown에서 나오는 잼이랑 천연 꿀 많이 먹었는데 기분 탓인지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해요. 하긴 저~ 멀리 남동부에서 오는 것보단 신선하다고 느껴지는 걸까요. 싱긋이 웃어주던 점원분, 나까지 기분이 좋아져요. 못난이 토마토, 호박 정말 지멋대로 생겼죠? 미국에는 진짜 다양한 종류의 호박이 있던데... 셀 수 없을 만큼요! 

 

# WHOLE FOODS MARKET 정보

- address: 1210 NW Couch St, Portland, OR 97209, USA

- phone: +1 503-525-4343

- hours: 매일 7am - 1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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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문구숍이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바깥에 오래된 타자기를 직접 쳐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니 부활절 분위기 확실히 내주는 토끼랑 달걀 소품으로 가득 찼어요. 부활절 토끼는 20세기 후반부터 상업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는데 토끼가 부활절 달걀을 가져다 준다고 하네요. 다른 나라에서는 학, 닭, 여우 등 다른 동물들이 가져다준다고도 하고.. 동화적인 요소이라 그런지 지역마다 다 다른가봐요. HOP HOP 토끼가 뛰는 형상을 나타내는 의태어, 홉홉을 인쇄해 볼 수 있는 체험도 진행되고 있었어요. 우리는 저대신 할머니가 재밌게 꾹 눌러서 예쁘게 카드 만드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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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탬프도 거의 다 모았고 이제 행사본부에 가서 저희 참가표만 내면 끝! 그 전에 시간이 남아 점심 먹으러 왔어요. Lovejoy st. 러브조이 스트릿에 있는 러브조이베이커 카페에요. 치아바타 샌드위치 먹었는데 토스트해서 그런지 턱 나가는 줄요... 저 멍뭉이는 표정이 참 사람같이 쳐다보더라는. 

 

# Lovejoy Bakers 정보

- address: 939 NW 10th Ave, Portland, OR 97209, USA

- phone: +1 503-208-3113

- hours: 매일 6am - 6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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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탬프 다 찍은거 보이죠? 그리고 상점들에서 하나하나 얻은 달걀이랑 초콜릿, 캔디들.. 직접 상점 안에 숨겨 둔 달걀은 못찾았지만 그래도 꽤나 수입이 좀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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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행사본부에 왔어요. 라이브뮤직과 아이들을 위한 비누방울 이벤트가 한창이었어요. 아침엔 조금 쌀쌀했던 날씨도 따뜻해지고 햇살도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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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다 예쁘지만 정말 너무나 귀여워 깨물어주고 싶던 아가는 눈에 띄더라구요. 노란 옷에 노란풍선. 으아아 귀여워라! 아이들은 다 이 비누방울 아저씨만 오매불망 쳐다보고 있었어요. 행여나 아저씨가 조금 쉴라하면 다 끝났는 줄 알고 앵콜을 외치던 아이들. 잔잔한 음악과 활기찬 분위기에 할머니랑 저도 껴서 한참을 바라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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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의 추첨함에 우리 행운 티켓을 넣었어요. 당첨 될 리가 거의 없지만 믿져야 본 전이죠! 이번 행사에 참가했던 CAFFE UMBRIA 엄브리아 커피숍에서 커피나눔도 해주고 귀엽고 맛있는 아이싱쿠키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었어요. 저는 커피가 넘나 맛있어서 구경하면서 두잔을 내리 마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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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절 저녁으론 햄을 먹는대요. 할머니가 엄선해서 고르신 햄을 오랫동안 굽고 각종 채소랑 맥주랑 곁들였어요. 할머니 집 곳곳에 그리고 테이블에는 두달 전부터 이스터 부활절 장식픔들을 진열해 두었어요. 저기 보이는 여러마리의 귀여운 토끼들, 대부분 계란을 나르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부활절하면 교회나 성당에 가는 사람들만 기념하는 날인데 미국에서는 전체적으로 기념하고 심지어는 길게 이스터 홀리데이도 지내더라구요. 이상 평범하지만 저에게는 특별했던 미국에서의 부활절 이야기였습니다. 

 

LA 최고의 명소로 급부상중, 아트 디스트릭트 

  

 

사실, 그동안 LA는 내가 그다지 좋아하는 여행지가 아니었다. 너무 크고 복잡하고 나같은 뚜벅이에겐 대중교통으로 여행하기가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LA가 엄청 변하고 있다. 좀더 편리해진 대중교통과 시티 바이크의 실행, 그리고 트렌디한 아트 디스트릭트의 급부상으로 인해 LA에 대한 내 느낌이 180도 바뀌었으니, 그 내용을 소개해 드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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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지금 가장 잘나가고 있는, 아트 디스트릭트! 

아트 디스트릭트Arts District는 최근 들어 가장 뜨고 있는 지역으로, 과거에는 공장 지대였으나 지금은 LA의 여러 예술가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하루 종일 걸어도 지루하지 않은 거대한 산책로다. 골목마다 보이는 그라피티, 레스토랑, 카페, 펍, 빈티지 숍 등이 다양한 재미를 주어 하루종일 이곳에 머물어 있어도 볼 것, 즐길 것이 골목마다 튀어나온준다. 이런 이유로 지금 전 세계에서 유행하는 여러 뮤직 비디오와 드라마에도 자주 배경으로 등장하고 있어 운이 좋다면 리얼한 방송 혹은 화보나 CF 촬영 현장을 우연히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인기 덕분인지, 우리나라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인 MBC의 <무한도전> 팀과 가수 지코가 이곳에서 ‘히트다 히트’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기도 해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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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 디스트릭트에는 현재 뜨고있는 모든 맛집과 숍들이 입점해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 대표적인 곳만 손꼽아보자면 유기농 카페 겸 레스토랑인 얼스 카페Urth Caffe, 독일 생맥주와 소시지 안주가 유명한 부어스트퀴헤Wurstkuche Restaurant, <무한도전> 멤버가 방문하기도 했던 맛있는 파이집 파이 홀The Pie Hole, 일본식 수제 햄버거 우마미 버거Umami Burger 등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입이 즐겁다. 

 

 

 

식사를 즐긴 후라면 아트 갤러리 하우저 워스 & 심멜Hauser Wirth& Schimmel에 들러 독창적인 예술 작품을 감상해도 좋고 징크 카페Zinc Cafe &Market, 블루 보틀 커피Blue Bottle Coffee, 스텀프타운 커피 로스터스Stumptown Coffee Roasters, 블랙톱 커피Blacktop Coffee 등에서 맛있는 커피와 함께 달콤한 휴식 시간을 가져도 좋은데, 가장 추천하고픈 카페는 그라운드워크Groundwork이다.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지만 이곳 지점을 유독 추천하는 이유는 다른 지점과 달리 DJ의 디제잉을 즐길 수 있고, 여러 그림들도 전시돼 있어 작품 감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낮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즐기는 디제잉과 예술작품의 감상이라니, 상상만으로도 너무 멋지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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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엔젤 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예술가 콜레트 밀러Colette Miller의 작품인 엔젤 윙 벽화는 유명한 기념 촬영 장소다. 마지막으로, 아트 디스트릭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그라피티는 한복을 입은 흑인 여성의 옆모습과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한글 문구로, 이 작품의 작가가 한국인 심찬양씨란 사실이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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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Tel : 213-327-0979

Web : www.artsdistrictla.org

Access : 메트로 골드 라인 Little Tokyo/Arts District역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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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료품 전문점
제이바스·시타렐라·발두치… 유서깊은 식료품점에 뉴요커들 발길
코너마다 해박한 지식 갖춘 직원들이 설명… 시장서 장보는 것 같아

과거 미소 냉전 시대에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은 한 인터뷰에서 소련과 미국을 구별하는 가장 큰 차이로 수퍼마켓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초대형 규모의 매장과 그 안에 끝도 없이 연속되는 상품의 현란한 진열은 미국 풍요로움의 자랑이자 철저한 상업주의의 상징이다. 경마장같이 넓은 주차장, 쇼핑 카트에 가득 담은 물건을 끄는 소비자는 미국의 일상을 대표하는 풍경이다. 하지만 뉴요커들의 쇼핑 스타일은 미국 타 도시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우선 맨해튼에서는 주차장을 갖춘 대형 수퍼마켓을 찾아보기 어렵다. 주차를 할 수 없고, 차가 없으므로 걸어서, 또는 대중교통으로 매장에 오고, 양손에 들고 갈 만큼의 수량만 구매한다. 이러한 지리적, 문화적 배경 때문에 맨해튼에는 중소 규모의 식료품 전문점(Food Specialty Market)이나 단일 업종의 상점이 대부분을 이룬다.

수천, 수만 가지의 상품이 진열된 수퍼마켓은 일방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알아서 집어 담는 일방적 구매 형태가 보통이다. 하지만 뉴욕의 식료품점들은 이런 고정 개념을 탈피했다. 각 식자재 코너마다 해박한 지식을 갖춘 매니저와 직원이 상주하면서 고객의 구매를 도와주도록 만들었다. 치즈, 빵, 올리브, 생선, 야생고기, 희귀 식재료 등이 색채와 질감, 형태를 달리하며 화려한 디스플레이를 자랑한다. 마치 큰 전통시장의 골목골목을 거닐며 한 가지씩 물건을 구매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져 있다. 소비자와의 대화와 친근함을 이끌어 내는 이 개념은 신선했고, 오늘날 대형 수퍼마켓들도 이 아이디어를 부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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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 년 전통의 식료품점 제이바스(Zabar’s)의 훈제 생선 카운터. 직원 여러 명이 훈제 연어 자르는 모습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 제이바스(Zabar’s)·박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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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년 이탈리아에서 이민 온 루이스 발두치가 만든 식료품점 발두치(Balducci). 야채, 육류, 파스타 디스플레이가 특히 아름답다./ 제이바스(Zabar’s)·박진배
이런 식료품 전문점의 특징 중 하나는 HMR(Home Meal Replacement)/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이라고 불리는 섹션의 강조다. HMR 또는 RMR의 개념은 식료품점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서 완성품으로 판매하고 소비자가 구매해 집에서 데워 먹는 개념이다. 레스토랑은 편리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직접 하는 요리는 건강하지만 시간이 많이 든다. 도시의 바쁜 일정에 시달리는 뉴요커들에게 HMR/RMR은 더할 수 없이 편리하고 적합한 음식 제공 형태다.

올바른 식재료와 음식에 관한 관심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레스토랑 못지않게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곳이 식자재를 판매하는 상점들이다. 전 세계의 마켓 환경이 변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뉴욕에도 이탈리(Eataly), 푸드 홀(Food Hall), 르 디스트릭트(Le District) 등의 현대식 마켓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들 매장 내부의 청결하고 정돈된 음식, 식자재의 디스플레이는 일품이다. 특히 오픈 키친으로 구성된 RMR 섹션은 장관이다. 이러한 첨단의 세련된 디자인을 도입하지만 이들 역시 뉴욕의 기존 식료품점들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유지하고자 한다. 여기에 뉴요커들의 이민의 역사와 열심히 사는 모습,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이 곳곳에 배어 있다. 이러한 스토리로 뉴욕의 마켓은 언제나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유서 깊은 식료품 전문점 몇 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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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싼 채소와 과일이 유명한 ‘페어웨이(Fairway)’. / 제이바스(Zabar’s)·박진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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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데이비드 로크웰이 기둥처럼 치즈를 쌓아 연출한 매장 디자인이 인상적인 시타렐라(Citarella). / 제이바스(Zabar’s)·박진배

제이바스(Zabar's)

80여 년 전 브루클린에서 훈제 생선을 만들어 팔면서 시작한 식료품점이다. 현재는 전문화된 고급 치즈, 올리브, 가공육, 베이글, 식기류 등을 종합적으로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특별한 것은 훈제 생선 카운터로 항상 여러 명의 직원이 '노바(Nova)'라고 불리는 훈제 연어를 자르고 있다. 이 연어는 흔히 세계에서 둘째로 맛있는 연어라 불린다. (참고로 일본 홋카이도 연안에서 10만 마리당 하나로 잡히는 별종 연어가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1년 중 가장 바쁜 12월 31일, 열 명이 넘는 직원이 카운터에 정렬해 쉬지 않고 연어를 자르는 모습은 뉴욕의 가장 인상적인 퍼포먼스 중 하나다. 영화 '유브 갓 메일 (You've Got Mail, 1998)'에서 주인공 톰 행크스와 멕 라이언이 승강이 벌이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뉴욕에 살면서 센트럴 파크로 피크닉을 간다면 그 전에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이다.

주소: 2245 Broadway 80th Street, www.zabars.com

시타렐라(Citarella)


1912년 마크 시타렐라(Mark Citarella)가 할렘에서 생선 장사로 시작해 오늘날의 종합 음식 전문 마켓으로 발전시킨 상점이다. 뉴욕에서 풀턴 수산시장(Fulton Fish Market) 다음으로 가장 신선한 생선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치즈와 육류, 빵도 고품질이다. 매장은 유명 디자이너 데이비드 로크웰(David Rockwell)의 작품으로 치즈를 쌓은 형태가 마치 건축적 기둥과 같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Sleepless in Seattle)'으로 유명한 감독 노라 에프런(Nora Ephron)은 이곳의 매력을 "시타렐라에서는 러브스토리가 시작될 수 있다"는 문장으로 표현했다.

주소: 2135 Broadway(75th St.), www.citarella.com

발두치(Balducci)


1915년 이탈리아의 항구도시 바리(Bari)에서 이민 온 루이스 발두치(Louis Balducci)가 브루클린에서 청과상으로 시작한 마켓이다. '21세기의 라이프 스타일과 경제성'이라는 모토 아래 특유의 오렌지색 로고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야채, 육류, 파스타 등의 상품 디스플레이가 특히 아름답다.

주소: 301 W 56TH St., www.balducc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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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노천 시장’이라는 개념으로 만든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 매장의 생선 판매대. / 제이바스(Zabar’s)·박진배
뉴욕식품점

페어웨이(Fairway)

1930년대 맨해튼의 어퍼웨스트 사이드에서 시작해 현재 뉴욕 인근 14개 매장이 있다. 프랑스 치즈 연합 길드에서 공인한 치즈 수입상이 선택한 치즈 섹션이 특히 유명하며 야채와 과일의 신선도와 적당한 가격으로 언제나 고객들로 붐빈다.

주소: 2131 Broadway, www.fairwaymarket.com

딘 앤 델루카(Dean & Deluca)


1973년 소호가 아직도 창고와 제조 공장으로 구성되어 있던 시절에 조르조 델루카(Giorgio Deluca)가 작은 치즈 가게를 열었고, 1977년 파트너였던 조엘 딘(Joel Dean)과 함께 대형 마켓으로 확장한 것이다. 두 사람은 좋은 식자재를 위해서 전 세계를 배회하였다. 이 매장의 디자인 또한 유명하다. 예술가이자 창립 파트너였던 잭 세글릭(Jack Ceglic)은 '유럽의 노천 시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여 매장을 디자인했다.

주소: 560 Broadway(Prince St.), www.deandeluca.com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영화로 떠나는 뉴욕 공원 여행
멜로영화 단골센트럴파크의 아이스링크장
영화 '빅'에 나온 'F.A.O 슈월츠' 장난감 가게

'뉴요커(Newyorker)'가 대체 뭐길래. 시카고나 오하이오에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특별히 없어도 뉴욕에 사는 사람들을 가리켜 부르는 뉴요커란 단어는 이미 고유 명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뉴욕에 사는 미국 작가 조시 킬러-퍼셀은 "나는 절대 뉴욕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뉴요커가 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이 도시에서 죽는다면 자격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뉴욕을 가보지 못한 사람들조차 '뉴욕'이란 지명에 설레고 뉴요커를 동경한다. 영화의 배경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도시도 뉴욕이다.

뉴욕의 매력을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찬찬히 살폈다. 눈길을 끌었던 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자유의 여신상도, 브로드웨이도 아니었다. 공원이었다. 영화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원 때문에 지금까지 이토록 뉴요커가 부러웠나 보다.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위)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포스터의 배경이 된 브루클린의 덤보.(아래)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에서 맨해튼을 감상하고

뉴욕에서 가장 잘나가는 식당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도, 괜찮은 옷을 건질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도 대답은 하나같이 브루클린이다. 브루클린은 맨해튼의 소호나 그리니치빌리지 등에 모여 살던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이 비싼 집세를 견디지 못해 옮겨 간 곳이다. 이 감각 있고 활동적인 젊은이들은 브루클린을 뉴욕에서 가장 세련된 동네로 만들어버렸다. 물론 브루클린의 집세도 올랐다.

브루클린의 옛 모습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건물 사이로 보이는 브루클린 다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스터는 브루클린의 ‘덤보(DUMBO)’에서 촬영한 것이다. ‘다운 언더 더 맨해튼 브리지 오버패스(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단어 앞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차마 동네 이름을 ‘멍청한(DUMB)’으로 지을 수 없어 마지막 단어를 끼워넣었다고 한다. 포스터의 배경이 된 지점은 지하철 F선을 타고 ‘요크스트리트’에서 내리면 3분 거리에 있다. 갱스터영화의 배경이 될 정도로 위험하고 삭막했던 덤보도 1970년대 아티스트들이 찾아오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은 건물마다 갤러리가 있고, 신진 디자이너들의 옷을 모아다 파는 편집 매장들도 눈에 띈다.

포스터를 찍은 곳에서 한 블록만 더 가면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다. 브루클린 다리와 이스트강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맨해튼의 전경이 펼쳐진다. 맨해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맨해튼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뉴욕공공도서관ㆍ브라이언트 파크(위) / 재난영화 '투모로우'는 42번가에 있는 뉴욕 공공도서관 슈워츠먼 빌딩(아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여유를 즐기고

뉴욕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장소는 브로드웨이와 42번가가 만나는 곳이다. 뮤지컬 극장과 프랜차이즈 식당이 빼곡히 들어선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건 관광객 아니면 노숙인밖에 없다. 하지만 실망을 속으로 눌러담은 채 길 하나 건너면 이 도시가 숨겨놓은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 뉴욕공공도서관과 그 옆에 딸린 브라이언트 파크다.

뉴욕공공도서관은 뉴욕 전역에 걸쳐 여러 건물이 있지만 브라이언트공원과 함께 있는 이 건물이 가장 대표적이다. 영화 ‘투모로우’는 아예 이 도서관 안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었고, 영화 ‘섹스 앤드더 시티’에서 여자주인공 캐리가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던 장소도 여기다. 얼핏 지루할 것 같지만 사실은 맨해튼에서 가장 운치 있는 곳이다. 높은 천장과 채광이 좋은 창문에다 널찍한 나무 책상 위에 초록색 빈티지풍 램프가 놓인 풍경은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여행자들도 마음껏 드나들 수 있다.

도서관에 붙어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는 여행자들의 쉼터 구실을 제대로 한다. 널찍한 잔디 주위에 파라솔이 꽂힌 탁자와 의자가 넉넉히 놓여 있다. 최근에는 한 미국 항공사에서 이곳에 천막을 친 후 소파와 탁자를 여러 개 갖다 놓고 노천카페까지 만들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고, 아무것도 시키지 않은 채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어도 된다. 바비큐도 있는데 치즈버거나 핫도그가 포함된 세트메뉴가 20달러로 맨해튼 물가 기준에선 저렴한 편이다.

톰킨스 파크(위) / '위대한 유산'에서 남녀 주인공은 이스트빌리지의 톰킨스 파크에 있는 분수대에서 키스했다.(아래)

◆톰킨스파크에서 분수대 키스를

뉴욕의 공원들은 크기를 불문하고 영화에 한 번씩은 다 나왔다. 센트럴파크의 울먼 메모리얼 링크는 ‘러브스토리’, ‘세렌디피티’ 등 멜로영화에 단골로 등장했다. 겨울에는 아이스링크로, 다른 계절에는 어린이 놀이공원으로 활용된다. 센트럴파크 중간쯤에 있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은 벤 스틸러가 주연한 ‘박물관이 살아 있다’와 우디 앨런 감독의 ‘맨해튼’에 나왔다. 의외로 남녀가 함께 가면 사랑이 절로 싹틀 정도로 로맨틱한 곳이다. 센트럴파크 입구에 있는 고급 장난감 가게 ‘F.A.O 슈월츠’는 톰 행크스가 ‘빅’에서 발로 피아노를 연주한 곳으로 잘 알려졌다. 아이들만큼이나 어른들도 좋아해서 연령대와 상관없이 선물 사기에 좋은 곳이다.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톰킨스파크는 영화 ‘위대한 유산’에서 에단 호크와 귀네스 팰트로가 ‘분수대 키스신’을 선보인 곳이다. 나무가 많아 시원하고 산책로에는 청설모들이 뛰어다닌다. 윌 스미스가 주연한 ‘나는 전설이다’에는 그리니치빌리지의 워싱턴스퀘어파크가 등장했다. 뉴욕대 캠퍼스 근처에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고 주변에 이들이 좋아할 만한 식당과 상점이 많다. 갖은 종류의 크림치즈와 쫀득한 베이글로 유명한 ‘머레이스 베이글’에서 연어베이글샌드위치를 사다가 공원에 소풍 나갈 것을 권한다.

뉴욕의 공원은 잔디만 키우는 곳이 아니다. 영화 상영, 공연, 패션쇼 등도 자주 열린다. 저녁에 하는 영화 상영에는 샌드위치나 피자 등을 싸들고 모여든 사람들 때문에 자리 잡기가 힘들 정도다. 공원의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행사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식스 갤러리의 여섯 천사들과 히피의 전야

"나는 광기에 의해 부서진 나의 세대 최고의 정신들을 보았다." 1955년 10월 샌프란시스코 유니언과 필모어 거리의 교차점에 있는 작은 전시장에 이름 없는 시인들과 길거리의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훗날 여섯 천사라 불리는 젊은 시인들이 '식스 갤러리(The Six Gallery)'를 차례로 빛냈다. 그리고 29살의 신출내기 앨런 긴즈버그(Allen Ginsberg)가 원고를 꺼냈다. 시인은 정신병원에 갇혀 있는 친구에게 바치는 시라며 [아우성, Howl]을 낭송... 아니 그야말로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의 시는 매카시의 억압과 허울 좋은 아메리칸 드림 속에 신음하며, 납골당을 납골당인 줄도 모르고 걸어 다니고 있는 동시대 젊은이들의 심장을 관통했다. 이른바 '비트 세대'가 탄생하는 순간. 그리고 밥 딜런과 히피들과 모든 미국 산 반항아들의 지도자가 등장하는 위대한 장면이다.


헤이트 애시베리의 '사랑의 여름'

1950년대 중후반에 활동한 비트 세대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주류 문화에 대한 거부, 성의 개방, 영적인 체험을 탐구했다. 이 작은 파도는 1960년대에 '히피'라는 거대한 해일을 몰고 온다. 아름다운 광풍은 미대륙 곳곳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꽃들은 샌프란시스코의 헤이트(Haight)와 애시베리(Ashbury) 거리에 피었고, 또 몰려들었다.


십자형으로 걸쳐진 이들 거리에는 싸고 큼지막한 아파트들이 자리 잡고 있어, 대학생들과 록 밴드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흥겨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1966년 '사랑의 여름(Summer of Love)'이 펼쳐졌다. 인디언 스타일의 치렁거리는 머리, 화려한 문양의 옷, 그리고 곳곳에 새겨놓은 꽃과 사랑의 장식... 미 대륙 곳곳에서 찾아온 15,000여 명의 남녀들이 시를 읽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불렀다. 자신들을 옥죄는 모든 억압에 대해 자유로운 퍼포먼스로 저항했다.


1967년 골든게이트 파크의 '휴먼 비-인(Human Be-In)'행사에는 2만 명
의 히피들이 꽃의 자동차를 타고 모여들었다.

록그룹 그레이트풀 데드의 밥 웨이어는 말한다. "헤이트, 애시베리는 무엇이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보헤미안들의 게토였다." 특히 사이키델릭 록 밴드와 함께하는 것이 그들의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더 필모어(The Fillmore)'와 '아발론 볼룸(The Avalon Ballroom)'은 그레이트풀 데드, 재니스 조플린, 제퍼슨 에어플레인이 함께 뛰어놀던 전설의 공연장들이다.


히피의 엉덩이를 걷어찬 사이키델릭 만화가

로버트 크럼의 사이키델릭한 재능은 재니스 조플린 등의 음반 표지 그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68년 헤이트 애시베리 거리에 구부정한 허리에 도수 높은 안경을 낀 남자가 다리 튼실한 여인과 함께 유모차를 끌고 나타났다. 히피들은 반가워했다. 또 '사랑의 아이'가 태어났구나. 그러나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기 위해 고개를 숙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거기에는 인간의 아이가 아니라, 전기 충격과도 같은 만화 잡지들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언더그라운드 만화 혁명의 도화선이 된 [잽, Zap Comix]이었다.

히피의 거리에는 온갖 장르의 미치광이 천재들이 모여들었다. 자신들의 작품을 'Comics'가 아닌 'Comix'라고 이름 붙인 언더그라운드 만화가들도 그 행렬에 함께했다. 그 한가운데 로버트 크럼(Robert Crumb)이 있었다. 그는 히피들의 세계 속에서 살면서 또 그들의 생태를 격렬하게 풍자하고 비판했다. [미스터 내츄럴]을 통해 엉터리 구루를 비꼬고, [고양이 프리츠]로 자유분방하다 못해 멍청한 성생활을 놀려댔다. 크럼이 유모차에 싣고 다니며 팔던 만화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헤드 숍이라는 히피들의 반문화 공간에서 주로 팔렸다. 지금 이 도시에서 언더 만화의 실체를 확인하려면, '코믹스 익스피어리언스(comixexperience.com)'를 찾아가보라.


버클리 대학의 플라워 파워

샌프란시스코는 태평양을 향해 열려 있다. 그 너머에 일본과 베트남이 있다. 때문에 이 도시는 전쟁의 광기에 휩싸인 채 지옥으로 떠나야 하는 젊은이들의 집결지였다. 아메리카 대륙의 꽃들이 전쟁에 반대하며 이곳으로 모인 이유가 거기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의 동쪽 다리를 건너면,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학풍을 지니고 있는 버클리 대학이 있다. 히피의 광란이 혁명으로 전화해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1969년 봄, 버클리 대학은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대학 주변의 건물들을 부수기 시작했다. 그러자 학생들과 시민들은 그 폐허 위에 나무와 꽃을 심고 대학 당국과 맞섰다. 로널드 레이건 주지사는 이 '민중의 공원(People's Park)'을 파괴하라고 명령했고 군대가 들어선다. 그들 앞에 맞선 히피들과 학생들은 총 대신 꽃을 들었다.


플라워 파워는 소리쳤다. "천 개의 공원이 꽃피게 하라
(Let A Thousand Parks Bloom)"

신경 쇠약 직후의 남자들

공포증에 시달리는 두 전직 형사의 뒤로는 언제나 금문교가 보인다.


캘리포니아의 또 다른 도시 로스앤젤레스가 태양을 지니고 있다면, 샌프란시스코는 안개를 지니고 있다. 때문인지 이 도시가 등장하는 영화와 드라마에서는 광기와 공포증에 시달리는 남자들을 자주 보게 된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 Vertigo]에서 전직 형사 제임스 스튜어트는 미지의 여인 킴 노박의 뒤를 쫓으며 고소공포증에 시달린다. 주인공이 미지의 여인을 구해내는 곳은 금문교의 입구인 포트 포인트(Fort Point)이고, 고소공포증에 맞선 피날레는 도시 남쪽의 산 후안 바티스타(Mission San Juan Bautista)의 종탑에서 벌어진다. 또한 이 도시는 강박증의 백화점인 드라마 [몽크, Monk]의 무대이기도 하다. 오프닝에 등장하는 금문교를 비롯해, 에피소드 곳곳에서 도시의 명소들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포인트는 차이나타운. 몽크의 아버지가 포춘 쿠키의 글귀를 읽고 사라져버린 등 그가 지닌 수많은 콤플렉스의 원점이기도 하다.



녹색 괴물의 괴성이 도시를 흔들다

히피의 꽃향기는 미국을 대표하는 슈퍼 영웅들까지 변모하게 만들었다. 1960년대의 만화 속에서 태어난 두 영웅 스파이더 맨헐크는 전 시대의 영웅들과는 사뭇 달랐다. 고리타분한 보이스카우트 소년인 슈퍼맨과 달리 이들은 자신들이 초능력을 지니게 된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스스로 슈퍼 영웅이 아니라 괴물이 되었다고 여긴다. 미국인이 얻게 된 절대적인 파워가 스스로를 옥죄게 된 상황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2003년 이안 감독이 선보인 영화판 [헐크]는 자신의 정체성을 끝없이 회의하는 초능력 괴물이 샌프란시스코를 헤매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 헐크는 버클리 대학에 자리 잡은 군수 연구소에서 돌연변이 괴물로 변신하게 되었고, 트레저 아일랜드(Treasure Island)의 옛 군사 기지를 비롯한 베이 에어리어에서 난동을 피운다.




헐크의 초록색 피에는 1960년대 반전운동의 기운이 스며 있다.

수녀들도 제법 돈다. 춤과 노래로

샌프란시스코는 수녀들조차 노래와 춤에 일가견이 있는 듯하다.


샌프란시스코는 마이너리티의 도시다. 아시아 인종, 유대인, 게이, 예술가, 그리고 보헤미안들이 바글거리는 동네다. 그런 곳에서 날라리 수녀가 교회를 살리기 위해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고 해도 대수로울까? 사실 [시스터 액트]가 굳이 이 도시를 배경으로 해야 했을까는 의문스럽다. 그래도 우피 골드버그가 풍만한 몸매로 그루브 넘치게 춤추고 노래하며 불량 청소년들을 끌어모으는 장면은 잊을 수 없다. 이 도시에서 '예쁘게 미친 것들 찾기'에 또 하나의 멋진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수녀들의 멋진 공연은 세인트 폴 카톨릭 교회(St. Paul's Catholic Church)에서 펼쳐진다. 영화 속 설정에는 빈민가의 교회로 나오지만, 노에 밸리(Noe Valley)의 중산층 주택가 안에 자리 잡고 있다.



태평양 연안의 샌프란시스코는 대서양에 연해 있는 뉴욕의 대칭점으로, 또 그 바다 너머 파리의 대칭점으로 오랫동안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케이블카, 금문교, 차이나타운 등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그립엽서 속의 장면들이 넘쳐나지만, 이 도시에서는 작은 책 하나를 들고 산보에 나서는 게 좋다. 책은 관광 가이드가 아닌 마크 트웨인, 잭 런던, 잭 케루악 등 이 도시에 살았던 보헤미안들의 것이면 더욱 좋다. 태양과 안개에 지치면 코를 킁킁거리며 커피 냄새를 따라가 보라. 프로그레시브 그라운즈, 아울 앤 더 몽키, 시티라이프 서점(외설죄로 기소당한 긴즈버그의 시집을 출판해 수백만의 독자를 만들었다) 옆의 베수비오 등 영감을 자극하는 문학 카페들이 곳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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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둘러싸고 끝없이 이어지는 새하얀 빙산의 벽. 크루즈 투어는 수려한 경관과 함께 원주민 문화, 골드러시 등 알래스카에 대해 몰랐던 새로운 지식을 선사한다.

이러다 크루즈 전문 여행기자가 되는 건 아닐까. 여행+팀에 발령받자마자 홍콩의 드림 크루즈를 섭렵했는데 또 크루즈다. '뭉쳐야 뜬다'식 패키지 여행으로 설명하자면 절대 도망 못가는 패키지 여행. 하지만 코스가 마음을 움직인다. 북극의 대명사 알래스카. 그러니까 따끈한 초여름에 즐기는 겨울 나라로의 공간 이동이다. 

이거 끝내준다. 원주민어로 '거대한 땅'을 의미하는 알래스카는 이름에 걸맞게 우리나라 면적의 7배나 되는 광활한 땅이다. 보통 투어로 끝나지 않을 거란 예감 아닌 확신이 들었다. 안내를 받아 부두로 향했다. 이미 접해본 적 있는 크루즈선은 이번이라고 특별할 게 있나 싶었다. "5성급 호텔 저리 가라"라고 침 튀기며 설명하는 가이드의 생색에 그나마 있던 기대도 슬며시 밀어넣는 게 낫다 싶었던 찰나. 엄청난 뱃고동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압도적 크기에 유선형으로 쫙 빠진 뱃머리가 예사롭지 않다. 이 배가 기항지 여행에 함께할 루비 프린세스호. 11만t급으로 타이타닉호의 거의 3배 가까운 크기로 알래스카를 연 20회 이상 운항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속 빈 강정도 많은 법. 내부는 과연?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오른 루비 프린세스호 내부 서비스와 부대시설은 덩치만큼 수준도 메가톤급이었다. 

알래스카 크루즈 투어의 매력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백미는 육로로 못 가는 환상적 기항지들을 럭셔리 선상에 올라 모두 가볼 수 있다는 것. 알래스카의 주도인 주노, 골드러시 시대의 모습을 잘 간직한 스캐그웨이를 비롯해 알래스카의 하이라이트 글레이셔 베이 국립공원, 인디언 전통이 살아 있는 케치칸, 그리고 정원의 도시라 불리는 캐나다 빅토리아까지. 모두 알래스카에 있지만 서로 중복되지 않는 고유한 매력을 뽐내는 곳들이다. 알래스카 남단에서 시작된 거대한 피오르만 수십 개. 극지방은 바닷물이 깊고 맑아 울창한 툰드라가 투명한 바다 거울에 비치는 느낌이다. 크루즈선 양쪽으로 병풍 같은 얼음 절벽이 겹쳐 있다가 배가 지나갈 때 문이 열리듯 보이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이것은 알래스카 크루즈 여행으로만 접할 수 있는 감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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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와 같은 극지방의 바닷물은 투명하고 깨끗하며 깊다. 봄과 여름에 떠나는 눈의 나라 크루즈 여행은 그 자체로 하나의 로망이다.

빙하에 둘러싸인 물살을 가르며 향한 첫 번째 기항지 주노. 준비돼 있는 여러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 있는 건 헬리콥터 멘델홀 빙하 관광이다. 헬리콥터를 타고 멘델홀 빙하 위까지 올라간다. 그리곤 내려서 두발로 디뎌 본다. 신발을 통해 느껴지는 빙하의 감촉. 발로만 느껴서는 모자라다. 맨손으로 만져보고 눌러본다. 반질반질하면서도 뽀득뽀득한 눈과 얼음의 중간적인 느낌. "아, 나 오늘 빙하 만졌어." 괜히 뿌듯하다. 빙하 체험을 하니 출출하다. 현지 연어구이 시식을 해본다. 찬 바닷물에서 잡아 올려 그런지 신선도가 눈과 혀를 휘어 감는다. 이어 과거와 현대의 모습이 공존한다는 주노 시내를 둘러본다. 호수면 위로 한가로이 떠 있는 얼음 조각과 선명한 푸른색이 이곳이 북극임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북풍의 집 스캐그웨이에서는 화이트 패스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다. 화이트 패스 열차는 골드러시 시대 사용하던 차량을 개조한 것인데 채굴을 위해 쓰던 이 열차로 금광이 있던 지역까지 갔다 오는 것이다. 투어 내내 터널과 깊은 협곡, 폭포, 빙하 덮인 준봉의 절경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선택관광을 마치자 시간이 좀 남았다. 승선 전까지 간단히 시내를 둘러보고 에메랄드빛 호수를 감상했다. 스캐그웨이 기항은 알래스카 크루즈 일정이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이제 알래스카 크루즈의 하이라이트는 글레이셔베이 국립공원이다. 입구에는 매년 40만명의 크루즈선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는 빙하지구가 보인다. 물 위에 떠 있는 다양한 크기의 빙하 조각과 뮤이르 빙하, 마저리 빙하, 램프러 빙하 코앞까지 배가 갔다가 180도 선회한다. 충돌하는 거 아닌가 조마조마하면서도 선상에서 빙하를 보는 감회 또한 짜릿하다. 빙하를 타고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과 끝없이 이어지는 골짜기는 여행지에서 또 다른 사색에 잠기게 한다. 이동 중 바다표범과 해달 등 극지방 동물과의 만남은 알래스카 크루즈 투어의 숨겨진 재미다. 운이 좋을 때는 혹등고래, 북극곰과도 만날 수 있다. 

다음 기항지 케치칸으로 향한다. 홀연 놀랄 만큼 기후가 온화해졌다. 케치칸은 온화한 기후와 뛰어난 경관으로 알래스카에서 축복받은 땅으로 불린다. 원시우림 보호지역을 직접 둘러보며 서식하고 있는 블랙베어, 사슴 등 생생한 자연과 마주한다. 알래스카산 게 요리는 오직 케치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방문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포인트다. 알래스카 크루즈의 마지막 기항지 빅토리아에 다다랐다. 이곳은 캐나다 속의 작은 유럽이다. 도시 곳곳에 영국 문화가 짙게 서려 있다. 빅토리아 명소인 부차르 가든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식 정원으로 다들 한번씩 들르는 곳이다. 시내 구석구석을 빨간색 2층 버스가 누비는 모습은 마치 런던에 와 있는 착각을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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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태고의 자연색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대륙 알래스카.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영화에서나 보던 환상적 빙하는 상상 이상으로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 알래스카 크루즈 즐기는 Tip 

롯데관광이 알래스카 상품을 판매 중이다. 크루즈 전문 인솔자가 동행하며 시애틀 유명 관광지를 포함한 1박이 추가된 단독상품. 밤마다 펼쳐지는 쇼와 라이브 음악도 무료 제공. 6월부터 9월까지 매주 금요일에 출발. 판매가는 1인 369만원부터. 


트렁크족(族). 트렁크를 들고 여행하는 여행객들을 부르는 신조어. 우르르 몰려다니는 여행이 아닌 '자기 주도적 여행'을 즐기는 자유여행자들의 여행. 자유여행의 모든 것, A to Z를 소개한다.

[[마연희의 트렁크족⑨]오아후편<1>와이키키비치와 탄탈루스 언덕, 다이아몬드 헤드…]

↑ /사진=마연희

하와이(Hawaii).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언제부터인가 하와이는 '파라다이스'의 대명사가 됐다. 사실 하와이는 하나가 아니다. 오아후(Oahu), 마우이(Maui), 카우아이(Kauai), 빅아일랜드(Big Island) 총 4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 4개의 섬을 다 돌아보려면 한 달이 넘는 대장정의 일정이 필요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휴가는 그리 길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하와이에서 꼭 가봐야 할 곳들을 각 섬 별로 소개한다. 첫번째로 오아후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를 소개한다.

1. 와이키키비치(Waikiki Beach)…하와이 하면 떠오르는 곳

'하와이=와이키키'라고 할 정도로 하와이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와이키키비치는 하와이 언어로 '깨끗한 물이 넘치는 곳'이라는 의미인데 1901년 모아나 서프라이더 호텔(Moana Surfrider Hotel)이 개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와이키키는 알라와이운하에서부터 다이아몬드헤드까지 전체 지역을 말하나, 통상적으로 쉐라톤 와이키키호텔에서 메리엇 와이키키호텔까지를 와이키키의 중심으로 본다.

와이키키 해변에서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에메랄드 빛 바다의 와이키키해변, 서핑보드를 든 젊은이들의 열정과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해변에서 몇 걸음만 벗어나면 아찔한 스카이라인을 자랑하는 쉐라톤, 모아나 서프라이더 등의 세계적인 호텔들과 명품 쇼핑의 메카인 칼라카우아 에비뉴가 해변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저녁시간이면 쿠히오 비치파크에서 훌라 공연이 펼쳐지고, 호놀룰루 동물원, 와이키키 아쿠아리움 등의 관광지와 골목마다 빼곡히 들어선 레스토랑들에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와이키키는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명실상부한 하와이의 대표 해변이다.

2. 탄탈루스 언덕(Tantalus)…와이키키의 야경을 한 눈에

↑ /사진=마연희

오아후에서 가장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홍콩의 야경 못지 않은 와이키키 건물들에서 내뿜은 빛들이 모여 장관을 이룬다. 저녁시간 이 장관을 보러 모이는 연인들이 많아 '연인의 언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중교통 편이 없어 렌터카를 이용해야 한다. 와이키키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

3.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 Head)…스펙터클한 와이키키 전경

↑ /사진=마연희

해발 232m 높이의 다이아몬드 헤드는 처음 섬을 발견한 영국인이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돌을 분화구 근처에서 발견한 데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솟아 있는 모양이 참치 지느러미와 비슷한 모양이라고 해서 현지인들은 '레아히(Lehi) 참치지느러미'라고도 한다.

와이키키에서 차로 약 10분이면 거리에 있으며 정상까지 가려면 수 백 개의 계단과 터널을 지나 약 50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 정상에서 보는 스펙터클한 전망은 올라가는 고생을 잊게 할 정도다. 분화구에서 와이키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멋진 전망으로 와이키키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하는 유명장소이다. 정상까지 하이킹하는 코스도 있다.

4. 쿠알로아 목장(Kualoa Ranch)…헐리우드 영화 촬영소

↑ /사진=마연희

쿠알로아 목장은 게리트 저드 박사가 1850년 카메하메하 3세로부터 취득한 이후 후손들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개인 목장이다. 바다에서 산맥까지 3개의 계곡을 포함한 약 490만평 규모의 목장은 예전에는 사탕수수 농장이었다가 현재에는 소·말 등을 방목하고 있다.

해변 옆으로 높게 솟은 두 산맥 사이에 펼쳐진 평원은 섬에서 보기 드문 멋진 장관을 연출하는데 그 독특한 자연환경 때문에 오랫동안 헐리우드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아왔다. '쥬라기공원' '진주만' '로스트' '첫키스만 50번째' '윈드토커' '하와이 파이브 오' 등 영화 와 드라마 촬영지다.

목장은 투어프로그램을 통해 돌아볼 수 있는데 승마, ATV 투어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어드벤처 투어와 정글탐험 및 영화 촬영장을 돌아볼 수 있는 익스피어리언스 투어가 있다. 특히 버스를 타고 영화촬영장소와 목장을 돌아보는 'Movie Site & Ranch' 투어가 인기.

5.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오아후 스노클링 명소

↑ /사진=마연희

오아후에서 스노클링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곳이다. 수 천년 전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진 만(Bay)에는 산호초가 군집을 이뤄 스노클링 하기에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에메랄드빛 바다와 완만한 수심은 초보자라도 쉽게 스노클링을 할 수 있다.

육지 쪽으로 움푹 들어간 만 안쪽으로 고운 모래의 해변과 잔디가 펼쳐져 있어 스노클링과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연중 붐빈다. 하나우마 베이는 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보존지역으로 무분별한 개발과 수중생물 보존을 위해 입장 전 환경보호 영상 관람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하나우마 베이의 생물에 대한 안내실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하나우마 베이 해변으로는 음식물 반입과 물고기에 먹이 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오후에는 현지인들과 여행객들이 몰리기 때문에 주차장에 자리가 없을 수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 그늘이 많지 않아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스노클링 장비대여 및 락커 사용료가 비싼 편으로 미리 장비를 준비해서 가는 것이 좋다. DFS 갤러리아 앞에서 왕복픽업을 제공하는 투어회사가 있다.

6. 이올라니 궁전(IOLANI PALACE)…하와이 마지막 왕조의 숨소리가 살아있는 미국 유일의 궁전

↑ /사진=마연희

1882년 서양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칼라카우아 왕이 유럽식 건축양식을 도입한 이올라니 궁전을 건축했다. 이후 칼라카우아 왕과 그의 동생 릴리우오칼라니가 살았던 곳이다. 원래 이름은 '왕의 집(The House of the Chief)'이라는 '할레알리(Hale Alii)'인데, 킹 카메하메하 5세가 현재의 이올라니(Iolani)로 변경했다.

이올라니 궁전은 하와이 왕조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칼라카우아왕을 거쳐 하와이를 통일한 킹 카메하메하 왕조 시대가 끝난 후, 이올라니 궁전의 사유지 부분은 왕족에게 돌려지고 궁전 내 가구나 물건들은 경매로 팔리게 된다. 또한 미국 영토로 편입된 이후에는 정부 건물로 사용되거나 세계 2차 대전 당시 임시 군사통제 사무소로 사용되는 등의 아픔을 겪었다.

이올라니 궁전은 미국 유일의 군주제가 있었던 하와이의 역사의 증거이며 당시 칼라카우아 왕 시대 유물을 고스란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역사적인 곳이다. 왕궁을 돌아보는 방법은 오디오로 설명을 들으며 직접 돌아보는 오디오투어와 가이드의 설명이 있는 가이드투어가 있는데 가이드투어는 사전 예약해야 한다. 하와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방문해야 하는 곳.

서퍼들의 천국이자 영화 촬영지로 유명…휴식같은 진짜 휴양지
은퇴자들이 꿈꾸는 가장 평화로운 도시…아무 해변이나 걸어도 ‘굿’



↑ 평생 머물고 싶은 마을 라호야. 해변가를 따라 일광욕을 즐기는 물개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천혜의 공간이다.

여행자들의 천국, 캘리포니아. 그중에서도 으뜸은? 이런 질문은 참 난감하다.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린다. 복잡하지만 즐길거리가 많은 로스앤젤레스(LA)? 고급스럽고 분위기 있는 샌프란시스코? 여행 고수들의 대답은 '노(NO)'다. LA도, 샌프란시스코도 훌륭하다. 인근 여러 카운티도 여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캘리포니아의 참맛은 샌디에이고다. 적어도 세 곳을 모두 돌아본 여행객은 대부분 그렇게 답한다고 한다.

은퇴 도시. 샌디에이고의 또 다른 별명이다. 미국인들이 돈만 있으면 은퇴 후 가장 거주하고 싶은 곳이다. 과연 샌디에이고가 갖고 있는 매력이 뭘까? 공항은 도심(다운타운)에서 멀지 않다. 차로 20분 남짓 달리니 바로 시내가 나온다. 구시가지인 '가스램프' 지역이다. 건물이 오래됐다. 낡았다는 느낌보다 고풍스럽다. 뭔가 분위기 있어 보인다. 이런 건물들 구석구석에 식당들이 있다.

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았다. 몇 블록 가지 않았는데 큰 건물이 있다. 야구장 '펫코파크'다. 이곳을 연고로 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팀 전용 구장이다. 국내 야구팬들에게는 익숙한 이름. 파드리스와 같은 지구인 LA다저스 류현진 선수도 여기서 많이 던졌다. 펫코파크는 10여 년 전 만들어졌다. 이를 중심으로 신시가지가 형성됐다.

샌디에이고 컨벤션센터 뒤쪽 해안가를 따라 쭉 걸었다. 공원처럼 잘 꾸며진 이곳은 좋은 산책로다. 조깅하는 사람들도 많다. 바닷가에서 불어보는 상쾌한 바람은 보너스. 부유함의 상징 요트도 수없이 많다. 여유로움이 절로 느껴진다. 무작정 걷다 보니 큰 군함이 보인다. 미드웨이 박물관이다. 1991년 걸프전을 마지막으로 1992년 46세의 나이(?)로 전장 생활을 마무리했다. 역사적인 항공모함이 그대로 이곳에 전시돼 관람할 수 있다.

해안가 한쪽에 위치한 힐튼호텔. 여기서 트롤리(성인 39달러)를 탔다. 도심 곳곳을 2시간 동안 살펴보는 버스다. 5번 프리웨이를 타니 제법 긴 다리를 건넌다. 이곳에서 보이는 풍경도 예술이다. 버스가 천천히 달리길 바랄 정도. 다리를 지나면 도심과 다른 이색적인 풍경이 나온다. 샌디에이고만 건너편에 위치한 섬, '코로나도'다.

델 코로나도 호텔이 보인다. '마릴린 몬로' 주연의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Some like it hot)'의 촬영장소로 아주 유명하다. 샌디에이고를 방문하는 많은 인사들이 머무르는 곳이기도 하다. 아쉬움을 뒤로한 채 코로나도를 나왔다. 트롤리에서 내린 뒤 다시 차로 이동한다. 서남쪽으로 차를 달렸다. 도심에서 한 15분 달렸을까. '선셋 클리프'다. 절벽과 해안의 조화가 아름답다. 도로 위엔 모두 일반 가정집이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바로 앞 절벽에서 다이빙도 하고 서핑도 한단다. 부러운 삶이다.

↑ 샌디에이고 다운타운의 최대 번화가인 가스램프. 19세기 빅토리아풍 건물이 특징으로 인기 레스토랑, 바, 상점들이 모여 있다.

좀 더 차를 타고 가면 '포인트 로마'다. 포르투갈 탐험가인 후안 카브리요가 유럽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에 상륙한 장소다. 자연 경관도 훌륭하지만 미국 서쪽 끝 반도에 위치해 군사적으로 중요하다. 포인트 로마 언덕 끝까지 올라가면 카브리요국립공원이 있다. 샌디에이고 주변의 아름다움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녁 석양이 좋기로 소문났다. 12월부터 3월 따뜻한 바다로 이동하는 고래를 배 위에서 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도 인기다.

친절한 현지인. 다른 여행기를 보면 항상 등장하는 말이다. 하지만 여긴 진짜 그렇다. 식당 종업원, 길 가던 사람, 하물며 노숙자도 무서워 보이지 않는다. 늘 웃는 미소다. 여유로운 분위기와 좋은 기후 때문이리라. 320만명. 1년에 샌디에이고를 방문하는 관광객 숫자다. 4000만명의 LA, 1000만명의 샌프란시스코에 비해 초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점이 오히려 매력이다. 어딜 가도 북적거리지 않는다. 게다가 기후는 세 곳 중 단연 최고다. 캘리포니아 관광을 위해 샌디에이고를 선택했다면 당신은 최소한 '여행의 중수' 이상이다.

▶ 샌디에이고 가는 길〓일본항공(JAL)에서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2012년 도쿄(나리타)~샌디에이고 직항 노선을 만들었다. 매일 오후 5시 5분 출발한다. 하루에 한 편 있다. 인천에서 JAL을 타고(오후 1시 45분) 나리타에 와서(오후 4시 5분 도착) 환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주요 숙박시설〓힐튼호텔, 카타마란 리조트(Catamaran Resort) www.catamaranresort.com, 더 그랜드 콜로니얼 호텔(The Grande Colonial Hotel) www.thegrandecolonial.com ※ 취재 협조〓샌디에이고 관광청(www.sandieg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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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는 각각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섬과 흥미로운 액티비티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매년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휴양지다.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늘 온화한 날씨, 멋지게 솟구치는 파도를 가르는 서핑과 이색적인 하와이 전통 춤 훌라, 하와이 특산 요리 그리고 아름다운 와이키키 해변의 매력 있는 호텔과 리조트 등 그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하와이 하면 와이키키 해변을 떠올린다. 하와이의 상징 와이키키는 원주민 말로 분출하는 물이라는 의미다. 와이키키 해변은 따뜻한 태양 아래 서핑, 일광욕,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사람들로 진풍경을 이룬다. 

오하우섬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하나우마 베이다. 철저한 관리와 보호로 깨끗한 바닷속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하나우마 베이는 스노클링 최고 명소로 알려져 있다. 수심이 얕아 아이들도 함께 즐기기 좋다. 

와이키키 해변과 더불어 하와이를 대표하는 또 다른 상징물은 바로 다이아몬드 헤드다. 와이키키 비치 동쪽에 위치해 있는 다이아몬드 헤드는 오랫동안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분화구. 오아후섬을 처음 발견한 쿡 선장이 분화구 정상의 암석을 다이아몬드로 착각해 이렇게 이름 붙여졌다. 

쿠알로아 랜치도 가보자. 푸르다 못해 파란 초원과 두텁게 우거진 숲, 기묘한 모양을 한 산들과 그 사이로 맑은 소리를 내며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계곡은 그야말로 영화 세트장 같은 절묘한 자연풍경으로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쥬라기 공원' '아바타' 등을 비롯한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하와이 오아후섬의 노스쇼어는 서핑 명소로 유명하다. 하와이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프리미엄 아웃렛 투어다. 와이키키에서 30여 분 거리인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은 50여 개의 매장을 갖춘 최고의 관광 쇼핑 명소다.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웃렛 쿠폰북을 활용하면 다양한 혜택과 함께 사은품을 챙길 수 있다. 


플로리다 최남단 육지 끝을 벗어나면 야자수 가득한 크고 작은 섬 40여 개가 바다 위에 일렬종대로 줄지어 서있다. 그리고 그 섬들을 연결하는 42개 연육교 다리공사가 1938년에 끝나면서 하얀색 다리들은 플로리다의 옥색 바다와 대비되며 또 하나의 명소로 바뀌었다. 길이 202km 해상고속도로는 오버씨즈 하이웨이Overseas Highway로 불린다. 끝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긴 다리 위에 서면 ‘도대체 이 다리를 언제 건널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아득하다.

오랜 시간을 달린 끝에 마지막 섬 키웨스트에 도착했다.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등을 집필한 헤밍웨이가 사랑했던 바로 그 섬이다. 이곳에서는 섬마다 야자수 아래 파스텔풍 집들이 이국적으로 펼쳐지고, 눈이 시리도록 환상적인 옥색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천국의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키웨스트는 과거 스페인이 지배했던 섬으로 1822년 미해군기지가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미국에서 최고의 휴양지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곳은 명성만큼이나 볼거리도 많다. 키웨스트섬 최남단에 가면 과거 우주에서 귀환할 때 우주인을 싣고 바다에 떨어진 캡슐 형태의 조형물이 있는데, 이 조형물 안에는 키웨스트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90 miles to Cuba Southernmost Point Continental USA’ 미대륙의 최남단이며, 쿠바까지 90마일이라고 쓰인 문구다. 자동차로 1시간이면 닿을 무척 가까운 거리다. 조형물 위에는 소라고둥공화국The Conch Republic이라고 쓰여 있는데, 실제로 이 섬 해안가에는 오래 전부터 많은 소라고둥이 채취되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섬에는 소라고둥 레스토랑이 많다. 길을 걷다 보면 버터에 구운 소라고둥 냄새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와 식욕을 자극한다.

해가 저물자 광장 한구석에서 귀에 익은 콴타나메라 기타 연주가 들려왔다. 쿠바에서는 오랫동안 사회주의 지배하에 가난과 체념을 담은 저항시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 애잔한 시에 음을 달아 타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이 콴타나메라다. 신나는 음률이 흐르면 사람들은 어느새 춤을 추기 시작하는데, 이곳 키웨스트도 마찬가지. 춤추는 파트너가 누구든 상관없고 무대도 따로 없다. 음악소리가 들리면 리듬에 맞추어 신나게 춤을 추다 연주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각자의 길로 돌아간다.

길거리에는 유난히 파스텔 컬러의 건물이 많은데, 지중해풍 하얀색 건물과의 조화가 무척 이국적이다. 길거리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노점상들의 깜찍한 매대며 작은 규모지만 꽤나 우아한 품격을 갖춘 갤러리들이 마치 “낭만을 팝니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쿠바가 가까워서인지 여기저기 체 게바라의 얼굴이 들어간 선물용품이 많이 보였다. 들려오는 음악소리도 모두 남미풍 노래다. 옛 키웨스트 세관 앞, 중년사내와 여인의 춤추는 동상 앞에 서면 이곳이 미국 땅인지 쿠바 땅인지 구분이 힘들 정도다.

키웨스트는 지리적으로 미국의 끝자락에 위치한 멀고 먼 섬이다. 이 섬에서 마주친 쿠바의 열정적인 기질은 미국 속 작은 쿠바처럼 마음 가까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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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세계 일출 명소]좌절금지, 새해 새 희망을 쏘아 올리다!①..하와이

투어코리아 | 조성란 기자 | 입력 2017.01.0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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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와이 할레아칼라' 일출

[투어코리아]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최근 가장 많은 공감대를 일으키는 노래 말 중 하나다. 청년실업, 조기퇴직, 불황, 치솟는 물가, 어지러운 시국 등등 첩첩산중을 헤매듯 쉽사리 풀리지 않는 일상이 반복되면서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언젠가는 그래도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그래서 좌절 금지, 무한 긍정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살아가는 이들은 새해면 새 희망을 품기 위해 일출 명소로 떠난다. 어슴푸레 어둠을 뚫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 장관을 보며 희미해지는 꿈과 희망을 부여잡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다짐과 계획이 올 한해는 뜻한 대로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일출 장관은 언제 어디에서 봐도 늘 벅찬 감동을 선사하지만, 세계 각국 명소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또다른 묘미가 있지 않을까. 세계 각국 관광청들이 추천하는 일출명소를 소개한다.

탄성 자아내는 세계 최대 휴화산
'하와이 할레아칼라' 일출

'세계 최대의 휴화산' 하와이 마우이 섬의 남동쪽 해안에 있는 '할레아칼라(Haleakalā)'는 연간 12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찾는 곳이다.


웅장한 할레아칼라 화산 정상에서 보는 일출은 미국에서도 첫 손에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일출을 자랑한다. 해발 3,058m까지 올라가 360도로 탁 트인 전경과 함께 구름 위에서 떠오르는 해는 탄성을 자아낸다.


하와이어로 '태양의 집'이라는 뜻을 지닌 '할레아칼라(Haleakalā)'는 일출 명소다운 전설이 전해진다. 하와이 신화 인물 중 하나인 반신반인 '마우이'가 해가 너무 빨리 져 낮이 너무 짧다고 여겨, 할레아칼라 정상에서 올가미로 태양을 낚아 채 일몰을 늦춰 낮을 좀 더 길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태양의 집, 태양이 머무는 곳 '할레아칼라' 정상에 올라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잠을 포기하고 새벽에 출발할 것을 추천한다. 할레아칼라 정상에서 바라보는 밤하늘도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다. 새벽에 정상에 올라 밤하늘과 일출을 한 번에보는 감동은 잊지 못할 만큼 긴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해가 뜬 후에 바로 자리를 뜨지 말고 10~20분간 더 머물면 눈앞에 화려한 수채화 한 폭이 펼쳐지니, 그 멋진 풍경도 놓치지 말자.


다만, 높은 고도에서 일출을 보는 것인만큼 지상과의 일교차가 매우 크다. 따라서 낮은 기온에 대비해 두툼한 옷은 필수다. 게다가 정상에 올라가는 길에 만나는 업컨트리 마우이에 위치한 쿨라(Kula) 지역은 강수량이 제법 있으므로 올라가는 길에 비를 만날 수 있어 이에 대비해 우비를 챙겨가는 것이 좋다. 특히 매점이 없기 때문에 간단한 간식과 물, 아침을 싸가지고 가는 것도 빼놓지 말자. 물론 감동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도록 카메라도 잊지 말자.


올해(2017년) 2월 1일부터 오전 3시에서 7시 사이에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방문 60일 전 안에 예약을 필수로 해야 한다. 차량당 $1.50(공원 입장료 별도)가 필요하며, 예약은 홈페이지(www.recreation.gov)에서 하면 된다.


일출 감상 후 할레아칼라 국립공원 내에서 하이킹이나 드라이브를 해도 좋다. 할레아칼라를 찾아가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카훌루이에서 36번, 37번, 377번, 378번 고속도로를 타면 바로 공원으로 이어진다. 표지판도 있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www.nps.gov/hale


<사진 및 자료협조 미국관광청, 하와이관광청, 스위스정부관광청, 독일관광청,
노르웨이관광청, 페루관광청, 두바이관광청>



지난 11월초에 아이들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의 월트 디즈니 월드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주일간 디즈니 월드를 이리저리 구경하고 경험하면서 아이들은 정말 행복한 날들을 보냈습니다.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디즈니 월드가 아이들의 천국이라면 휘슬러는 스키를 좋아하는 어른들의 천국이라 부를 수 있을 겁니다. 며칠동안 다녀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6개월 또는 1년 이상 장기간 머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특히 스키와 스노보드에 빠진 젊은이들은 꿈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며 행복해 합니다. 이처럼 꿈속에 빠진 스키어들의 하루 생활을 살펴 볼까요?

↑ 한국 스키어들이 지내는 휘슬러의 베이스 캠프. 스키에 대한 열정으로 언제나 훈훈합니다.

↑ 휘슬러 피크 리프트와 리프트 위에서 바라본 블랙 다이아몬드 코스들. 절벽 사이로 지나간 스키어들의 자욱이 보는 것 만으로도 오싹합니다.

↑ 휘슬러를 누비는 한국인 스키어들. 뛰어난 스키실력으로 서양 사람들의 눈을 번쩍 띄게 한답니다.

↑ 집 앞에서 휘슬러스키장까지 이어진 눈덮힌 길. 이 길을 걸어 아침마다 스키장으로 향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스키를 들고 눈쌓인 길을 걸어 스키장으로 향합니다. 차가운 아침공기가 몸을 깨우고, 아름다운 눈길이 정신을 맑게 깨웁니다. 걸음마다 뽀드득 소리를 내며 밣히는 눈길은 저를 어릴적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게 합니다. 하루의 스킹을 상상하며 1km 남짓한 눈길을 걷는 것은 저의 큰 행복중의 하나입니다.

곤돌라와 리프트를 갈아타며 30여분 정도 산을 오르면 스키장의 칠부능선(1,800m)에 위치한 라운드하우스에 도착하게 됩니다. 휘슬러산에서 가장 큰 레스토랑인데 이 곳에 서서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길 기다립니다. 라운드하우스를 경계로 하여 수목한계선이 설정되기 때문에 라운드하우스 밑으론 나무가 많지만 그 위로는 나무가 없어 온통 하얀 눈세상이 펼쳐집니다.

수십미터씩 떨어지는 절벽이나 바위가 울퉁불퉁 솟아난 지역이 아니라면 어디든 스킹이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한국에선 즐길 수 없는 다양한 스킹이 가능합니다. 백컨트리, 파우더, 블랙다이아몬드, 범프, 트리런 등등.

하지만 하루의 첫 스킹은 항상 워밍업부터 시작합니다. 크게 무리하지 않으면서 신체의 관절과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줍니다. 그런 뒤에 천천히 스킹을 하면서 설질을 체크하고 몸상태도 체크합니다. 아주 빠른 스피드를 내지는 않지만 한국 스키장 메인슬로프에 비해 3~4배 긴 슬로프를 쉬지않고 스킹을 하기 때문에 한 두차례 웜업 스킹을 해도 몸에 열이 나기 시작합니다.

적절한 컨디션 조절이 끝나면 그 때부터 신나는 하루의 스킹이 시작됩니다. 신설이 내려 파우더가 좋은 날엔 파우더 스킹을 즐기고, 날씨가 맑은 날엔 시야가 좋으므로 백컨트리나 블랙다이아몬드를 즐깁니다. 여기서 블랙다이아몬드라는 것은 한국에선 보기 힘든 급사면을 말합니다. 특히 처음 더블 블랙다이아몬드를 접하는 스키어들은 "이런데서 스키를 어떻게 타지?"라는 생각을 먼저 하곤 합니다.

날씨가 흐린 날엔 트리런이 아주 적격입니다. 안개속에 휩싸인 숲속을 헤매고 돌아다니다보면 머리 위론 하얀 김이 솟고 입가엔 커다란 미소가 걸립니다. 스킹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특히 아이들은 트리런을 가장 좋아합니다. 마치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어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의 신나는 스킹이 끝나는 건 오후 3시입니다. 엄청나게 큰 산을 헤집고 다니느라 몸이 피곤한 탓도 있지만 오후 4시면 어둑어둑 해지기 때문에 대충 이 시간이면 스킹을 끝내고 집으로 향합니다.

휘슬러의 주거 공간은 대부분 나무로 지어진 목조주택이고 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 벽난로가 갖춰져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에겐 휴가 기간 잠시 다녀가는 별장같은 느낌입니다.

스키가 끝나고 돌아오면 벽난로에 불을 피우고 집안을 훈훈하게 만듭니다. 두런두런 모여서 저녁을 준비하는 것도, 함께 모여 하루의 스킹이야기와 더불어 저녁을 먹는 것도 행복하고 푸근한 느낌입니다.

더군다나 별것도 아닌 것을 핑계로 술자리라도 펼쳐지면 하루의 모든 피로를 잊고 흥겨운 에너지로 가득찹니다. 누가 휘슬러보울에서 멋지게 날랐다느니, 누가 더 멋지게 카빙턴을 했다느니 웃고 떠들며 모두들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스키이야기와 사는 이야기들과 함께 길고 긴 겨울밤이 지나갑니다.

며칠전엔 저에게 스키를 배우는 제자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 길에 멍하니 창밖을 보다가 갑자기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외국 사람들 한 가운데 있는 저를 발견하곤 깜짝 놀랐습니다. 제 손에 안겨 있는 스키를 만져보고 '내가 꿈을 꾸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휘슬러에서의 생활은 꿈같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꿈이라면 깨지 않기를 바래야죠. 너무나 행복해서요."

이 정도라면 가히 현실을 꿈처럼, 꿈을 현실처럼 살았던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처럼 느껴지지 않나요? 스키어들에겐 꿈같은 생활입니다. 장자가 꿈과 현실의 구분이 모호하다고 했듯이 이들은 현재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노닐고 있는 셈입니다.



하와이 쇼핑여행
명품·아울렛·시장… 쇼핑천국
쉴 공간 곳곳에 있기 때문에 이곳에선 쇼핑이 곧 '휴식'

하와이에서는 마음 편하고 몸 여유로운‘휴식 같은 쇼핑’이 가능하다. 로열 하와이안 센터./박세미 기자
쇼핑의 가장 악몽(惡夢) 같은 풍경은 대개 이럴 것이다. 숨막힐 듯 붐비는 매장, 아우성치는 가게 직원, 고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손님들…. '전쟁'에 지쳐 돌아오면 날아오는 건 경악스러운 카드값 고지서뿐이다.

미국의 50번째 주(州) 하와이는 쇼핑을 둘러싼 모든 나쁜 편견을 말끔히 날려버리는 마법 같은 곳이었다. 이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면 '천국 같은 쇼핑'의 가장 농밀하고 환상적인 결정체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주머니가 가볍고 두툼하고 상관없이 이곳에서 쇼핑은 이미 '휴식'과 동의어(同義語)였다.

명품숍과 로컬숍 공존

하와이에서는 가장 럭셔리한 명품숍과 가장 투박한 로컬숍이라는 대조적인 공간에서 쇼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호놀룰루 와이키키 해변가에 위치한 'DFS 갤러리아 와이키키'는 세계에서 가장 큰 면세점으로 이름났다. 1층과 2층은 주세(州稅)가 면제되는 명품 브랜드숍과 로컬 디자이너 숍이 입점해있다.

1층 입구부터 위용을 자랑하는 버버리·랄프로렌 매장에는 한국에 들어오지 않은 아이템들이 많아 한번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다. 2층은 오가닉, 닥터스, 언체인징 등 화장품 브랜드가 테마별로 구분돼 있어 맞춤형 쇼핑이 가능하다.

명품에 관심이 많다면 에르메스·몽블랑·프라다·불가리·쇼파드 등 초럭셔리 브랜드들이 입점한 3층 면세점에 들러보자. 예산이 넉넉지 않은 관광객은 '윈도 쇼핑'만으로 가슴이 뛸 법한 초호화 시계와 액세서리들이 가득하다. 대부분의 매장에는 '짧은' 영어를 구사하는 중년 일본인 여성들이 근무하고 있어 문화적 이질감도 적다.

와이키키에서 차로 15분 정도 가면 하와이 쇼핑의 '얼굴'이라는 '알라모아나센터'가 있다. 1·2층에는 샤넬·프라다·루이비통·버버리·지미추 등 최고급 명품숍이 입점해 있고, 일부 매장은 니먼 마커스·노드스트롬 등 고급 백화점으로 운영돼 '쇼핑 속 쇼핑'을 즐기는 듯한 이색적 느낌을 준다. 아베크롬비&피치·퀵실버 등 대중 브랜드까지 두루 갖췄다.

와이키키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로열 하와이안센터'는 칼라카우아 애비뉴를 끼고 나선형으로 돌아드는 건물 외관이 무척 아름답다. '웨스턴 클래식스' '퍼시픽 할리데이비슨' 등은 야성미를 추구하는 남성들이 한번쯤 들러볼 만한 매장이다.

이곳의 쇼핑이 휴식 같은 느낌을 주는 건 매장들 곳곳에 위치한 수많은 의자들 덕분이다. 사소한 배려이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킹스빌리지의 파머스 마켓/박세미 기자

하와이 냄새 물씬 나는 재래시장

하와이 특유의 냄새가 물씬 나는 쇼핑을 하고 싶다면 로컬 쇼핑몰과 재래시장을 찾아가보자. 와이키키 해변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워드센터'는 하와이 특산물이 가득한 2층짜리 소박한 '보물창고'이다. 특히 하와이에서만 자란다는 코아나무로 만든 목걸이·귀걸이·공예품은 10~30달러 수준으로 가격도 '착해' 선물용으로 구입할 만하다. '아일랜드소프&캔들웍스' 매장에서는 수제(手製) 비누와 설탕 스크럽제를 만드는 공정을 구경할 수 있고, 주방 매장 '이그제큐티브 셰프'에서는 수십 가지 종류의 향신료와 기하학적 모양의 주방 식기를 구할 수 있다.

칼라카우아 애비뉴에 있는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는 동남아 재래시장을 연상시키는 아날로그적인 공간이다. 초호화 명품숍의 숲 한가운데 10달러짜리 티셔츠와 5~6달러짜리 조개 목걸이를 산더미처럼 실어놓은 리어카 상점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특별하다. 다소 촌스러운 리어카 불빛이 부각되는 늦은 밤에 찾아가는 게 더 재밌다.

먹거리 장터의 일종인 '파머스 마켓'에서는 식도락 쇼핑을 즐길 수 있다. 항시 열리는 게 아니라 금요일 또는 토요일 같은 주말에 3~4시간 정도 이벤트성으로 열린다. 킹스빌리지(금요일), 카피올라니(토요일) 등 하와이 곳곳에서 열리며, 사과나 바나나, 파인애플 등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과일과 시나몬빵·소시지빵 등 가정에서 직접 구운 베이커리를 구입할 수 있다.

미국 쇼핑의 클라이맥스, 아울렛

하와이 쇼핑의 백미(白眉)는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울렛'이다. 예산이 두둑하지 않아도 꽤 만족스러운 품질의 중고가 브랜드 상품을 잔뜩 '실어올' 수 있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 와이키키에서 차로 50분 정도 떨어진 교외에 있기 때문에 현지 업체(왕복 10달러·팁 제외)를 통해 승합차로 가거나 차량을 렌트해 가야 한다. 아울렛 빌리지 안에는 가벼운 간식거리를 파는 간이음식점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 놀이공원 같은 느낌을 준다.

와이켈레 프리미엄 아울렛/ 박세미 기자
역설적이지만 이곳의 강점은 루이비통·프라다·구찌 같은 초고가 명품이 없다는 것. 아울렛이라고 마음 놓고 이것저것 샀다가 부지불식간에 엄청난 '카드비 폭격'을 맞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바나나리퍼블릭·랄프로렌·아르마니 익스체인지·캘빈클라인·마이클 코어스·코치·나인웨스트·주시꾸뛰르 등을 시중가보다 평균 20~40%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고, 일부 상품은 80% 정도 할인된 가격에 '떨이' 처리한다. 리바이스 청바지는 19.99~34.99달러 정도면 살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왔다면 카터스·크록스·베이비갭·짐보리 등 아동 매장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깔끔하고 사랑스러운 매장 안에 5~6달러짜리 옷이 수두룩하다. 이런 옷들이 왜 한국에만 들어오면 수만원짜리로 둔갑하는지 의문이지만, 좀 욕심을 내도 예산을 크게 위협하지 않아 마음 편히 몇 가지 챙길 수 있다.

하와이에서는 낮 동안 해수욕이나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늦은 오후부터 쇼핑을 즐기는 게 좋다고 한다. 대부분의 쇼핑몰이 밤 9시까지 열어 하루가 알차다. 몇 시간을 쇼핑(혹은 윈도 쇼핑)에만 써도 시간과 돈을 낭비했다는 생각보단, 하와이의 풍취를 합리적으로 사들였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


형형색색의 모래 바위, 작열하는 태양 아래 드리워진 거대한 사막의 모뉴먼트, 붉은 암반과 수풀 고원으로 둘러싸인 자이언 캐니언(자이언 캐년, 자이언 국립공원)은 신의 정원 그 이상이다. 할리 데이비슨이나 컨버터블을 타고 계곡 사이의 바람을 가르는 쾌감은 숨 막힐 듯 짜릿하다. 그 깊고 깊은 계곡에 서면 서부의 전설을 몸에 휘두른 듯 낭만의 향취로 그득하다.

버진강의 북쪽 지류를 따라 펼쳐지는 자이언 캐니언 드라이브의 숨 막힐 듯 환상적인 도로를 질주한다.



버진강(버진 리버) 사이로 우뚝 솟은 자이언 캐니언

심상치 않은 풍광이다. 입구에서 바라보는 자이언 캐니언의 기운이 여행자의 마음을 압도한다. 두려움이 아닌 경외감으로, 찬란하고 신비한 붉은 기운의 자이언 캐니언이 여행자에게 고요히 말을 걸어온다. 깊고 강한 기운 속으로, 도무지 감지할 수 없는 신비 속으로 홀연히 빨려 들어간다. 자이언 캐니언의 자태는 신비감 그 자체다.

자이언 캐니언의 한여름은 기온이 40도를 넘는 경우가 많다. 맑고 청명한 하늘은 대지의 수증기를 말려버린 탓이다. 반면 겨울엔 대체로 온화하다. 진입로를 들어서자마자 공원의 도로 군데 군데까지 암벽이 튀어나와 길은 지그재그로 이어진다. 아스팔트 포장까지 붉은색으로 물들어 마치 요르단의 붉은 성지, 페트라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지구상 깊은 산 속 어느 곳, 혹은 미국의 서부 자연이라 믿어지지 않을, 오묘한 자연의 유혹이 끝없이 이어진다. 붉은 사암은 장쾌하고, 굽이진 길은 구절양장 천 길 낭떠러지다. 숨조차 쉬이 쉴 수 없는 압도적인 거대한 자연풍경이 연이어 몰려온다. 깊고 심오한 붉은 바위들의 메시지를 헤아릴 수조차 없다.

자이언의 깊은 심장 속으로 달리다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몇 군데 차를 멈추어 세워야 한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거대한 자이언 캐니언을 가슴에 담아내며 천천히 심연으로 들어가 보자. 하이킹 코스가 몇 군데 있는데, 우뚝 솟은 절벽 사이를 강여울 소리를 들으면서 걷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다. 계곡 속은 고요하고 낮에도 깊은 어둠이다. 10층 아파트 수십 채를 합한 크기의 거대한 붉은 암석들이 한데 어울려 묘하고 특별한 구조로 경이롭다.

자이언 드라이브를 따라 달리며, 자이언의 얼굴 그레이트 화이트 스론(Great White Throne)이라는 거대한 바위를 지나게 된다.

자이언 캐니언 국립공원 진입로를 들어서면, 오픈카와 할리 데이비슨 라이더의 시원한 질주를 자주 접하게 된다.



장구한 세월 동안 침묵을 지키면서도, 그 부동의 자태는 마치 살아서 움직이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 장엄함은 가을이 되면 더욱 붉은 색색의 단풍과 계곡과 계곡 사이를 흘러내리는 옥수가 어울려 형형색색의 암벽 궁전으로 변신한다. 오가는 차량들이 없다면 아마도 전설 속 미지의 세계로 달려가는 느낌일 것이다. 미국이지만 가장 미국답지 않으며, 가장 깊은 서부이지만, 신의 정원답게 평화롭고 안온하다.

타는 듯 붉은 바위를 배경으로 사막 서부극의 촬영이 빈번히 연출되었을 것이다. 장엄한 ‘자이언(Zion)’이라는 이름은 신의 정원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이름처럼 거대하고 고요하다. 이름에 걸맞게 큰 바위들은 대단히 엄숙한 분위기를 전해준다. 인근을 흐르는 버진강은 붉은색과 흰색의 조화가 어우러진 모래 바위들을 휘돌고, 협곡의 바닥은 온통 나무와 풀들과 강으로 뒤덮여 있다.

바위를 올려다본다. 협곡의 깎아지를듯한 단면들은 약 2,000-3,000피트(50-75m) 높이의 거대한 모습으로 주변을 압도하고 있다. 공원 북쪽 지역은 고대에서부터 파생된 화산과 석화된 나무들로 신비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말 그대로 신의 정원이다. 자이언이 알려지고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은 1847년 솔트레이크시티가 탄생한 이후이다. 1923년에 계곡 내 자동차 전용도로가 완공되고 터널이 준공되면서 관광객의 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신의 정원, 자이언 캐니언을 걷는 일은 고요히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일생에 한 번은 자신을 만나야 한다. 특별히 초대한 신의 공간처럼 가는 곳 어디나 거룩한 공간처럼 느껴진다. 타워에서 아득하게 내려다보면 백 만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쉬지 않고 흐르는 버진강이 우리를 무아경으로 이끌어간다. 끝없이 이어진 사암과 혈암, 석회암에 풀 한 포기 없는 암벽은 대자연의 위대함 속에 숨소리조차 위축된다.

파란 하늘 아래 끝없이 이어진 자이언 캐니언의 거대한 사암 덩어리가 여행자를 압도한다.

수백만 년의 세월 속에 침식되어 만들어진 가늘고 긴 협곡은 무려 수백 피트의 높이로 인간을 압도한다. 보잘것없는 우리 인간이 팔을 뻗으면 금세 건너편까지 닿을 수 있다는 착각이 들기도 하지만 계곡 아래 Narrow Canyon은 천 길 낭떠러지다. 그래도 계곡을 찾는 이가 많다. 폭우가 갑자기 찾아오기도 하며, 등반 중 실종 사망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사전에 허가를 받고 출입해야 한다.

동쪽 산 정상의 붉은 신비는 우리를 황홀케 한다. 이름 모를 공포감이 밀려오기도 할 만큼 경외감으로 휩싸이는 곳이지만, 천지창조 그대로의 모습은 그곳에 서 있는 그 자체로 감동적이다. 앤젤스 랜딩(Angels Landing) 정상에 서면 천국의 천사들이 찾아오는 느낌이다. 그 거대한 대자연의 합창, 굽이진 길들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들려주는지 귀를 기울여 보자. 그 음성이 들려올 즈음, 누구나 가슴은 뛰고 충만한 기쁨에 온몸이 전율에 휩싸일 것이다.

자이언 캐니언은 하나하나 신의 걸작이다. Bridge Mountain, Twin Brothers, Mountain of The Sun, Weeping Rock, Great White Throne 등 주요 관광포인트 중 어느 한 곳도 놓칠 수 없다. 성스러운 이름의 국립공원이 된 것처럼 자이언 캐니언은 차원이 다른 신비로움으로 그득하다.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분위기, 당당한 이미지의 성스러움을 지닌 자이언은 그 이름 그대로 신의 전당으로 느껴지는 곳이다. 거대한 자연 앞에 숨죽이며 두려움과 감동으로 서 있는 나를 만나보자. 그리고 오늘, 내가 생생하게 살아 있음에 감사해 보자.


가는 길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 중 하나인 자이언 캐니언은 1919년 11월19일 총 229 mile2의 크기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유타주의 세인트 조지 방향으로 296mile(474km) 지점 애리조나 국경 근처, 라스베이거스에서 135mile(216km) 거리에 있다. 기암절벽과 바위산을 남북으로 관통한 전망 터널 도로는 최고의 토목기술진을 동원해 난공사를 벌인 결과 1930년 1.1마일의 터널을 뚫고 완공했다. 터널 곳곳의 암반 도로구멍으로 비추는 거대한 바위산과 찬란한 무지갯빛을 볼 수 있는 축복을 누려보자.


다양한 지구촌 문화·음식·예술 등 한자리에

미국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나라다. 국토 면적만 해도 우리나라보다 40배 이상 넓고, 동서 길이는 무려 4800㎞나 된다. 게다가 주마다 법이 다르고 문화도 조금씩 다르다. 미국 어느 지역 출신이냐에 따라 상대방을 판단하는 기준이 달라지기도 한다. 특정 지역을 무시한다는 개념보다는 그 지역 특성을 판단해 상대방을 보다 빨리 이해하는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미국은 동부 서부 남부 등 크게 세 지역으로 나뉜다. 동부에는 미국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필라델피아 보스턴 등이 있으며, 서부에는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등이 있다. 남부의 대표적인 도시로는 휴양지로 유명한 마이애미가 있다. 이 가운데서도 뉴욕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예술을 주도하는 거대한 도시다.


↑ 뉴욕의 명물인 자유의 여신상 <사진제공=www.cyworld.com/amygirl0430>

◆ 뉴욕의 대명사, 맨해튼 일명 '세계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뉴욕은 재미있는 여행지다. 세계 각국의 문화 음식 음악 미술 등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뉴욕은 의외로 이방인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도시다. 비록 시끄럽고 복잡하긴 해도 조금만 거리를 돌아다녀 보면 그동안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봤던 친근한 모습에 금세 마음이 놓인다. 게다가 워낙 구획 정리가 잘돼 있어 주소 하나만 있으면 어디라도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대표 도시인 뉴욕. 도시가 형성되던 초기에는 '뉴암스테르담'이라 불렸으나 1664년에 영국령이 되면서 지금의 '뉴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뉴욕은 일반적으로 맨해튼을 비롯해 브루클린 브롱크스 퀸스 리치먼드 등 크게 다섯 개 권역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가장 뉴욕다운 곳은 맨해튼 지역이며 흔히 뉴욕을 지칭할 때도 맨해튼을 가리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뉴욕 중심지인 맨해튼은 세로로 길게 뻗은 타원형 섬이다. 북쪽 지역은 교육과 문화의 중심지다운 면모를 지니고 있는 반면, 남쪽 지역은 상업적이고 예술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맨해튼 곳곳에는 센트럴파크를 끼고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을 비롯해 미국 자연사박물관, 구겐하임미술관 등이 있으며 남쪽 끄트머리에는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월스트리트가 있다.

센트럴파크 근처에 있는 그리니치빌리지는 젊은 예술가들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곳곳에는 아트갤러리, 재즈클럽, 골동품 가게, 유럽풍 카페 등이 있다. 그리니치빌리지 입구에 있는 하얀색 아치는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취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것이다.

뉴욕을 대표하는 명소로 많은 곳을 꼽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자유의 여신상일 것이다. 102층(381m) 높이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은 완공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명성을 얻음과 동시에 뉴욕의 자존심으로 군림했던 명물이다. 미국 대공황 때인 1929년 10월에 공사를 시작해 1931년 5월에 완공됐다.

1885년 5월에 프랑스에서 가져온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시민뿐만 아니라 미국 사람과 세계인 누구나 아끼고 사랑하는 명물이다. 뉴욕항 입구의 리버티섬에 세워져 있는 이 거대한 여신상은 오른손에 횃불, 왼손에 미국의 독립선언서를 든 채 자유와 평화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 문화의 거리, 그리니치빌리지 그리니치빌리지 근처에 있는 이스트빌리지는 마치 '뉴욕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일종의 문화적 해방구로 19세기 말에 뉴욕 상류층이 미드타운으로 이주한 후 이민자가 들어와 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한때는 반전운동의 중심지로 유명했으나 지금은 새로운 예술문화를 시도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뉴욕을 보다 자연스럽게 만나고 싶다면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보자. 뉴욕에서 일반 여행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으로는 버스 지하철 택시 등을 들 수 있다. 맨해튼 버스 노선은 북쪽으로 향하는 업타운, 남쪽으로 향하는 다운타운, 동서로 달리는 크로스타운 등으로 구분돼 있어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

△가는 길=인천~뉴욕 구간 직항편을 대한항공에서 주 14회, 아시아나항공에서 주 7회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14시간30분 정도.


붉게 노을 지는 하늘, 키 큰 침엽수림을 배경으로 안개 자욱한 호수, 장대한 산맥이 연이어 이어진 아름답고 웅장한 산 능선이 펼쳐지는 곳. 게다가 야성의 동물들과 마주치고, 카약 트레킹 등 레포츠의 정수를 즐길 수 있는 온전한 자연의 땅, 바로 케나이 국립공원이다. 그 거대하고 깊은 알래스카의 정수를 음미하기 위해, 알래스카 남단 시워드에서 앵커리지까지 달려가는 파란색 철마에 몸을 싣고 달린다.

케나이 반도를 향하기 위해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의 발데스에서 유람선에 오른다.


알래스카 레일로드 위에서 누리는 대자연의 파노라마.

알래스카 여행의 출발지라 불리는 South Central 지역은 제 1의 도시 앵커리지와 인접해 있고, 알래스카의 놀이터라 불릴 만큼, 다양한 볼거리와 자연이 혼재되어 있어 휴식과 명상, 대자연을 호흡하며 자연 치유에 적합한 지역이다. 피요르드와 고래 관찰, 빙하 탐험 등 원시 자연의 풍경과 해양 생물을 마주할 수 있는 케나이 반도의 거친 바다와 섬, 피요르드와 유빙이 반겨주는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 Prince William sound 를 동시에 즐길 수 있기에 놀이터라는 표현이 과장은 아니다.

앵커리지에서 시워드로 남쪽으로 이동할 경우, 버스나 렌터카 혹은 캠핑 캐러반으로 자유롭게 이동하고, 디날리 국립공원의 마운틴 매킨리나 와실라, 페어뱅크스 등 북쪽 지역을 둘러보기 위한 이동은 알래스카 레일에 온전히 몸을 맡겨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알래스카의 진정한 탐험은 몸과 마음이 자유로운 열차 여행으로, 거대한 자연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기에 최상의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Seward 시워드를 빠져 나와 Resurrrction Bay 를 지나면 아름다운 섬 FOX Island에 도착한다.


거대한 빙하와 녹음이 우거진 숲 속을 질주하고, 초록의 호수와 눈 덮인 계곡을 가로지르며, 자작나무 숲과 야생 꽃들이 만발한 초원 위를 달리는 일은 대자연이 선사하는 최고의 초대가 아니고 무엇이랴. 육중하고 미끈하게 생긴 철마, 파란색 바탕에 노란 띠를 띤 알래스카 레일로드에 몸을 실으면 출발 전 마음도 설렌다. 전망 칸이 있는 2층 객차와 고급 레스토랑, 카페와 라운지까지 골고루 갖춘 철마는 그 자체로 로맨틱한 홀리데이의 낭만을 선사해 주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경이로운 자연이 번갈아 옷을 갈아입는 알래스카에서 인생에 단 한번 호사를 누려도 좋은 전망 파노라마 열차. 엉덩이를 객실 좌석에 붙여놓고 있을 시간 조차도 아까운, 다이내믹한 자연의 파노라마가 끝임 없이 펼쳐지는 곳. 게다가 기관사는 너무나 친절하게도 곰이 나타나거나, 흰머리 독수리가 둥지에 앉아 있거나 빙하가 나타날 때면, 어김없이 달리던 열차를 스르르 세운다. 기꺼이 곰과 독수리, 무스와 산양 등을 확인시켜 보여주며, 친절한 안내까지 전해주니 이 또한 감동이 아니고 무엇이랴.


케나이 반도 남단, 시워드를 출발한 철마는 강, 호수, 산맥, 빙하를 지나며 목적지 앵커리지를 향한다.


케나이 반도 남단, 해양 생물의 보고이자 케나이 빙하의 전진기지, 시워드에서 철마 여정은 시작된다. 고래, 바다사자, 수달, 퍼핀 등 해양 생물 관찰과 빙하 투어가 주를 이루는 시워드의 해양 투어를 마치면, 곧 열차에 몸을 싣는다. 6시 정각, 파란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출발하면 이내 엑싯 빙하 Exit Glacier를 지나면서 대자연의 경이로운 모습들은 하나 둘, 그 정체를 드러낸다.


무스가 지나다녔다는 마을, Moose Pass를 지나면서 좌측으로는 케나이 호수 Kenai Lake의 초록 물빛, 턴 레이크 Tern Lake의 자작나무 설원풍경 등 크고 작은 호수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열차가 계곡과 절벽, 터널과 평원 사이를 질주하는 동안, 우측으로 눈을 돌리면 사젠트 아이스필드 Sargent Icefield 와 스펜서 빙하 Spencer Glacier 가 연이어 푸르스름한 빛을 드러내며 거대하고 하얀 속살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열차가 달리는 구간과 나란히 이어져 있는 Seward Hwy 위로 할리 라이더들이 바람을 가르고 있다.


원시의 숲과 거대 빙하의 대자연, 만년설과 창 밖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공기를 만끽하며 열차는 앵커리지로 거대한 몸체를 파도처럼 출렁이며 쉼 없이 달린다. 높은 산맥의 터널을 관통하고, 좌우로 거대한 몸체를 비틀거리다가도 커다란 원형으로 서클 회전하며, 길고 거대한 철마는 자연의 품속에 길 잃은 바람처럼 고요히 안긴다.


Costal Classic Train 이라 명명된 데이 트립의 명물, Seward- Anchorage 구간의 네 시간 가까운 여정은 그랜드뷰 Grandview, 스펜서 Spencer, 포테지 Portage역을 지나면서 절정을 맞는다. 케나이 반도 내륙의 추카치 산맥과 빙하, 호수를 음미하며 달려온 여정은 포테지역을 지나면서 은은한 빛깔의 쿡 내항 Cook Inlet 의 회색 빛 오션과 마주하는 순간 절정을 맞이한다. 이때부터 철마는 좌측으로 바다를 조망하며 턴 어게인 암 Turnagain Arm 내항의 Seward Highway 를 질주하는 자동차와 함께 달리며 바람 같은 자유가 된다.


파란 열차는 잠시 거우드 Girdwood 역에 정차, 내륙 최고의 알파인 스키 휴양지이자, 호텔 알리에스카로 향하는 손님들을 내려놓는다. 거우드는 헬리 스키, 크로스컨트리, 스키, 전망 케이블 카 탑승 등 동계 스포츠는 물론, 여름 개 썰매 투어, 경비행기 투어 등 레포츠와 트레킹 등 수준 높은 레저를 즐기기엔 완벽한 휴양지다. 이글 빙하 Eagle Glacier 에서 경비행기나 헬기를 타고 겨울에나 즐길 수 있는 개 썰매의 짜릿함을 맛볼 수 있으니 이 또한 한 여름의 묘미가 아닐까.

추카치 산맥 깊은 계곡, Bird Creek에서는 ATV를 즐기며, 숲 속의 청정함을 만끽한다.


열차는 우측으로 거대한 삼림지대인 추카치 국립공원 Chugach National Forest의 품속으로 질주한다. 이 곳은 트레킹과 ATV 어드벤처로 인기가 높아 깊은 산속의 원시림과 버드 크릭 Bird Creek 의 계곡을 따라 달리는 ATV 투어를 즐겨볼 만 하다. 누구나 5분 정도면 쉽게 배울 수 있는 ATV는 거대한 네 바퀴로 거친 산길을 달리며, 쾌감을 느낀다. 낚시와 트레킹도 가능하며, 산양과 야생의 곰을 관찰하거나, 직접 마주할 수 있기에 모험적인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다.

회색 빛 바다와 멀리 거대한 설산의 장관을 바라보며, 열차는 점차 속도를 줄여간다. 추카치 산맥의 산 자락이 낮아지면서 숲 속 전원주택들이 나타나고, 앵커리지가 그리 멀지 않은 듯 차량의 행렬도 많아진다. 미국 본토와 유럽, 아시아에서 온 캠핑 매니아들은 앵커리지에서 렌탈한 캠퍼밴을 달려, 케나이 반도의 대자연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경제적이면서도 다이내믹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손수 운전하며 알래스카의 비경을 찾아가는 캠핑카 여정도 권할 만 하다.

앵커리지 쿡 내항의 Ship Creek에서 방금 잡아 올린 1 M 길이 연어의 가른 배를 보여주는 낚시꾼.


앵커리지 다운타운을 가로질러, 토니 노우레스 코스탈 트레일 Tony Knowles Costal Trail 을 잠시 달리면, 듬성 듬성 빌딩들이 얼굴을 내미는 앵커리지의 다운타운으로 열차는 미끄러져 들어간다. Cook Inlet의 Knit Arm 내륙으로 들어서자 연어를 잡는 강태공들의 낚시질이 눈길을 끈다. 다운타운으로 들어섰지만, 열차가 정차하는 앵커리지의 마지막 포인트 또한 대자연이다. 열차에서 발을 내려 눈앞을 바라보면, 소박하고 정겨운 Ship Creek 의 냇가가 마지막 여정의 휴식처임을 알린다.


알래스카 최대의 도시 앵커리지를 기점으로 한 South Central 지역은 손쉽게 대자연을 마주하며 케나이 반도의 야성의 세계와 마주하는 곳이다. 설봉으로 이어진 높은 산과 거대한 바다와 울창한 삼림지대까지 자연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며, 휴식과 레포츠를 동시에 즐겨볼 수 있다. 매혹적인 Costal Classic 철마 여정의 낭만을 영원히 추억하고, 해양 생물의 전진기지 Seward 에서 마주한 험백고래의 꼬리와 돌고래의 하얀 포말의 전율도 온몸의 세포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여행정보
알래스카로 가는 길이 다양해 졌다. 7, 8월 손쉽게 대한항공을 이용하여, 8시간 만에 앵커리지로 입국하거나, 시애틀을 경유 알래스카 항공으로 앵커리지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장대한 산맥과 빙하투어, 개 썰매와 블랙 베어 혹은 고래 관찰, 매킨리 경비행기 투어도 도전해 볼만하다. 무더운 여름을 피해, 영상 17, 8도의 선선한 알래스카를 찾아 피서 투어를 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흔히 볼 수 없는 야성의 대자연과 조우하는 일, 거대한 자연 앞에서 잊었던 나를 발견하고 좀더 겸손해진 나로 감동의 세상과 마주하는 일, 그 자체로 회복과 치유의 여정이 될 것이다.

열차 여정은 그 자체로 낭만과 감동이다. 바람을 가르며 청정지역 케나이 반도를 달리는 철마.



열차 여행 팁
알래스카 열차의 메인 루트는 남부 해양 도시 Seward 에서 중부 도시 페어뱅크스까지 이어진다. 원하는 구간을 선택하여, 일부만 달려보아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알래스카 열차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시워드 구간에서 앵커리지가 될 것이다.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의 콜롬비아 빙하투어를 원한다면 앵커리지에서 위티어 Whittier 로 달리는 Glacier Discovery Train을 놓치지 말자. 그곳에서 발데즈와 코르도바로 연결하는 대형 크루즈선도 기다리고 있다. 알래스카 레일의 열차 운행은 5월 초순부터 9월 말까지만 운행하며 요금은 구간별로 성인기준 편도 50 $부터 100$ 안팎이다.

 

  1. Favicon of https://blogandme2.tistory.com 블로그앤미 2014.10.23 14:44 신고

    안녕하세요. 블로그 내용이 좋아서♡ 블로그모음 서비스인 블로그앤미(http://blogand.me) 에 등록했습니다. 원하지 않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어릴 적 1995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시트콤 'LA아리랑'을 보면서 "왜 뉴욕이 아닌 LA일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곧 그 이유를 알게 됐는데,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많이 살고 익숙한 도시이기 때문이었다. 어떤 이는 '나성에 가면 편지를 띄우세요'란 노래가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오죽하면 LA(로스앤젤레스)의 별명이 '나성특별시'일까. LA의 한자식 가차 이름인 '나성(羅城)'과 대한민국의 행정구역을 혼합한 것이다. 

로스앤젤레스는 미국 서부에서 제일 큰 지역이자 미국 전체에선 뉴욕에 이은 제2의 도시다.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천혜의 기후로 인해 일 년 내내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는 축복받은 땅이기도 하다. 일찍이 스페인 군대가 캘리포니아 지역에 정착하면서 아름다운 이곳을 두고 '천사들의 도시(Ciudad de Los Angeles)'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후에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Ciudad de가 빠지고 Los Angeles만 남아서 현재 이름이 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이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도시지만 잘못하면 수박 겉핥기 식의 여행이 될 수도 있는 법. 만약 LA에서 유니버설스튜디오나 그리피스천문대 혹은 할리우드거리 정도만 가보고 '이 정도면 됐지'라고 생각하는 건 외국인이 명동거리와 경복궁만 둘러보고 '서울 구경은 이걸로 끝'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초겨울에 접어들었지만 LA는 바로 지금이 여행 가기에 참 좋은 시기다. 

우선 LA에 도착하면 서쪽에 위치한 말리부와 샌타모니카 해변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살랑이는 바닷바람이 11시간 비행시간에 따른 피로를 풀어줄 것이다. 이곳은 베벌리힐스와 함께 대표적인 미국 부촌으로 절벽가에 위치한 각종 집들을 쳐다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말리부 해변을 따라 드라이브하는 코스는 따로 여행상품이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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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운타운 내 고층빌딩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탁 트인 전경. [사진 제공 = 캘리포니아 관광청]

그러고나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남자라면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에, 예술문화를 좋아하는 여자라면 '더 브로드 박물관'에 갈 시간이다.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에는 각종 고급차뿐 아니라 영화 '백투더퓨처' 촬영 당시 쓰였던 실제 타임머신 자동차도 볼 수 있다. 더 브로드 박물관에는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등 20세기를 수놓은 세계 팝아트 거장들의 작품 수백 점이 진열돼 있어 항상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고층빌딩에서 내려다보는 넓은 LA의 전경을 보고 싶으면 다운타운 633W 5번가에 위치한 OUE 스카이스페이스에 방문해보자. 300m 빌딩 꼭대기에서 360도 벽이 투명한 유리로 이뤄져 있어 시야에 방해되지 않고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LA의 지평선을 통해 캘리포니아의 광활함을 느껴보자. 빌딩 꼭대기에서는 투명 원통형 미끄럼틀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LA 내 호텔은 최근 젊은 미국인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는 부티크 호텔 '마마셸터'를 추천한다. 비교적 저렴한 10만~20만원 가격으로 우리나라 4성급 호텔 정도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다운타운으로 접근하기에도 매우 좋기 때문이다. 

여유가 된다면 다운타운 한가운데 위치한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에 투숙하는 것도 괜찮겠다. 100년 이상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기에 점잖은 여행객들이 많이 선호하는 곳이다. 


2박 3일의 여정은 콜로라도 강과 만나는 부분에서 강을 건너면 노스 림으로 이어진다. 사우스 림(South Rim)에서 협곡 아래로 이어지는 트레일은 현재 2개. 또 하나는 야바파이 포인트에서 이어지는 사우스 카이밥 트레일(South Kaibab Trail)에서도 북벽으로 갈 수 있는 코스다. 콜로라도 강을 건너며 물살을 가르며 급류에 휩쓸려 내려오는 래프팅 무리들도 만나게 된다.


수억 년의 세월을 마주하고, 바람과 콜로라도강의 급류가 만들어낸 대자연 앞에서 자연의 위대함과 경건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이 허락한 대자연을 지키고자 하는 미국인의 강인함과 세심함에도 감탄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특별할 것도 없는 이러한 점들이 특히 미국 여행 중에 가장 부러운 점으로 부각되기도 한다.

황혼 무렵, 다크 세도우에 태양의 그림자로 뒤 덥히는 장엄한 순간은 태양이 잉태하는 빛의 신비로운 연출이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숭고한 성지로, 또 서부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은 인디언 자치구역으로 오늘도 그들만의 성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비록 인디언들은 사라져버렸지만 그들의 생명력만은 지금도 대지 속에서 꿈틀대며 숨 쉬고 있을 것이다. 말 안장에 올라 서부 대자연 속살을 탐험하며 광활한 대지를 온전히 호흡해보자. 그 생명력의 씨앗을 뜨거운 몸 안에 다시 잉태시켜 보자.


여행 정보
교통편 / How to get there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은 동서로 길게 이어지는 중앙의 협곡을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으로 나뉜다. 입구는 사우스 림, 노스 림 그리고 데저트 뷰(Desert View) 등에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접근하기 쉽고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은 사우스 림이다.


사우스 림으로 가기 위해서는 LA나 라스베이거스에서 비행기로 직접 그랜드캐니언 공항으로 가는 방법이 있고, 앰트랙이나 그레이하운드를 이용해 플래그스태프를 경유해 그랜드캐니언으로 향하는 방법이 있다. 그레이하운드를 이용한다면 윌리엄스를 거쳐 그랜드캐니언으로 향한다. 항공편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는 1시간, 로스앤젤레스에서는 3시간이 소용된다.



그랜드캐니언 내에서의 이동

공원 안으로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으므로 직접 드라이브하면서 돌아보는 것이 편리하다. 공원 내에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되므로 쉽게 이동이 가능하다. 셔틀버스는 그랜드캐니언 빌리지를 순환하는 것과 그랜드캐니언 빌리지에서 웨스트 림까지 운행하는 것 두 가지가 있다.

여행자들은 공원 입구에 까지 차를 몰고 들어와, 주차를 하고 가족단위의 트레킹에 나선다.


1. 빌리지 루프(Village Loop) - Bright Angel Lodge, West Rim Junction, Visitor Centor, Yavapai Point, Grand Canyon Village 등을 운행한다. 운행시간: 7:00a.m.~10:00p.m.(15분에서 20분 간격으로 운행)


2. 웨스트 림 루프(West Rim Loop) - West Rim Junction에서 Hermit's Rest까지 왕복 운행하면서 중간의 모든 포인트(Point)에서 멈춘다.



운행시간: 7:00a.m.~일몰 후 1시간까지(15~20분 간격으로 운행)


숙박: 서부 최대의 관광지이므로 반드시 들러야 하는 플래그스태프에서부터 다양한 숙소들이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다. 우선 모텔은 $60~90 수준이면 충분히 머물 수 있으며, 젊은 여행자나 버짓 트레블러를 위한 유스호스텔도 다양하다. 그랜드캐니언 내로 들어오면 숙박의 선택이 많이 줄어드는데 우선 로지와 호텔, 캠핑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로지의 경우 브라이트 엔젤 포인트 바로 앞에 위치해 접근성과 편리성이 최고인 Bright Angel Lodge & Cabin과 Yavapai Lodge를 꼽을 수 있으나 요금은 $150~200으로 비싸다. 공원 내 관광 안내소 인근에 위치한 Mather Campground에서는 캠핑과 야영이 가능하며 취사와 샤워도 할 수 있다.

일루리사트의 개 평원

기온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길을 걸으면 여기저기 물 흐르는 소리가 점점 자주 들린다.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북극의 혹한에 길들여진 썰매개들은 아주 힘들어한다. 그래서 이런 날이면 개들은 차가운 눈밭 위에서 뒹굴거나 배를 깔고 엎드려 지낸다.


해안 마을의 언덕 위로 올라서자 축구장 다섯 개 정도의 평지가 눈에 들어왔다. 거기 썰매개 수백 마리가 개 줄에 묶인 채 넓게 퍼져 있다. 늑대처럼 크고 우람하고 잘생긴 북극 썰매개들이 하얀 눈밭에서 졸거나 뒹굴거나 울부짖는다. 정말 굉장한 ‘개판’이다.


잠시 후 개 주인이 나타나 대장 개를 풀어놓는다. 그럼 대장 녀석은 무리를 누비고 다니며 개들에게 뭐라고 수군거린다. 축구에서 교체 선수가 다른 선수들에게 감독의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것처럼.

인구 5천 명의 일루리사트에는 약 3천 마리의 썰매개들이 함께 살고 있다.


영화를 통해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썰매개들은 주로 알래스카의 개들이다. 그린란드나 알래스카 모두 개썰매의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지만 개들을 썰매에 묶는 방식에 있어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알래스카에서는 두 마리씩 종대로 묶여 썰매를 끄는 반면, 그린란드에서는 수천 년 전부터 부채꼴 모양으로 썰매를 끈다. 부채꼴 대형에서는 대장 개의 줄이 다른 개들보다 좀 더 길다. 왜 그럴까? 썰매개들의 혈관에는 늑대의 야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본능적으로 리더의 자리를 노리는 썰매개들에게는 대장 개에 대한 질투와 시기심이 늘 깔려있다. 대장 개는 미칠 노릇이다. 홱 뒤돌아서서 호시탐탐 자기를 노리는 개들에게 반격하고 싶어도 주인이 휘두르는 채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앞을 향해 달릴 수밖에 없다. 뒤따르는 개들은 그런 대장 개를 끝없이 추격하고……, 그렇게 썰매는 빠르게 전진할 수밖에 없다.


다른 개들이 목줄에 묶인 상태에서 가슴 줄을 차는 것과 달리 대장은 목줄을 묶지 않아도 된다. 대장만의 특권이다. 가슴 줄이 다 채워지면 다시 대장부터 차례로 썰매 줄을 채운다. 이때 주인이 잠시 고개를 돌리는 찰나에 개들 사이에서 다툼이 벌어진다. 대장을 시기하는 녀석들이 일제히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다. 결과는? 주인한테 두들겨 맞는다. 그래도 이 천하무적 썰매개들은 여간해선 기가 죽지 않는다. 이렇게 드센 개들을 우리 탐험대가 과연 컨트롤할 수 있을까? 앞이 깜깜하다.


잘 훈련된 썰매개들과 함께 사냥에서 돌아오고 있는 이누이트 사냥꾼



썰매개들의 생존 법칙

일루리사트의 썰매개들에게 한 끼의 식사란 처절한 생존의 문제이다.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먹고, 먹기 위해 살아남는다. 너무 커서 들기조차 버거운 넙치 한 마리를 공중으로 힘껏 던지면 땅에 닿기도 전에 해체되어 녀석들의 뱃속으로 들어간다. 들리는 거라곤 입안에서 우두둑우두둑, 넙치 뼈를 부서뜨리는 둔탁한 소리뿐이다. 먹이가 주어지는 건 겨울철 하루에 단 한 번뿐이며 여름철엔 2, 3일에 한 번일 때도 허다하다. 많은 개들의 사료 값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또한 늘 허기진 상태를 유지함으로써 먹이를 주는 주인의 말에 더욱 잘 복종하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늘 굶주린 상태에서 우아하고 느긋한 식사란 없다. 먼저 먹어 치운 놈이 남은 먹이를 강탈하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빨리, 더 많이 먹어 치우는 것만이 생존의 지혜일 뿐 양보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 무자비한 생존 투쟁에서 동정이란 그저 허영이며 장애물에 지나지 않는다. 썰매개들의 세계에서는 먹는 자와 굶는 자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런 야생의 규칙은 인간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혹한의 설원 위에서 열댓 마리의 사나운 썰매개들을 상대해야 하는 이누이트 사냥꾼들은 결코 불필요한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자비란 나약함의 증거이고, 그것은 곧 개들에게 공격의 빌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른 개들의 공격을 받아 상처를 입고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썰매개

현지에서 탐험대를 도와준 이누이트 어부 앙아유(21, Angau).



앙아유를 만났다. 그는 썰매개 구입과 훈련을 도와주는 현지인 어부다. 2010년, 홍 대장이 답사 및 적응훈련을 위해 이곳에 왔을 때 앙아유로부터 썰매개 스무 마리를 구입했다는데 그 사이 두 마리는 도망가고 한 마리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한다. 실제 원정에 16마리가 투입되면 베이스캠프에는 최소한 두 마리를 후보로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데 한 마리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현재 남은 개들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는 점이다. 앙아유가 자기 개처럼 정성껏 넙치를 잡아다 먹인 듯하다. 그린란드 사람들조차 가지 않는 내륙 빙하를 도대체 왜 종단하려는지 도무지 이해 못하는 눈치이긴 하지만, 그래도 저 멀리 한국에서 온 ‘비슷하게 생긴’ 우리 탐험대에 대한 관심과 애정만큼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생긴 것도 미남인데다 마음씨도 참 고운 친구다.


“이건 기생충 약이고, 이건 항생제……, 꼭 챙겨야 해요.” 앙아유는 개줄, 가슴 띠, 개 양말, 채찍 등 원정에 필요한 여러 장비들을 몇 번이고 꼼꼼하게 점검해주었다. 행여 개들이 다치거나 죽지 않을까, 그 먼 거리를 개썰매 초보자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한도 끝도 없다. 나보다 더 간절한 것 같다.



일루리사트의 개썰매 공장

일루리사트의 개썰매 공장에서는 아직도 전통 방식으로 개썰매를 만든다. 개썰매는 크게 두 종류, 즉 사냥용과 고기잡이용으로 나뉘며 제작 방식도 약간 차이가 있다. 고기잡이용 개썰매는 약간 비틀려져 유연함이 적은 반면에 아주 단단하다. 얼어붙은 빙판을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냥용이나 운반용은 비틀림이 크게 주어 유연성을 최대한 살린다. 평지보다는 산길을 더 많이 달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종류 모두 어디 한 군데라도 쇠못을 박지 않고 나무나 끈으로 자연스럽게 잇는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휘어질지언정 결코 부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그린란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개썰매를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대학교는 없다)에서 운영하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개썰매와 카약을 만드는 6주 코스의 강좌가 있어 누구나 배울 수 있다.

“이게 탐험대가 탈 썰매요.” 개썰매 장인인 닉이 손가락으로 커다란 썰매 하나를 가리켰다. 이야, 잘 빠졌다! 정성스럽게 깎고 다듬은 썰매 앞쪽에 ‘HONG SUNG TAEK’이라고 이름까지 직접 새겨놓았다. 개썰매는 2인용이 일반적인데 홍 대장이 주문한 것은 4인용으로 조금 더 크다. 가격은 우리 돈으로 140만 원 가량 된다.


이제 열여섯 마리의 개들이 이 썰매를 끌고 2천 킬로미터가 넘는 북극의 설원을 행군하게 될 것이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흥분과 불안이 동시에 밀려온다.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고, 여기 사람들조차 가본 적이 없다는 해발 2,000미터의 얼어붙은 길을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까?

전통의 방식으로 썰매 날을 손질하는 이누이트

새로 제작된 개썰매를 시험하고 있는 탐험대



눈밭 위의 시트콤 – 원정대의 개썰매 훈련

드디어 개썰매 훈련에 돌입했다. 가장 선배인 정기화 대원과 홍성택 대장, 그리고 정동영, 배영록 대원 모두가 훈련에 참가했다. 앙아유가 빠진 상태에서 우리 대원들끼리만 수행하는 첫 훈련이라 내심 걱정도 되지만 결국 2천 킬로미터의 빙판을 행군해야 할 당사자들이니 이제부터는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날, 정기화 대원이 뭐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그 소리를 출발신호로 잘못 알아듣고 썰매개들이 일제히 내달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정기화 대원은 개 줄을 붙잡은 채 수십 미터를 끌려가고 말았다. 말이 끄는 힘을 마력(馬力)이라 한다면 견력(犬力)은 개가 끄는 힘이다. 북극 썰매개 열여섯 마리가 한꺼번에 발휘하는 ‘16 견력’을 어찌 감당하랴.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개들은 이미 뿔뿔이 흩어진 뒤였다. 길길이 날뛰는 개들을 일일이 잡아서 다시 묶는 데만 꼬박 하루가 걸렸다. 이날 우리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도망간 개들을 잡느라 분주한 탐험대원들


둘째 날, 썰매를 잡고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홍 대장이 그만 미끄러지는 바람에 개들이 썰매만 끌고 멀리 달아나 버렸다. 비록 훈련 상황이긴 하지만 이건 정말 엄청난 사고다. 만일 원정 도중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모든 장비와 식량을 실은 채 개들이 사라져버린다면 그것은 곧 조난이고 죽음이다.


달려가서 보니 썰매는 부서지고 개들은 줄에 뒤엉킨 채 서로 으르렁대며 싸우고 있었다. 녀석들은 지구 반대편에서 온 이방인들에게 결코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듯 기세등등하게 울부짖었다. 홍 대장은 마치 빙산처럼 무너져 내리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번 원정의 성패는 개들에게 달렸다.” 맞는 말이었다. 이미 에베레스트와 북극, 남극 등 지구 3극점을 모두 정복한 홍 대장을 비롯하여 대원들 모두 고산 등반과 극지 원정의 베테랑들이었다. 그러나 이전의 그 어떤 탐험보다 이번 원정이 어려운 것은 바로 썰매개들 때문이었다. 헬기나 식량, 장비 따위는 (비록 엄청 비싸지만) 돈으로 해결 가능한 것들이다. 그러나 야성의 유전자를 지닌 그린란드 썰매개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그들로부터 신뢰와 복종을 얻어내는 것은 결코 돈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 끝없는 도전과 반복, 그리고 인내가 필요하다.

신호를 어기고 먼저 출발하는 썰매개들

앞장서서 썰매개들에게 방향을 지시하는 홍대장



셋째 날, 홍 대장이 제법 현지인 흉내를 내기 시작했다. 아직은 한참 어설픈 솜씨지만 그래도 썰매개들에게 ‘까(달려)!’, ‘우넹잇(정지)!’ 번갈아 외치며 30킬로미터가 넘는 길을 달렸다. 개들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와 거품이 나왔다. 행군이 거듭될수록 개들과 홍 대장은 서로의 존재를 조금씩 알아가는 듯했다. 채찍을 휘두르는 홍 대장과 대원들의 얼굴도 어느새 원주민처럼 검게 변해가고 있다. 탐험이란 낯선 곳을 알아가고 낯선 존재와 서로 익숙해지는 과정이다. ‘그런데 썰매개들도 우리에게 익숙해지고 있을까?’ 훈련 과정에서 우스꽝스럽게 펼쳐지는 ‘눈밭 위의 시트콤’이 앞으로의 본격적인 원정에서는 ‘설원의 드라마’로 완성되길 기대해본다.

옐로우스톤을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익히 알려져 있는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이나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비해 유달리 뚝 떨어져 있는 위치 때문에 옐로우스톤을 찾기 위해 꼬박 이틀을 운전해야 하는 일도 그다지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 국립공원을 꼭 찾아가 봐야 할 곳으로 손꼽으며 그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세상 어디에도 그와 비슷한 것을 보기 힘든, ‘살아있는 지구’, ‘태초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살아있는 지구’, ‘태초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

옐로우스톤의 역사는 그대로 미국 국립공원의 역사이기도 하다. 1800년대초 미개척지로 남아있던 땅을 조사하기 위해 떠났던 탐사대는 1년 반이 걸려 최초로 아메리카 대륙 육로 횡단에 성공하고 돌아오던 중 처음으로 옐로우스톤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땅이 흔들리고 일곱 색깔로 빛나는 호수나 땅에서 수증기가 솟구쳐 오른다는 이야기를 믿지 않았고 후에 다시 새로이 결성된 탐사대에 의해 그 존재가 드러나게 되었다.


옐로우스톤이 가진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깊이 감동한 탐사대는 이곳은 모든 인류, 모든 생물에게 자유와 행복을 주기 위해 신이 창조한 것으로 절대 사유물로 하거나 소수의 이익을 위해 개발해서는 안 된다고 하며 정부에 국민들을 위해서 이 땅을 영구히 보존하기 위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하기에 이르렀고 이에 1872년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이 탄생하게 되었다.

옐로우스톤 곳곳에선 하얗게 뿜어져 나오는 증기를 쉽게 볼 수 있다

옐로우스톤은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일 뿐만 아니라 미국 최대의 국립공원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규모로는 그랜드 캐년의 세배가 넘고 와이오밍, 몬타나, 아이다호 등 세 개 주에 걸쳐있지만 90% 이상 와이오밍주에 속해 있다.



1만개의 간헐천

옐로우스톤에는 현재 알려진 것만도 1만개에 이르는 간헐천이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이며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250개의 간헐천 중에서 200개가 이곳에 있다고 하니 간헐천에 관해선 옐로우스톤을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겠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올드 페이스풀 Old Faithful’은 약 40-80분마다 40m 이상의 높이로 5분동안, 무려 4만리터의 뜨거운 물이 솟구쳐 올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예전에는 매번 45분간격으로 충실히 뿜어져 나와 이런 이름이 붙여졌지만 1959년에 있었던 지진이래 그 간격이 부정확해졌다고 한다. 현재는 비지터 센터에서 방출되는 수증기의 양을 측정해 다음 분출 시간을 예측하고 있다.

올드 페이스풀. 끊임없이 활동하는 간헐천을 보고 있노라면 지구도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로 느껴진다.

총천연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색깔의 비밀은 미생물이다. 가운데로 갈수록 온도가 높아져 세균이 살 수 없기 때문에 푸른색이 나타난다고 한다.

옐로우스톤에 이렇게 간헐천이 많은 것은 옐로우스톤이 지구상에서 맨틀과 가장 가까운 지표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 불과 몇 킬로미터 아래 흐르는 마그마로 인해 데워진 지하수가 지표면으로 분출되면서 진흙탕이 끓는 것 같은 머드 폿 Mud Pot, 증기기관차처럼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증기 구멍 Steam Vent, 물이 고여 아름다운 색깔을 발하는 온천 Hot Spring, 뜨거운 물을 분수처럼 하늘로 쏘아 올리는 간헐천 Geyser, 석회암의 탄산칼슘 성분을 퇴적시켜 하얀 테라스를 형성하는 트래버틴 Travertine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옐로우스톤은 지구의 지열활동에 관한 대규모의 전시장과 다름없다.



야생 동물의 보고, 자연의 종합선물셋트


옐로우스톤에서는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레 돌아다니는 수많은 동물들과 마주치게 된다. 그야말로 야생동물의 천국이다.


옐로우스톤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은 바이슨 Bison이라 불리는 들소와 멋진 뿔을 가진 엘크 Elk다. 차를 타고 돌아다니다 보면 바이슨이 도로를 가로 막고 있어 정체를 일으키기도 하고 캠핑장 주변 강가에서 유유히 풀을 뜯어 먹고 있는 엘크들과 만나게 되는 일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외에도 옐로우스톤에는 곰, 회색 늑대, 여우, 독수리 등 북미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포유동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옐로우스톤의 모습은 다채롭기 그지없다. 앞서 얘기한 지구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만개에 달하는 간헐천을 비롯해 거대한 폭포, 웅대한 계곡, 3000미터가 넘는 산봉우리, 드넓은 초원과 그 사이사이를 유유히 흐르는 맑은 강, 수많은 야생동물 등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어 옐로우스톤에서 느끼게 되는 감동에는 대자연에 대한 경이와 가슴 깊숙한 곳을 울리는 묵직한 무언가가 있다.



여행 팁
광대한 옐로우스톤을 개인적으로 돌아보기 위해선 렌터카 이용이 필수다. 공원 내 숙박 시설은 캠핑장을 제외하고는 불과 몇 개의 호텔뿐이라 가격이 비싸고 예약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옐로우스톤에서 차로 1시간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리조트 타운 잭슨에 머무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옐로우스톤은 5월에서 10월 사이에 개방하고 있지만 방문하기 좋은 시기는 6월말에서 9월말까지이다. 여름에도 밤에는 상당히 기온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단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만남, 이별 그리고 커피의 그윽한 향기가 공존하는 시애틀. 여름철의 짧지만 강렬한 햇살과 가을, 겨울의 자욱한 안개 그리고 비가 대조를 이루는 도시, 사계절 내내 커피 향이 가득한 도시, 왠지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은 도시, 시애틀이다.


◆ 시애틀의 랜드마크, 스페이스 니들

시애틀에서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시애틀센터다. 196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였던 곳으로 약 30만㎡ 면적에 높이 185m의 전망대 스페이스 니들과 오페라하우스 그리고 2개의 극장, 콜로세움, 음악ㆍ과학ㆍ어린이 박물관과 아이맥스 영화관 등 여러 공공 건물들과 위락시설들을 잘 갖추고 있어 시애틀의 대표적인 명소로 통한다.



↑ 시애틀센터 안에 있는 스페이스 니들은 185미터 높이의 전망대로 시애틀의 도시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사진제공=시애틀관광청>



누구든 시애틀에 오면 먼저 이곳 전망대에 올라 시의 동서남북을 조망하며 전체적인 감을 잡는 것이 순서다. 이곳 전망대에 서면 서쪽으로는 태평양으로 연결되는 푸른 퓨젓사운드, 북쪽 바로 발 아래로는 거대한 담수호 유니언 레이크, 저 멀리 동쪽으로는 워싱턴 레이크, 남쪽 멀리로는 흰 눈을 덮어쓴 해발 4392m의 레이니어 산봉이 높이 솟아 있는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심에서 가장 높이 솟아 낮에는 하늘을 향해 솟은 자태로 밤에는 아름다운 조명으로 도시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스페이스 니들은 길다란 통로같이 보이는 특이한 건축물이다. 스페이스 니들 꼭대기에 있는 360도 회전 레스토랑에서는 멋진 도시의 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 옛모습을 간직한 관광명소, 파이어니어 광장

시애틀의 옛 모습을 보고 싶으면 시애틀이라는 도시의 발생지인 파이어니어 광장으로 가면 된다. 이곳은 미국 국가 지정 사적지로 시내 중심지 체리 거리와 1번 대로 사이에 있는 작은 삼각형 모양의 광장이다. 독특한 모양의 토템 기둥이 있는 파이어니어 플레이스를 중심으로 19세기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건물들을 아직도 많이 볼 수 있는데, 1889년 6월 시애틀 대화재 때 불타 버린 자리에 미술관, 화랑, 레스토랑, 골동품 가게들이 새롭게 들어섰다. 광장 가운데는 높이 18m의 토템 폴과 인디언 추장 시애틀의 흉상이 세워져 있는데, 이 추장의 이름을 따서 시애틀이란 도시명이 탄생했다.

또 시내 관광 코스에 빠지지 않는 파이크 플레이스는 시내 1번가라 할 수 있는 퍼스트 애비뉴와 파이커 스트리트 사이 엘리엇 만을 끼고 위치해 있는데,신선한 생선이나 야채를 찾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재래식 시장이다. 1907년 개장했는데, 원래는 어시장이었으나 차츰 일반 물품을 파는 상점들로 변모했다. 80여 년 전에 세워진 네온사인 시계는 지금도 멀리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현재 2만8328㎡의 대지에 200곳이 넘는 식당과 던지니스 게, 굴 등 신선한 어패류와 꽃, 액세서리 등 다양한 물품을 판매하고 있다. 휴일 없이 영업하고 주변의 식당은 밤 늦게까지 문을 연다. 시장 앞에 '거리의 악사'가 순번제로 하는 연주도 볼 만하다. 입구에 청동으로 '레이첼'이라는 대형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놓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도 한다.



◆ 안개와 비가 만들어낸 커피의 도시

시애틀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커피'다. 연중 5분의 3 정도가 안개와 비로 점철되는 스산한 날씨에다 이 도시의 근간을 이루는 항공ㆍIT 등 첨단 산업을 이끄는 고급 인력들이 커피를 좋아해서 그런지 커피 소비가 엄청난 도시로 일찍부터 카페 체인 스타벅스를 비롯해 시애틀스 베스트 커피, 툴리스 등이 생겨나 세계로 진출, 커피 도시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스타벅스의 원조는 1971년 웨스턴 애비뉴에 처음 문을 열었는데, 1977년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으로 자리를 옮겨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시애틀을 커피의 도시라 부르는 진짜 이유를 수많은 독립 카페들 덕분이라고 말한다. 이 카페들은 직접 해외 유명 커피 산지에서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해 독특한 커피들을 재생산해서 공급한다.

독립 카페들의 중심지, 캐피톨 힐에 가면 다양한 커피 말고도 펑크록 뮤지션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카페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가장 오래된 카페 중의 하나에서는 '펄잼'이란 밴드명이 탄생하기도 했고, 펑크록에서부터 드랙 쇼까지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 카페, 실내 가득히 책을 채워놓은 카페 등 개성 있는 곳이 많아 카페 마니아는 물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가는 길=시애틀까지는 대한항공이 매일 운항하고 있다. 약 9시간55분 소요.

여행의 진정한 가치는 과거의 시간들을 언제든지 현재로 불러올 수 있다는데 있지 않을까. 시간은 더없이 빠르게 지나가지만, 소중했던 여행의 기억들은 오롯이 남아 또 다른 하루를 살게 하는 원초적인 힘이 되어 준다.


심호흡을 한 후 잠시 눈을 감는다. 부드럽고 신선한 바람에 몸을 맡기면 어디선가 상큼한 플루메리아 꽃향기가 나는 듯하다. 청명한 하늘 아래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바닷가, 따뜻하고 평화로운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 중에 누군가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알로하! 하와이의 심장 오아후에 잘 오셨습니다!”

하늘에서 바라본 오아후. 오아후는 풍부한 자연환경과 현대 시설이 공존하는 곳이다.



선한 사람들의 평화로운 천국

“그 평화로운 땅, 그 아름다운 대지…. 그 기후, 길고 풍요로운 여름날과 선한 사람들은 변함이 없으리니, 모두 천국에서 잠들고 또 다시 천국에서 깨어난다.” 마크 트웨인은 하와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지구상의 수많은 명소 중에서도 하와이는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활발한 분화활동을 하고 있는 화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바다산, 훌라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알로하 정신. 아주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하와이의 전통인 알로하 정신은 하와이 주민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심어져 있는 환대의 마음이다. 아무리 외부인이라고 하더라도, 평화롭고 환한 하와이 사람들의 미소를 보면, 어느새 마음을 쉽게 열고 다가갈 수 있다.


하와이는 빅아일랜드, 마우이, 오아후, 카우아이, 몰로카이, 라나이 등 크게 여섯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오아후는 호놀룰루 국제공항이 위치해 있으며, 하와이 인구 대부분이 살고 있는 하와이 주(州)의 주도이다.


호놀룰루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차를 타고 한 시간쯤 달려 도착한 곳은 노스 쇼어(North Shore)의 할레이바 비치(Haleiwa Beach). 세계 최고의 서핑 명소 중 하나로 불리고 있는 것처럼, 바닷가에는 서핑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접하게 된다. 밀려오는 거대한 파도를 뚫고, 서핑하는 모습이 너무나 멋져 보이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겠다. 6미터가 넘는 파도의 높이는 초보 서퍼의 입장에서는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하다. 서핑 타운인 할레이바거리에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서핑 장비들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한 번쯤 저 파도를 정복하고야 말겠다는 야망(?)을 불태운다.

노스 쇼어에서의 서핑. 노스 쇼어는 서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서핑 명소이다.

진주만.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끝난 장소. 5개의 진주만 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쟁의 아픔을 바다를 보며 달래다

오아후 섬의 중심, 센트럴 오아후에는 진주만이 있다. 한때는 진주조개 수확지였기 때문에 이름 붙여진 진주만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공습을 받은 곳으로 2천여 명이 넘는 사망자와 수백 명의 부상자를 낸 아픔이 있는 곳이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국가 사적지로 지정된 해군기지인 이곳에는 USS 전함 아리조나 기념관을 비롯해 5개의 기념관이 있다. 각각의 기념관을 돌아다니다 보면 전쟁의 참상이 피부에 닿는 것처럼 쓰려온다.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오아후의 동쪽 끝자락에 위치한 마카푸우 포인트 등대이다. 1909년에 세워진 이 등대에 오르면 윈드워드 코스트를 굽어보는 최고의 전망을 선사해 준다. 빨려들 것처럼 더없이 맑은 파란 바다가 잔잔한 바람에 실려 흐르는 모습을 보면 가슴 속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하다.


보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바다를 가까이 보기 위해 하나우마 베이에 도착한다. 해양생물 보호구역인 이곳은 수영뿐 아니라 스노클링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물고기들과 이채롭고 찬란한 산호초는 오아후 바다의 진면목을 만끽하게 해준다.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깨끗하게 잘 보존된 모습에서 해양 생태계 보호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오아후의 상징, 와이키키 해변

훌라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이키키는 호놀룰루 남쪽 해안에 자리 잡고 있는 역사 깊은 관광지이다. 하와이 말로 ‘용솟음치는 물’로 알려진 와이키키는 오늘날 오아후의 주요 호텔과 리조트들이 들어서 있는 중심 지역이 되었다. 칼라카우아 거리를 걸으면, 다양한 쇼핑 상점과 레스토랑 등이 길가에 죽 늘어서 있어, 활기찬 도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미국에서 유일한 왕족 거주지인 이올라니 궁전을 만나볼 차례이다. 국가 사적지인 이곳은 하와이의 마지막 두 군주, 칼라카우아 왕과 그의 누이인 릴리우오칼라니 여왕의 거주지로 쓰였다고 한다. 1978년 일반에 공개된 궁전은 아름다운 정원과 화려한 내부 등 당시 왕족의 생활을 엿볼 수 있으며, 하와이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와이키키 비치 전경-하와이 왕족의 유원지로 사용됐으며, 현재는 활기 넘치는 관광지가 되었다.


와이키키에서 서쪽으로 15분 거리인 호놀룰루 하버에 위치한 알로하 타워는 하와이를 상징하는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1926년 9월에 지어진 이 건물은 이후 40년 동안 하와이의 최고층 건물이었으며, 현재도 오아후 유람선 정박지로 사용되고 있다. 10층의 전망대에 올라 아름다운 항구의 전망을 바라본다. 세계 각지에서 온 연인들의 로맨틱한 모습들, 화려한 호놀룰루의 모습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와이를 상징하는 또 다른 곳,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다이아몬드 헤드(해발 231m)이다. 19세기 분화구 비탈에서 다이아몬드를 발견했다고 착각한 영국 선원들에 의해 다이아몬드 헤드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하와이 말로 레아히(참치의 눈썹)라고도 불린다.


어두운 지하터널과 계단 구간을 지나 다이아몬드 헤드 정상에 오르면, 와이키키를 비롯한 오아후 남부 해안의 파노라마 절경이 눈앞에 들어서 벅차오르는 감동을 받게 된다. 힘겹게 오른 고생에 대한 보람과 더불어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도 함께 씻겨 내려간다.


오아후는 단지 아름다운 섬을 넘어서 지치고 힘든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만한 신비로운 곳이다. 비록 단 한 번뿐인 여행일지라도, 그곳의 향기는 오랫동안 마음 속 깊은 곳에 잔향을 남겨, 현재의 시간을 사는데 더욱 깊은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하와이 주민들의 여유롭고 평화로운 미소가 세상 그 어느 꽃보다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알로하 하와이! 마할로 오아후!”




가는 길
대한항공, 하와이안 항공, 아시아나 항공이 인천-호놀룰루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소요시간은 약 7시간 30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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