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중부 '알펜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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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메이플 로드? 늦었다. 지금 준비하다간 예약하고 여행 준비하는 동안 단풍 훅 진다. 독일 신데렐라성? 역시 아니다. 이것저것 배낭 싸다 겨울 된다. 이럴 땐 짧고 굵게 치고 빠져야 한다. 역시나 대안은 만만한 일본. 아, 그렇다고 단풍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일본 최고의 비경으로 알려진 북알프스 단풍은 이 가을 최고의 비경으로 꼽힌다. 거기에 3000m급 연봉으로 이뤄진 산세를 따라 형형색색 이어질 단풍의 행렬이라니. 일본 중부 나가노, 도야마, 기후 3개 현에 걸쳐 있는 거대한 산군이 모두 붉게 타들어간다. 

# 울창한 삼림과 협곡 있는 동양의 알프스 

일본 혼슈 중앙 북부의 도야마현 다테야마역에 가까워질수록 창밖 단풍이 더욱더 짙어졌다. 붉다 못해 핏빛으로 물든 단풍. 한껏 물 오른 단풍잎, 만지면 그 색깔이 손에 밸까 싶다. 심장도 따라 뛴다. 이곳은 일본 북알프스의 중심인 도야마현 다테야마산. 다테야마는 후지산, 하쿠산과 더불어 일본의 3대 명산으로 손꼽힌다. 3000m급 연봉이 겹겹이 쌓인 모습이 영락없이 스위스다. '동양의 알프스'라는 애칭, 절로 튀어나올 만하다. 울창한 삼림과 웅장한 협곡도 발달해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 다테야마산은 도야마현 중앙에서 동남쪽으로 가늘고 길게 뻗어 있다. 예부터 지형이 험해 전문 산악인들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1963년 구로베댐이 완공되면서 다테야마를 찾는 등산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댐 건설을 위해 놓은 산악철도를 관광용으로 개조해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다테야마 동쪽엔 구로베 협곡이 펼쳐져 있어 색다른 풍경을 제공한다. 

# 약 95㎞에 이르는 산악 관광루트 

일본 구로베 알펜루트는 높이 3016m의 다테야마산을 관통하는 산악 관광루트다. 전체 구간은 약 95㎞, 도야마에서 나가노현까지 표고차 2400m를 케이블카, 산악열차, 트롤리버스, 로프웨이, 고원버스 등 다양한 교통편을 번갈아 타며 횡단하는 트레킹 코스다. 

첫 여행 루트는 다테야마역에서 출발하는 궤도열차. 홍콩 빅토리아 피크 트램과 비슷한 급경사를 오르는 스릴, 이거 끝내준다. 평균 기울기 24도, 비탈길 1.3㎞를 단 7분 만에 주파한다. 궤도열차가 도착한 곳은 비조다이라. 순식간에 우리나라 북한산보다도 높은 고도에 오르게 돼 귓속이 먹먹하다. 

비조다이라는 삼림욕의 숲 일본 100선에 나오는 원생림이다. 수령이 1000년이 넘는 다테야마 삼나무 거목, 너도밤나무 원생림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 두 번째 투어 코스는 고원버스. 비탈길을 약 40분 달려 해발 2000m의 미다가하라 고원에 닿는다. 가을철 선명한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넓게 펼쳐진 습지가 일품이다. 이곳은 엄청난 적설량 때문에 겨울엔 출입할 수 없다. 겨울이 끝난 후 3월께부터 눈을 치워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을 내는데 그것이 바로 알펜루트 최고의 볼거리인 다테야마 설벽이다. 

해발 2450m의 무로도고원은 알펜루트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미쿠리가이케 등의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옛날 이 연못의 물을 사용해 다테야마의 신에게 올리는 요리를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다시 트롤리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달려 터널을 빠져나오면 다이칸보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 서면 북알프스와 구로베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눈앞에 펼쳐진 산과 호수가 조화를 이룬 파노라마는 그 자체가 감동이다. 전망대를 구경한 후 로프웨이와 케이블카를 번갈아 타고 내려오면 바로 구로베댐이다. 구로베댐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댐으로 높이가 186m에 이른다. 역사적인 난공사 끝에 건설돼 일본인의 자존심이라 불린다. 댐전망대에 서면 주변 산이 온통 단풍으로 물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구로베댐은 아찔한 협곡을 달리는 산악열차로 유명하다. 산악열차는 우나즈키역에서 출발해 게야키다이라역까지 이어진다. 45개가 넘는 터널과 철골로 만들어진 다리 위를 지나다니는 스릴과 쾌감이라니. 아, 스위스? 알프스? 이 가을엔, 잠깐 쉬어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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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루트 즐기는 여행 Tip 

△가는 법〓아시아나항공에서 인천~도야마 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2시간 정도 걸린다. 

△날씨〓고산지대로 올라가면 제법 쌀쌀해 일교차가 심하다. 가을 옷차림에 두꺼운 점퍼와 긴바지는 필수.  

△여행상품〓롯데제이티비(1577-6511), 레드캡투어(02-2001-4500), 한진관광(1566-1155), VIP투어(02-757-0040) 등에서 일본 알펜루트 여행상품을 판매한다. 


현지인 추천, 오사카 카페거리 나카자키쵸의 감성카페 다섯곳 
ⓒ Get about _ bintory

쇼와시대로의 타임 슬롯 나카자키쵸(中崎町) 
반짝반짝 빛나는 네온사인과 고층 빌딩으로 뒤덮힌 오사카의 대표적인 번화가 우메다.
화려한 우메다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레트로한 무드가 가득한 감성 거리, 나카자키쵸를 만날 수 있다. 우메다에서 도보 10분, 오사카의 주요 번화가를 연결하는 지하철 타니마치선 '나카자키쵸역' 4번 출구에서 도보 1분, 아직 재개발이 진행되지 않아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갖추고 있어 쇼와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느낌을 준다. 

영세했던 나카자키쵸(中崎町)에 변화가 찾아오다 일본은 이미 1968년에 주택 보급률 100%를 달성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일본인 대다수가 잇코다테(一戸建て)라 부르는 단독 목재주택에 거주했었고 1968년이 속하는 쇼와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만화, 드라마를 보아도 다음 사실을 확인할 수가 있다. 하지만 헤이세이 시대가 도래하고, 일본의 거품경제가 시작되며 맨션의 인기가 폭등하여 맨션으로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단독주택보다는 맨션을, 다다미 보다는 후로링구라 부르는 일반 바닥의 집을 선호한다. 그렇기에 다다미가 깔린 목조주택들이 가득한 나카자키쵸는 젊은이들의 관심에서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노년층이 거주의 주를 이루다 보니 낡고 영세한 가게들만이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태원 경리단길의 시작이 그러했듯, 번화가와의 접근성은 좋지만 집값이 저렴했기 때문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가게를 오픈할 수 있다는 메리트를 가지고 있었던 지역이기에 젊은 감각과 개성을 갖춘 마스터들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단시간에 현지인들도, 외국 관광객들도 주목할만한 거리로 재탄생하게 된다.

사실 나카자키쵸(中崎町)의 첫 이미지는 내게 큰 실망감을 안겨준 곳이었다. 
사전에 큰 정보 수집 없이 단지 카페거리라는 한마디만 듣고 방문했었던 터라, 예쁜 카페들이 스트리트처럼 몰려있는 모습을 기대했기 때문. 오사카를 찾는 지인들의 가이드를 해줄 때도 꼭 한 번은 '나카자키쵸 카페거리에 가보고 싶어'라는 말을 들었지만 매번 '거기 볼 거 없다'라며 다른 곳으로 안내해 주기 일쑤였는데, 연말에 이 인근으로 이사를 오며 나카자키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오사카 카페거리 나카자키쵸의 레트로한 매력이 돋보이는 감성 카페 다섯 곳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참고로 나카자키쵸의 카페 대부분은 소음 및 다른 손님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카페 내부에서 카메라를 이용한 사진 촬영을 금지하고 있으니 잠시 카메라는 접어두고 휴대폰으로 가볍게 촬영하길 권장한다. 이번 포스트에 사용된 사진들 모두 휴대폰을 이용해 촬영하였다. 

오사카 카페거리│현지인이 추천하는 감성카페 다섯곳
태양의 탑 (太陽の塔)
Osaka, Kita Ward, Nakazaki, 2 Chome−3−12 パイロットビル 본점 (영업시간 09:00-22:00)
Osaka, Kita Ward, Nakazaki, 2 Chome-4-36 그린웨스트 (영업시간 11:00-23:30)

트로 무드가 가득한 카페 
나카자키쵸에서만도 본점과 green west 그리고 별관을 만날 수 있으며 오사카에 총 다섯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마치 40년 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만 같은 쇼와시대의 분위기 물씬 풍기는 고풍스러운 레트로함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독특한 메뉴 및 플레이팅으로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일명 *바에한 곳으로 인기가 굉장하다.
* 인스타바에란 SNS에 업로드하기 좋은 사진을 뜻하는 일본의 신조어로 줄여서 바에라고도 한다.


검은깨(흑임자) 버터 카레(黒ごまバターカレー) 1080엔+세금

블루 라즈베리 (ブルーラズベリー) 740엔+세금 / 맛차 파르페 (抹茶パフェ) 980엔 +세금

금붕어 젤리 소다(金魚ゼリーソーダ) 620엔+세금

오사카 카페거리│현지인이 추천하는 감성카페 다섯곳
커피숍 와라라 (coffee shop WARARA)

Osaka, Kita Ward, Nakazaki, 3 Chome-2-22(영업시간 09:00-19:00)

숲속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 내부 가득 꽃으로 장식된 고풍스러운 카페 토스트 카레 샌드위치와 같은 간단한 식사, 브런치를 겸하고 있으며 일본의 양식 다방인 킷사텐 (喫茶店)에서 만날 수 있는 메뉴들을 주로 한다.

오사카 카페거리│현지인이 추천하는 감성카페 다섯곳
카페 슈가 (Cafe sugar)

3  Osaka, Kita Ward, Nakazaki, 3 Chome-2-28 (영업시간 09:00-17:00)

북유럽풍의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카페 건강한 식당을 선보이고 있음과 더불어 자체 제작한 기념 굿즈를 판매한다.

피리카라 소스 함바그(ピリ辛ソースハンバーグ) 850엔 / 카푸치노 (カフチーノ) 600엔 

오사카 카페거리│현지인이 추천하는 감성카페 다섯곳
코몬카페 (common cafe)

Osaka, Kita Ward, Nakazaki, 1 Chome−1−6 吉村ビル B1F (영업시간 12:00-18:30, 19:00-24:00)

낮에는 한적한 북카페, 저녁이 되면 라이브와 연극을 진행하는 하나의 예술공간 일과 삶의 균형 '워라벨' 을 지향하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카페로 개개인의 작품 전시 및 라이브, 공연 등을 주관하며일일 점주를 모집하여 매일 바뀌는 주인의 성향에 맞춰 운영하는 재미난 방식을 채택하였다.

또 하나 재미난 점은 코몬에선 커피를 주문할 수 없다는 것. 재료의 영양분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물에 삶지 않고 쪄내는 채소와 잡곡밥 천연 티백을 이용한 차, 달콤한 홍차 위주의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샌드 하프 + 스콘 (サンドハーフ+スコーン)850엔

오사카 카페거리│현지인이 추천하는 감성카페 다섯곳
이야시쿠우칸부 (癒し空間部)

Osaka, Kita Ward, Nakazaki, 1-chōme-1-18 (영업시간 10:00-17:00)

쇼와시대의 인생샷! 9가지 컨셉의 룸 카페 쇼와시대의 운치가 가득한 이야시쿠우칸부는 영화 촬영장으로 이용되었던 오래된 목조건물 2층을 카페로 이용하고 있다.

                     

다다미방부터 고풍스런 액자와 테이블로 장식해둔 양실까지 각기 다른 9개의 룸을 선보이며 몽환적인 느낌의 내부와 걸맞는 '치유저택' 이라는 재미난 별명을 가지고 있다. 


맛챠라떼 抹茶ラテ (780엔) / 이야시라떼 癒しラテ (750엔)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는 일본의 대표 휴양도시 미야자키.
일 년 내내 따뜻한 날씨와 천혜의 자연 경관으로 '아시아의 하와이'로 불린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로 1시간 30분, 태평양을 앞마당 삼아 꿈 같은 휴식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가깝고도 가까운 그곳 미야자키로 출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칠레 이스타 섬의 모아이 석상을 재현한 '선멧세 니치난'
About MIYAZAKI

위치 일본 규수 남동쪽 미야자키 현
면적 7734k㎡(일본 내 14번째로 큼)
인구 약 113만 명(2009년 기준)
기후 연평균 기온이 17℃로 따뜻하며 대부분 맑고 쾌청한 날씨가 이어진다.
특징 '골프 천국' 미야자키는 던롭 피닉스 컨트리 클럽을 비롯한 28개의 골프장이 있어 세계 각국 골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연중 온난한 기후 덕분에 신혼부부들의 허니문 여행지, 국내외 스포츠 팀의 전지훈련지로도 유명하다.

벚꽃이 만개한 '오비 성' 돌담길 풍경
얄궂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무렵, 봄꽃이 만개했다는 일본의 작은 도시 미야자키로 떠났다. 일본 규슈 남동부, 그중에서도 가장 남쪽에 자리잡은 미야자키 현은 그야말로 축복받은 기후조건과 자연경관을 갖춘 대표적인 관광도시.

녹음이 우거진 산과 끝없이 펼쳐지는 코발트 빛 바다,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없는 절경의 연속이다. 규슈 산맥과 태평양 난류의 영향으로 기후가 온난하고 일조시간도 일본에서 가장 길다. 연평균 기온이 17℃ 내외인데다 한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법이 없다니, 미야자키는 연중 대부분이 쾌청한 봄인 셈이다.

일본의 전통, 역사가 살아 숨쉬는 '태양의 도시'

미야자키는 일본의 건국신화가 시작된 곳이기 때문에 일본의 전통 문화와 역사, 손때 묻지 않은 자연의 멋이 그대로 살아있는 유적지가 많다. 이토 가문이 280년간 지배했다는 오비 성 그리고 성 주변을 따라 형성되어 있는 성터 마을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가득 품고 있다. 묵직한 돌담 사이로 흐드러진 연분홍 벚꽃이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수령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울창하게 우거진 삼나무 숲도 장관이다. 오비 성 돌계단을 걷다 보면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흐르다 잠시 멈추는 듯 묘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수백 년 전 가옥에서 주민들이 대대손손 모여 살고 있는 성터 마을에는 장인들이 직접 만든 전통 공예품과 먹거리 등을 팔고 있다.

태양의 메시지를 받는 곳이라는 뜻의 선멧세 니치난은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테마 파크다. 카트를 타고 구불구불 언덕길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니 한눈에 담기에는 벅찰 만큼 광활하게 펼쳐진 태평양의 위엄에 입이 떡 벌어진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수평선이 마치 어안렌즈로 보는 듯 굽어 보인다.

칠레 이스타 섬을 그대로 재현한 선멧세 니치난에는 실제 크기로 제작된 7개의 거대한 모아이 석상이 태평양을 등지고 우뚝 서 있다. 모아이 석상은 각각 건강운, 재물운, 사랑운 등을 상징하고 있어 직접 석상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중간) 나치난 해안의 침식 퇴적암인 '도깨비 빨래판' (우) 바다와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붉은색 난간이 인상적인 '우도 신궁'

무려 400여km에 달하는 미야자키의 해안선은 드라이브나 자전거 일주 코스로도 훌륭하다. 니치난 해안을 쭉 따라가면 둘레 1.5km의 작은 섬 아오시마가 나온다. 비로야자를 비롯한 수백 종의 아열대 식물이 아오시마 섬을 가득 메우고 있다. 아오시마 주변에는 호리키리라는 독특한 침식 해안이 펼쳐져 있다. 퇴적암이 바닷물에 침식되면서 마치 빨래판처럼 보이는데 그 때문에 '도깨비 빨래판'이라는 재미있는 별명으로 불린다.

나치안 해안 끝에 자리 잡은 우도 신궁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바다와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붉은색 난간과 화려하게 꾸며진 동굴이 인상적이다. 우도 신궁은 예부터 결혼이나 순산, 육아의 신을 모시는 곳이었다. 때문에 1970년대 무렵 미야자키 현이 일본 최고의 허니문 여행지로 각광 받을 당시에는 일본 내 신혼부부의 3분의 1이 이곳을 찾을 정도로 인기였다. 100엔을 내면 복구슬 다섯 개를 구입할 수 있는데 바다에 솟아 있는 거북바위에 복구슬을 던지며 소원을 비는 풍습도 경험할 수 있다.


니치난선 관광특급열차 '우미사치 야마사치'

보고 체험하며 건강해지는 웰빙 여행

화산 활동이 활발한 미야자키는 곳곳에 천연 온천이 발달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호텔에도 온천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기타고초의 이노하에 계곡을 따라 오중폭포까지 2.6km 구간을 오르는 '삼림 테라피'도 인기다. 산책로 초입에 삼나무 조각이 고루 깔려 있어 부드럽게 밟히는 느낌이 좋다. 맑은 물줄기를 따라 호젓한 산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싹 풀리는 듯하다. 40m가 넘는 거목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에 몸도 마음도 건강한 에너지로 충전된 기분이다.

기타고초 이노하에 계곡 근처 족탕 삼림공원에서는 야외 족탕 시설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뜨끈한 온천수에 발을 담그니 서투르게 산길을 오르느라 피곤했던 발바닥이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다. 발을 담그고 앉아 도시락을 까먹는 재미도 꽤나 쏠쏠하다.

니치난선 관광특급열차 우미사치 야마사치도 타보자. 일본 건국 신화인 '우미사치히코, 야마사치히코' 전설을 바탕으로 이름 지어진 우미사치 야마사치는 미야자키역에서 난고역까지 하루 한 번 왕복하는 작은 나무열차다. 삼나무로 만들어진 차창 밖으로 산과 바다, 아름다운 풍광이 잇달아 펼쳐진다. 오전 11시10분에 출발해 종착역까지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는 코스로 아오시마, 오비, 니치난 등 여러 관광 명소를 지나가니 원하는 역에서 자유롭게 내리면 된다.

Travel Info

음식
미야자키 쇠고기 미야자키의 먹을거리 중 단연 최고는 쇠고기다. 마블링이 촘촘해 육질이 매우 부드럽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쇠고기 샤브샤브의 가격은 1인분에 2000~3000엔 정도.

망고 망고에 양말 모양의 그물망을 씌워 놓고 완전히 익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저절로 떨어진 열매만 수확하기 때문에 최고의 당도를 자랑한다.

숙소
최고의 전망과 시설, 시가이아 리조트
시가이아 리조트는 호텔, 온천, 골프장 등 다양한 위락시설을 모두 갖춘 거대한 리조트 타운이다. 객실에서 태평양을 조망할 수 있는 '쉐라톤 그랜드 오션 리조트'와 던롭 피닉스 토너먼트가 개최되는 '피닉스 컨트리 클럽'등 최고급 시설을 자랑한다. 호텔에서 자전거를 대여해 시가이아 리조트내 공원이나 해안 도로를 따라 돌아보는 것도 재미있다. 미야자키 공항에서 버스로 20분 가량 소요되며, 1박 비용은 2인 기준 3만 엔 정도다. 문의 0985-21-1133 www.seagaia.co.jp

가는 법
아시아나항공에서 인천-미야자키 간 직항편을 수,금,일요일 주 3회 운항하고 있다. 수,금요일은 오전10시, 일요일은 오후 4시에 출발한다. 대한항공, ANA, SNA, JAL에서 도쿄,오사카,나고야,후쿠오카,오키나와,구마모토,가고시마 공항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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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은 일본 홋카이도에는 보랏빛 라벤더가 넘실거리고, 5월까지 벚꽃을 감상할 수 있다.

봄과 꽃의 상관관계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찰떡이다. 봄꽃이란 단어가 어느 계절보다도 그럴싸하게 느껴지는 것도 봄이 주는 생명력과 꽃이 주는 화사함의 조화 때문일 테다. 3월이 되면 전 세계가 봄꽃 향기로 그윽해진다. 좀 더 새로운 봄나들이를 원하는 이들에게 세계의 봄소식, 아니 봄꽃소식을 전한다.① '꽃열도 하나미' 일본 

일본의 봄은 벚꽃으로 시작해 벚꽃으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북쪽의 홋카이도에는 보랏빛 라벤더가, 남쪽의 오키나와에는 새빨간 히비스커스가 만발한다. 연분홍만 가득한 열도가 아니란 얘기다. 그래서 3월부터 길게는 5월까지 일본 전역은 꽃축제인 하나미가 펼쳐진다. 크고 작은 꽃축제가 곳곳에서 열리다 보니 여행 기간이나 지역 역시 축제에 맞춰 잡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특히 홋카이도에서는 5월 벚꽃을 감상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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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이색 봄꽃여행' 대만 르웨탄 호수 

봄꽃여행으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 대만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에 버금갈 벚꽃놀이를 대만 곳곳에서 즐길 수 있다. 2월 말부터 타이베이 시내와 양밍산, 타이중의 르웨탄 호수, 가오슝 근교 아리산 등은 흐드러진 벚꽃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일본 못지않게 다양한 온천이 즐비하고, 이국적인 풍광과 맛있는 먹거리가 넘쳐나 힐링 여행부터 이색 관광까지 두루 즐기기에 손색없다. 색다른 벚꽃 구경을 하고 싶은 이에게 대만은 특별한 추억을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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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튤립 천국' 네덜란드 쾨켄호프 

튤립과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도 봄꽃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명실공히 세계 최대 튤립 축제라 불리는 쾨켄호프 꽃 축제 때는 800종이 넘는 튤립이 1000만송이가량 꽃봉오리를 터트린다. 이렇게 꽃이 많이 피다 보니 꽃이 심어진 곳 역시 역대급이다. 축제가 펼쳐지는 리서의 쾨켄호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화원 중 하나로 유럽의 정원이라 일컫는다. 올해 축제는 3월 21일부터 5월 19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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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봄빛 호수' 슬로베니아 블레드 호수 

봄만 되면 더 빛이 난다는 슬로베니아. 만년설이 녹아 흐르며 만든 블레드 호수에 봄이 깃들면서 봄 햇살의 반짝임이 더욱 아름답다. 그 때문일까.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로 꼽히는 이곳은 호숫가 주변에 흐드러지게 핀 봄꽃을 배경으로 관광객의 플래시 세례가 이어진다. 조금 익사이팅한 것을 즐기는 이들은 소카 계곡이나 로가스카 계곡에서 봄을 시작한다. 래프팅부터 카누, 카약 등을 비롯해 산악자전거까지 다양한 레포츠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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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모네의 정원' 프랑스 지베르니 

프랑스의 봄을 파리에서만 즐기기 아쉽다면 근교로 눈을 돌려도 좋다. 더구나 화가 클로드 모네를 좋아한다면 꼭 가봐야 할 그럴싸한 곳이 있다. 지베르니다. 파리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이곳에는 모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수련 연작이 탄생한 그의 집과 정원이 있다. 생을 마치기 전까지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며 완성한 모네의 정원을 둘러보는 것만으로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4~5월에는 오색창연 만발한 꽃이, 여름에는 푸른 수련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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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도시 꽃밭' 스페인 헤로나 

영화 '왕좌의 게임'을 비롯해 여러 미디어의 관심을 받은 스페인 헤로나는 그만큼 아름다운 명소가 많다. 특히 구시가지가 인상적이라 이곳에서 남긴 사진은 인생사진이 될 확률이 높다. 도시 분위기 자체가 작품성이 높다 보니 봄꽃이 만발하는 계절이 되면 곳곳에서 셔터 소리가 터져 나온다. 5월 11일부터 19일까지 꽃축제가 열려 도시 전체가 꽃밭을 방불케 한다. 이 기간 바르셀로나에서 헤로나까지 가는 기차는 연일 매진이니 서둘러 예매해야 한다. 

[장주영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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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현 다카야마의 '후루이 마치나미' 거리.

'밥과 장어 양의 배분을 걱정하면서 주의 깊게 먹어 나가는 즐거움' 

'고독한 미식가'의 작가 구스미 마사유키가 장어덮밥을 두고 한 말이다. 

예약도 안 되고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만 2시간여. 짜증날 대로 날 때쯤 들어간 뒤 한입 씹었을 때의 그 행복감. 시간이 지날수록 밥과 장어가 줄어드는 그 아쉬움. 그 덮밥 하나를 먹으러 도카이에 갔다. 

일본 한가운데 자리한 주부(中部) 지방 여러 현 중에서 아이치현, 기후현, 미에현, 시즈오카현을 따로 떼어 도카이 지방이라고 부른다. 내륙 깊숙이 자리한 까닭에 일본다운 모습이 잘 보존돼 있는 이 지역은 우리가 자주 접하는 도쿄, 오사카, 홋카이도, 규슈와는 마주하는 풍경, 접하는 문화, 먹는 음식이 조금씩 결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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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덮밥 히쓰마부시
도카이 지방은 내륙 깊숙이 자리한 까닭에 일본다운 모습이 잘 보존돼 있어 흔히 아는 도쿄, 오사카, 홋카이도, 규슈와는 먹방 풍경이 확연히 다르다.

도카이 지역을 여행할 때 관문은 으레 주부공항이 자리한 아이치현 나고야다. 도카이 지역 여러 도시 중 그나마 우리 귀에 친숙한 도시다. 나고야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히쓰마부시'는 들어봤으리라. 밥 위에 잘 구운 장어를 올린 일종의 장어덮밥이다. 우리나라에도 나고야식 장어덮밥을 만들어 파는 식당이 여럿 있다. 히쓰마부시를 처음 시작한 집은 호라이켄이다. 메이지 6년(1873년)부터 만들어 팔고 있다. 히쓰마부시는 '나무 밥통'을 의미하는 '히쓰(櫃)'와 '섞다, 묻히다'라는 뜻의 '마부스(まぶす)'가 합쳐진 말로, 창업 당시 장어를 배달하던 나무 그릇이 자주 깨져서 깨지지 않는 나무로 그릇을 만든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 집은 장어를 3일 동안 굶겨서 요리하는데 이렇게 하면 장어 체내에 있는 불필요한 기름기가 쏙 빠지고 맛이 한결 담백해진다고 한다. 

먹는 방법도 따로 있다. 먼저 밥통 뚜껑을 열고 주걱으로 밥을 4등분한 후 한 부분씩 밥공기에 덜어서 먹으면 된다. 첫 번째는 그대로 먹고, 두 번째는 와사비, 파, 김을 넣어 먹고 그다음은 오차즈케로 먹는다. 그렇다면 마지막은?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방법으로 한 번 더 먹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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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의 특산 음식 닭날개 튀김 데바사키

나고야 사람들이 히쓰마부시 못지않게 사랑하는 음식은 데바사키다. 닭 날개 튀김으로 한국 치킨과는 달리 튀김옷이 얇고 후추와 소금을 잔뜩 쳤다. 처음 만든 곳은 '후라이보'인데 대중화시킨 곳은 '세카이노 야마찬'이다. 1985년 처음 문을 열었고 지금은 전국에 69개 지점을 내고 있다. 후라이보보다 간이 더 세고 더 짜다. 

나고야를 나와 찾은 곳은 기후현 다카야마다. 산간 지역이라 개발이 더뎌 일본에서도 옛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전하고 있다. 다카야마는 '작은 교토'라고도 불리는 '후루이 마치나미'로 유명하다. 400년 전 에도 문화와 교토 문화가 어우러진 역사 깊은 거리다. 

후루이 마치나미에서는 쇠고기 스시를 먹었다. 다카야마의 쇠고기인 히다규는 고베의 고베규, 마쓰자카의 마쓰자카규와 함께 일본 3대 명품 쇠고기로 꼽힌다. '사카구치야'라는 스시집은 히다규를 올린 스시를 만들어 엄청난 히트를 친 집이다. 밥 위에 토치로 살짝 익힌 히다규를 올린 후 소스를 발라준다. 언제나 줄이 길게 서 있다. 하지만 한번 맛보면 줄을 서서라도 먹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주카소바도 맛보자. 메이지 시대 중국에서 일본으로 라멘이 전해질 당시의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라멘이다. 국물이 맑고 면이 얇다. 다카야마역 앞에 자리한 관광안내소에서 지역 주카소바 리스트를 나눠준다. 

이세만과 접한 미에현은 해산물이 풍부한데 단연 유명한 것은 이세 새우다. 커다란 새우 같기도 하고 바닷가재 같기도 하다. '금닭새우'라고도 불린다. 시세도 바닷가재보다 훨씬 비싸다. 바닷가재가 5만원 정도 한다면 이세 새우는 7만원 정도 한다. 시내 이자카야에서 회로 먹을 수 있는데 비싸지만 작심하고 맛볼 만하다. 산지이다 보니 대도시에서보다 훨씬 좋은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한국에서는 구하기도 어렵다. 1년 살이라 수입하기가 어렵기 때문. 살이 쫄깃한데 씹을수록 달고 진한 맛이 우러나온다. 

도카이 미식 여행은 시즈오카현 하마마쓰에서 마무리했다. 일본에서 교자로 가장 유명한 도시다. 데바사키가 나고야 사람들의 솔푸드라면, 교자는 하마마쓰 사람들의 솔푸드다. 하마마쓰에는 교자를 파는 가게만 300개가 넘는다. 교자학회가 있을 정도로 하마마쓰 사람들의 교자 사랑은 각별하다. 하마마쓰의 연간 교자 소비율은 일본 최고 수준이다. 1953년 창업한 '교자노 이시마쓰'는 포장마차처럼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지금은 3대 사장까지 이어지면서 하마마쓰 최고 교자 회사가 됐다. 하마마쓰 교자는 보통 교자보다 만두피가 얇고 만두 속에 배추와 부추 대신 돼지고기, 양배추, 양파가 든 것이 특징이다. 삶은 숙주나물도 함께 나온다. 

[도카이(일본) = 최갑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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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나카노역 옆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 어린 소녀. 앤드루 폴크 ⓒ 2018 THE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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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대도시인 도쿄는 도시 몸집이 우후죽순 커졌다. 그래서 딱히 어디가 중심지라고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외곽 지역에도 고층 건물이 빽빽이 들어서 중심지라는 개념을 없애 버렸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서쪽 시부야부터 동쪽 긴자다. 이곳은 항상 인파로 가득 차 활기가 넘친다. 하지만 여행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화려한 전광판에 한눈을 팔지 말고 골목 구석구석을 누벼보길 추천한다. 평화로운 나카메구로나 다양한 매력을 품은 고엔지가 좋겠다. 여행이 끝난 후에도 여행하고 싶어지는 도시, 도쿄에서 여행의 참맛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 인디문화의 메카 시모키타자와의 불금 

도쿄 여행을 아오야마부터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먼저 최근 유행하고 있는 럭셔리 부티크가 대거 들어서 있다. 스타 건축가의 손길을 거친 부티크들은 외관이 화려해 이목을 끈다. 대표적으로는 헤르조그 프라다 스토어와 미우미우 스토어 같은 곳이 있다. 아오야마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네즈 미술관이다. 일본 건축가 겐고 구마의 작품으로 유명한 이 미술관은 갤러리 6개를 통해 일본 근대 미술과 동아시아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놓칠 수 없는 장소는 일본식 정원이다. 산책하기 좋은 돌길이 연못을 따라 조성돼 있으며 가을이 되면 울긋불긋한 단풍으로 붉게 물든다. 

술을 사랑하는 미식가라면 꼭 찍어야 할 곳도 있다. 좌석이 단 8석뿐인 겐 야마모토 칵테일바. 일본산 참나무 목재로 만든 바에 앉으면 빳빳한 화이트 재킷을 입은 바텐더 겐 씨가 독특한 칵테일을 내어준다. 가고시마, 가가와에서 온 금귤같이 신선한 계절 재료를 사용해 밸런스가 잘 맞는 칵테일이 예사롭지 않은 잔에 담겨 나온다. 칵테일 4잔을 테이스팅할 수 있는 코스 메뉴가 4500엔(약 4만6000원)이다. 

저녁 무렵. 나카메구로의 좁은 골목길과 메구로강을 따라 늘어선 가로수길을 느긋하게 거닐다 보면 슬슬 배가 고파진다. 분위기 좋은 2층 레스토랑인 나카메구로 이구치에서 허기를 달래보자. 10명이 앉을 수 있는 바 형태 좌석이며, 눈앞에서 친절한 셰프가 참숯에 꼬치구이를 구워 준다. 24개 코스인 세트 메뉴는 주로 닭고기로 구성돼 있으며 홋카이도산 카초카발로 치즈, 아보카도가 올라간 에그 커스터드, 레몬 껍질이 올라간 아스파라거스 같은 독특한 메뉴도 나온다. 

불금 밤을 그냥 보낼 순 없다. 네온사인 가득한 시부야에서 벗어나 당신이 향해야 할 곳은 시모키타자와다. 서쪽에서 3.2㎞(2마일) 정도 떨어져 있으며 소규모 라이브 공연장이 많아 인디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방가르드 팝부터 펑크까지 공연장에서 선보이는 음악 장르도 다양하다. 공연장 중 하나인 셸터는 현지 록밴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스테이지가 체스판 모양으로 꾸며져 있어 인상적이다. 


◆ 오타쿠 동네 나카노역서 치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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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에 만들어진 고이시카와 고라쿠엔 정원.

다음날 향한 곳은 롯폰기. 롯폰기는 밤이 되면 술 취한 외국인들로 가득해 되도록 피하는 게 좋다. 대신 낮 시간에 롯폰기의 문화 명소를 둘러보는 편이 낫다. 먼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전시장을 가진 국립미술박물관부터 방문해보자. 유리와 철재를 잘 깎아 만든 외관 뒤로 세계 정상급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21_21 디자인 사이트로 걸어가면 지하 갤러리를 갖춘 벙커 모양의 전시장이 나온다.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와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다. 점심에 향한 곳은 도쿄 시내 최고급 스시 레스토랑, 스시 린. 스시 레스토랑, 게다가 도쿄, 최고급 수준이라면 저녁 식사는 엄두를 못 낸다. 영수증을 받으면 수없이 많은 '0'을 보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점심은 다르다. 가격이 착해진다. 점심 오마카세 메뉴는 4000엔(약 4만1000원)이며 장인 정신이 깃든 훌륭한 스시를 맛볼 수 있다. 커트 글라스 사케잔 세트 뒤로 보이는 화려한 접시는 마치 예술작품을 전시한 듯하다. 

도쿄에서의 주말은 스타일 여행이다. 가구라자카에 있는 라 가구부터 가보자. 예전에는 출판물 공장이었던 장소가 2014년 겐고 구마의 손을 거쳐 상점, 카페, 서점을 갖춘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2층짜리 널찍한 이 공간은 패션 아이템과 가정용품으로 채워져 있는데 실크 팬츠부터 덴마크식 바 카트까지 볼거리가 다양하다. 서쪽 방향에 있는 고엔지 기타코레 빌딩으로 가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쓰러질 듯한 작은 가게가 옹기종기 모여 있고 분위기는 시끌벅적하다. 1980년대에 만든 미키마우스 맨투맨 티셔츠, 스터드가 잔뜩 박힌 보라색 라이더 재킷, 고릴라 홀로그램 등 빈티지한 물건이 가득한 곳이다. 

저녁 무렵 찾은 곳은 동쪽 나카노역이다. 전철로 지척이니 접근성도 좋다. 오타쿠들이 좋아하는 동네인 나카노역에서 보물찾기하듯 술집을 찾았다. 만화 상점과 코스튬 상점이 미로같이 얽힌 이곳에 바 진가로가 숨겨져 있다. 중세 스칸디나비아 가구와 푸글렌 커피같이 노르웨이 냄새가 물씬 풍기는 카페다. 근처에 골목길을 따라 내려가면 나카노 비어 고보가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 야구팬이라면 도쿄돔도 꼭 볼 것 

여행지에서도 여유로워지는 일요일. 훌륭한 커피숍이 가득한 도쿄에서 굳이 찾아가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온니버스 커피 나카메구로다. 2017년 현지 바리스타가 공원 뒤편에 만든 작은 카페다. 벨벳처럼 부드러운 더블숏 라테를 마시기 좋은 최고의 자리는 원두 볶는 향이 풍기는 로스터 기계 옆자리다. 

가볍게 모닝 커피를 마신 뒤 다이칸야마로 향한다. 패셔너블한 도쿄 사람들을 따라 멋진 숍이 즐비한 핫플레이스. 먼저 들러야 할 곳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라 자부할 수 있는 다이칸야마 티사이트다. 이 복합공간은 디자인, 여행, 음악, 영화, 사진 등 다양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야구 팬이라면 도쿄돔에서 야구 경기를 직관하는 것도 강추. 도쿄돔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경기장으로 이색적 광경을 마주칠 수 있다. 다코야키 가판대와 생맥주 통을 들고 다니는 점원, 그리고 합동 응원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 시즌 오프 기간에는 경기장에 있는 야구 명예의 전당에서 과거 미국 야구의 흔적을 찾아보자. 

인그리드 윌리엄스 ⓒ 2017 THE NEW YORK TIMES ※ 뉴욕타임스 트래블 2017년 4월 27일자 기사 

[정리 = 배혜린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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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찾아 떠난 겨울 여행
  순백의 홋카이도  

눈이 말라버린 올겨울 우리는 눈을 찾아 여행을 떠났다. 
설국으로의 초대, 홋카이도...

을 애는 차가운 바람과 손, 발 시린 영하의 날씨에도 우리가 겨울을 기다렸던 이유는 바로 순백색의 눈 때문이었다. 겨울 레포츠도 워낙 좋아할 뿐만 아니라 가끔씩 중무장을 하고 설경을 배경으로 오르는 겨울 산행도 즐긴다. 그런 우리 가족에게 올겨울은 너무나도 잔인한 겨울로 남았다. 대체 올겨울 내릴 눈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린 건지... 그래서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설국으로 소문난 홋카이도로 떠났다. 이 겨울이 가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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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여행의 시작과 끝, 삿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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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번 눈 찾아 떠난 홋카이도 여행은 삿포로에서부터 써 내려간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3시간 남짓이면 홋카이도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한다.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이지만 홋카이도는 일본 열도 맨 북쪽에 위치한 섬이기 때문에 제법 비행시간이 길다. 우리나라 면적의 약 70%나 되는 작지 않은 섬으로 계절마다 역사 깊은 각종 축제들이 있어 늘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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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토세 공항에서 삿포로 시내로의 이동은 주로 버스 와 JR 노선 지하철을 많이 이용한다. 창밖을 구경하며 여행을 하기에는 버스도 좋겠지만 난 지하철을 선호하는 편이다. 비교적 정확한 시간에 맞춰 일정을 잡을 수 있고 무엇보다 홋카이도처럼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더욱 그 장점이 발휘된다. 일본의 지하철은 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으므로 어렵지 않게 50분이면 삿포로역에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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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는 홋카이도 제1의 도시이자, 일본에서는 다섯 번째로 큰 도시다. 해마다 2월이 되면 '유키마츠리(눈 축제)'가 열려 진정한 겨울 여행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이맘때는 항공료는 물론이며 인근 숙박시설 또한 금액이 많이 오르고 예약 또한 잡기가 어렵다. 축제가 열리기 바로 일주일 전에 방문했던 삿포로도 수많은 인파에 어디를 가든 쉽지 않은 관람을 해야 했었다. 축제의 장으로 뛰어들고 싶다면 어느 정도 각오는 해야 하겠다. 그럼 삿포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필수 코스부터 돌아보도록 하자.

삿포로 텔레비전 타워 / Sapporo TV Tower
삿포로시 주오구 오도리니시 1초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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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시내 관광은 크게 세 곳으로 나누어 여행 계획을 세워 볼 만하다. 우선 지하철을 이용해 처음 삿포로에 발을 내디뎠던 JR 삿포로역 주변,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삿포로 TV 타워, 마지막으로 음주 가무를 즐길 수 있는 스스키노 지역이다. TV 타워를 가장 먼저 소개하는 이유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여행 도중 방향을 잃었을 때도 늘 그 기준점이 되어 주는 곳이다. 삿포로에는 그리 높은 건물들이 많지 않으므로 어디서든 쉽게 이곳 TV 타워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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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미터에 달하는 이 철골 탑 90미터 높이에는 전망대가 자리하고 있다. 3층 승강장에서 티켓을 구매한 후 엘리베이터에 올라타면 조금은 미완성인 듯 보이는 철골 구조물을 빠르게 오르며 삿포로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 흰 눈으로 덮인 도시의 설경이 그동안 목말라 있던 겨울 설경에 대한 갈증을 조금은 해소시켜 주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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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는 철저한 계획도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듯이 모든 길은 동과 서, 남과 북으로 반듯하고 곧게 뻗어 있다. 이렇게 반듯 한 네모 모양의 도시 형태를 띠고 있으니 초행길인 여행자도 쉽게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 타워 전망대는 360도로 관람이 가능한 곳이다. 타워의 정 중앙인 오도리 공원 방향을 내려다보면 삿포로 시내가 좀 더 명확하게 머릿속에 그려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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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 정 중앙에서 바라본 오도리 공원의 모습이다. 곧게 뻗은 두 길가 중앙에 위치한 네모 반듯한 이 조각들이 모두 오도리 공원이다. 길이가 무려 1.5킬로미터에 달하고 폭 105m인 이 그린벨트 지역이 삿포로 시가지 중심을 동서로 가로지른다. 삿포로 관광의 핵심이 되는 곳이 바로 이 오도리 공원이 되겠다. 5월에는 라일락 축제, 6월에는 소란 축제, 7월 꽃 페스타, 11월 화이트 일루미네이션, 그리고 세계 3대 축제에 꼽히는 2월 삿포로 눈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 시간: 09:00~22:00 
 요금: 어른/720엔, 고등학생/600엔, 중학생/400엔, 초등학생/300엔
 주소: 삿포로시 주오구 오도리니시 1초메
홋카이도 구 본 청사 / Hokkaido Government Office
6 Chome 기타 3 조니시 주오 구 삿포로 시 홋카이도 060-8588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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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렌가(빨간 벽돌)'라고 불리는 홋카이도 구 본 청사 건물이다. 250만 개의 적벽돌을 쌓아올려 지은 덕분에 오랫동안 삿포로의 특색 있는 건물로 남아 있다. 1888년에 건설되어 약 80년간 홋카이도의 행정을 보던 곳으로 현재는 신청사로 이전을 하고 관람객을 맞이하는 곳이다. 멋스러운 외관과 함께 내부에는 홋카이도 개척 당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역사 박물관이 무료로 개방되어 있으니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돌아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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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벽돌의 구 청사 주변에는 연못과 정원도 잘 꾸며져 있어서 산책을 하기에 좋은 곳이다. 다만 지금처럼 눈이 많이 내린 겨울철에는 곳곳에 쌓아 놓은 많은 양의 눈 때문에 공원 관람은 큰 의미는 없겠다. 다만 눈 축제의 재료로 쓰기 위해 곳곳에 쌓아 놓은 눈 더미들이 오히려 인상적이다. 간혹 아이들이 이 눈 더미 위를 올라 다치는 경우가 있는지 '오르지 마시오'라는 안내 문구가 곳곳에 쓰여 있다.
 
 시간: 08:45~18:00 
 요금: 무료
 주소: 6 Chome 기타 3 조니시 주오 구 삿포로 시 홋카이도 060-8588 일본

삿포로 맥주 박물관 / Sapporo Beer Museum  
9 Chome-1-1 Kita 7 Johigashi, Sapporo, Hokkaido 065-8633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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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온 지금도 나는 삿포로 하면 두 가지가 연상된다. 하나는 일식집이고 다른 하나는 맥주다. 그만큼 저 빨간색의 별은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있다. 홋카이도 여행이 처음이라면 이곳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필수 코스라 할 수 있겠다. 삿포로 맥주 박물관은 JR 역 주변 관광지로 역에서 도보로 20분, 택시로 10분 이내에 도착하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뽀득 거리는 눈길을 걸으며 겨울 정취를 만끽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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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원래 1890년에 삿포로 제당 회사 공장으로 완공되어 활용되다가 1905년부터 맥주공장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구 청사와 함께 메이지 시대의 모습이 남아 있는 건물로 홋카이도 건축 유산 중 하나로 지정되기도 했다. 수많은 관광객이 순백색의 눈 위에 고풍스럽게 그 자태를 뽐내는 이 건축물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특히나 조명이 켜진 밤 시간대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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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과거에 실제로 맥주 제조에 사용되었던 대형 가마가 있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가마 주변 회전형 슬로프를 따라 아래층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곳이야말로 리얼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인테리어다. 아래층 전시실에는 맥주의 역사와 원료 그리고 제조 공정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설명해 놓았다. 과거 광고 포스터부터 맥주병의 스타일까지 시대별 변천사를 볼 수 있다. 이 전시 공간의 맨 마지막은 맥주 박물관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테이스팅 라운지가 있는데 삿포로 맥주를 종류별로 시음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시간09:00~18:00
 요금: 무료
 주소: 9 Chome-1-1 Kita 7 Johigashi, Sapporo, Hokkaido 065-8633 일본

스스키노 거리 / Susukino Street 
일본 〒064-0804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4条西4−1/ 3943+58 삿포로 시 일본 홋카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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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보다는 밤에 꼭 가봐야 할 삿포로의 명소. 바로 스스키노 거리다. 도쿄 신주쿠의 가부키초, 후쿠오카의 나카쓰와 함께 일본의 3대 환락가로 꼽히는 곳이 바로 홋카이도의 스스키노 거리 되겠다. 밤이 되면 약 5,000여 개의 주점과 식당, 각양각색의 상점들이 비로소 제모습을 찾는다. 각종 여행책자나 블로그에 소개되어 나오는 맛 집들이 주로 이 스스키노 거리 주변에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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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키노 거리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니카[NIKKA] 상에서 인증샷을 남긴다. 오사카 도톤보리에 글리코상이 있다면 삿포로에는 니카 상이 있다. 일찍이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인 일본이 만든 니카 양주는 홋카이도의 명물이다. 돈키호테 몰 또는 빅카메라 등 주류 판매점에서 흔하게 구입할 수 있는 양주로 술에 대해 깊은 조예가 있지는 않지만 저렴한 가격에 가성비 좋은 위스키를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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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에 오게 되면 꼭 먹어 봐야 한다는 음식이 몇 가지 있다. 그 첫 번째는 털 게 요리이고 그 두 번째는 칭기즈칸이라는 어린 양고기 요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미소라멘이 그것인데 나는 특정 음식점을 꼽고 싶은 생각은 없다. 스스키노 거리 인근이 모두 이런저런 요리들의 거리이고 맛 집이라고 소개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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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소개를 받고 찾아가는 곳마다 대기시간은 30분 이상이며, 결국 많은 시간을 투자해 이리저리 찾아다니다 시간만 허비하게 되는 일이 많다. 오히려 숙소 근처나 일정에 맞춰 이동하다가 현지인들이 조금 많이 몰려 있는 음식점을 택하는 편이 현명하다. 삿포로에 머무른 5일 동안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맛난 음식을 배불리 먹었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맥주는 꼭 삿포로 클래식 파란 띠를 선택하도록 하자!

 시간낮보다는 밤을 추천
 요금: 무료
 주소: 〒064-0804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4条西4−1/ 3943+58 삿포로 시 홋카이도

홋카이도 겨울여행의 핵심! 후라노, 비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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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홋카이도로 눈을 찾아 떠나온 여행의 본 목적지라 할 수 있는 후라노와 비에이로 가보도록 한다. 간단히 비교하자면 삿포로가 한국의 서울이었다면 후라노와 비에이는 강원도 평창과 설악산 정도로 설명할 수 있겠다. 홋카이도 전 지역이 겨울철 눈이 워낙 많이 오는 지역이어서 어디를 가든 하얀 눈과 함께 겨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지만 진정한 설국으로의 여행은 바로 이곳 후라노와 비에이에서 완성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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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후라노와 비에이를 여행하려면 작은 고민에 빠지게 된다. 삿포로에서 3시간가량 떨어진 위치에 있는 이곳을 가기 위한 교통 편에 대한 고민이 그것인데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자유여행의 꽃인 렌터카를 이용한 방법. 비용적인 면이나 자유롭게 원하는 스타일로 관광을 할 수 있어 어디서나 선호하는 이동 수단이지만 이곳은 바로 설국, 홋카이도다.

예측 불가한 눈 폭탄과 강풍 등으로 한 치 앞 길도 잘 안 보일 때가 많으며 초행길 눈길 운전으로 사고가 빈번한 곳이기도 하다. 간혹 우리나라의 한계령이나 미시령처럼 폭설 시 승용차의 통행을 금지하는 일도 간혹 있다고 한다. 큰맘 먹고 떠나온 여행에 목적지는커녕 눈길에서 발만 동동 구를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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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기차를 이용해 비에이역까지 가서 택시를 이용하는 택시투어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낭만적인 기차 여행과 함께 좀 더 여유롭게 비에이와 후라노를 돌아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비용적인 면에서 녹록지가 않다. 왕복 기차요금도 비싼 편인데다가 택시를 이용한 투어 요금도 별도로 정해져 있으므로 함께 여행하는 동반자의 인원수를 체크해 어떤 방법이 합당한지 따져볼 만하다.

마지막으로 내가 선택했던 버스투어다. 버스투어는 일단 비용적인 면에서는 가장 저렴하다. 하지만 예상하는 바와 같이 단체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과 빡빡하게 짜여있는 스케줄로 인해 여유로운 감성 투어는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눈길 안전사고와 갑작스러운 눈 폭탄으로부터 변수 없이 여행하기에는 가장 안정적이라고 생각된다. 특히나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이라면 가장 마음 편한 여행길이 되니라 본다.

흰 수염 폭포
일본 〒071-0235 Hokkaido, Kamikawa District, Biei, 字白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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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이른 아침 삿포로에서 비에이와 후라노로 향하는 투어 버스에 올랐다. 하늘은 맑았고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아침이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버스는 진정한 설국으로 출발했고 이내 시내를 빠져나가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에서는 고슬고슬한 눈 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올겨울 자주 볼 수 없었던 눈이기에 그 설렘은 더 컸던 것 같다. 낭만적인 감동도 잠시,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 지 30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첫 번째 도착했던 휴게소의 모습은 사진과 같았다. 잠시 버스에서 내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이내 몰골은 말이 아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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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눈 폭탄 속에 어디를 갈 수는 있는 걸까?'라는 고민도 잠시, 눈은 그치고 일사불란하게 제설차가 동원되었고 익숙한 듯 눈길을 해치며 버스는 첫 번째 목적지인 '흰 수염 폭포'에 도착했다. 시로가네 온천 근처의 시로히게 폭포는 우리에게 '흰 수염 폭포'로 더 유명하다. 흘러내리는 온천수의 물줄기가 마치 수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따뜻한 온천수인 덕분에 영하의 날씨인 겨울철에도 늘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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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흰 수염 폭포다. 가만히 흐르는 폭포와 계곡물을 바라보고 있자면 물의 색상이 약간 파란빛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곳의 물은 이 주변 또 하나의 유명 관광지인 파란 연못 아오이 이케와 함께 에메랄드빛 물이 흐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물은 시로가네 온천에서 솟아나는 수산화알루미늄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물이 파랗게 보인다고 한다. 참으로 신기한 자연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관람시간07:00~16:00(겨울철 비에이의 해는 짧다)
 이용요금: 무료
 주소: 일본 〒071-0235 Hokkaido, Kamikawa District, Biei, 字白金

비에이를 살린 나무들
Bibaushi, Biei, Kamikawa District, Hokkaido 071-0471 일본

어쩌면 나는 이 한 장의 사진 때문에 이곳 비에이까지 오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소복이 쌓은 눈이 마치 하얀 융탄자 같았고 그 위에 오롯이 홀로 서있는 나무 한 그루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좀 더 파란 하늘이길 바랬지만 오전 내내 흐린 하늘에 쏟아지던 눈 폭탄을 상상하면 그나마도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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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행운을 선사해준 이 나무의 이름은 '크리스마스트리 나무'다. 크리스마스트리와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트리와 나무. 같은 고유명사를 두 번 반복해야만 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곳 비에이에는 이 지역을 살려낸 여러 유명한 나무들이 공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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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배경지였다거나, 유명한 모델이 나오는 CF 촬영지였다거나, 혹은 이 지역이 배출해 낸 '마에다 신조' 같은 사진가들에 의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나무들이 참 많은 곳이다. 철학의 나무, 세븐스타의 나무, 마일드세븐의 언덕, 켄과 메리의 나무 등등. 이 나무들이 겨울철 비에이의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개성 있는 이 나무들로 인해 홋카이도의 설경은 비에이에서 그 절정을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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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시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설경이 아름답다고 하여 아무 곳이나 무단으로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유명한 나무들이 살고 있는 거의 모든 대지들이 개인 사유지인 곳이 많고 농사를 짓는 땅이어서 외지인의 출입을 꺼려 하는 곳이 많다. 갈수록 많아지는 무분별한 관광객으로 인해 일부 나무는 땅 주인에 의해 베어지기도 했다고 하니 각별히 매너 있는 여행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관람시간07:00~16:00(겨울철 비에이의 해는 짧다)
 이용요금: 무료
 주소Bibaushi, Biei, Kamikawa District, Hokkaido 071-0471 일본

탁신관
Takushin, Biei, Kamikawa District, Hokkaido 071-0474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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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앞서 이야기했던 비에이의 대표 사진가인 '마에다 신조'의 사진 갤러리다. 지금은 고인이 된 그의 작품들과 취미로 수집하던 카메라 등을 전시해놓은 곳으로 그의 아들인 마에다 아키라가 관리하고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은 비에이 여행에 또 하나의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로 갤러리 내부 관람도 목적이 있지만 그 주변 자작나무 숲의 겨울 모습이 더욱 인상적인 곳이다. 어쩌면 인제 자작나무 숲과 매우 흡사하지만 내린 눈의 양은 그 스케일이 역시 남다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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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다 신조는 사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취미생활로 소소하게 사진 생활을 하던 그가 본격적으로 사진의 길로 들어섰던 건 사십 대가 넘어서 였다고. 그리고 마흔여덟 살이 되던 해에 일본 종단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는데 그 여행길에서 바로 후라노와 비에이의 신비한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곳이 바로 청의 호수와 비에이의 명물이 돼버린 설경 위의 나무들 이였다고 한다. 비에이는 그에게는 인생을 바꿔 놓은 지역인 샘이다.

 관람시간09:00~17:00(겨울철 부정기 휴관 많음)
 이용요금: 무료
 주소Takushin, Biei, Kamikawa District, Hokkaido 071-0474 일본

닝구르테라스
Nakagoryo, Furano, Hokkaido 076-0016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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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홋카이도의 해는 정말 짧다. 오후 4시 정도가 되면 이미 하얀 설원 뒤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숲속 요정 마을이라 불리는 닝구르테라스에 하나 둘 불빛이 켜지기 시작하는 시간이다. 이곳 닝구르테라스는 신후라노 프린스 호텔에서 운영하는 숲속 상점들의 이름이다. 스키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는 대형 호텔로 사실 이곳에서만 2박 3일 정도를 머물러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만한 추천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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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유명세를 치르게 된 배경에는 구라모토소의 저서 '닝구르'에 등장하는 숲속 요정이 한몫을 했다.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홋카이도 숲에 살고 있는 숲속 요정 닝구르와 여심을 저격한 작고 톡톡 튀는 수공예품이 만나 낭만적인 겨울 속 여행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눈 내린 하얀 숲길 그리고 그 위에 통나무로 지은 열다섯 채의 요정 마을에 노란빛을 내는 필라멘트 전구에 불이 켜질 때면 비로소 닝구르테라스 최고의 매직 아워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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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시간12:00~20:45(7~8월은 10시부터)
 이용요금: 무료
 주소Nakagoryo, Furano, Hokkaido 076-0016 일본

EPILOGUE...

눈을 찾아 떠나온 홋카이도 겨울여행은 순백색의 기억으로 남았다. 
사실 홋카이도 여행의 또다른 색감을 품은 이야기들은 아직 다 꺼내지도 못했다.
눈 가뭄에 다녀온 홋카이도 겨울여행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였지만...

지금 사무실 창밖에는 눈이 내리고 있다.
그것도 아주 펑펑...

우리의 여행은 출발한 곳으로 돌아와, 그곳을 재발견할 때 끝난다.
T.S 엘리엇



601김실장

공간디자이너로 인생의 절반을 달려왔다. 언제 부터인지 사진의 마력에 미친듯이 빠져들었고 지금은 인생2막을 꿈꾸며 여행사진가로 활동중이다. instagram.com/601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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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와 시가현 방문에서 사찰과 신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한국 불교와는 매우 색다른 일본 불교를 만날 수 있었고,신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7월 8일부터 10일까지 그곳에 머무는 동안 30도가 넘는 무더운 여름날씨였지만,관심을 끄는 유서깊은 고찰들, 고즈넉한 호수와 울창한 숲은더위를 잊게 하였다.사찰로는 뵤도인(평등원)과 엔랴쿠지(연력사),구라마데라(안마사),미이데라(삼정사), 신사로는 기부네 신사, 호수로는 비와코 (비화호)를 방문하였다.

#환희에 넘친 보살상과 벽화

교토의 평등원 봉황당 벽에 걸려있는 보살조각들은 탄성을 자아냈다. 52구로 된 운중공양보살상은 보살들이 구름을 타고 그 위에서 다양한 악기를 타거나 춤을 추는 모습을 새겨, 생동감이 넘친다. 양손에 북채를 든 채 북을 막 두드리려는 장면, 장고를 무릎에 얹고 양손으로 장고채를 두드리는 모습, 입에 피리를 다소곳이 대고 있는 모습, 선 ㅇ� 발을 들고 춤사위를 펼치는 모습등등. 나무결이 고스란이 드러난 조각에서는 후덕하고 온화한 얼굴 표정과 맨살의 볼륨감있는 가슴, 한쪽 가슴을 덮으며 흘러내리는 옷자락의 유려한 선,그리고 변화무쌍하고 기운이 넘치는 구름의 자태를 잘 표현하고 있다.

봉황당의 벽화는 세상에 이렇게 환희에 넘치는 장면� 있을까 할 정도로 경이로웠다. 구품영내도는 아미타여래가 보살들을 이끌고 죽은 사람을 맞이하러 오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화려한 색채로 꾸민 보살들이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은 마치 물살이 센 계곡물에서 래프팅을 하며 환호하는 젊은이들처럼, 패기넘치고 활기차 보였다. 화공의 솜씨는 말세에 관백이 느꼈을 법한 죽음에 대한 공포를 잊게 하기에 충분했으리라.

평등원 사찰은 1052년 관백 후지와라 요리미치공이 별장을 절로 개축한 것이다.그 해는 불법의 가르침이 쇠퇴해가는 말세가 시작되는 해로 여겨져 극락에 가고 싶은 소망을 담아 건립되었다. 봉황당은 그 다음해인 1053년에 아미타여래를 모시는 아미타불당으로 건립되었다. 이 불당의 모습이 마치 날개를 펼친 새처럼 보이고, 지붕 위에 봉황 2마리가 마주보고 있어 봉황당이라고 불려지게 되었다. 아미타여래상은 일장육척(4.8m)의 거대한 금칠 목조불상으로 조초가 제작한 것이다. 광배에는 11개의 작음 불상이 조각되어 있다.

#일본 천태종, 사람 눈높이로 불상 배치

시가현 오츠시 히에이 산에 있는 천태종의 총본산 엔랴쿠지(延曆寺,연력사)는 불상 배치가 독특하다. 한국에서는 불상을 우러러보게 되어있는데,히에이산 제일의 법당인 곤본쥬우도오(根本中堂)의 불상은 사람 눈높이에서 마주볼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었다. 엔랴쿠지 참배부 사무장 고바야시 후쿠이치씨는 "부처님을 우러러 보는 곳은 일본에서도 많다. 이 절의 불상은 천태종 양식으로 부처님과 예불자의 눈높이가 같다. 왜냐하면 사람도 부처님과 같은 자상함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불상이 모셔진 공간과, 그리고 불상이 바라보이는 높이에 마루를 만들어 부처님과 예불자의 눈높이를 맞춘 것이다. 12개의 기둥이 받치고 있는 높다란 본당의 기둥 사이마다 구름속 보살상(목조각)이 우람하면서도 부드러운 자태를 보이며,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곤본쥬우도오는 일본 천태종의 종조인 전교傳敎대사 사이쵸가 788년에 창건했고, 약사여래가 봉안되어 있다. 불전에는 창건 이래 '불멸의 법등(法燈)'이 1200년의 시간을 넘어 꺼지지 않고 빛나고 있다.

#일본 절에 세워진 장보고 기념비

엔랴쿠지에는 장보고 기념비가 있다. 다음은 비문에 적힌 내용이다. 일본 천태종의 3세 좌주인 엔닌 스님이 9세기 중엽 9년 반동안 당에서 구법순례하면서 장보고 대사의 도움을 받았고, 대사가 세운 당나라 적산 법화원에서 머무르기도 했다.그 인연으로 장안 등지를 순례할 수 있었다. 엔닌은 그의 일기 < 입당구법순례행기 > 에서 장대사에 대한 흠모의 정을 다음과 같이 남기고 있다.

"해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식을 자주 듣지 못했습니다. 하오나 감사 쌓이는 정은 더욱 깊어만 갑니다. 이 사람 엔닌은 은혜를 입었으나 구름처럼 멀리 떨어져 있기에 뵙지는 못했지만 우러러 사모하는 마음이 날로 깊어짐을 어찌 비유할 수 있겠습니까?......구법을 마친 뒤 적산으로 돌아왔다가 청해진을 거쳐 일본으로 돌아가고자 하오니 바라옵건대 장대사를 만나 자세한 사정을 아뢰고자 합니다. 제가 이곳으로 돌아오는 것은 생각건대 내년 가을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그곳에도 사람과 배가 왕래한다면 높으신 명을 내리사 저희들을 특별히 보살펴 주도록 해주시기를 바랍니다."(840년 2월 17일)

후학들은 엔닌의 구법체험담을 통하여 구세의 신라 일본 당의 문화교류 실상을 알게 된다. 두분이 다져놓은 정다운 관계가 오늘날 두 나라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더욱 두터워 지기를 바라마 이 비를 세운다.

#종교와 국가를 초월한 평화의 숨결

히에이산 엔랴쿠지는 개별 사찰이 아니라 히에이산에 자리잡은 사찰 모두를 일컫는 말이다. 840미터 높이의 히에이산은 200여개 사찰을 포함해 산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700미터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정상으로 사찰로 향하니 가는 길에 하늘로 치솟은 침엽수와 보라색 선명한 수국이 신선하고 서늘한 공기와 함께 상쾌한 느낌을 주었다.

히에이산 정상에는 세계종교자평화기원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참가 종교로 불교,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힌두교, 시크교,유교, 신도가 일본종교대표자회의 명의로 기록되어 있었다. 길가에는 쓰러질 듯한 큰 산벚나무가 양갈래 줄기를 곧게 솟은 전나무에 의지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안내자 고바야시씨는 "산벚나무 줄기가 사람인(人)자 형상을 하고 있다. 산벚나무가 일본이라면 전나무는 한국이다.일본정치를 이런 마음으로 해야 평화가 온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안마사, 우주의 기운 존천을 믿다

교토의 구라마데라(鞍馬寺,안마사)는 본존불로 우주의 기운, 尊天(존천)을 모신다. 존천은 천수관세음보살과 호법마왕존,비사문천왕의 삼신일체를 가리킨다. 종파는 원래 천태종에 속했으나, 1949년 독립하여 쿠라마 홍교의 총본산이 되었다. 인간과 자연,우주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우주만물은 생명과 마음, 정신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인간이 마음으로 자연과 대화하며 자기의 마음을 깨치고, 우주의 기운을 받아 활발한 기운을 얻고자 하는 것이 이 종교의 목표다. 존천, 즉 우주의 기운을 받으면모두가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게 깎은 흰머리에 눈이 빛나는 60살 가량의 여성불자 안내인은 "중간에 케이블을 그친 이유는 본전에 신으로 모시고 있는 깨끗한 공기, 우주의 기운, 尊天을 제공하기 위해서"라며 웃음을 지었다.

안마사는 공(空)사상을 바탕으로 법화경과 반야심경을 경전으로 삼는다. 기도문을 보자." 인간을 보다 향상시키고, 부와 영광을 증진시켜 주소서. 달처럼 아름답게, 태양처럼 따뜻하게, 대지처럼 힘있게. 존천이여, 많은 혜택을 주옵소서.이 성지에 있어서 평화가 불화를 싸워 이기고, 무욕이 탐욕을 정복하고, 진실한 말 한마디가 거짓을 극복하고,존경이 굴욕을 이기게 하옵소서."

#삼정사, 불상이 없는 본당

시가현의 미이데라(三井寺,삼정사)를 방문했을 때 금당(본존불을 안치하는 중심건물)에 부처가 보이지 않는 것이 의아했다. 비불(秘佛) 전통에 따른 것이다. 비불은 비밀히 모신 불상으로,불감(佛龕) 같은 곳에 모셔서 항상 문을 닫고 직접 참배할 수 없는 불상이다. 미이데라는 672년 일본 황족간의 왕권다툼에서 패하여 죽은 오오도모노미꼬의 아들이 자신의 아버지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절로 전해지고 있다.

#기부네 신사, 일본신사의 다양하고 풍부한 빛깔 알게 돼

교토 쿠라마에 있는 기부네 신사 방문은 신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깨는 계기가 되었다. 그간에 신사는 야스쿠니 신사와 일제시대 신사참배 강요로 인해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일본의 신사는 매우 풍부하고 다양한 빛깔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일본인은 신을 가미[神]라고 부른다.신도에서 가미는 인간과 질적으로 다른 절대타자로서 창조신이 아니다. 따라서 인간이 사후 혹은 생전에 가미로서 숭배되고 제사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일본인들은 신을 호칭할 때 마치 이웃집 아저씨를 대하듯이 '가미상'이라고 부르기를 좋아한다. 인간은 가미를 숭경함으로써 가미의 영위를 높여주며, 그 대가로 가미는 인간을 지켜주고 복을 가져다준다고 여긴다. 신도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믿는 가미는 조상신이다. 물론 그밖에도 무수한 가미들이 있는데,일본인들은 자기가 지금 예배드리는 대상으 어떤 가미인지 그 이름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중요한 것은 그 가미가 현실적으로 어떤 복덕을 가져다 주느냐이다.

기부네 신사는 교토의 발원지이자 물의 신을 모시는 곳으로서, 가는 길에 계곡에서 힘차게 물흐르는 소리가 들려 청량감을 느끼게 한다. 160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며,비를 내리게 하는 신으로 유명한 신사이다. 맑은 날을 기원할 때는 백마를, 비를 기원할 때는 검은말을 바쳐 빌었으나 실제로는 나무판에 그림을 그려놓은 에마(말그림)를 바쳐 에마의 발상지로도 불리운다.부채질을 쉼없이 할 정도로 찌는 듯한 더위에도 기부네 신사에 이르자,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신사에 절을 올리거나 복점을 쳤다. 참배자들은 신사 우물에서 손과 입을 헹구고 신사 앞에 걸린 줄을 흔들어 방울을 울린다.그런 다음 참배자는 무언가를 기원하며 두번 절하고 두번 손뼉을 친 후 다시 한번 절하고 물러나온다.참배객 중에는 점을 치는 이들도 많다. 점을 치는 종이를 사서 물에 띄우면 백지에서 점차 진한 글씨가 나오면서 점괘를 읽을 수 있다. 건강,행운,사랑을 기원하는 글귀들이 적혀 있다. 신사도 그렇고, 안마사도 그렇고 일본에서는 종교가 일상속에 스며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IMG10] #비화호, 산속의 절 처럼 고요한 호수

교토와 가까운 시가현의 비와코(琵琶湖) 호수는 드넓게 펼쳐진 호수면과 고즈넉한 풍경이 일품이다. 비파악기를 닮은 호수는 일본 최대의 호수로 교토, 오사카, 고베 사라들이 이 물을 마신다. 호수 면적이 670 제곱킬로미터,호수를 따라 호안선이 277킬로에 이른다. 유람선, 미시간크루즈를 타고 호수를 둘러보니 해안선이 저층 건물들이 각양각색으로 평온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드물게 높은 40층짜리 오츠프린스 호텔은 모든 객실이 호수가 바라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라 한다.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를 닮은 음악당은 좋은 시설을 갖추고 유명한 출연진을 유치해 수준높은 공연시설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크루즈 주변에는 다른 배들이 거의 없고, 잔잔한 바다를 조용하게 가르고 가는 크루즈는 물 위에 떠있는 불당 같았다. 바람소리만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염불 외는 소리처럼 들려왔다. 오후 4시경 강한 햇볕이 작렬하는 호수면 한쪽에는 하얀 물비늘이 일고, 다른 한쪽에는 짙은녹색의 물빛이 대비를 이루었다.

#오고토 온천 웅산장과 교토 웨스틴 미야코 호텔

비와코 주변에는 오고토 온천과 비와코 온천, 이시야야,난고 온천 등 온천이 많다. 우리 일행이 첫날 묵은 오고토 온천의 류잔소(雄山裝,웅산장)은 비와코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노천탕 객실을 갖추고 있다. 객실의 노천탕 대신 툭 트인 야외 노천탕에서 저녁,아침으로 몸을 담갔다. 류잔소는 직접 재배하거나 계약재배를 통한 신선채소로 식재료를 만들어 음식이 맛깔스럽다.

이틀째 묵은 교토 웨스틴 미야코 호텔은 정원이 아름다운 곳이다. 7층객실과 연결된 정원은 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 물이 졸졸졸 흐르는 아담한 바위계곡 위에 자리잡은 숙소는 다이아나비가 묵었던 곳이라 한다. 아침에 일어나 정원에서 산 정상까지 갔다 돌아오는 1시간 정도의 산책코스를 걸었다. 석등이 의외로 많고, 산정상의 신사와 폭포, 외줄로 깔아놓은 돌길 등 제법 운치가 있다.

교토 기온의 요리여관,하타나카(火田中)에서 일본 전통공연 관람은 신나고 즐거웠다. 20살 이하의 무희, 마이코상 2명과 악기를 연주하는, 나이든 게이코상이 펼치는 공연은 일본전통공연의 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전통복장과 화장을 한 무희들의 춤과 전통악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어우러져 마음을 들뜨게 하였다.무희들과의 관객이 함께 두가지 게임을 흥겹게 벌인 뒤, 무희들이 좌석별로 돌며 환담을 나누고 기념촬영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다.

#교토, 시가현,오사카 등 관서지방은 안전했네.

마지막 일정으로 오사카부오사카성을 둘러보고,한국의 명동에 해당하는 신사이바시 상가를 찾았다.지붕이 쳐져 있는 신사이바시 상가는 양옆으로 점포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무더운 날씨에도 수많은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축제행사로 가마 위에 올라선 소년 네명이 활달하게 북을 두드리는 모습, 거리에 마이크를 설치해 노래를 부르며 시선을 끄는 소녀,소년 가수들의 활기찬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여행은 교토부, 시가현, 오사카부 등 관서지방이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본국토교통성이 초청해 이뤄진 것이다. 여행 말미에 이 생각이 떠오르면서 신사이바시의 활기찬 풍경을 담고자 했지만, 아차! 카메라를 차에 두고 왔다. 이건 지난 4월 큐슈여행에서 일본이 안전하다고 느꼈던 내가 이번 교토여행에서 불안을 전혀 의식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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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沖繩)의 바다는 푸르다 못해 눈부셨다.

25일 숙박한 호텔의 한 직원은 "오키나와 주민들은 오키나와야말로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바다를 가진 리조트라는 자부심을 갖고 산다"고 말했다. 에메랄드 빛 해수욕장은 섬 곳곳에 샐 수 없을 정도로 즐비하다. 오키나와 어디를 가나 탄성이 나올 정도의 관광명소가 있고, 무엇보다 일본에서는 유일하게 아열대 해양성 기후로 여행하기 쾌적한 날씨다. 현재 오키나와는 일본에선 가장 먼저 6월 초에 장마가 끝났다. 이미 '한여름 진행중'이다. 24일 오키나와 본도 남부에 위치한 나하(那覇)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야자수. 일본을 떠나 마치 하와이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북부지역=

추라우미(美ら海) 수족관이 대표적인 볼거리다. 거대 수족관의 수조 크기는 총 길이 10m를 자랑한다. 25일 오후 수족관을 찾으니 관람객에 가장 인기를 끌고 있던 것이 바로 '고래상어'였다. 3마리의 거대 고래상어가 수조를 헤집고 다니는 모습이나 먹이를 먹기 위해 거대한 입을 벌리며 바닷물과 함께 먹이를 들이 삼키는 모습에는 "와~"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3마리 중 가장 덩치가 큰 길이 10m의 고래상어는 몸을 아예 일자로 세운 채 수면의 먹이를 빨아들이는 희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바닷가에 접해 있어 수족관을 나와 산책하며 에메랄드 빛 동중국해를 바라보는 광경도 환상적이다. 바닷속을 관찰할 수 있는 유람선도 명물이다. 약 20분간 유람하는데 오키나와 바다의 형형색색의 열대어와 아름다운 산호초를 즐길 수 있다.

◆중부지역=

북부지역에서 중부지역에 이르는 서해안 지역은 대표적인 휴양 리조트가 몰려 있는 곳이다.

오키나와 제일의 명승지인 만자(万座毛), 산호초 등 바다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닛코 아리비라' '부세나 테라스' '매리엇 리조트 스파' 등 유명 리조트 호텔들이 이곳에 위치한다. 각종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중부지역에서 관광객들이 꼭 가볼 만한 곳으로는 '테르메 빌라 추라 유(Terme VILLA Chula-u)'라는 온천을 꼽을 수 있다. 이 온천은 오키나와 최초의 온천으로 지하 1400m에서 솟아나는, 가열 순환을 하지 않는 천연온천이다. 즉 온천수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열하거나 열을 식히는 작업을 하지 않고 온천수 그대로 이용한다.

이 밖에 무라사키무라(むら?むら)에는 오키나와의 류큐 왕족시대의 옛 거리모습을 재현해 만든 테마파크가 있다.

◆남부지역=

오키나와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다. 예전 류큐왕국의 중심 도시로 번영했던 '슈리(首里)'는 돌길과 붉은 기와지붕이 옛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현청 소재지인 나하시의 중심거리는 온갖 쇼핑 거리가 가득한 '고쿠사이(國際) 거리'다. 오키나와 토산물과 스테이크 점포들이 줄지어 서 있다. 나하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는 갤러리아 면세점이 입점해 있으며 샤넬·루이뷔통·페라가모·프라다 등 각종 고급 브랜드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면세점 안에는 다양한 푸드코트가 들어서 있어 쇼핑과 먹거리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나하공항에서 약 20㎞ 남쪽으로 내려가면 평화기념공원이 있다. 공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오키나와 전투에서 최대 격전지였던 마니부 언덕 일대에 위치한다.

◆오키나와의 먹거리=

대표적인 먹거리는 '우미부도'(바다 포도)라고 하는 해초다. 모양이 마치 포도송이와 같아 지어진 이름이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느낌과 향은 마치 바다를 먹는 듯하다.

이 밖에 오키나와의 전통음식으로는 다소 우동면에 가까운 면으로 만든 '오키나와 소바(메밀)'다. 돼지고기 수육을 국수 위에 올려 놓는 것이 오키나와 식이다. 또한 일본 본토 사람들이 오키나와를 찾으면 늘 찾는 음식이 바로 '아구'라고 불리는 오키나와 흑돼지 요리다.

세계 장수지역으로 유명한 오키나와인들의 장수비결이 삶은 '아구'고기 요리에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누룩만으로 증류해 만든 알코올 도수 35도 이상의 오키나와 특산소주 '아와모리'를 한잔 걸치며 먹는 아구는 별미다.

◆여행 팁=

오키나와 지역은 9월까지 해수욕이 가능하며 인천공항에서 나하공항까지 아시아나 직항이 주 5일(화·수·금·토·일) 운항한다.



홋카이도는 겨울의 나라라고 했다. 눈이 20m 내려야 한겨울이 끝난단다. 넓게 보면 10월 말부터 5월까지가 동장군의 시간적 영토다. 동장군의 치세는 1년의 반 이상에 뻗친다. 영화 '철도원' '러브레터'를 비롯해 갖가지 소설, 드라마, 뮤직비디오 속 설국의 심상(心象)이 '홋카이도'라는 네 음절에 담겨 있다.

그러나 무거운 눈 옷 벗은 여기는 이제 초록 여름의 나라다. 삿포로 신(新)지토세 공항에서 시라오이(白老)까지 가는 도로 양편으로 유화처럼, 무겁도록 짙은 녹음이 마중 나왔다. 도로 가장자리 허공에는 땅으로 꽂히는 화살표 모양의 낯선 교통 표지판이 군데군데 떴다. 겨울 눈으로 차도 폭이 불분명해지는 것에 대비해 설치한 일종의 공중 차선인데, 이제 쓸 데를 잃고 파란 여름 하늘에 달린 귀고리가 됐다. 자작나무는 먼 산을 덮었다.

여름 홋카이도의 특장점은 열도의 여름을 괴롭히는 장마와 태풍이 비껴간다는 것. 위도가 높아 여름 날씨치고 선선해 래프팅, 파도타기, 낚시, 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기 좋다. 가미후라노의 라벤더 꽃밭도 바로 이때 펼쳐진다.

▶무겁도록 짙은 녹음, 여름 홋카이도=아이누 민속박물관이 있는 시라오이는 지금은 흑소(와규ㆍ和牛)로 유명하다. 선주민 아이누는 본토의 동화 정책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곳 박물관에서 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을 뿐이다. 곰 신을 숭배하고 짚으로 만든 집에서 연어를 말리며 살던 아이누의 삶이 축소 보존돼 있다. 매일 열리는 아이누 전통 공연은 독특한 구음과 악기 연주, 춤이 어우러져 볼거리다. 한국 말을 천연스레 섞어내는 사회자 입담이 맛깔난다.

여름에 즐기는 온천 맛은 어떨까. 노보리베츠는 규슈의 벳푸, 하코네와 더불어 일본 3대 온천지에 든다. 물빛이 부연 유황 온천. 차 타고 노보리베츠에 접어들면 수천만엔을 들여 합성수지로 만들었다는 커다란 도깨비상이 반긴다. 도깨비가 많이 살았다는 이곳은 지옥 계곡으로 유명하다. 비탈 위로 차를 몰아 이곳에 들른다. 화산 폭발로 산 반쪽이 날아간 곳에 비릿한 유황 냄새, 여기저기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 유황에 시달려 식물을 잃고 울퉁불퉁 황량한 땅이 지옥도를 이뤘다. 간헐천까지 나무 널판이 이어진다. 부글부글 끓어 솟는 온천의 진면을 볼 수 있다. 겨울과 달리 푸른 산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지옥 계곡은 여름 홋카이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정경이다. 비탈진 산책로를 따라 30분쯤 걸으면 물 끓는 호수, 오유누마에 닿는다. 22m 깊이에 수중 최고 온도는 135도, 표면 온도도 40도 이상이다. 1만년 전 분화의 흔적이다.

노보리베츠 인근 시대촌(時代村)에 가면 박진감 넘치는 리얼 액션의 닌자 쇼, 게이샤 쇼를 즐기고 토리우동무시(닭 우동 찜)를 맛볼 수 있다. 홋카이도의 것은 아니지만 에도시대 일본 본토의 전통도 맛보기로 즐길 수 있는 셈이다.







▶여름 홋카이도의 꼭짓점, 우스산 전망대=시대촌을 나와 면적 181㎢의 대호수 도야코(洞爺湖)로 가는 1시간 길은 대관령을 연상케 하는 산고개 지름길을 택한다. 여름이라 눈이 없으니 시원하게 뚫린 이 도로는 정상쯤에 꼭 들러야 할 전망 포인트(요로호레)를 품었다.

여기서 요테이산(羊蹄山)이 보인다. 높이 1898m의 사화산. 언뜻 보면 후지산이다. 정상에서 갈라져 나온 만년설 모습이 양 발굽 닮아 신비하다. 요테이산 왼편 원경엔 도넛 모양으로 둘레 43㎞에 달하는 칼데라호 도야코가 깔렸다. 최고 수심 179m, 동서 지름 11㎞에 달하는 거대 호수다. 물이 깨끗해 송어, 향어 낚시가 되고 수상스키도 즐길 수 있다.

어느새 그 호수를 옆에 끼고 달린다. 화산 활동으로 생긴 또 다른 신비, 우스산(有珠山)을 향해. 우스산은 남동쪽에 붉은 얼굴을 내민 쇼와신산(昭和新山)에서 로프웨이(케이블카)를 타고 6분가량 올라가야 한다. 케이블카 정거장에 내려 야생화 거느린 계단길을 5분쯤 오르면 탁 트인 우스산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이 여름 홋카이도의 한 꼭짓점이다. 남서(南西)로 푸른 태평양, 북으로 요테이산 만년설과 도야코 호수, 서편으로 흰 연기 뿜는 흑갈색 분화구(지름 350m), 남동으로 붉은 쇼와신산, 북서로 검은 우스산 정상에 일순 포위된다. 파란 하늘을 인 채로. 수학여행 온 현지 여중생 여남은 명이 일제히 나무 난간에 올라 태평양을 향해 뜻 모를 외침을 던지더니 까르르 웃는다. 영화 속인가. 문득 헛되이 카메라를 찾아 고개를 돌린다.


케라마의 맑디맑은 바다 앞에 서니, 뛰어들 용기가 절로 난다

Diving 
OKINAWA Kerama Islands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오키나와는 한두 번의 여행으로 정의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오로지 바다만을 목적으로, 맑고 투명하기로 유명한 케라마 제도의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오키나와의 숨겨진 시즌

여행지로서 오키나와(沖繩)의 인기가 새삼스러울 것은 없지만, 최근에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오키나와를 찾고 있다. 바로 저비용 항공사(LCC)의 경쟁적인 취항 덕분. 그러나 본섬 외에도 무려 40여 개의 부속섬들이 모여 군도를 이루고 있는 오키나와를 한두 번의 여행으로 다 알 수는 없다. 이번 여행은 다이빙을 목적으로, 오키나와의 섬들 중에서도 맑고 투명하기로 이름난 케라마 제도(慶良間諸島)로 향했다. 케라마 제도는 오키나와 본섬 남쪽의 나하항(那覇港)에서 약 40km 정도 떨어져 있다. 페리로 1시간 안팎이면 닿을 수 있는 곳인데, 이곳에서의 스쿠버다이빙이 바로 이번 여정의 하이라이트다.

나하공항에 내리자 시간이 살짝 거꾸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쌀쌀한 공기에 옷깃을 여미며 집을 나섰던 것이 불과 몇 시간 전인데, 초가을의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고작 두 번째 온 나하가 마치 오랜 시간을 보냈던 곳인 양 익숙하게 느껴졌다. 

바다가 매력인 오키나와가 가장 북적대는 시기는 말할 것도 없이 6~9월 사이 여름 성수기다. 그러나 모든 것이 예약하기 힘들고 비싸지며, 정작 날씨는 후텁지근, 태양은 살을 태울 듯이 이글거린다. 오히려 오키나와를 즐기기 좋은 시기는 한산해지기 시작하는 10월 중순 이후다. 아열대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서 겨울철 수온도 최저 25도 이상 나오기 때문에 다이빙에 아무 지장이 없는 데다가 이곳에서 인기 있는 혹등고래가 모여드는 시기도 1~3월이다. 몇해 전 오키나와 겨울 여행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제외했던 것은 완전 오판이었다. 

(좌) 케라마 제도로 향하는 다이빙 전용선 ‘럭키’ (우)입수 전 브리핑

금방이라도 뛰어들고 싶은 아카항 앞바다

하늘을 나는 피터팬이 되다 

다이빙 포인트마다 개성이 다르므로 이왕이면 다양하고 많은 포인트를 가 보고 싶겠지만,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르다. 경험 많은 선장과 다이빙 가이드가 그날그날 바다의 상황을 관찰한 후 결정하게 된다. 게다가 20여 개의 크고 작은 유·무인도로 이뤄진 케라마 제도에는 나름대로의 룰이 있었다. 유인도의 경우, 각각의 섬에 속한 다이빙 포인트들은 그 섬에서 숙박을 할 경우에만 접근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예를 들어 본섬에서 숙박을 하며 나하항에서 보트를 타고 당일로 다이빙을 할 경우에는 무인도 인근의 포인트에서만 다이빙이 가능한 것이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살짝 야속해도, 섬 주민들의 수익을 보장하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첫날 다이빙은 50인승 다이빙 전용선으로 나하항을 출발해 케라마 제도 서쪽 끝에 위치한 구바섬(久場島)에서 시작했다. 야자수가 늘어선 풍경이 아니라 암석으로 이루어진 섬 풍경은 색다른 ‘탐사 분위기’를 고조시켜 주었다. 30명이 넘는 다이버들이 팀별로 입수한 후 우리도 첫 포인트를 향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시작부터 감탄의 연속이었다. 맑고 깨끗한 수중에서 다이버들을 맞이한 것은 두 개의 거대한 바위였다. 다이버들을 압도하는 돌덩어리의 위아래를 유영하며 오르내리는 느낌은 마치 거대한 해저 유적지의 입구에 도착한 탐사대의 경외감과 다름없었다. 

거대한 바위도, 협곡도, 절벽 너머도 마음껏 비상飛上하는 기분이 바로 다이빙의 매력이다. 동화 속에서 몸이 두둥실 떠올라 하늘을 나는 피터팬과 친구들의 이야기가 현실이 되는 곳이 바로 바다 속이다. 또 바다는 수많은 생명체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또 하나의 세상이자 또 하나의 우주이기도 했다. 3번의 다이빙을 마치고 나하항으로 돌아오는 배에서 마음은 이미 내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케라마 바다 속의 진면목을 오늘 확실하게 맛보았기 때문이다. 

아기자기한 수중 생물 찾기

아카 바다는 역시나 명불허전!

다음날 역시 파란 하늘이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아침이었지만 들려온 소식은 눈앞을 캄캄하게 했다. 풍랑으로 모든 선박의 운항이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날씨는 화창한데 바람이 문제였던 것이다. 나하항에서 고속선을 타고 케라마 제도 내에 있는 아카섬(阿嘉島)으로 들어가 이틀을 묵으며 주변 다이빙 포인트들을 둘러보려던 계획이 일그러지는 순간이었다. 다음날까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 와중에 약오르는 소식도 있었다. 본섬과 케라마 제도 사이의 파도가 심한 것일 뿐, 정작 아카섬에서는 오늘도 다이빙 보트가 떴다는 것. 기상의 변덕이 심한 오키나와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했다. 

초조한 마음으로 기상을 체크하며 하루를 더 기다린 끝에 다음날 운항 재개 소식을 들었다. 행여 취소된다는 소식이 들려올세라 지체 없이 항구로 향했다. 아카섬행 페리가 출발할 때의 하늘은 푸르렀건만 가는 내내 해는 수시로 구름 속을 드나들고 있었다. 뒤늦게 깨달았다.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그저 그 순간에 순응하고 즐기는 것이 최선임을.

아카섬에서의 다이빙은 10인승 규모의 작은 보트를 이용했다.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제약 없이 다양한 포인트를 다닐 수 있는 대형 보트의 장점은 없지만, 인원이 적어서 한결 여유로웠다. 마침 호주에서 온 수중 전문 촬영팀도 같은 배에 올랐다.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라는 세계적인 다이빙 지역을 갖고 있는 호주에서도 바다에 관심을 보일 정도라니, 케라마 바다의 위상이 새삼 다시 실감이 났다.

바다 속은 같은 포인트라 해도 시간, 햇살, 조류 등에 따라 느낌이 전혀 다르다. 이날 아카섬의 포인트는 한 쪽은 수심 2m 안팎의 얕은 산호지대, 다른 쪽은 수심 15m 안팎의 흰모래 지대였다. 지난 몇 번의 포인트들보다 더 물이 깨끗한 데다가 밝은 햇살까지 내리쬐어 그야말로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좋을 때는 수중 시야가 50m 이상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몸집이 큰 어종을 만날 수 없어 아쉬웠지만, 다양한 수중 생물들과 숲을 연상케 하는 산호, 투명한 바다만으로 오키나와 다이빙의 가치는 충분했다.  

다이내믹한 지형이 특징인 케라마 바다 속

아카섬 전망대에서 즐기는 석양

한 세대를 건너는 오롯한 휴식

케라마 제도에서 가장 큰 섬은 토카시키섬(渡嘉敷島)이지만, 관광의 중심이 되는 곳은 아카섬과 자마미섬(座間味島)이다. 여름철의 광풍이 쓸고 간 아카섬은 차분했다. 부두 근처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그 외 지역은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아카섬에서는 고유종 사슴Kerama Deer도 볼 수 있었다. 야행성이지만 낮에도 마을 곳곳에 나타나기도 해, 자연 친화적인 케라마 제도의 아이콘 같은 존재가 됐다. 

거리로는 나하에서 불과 한 시간 떨어져 있지만, 시간은 한 세대 차이가 나는 듯하다. 마을 유일의 바Bar는 주인이 내킬 때만 문을 열기에 가 보지도 못했고, 초등학교 운동회는 온 마을의 축제라서 아카섬행 배표까지 동이 날 정도라니, 도무지 현대의 얘기로 들리지 않는다. 

쫓기듯 하루하루를 소모하는 도시 생활에 지쳐 문득 어딘가에 묻혀 지내고 싶어진다면 이곳 케라마의 아카섬을 찾아올 것 같다. 이름뿐인 휴양지가 아니라 오롯이 나만의 쉼을 누릴 수 있는 곳이기 때문.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던 은하수를 바라보며 촉촉한 감성에 젖어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카섬을 떠나는 날, 마치 가는 발걸음을 잡으려는 듯 하늘은 더없이 찬란했다. 햇살은 가뜩이나 투명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더욱 화사하게 비추고 있었다. 부두에서 페리를 기다리다 보니 수정처럼 맑은 물결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당장 짐을 내던지고 다시 뛰어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때마침 페리가 도착하지 않았더라면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할 뻔했다. 

바다 속에서는 잠시 중력을 잊어도 좋다

일본의 철저한 다이빙 문화

‘황제 다이빙’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사계절 즐길 수 있는 동남아에서는 장비 관리부터 착용, 이동, 청소까지 모든 과정을 다이빙 숍 직원들이 대신 해주는데, 이를 우스갯소리로 표현한 것이다. 편하긴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장비에 대한 익숙함과 위기대응력이 생기지 않는 부작용이 문제다. 일본의 경우 장비 관리는 철저히 본인의 몫이다. 또 무엇보다 안전을 제일로 한다. 안전에 필수인 장비가 하나라도 미비하면 안 되며 렌탈을 해서라도 모든 것을 완전히 갖추게 한 후 진행한다. 다이빙 전 상세 자료와 그림까지 곁들여 포인트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팀별로 식별할 수 있는 표식까지 꼼꼼하게 해 둔다. 물론, 참가하는 모든 다이버의 등급에 맞게 포인트나 수심을 선정하고 다이빙을 실시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카섬의 경우, 다이버들이 맥주를 한 잔씩 들고서 로그북 작성을 겸한 미팅을 갖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우리보다 20년 이상 앞서 시작된 일본의 다이빙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자리였다. 다이빙에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기본기와 안전을 중시하는 일본의 다이빙 문화를 정석으로 배울 것을 권한다.

●interview
마린하우스 시사 
이나이 히데시(稲井 日出司) 대표

오키나와에서 다이빙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 달라. 
고향은 원래 나가사키인데 40년 전 가라테(空手道)에 흥미를 느껴 그 발상지인 오키나와에 오게 됐다. 그러다가 다이빙에 빠졌고, <침묵의 세계 The Silent World>라는 프랑스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고는 그 주인공처럼 되고 싶었다. 가라테 유학비로 들고 온 250만엔(지금의 약 3배 이상의 가치)을 1년 만에 다이빙에 다 써 버렸다. 그래서 차라리 일도 하고 다이빙도 할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 산업 다이빙을 시작하기로 했다. 40년 전에는 레저 다이빙이 흔하지 않아서 그것이 다이빙을 ‘죽도록’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4년 후에는 직접 다이빙 회사를 차렸다. 

회사 이름인 시사(SEASIR)의 유래가 궁금하다.
바다에 경의를 표한다는 의미로 바다 ‘SEA’와 존칭 ‘SIR’를 붙여서 만든 이름이다. 오키나와의 수호신인 상징적인 동물인 ‘시사’와 발음이 같다는 이유도 있었다. 

오랜 기간 다이빙을 했는데 가장 좋았던 곳은? 
개인적으로는 팔라우Palau가 가장 좋았다. 일본 국내에서는 미나미다이토(南大東)라는 섬이 있는데 산업 다이빙을 할 때 가봤던 곳이다. 물이 얼마나 맑고 투명한지 시야가 자그마치 100m나 나왔다. 믿기지 않겠지만, 당시 물속에서 별도의 통신기를 쓰지 않고 수신호를 주고받았으니 기억이 정확하다고 장담한다. 본토에서 워낙 멀고 배로밖에 갈 수 없어 지금은 가기 쉽지 않지만 조만간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직원이 100명도 넘는 회사가 됐는데, 그 비결이 궁금하다. 
처음 3년은 무척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운이 좋았다. 1980년대 일본은 거품 경제 시기여서 사업이 갑자기 크게 일어설 기회가 왔었다. 굳이 비결이라면, 본인이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남도 즐거워할 만한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첫째로, 손님들에게 돈을 아끼지 않는다. 둘째는 끊임없이 다이빙 포인트를 ‘개발’한다. 1년에 2~3회 정도는 손님을 받지 않고 회사의 모든 다이빙 강사들이 하루 종일 새로운 다이빙 포인트를 발굴하는 탐사 작업을 한다.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경쟁사가 있다면? 
배 한 척에 8,000만원이 넘는다. 이런 것들을 사들이고 운영하는 자금이 역시 가장 큰 문제다(현재 시사는 15척의 크고 작은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큰 라이벌이라면 역시 병원 서비스까지 운영하는 대기업이다. 시사도 다이빙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해양 레포츠 관련 서비스 확대를 모색 중이다. 

앞으로의 전망과 계획은?
글로벌화다. 일본 경제가 오랜 기간 침체되고 인구도 줄면서 다이빙 인구도 줄고 있다. 요즘엔 오키나와를 찾는 중국, 홍콩, 타이완 그리고 한국인 다이버들이 늘고 있다. 이들이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시설과 언어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다(실제, 시사에는 현재 각국 출신 다이빙 강사가 많다). 또한 동남아를 선호하는 다이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17년에 필리핀 세부 막탄에 첫 해외 지사를 개설할 예정이다. 중화권 다이버들의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마린하우스 시사(Marine House Seasir)
1983년 조그만 해양스포츠 센터로 시작한 마린하우스 시사는 3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오키나와에서는 물론, 일본 최대, 최장수 다이빙 업체로 스쿠버다이빙 및 해양 레포츠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시사 나하점은 일본 다이빙 전문지 <월간 마린다이빙>의 ‘Dive & Travel Award’ 부문에서 11년 연속 1위를 수상하고 있다. 한국어가 가능한 강사도 있으며, 웹사이트 및 블로그도 운영한다. www.seasir.com
케라마 제도 반나절 패키지 | 스노클링 6,050엔부터, 펀 다이빙 9,350엔부터
스쿠버다이빙 코스 | PADI 오픈워터 코스 5만8,000엔부터(PADI e-러닝 코스 별도)

 

●다양성으로 부활한 오키나와 

하늘이 허락지 않아 다이빙을 못하는 동안에는 아쉬움에 시간낭비 하지 말고 본섬을 즐기자. 오키나와는 본래 일본이 아닌 류큐(六庫)왕국이었다. 1865년 일제에 편입되면서 오키나와 본래의 말과 문화를 잃게 되고 지금은 그저 일본의 하나의 현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2차 대전을 거치면서 1972년 오키나와가 일본에 반환될 때까지는 미국의 지배를 받았다. 지금도 오키나와에는 주일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세 나라 문화가 섞이게 된 아픈 과거가 지금은 오히려 다양한 음식문화로 표출되어 관광산업에 도움이 되고 있다. 미국의 영향을 받아 스테이크가 발달한 것, 본래 스시를 먹지 않았던 오키나와에 지금은 정통 스시에서 캘리포니아 스시까지 다양한 종류의 음식 문화가 번성한 것도 일례다. 특히 차탄 지역에 가면 그 모든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요시하치 스시야(よし八)

197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갖고 미국에서 활동하던 요시오 마에카와씨가 귀국해 차린 스시집으로, 스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메뉴가 있어 가족들이 즐기기에 좋다. 유명세에 비해서 가격도 적당해 꼭 한 번 찾을 만한 곳. 저녁만 오픈하며, 주차는 무료다. 
주소: 595-13 Kuwae, Chatan, Nakagami District, Okinawa

잭스 스테이크 하우스(Jack’s Steak House)  

스테이크가 유명한 오키나와에서도 이름난 곳. 대기번호를 올리고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과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북적대는 분위기 등이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맛과 저렴한 스테이크, 맥주 가격이 이를 보상해 준다. 
주소: 1-7-3 Nishi, Naha 900-0036, Okinawa  
홈페이지: www.steak.co.jp

찾아볼 만한 회전 스시 체인점 
무텐 쿠라 스시(無添 くら 寿司)   www.kura-corpo.co.jp
하마 스시(浜 司)   www.hamazushi.com

●아름다운 오키나와의 부속섬들

케라마 제도 다음으로 오키나와에서 인기 있는 곳이 본섬에서 남서쪽으로 300~400km 정도 떨어진 부속섬들이다. 나하공항에서 일본 국내선 항공으로 갈아타고 40분에서 1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대표적인 섬들을 소개한다. 

미야코섬(宮古島)

미야코 제도는 8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본섬은 차로 30여 분이면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다. 사탕수수 농장으로 뒤덮힌 미야코지마는 특별히 즐길 것은 없으나 해변이 아름답고 특히 지형 다이빙을 즐기기에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매년 4월 철인3종경기(수영, 사이클, 마라톤)에 사람들이 몰린다.

이시가키섬(石垣島)

미야코섬보다 서쪽으로 타이완쪽에 좀 더 가깝다. 관광업이 발달해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부터 고급 리조트까지 모두 갖추고 있으며 각종 해양레포츠, 식당 등도 많다. 배로 30여 분을 더 서쪽으로 가면 있는 이리오모테섬(西表島)은 관광 시설이 전혀 없는 곳이지만 수중 환경이 훌륭하여 역시 다이빙으로 인기 있는 곳이다.

요나구니섬(與那國島)

현지 다이버들에 의해 해저 유적지로 추정되는 바위들이 발견되어 학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오키나와에서 다이빙을 해본 사람들은 꼭 한 번쯤 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곳이기도 하다. 대형 어종도 조우할 수 있다.  

 

▶travel info

Shopping
이온몰 라이카무(イオンモール沖縄ライカム)
오키나와 최대 쇼핑몰이라는 이온몰 라이카무. 오키나와가 얼마나 관광업이 활성화되어 있는지는 쇼핑몰을 포함한 상업시설의 번창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인구 10만의 이 작은 섬에 이미 크고 작은 쇼핑센터가 넘쳐나는데 이곳에 또 하나의 초대형 쇼핑몰이 오픈한 것이다. 오키나와의 명소 츄라우미 수족관에서 분점을 내듯 설치한 소형 수족관이 쇼핑몰 중심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아직 츄라우미 수족관을 방문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필시 ‘본점’으로 향하게 할 만한 내실 있는 수족관이다. 
주소: Tochi-kukaku Seirichinai Awase, Kitanakagusuku Village, Nakagami District, Okinawa  
오픈: 전문점 스트리트 연중무휴, 푸드코트 10:00~22:00 레스토랑 스트리트 10:00~23:00 이온 식품매장 8:00 ~23:00  
홈페이지: www.okinawarycom-aeonmall.com 

Activity
고래와칭
매번 보고도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는 고래와칭. 매년 겨울철(1~3월)이면 혹등고래가 오키나와로 온다. 나하 혹은 오키나와 다른 항에서 출항하는 크고 작은 배를 타고 케라마 제도 주변으로 1시간여 달려 나가면 고래를 쉽게 볼 수 있다. 

마린하우스 시사 나하점
요금: 성인(12세 이상) 4,200엔(승선료, 나하시내 호텔 송영, 음료, 고래 관찰 보장 포함)  
홈페이지: www.seasir.com 톱마린 www.top-mz.com, 디스펄스 www.d-spulse.com

Accommodation
마이플레이스(My Place) 
2015년 나하에 오픈한 여행자용 게스트하우스. 깨끗하고 가격이 저렴하며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특히 케라마 제도로 향하는 페리가 발착하는 페리터미널(토마린항)이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다는 점과 여행자끼리 교류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리빙룸이 잘 갖춰진 것이 최대 장점이다. 렌터카를 세울 수 있는 넓은 무료 주차장도 완비. 강력 추천! 
주소: JEIS building, 3-1-8 Tomari, Naha, Okinawa  
요금: 도미토리 1인 2,500엔, 트윈룸 6,000엔  
홈페이지: www.myplace-guesthouse.com

 

마린하우스 시사 아카지마(マリンハウスシーサー 阿嘉島店)
아카섬에 위치한 스쿠버다이빙 숍과 숙소가 함께 있는 곳. 숙소만 이용도 가능하다. 3층으로 된 건물에 각층마다 다다미룸, 침대룸 등 다양한 형태의 방이 있다. 식사는 넓은 2층 식당에서 제공한다. 
주소: 162 Aka, Shimajiri-gun, Zamami-son, Okinawa Prefecture, Japan
요금: 싱글룸 8,180엔부터, 트윈룸 9,280엔부터(1인 비성수기 기준, 아침, 점심, 저녁 식사, 옥상 자쿠지 이용 포함)
전화: +81 98 987 2973  
이메일: aka@seasir.com

글·사진 Travie writer 유호상  에디터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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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라마 제도 여행의 중심이 되는 섬 중 하나인 아카섬.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은 이 섬에 머물다 보면 진정한 휴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케라마 제도는 20여 개의 유/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가장 큰 섬은 토카시키(Tokashiki) 섬이지만, 관광에 있어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이라면 자마미(Zamami) 섬과 아카(Aka) 섬이다. 이번 여정에서는 아카섬의 다이빙 포인트들을 체험해보기 위해 섬으로 들어가 하루를 머물기로 했다. 나하의 숙소 바로 옆에 위치한 토마린항 터미널에서 고속페리에 올랐다. 날씨는 맑은 듯했으나 구름이 많아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어제는 뜻하지 않던 풍랑으로 모든 배편이 뜨지 않아 하루를 날려버린 참이다. 여유로 잡아놓은 일정의 마지막날을 앞으로 당겨쓴 것으로 되긴 했지만, 스쿠버다이빙이 포함된 여행의 경우는 일정의 앞뒤를 바꾸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감압의 문제가 있어 귀국 비행기 타기 전 18시간 안에는 다이빙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즉, 풍랑으로 하루가 밀리면서 당초 이틀간에 걸쳐 하려던 다이빙은 하루로 줄어버린 것이다. '왜 하필 이런 일이...?' 라고 아쉬워했으나 얘기를 들어보니 이 정도의 기상 상태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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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가 발착하는 토마린 항 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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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라마 제도로 가는 고속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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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라기 보다 기차를 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쾌적한 페리 선실 

 

 

 

자마미(Zamami) 섬을 거쳐 도착한 아카섬은 생각보다는 큰 느낌이 든 섬이었다. 게루마(Geruma) 섬과 후카지(Fukaji) 섬 두 개의 인근 섬들이 차례로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마지막 섬에 비행장이 있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은 아카섬에 있다. 게루마섬을 잇는 다리 위에 오르니 아카항과 주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왔다. 아쉽게도 살짝 흐린 날씨였으나 맑고 투명한 바닷물은 여전히 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햇살이 찬란한 날에는 얼마나 화려할지 상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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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섬은 두 개의 인근 섬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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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처럼 맑은 물...정말 뛰어들고 싶다 

 

 

 

이틀 전 큰 규모의 크루즈선 다이빙과 달리 이곳에서는 10인승 정도의 작은 보트에 올라 다이빙 포인트로 향했다. 지난 세 차례의 포인트들과는 조금 다르게 이번 두 군데의 포인트들에는 산호 지대와 하얀 모래 지대, 암반이 적절히 조합된 분위기였다. 같은 다이빙 포인트라고 해도 시간대, 햇살, 조류 방향 등에 따라 느낌이 전혀 달라진다. 오늘은 해가 수시로 구름 속을 드나드는 통에 아쉬움이 조금 남았지만, 맑고 투명한 케라마의 바다속은 햇살이 비칠 때마다 그 진가가 드러났다. 좋을 때 최고 50m까지 시야가 나온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님을 몸소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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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섬에서의 첫 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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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맑아 마치 수족관을 유영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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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 모래, 그리고 암반 지대가 교차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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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는 잠시 중력을 잊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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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한 잔하며 벌이는 로그 미팅. 오늘 하루 본 것들에 대해 많은 것들을 이야기 하는 자리.  

 

 

 

우리와 함께 배를 탄 다이버 중에 호주에서 온 사진작가 부부도 눈에 들어왔지만, 몸 가누는게 힘들지는 않을까 싶어 보이는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이 꽤나 많았다. 일본은 다이빙의 역사가 우리보다 길다보니 젊을 때 다이빙을 시작했던 분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즐기는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노후에도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좋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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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바마(Nishibama)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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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섬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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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유일의 바(Bar). 단, 주인장이 열고 싶을 때 연다 

 

 

 

오키나와 본섬에서 불과 한 시간 거리의 아카섬. 그러나 이곳의 시계는 마치 한 세대 전을 달리고 있는 것만 같다. 이곳 유일의 초등학교 운동회 때는 섬밖의 친인척까지 모두 모이는 온 동네의 축제가 되기 때문에 아카섬행 배표가 모두 매진된다고 한다. 이 마을 유일의 바(Bar)는 주인장이 문을 열고 싶을 때 연다고 하니 이건 도무지 2016년에 들을 법한 이야기가 아닌 것만 같다. 모든 것이 느리고 여유있게 돌아가는 아카섬은 이름만 휴양지가 아닌 진정한 휴양지였다. 몇 주간 머무르며 밤하늘의 은하수를 감상하고 바람과 파도소리를 들으며 오롯이 휴식을 휘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한 그런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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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아침 바라본 숙소 앞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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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데리러 온 나하행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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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다 비치는 부두 

 

 

종종 그러하듯, 시큰둥하던 날씨는 우리가 아카를 떠나는 날에야 화사해졌다. 마치 가는 발걸음을 잡으려는 듯이 말이다. 나하항으로 돌아가는 페리를 기다리는 부두에서 눈앞의 수정같은 물결은 견딜 수 없는 유혹이었다. 때마침 페리가 도착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짐을 내던지고 뛰어들었지 모를일이다.

 

 

 

<Information>

나하 - 케라마 고속 페리 

요금 : 왕복 5,970엔 (성인) 

 

# 시사 아카지마 점 & 아카섬 펜션 (Seasir Aka Pension)

주소 : 162 Aka, Shimajiri-gun, Zamami-son, Okinawa Prefecture. 

웹사이트 : www.seasir.com/kr/seasir-aka.htm

아카섬에 위치한 3층으로 이루어진 숙소로 각층마다 다양한 형태의 방이 있다. 숙소만 이용도 가능하지만 다이빙숍과 식당, 장비숍이 모두 있어 스쿠버다이빙을 하기에 편리한 곳이다.  

싱글룸 8,180엔부터/ 트윈룸 9,280엔부터 (비성수기, 아침/점심/저녁 식사, 옥상 자쿠지 이용 포함, 1인 기준)

 

<TIP>

다이빙의 경우는 10월 중순 이후 이곳 기준의 '비수기'를 활용하면 훨씬 유리하다. 비용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훨씬 여유롭다.

일본 다이빙 회사의 경우 안전과 원칙을 중요시하여 특히 아래 사항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다이빙 라이센스는 반드시 지참 / 다이빙 컴퓨터(1인당 한 개 필수. 대여 가능) / 임산부는 '무조건' 불가 

 

 

 

아카마신궁 뒤쪽에 매달려 있던 등

Fall in 시모노세키, 한겨울에 가을을 만나다

“껴입고 왔던 코트도, 칭칭 감고 왔던 목도리도 무용지물이 됐다.얼굴에 살살 스치는 바람과 새빨갛게 물든 단풍잎은 분명 겨울의 것이 아니다.그렇게 다시 가을이 왔다. 한겨울에 떠난 일본 여행에서.”

귀 없는 불상, 미미나시호이치. 악기를 들고 있는 그의 모습이 처량해 보인다

아카마신궁 정문. 천황이 상상했던 바다 속 용궁도 저런 모습이었을까

●시모노세키 下關

저 바다 아래 우리 집이 있어
아카마신궁

신비롭다 혹은 몽환적이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강렬한 붉은색으로 유려하게 장식된 정문에서부터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시모노세키(下關)의 간몬해협 바로 앞에 위치한 아카마신궁(赤間神宮)은 지금으로부터 약 800년 전, 8살의 어린 나이로 죽은 안토쿠 천황(安德王, 1180∼1185년)을 기리는 신사다. 고작 8살에 생을 마감하다니. 짧은 정보만을 들었을 뿐이지만 설명하기 힘든 이 분위기의 정체가 조금은 짐작은 갔다. 이곳엔 또 어떤 안타깝고 슬픈 사연이 있는 걸까.

일본 헤이안 시대* 당시, 안토쿠는 외할아버지 다이라노 기요모리(平清盛)의 뜻으로 어린 나이에 천황이 되었다. 그러나 얼마 후 헤이시(平氏) 집안은 무사 집단이었던 겐지(源氏) 세력과의 최후 전쟁에서 패한 후 곧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고, 이에 안토쿠의 어머니와 외할머니는 어린 천황을 안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저 바다 밑에 우리가 살 궁이 있단다.” 이유도 모른 채 삶의 끝에 선 어린 아이를 바다 아래 희망으로 달래면서. 그 후 후손들은 바다 속 용궁과 같은 모양으로 신궁을 지었다. 깊은 바다 속에서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을 잠시나마 떠올렸을, 가엾은 어린 영혼을 위해.

아카마신궁에는 다소 무시무시한 전설도 전해져 내려온다. 신궁 안쪽 건물 옆쪽에 자리한 ‘미미나시호이치(耳なし芳一)’ 불상 이야기다. 시모노세키에서 유명한 악사였던 호이치는 어느 날 왕 앞에서 연주를 하도록 초청되었는데, 그 왕은 다름 아닌 사후세계의 염라대왕이었다. 호이치의 뒤를 밟은 마을 주지스님이 곧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스님은 사신들의 눈에 호이치가 보이지 않도록 그의 온몸에 불경을 적었다. 그런데 이때, 실수로 그만 귀를 빼먹었던 것. 염라대왕 앞에 호이치를 데려가야 했던 사신들이 호이치를 찾다가 그의 귀만 발견해 귀를 잘랐다. 그렇게 호이치는 귀를 잃었고, 그때부터 귀 없는 호이치란 뜻의 ‘미나시호이치’라 불리기 시작했다. 일본판 베토벤 정도로 비유할 수 있을까. 그럴 리 없겠지만, 홀로 유유히 악기를 들고 있는 호이치의 불상에서 처량한 노랫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헤이안 시대│794~1185년, 일본 고대사 말기에 해당한다.

아카마신궁
주소: 4-1 Amadaiji-cho, Shimonoseki 750-0003, Yamaguchi Prefecture, Japan
전화: +81 83 231 4138

쵸후 성하마을의 거리. 담벼락 너머 나뭇잎들이 색색의 수채화처럼 물들었다

쵸후 모리 저택으로 들어가는 문

정원을 바라보며 말차 한 잔은 필수코스다

오래된 건물이지만 그 어떤 집보다도 깔끔하고 정갈한 쵸후 모리 저택

쵸후 모리 저택의 정원

잊을 수 없는 가을과 녹차의 맛
쵸후 모리 저택

덥지도 춥지도 않은 바람이 솔솔 불어왔다. 새빨간 단풍잎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어쩌면 서울의 삼청동이나 부암동, 아니 북촌 같기도 한 거리는 한적함 그 자체였다. 그냥 온종일 걷고만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아직도, 쵸후長府 성하마을(城下町) 에는 겨울이 찾아오지 않은 듯했다. 

쵸후 성하마을이라는 이름은 ‘쵸후 모리(長府毛利)’의 성 아래 마을이라는 의미다. 쵸후 모리는 1900년대 초 시모노세키 지역을 다스렸던 영주로, 모리 집안의 사람들이 살던 쵸후 모리 저택長(府毛利邸)이 아직도 마을에 남아 있다. 이 저택은 모리 가문의 14대 자손인 모리 모토토시에 의해 1898년부터 1903년까지 지어졌는데, 1919년까지 모리 가문 사람들의 거처로 사용되었다가 현재는 방문객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쵸후 모리 저택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전형적인 일본식 가옥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널찍널찍한 다다미방과 천장에 은은하게 달린 꽃 모양의 등이 집의 차분한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저택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안채와 연결된 정원이다. 어찌 저리도 잘 가꾸어 놓았을까, 나무와 아담한 연못과 바닥에 깔린 돌길까지도 어느 하나 모나지 않고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곳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던 이유는 또 있었다. 빨간 단풍과 노란 은행이 흐드러진 한낮의 정원은 그야말로 가을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어느새 정원으로 나가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을 하나둘 주워 담기 시작했다. 한동안 볼 수 없다 생각했던 사람을 다시 만난 듯, 뜻밖의 반가운 마음으로.

정원 구경을 마치고 안채로 돌아오니 따뜻한 말차 한 잔이 기다리고 있었다. 과자 한 입에 차 한 모금, 달달함과 쌉쌀함이 입 안에 번갈아가며 기분 좋게 맴돌았다. 적어도 올 겨울동안은, 한동안 머리와 가슴 속을 번갈아 맴돌 것 같다. 그렇게 우연히, 다시 만난 가을의 달콤쌉쌀했던 그 맛.      

쵸후 모리 저택
주소: 4-10 Chofusoshamachi, Shimonoseki 752-0970, Yamaguchi Prefecture, Japan
요금: 성인 200엔, 초등·중학생 100엔(말차 시음 400엔 별도)
오픈: 매일 09:00~17:00
전화: +81 83 245 8090
이메일: mouritei.sanyasou.10@tempo.ocn.ne.jp

●시모노세키의 바다를 즐기는 방법

초밥덕후들 여기여기 모여라
가라토 시장

기왕 시모노세키에 갈 거라면, 평일보단 주말이 백배 좋겠다. 시모노세키 선착장 앞 가라토 시장(唐戶市場)이 문을 열기 때문이다. 가라토 시장은 우리나라의 노량진시장 같은 수산시장으로, 일본 복어 생산량의 80% 정도가 이곳을 거쳐 유통된다.

가라토 시장에 가야 할 이유이자 목적은 단연 ‘초밥 세계 평정하기’. 평소 결정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 적잖이 당황할 만큼 온갖 초밥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연어, 성게 알, 장어, 새우 등 익히 봐 왔던 종류에서부터 생김새도 이름도 생소한 생선까지 구경하는 것만으로 배가 부를 정도다. 가라토 시장의 시스템은 간단하다. 우선 맘에 드는 집을 선택한 후 일회용 용기와 집게를 집어 들고, 맘에 드는 초밥을 맘껏 골라 담으면 된다. 초밥의 종류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른데, 메뉴 앞에 가격표가 붙어 있으니 참고할 것. 손수 고른 초밥들을 들고 계산대로 가면, 젓가락과 간장을 함께 챙겨 준다. 초밥을 먹을 공간은 1층에는 마땅치 않아 사람들은 보통 2층에 있는 바 형태의 공간이나 아예 시장 밖으로 나가 바다를 보며 먹기도 한다. 가라토 시장에서 즐기는 초밥. 무엇보다 신선한 맛에 합리적인 가격은 덤이다.      

가라토 시장 (唐戶市場)
주소: 5-50 karato-cho, Shimonoseki 750-0005, Yamaguchi Prefecture, Japan
오픈: 금·토요일 10:00~15:00, 일요일·공휴일 08:00~15:00
전화: +81 83 231 0001
홈페이지: www.karatoichiba.com


바다 생물들과의 깜찍한 조우
카이쿄칸

가라토 시장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카이쿄칸(海響館)은 2001년 오픈한 대형 수족관이다. 시모노세키에서 유명한 복어가 100종류 이상 서식하고 있고 이외에도 고래, 해파리 등 각종 바다 생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2010년에 생긴 펭귄 존에는 140여 마리의 펭귄이 살고 있는데, 시간대별로 조련사가 함께하는 펭귄 쇼가 열린다. 일본어를 알아듣지 못한다 해도, 뒤뚱뒤뚱 펭귄들의 깜찍한 재롱에 절로 흐뭇한 아빠미소를 짓게 된다. 

카이쿄칸(海響館)
주소: 6-1 Arukapoto, Shimonoseki 750-0036, Yamaguchi Prefecture, Japan
오픈: 매일 09:30~17:30
전화: +81 83 228 1100
홈페이지: www.kaikyokan.com

▶Travel Info

ACCOMMODATION

바다 전망을 갖춘 모던한 호텔
시모노세키 그랜드 호텔(Shimonoseki Grand Hotel)
가라토시장과 카이쿄칸이 근처에 위치한 호텔로, 바다가 내다보이는 발코니 전망이 훌륭하다. 싱글, 더블, 트윈, 트리플, 딜럭스, 스위트 룸이 있으며 3개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 객실은 모던하고 현대적인 분위기지만, 원한다면 일본식 다다미방도 선택할 수 있다. 호텔에서 나가면 바로 편의점과 스타벅스 등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져 있어 편리하다. 조식은 일본식과 서양식으로 나뉘는데, 둥근 바구니에 깔끔하게 담겨져 나오는 일본식 아침식사를 단연 추천한다.
주소: 31-2, Nabecho, Shimonoseki-shi, Yamaguchi, 750-0006, Japan
전화: +81 83 231 5000
홈페이지: www.sgh.co.jp/en

 

생각이 봉우리를 맺는 오솔길 - 철학자의 길

번잡스러운 벚꽃놀이의 행락객들, 줄을 이은 수학여행 학생들, 카메라 렌즈가 아니면 세상을 보는 법을 잊어버린 관광객들…. 교토는 수많은 방문객들로 어지럽다. 그럼에도 모퉁이를 돌아가면 고즈넉한 강변,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는 숲길, 백 년은 족히 넘은 듯한 침묵이 기다리고 있다. 교토가 수많은 문학인들의 산실이자, 책 한 권을 들고 오는 게 자연스러운 사색의 여행지가 되고 있는 이유다. 


교토를 배경으로 하는 판타지 소설을 꾸준히 발표해 '교토의 소설가'라는 별명을 얻은 [태양의 탑], [요이야마 만화경]의 모리미 도미히코는 가장 교토다운 곳을 묻자 '철학자의 길(哲学の道)'이라고 답했다. 이름도 고상하여라. 긴카쿠지(銀閣寺)에서 난젠지(南禅寺)로 이어지는 이 오솔길은 20세기 초반 일본에 서양철학을 들여온 교토대 철학교수 니시다 키타로가 즐겨 걷던 길이라 하여 이런 이름을 얻었다. 드문드문 작은 가게와 카페들이 기다리고 있는 이 벚꽃나무 길은 교토다운 차분함을 대표하는 장소다.  

 

 

스스로 불타버린 문제적 자아 - 금각사

미시마 유키오는 20세기 일본의 문제 작가들 중에서도 가장 문제아였다. 자기 소멸에 이르는 극단적 유미주의, 세상을 뒤흔든 동성애의 고백, 도쿄대 전공투 학생들과의 맞장 토론, 그리고 자위대원들의 봉기를 선동하다 실패를 깨닫고 선지피를 흘리며 공개적 죽음을 맞은 최후까지. 그는 언제나 문제의 중심으로 다가가 그 스스로 문제가 되었다.


교토의 찬란한 금빛 사찰, 킨카쿠지(金閣寺)의 공식적인 이름은 로쿠온지(鹿苑寺)다. 그러나 물 위에 떠 있는 금박의 누각이 워낙 유명해 금각이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1950년 이 절은 정신병을 앓고 있던 승려가 자살을 기도하면서 불타버리게 되었는데, 미시마 유키오는 바로 이 사건에 착안해 1956년 소설 [금각사]를 창작하기에 이른다. 1955년에 재건축된 누각은 지금도 비현실적인 금박을 입고 있지만, 실제로 본 사람들은 실망감을 토해내기도 한다. 어쩌면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금각은 상상 속에서야 진정한 황금의 누각으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눈 속의 금각은 더욱 비현실적이다.

 

 

게이샤는 추억이 아니라 현재 - 기온

영화 속에서 어린 사유리가 뛰어가는 몽환적인 길은 교토 동남쪽 후시미이나리 신사(伏見稲荷大社)의 붉은 토리이다.


 

교토가 '천년 고도'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역사책을 보여줄 수도 있다. 도시 곳곳에 백년 넘은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 있음을 보여주며 그 증거로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수백 년 전의 삶과 직업을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큼 강한 설득력이 있을까? 교토를 정말로 놀라운 도시로 만드는 것은 기온(祇園)의 게이샤들일지도 모른다.


잘못된 통념과 달리 기온은 홍등가가 아니라 수백 년간 여성 예술인들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거리다. 또한 교토에서는 게이샤가 아니라 게이코(芸子)라는 지칭으로 이들을 부른다. [게이샤의 추억(Memoirs of a Geisha)]은 콜롬비아 대학에서 일본사를 공부한 아서 골든이 이와사카 미네코 등 기온에서 게이코로 살았던 사람들을 인터뷰한 뒤 그것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국내에는 장쯔이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소개되었는데, 주인공인 사유리는 가난한 어촌 마을에서 태어난 소녀로, 기온의 '노부 오키야'에서 게이코로 자라난 뒤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격동의 시간과 사랑의 아픔을 겪어간다. 기온의 일상은 무라카미 모토카의 만화 []에서도 섬세하게 그려진다.

 

 

가모가와 강은 추리를 부른다 - 신본격파

[살육에 이르는 병]의 아비코 다케마루,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의 노리즈키 린타로, [십각관의 살인]의 아야츠지 유키토….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1980년대 후반부터 등장한 '신본격파'의 핵심 작가들. 그리고 모두 교토대 미스터리 연구회의 출신들이다. 이들은 고전 본격파의 명탐정과 트릭 풀이에 매료되어 서로를 자극하며 추리소설을 써나갔고, 결국 아야츠지를 필두로 일본 추리소설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이들뿐만 아니라, [월광게임]의 아리스가와 아리스가 교토 도지샤(同志社) 대학 미스터리 동호회 출신이기도 하다. 이 고전적인 도시와 미스터리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여러 가지 추리가 있지만 다음과 같은 유추가 나름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이 비현실적인 고전 도시의 분위기가 상식 바깥의 착상을 쉽게 불러일으키게 한다는 점이다. 고도의 밀실 트릭이나 엽기적 연쇄 살인과 같은 본격파의 상상력은 교토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호러 소설들과도 진한 혈연관계를 이루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교토가 '대학 도시'라는 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곳곳에 자리 잡은 대학들은 어떤 주제를 치밀하게 탐구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그것을 교류할 통로들을 제공하고 있다. 확실히 교토는 도쿄나 오사카의 상식적 일상과는 다른 정신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교토대 미스터리 연구회의 화려한 데뷔 - [십각관 살인 사건].

 

 

윤동주와 정지용의 교정 - 도시샤 대학

정지용의 '압천'을 새긴 도지샤 대학의 시비.


 

'鴨川 十里ㅅ벌에/ 해는 저물어...저물어...// 날이 날마다 님 보내기 / 목이 자졌다...여울 물소리....' 교토 도시샤 대학의 교정에는 이와 같은 시비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 시인 정지용의 시 '압천'을 새긴 것인데, 이 '압천'이란 바로 교토 한가운데를 흐르는 가모가와 강을 말한다. 


대학 도시인 교토는 바다 너머 조선의 청년들을 부르기도 했다. 1923년 정지용은 모교인 휘문고보의 교비생으로 도시샤 대학 영문과를 다니게 된다. 그리고 교토와 고향인 옥천을 오가며 시작에 열중해 조선과 일본 양쪽의 문단에 시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일본 <근대풍경(近代風景)>에는 예민한 언어 감각으로 순간의 이미지를 그린 '카페 프란스', '바다', '갑판 위'와 같은 작품들이 실렸다. 지금 들여다보아도 지극히 현대적인데, 1930년대 우리 문단의 총아였던 김기림은 "한국의 현대시는 지용에게서 비롯되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20년 뒤 도지샤는 또 다른 조선의 천재를 맞이한다. 바로 윤동주. 1942년 도쿄 릿코 대학 영문과에 들어갔다가, 6개월 뒤 도지샤 대학 문학부로 옮기게 된 것이다. 그는 선배인 정지용처럼 대학 시절을 즐길 수는 없었다. 때는 제2차 세계대전의 시기였고, 몰락 직전의 일제가 마지막 발악을 하고 있었다. 그는 1943년 7월 사상범으로 체포되어 교토 지방 재판소에서 2년 형을 언도받았고, 후쿠오카 형무소로 간 뒤에 돌아올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정지용 역시 해방 전후와 6.25 전쟁 시기의 이념 분쟁에 휘말려 북으로 사라지게 되고, 남에서는 오랫동안 존재하지 않는 이름이 되었다. 두 사람의 시비는 도지샤 대학의 교정에 나란히 앉아, 그들이 겪은 비극의 깊이만큼이나 또렷한 언어를 빛내고 있다.

 

 

후쿠야당 딸들의 과자 -  히가시야마

교토, 특히 기온을 품고 있는 히가시야마에서 창업 40년, 50년은 크게 자랑할 만한 거리가 못된다. 이곳에는 백년을 넘어서는 전통의 가게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만화 [후쿠야당 딸들]은 원래 350년 전통의 교과자점을 배경으로 하려 했는데, 교토에 400년 역사의 과자점이 있다는 걸 알고, 결국 창업 450년의 가게가 되었다.


300년이든 400년이든 그 역사는 정말 굉장하다. 그만큼 오랜 전통과 관습이 교토와 이 가게를 꽁꽁 묶고 있기도 한데, 만화는 이 과자 가게를 운영해야 하는 세 자매의 각고의 노력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매번 등장하는 다채로운 스타일의 과자들을 구경하는 것도 적지 않은 재미다. 눈이 어지러운 오색의 과자 안에 달콤한 팥을 안고 있지만, 다도회에서는 차를 앞질러 과자가 눈에 들어오게 하면 안 되는 것도 교토 식의 격식이다.


교과자를 맛보지 않고는 교토에 다녀왔다고 할 수 없다

 

 

노르웨이의 숲은 어디 인가요? - 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은 교토의 숲이 아닐까?


교토 출신의 작가들을 찾다 보면 너무나도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 안타깝게도 그는 교토에서 태어나기만 했을 뿐 고베 등지에서 자라났고, 이 세계적인 관광지를 썩 고운 시선으로 보고 있지도 않는 것 같다. 그는 1983년 잡지 <앙앙> 7,8월 특별호의 '남자와 교토에' 편에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지금 교토에 간다면 바로 산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게 낫다. 맛있는 음식이나 먹으면서." 그런데 이 글귀가 하루키의 팬들에게는 묘한 힌트가 되고 있다. 바로 일본에서만 2009년 8월까지 1천만 부가 판매된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에서 나오코가 입원해 요양을 하고 있는 정신치료시설(阿美寮)이 교토 근교의 산 속에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로 존재하는 어떤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추리를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소설 속에 나오는 여정을 찾아간 일본의 어느 독자 (tokyo-kurenaidan.com/haruki-naoko5.htm)는 교토 북쪽의 산속에 있는 들풀요리점 미야마소(美山荘)가 바로 그 모델이 되는 장소라고 주장한다. 1985년 <인 포켓> 10월호에 실린 '무라카미 하루키 vs. 무라카미 류'에서 하루키가 이 요리를 열렬히 좋아한다고 말하고 있어 그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야마소는 인기 요리 만화 [맛의 달인]에도 등장하는 명소다

 

와인에 문외한인 이들도 와인 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떠올리는데 일본 와인이라니 생소하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일본 역시 와인의 명가라 할 수 있다. 일본 중앙에 위치한 야마나시 현은 포도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고슈'라는 고유의 포도 품종을 보유해 80여 개 와이너리에서 이를 이용한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맛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후지산 아래 따사로운 햇살을 머금은 '신의 물방울'이라고나 할까.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그리스의 철학자인 플라톤은 와인을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고 칭송했다. 하지만 기자가 지금까지 경험한 와인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칠레산이 전부. 때문에 일본 와인 투어가 낯설게 느껴진 것이 사실인데, 반면 그래서 더 궁금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의 와인은 어떤 풍미를 지니고 있을까?'라는 호기심과 궁금증을 안고 나리타 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에서 약 1시간 반을 비행해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뒤 다시 야마나시 현으로 향하는 버스를 탔다. 도쿄 중심에서 100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야마나시 현은 세계 문화유산이자 일본을 상징하는 후지산을 비롯해 많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미가 풍부한 지역이다. 봄이면 복숭아꽃이 만발해 환상적인 분홍빛 절경이 펼쳐지고, 가을이면 단풍, 겨울이면 후지산의 설경으로 절로 탄성이 나오는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일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온천도 있는데, 도쿄 신주쿠에서 1시간 반 거리의 이사와 온천은 야마나시 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곳으로 1백여 채의 호텔과 료칸이 들어서 있다. 뿐만 아니라 포도를 비롯해 복숭아와 딸기 등이 재배되는 과일 왕국으로도 유명하다.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관광농원에서 포도와 복숭아 따기 체험을 즐기며 갓 수확한 과일의 싱싱한 맛을 만끽할 수 있다.

일본 제1의 와인을 경험하고 싶다면



1 영국 와인 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한 그레이스 와이너리. 2 로리앙 와이너리 전경. 화사한 벚꽃이 들어 있는 '사쿠라 와인'을 한국에 수출하고 있다.
야마나시 현은 이번 투어의 핵심인 일본 제1의 와인 생산 지역으로, 1300년대부터 포도를 재배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생산량도 일본에서 가장 많다. 포도가 자라는 곳은 많지만 와인용 포도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가진 곳은 많지 않은데, 야마나시는 해가 길어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크며 강수량이 적은 등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특히 야마나시에서만 생산되는 와인용 포도종인 '고슈(甲州)'가 2010년에 OIV(국제와인기구)에 등록되면서 고슈로 만든 다양한 토종 일본 와인이 프랑스와 영국 등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와인 생산국의 선배 격인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하면 아직 새내기 수준이지만 때로는 새로운 것이 더 매력일 때도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는 현재 충북, 충남, 전북 등을 중심으로 와인 양조장이 1백여 개가 점재해 있어 와인 시장에서 아직 걸음마 단계인 반면, 일본은 야마나시 현에만 80여 개가 있다. 이 지역에는 견학을 하면서 시음할 수 있는 다양한 와이너리가 있으며, 일본 와인의 맛과 기술을 배우기 위해 많은 소믈리에와 와인 애호가들이 이곳을 방문한다.

야마나시 현의 와이너리 투어


나리타 공항에서 차로 3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고슈는 야마나시 현 북동부에 위치한 시로 일본에서 가장 먼저 와인을 제조한 지역이다. 그중 첫 방문지는 고슈 시 안에 있는 포도와 와인의 마을인 가쓰누마에 자리한 그레이스 와인. 1923년에 설립된 이 와이너리는 영국 와인 콩쿠르에서 일본 와인으로는 처음으로 금상을 수상했다. 고슈 품종으로 만든 '그레이스 고슈'라는 화이트와인이 대표적인데 레몬과 귤, 복숭아꽃 향 등이 진하게 풍기면서 살짝 쌉싸름한 맛이 나며 깔끔하고 맑은 피니시를 지녔다. 그레이스 와인의 대표인 미사와 시게카즈씨는 "고슈는 상쾌하고 신맛이 강한 포도로 발효시킬 때 설탕을 첨가하는데, 이때 좋은 향이 생긴다. 발효시키는 온도 또한 맛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그레이스 고슈는 18℃로 와인을 발효시켜 제조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맛을 본 '그레이스 가야가타케' 역시 고슈로 만든 화이트와인이다. 탄산가스 제조 기법을 이용한 것이 특징으로 부드러운 풍미가 일품. 세계적인 국제와인대회 DWWA에서 2011년에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그레이스 와인을 둘러본 뒤 곧장 근처에 있는 로리앙 와인을 방문했다. 로리앙 와이너리는 한국에 유일하게 와인을 수출하고 있는 곳인데, 수출 품목은 병 안에 식용 벚꽃이 담겨 눈까지 즐거워지는 '사쿠라 와인'이다. '가쓰누마 고슈'는 고슈 품종만을 사용한 화이트와인으로 와인을 몇 개월 동안 효모 앙금과 접촉한 상태로 숙성시키는 쉬르 리 기법으로 양조했다. 깔끔한 감칠맛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드라이 와인으로 만화 「신의 물방울」에 등장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서양 유래 포도 품종인 머스캣 베일리 에이를 블렌딩한 '로리앙 머스캣 베일리 에이'는 달콤한 향기와 스모키 향이 조화를 이루는 레드와인으로 일본 최대 와인 대회인 'Japan Wine Competition'에서 올해 은상을 수상했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따사로운 햇살이 퍼지는 언덕에 위치한 산토리 토미 노 오카 와이너리. 이름만 듣고 '혹시?' 싶을 텐데, 맞다. 위스키와 맥주로 유명한 그 산토리다. 산토리 그룹에서 운영하는 이 와이너리는 야마나시 현의 기후를 활용해 일본 특유의 개성 있는 와인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포도밭에 오르면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데 일본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곳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밤과 낮의 일교차가 커 와인용 포도를 기르기에는 최적의 기후 조건을 갖췄다. 덕분에 단맛이 깊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것. 포도밭에서 내려오면 산 밑에 위치해 15℃의 시원한 온도로 냉방이 되는 숙성고가 있다. 여기에는 산토리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와인들이 보관돼 있는데, 그중 눈에 띈 것이 '귀부 와인'. 이름 그대로 '귀하게 부패했다'라는 뜻이 담긴 와인으로 곰팡이 균을 이용해 만든 제품이다. 재배 환경과 역사를 확인하고 나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곧장 산토리의 다양한 와인을 구입할 수 있는 매장으로 가서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을 시음했다. 샤도네이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와인은 부드러운 맛과 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으며, 머스캣 베일리 에이로 만든 레드와인은 딸기와 사탕 같은 상쾌하고 화려한 향이 느껴졌다. 차갑게 마시면 특유의 향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1 그레이스 와이너리에서 생산되는 와인들. 대표적인 화이트와인 '그레이스 고슈'는 진한 레몬과 귤, 복숭아꽃 향에 깔끔하고 맑은 피니시가 특징이다.
2 만화 「신의 물방울」에 소개된 로리앙 와이너리의 '가쓰누마 고슈' 와인은 깔끔한 감칠맛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3 야마나시 현의 고유 품종인 고슈를 비롯해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등 다양한 와인용 포도 품종을 재배하는 로리앙 와이너리의 포도밭. 4 입장료 1천1백 엔으로 야마나시 현 와인 업체가 생산한 1백여 개의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 내의 와인 저장고.국내에서 일본 와인 판매 1위를 기록하는 샤토 메르시안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1949년에 탄생한 브랜드 샤토 메르시안은 1966년 국제와인대회에서 일본 와인 최초로 금상을 수상했으며, 그 후 유수의 세계적인 와인 대회에서 계속해서 금상과 은상 등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야마나시 현의 고유한 포도 품종 고슈는 물론 서양 포도 품종인 메를로와 카베르네 소비뇽 등을 재배하며, 여기에 일본의 기후, 풍토 등을 바탕으로 개성 있는 맛의 와인을 개발하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중. 샤토 메르시안의 몇 가지 와인을 시음해보니 깊은 향과 입 안에 맴도는 부드러운 맛이 그만인데, 과연 수상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5 산토리 와이너리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와인. 6 와인 리조트 리조나레 아쓰가타케 와인 하우스에는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자판기가 있다. 매장에서 받은 카드를 넣고 취향에 따라 맛을 결정해 한 잔씩 시음할 수 있는데, 총 24가지 와인을 맛볼 수 있다. 7 산토리의 화이트와인은 신맛과 부드러운 맛이 조화로우며, 레드와인은 상쾌하고 달콤한 향을 느낄 수 있다.


8 국내에서 일본 와인 판매 1위를 기록하는 샤토 메르시안. 브랜드의 역사가 담긴 와인이 전시돼 있다. 9 야마나시 현의 포도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 10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에서 와인을 체험할 때 제공하는 은빛 와인잔. 옛날 양조자들이 와인의 양조 상태를 확인할 때 사용했다고 한다.와인과 함께 경치를 감상하는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


야마나시 현 여행 계획이 있다면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을 방문하는 일정을 꼭 넣자. 가쓰누마 포도의 언덕은 야마나시 현 내 와인 제조업체 20여 곳의 와인을 1백 개 이상 전시한 공간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와인을 시음해볼 수 있어 와인 애호가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입장료 1천1백 엔을 내면 하루 종일 원하는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데, 옛날 와인 양조자들이 숙성고에서 양조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사용했던 은빛 와인잔을 준다. 특히 품질을 꼼꼼히 평가해 인정받은 와인만 이곳 포도의 언덕 와이너리에 전시되니 믿고 찾아보자. 다양한 와인을, 그것도 품질 좋은 제품 위주로 경험해볼 수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은 연간 60만 명에 이른다고. 와인을 마시며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좋다. 아름답게 펼쳐진 포도밭과 야마나시 현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데, 근사한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행복감에 젖어드는 것은 물론 여행 중 쌓인 피로도 녹아내린다. 야경이 특히 멋지니 어둑어둑해지는 저녁 무렵에 방문해보자.

Tip 와인용 포도 품종 알아보기


와인용 포도는 우리가 흔히 먹는 포도와 조금 다른데 대부분 유럽산으로 껍질이 매우 두껍고 신맛이 나며 당도가 높다. 레드와인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누아 3가지가 있다. 화이트와인은 연둣빛과 황색을 띠는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지며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리슬링이 대표적. 일본 야마나시 현에서 생산되는 고슈는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데 적합한 포도 품종으로 자줏빛과 연둣빛이 감돌며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Tip 야마나시 현, 이렇게 가자!


일본 중앙에 위치한 야마나시 현에 가려면 인천공항에서 후지산 시즈오카 공항까지 주 5회 취항하는 아시아나항공 직항편을 이용한다. 도쿄에서 지하철 JR선을 타고 1시간 30분가량이면 도착할 수 있다.

또 야마나시 현 와인 투어에 편리한 '와인택시'가 매주 토·일·공휴일에 운행하는데, 이사와 온천(JR선 이사와 온천 역)을 기점으로 가쓰누마를 비롯한 와이너리 밀집 지역 4곳을 3천 엔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요금으로 돌아볼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야마나시 현과 이 지역 와인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야마나시 현 한국 공식 사이트(yamanashi.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야마나시 현 서울관광 데스크(02-737-1122)에서도 알아볼 수 있다.

일본에서 일조량이 가장 많은 곳에 위치한 산토리 와이너리의 포도밭. 일교차도 커 와인용 포도를 기르는 데 최적의 기후 조건을 갖췄다.


겨울철 눈이 많이 내리는 일본 홋카이도에 본격적인 스키 시즌이 시작됐다. 울창한 산지와 호수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자랑하는 홋카이도는 겨울이 되면 환상적인 설국으로 변신한다. 특히 솜털처럼 부드러운 파우더 스노 설질은 겨울을 기다려온 스키 마니아들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건강에 좋은 온천욕과 풍부한 음식까지 곁들여지면 여행은 더욱 즐겁다.

◆ 홋카이도…순백의 대자연

↑ 호시노리조트 토마무에 위치한 슬로프

홋카이도는 일본 열도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다. 태평양과 동해, 오호츠크해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대자연으로 유명하다. 특히 일본 다른 지역과는 달리 연중 건조하고 서늘한 기후가 특징이다. 여름에 장마나 태풍의 영향이 적고, 겨울철에는 많은 눈이 내려 설국으로 변신한다.

홋카이도는 웅장한 산과 광활한 습지, 그리고 아름다운 경관의 호수가 많아 자연을 살린 레저 스포츠가 잘 발달돼 있다. 특히 겨울철 스키는 일본 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적설량이 많은 홋카이도 중앙부와 북부에는 스키장 10여 곳이 있다. 스키장마다 100% 천연설로 이뤄진 다양한 슬로프가 개발돼 있다. 또 여러 등급의 스키 마니아를 모두 만족시켜 준다.

그 가운데 삿포로에서 1시간30분 정도 떨어진 호시노리조트 도마무는 스키와 스노보드에 적합한 파우더 스노가 가득한 17개 스키 코스를 갖췄다. 일본 최대 실내 웨이브 풀인 비즈스파와 독특한 체험을 가져다주는 아이스 빌리지, 노천탕 기린노유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프로그램이 있어 겨울 레저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호시노리조트 도마무로 가는 고속도로가 잘 발달돼 있어 삿포로에서 스키장까지 이전보다 약 1시간 이상 단축된 1시간30분이 소요돼 교통이 무척 편리하다.

◆ 호시노리조트…천연설 설원 즐겨

호시노리조트는 100여 년 전통을 가진 일본 료칸그룹으로 유명하다. 그 가운데 호시노리조트 도마무는 국제적인 감각과 다채로운 리조트 시설, 편안한 서비스를 갖춘 종합 리조트다.

호시노리조트 도마무는 리조트 내 모든 것을 하나의 카드로 즐기는 '올 인클루시브'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골드카드를 이용해 스키뿐 아니라 숲속 모빌 투어, 스노모빌, 바나나보트, 스노 다운힐, 크로스컨트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홋카이도 관광 중심지인 삿포로 기차 투어, 도카치가와 온천과 오비히로 시내 투어, 아사히야마 동물원 투어 등 외부 관광, 그리고 리조트 내 식사가 모두 포함돼 있어 여행이 편리하다.

호시노리조트 도마무 객실은 모두 1300실. 럭셔리 스타일의 '갤러리아 타워 스위트', 랜드마크인 36층 쌍둥이 빌딩인 '더 타워', 그리고 유럽풍 '빌라 스포르트' 등으로 구분된다. 그중 약 200개에 이르는 갤러리아 타워 스위트는 넓은 면적과 함께 전 객실에 자쿠지가 설치돼 있어 주목을 받는다.

호시노리조트 도마무 자랑거리는 100% 천연설의 파우더 스노. 스키나 스노보드를 탈 때 푹신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특히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 파우더 라이딩의 스릴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17개 스키 코스는 초ㆍ중상급으로 나뉜다. 중상급자를 위한 파우더 스노 스키&보딩 스쿨은 한국인 강사가 진행하기 때문에 언어에 상관없이 수업을 받으면서 대자연과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상급자에 한해 도마무산 최상급자 코스도 개방하고 있다.

또한 헬기를 타고 리조트를 벗어나 가리후리산 정상으로 올라가 아무도 밟지 않은 대자연의 파우더 스노를 만끽할 수 있는 헬기 투어도 마련돼 있다. 설상차 투어도 이색적이다.

또 일본 최대 규모 실내 웨이브 풀인 '비즈 스파'도 호시노리조트 도마무만이 가진 독특한 체험이다. 한겨울 햇살 속에서 즐기는 물놀이가 이색적이다. 또 싱그러운 숲과 하얀 눈꽃을 배경으로 즐기는 기린노유에서의 노천욕은 스키와 다양한 레저 활동에 지친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눈과 얼음으로 만들어진 아이스 빌리지 안에는 아이스 공방, 아이스 호텔과 레스토랑, 아이스 바, 모닥불 카페, 그리고 아이스 채플이 위치해 있어 멋진 추억을 제공한다.

△가는 길=대한항공에서 인천~삿포로 구간에 직항편을 운항한다. 약 2시간30분 소요된다. 호시노리조트 도마무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30분 걸린다.



3일 휴가로 즐기는 벳푸 여행 ①

이번 겨울, 가족들과 짧은 휴가를 이용해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벳푸는 어떨까?

오이타현에 있는 벳푸는 일본 1위의 온천수 용출량에 하루 13만 톤이 넘는 온천이 솟아나고 있는 일본 제일의 온천지대이다. 지구 상에 존재하는 온천 성분을 모두 포함한 온천수를 보유하고 있어 일본 내에서도 특급 온천 여행지로 손꼽힌다.

벳푸에는 온천 이외에도 어린 아이에서부터 고령의 부모님 세대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관광 명소들이 많이 있다. 일본만의 아기자기한 특색이 반영되어 있는 테마파크, 바로 눈앞에서 뛰어 다니는 70여 종의 동물들을 볼 수 있는 아프리칸 사파리, 향수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오이타 향(香) 박물관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즐길거리가 많다.

츠루미다케의 사계절.※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영원히 남기고 싶은 풍경 ‘긴테츠·벳푸 로프웨이’

츠루미다케 산상 전망대까지 약 10분간 로프웨이를 타보자.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동안 발 아래로 펼쳐지는 절경은 탄성을 자아낸다. 360도의 대 파노라마와 풍요로운 사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이곳은 아소쿠주 국립공원의 동쪽에 있는 해발 1,375m의 츠루미다케 자연공원 안에 있다. 봄에는 진달래와 벚꽃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로맨틱의 절정인 야경을 즐길 수 있으며 가을에는 알록달록 물든 오색단풍, 겨울에는 눈꽃을 감상할 수 있다. 매년 1월 1일은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만원을 이룬다.

여행 Tip. 산 정상에 바람이 많이 부니 두툼한 점퍼는 꼭 가지고 갈 것.

지옥에서 보내는 천국의 시간 ‘지옥(지고쿠) 온천순례’

벳푸의 간나와 온천지역은 곳곳에서 유황냄새가 풍기고, 눈길 닿는 곳은 어디나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지옥(지코쿠) 온천은 지하 300m에서 분출되는 온천의 모습이 마치 지옥을 떠올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옥순례는 땅속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출물의 성분과 수질, 모양새에 따라 나눈 9개의 다양한 온천을 순례하는 코스이다. 지옥마다 탐방 스탬프가 있어 지옥 온천순례를 하며 한 장을 스탬프로 다 채우는 재미도 쏠쏠하다.

바다 지옥(우미지고쿠)

지옥 온천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바다 지옥(우미지고쿠)은 온천수 온도가 무려 98℃다. 푸른 코발트 색이 도는 연못으로, 보고 있으면 오묘한 기분마저 든다. 바다 지옥 가장자리에는 온천수에 달걀을 넣어 판매하고 있는데 이 삶은 달걀은 일본 천연사이다와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다.

솥 지옥(가마도 지고꾸)에는 크고 작은 연못이 있는데, 열탕 온도와 연못의 넓이에 따라 성분의 결정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온천수의 색깔이 다르게 보인다. 온도가 낮을수록 결정도가 높고 푸른색을 띠게 된다. 뜨거운 진흙탕과 붉은색을 띤 열탕이 끊임없이 솟아나는 연못 등 자연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솥 지옥(가마도 지고꾸)
여행 Tip 1. 솥 지옥(가마도 지고꾸)의 온천 계란 맛있게 먹는 법

흰자는 소금을 살짝 쳐서 먹고, 노른자는 간장을 찍어서 먹으면 온천 계란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여행 Tip 2. 주변 볼거리

유노하나 유황재배지는 벳푸 온천 중에서도 유명한 명반 온천이다. 이곳에서 채취한 유황은 약용효과가 뛰어난 천연 입욕제로 팔려나간다. 독특한 제조방법에 의해 생산되고 있으며 벳푸 시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한 천연기념물이다.

* 숙소는 어디로 묵으면 좋을까?

스기노이 호텔은 1997년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곳으로, 외국의 유명인사들도 숙박했던 벳푸의 대표적 호텔이다. 간카이지 온천의 고지대에 있어 아름다운 벳푸만의 풍경을 내려다보며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여행객이라면 추천할만한 호텔이다



모든 것이 갖춰진 선상에서 자유와 여유로움을 만끽하다 보니 어느새 오사카에 도착했다. 크루즈에서 바라다본 짙푸른 바다와 시원한 바다내음,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에 취해 마음까지 깨끗해졌던 오사카 크루즈 여행기를 소개한다.

진정한 휴식과 낭만이 있는 크루즈, 목적지까지의 이동은 덤


무거운 짐을 끌고 공항을 오가며 비좁은 기내 의자에 묶여 여행지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는 항공 여행에서 벗어나 좀 더 여유롭고 낭만적으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는 팬스타의 부산발 오사카행 크루즈에 몸을 실었다. 빡빡한 여행 일정에 길들여져 19시간의 운항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까 염려했던 것은 기우였다. 팬스타 크루즈는 기존의 이동 수단으로서의 배가 아닌 숙박, 엔터테인먼트, 쇼핑, 쇼, 음식 등을 모두 갖춘 여행의 일부다. 그리고 그것을 즐기다 보면 덤으로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는 매력적인 여행의 시작이다. 터미널에서 객실로 짐을 옮겨주는 포터 서비스를 시작으로 지루할 틈이 없는 이벤트와 즐길거리가 준비돼 있다.



 

배에서 바라보는 세토 내해의 야경은 더욱 특별하다.



바다를 바라보며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 유메. 창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는 묘미가 있는 객실.

선상 카페 '유메'에서는 시원한 바다 전망을 보며 음료와 과자를 즐길 수 있고, 메인홀인 무궁화홀에서는 끊임없이 이벤트와 공연이 펼쳐진다. 이때 부탁을 하면 공연팀이 카드 마술 등 간단한 쇼를 직접 보여준다. 비즈니스 센터, 피트니스 센터, 사우나, 테라피 룸 등이 마련돼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운동을 하거나 여행의 피로를 풀기에도 좋다. 선내에 마련된 편의점과 면세점에서는 먹을거리 등을 저렴하게 판매해 여행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도 있다. 선박 여행만의 묘미를 더욱 즐기고 싶다면 출발 전 브릿지 투어를 예약할 것. 배의 운항을 조종하는 선장실을 구경할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로 선장이 배의 작동 원리부터 항해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잠깐 동안 직접 배를 운전해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배를 운항하는 선장의 시야에서 바다를 보는 것 또한 크루즈에서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크루즈 여행의 많은 장점 중 가장 매력적인 것을 꼽으라면 바로 여유로움이다. 육지와 떨어져 바다 한가운데에서 누리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휴식…. 언제 누려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아득한, 진정 나만을 위한 시간은 여행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다. 안락한 침대에 누워 창문 밖의 짙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갑판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크루즈에서 객실이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갑판은 크루즈 여행의 절정을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 머리카락을 스치며 지나가는 시원한 바닷바람, 수평선 밑으로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일몰…. 가만히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갑판 위에 서서 "내가 왕이다!"라고 소리친 장면에 크게 공감하게 된다. 선내 방송에서는 운항 경로 중의 볼거리와 명소들을 소개해주는데, 대마도를 지나 일본 본토인 혼슈 지방과 시모노세키를 거쳐 일몰이 질 때쯤에는 3,0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뤄진 세토 내해의 전경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세계 최대의 현수교인 아카시 대교를 통과할 때는 짜릿함이 느껴진다. 선상 위에서 느끼는 바닷바람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시골 온천 마을 기노사키

오사카 여객터미널에 내려 두 시간가량 떨어진 일본의 전통 온천 마을인 기노사키를 찾았다. 1,3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마을은 가이드북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곳으로 외국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조용하게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찾는 고즈넉한 곳이다. 강을 중심으로 월계수 나무가 한 폭의 그림처럼 매혹적인 모습을 뽐내며 서 있고 마을 전체가 아기자기한 료칸으로 이뤄져 일본 문인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마을 안의 료칸을 숙소로 잡으면 료칸 패스를 주는데, 이것으로 료칸 내부의 온천은 물론 다른 온천 일곱 군데를 돌아다니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때문에 각기 다른 개성의 온천을 즐길 수 있고 료칸에서 제공하는 유카타와 나막신을 신고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미술관, 문예관, 토산품 가게 등 마을을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구경하는 재미를 더한다.

료칸에 묵지 않아도 마을 입구의 관광안내소에서 이용권을 구매해 온천을 즐길 수 있으며, 마을 곳곳에서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는 족탕과 음용할 수 있는 온천 음용대를 만날 수 있다. 기노사키 마을은 온천 이외에도 소박하고 단정한 목조 건물들과 자연경관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것으로 유명한데, 산기슭에 있는 로프웨이를 이용하면 산중턱의 오래된 건축물을 돌아보고 정상의 전망대에서 기노사키와 라무야마 강, 바다의 경치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배 안에서 지루할 틈이 없도록 다양한 공연과 쇼가 준비돼 있다.

교토의 전통과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청수사

전통적인 문화와 건축물을 자랑하는 교토의 짙푸른 녹음, 새빨간 단풍, 눈 내린 설경 등 교토의 사계를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명소가 바로 청수사다. 교토 최고의 관광지인 청수사에 가는 것도 좋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목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양쪽으로 전통상품이나 기념품, 먹을거리를 파는 가게들이 옹기종기 늘어서 있는데 억지스러운 느낌이 아닌 전통이 녹아들어 있어 하나하나 구경하면서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난다. 종종 기모노를 차려입고 가부키 화장을 한 여성들도 만날 수 있다. 청수사는 '성스러운 물'이라는 뜻으로 입구에 그에 어울리는 수조가 있다.



각양각색 개성을 뽐내는 화려한 간판은 오사카 거리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이는 음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속에 더러워진 입을 씻는다는 의미의 물로 오른손으로 바가지를 들어 왼손에 물을 머금고 입을 씻어내면 된다. 이곳에는 깎아지는 절벽 위에 돌출돼 있는 절을 보는 것 외에도 신사 앞의 바위 사이를 눈을 감고 똑바로 걸어가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한다든가, 장수, 돈, 사랑을 뜻하는 약수 중 두 가지만 선택해 마셔야 한다든가 등의 오랜 시간을 지나며 하나 둘 생긴 속설도 많아 소소한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오사카의 명물이 된 에자키 구리코의 간판. 도심을 지나는 운하는 오사카 밤의 운치를 극대화시킨다. 24시간 운영되는 만물상점 돈키호테.


잠들지 않는 오사카 도톤보리의 야경


낮에는 교토의 오래된 역사를 둘러보고 저녁에는 오사카의 중심지 도톤보리를 찾았다. 도톤보리의 밤은 매우 화려한데, 저마다 특색 있는 각양각색의 대형 간판들 때문이다. 어둠이 내리면 오색빛깔의 입체적인 간판들이 불을 밝히며 도톤보리를 별천지로 만든다. 그중에서도 마라톤 선수가 그려진 에자키 구리코의 대형 간판은 오사카의 상징이라고 할 정도로 유명해 많은 사람들이 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현대적인 대형 간판들을 운치 있게 중화시키는 도심을 지나는 운하에는 손인사를 하는 사람들을 태운 유람선이 다녀 아름다운 야경을 완성시킨다. 도톤보리 중심 운하의 바로 앞에 위치한 돈키호테의 대형 간판 또한 볼거리인데, 우리나라에 비해 상점들이 일찍 문 닫는 일본에서 늦은 시간에 물건을 구입하고 싶다면 돈키호테 도톤보리점에 들를 것. 흔치 않게 24시간 운영하는 곳인데다 만물상점이라 불릴 만큼 많은 물건이 구비돼 있고 한국인 직원이 있어 안내받기도 편리하다.



팬스타 크루즈

운항 노선

부산~오사카(주 3회 / 화·목요일 오후 3시 출발 / 일요일 오후 2시 출발)
오사카~부산(주 3회 / 월·수·금요일 오후 3시 출발)
운임(편도)디럭스 스위트 22만5천원, 패밀리 스위트 18만5천원, 스탠더드 12만5천원.
문의1577-9996, www.panstarcruise.co.kr
*팬스타 크루즈에서는 크루즈와 항공을 접목한 에어크루즈 상품을 이용할 수 있으며, 크루즈 이용 고객에게 오사카, 교토, 기노사키 등 근처 도시의 숙소 예약과 관광 안내를 함께 제공한다.



1 여기저기 온천을 돌아다닐 수 있는 기노사키 마을에서는 유카타와 나막신을 신은 사람들의 모습이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2 마을 곳곳에는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는 족탕이 마련돼 있다. 3 로프웨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기노사키의 경치. 4·5 숙박, 음식, 온천을 모두 제공하는 료칸.



한적하고 고즈넉한 작은 마을 키노사키는 일본 문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절벽 위에 나무 기둥만으로 세워진 청수사의 본당. 2 점괘를 뽑은 쪽지를 나무에 묶어놓으면 길조는 이루어지고 흉조는 막아준다는 속설이 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일본에게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은 이렇게 시작된다. 온통 눈으로 둘러싸인 눈앞의 정경, ‘뽀드득’ 소리를 내며 눈을 밟을 때의 그 울림, 순백색의 아름다움이 어울리는 그곳, 바로 일본의 니가타 현이다. 겨울의 매서운 바람에 온몸이 움츠려 들었다면, 오히려 눈의 고장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추운 바람이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느껴질 지도 모를 테니까.

니가타 현의 야경. 니가타 지역은 높은 산들로 둘러 싸여 있으며, 겨울 내내 많은 눈이 내린다.

시나노강을 따라가는 니가타 시 자전거 여행

일본의 중부지방 북부, 니가타 현의 행정과 경제의 중심도시인 니가타 시(市)에 도착해 맨 처음 한 일은 대여 자전거를 빌린 일이다. 날씨는 조금 춥지만, 이곳 시내를 관통해 흐르고 있는 나가노 강을 따라가는 자전거 드라이브는 소박하고도 즐거운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화려하고 활기가 넘치는 거리, 넓고 깨끗한 도로는 니가타의 첫인상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준다.

우선 시의 북쪽으로 내달려 도착한 곳은 니가타시의 역사와 문화를 한 번에 알 수 있는 니가타 시 역사박물관. 이곳에는 1869년에 건축된 구 세관청사와 구 다이시 은행 스미요시 지점 등 역사적 건물들이 가득하다.

시나노 강을 끼고, 맞은편에는 대형 건물인 도키메쎄가 자리 잡고 있다. 125m 높이에 위치한 전망대에서는 니가타 시의 전경 뿐 아니라 저 멀리 먼 바다의 정경까지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이 건물 내에는 니가타 한국 영사관도 있다. 니가타 시가 니가타 현의 중심도시인만큼, 이곳에는 현 내 최고의 상업지역이 있다. 바로 후루마치 지역으로 옛날 상가의 모습이 그대로 이어져 온 건물과 새롭고 근대적인 건물 등 역사와 현재가 혼재해 있는 지역이다.

후루마치 지역과 함께 상업지역을 형성하고 있는 반다이 지역 또한 백화점과 패션잡화점 등 거대한 건물들이 죽 늘어서 있으며, 쇼핑과 식사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이 두 지역을 연결하는 반다이바시 다리는 6개의 아치가 이어진 아름다운 다리로, 니가타 시의 상징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중요문화재로도 선정된 이 다리는 에도시대 때부터 이어져 왔으며, 1964년 니가타에서 발생한 큰 지진에도 불구하고, 전혀 피해를 입지 않은 견고한 다리로도 알려져 있다.

니가타 시는 도보 여행도 물론 가능하지만,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시 외곽에는 니가타 섬을 일주할 수 있는 자전거도로가 있어, 바다를 보며 사이클링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시내에도 하쿠산 공원, 시나노 강변 산책길 등 호젓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도키메쎄. 125m 높이의 전망대가 있는 고층 건물이다.

나에바 지역 스키장. 일본에서 가장 많은 스키어&스노보더들이 몰리는 광활한 스키장이다.

전 세계 스키어들이 열광하는 ‘눈의 고장’

니가타 시에서 깨끗하고 활기 넘치는 거리의 모습을 발견했다면,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눈의 고장’으로서의 니가타의 매력을 느껴볼 차례다. 스키, 스노보드 등 다양한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니가타에는 너무나 많은 수의 스키장이 곳곳에 위치해 있으며,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수많은 스키어와 스노보더들이 이곳을 방문한다.

그 중 나에바‧유자와 스키 지역은 한국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특히 높으며, 많은 수의 사람들이 몰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일본 스키 리조트의 성지로도 불리는 유자와 지역은 서두에 얘기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이 탄생한 장소이기도 하다. 벌써부터 새하얀 눈길을 굽이쳐 내려오는 스노보더들의 모습에 마음이 들뜬다.

나에바 스키장과 함께, 수많은 스키어들이 방문하는 곳은 묘코 스키 지역으로, 특히 일본 100대 명산으로도 곱히는 묘코산에 위치해 있다. 일본 스키의 발상지이고도 한 이 지역에서 케이블을 타고, 멋진 조망을 감상하다보면, 풍요로움 속에서 변화무쌍한 대자연의 위용에 넋을 잃게 된다. 묘코산과 어우러진 자연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압도될 만한 한 폭의 웅장한 그림을 선사해 준다.

사실 니가타가 ‘눈의 고장’으로 유명한 만큼, 스키장도 종류와 특징에 따라 너무나 많다. 좋은 설질과 잘 정비된 스키장에서 만끽하는 겨울 스포츠의 매력은 그저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듯하다. 입김을 후후 내뱉으며, 바람을 가르는 묘미. 일본 제일의 눈의 고장, 니가타에서 그 진수를 온몸에 여실히 느끼게 된다.

느긋한 온천욕과 명품음식을 맛보는 시간

스키장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겼다면 온 몸이 지치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그 피로를 간직하고 밤을 보낸다면, 내일부터 이어질 여행이 힘겹게 되지 않겠는가. 그 피로를 날리기 위한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온천이다. 니가타 현에는 스키장이 많은 만큼,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스키시즌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소설 [설국]의 무대로 유명해진 에치고유자와 온천, 산 속 깊은 곳에 위치한 마츠노야마 온천, 묘코산이 있는 묘코 고원 일대의 온천 등 스키장 근처에는 어디든지 온천이 있어, 탕 속에서 한가로운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그 중 한 온천을 골라, 산과 어우러진 자연의 정기를 받으며 여유로운 온천욕을 즐기고 나면, 니가타 지방의 맛 좋은 음식을 맛볼 시간만이 남았다.

온천욕탕. 니가타 현 어느 곳이든 자연과 더불어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초밥. 니가타의 명품쌀 '고시히카리' 쌀로 만든 다채로운 초밥.

높은 산과 차가운 대지, 맑고 깨끗한 물. 이 모든 것은 일본 최고의 명품쌀 고시히카리 쌀의 생산지가 될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이 쌀로 만든 초밥을 비롯한 다채로운 음식들과 함께 양조장에서 만들어낸 일본주(사케)를 곁들이면, 여느 왕 부럽지 않은 풍성한 니가타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양껏 배불리 먹고 나면, 포만감과 함께 밀려오는 잠의 기운으로 인해 이내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매섭게 차가웠던 겨울바람은 어느새 니가타의 매력으로 인해 저물어 버린 지 오래이다. 잠은 쏟아져 내리지만, 내일도 니가타는 맑고 깨끗한 순백색으로 가득 차서, 여행자를 기다릴 것이다. 과연 노벨 문학상을 받을 만한 원대한 작품이 창조될 만한 명소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겨울은 춥기에 어느 계절보다 따뜻할 수 있는 법이다. 새하얀 눈으로 가득한 이곳, 니가타 현은 어느 곳보다 인간적인 따스함으로 중무장한 채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

가는 길
인천-니가타 직항편을 대한항공이 매일 운항한다. 소요 시간은 2시간 정도. 도쿄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간에츠 고속도로를 타면 4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죠에츠 신칸센은 약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3일 휴가로 즐기는 벳푸 여행 ②

일본 규슈 오이타현에 있는 하모니랜드.※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헬로키티가 초대하는 파티시간 속으로… '하모니랜드'

일본 규슈 오이타현에 있는 하모니랜드는 1993년 일본기업 산리오의 캐릭터들을 테마로 건립되었다. 헬로키티와 시나몬을 비롯한 산리오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테마파크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가 가득한 곳이다.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구성으로 헬로키티 캐릭터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 1년 내내 신나는 축제와 라이브 공연이 열려 특히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이곳의 분위기에 흠뻑 빠질 것이다.

하모니 빌리지에서 약 20분간 펼쳐지는 퍼레이드
약 20분간 펼쳐지는 퍼레이드는 하모니랜드의 하이라이트로 귀엽고 친근한 산리오의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관람객들의 흥미를 북돋으며, 관람객들이 직접 쇼에 참가하여 캐릭터들과 춤추고 뛰어 놀 수 있어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여행 Tip. '대관람차 원더파노라마'를 타보자. 소요시간은 약 15분이며 캐릭터 곤돌라를 타고 지상 약 60미터에서 벳푸만을 조망할 수 있다. 단, 7세 미만의 어린이는 보호자를 동반해야 탑승이 가능하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향수 만들기 체험 '오이타 향(香) 박물관'

오이타 향 박물관은 세계의 모든 향수를 전시하고 향수에 대한 역사와 전통에 대해 알 수 있는 곳으로 벳푸 대학의 관리하에 운영되고 있다. 향에 대한 각종 정보가 있는 곳으로 향수를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반드시 들려봐야 할 필수 코스이다.

향수제조 체험실에서 만든 나만의 향수

1층에는 기념품 판매대와 가벼운 식사와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으며, 많은 양의 향수 컬렉션을 해 놓은 갤러리가 있다. 연도별·나라별로 지금까지 출시되었던 많은 종류의 향수를 관람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관람 코스는 3층에 있는 향수제조 체험실이다. 향수제조 체험실에서는 나만의 오리지널 향수를 만들어 볼 수 있는데 M, T, E로 분류된 서로 다른 향의 원액을 일정 비율로 섞는다. 향을 맡아보고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원액을 더 첨가해 내가 원하는 향을 완성하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향수는 투명한 유리병에 담아 1주일간 밀봉한 상태로 보관한 후 사용하면 된다.

여행 Tip. 향수제조 체험은 사전에 접수 창구에서 예약해야 하며 만든 향수와 향수병을 포함한 이용요금은 2,000엔(약 29,000원)

벚꽃과 철쭉의 명소 '라쿠텐치'로 소풍을…

라쿠텐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족 유원지로 작은 동물원과 식물원, 놀이기구 등이 있다. 귀엽게 생긴 강아지와 고양이 모양을 한 케이블카를 타고 유원지가 있는 곳으로 올라가다 보면 창문을 통해 벳푸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벚꽃과 철쭉의 명소로 벳푸에서는 소풍 가기 좋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행 Tip. 최고의 전망에서 즐기는 족욕도 잊지 말고 해보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정글버스를 타고 기린에게 먹이를 주는 관람객

동물들이 야생 그대로 살고 있는 곳으로… '아프리칸 사파리'

벳푸 내 아프리칸 사파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연동물원으로 면적 115만㎡에 이르는 넓은 고원에 약 1,400마리(70 여종)의 동물들이 야생으로 생활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50분 동안 정글 버스를 타고 동물들의 서식지를 둘러보는 사파리 투어는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한 스릴 만점의 코스이다. 정글 버스에 있는 집게와 가위를 이용해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먹이를 동물에게 주면 되는데 50분이란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체험이다.

동물들의 서식특성에 따라 5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프리카 동물들의 역동적인 삶을 그대로 볼 수 있어 아시아 전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캥거루 만남의 숲

정글 버스 사파리를 마쳤다면 캥거루가 모여 있는 '캥거루 만남의 숲'으로 가보자. 가까이에서 캥거루와 사진을 찍고 직접 만져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강아지와 희귀 고양이, 새끼 호랑이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여행 Tip. 정글 버스에서 동물들에게 먹이를 줄 때 절대 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서는 안 된다.



섬나라 일본을 제대로 느끼려면 역시 해안가를 따라 배를 타고 여행해야 한다. 특히 규슈(九州)나 나라현 등 일본 서부를 여행하면 우리 조상의 기상을 물씬 느끼게 된다.

올해로 28회를 맞이하는 조선일보의 대표적 공익 프로그램 '일본 속의 한민족사 탐방'은 이처럼 일본에 숨겨져 있는 우리 역사를 깊이 있게 만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다음 달 18일 출발 예정. 정영호(단국대), 손승철(강원대), 서정석(공주대) 교수 등 저명한 지식인들이 동행해 격조 있는 강의를 제공한다. 정호승 시인도 동승해 시(詩)에 대한 이야기와 낭만을 함께 나누게 된다.

'한민족사 탐방'의 첫 코스인 일본 규슈섬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한·일 교류의 현장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규슈 북서쪽의 다자이후(太宰府)는 백제를 생각게 하는 유적이다. 백제가 나당(羅唐) 연합군에 의해 멸망(660년)하고 백제 광복군이 금강 하구에서 또다시 패배한 뒤 규슈로 건너와 만든 방어 요새가 곳곳에 눈에 띈다.

고대 한민족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적지는 일본 본토에도 많다. 나라(奈良)현의 세계 최대(最大) 목조 건축물 토다이지(東大寺)의 설계를 지휘한 양변(良弁) 스님은 오우미 지방에 정착한 백제계 씨족의 후손이다. 세계 최고(最古) 목조건축물 호류지(法隆寺)는 고구려·백제·신라 등 삼국문화의 종합판이라 불릴 정도로 한민족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한민족사 탐방'은 일종의 역사 기행이지만 2만3000t급 전용 크루즈선<사진>에서 즐길 수 있는 호텔급 숙식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짙푸른 대한해협을 건너 마주하는 규슈의 상징 아소(阿蘇) 활화산의 수려한 풍광, 벳푸(別府)의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노천온천은 덤이다. 참가비에는 벳푸 스기노이 온천호텔 1박 등을 포함한 일체의 서비스가 포함된다.


동네 주부들이 저녁상에 올릴 반찬 재료를 사러 들르는 단골 채소가게, 몇 시간 전 만들어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두부를 한 모씩 잘라 파는 두부가게, 남편이 갈치를 좋아하는지 딸이 고등어를 비려서 싫어하는지 훤히 아는 시장 입구 생선가게…. 대형마트의 편리함과 저렴한 가격에 밀려 차츰 사라지고 있지만, 십여 년 전만 해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동네 시장 풍경이다.

↑ [조선일보]①야나카긴자상점가의 상징인 고양이 조각상. ②일본에서는 초등학교 간식으로도 나올 정도로 친숙한 추억의 음식‘야키소바빵’. ③야나카의 상징인 고양이의 꼬리 모양으로 만든‘야나카식포야’의 도넛. ④야나카 생선가게 주인과 저녁상에 올릴 생선을 고르는 단골손님./ 이경민 영상미디어 기자 kmin@chosun.com ⑤야나카긴자상점가

↑ [조선일보]야나카긴자상점가 입구. / 이경민 영상미디어 기자 kmin@chosun.com

그 그립던 풍경을 일본 도쿄에서 만날 줄 몰랐다. 도쿄 북동쪽 다이토구(台東區) 야나카(谷中)에 있는 야나카긴자상점가(谷中銀座商店街). 한국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우에노(上野)에서 멀지 않다. 길이 170m에 불과한 짧은 길이지만 양쪽으로 점포 70여 개가 빽빽하게 늘어섰다. '긴자'라는 단어에 속으면 안 된다. 수수하다 못해 허름한 가게들이다. 서민들이 일상에 필요한 물건들을 판다. 채소가게 앞에는 토마토, 가지, 오이가 광주리에 수북하게 담겨 있고, 맞은편 생선가게 주인은 "오늘 물이 좋다"며 전갱이를 단골에게 권한다.

◇1950년대 도쿄 모습 고스란히 간직한 거리


지난 24년 동안 야나카긴자상점가진흥조합 이사장을 맡아온 호리키리 마사아키(堀切正明·75)씨는 상점가 맨 끝에 있는 잡화점 하쓰네야(はつねや)의 주인이다. "2차대전이 끝나고 1955년 상점가가 조성됐습니다. 이 주변이 도쿄 다른 지역에 비해 개발·재개발이 덜 돼 낙후하긴 하지만, 덕분에 50년 전 거리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동네 주민, 서민의 거리였던 야나카상점가는 최근 관광지로 알려지고 있다. 호리키리씨는 "관광객들이 4~5년 전부터 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평일에는 하루 5000명쯤 오는데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고, 주말에는 2만~3만 명쯤인데 대개 관광객입니다. 관광객은 외국인과 일본인이 반반쯤 됩니다. 외국 관광객은 진짜 도쿄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오고, 일본 사람들은 옛날 모습이 그리워서 온다고 해요."

55년 된 호리키리씨의 가게 하쓰네야도 본래 침구류만 파는 가게였지만, 지금은 관광객을 상대로 가방이나 옷, 기념품 따위도 팔고 있다. 상인들은 이러한 변화가 달갑지 않지만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한국처럼 일본에서도 일상용품을 쇼핑하러 대형마트로 가는 경우가 늘면서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 야나카의 상점들도 운영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변화를 거부하는 대신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대신 야나카의 정취를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관광객을 위한 소소한 재미를 추가했다. 야나카가 도쿄 서민지역의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했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온다는 점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상호와 전등, 차양, 도로를 정비하면서 편리하지만 "촌스럽게" 분위기를 유지했다.

지난 2008년에는 고양이 조각상 7개를 거리 한복판은 물론 상가 지붕 등 의외의 장소에 설치해 찾아보는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 "고양이는 야나카의 상징 같은 존재입니다. JR선 닛포리(日暮里)역에서 상점가로 내려오는 계단 있잖아요? 그 계단에 원래 고양이가 많았어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사라졌지요. 근처에 있는 도쿄예술대학 교수에게 부탁했는데, 교수가 바쁘다고 학생 5명을 추천해줬어요. 이 학생들이 만든 고양이 조각상들이에요." 고양이 조각상 말고도 고양이를 소재로 한 열쇠고리 따위 기념품을 가게마다 팔고 있기도 하다.

◇느긋하게 걸으며 이것저것 사먹는 소박한 즐거움


야나카긴자상점가에 대단한 볼거리는 없다. 하지만 느긋하게 걸으면서, 과자나 튀김을 사 먹거나 수퍼마켓에서 플라스틱 잔에 파는 생맥주를 홀짝거리기 딱 알맞다. 튀김집 이치후지(いちふじ)는 솥뚜껑처럼 큼직한 치킨가스가 190엔, 고로케가 30엔으로 저렴해서 사람들이 줄을 선다. 전통과자점 야키-가린토혼포(燒かりんとう本店)는 산마와 오키나와 이에지마(伊江島)산 흑설탕으로 만든 구수하고 달착지근한 과자를 구워 파는데 큼직한 봉지 하나에 630엔이다. 꼬치집에선 꼬치 하나에 장어 230엔, 소라 180엔, 가리비 180엔씩 받는다. 꼬치집 옆 수퍼마켓에서 파는 생맥주는 한 잔(350mL)에 250엔이다.

야나카에서 가장 인기 높은 가게는 야나카싯포야(やなかしっぽや)로, 고양이 꼬리 모양으로 만든 도넛을 판다. 지름 2㎝ 정도에 길이 18㎝인 도넛은 만화영화에 나오는 고양이의 꼬리처럼 통통하고 귀엽다.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1개 130엔쯤. 야나카싯포야 맞은편에 있는 커피전문점 만만도(滿滿堂) 커피와 먹으면 궁합이 딱이다. 이곳에선 자신들이 직접 볶은 커피원두를 쓴다.

일본인들에게는 친숙한 음식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낯선 음식도 맛볼 수 있다. 닛포리역에서 야나카로 가는 길목에 있는 가게에서는 '야키소바빵'이란 걸 판다. 볶음국수인 야키소바를 길쭉한 빵에 속으로 넣었다. 일본인 관광가이드는 "초등학교 간식으로 나올 정도로 일본에선 흔하고 누구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을 가진 빵"이라고 했다. 1개 157엔.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이들을 상대로 하는 가게들이 오래된 가게를 대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호리키리씨는 "작년에만 8개 가게가 바뀌었다"고 했다. "가게가 없어지고 생기는 것이야 상가에서 당연한 일이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빨라요. 작은 물건 하나 사더라도 줄을 서야 하니 동네 주민 손님이 줄어 슬프기도 합니다."

여·행·수·첩

찾아가기:JR선 닛포리(日暮里)역이 가장 가깝고 찾기 쉽다. 역을 나와 이정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야나카에 닿는다. 지하철 지요다(千代田)선 센다기(千??)역에서 도보 10분, JR선과 지요다(千代田)선이 교차하는 니시닛포리(西日暮里)역에서는 걸어서 15분 걸린다.


헬로키티가 초대하는 파티시간 속으로… '하모니랜드'

일본 규슈 오이타현에 있는 하모니랜드는 1993년 일본기업 산리오의 캐릭터들을 테마로 건립되었다. 헬로키티와 시나몬을 비롯한 산리오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테마파크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가 가득한 곳이다.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한 구성으로 헬로키티 캐릭터 마니아들이 즐겨 찾는다. 1년 내내 신나는 축제와 라이브 공연이 열려 특히 초등학생 이하의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라면 이곳의 분위기에 흠뻑 빠질 것이다.


↑정글버스를 타고 기린에게 먹이를 주는 관람객

↑ 향수제조 체험실에서 만든 나만의 향수

↑하모니 빌리지에서 약 20분간 펼쳐지는 퍼레이드

↑ 일본 규슈 오이타현에 있는 하모니랜드.※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약 20분간 펼쳐지는 퍼레이드는 하모니랜드의 하이라이트로 귀엽고 친근한 산리오의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관람객들의 흥미를 북돋으며, 관람객들이 직접 쇼에 참가하여 캐릭터들과 춤추고 뛰어 놀 수 있어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여행 Tip.'대관람차 원더파노라마'를 타보자. 소요시간은 약 15분이며 캐릭터 곤돌라를 타고 지상 약 60미터에서 벳푸만을 조망할 수 있다. 단, 7세 미만의 어린이는 보호자를 동반해야 탑승이 가능하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향수 만들기 체험 '오이타 향(香) 박물관'

오이타 향 박물관은 세계의 모든 향수를 전시하고 향수에 대한 역사와 전통에 대해 알 수 있는 곳으로 벳푸 대학의 관리하에 운영되고 있다. 향에 대한 각종 정보가 있는 곳으로 향수를 좋아하는 여행객이라면 반드시 들려봐야 할 필수 코스이다.


1층에는 기념품 판매대와 가벼운 식사와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가 있으며, 많은 양의 향수 컬렉션을 해 놓은 갤러리가 있다. 연도별·나라별로 지금까지 출시되었던 많은 종류의 향수를 관람할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관람 코스는 3층에 있는 향수제조 체험실이다. 향수제조 체험실에서는 나만의 오리지널 향수를 만들어 볼 수 있는데 M, T, E로 분류된 서로 다른 향의 원액을 일정 비율로 섞는다. 향을 맡아보고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원액을 더 첨가해 내가 원하는 향을 완성하면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향수는 투명한 유리병에 담아 1주일간 밀봉한 상태로 보관한 후 사용하면 된다.

여행 Tip.향수제조 체험은 사전에 접수 창구에서 예약해야 하며 만든 향수와 향수병을 포함한 이용요금은 2,000엔(약 29,000원)

벚꽃과 철쭉의 명소 '라쿠텐치'로 소풍을…

라쿠텐치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족 유원지로 작은 동물원과 식물원, 놀이기구 등이 있다. 귀엽게 생긴 강아지와 고양이 모양을 한 케이블카를 타고 유원지가 있는 곳으로 올라가다 보면 창문을 통해 벳푸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 벚꽃과 철쭉의 명소로 벳푸에서는 소풍 가기 좋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여행 Tip.

최고의 전망에서 즐기는 족욕도 잊지 말고 해보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동물들이 야생 그대로 살고 있는 곳으로… '아프리칸 사파리'

벳푸 내 아프리칸 사파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자연동물원으로 면적 115만㎡에 이르는 넓은 고원에 약 1,400마리(70 여종)의 동물들이 야생으로 생활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50분 동안 정글 버스를 타고 동물들의 서식지를 둘러보는 사파리 투어는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한 스릴 만점의 코스이다. 정글 버스에 있는 집게와 가위를 이용해 가이드의 지시에 따라 먹이를 동물에게 주면 되는데 50분이란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흥미진진한 체험이다.

동물들의 서식특성에 따라 5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프리카 동물들의 역동적인 삶을 그대로 볼 수 있어 아시아 전역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정글 버스 사파리를 마쳤다면 캥거루가 모여 있는 '캥거루 만남의 숲'으로 가보자. 가까이에서 캥거루와 사진을 찍고 직접 만져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강아지와 희귀 고양이, 새끼 호랑이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여행 Tip.정글 버스에서 동물들에게 먹이를 줄 때 절대 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서는 안 된다.


도쿄에서 출판 편집자로 살아가다 일이 아닌 ‘생활’에 집중할 수 있는 삶을 찾아 가족과 함께 오키나와로 떠나온 세소코 마사유키는 오늘도 섬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섬을 여행한다. 비록 비행기를 타고, 배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풍요로운 삶이 있는 섬이 그를 이끈다. 세소코 마사유키가 이번에는 다른 섬들로 여행을 떠났다. 세토우치 지역의 작은 섬들과 규슈의 나가사키 현 고토 열도, 그리고 가고시마의 요론지마, 오키나와 현의 미야코지마 그리고 야에야마 제도의 작은 섬들을 여행했다. 이곳으로 떠난 건 바로 그곳의 사람들 때문이다. 그들이 어떻게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는지 알고 싶어서 작은 섬들로 여행을 떠났다. 그의 새 책 <새로운 일본의 섬 여행>에는 자유로운 삶 속에서 매력적인 것들을 만들어내며 활기차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섬에 사는 사람들의 따뜻한 ‘연결 고리’ 같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자연을 가까이에 두고 작은 가게를 꾸리며 사는 사람들을 통해 ‘낙도’라는 커뮤니티에서 얼마나 매력적인 삶을 살아가는지 전하고 싶었죠. 사람마다 각자 자신에게 가장 잘 맞고 마음이 편해지는 장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라도 자신과 맞는 장소를 찾을 수 있으면 기쁠 것 같아요.” 그리고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은 마치 인생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동료처럼 느껴진다. 각자 다른 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지내고 있지만 그들 나름대로 생활을 꾸려가기 위해 힘을 내어 앞을 보고 달려가는 것을 지켜보며 세소코는 자신의 생활을 이어나갈 용기를 얻는다.


세소코가 섬에서 찾아낸 삶의 매력은 이런 거다. 자연을 가까이하고 가족과 소소하지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제 손으로 편안한 삶을 꾸려나가는 삶. “도시에서 살 때는 편리하고 합리적인 것을 추구했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느리게 사는 것이 뭐랄까, 조금 무성의한 것처럼 느껴졌죠. 그런데 이제는 자연 속에서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훨씬 ‘진짜’에 가까운 삶이라고 느껴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삶을 꿈꾸지 않을까요? 그런 삶이 바로 섬에 있어요.” <새로운 일본의 섬 여행>에는 자신의 마음을 담아 뭔가를 만들고 섬에 발을 디디고 살아가며, 일과 삶을 조화롭게 꾸려가고 있는 가게들이 소개되어 있다. “책을 준비하면서 만난 모든 사람과 좋은 추억을 남겼지만 그중에서도 딱 한을 곳 고른다면 ‘페이잔’이라는 천연 효모로 빵을 만드는 시골 빵집이에요. 페이잔은 제가 8년 전에 도쿄에서 살 때 취재차 방문한 적이 있어요. 그때 생각했죠. 시골에 산다는 것과 삶과 일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직접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대해서요. 그 가게를 보고 처음으로 도시를 떠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뒤로도 지금껏 섬에서 직접 만든 효모로 숙성한 반죽으로 장작불을 피워 빵을 구우며 살아온 거죠. 그 가게를 다시 찾았을 때는 뭐랄까 무척 감격스러웠어요.”


작은 섬 여행을 끝낸 세소코는 다시 오키나와로 돌아갔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섬에 산다는 건 생활에 필요한 것만을 갖추고 사는 거다. 필요하되 구할 수 없는 건 사람들이 직접 머리를 짜내서 만든다고 생각하고 사람들끼리 서로 도우려는 마음이 있는 곳이 섬이다. 마지막으로 물었다. 그래도 가끔씩은 도시가 그리워지느냐고. “도시, 특히 도쿄는 새로운 정보와 질 높은 상품이 굉장히 많아서 가끔 가고 싶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고 싶은 거지 살고 싶은 곳은 오키나와죠.”

1. 일본 남알프스 종주 (기타다케~아이노다케) 트레킹 5일

일본 알프스의 매력, 부드러운 곡선으로 생명력을 뿜어내는 산으로!

늦은 봄까지 산 전역을 뒤덮은 눈이 녹는 여름, 어김없이 일본 알프스가 우리를 부른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북알프스에 이어 많이 찾는 남알프스 지역은 고산 식물의 보고로 유명하고, 일본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기타다케(3193m)가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수목한계선이 높고 수림대가 발달해 있어 다채로운 고산 식물들이 반기는 남알프스의 매력은 능선을 걸을 때 보이는 파노라마의 풍경에 있다. 특히 일본 정부에서 철저하게 개발을 제한하고 있는 덕분에 자연경관이 잘 보존되어 아름다운 꽃과 식물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혜초가 안내하는 일본 트레킹은 일본 산행 경험이 풍부한 혜초 직원이 동행하고, 일본 현지에서 발생할 위급상황에 대비하여 통신 장비와 산악 보험, 구급약품 등을 상시 갖추어 안심하고 떠날 수 있다.

여행경비▶ 144만원~(유류할증료 포함) 이용항공 아시아나 항공, 혜초여행사 기준

2. 동남아 최고봉 Mt. 키나바루(4095m)트레킹 5일

단기 트레킹의 진수! 땀을 쏙 빼는 산행 후 즐기는 꿀맛 같은 휴식!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섬인 보르네오, 그 북부에 우뚝 솟은 동남아시아 최고봉 Mt. 키나바루는 4000m급의 고산이지만 등산로와 산장이 매우 잘 정돈되어 있어 해외 등산 입문자에게 최적의 트레킹 코스이다. 키나바루 국립공원은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는데, 저지대의 열대지역부터 온대와 고산대를 거치며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생태계가 펼쳐져 있다. 이틀간의 트레킹 후에는 툰구 압둘라만 해양 국립공원의 산호섬으로 이동하여 스노클링 등의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체험하며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해소하기에 제격이다. 어두운 밤 반짝이는 불빛을 따라 올라간 정상에서 감상하는 눈부신 일출, 구름바다 속에서 거대한 화강암 봉우리를 오르는 산행 그리고 산호섬에서의 즐거운 액티비티와 맛깔스러운 해산물 BBQ까지. 키나바루 등정 티셔츠와 등반 증명서는 덤이다.

여행경비▶ 195만원(유류할증료 포함) 이용항공 대한항공, 혜초여행사 기준

3. 몽골 체체궁산+테렐지 트레킹 6일

가족끼리, 친구끼리 야생화로 만발한 대초원에서 즐기는 힐링 트레킹!

어쩐지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토르까지의 비행시간은 의외로 짧은 편이다. 태초의 색깔이 그대로 보존된 몽골의 초원 위에서 징기스칸이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며 시원한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몽골 트레킹은 여름 시즌에 주요 하늘길이 열리므로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북반구의 긴 겨울을 이겨내고 자라난 강인하고 아름다운 야생화들 사이를 걸으며 일상의 근심 걱정을 모두 털어 버리고, 도시를 벗어나 끝없이 펼쳐지는 대초원을 배경으로 푸르름을 만끽하며 제대로 된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다. 비교적 쉬운 산행 코스로 가족끼리, 연인끼리 즐거운 트레킹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몽골의 전통 가옥인 게르에서 별이 빛나는 밤을 보내고, 유목민의 전통음식 허르헉을 맛보며 몽골인들의 전통 발성 노래인 흐미 공연을 감상하는 것까지! 트레킹 외에도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다.

여행경비▶ 169만원~(유류할증료 포함) 이용항공 대한 항공, 혜초여행사 기준

4. 광활한 그랜드 캐니언, 7대 캐니언 일주 트레킹 12일

멀리서 바라보는 그랜드 캐니언 아닌 걷고, 만지며, 느끼는 그랜드 캐니언!

혜초의 미서부 7대 협곡 여행은 처음 미서부를 방문하는 이들을 위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장엄한 대자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지구의 태동과 함께 형성되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손꼽히는 그랜드 캐니언의 밑바닥인 콜로라도 강까지 내려가는 코스는 눈으로만 찍고 오는 흔한 여행이 아니라, 지구의 나이테를 피부로 직접 느껴보는 특별함이 있다.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599만 명이 찾지만, 그 깊은 협곡 속으로 걸음을 옮기는 이는 전체 방문자의 약 2%뿐이다. 또한 그랜드 캐니언 외에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볼텍스 지역인 세도나 지역의 충만한 기를 느낄 수 있는 미니 트레킹, 나바호 인디언의 영혼이 숨 쉬는 모뉴먼트 밸리, 신들의 땅이라 불리는 캐니언랜즈와 천연 아치들이 즐비한 아치스 캐니언, 빛의 계곡이라 불리며 마치 도자기를 빚어놓은 듯 유려한 곡선의 협곡 안으로 쏟아지는 다채로운 햇빛이 아름다운 앤텔롭 캐니언도 빼놓지 않고 방문하여 더욱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여행경비▶ 559만원(유류할증료 포함) 이용항공 대한항공, 혜초여행사 기준

조윤식 기자 / marchisiyun@emountain.co.kr

오키나와 다들 들어보셨죠?
일본이지만 일본이 가져서는 안될땅
정말 아름다움으로 가득차있는 이 곳

정말 부럽습니다.
과연 그들이 가질 자격이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물론 이곳의 주민들은정말 친절하기 그지없습니다.

사진으로 한반 보세요

  1. Favicon of https://thinkprint.tistory.com 내발자국 2016.08.04 00:07 신고

    오키나와 너무 멋지네요...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어집니다...^^

    • Favicon of https://travelbible.tistory.com 오리궁둥이 2016.08.04 06:00 신고

      정말 날더우니 오키나와가 더 그리워 집니다.언젠가 꼭 가보시길 기원합니다 ^_^

  2. Favicon of https://lieldaddy.tistory.com Liel Daddy 2016.08.04 08:57 신고

    우와 사진 내공이 상당하십니다
    너무 멋집니다

  3. Favicon of https://z1day.tistory.com 기특한 살림꾼 2016.08.04 13:00 신고

    오키나와 가고싶네요!!

  4. Favicon of https://lovetravelnyou.tistory.com 령령이맘 2016.08.04 16:17 신고

    사진 넘 멋집니다!!반했어요

日 가나자와 전통 거리 걸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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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토’라 불리는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는
 오랜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 최인준 특파원

도쿄는 비싸고, 오사카와 교토는 사람들로 치인다. 한적한 공간에서 일본의 예스러움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일본 중부에 위치한 이시카와현 가나자와(金澤)는 일본 여행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작은 교토'라 불리는 가나자와는 2차 세계대전 때 폭격을 받지 않아 에도 시대에 세워진 전통 건물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오래된 도시다.

가나자와가 종종 교토와 비교되는 건 도시 전체에 빽빽하게 자리 잡은 옛 목조건물 때문이다. 아사노가와 하천을 따라 2층 목조건물이 밀집해 있는 히가시차야가이(東茶屋街)는 교토의 기온 거리와 함께 대표적인 일본의 전통 찻집 거리로 꼽힌다. 50여m에 이르는 거리 자체가 국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2층 목조주택은 에도 시대엔 지역 영주였던 마에다(前田) 가문 외에는 사용하지 못했을 정도로 부와 권력의 상징이었다. 현재는 찻집이나 전통 음식점과 기념품 가게로 바뀌었다. 게이샤들이 활동하는 고급 요정도 있다. 400년 이상 큰 보수 없이 견뎌온 건물이 늘어서 있다. 외벽이 검게 그을린 건물에선 세월의 기품이 보였다. 찻집 거리에 들어서면 오래된 목조건물이 뿜어내는 특유의 나무 냄새와 천연향이 뒤섞여 나온다. 관광객에겐 건물 1층 외벽에 새겨진 격자무늬인 기무스코(木蟲籠)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는 게 필수 코스다. 문화재로 지정된 거리답게 찻집에 들어가려면 모든 짐을 입구에 맡겨야 했다. 내부를 해칠 수 있는 물건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다. 거리가 어둑해지자 찻집 거리에선 샤미센(三味線·일본 전통 현악기)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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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 전통산업회관의 장인이 전통 염색법인
 ‘가가유젠’으로 흰색 천에 채색을 하는 모습. / 가가유젠관 제공

가나자와는 교토와 함께 기모노용 견직물에 전통 방식으로 염색하는 유젠이 발달했다. 가나자와의 '가가유젠(加賀友禪·직물염색)'은 특유의 화려한 색상으로 오래전부터 일본 부유층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다. 가가유젠 기모노센터에서는 흰색 손수건에 가가유젠 염색 방식으로 화려하게 채색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4500엔을 내면 기모노를 입고 1시간가량 주변 산책을 할 수 있다. 기모노를 입은 채 걸어서 10분 거리인 히가시찻집 거리를 찾는 코스가 인기다.

가나자와를 다스려온 마에다 가문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에 비견될 만큼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 전국 생산량의 99%를 차지하는 금박(金箔) 공예다. 황금 전각으로 유명한 교토의 '금각사'에도 가나자와산(産) 금박이 사용됐다.

도시 곳곳엔 금박을 만드는 과정을 보거나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가나자와시 서쪽에 위치한 하쿠코칸(箔巧館)은 전통 금박공예품인 '가나자와박(箔)'을 테마로 만든 금박공예 전용관이다. 어둑한 지하 1층에는 금박공예 체험관이 있다. 장인이 1만분의 1㎜로 다져놓은 금박을 규격대로 잘라 옮겨보는 체험(1인당 500엔)이 인기다. 대나무 젓가락으로 금박을 집어 가죽 판에 얹는 간단한 작업이었지만 실제로 해보니 쉽지 않았다. 0.1g도 안 되는 금박은 숨만 쉬어도 날아갔고, 손으로 만지면 바스라졌다. 손거울이나 보석함에 금박을 붙이는 체험 프로그램(1인당 1000엔)은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다. 체험관 옆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최측근이었던 가나자와 지역 영주 마에다 도시이에의 황금방과 황금 갑옷이 전시돼 있다.

노를 입고 찻집 거리를 걷는 체험 여행도 할 수 있다.

금박 관련 상품은 가나자와의 대표적 효자 상품이다. 가나자와 거리에선 금박이 들어간 '황금 마사지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한 장에 5000엔 이상의 고가이지만 미용에 좋다는 입소문에 기념품점마다 판매율 1위를 지키고 있다. 금가루가 뿌려진 소프트 아이스크림(500~700엔)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금은 몸에 흡수가 안 되고 체내 이물질을 배출시키기 때문에 술에 넣거나 초밥 위에 가루 형태로 뿌려 먹는 등 가나자와에선 식품에 자주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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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건물밖에 보이지 않는 가나자와의 중심엔 UFO가 착륙한 듯한 원형 모양의 미술관이 있다. 2004년 개관한 '21세기 미술관'은 설치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120장의 곡선형 유리로 벽면을 둘러싼 건물 자체가 작품이다.

자동차로 가나자와시 주요 관광지를 탐방하다 보면 시 중앙에 위치한 대규모 정원인 겐로쿠엔을 지나게 된다. 10만㎡(약 3만평) 규모의 겐로쿠엔은 일본 정원 양식을 보여준다. 오카야마시의 고라쿠엔, 미토시의 가이라쿠엔과 더불어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로 꼽힌다.

자녀를 동반하고 가나자와를 찾는 가족이라면 렌터카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일본은 세계적 렌터카 회사 외에도 현지 렌터카 회사도 간단한 예약, 반납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최근엔 한국어 지원이 되는 내비게이션이 보급돼 있는 데다 렌터카 사무실엔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있어 불편이 없다. 각 관광지의 전화번호와 지도 좌표를 번호화한 맵코드를 내비게이션에 입력하면 쉽게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다. 

 일본 가나자와
 한국에서 일본 가나자와로 가는 가장 가까운 비행기 노선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이시카와현의 고마쓰공항으로 가는 경로다. 대한항공에서 인천~고마쓰 직항 노선을 일본항공(JAL)과 좌석 공유제로 주 3회(수·금·일) 운항 중이다. 1시간 45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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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6월 3일. 절호의 기회다. 이때 휴가를 낸다면 5월 5일 어린이날이나 6월 6일 현충일과 주말을 이어 붙여 4일 동안 출근하지 않을 수 있다. 상사, 동료 눈치가 보이겠지만 잘만 활용하면 황금연휴로 만들 수 있다. 용기가 생기지 않아서 망설이고 있을 때 연가를 낸 동료가 있다면 조용히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라. 아마 둘러대면서 답을 피할 테지만 해외라면 십중팔구 오사카, 국내라면 제주도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근거 있는 얘기다. 한국인이 선호한 2박3일 여행지 목록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나왔다. 익스피디아(www.expedia.co.kr)는 사이트를 통해 2015년 1월부터 2016년 3월 22일까지 예약된 호텔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2박3일 여행지 10위권엔 국내보다 국외가 많았다. 2014년 한국인 국외여행객 수는 1608만684명에 육박했다. 금요일 저녁이나 토요일 새벽에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일요일 밤 늦게 또는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도깨비 여행'이 이미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았으니 놀랄 일도 아니다. 분석 결과 2박3일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 특성상 한국과 일본, 중국, 홍콩, 괌이 10위권을 형성했다. 

특히 한국인은 일본에 빠졌다. 일본 도시 4곳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식도락 투어, 료칸 투어 등이 뜨면서 가깝고 먼 나라였던 일본을 향한 발길이 늘었다. 거기에 엔저도 톡톡히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망의 1위는 일본 제2 도시 오사카다. 오사카는 인천국제공항에서 1시간40분 거리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까지 걸리는 시간인 2시간40분보다 1시간 덜 걸린다. 김해국제공항에서 오사카까지는 1시간 20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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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 안에는 오사카를 비롯해 3위 오키나와, 4위 도쿄, 7위 후쿠오카까지 일본 도시 3곳이 더 포함됐다. 10위 안에 든 일본 도시들은 모두 전년 대비 100% 이상 숙소 예약 건수가 증가하는 성장세를 과시했다. 전년 대비 오사카 180%, 오키나와 251%, 도쿄 102%, 후쿠오카는 175% 늘었다. 

국외 여행지로 8위 홍콩, 9위 방콕, 10위 괌이 일본 도시의 뒤를 이었다. 

국내 도시는 10위권에 3곳이 포함됐다. 제주도가 명실상부 국내 여행지 1위였다. 제주도는 전체 2위를 차지하며 뜨거운 인기를 증명했다. 서울 5위, 부산이 6위였다. 제주도는 전년과 비교해 숙소 예약이 363% 늘었으며, 예약 순위도 9위에서 2위로 상승했다. 전년 대비 증가세에선 1위였다. 

익스피디아가 5·6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2040 한국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제주도는 가장 가고싶은 여행지로 조사됐다. 

2박3일 여행을 떠날 때 호텔 예약 순위 역시 살펴보면 좋다. 예약 순위권 호텔에서 묵으려면 예약할 필요가 있다. 익스피디아에서 2박3일 일정으로 가장 많이 선택된 호텔 1위는 켄싱턴 호텔 제주로 나타났다. 켄싱턴 호텔 제주는 푸른 바다와 한라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루프톱 수영장 스카이피니티 풀로 유명하다. 

켄싱턴 호텔 제주에 이어 2위 오션팰리스 호텔(제주), 3위 리잔 시파크 호텔 탄차 베이(오키나와), 4위 제주신라호텔(제주), 5위 온워드 비치 리조트(괌)이 5위권을 형성했다. 이어 6위 호텔 오리온 모토부 리조트&스파(오키나와), 7위 호텔 닛코 괌(괌), 8위 빌라 드 애월(제주), 9위 신라스테이 제주(제주), 10위 이비스 버젯 앰배서더 부산 해운대(부산)가 순위를 차지했다.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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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더 가까운 '쓰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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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보시타게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아소만. 쓰시마를 통틀어 최고 절경이다. /최보식 기자
직업적 관심 때문에 나는 쓰시마(對馬島)를 가보고 싶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1948년 8월 15일) 사흘 뒤 이승만 대통령이 첫 기자회견에서 꺼낸 게 '대마도 반환' 요구였다. 이듬해 연두 회견과 연말 회견에서도 "대마도는 우리의 실지(失地)를 회복하는 것. 일본이 아무리 주장해도 '역사'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그 역사의 증표란 조선 후기에 제작된 '해동지도(海東地圖)' 같은 것이다. '백두산은 머리, 대관령은 척추, 영남의 대마와 호남의 탐라를 양발로 삼다(以白山爲頭 大嶺爲脊 嶺南之對馬 湖南之耽羅 爲兩趾)'라고 영토를 정의했으니까. 하지만 이승만의 야심 찬 '대마도 카드'는 6·25 발발로 날아가 버렸다. 지금 쓰시마에는 일본의 육·해·공 자위대가 배치돼있다.

부산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쓰시마의 이즈하라(嚴源) 항구까지 2시간 남짓 걸렸다. 산과 바다에 둘러싸인 이즈하라의 첫인상은 움직임이 멈춘 정물(靜物) 같았다. 시내에서는 돌아다니는 주민도 안 보였다. 초여름 햇볕 속의 소도시는 너무 적요해, 나른한 기분이 들었다. 애초 여행 동기가 됐던 '역사(歷史)'는 이런 풍경 앞에서 증발할 수밖에 없었다.

항구에서 차로 5분 거리, 언덕배기에 있는 쓰시마대아호텔에 짐을 풀었다. 쓰시마에서 가장 현대적이라는, 지은 지 14년 된 이 호텔에는 냉장고가 없었다. 방음(防音)이 안 됐다. 바깥에서 하는 대화가 침대맡에서 들리는 듯했다. 모바일 전화도 안 터졌다. 처음에는 불편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결핍과 간소함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쓰시마 홍보 포스터에는 '유(癒·힐링)'라는 글자가 크게 적혀 있었다.

호텔 뒤편 해안 절벽에는 잔디 공원이 조성돼 있었다. 느릿느릿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 정화되는 기분이 들었다. 밤에는 배의 불빛과 창공의 별을 보고, 새벽에는 바다 피부를 뚫고 나오는 선혈(鮮血)의 해를 볼 수 있었다.

제주도 면적의 절반도 안 되는 쓰시마는 89%가 산(山)이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를 빼면 모두 삼나무·측백나무·밤나무 등이 군락을 이룬 원시림의 산이라고 보면 된다. 그 사이를 파고든 산길은 좁고 가파르다. 전(全) 구역에서 차량 제한 속도는 시속 40㎞(간혹 5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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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문이 바닷속에 잠겨 있는 와타즈미 신사.
첫날 오후에는 남쪽으로 내려갔다. 화강암 계곡인 아유모도시(鮎もどし·은어가 돌아온다는 뜻) 자연공원을 거쳐, 최남단 쓰쓰자키(豆酸崎)에 닿았다. 절벽 아래로 청색 바다에 허연 포말(泡沫)이 부서졌다. 내려오는 한류와 올라가는 난류가 여기서 충돌한다. 해변인데 갈매기는 보이지 않고, 대신 솔개들이 빙빙 돌고 있었다.

저녁에는 쓰시마의 전통식인 '이시야키(石燒)'를 먹었다. 돌판에 양념한 생선 등을 구워 먹는 것인데, 한때 우리가 돌판에 삼겹살을 구워 먹던 것과 다를 게 없었다. 1인당 2700엔이다. 저녁을 먹고 나와 시내 골목을 걸으니 불 꺼진 업소가 대부분이었고 여전히 행인은 보이지 않았다.

쓰시마 인구는 약 3만3000명. 이 중 1만6000여 명이 이즈하라 부근에 산다. 섬에는 대학교와 공장이 없다. 여기 청춘(靑春)들은 고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본토로 떠난다. 섬은 점점 고령화되고 있다. 쓰시마의 존재는 우리에게만 강렬할 뿐, 일본에서는 단지 숱한 섬 중 하나에 불과하다. 본토인들이 여기까지 여행 오는 일은 거의 없다. 쓰시마에서 거리를 활보하는 일군(一群)의 무리가 있으면 어김없이 한국 관광객이다.

둘째 날, '일본의 해변 100선(選)'에 선정된 미우다(三宇田) 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도 일본인은 없었다. 스물댓 명의 한국 소녀들뿐이었다. 수학여행을 온 전남 벌교여고 1학년생이었다. 개인당 7만원을 내고, 학교재단 이사진이 재정 지원을 해서 3박 4일간 왔다고 했다. 쓰시마가 이렇게 올 수도 있는 곳이구나. 학생들은 새벽에 벌교 집을 나와 부산에서 배를 타고 오전에 쓰시마의 북쪽 항구인 히타카쓰(比田勝)로 들어왔다. 뱃길은 49.5㎞, 여객선으로 1시간 거리였다.

쓰시마의 관광 코스는 대부분 높은 전망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산과 산으로 중첩돼 있어 더 높은 산 위로 올라가야 '풍경(風景)'이 열리기 때문이다. 러시아 발틱 함대를 격파한 쓰시마 해전(1905년)의 전망대도 해안 절벽에 만들어 놓았다. 발틱 함대는 대서양과 아프리카 남단 케이프타운을 돌아 인도양을 거쳐 거의 지구를 반 바퀴 돌아 이곳까지 싸우러 왔다. 이미 파멸이 예상됐던 것이다. 하지만 저 출렁거리는 앞바다에 무슨 전투 흔적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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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와 상점에는 대부분 한글이 병기돼 있다.
기념탑에는 부상당한 채 포로가 된 러시아 제독 로제스트벤스키의 병실을 방문한 도고 헤이하치로(東�平八郞) 제독의 모습을 새겨놓았다. 군복 차림의 도고 제독은 내려다보고, 환자복을 입은 로제스트벤스키는 침대에 앉아 있다. 이 장면에 대해 '평화(平和)' '우호(友好)'라는 제목을 달아놓았다. 용어(用語)는 자신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선택된다.

쓰시마를 통틀어 최고의 경관(景觀)을 볼 수 있는 지점은 에보시타게(烏帽子岳) 전망대다. 거기에 올라섰을 때 초록 무덤 같은 섬들이 푸른 바다(아소만·淺茅灣) 위에 흘러갈 것처럼 둥둥 떠 있었다. 신의 솜씨 중에서도 가히 으뜸이었다.

이 전망대에서 조금 내려오면 와타즈미(和都多美) 신사가 있다. 신사 입구에 있는 기둥 문(門)인 '도리이(鳥居)'가 다섯 개다. 그 중 두 쌍은 바닷속에 잠겨 있다. 왜 문을 바다에 세웠을까. 누구를 향한 문일까. 바다 너머 누구를 불러들이려는 걸까. 그 누구에게로 가려는 걸까. 신비함은 아름다움의 격조를 높인다.

귀국하는 셋째 날에는 이즈하라 시내를 걸었다. 정조의 '화성(華城) 행차도'를 벽에 새겨놓은 청계천처럼, 이곳 시내에는 '조선통신사 행렬도'를 새겨놓은 수로가 있다. '통신(通信)'은 믿음(信)을 서로 통하게 한다는 뜻이다. 한 번 여정(旅程)에 1년~1년 반이 걸렸던 조선통신사의 첫 도착지가 쓰시마였다. 이 때문에 쓰시마에서는 8월에 '아리랑 마쓰리(祭り)'라는 조선통신사 축제가 열렸다. 하지만 2013년 쓰시마의 어느 신사 '불상 도난 사건'의 범인이 한국인으로 밝혀지면서 축제는 2년간 중단됐다. 작년에 재개됐으나 '아리랑 마쓰리'는 '미나토(港) 마쓰리'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 섬에서 우리의 '역사'를 찾으려고 하면 여행 일정이 숨 가쁠 것이다. 한말(韓末) 의병을 일으켰던 74세의 유생 최익현(崔益鉉)이 옥사한 곳, 쓰시마 도주와 결혼한 고종(高宗)의 고명딸 덕혜옹주의 비극적 삶…. 그런 관심에서 다들 배를 타고 건너오지만, 막상 이 섬에 하루만 머물러도 인간의 역사 대신 '자연(自然)'에 둘러싸일 것이다. 아주 나른하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에 젖어들면서.

쓰시마 개념도
쓰시마는 바다낚시나 등산을 즐기는 이들에게 매력적이다. 특정 목적이 없으면 단체 상품을 택하는 게 무난하다.

쓰시마에는 음식점이 많지 않고 수준은 높지 않다. 추천을 받아 2박 3일간 필자가 찾아간 음식점은 다음과 같다.

쓰시마대아호텔에서 5분 거리에 있는 ‘うどん茶屋(우동차야)’, 이즈하라 시내에서 이시야키(石燒)를 하는 ‘千兩(센료)’, 회전 초밥 가게인 ‘すし屋(스시야)’, 사스나 지역에 있는 메밀국수 집 ‘そば道場(소바도조)’.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日 요코하마 여행

일본 도쿄(東京) 남쪽에 있는 개항 도시 요코하마(橫浜). 1859년 개항 후 152년이 지났지만 오래된 서양식 가로등 아래 고풍스러운 벤치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유럽의 해안가에 앉아 있는 듯하다. 요코하마를 즐기는 최적의 방법은 외국인 거주지 야마테 언덕~상점가인 모토마치~항구 인근 야마시타~아름다운 스카이라인과 야경의 배경이 되는 미나토미라이 지구를 잇는 길을 천천히 걷는 것이다.

야마테에는 '요코하마 외국인 묘지'가 있다. 1853년 페리 제독과 함께 이곳에 왔던 미국인이 묻힌 게 시초다. 3000~4000명의 시신이 가톨릭·러시아 정교회·유대교·개신교 등으로 나뉘어 묻혔다. 항구와 도쿄~요코하마를 잇는 다리인 '베이 브리지(Bay Bridge)'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항구가 보이는 언덕'은 요코하마의 명물이다.

모토마치 거리는 야마테 지역과 야마시타 지역을 가른다. 개항 초기 외국인 대상 상점들이 모여 거리를 이뤘다. 이곳에는 1888년 만들어져 4대를 이어가는 '우치키 빵집'이 있다. 매일 오전 11시 30분 개점 당시 처음으로 만들어 팔았던 식빵을 그대로 재현해 판매한다. 일본 최초의 맥주 공장터도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요코하마의 밤은 잠들지 않는다. 빙글빙글 도는 놀이공원 관람차가 내뿜는 조명과 꺼질 줄 모르는 고층 빌딩 불빛이 항구의 정취를 더해주고 있다. / 이경민 영상미디어 기자 kmin@chosun.com
항구를 따라 펼쳐진 야마시타 지역에는 '야마시타 공원'이 있다. 햇살을 즐기며 이곳을 걷는 사람들의 얼굴은 '여느 휴양지가 부럽지 않다'는 듯 여유로운 표정이다. 공원 옆에 있는 '뉴 그랜드 호텔(New Grand Hotel)'에서는 개항 초기 외국인들이 즐겨 먹던 스타일의 '일본식 나폴리탄 스파게티'와 '도리아'를 맛볼 수 있다.

야마시타를 지나 신코바시 다리를 건너면 미나토미라이 지구 내 '아카렌가 창고'가 나타난다. 개항 초기 항구에서 내린 물건들을 보관하던 세관 창고 건물을 개조해 쇼핑센터로 만들었다. 건물 주변으로 과거 기차가 지나던 레일을 그대로 남겨 옛 정취를 느끼도록 했다. 이곳 1층의 '요코하마 바샤미치 아이스'에서는 일본 최초 아이스크림 제조법으로 만든 담백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니 놓치지 말길.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맛본 뒤 '요코하마 코스모월드'의 대관람차를 타고 나면 어린 아이가 된 듯 기분이 좋아진다.

긴 산책에 지친 몸은 도심 온천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만요 클럽'에서 풀자. 온천으로 유명한 하코네에서 매일 아침 온천수를 가져온다고 한다. 건물 옥상에 마련된 족욕탕에서는 요코하마의 아름다운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대관람차의 화려한 조명과 296m에 달하는 초고층 빌딩인 '랜드마크 타워' 그리고 반달 모양의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이 그려내는 스카이라인이 환상적이다. 

야마시타 공원에서 바라본 미나토미 라이 지구 전경.
야마테 지역‘외국인 묘지’. 수천개의 십자가가 늘어서 있다.
재즈바‘윈드잼머’에서 하루 세 개만 한정 판매하는 거대한 햄버거. 너무 커서 고기 와 야채가 분리돼 나온다.

야마시타 인근 차이나 타운(China Town)에는 중국 음식점만 있는 게 아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요코하마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들이 술과 음악을 즐기기 위해 찾던 '재즈바(jazz bar)' 30여 곳이 남아 영업 중이다. 요코하마의 직장인들은 퇴근 후 동료들과 이곳을 찾아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린다. 바마다 '하우스 밴드(house band)'가 있어 매일 밤 바에 마련된 무대에서 작은 공연을 펼친다. 미국인이 주인인 '윈드잼머(Windjammer)'는 1972년 문을 열었다. 베이스 연주자 가야마 히로노부(57)씨가 이끄는 윈드잼머 하우스 밴드의 수준급 연주는 인근 재즈바들 사이에서도 정평이 나 있을 정도다. 하루 세 개만 만들어 판매하는 지름 20㎝가 넘는 큰 햄버거 역시 이곳의 명물이다. 윈드잼머 (045)662-3966

외국 문물의 영향을 받은 요코하마지만 전통 일본식 선술집은 여전히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사쿠라기쵸역 인근 '노게(野毛)'에는 탁자 서너 개가 겨우 들어갈 만한 작은 선술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시미주(64)씨 부부는 40년째 이곳을 지키며 선술집 '쓰바키(椿)'을 운영하고 있다. 시미주씨가 직접 만드는 소박하고 맛깔스러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시미주씨는 젊은 시절 요정 요리가 발달한 교토에서 음식 만드는 걸 배웠다고 한다. 이곳의 메뉴는 대부분 그의 창작 요리다. 쓰바키 (045)231-3929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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