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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2

이집트 카이로 - 물음표의 도시 투탕카멘의 수수께끼, 이곳에 모이다 - 이집션 박물관 이집트, 미라 하면 당연히 떠오르는 투탕카멘. 투탕카멘의 발굴은 그 자체로 전설이다. 이집트의 제18왕조의 파라오였던 투탕카멘의 무덤은 1922년에 처음 발견되었는데, 당시 굉장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무덤이 발견되기 이전에는 존재감조차 희박하던 이 파라오는 도굴이 안 된 온전한 무덤에서 수많은 보물과 함께 발견되면서 이집트의 왕을 대표하는 이름으로 떠올랐다. 아홉 살의 나이로 파라오의 자리에 올랐다가 열아홉에 죽은 연약한 왕. 요절의 원인은 오랫동안 미스터리였으나 오랜 연구 끝에 뼈 질환과 말라리아 등 합병증으로 일어난 한쪽 다리의 부상으로 밝혀졌다. 발이 안쪽으로 휘는 병인 내반족, 입천정이 갈라져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기형인 구개파열을 앓고 .. 더보기
벨기에 브뤼셀 : 기이한 유머감각 만인을 실망시켜도 꿋꿋하게, 오줌싸개 동상 브뤼셀 시민들의 유머감각은 브뤼셀에서 가장 유명한 동상, 마네캥-피스(Manneken-Pis)에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수많은 관광객들을 실망시켜온 이 55cm짜리 자그마한 동상은 온갖 이야깃거리들을 가지고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옷장. 그랑플라스의 메종 뒤 루아 시립박물관에 있는 옷장에는 이 벌거벗은 소년의 옷이 한복을 포함하여 600벌 넘게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외국의 정상들이 방문할 때마다 소년의 옷을 선물로 챙겨왔다고 하니, 브뤼셀의 유머감각은 전염성이 강한 듯. 브뤼셀의 최장수 시민으로 사랑받는, '쥴리앙(Julian)'이라는 애칭도 있는 이 동상은 1619년 조각가 제롬 뒤케누아(Jerome Duquenenoy)가 만들었는데, 1745년 영국에 .. 더보기
코스타리카 - 에코투어의 낙원 코스타리카(Costa Rica)는 화산, 커피, 생태관광(에코투어)의 낙원이다. 니카라과와 파나마 사이에 위치한 중미의 작은 나라는 국토의 25%가 국립공원과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도시를 벗어나면 녹색 지대이고 그 자연의 보고에서 화산마저 생생하게 숨을 쉰다. 화산재로 다져진 기름진 땅에는 향 좋은 커피가 자라난다. 포아스 화산은 맑은 날에도 분화구의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태평양과 카리브해를 끼고 있는 ‘코스타리카’는 풍요로운 해변이라는 의미를 지녔지만, 녹음도 그에 못지않게 풍요롭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땅 깊숙이 들어서면 가는 길목마다 울창한 산림으로 뒤덮여 있다. 식물 종수는 아프리카 대륙보다 많고 온갖 새와 나비를 보는 프로그램도 인기가 높다. 영화 [쥬라기 공원]의 주요 촬영무대 역.. 더보기
스위스 레만호, 몽트뢰 - 아티스트들의 제2의 고향 호수는 저명한 희극 배우마저 감동시켰다. 찰리 채플린은 20여 년간 레만호에 머물며 ‘석양의 호수, 눈 덮인 산, 파란 잔디가 행복의 한가운데로 이끌었다’고 회고했다. 몽트뢰(Montreux), 모르쥬(Morges), 로잔(Lausanne), 제네바(Genève)는 스위스 레만호에 기댄 도시들이다. 마을이 뿜어내는 매력은 단아하고 신비롭다. 호수 북쪽에는 예술가들의 흔적이 담겨 있고 남쪽으로는 프랑스 에비앙의 알프스가 비껴 있다. 도시와 호수 사이로는 정감 넘치는 스위스 열차가 가로지른다. 몽트뢰의 언덕에서 내려다본 레만호 전경. 호숫가 마을은 숱한 예술혼들을 담아내고 있다. 재즈페스티벌, 시옹성을 추억하다 해질 무렵이면 몽트뢰의 언덕에 오른다. 레만호는 높은 곳에서 응시할수록 아득한 속살을 드러낸다. .. 더보기
미국 : 소설 브루클린 풍자극_ 브루클린 아름다운 여자가 남자? 터프한 남자가 여자?… 이곳에선 원칙을 논하지 말라 한때 다니엘 페낙의 '말론센' 시리즈에 열광했던 나는 그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벨빌' 같은 곳에서 살면 소설은 절로 써질 것이라 상상하곤 했다. 인생의 절반을 거대한 아파트 단지 속에서, 비슷한 억양의 한 가지 언어만 듣고 살아온 내게 유대인 이민자들과 불법 체류자들, 아랍인과 흑인, 중국인들이 다닥다닥 모여 사는 시끄러운 동네가 매력적으로 보인 건 어쩌면 필연적인 일인지도 모른다. ▲ 영화‘브루클린으로 향하는 마지막 비상구’를 본 사람들에게 뉴욕의 브루클린(Brooklyn)은 몽롱한 도시다. 그러나 작가 폴 오스터는 여러 작품을 통해 브루클린의 매력을 세세히 보여준 다. 사진은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잇는 브루클린교(橋).. 더보기
인도 : 부처님의 땅에서 만난 인도인 동생 부처님의 땅에서 만난 인도인 동생 Anup ▲ 수자타 마을에서 보이는 전정각산의 모습. ⓒ 이형수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보드가야에 도착했을때는 10월 초순, 2개월간 내 몸이 이미 인도의 무더위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보드가야에서 만난 더위는 인도 여행의 어느때보다 참을 수 없을만큼 힘들었다. 10분마다 물을 계속 마셔주지 않으면 갈증을 느낄 정도였다. 보드가야 옆을 흐르는 큰 강은 무릎에도 차지 않을만큼 차츰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보드가야 (또는 부다가야라고도 한다)는 전 세계 불자들의 최고의 성지이다. 후에 부처가 된 싯다르타왕자가, 보리수 나무 아래서 마침내 해탈(Nirvana)에 이르렀던 바로 그 장소이기 때문이다. 마하보디 사원이라고 불리는 이 성지에.. 더보기
중국 리장 : 꽃 천지와 새하얀 설산… 상상 속 이상향이 눈앞에 중국 리장·샹그릴라중국 윈난성 리장(麗江)은 위도(북위 27도)로 보면 일본 오키나와와 비슷하다. 그런데 그곳 해발 5596m 옥룡(玉龍)설산에서 산악 빙하의 맛을 봤다. 해발 3356m 지점에서 로프웨이를 타고 4506m까지 오를 수 있다. 파커 점퍼 차림에 50위안(약 8250원) 주고 산 스프레이 산소통을 들고 올라갔다. 옥룡설산은 사람이 꼭대기에 서본 일이 없는 처녀봉이다. 그만큼 칼산이다. 로프웨이 상부역에 내렸을 때 약간 어지러운가 싶더니 금방 괜찮아졌다. 날이 흐려 정상은 안 보였다. 하지만 미얀마 국경에서 150㎞밖에 안 떨어진 곳에서, 그것도 한여름에 설산 풍경을 바라보는 일은 가슴 뛰는 경험이다. 해발이 높아 부담이라면 탁 트인 고산초원인 운삼평으로 가 5000m 이상 봉우리만 13개라.. 더보기
독일 아우슈비츠, 비엘리치카 - 깊게 웅크린 땅 아우슈비츠(Oświęcim, Auschwitz)와 비엘리치카(Wieliczka)는 깊게 웅크린 땅이다. 폴란드 크라쿠프(Krakow) 인근의 두 세계유산은 한 곳은 유대인 강제수용소로, 또 한곳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소금광산으로 알려져 있다. 두 곳 모두 깊은 만큼 빛이 다르고 드리워진 음영도 투박하다. 유대인의 강제수용소였던 아우슈비츠는 [쉰들러 리스트] 등 다양한 작품의 아픈 배경이 됐다. 아우슈비츠를 추억하면 90년대 초반에 제작된 한 편의 흑백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유대인 학살의 내용을 그린 [쉰들러 리스트]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였다는 것도 화제였고, 아카데미 7개 부문을 휩쓴 것도 오랫동안 회자됐다. 영화 전반은 크라쿠프의 유대인 거주지였던 크라코브스카 거리(Krakowska Street..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