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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4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 유럽으로 활짝 열린 창, 상트페테르부르크 근대화를 일군 집념의 예술도시여름 궁전표트르 대제, 유럽으로 향하는 창을 꿈꾸다 1703년, 스웨덴에서 되찾아온 습지 위에서 표트르 대제(Peter the Great, 1672~1725)는 장대한 계획을 시작했다. 네바 강 하구에 101개의 섬이 얼기설기 자리한 이 습지를 500여 개의 다리로 연결하고 물렁한 땅은 돌로 촘촘히 메워 도시를 만들겠다는 그야말로 거짓말 같은 계획이었다. 어찌나 무모한지 반대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았고 심지어 아들까지 반대하고 나섰지만 표트르 대제의 뜻은 확고했다. 결국 아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계획을 밀고 나간 집념의 왕은 해수면보다 낮은 땅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무려 15만명이 희생되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뼈 위에 세워진 도시라는 오명 속에서 성 베드로의 도시, 아니 표트.. 더보기
덴마크 : 발효·훈제·수렵 전통 되살려… 덴마크를 美食의 聖地로 '노르딕 요리' 주도하는코펜하겐 '노마' 레스토랑 '세계 50대 식당' 1위만 4회 발효 등 전통방식으로 조리… 메뉴도 제철 재료 따라 결정 "모든 요리의 중심은 맛… 오래 걸려 배송된 레몬보다 집앞 개미의 신맛이 더 나아"코펜하겐(덴마크)=김성윤 음식전문기자덴마크 코펜하겐의 한적한 부둣가인 크리스티안하벤에는 과거 북해(北海)에서 잡아 소금에 절인 정어리며 말린 대구, 고래 기름·껍데기 따위를 보관하는 창고로 쓰던 낡고 오래된 벽돌 건물이 있다. 최첨단 미식(美食)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이 건물에 전 세계 미식가들이 맛보고 싶어서 안달하는 레스토랑 '노마'가 있다. 테이블 고작 11개에 불과한 작은 식당이지만 미식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대단하다. '세계 50대 식당'에서 2010~2012년과 2014.. 더보기
중국 장쑤성 : 옛 정취 스며 있는 물 위의 古都… 자꾸만 젖어 든다 중국 장쑤성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 있는 퉁리 마을. 이곳은 ‘동양의 베네치아’로 불린다. /장쑤성여유국 제공'중국 여행' 하면 어디가 떠오를까. 중국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우선 떠오르는 곳은 수도인 베이징(北京), 경제 도시인 상하이(上海), 대표적인 관광지인 구이린(桂林) 정도다. 우리에게 낯설지만 중국인들에겐 너무나 익숙한 지역을 다녀왔다. 바로 장쑤성(江蘇省)이다. 한국이 학창 시절 대표적인 수학여행지로 경주를 고려하듯 중국인들에게 장쑤성은 '보고 배울 것이 많은 곳'이다. 오(吳)·송(宋)의 수도였던 성도(省都) 난징(南京)을 품고 있어 '고도(古都)'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이다. 난징은 일본 제국주의 시절 '난징대학살'이 벌어진 곳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곳이지만, 아픔만 간직한 곳은 아니다. .. 더보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 6000m 산들의 절경보다 변하지 않는 情에 반하다 파키스탄 훈자 계곡 훈자 계곡의 밤과 하늘. /케이채 제공세계적으로 경치가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고속도로는 여럿이지만, 그중에서도 카라코람 하이웨이(Karakoram Highway·통칭 KKH)는 특별하다.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곳을 통과하는 고속도로(해발 4693m)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파키스탄에서 중국까지 이어지며 과거 실크로드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에베레스트에 이어 역시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산, K2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도로이기도 하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Islamabad) 근교의 하산 아부달(Hasan Abdal)에서 시작하여 중국의 서쪽 도시 카스(Kashi)에 도달하기까지 1300㎞ 이어지는 이 도로는 반듯하게 잘 펴진 길을 달리다 급한 커브길을 돌고 .. 더보기
스위스 융프라우 : 2168m 절벽 위 아찔한 워킹… 동화 속 '알프스 천국'이 눈앞에 스위스 '융프라우 산악마을'융프라우 지역 곳곳에 숨어 있는 산악 마을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융프라우 철도. / 유승률 사진 작가해발 2168m 절벽을 걷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수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는 빙하가 쓸고 내려간 넓은 계곡이 아득하고, 눈앞으로는 만년설을 얹은 산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는 두 걸음 앞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구름을 몰고 왔다가도 순식간에 파란 하늘을 선물처럼 내보인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려도 '절벽의 워킹'에 도전해보고 싶지 않은가.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만년설과 그 만년설이 녹아내려 수직으로 내려꽂히는 폭포, 수백 종류의 야생화, 하이디가 뛰어나올 것 같은 마을들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림엽서.. 더보기
슬로바키아 : 유럽으로의 시간 여행 '유럽의 배꼽' 슬로바키아 크고 작은 城 100여개 거리도 돌이 깔린 중세풍 북쪽엔 수백개의 빙하호 산악 트레킹 마친후에 온천욕도 색다른 경험중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城) 중 하나로 꼽히는 슬로바키아 보이니체성. 고딕양식과 르네상스 건축 양식이 잘 남아있다. 뾰족한 첨탑과 초록·빨간색의 지붕이 동화 속 같은 모습이다. 성안에 들어서면 귀족 부인과 기사가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 같다. 슬로바키아에는 중세풍의 고성(古城) 100여개가 있다. /슬로바키아관광청 제공알프스 초원처럼 펼쳐진 평원을 지나 산중으로 접어드니 디즈니랜드에 등장할 법한 고성(古城)이 나타난다. 중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 중 하나로 꼽히는 슬로바키아 니트라 북부 지역의 보이니체성이다. 11세기에 만들어진 이 성은 하늘로 솟은 가.. 더보기
일본 시코쿠 헨로미치 - 1200년 역사의 일본 불교 성지 순례길 굳이 절박한 삶의 물음표 따위가 없다 해도, 간절한 비원 같은 것을 품지 않았다 해도, 누구나 삶의 속도를 멈추고 일생에 한 번은 떠나야 할 순례의 길. 산과 바다와 들과 마을 사이 여든여덟 채의 절집을 지나 처음의 그 자리로 돌아오는 1,200킬로미터의 먼 길. 천이백 년간 이어져 온 불교 성지 순례길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네 개의 본섬 중에 가장 작은 섬 시코쿠. 그 섬에 천이백 년간 이어져 온 불교 성지 순례길이 숨어 있다. ‘헨로 미치’라 불리는 길은 번호가 붙은 88개의 절을 순서대로 돌아 1번 절로 돌아오는 1,200킬로미터의 장거리 순례길이다. 시코쿠에서 태어나 시코쿠에서 깨달음을 얻은 홍법대사(774년-835년)의 발걸음을 좇는 순례다. 일본 불교의 한 종파인 진언종을 창시한 홍법대사는 최.. 더보기
오스트리아 빈 : 베토벤과 클림트… 천재들이 사랑한, 천재들을 사랑한 젊은 예술가의 도시 오스트리아 '빈'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작곡가 겸 왈츠의 대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이 바로 이곳이다. 여름 도나우(다뉴브)강엔 뜨거운 날씨를 피해 수영을 하고 요트를 타는 주민들로 가득하다. 그래도 여유롭다. 이게 자유다.지금 유럽에서 가장 '뜨는'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코 독일 베를린이다. 싼 집값, 개방된 문화에 매료된 세계 각지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면서 베를린은 곧 자유로운 영혼들의 아지트가 됐다. 1990년대 '힙스터(hipster·비주류 대안 문화를 일구는 개성 넘치는 젊은 층)' 문화를 이끌던, 여전히 가장 '힙'한 동네로 불리는 영국 런던 쇼디치(shoreditch)의 예술가 상당수가 최근 베를린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