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사무이 메남 해변

코사무이는 '코코넛 섬'이라고 할 정도로 야자수가 무성하다. 섬을 두르고 있는 해변 어디를 가더라도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 더블유 리트릿 제공
파도가 숨을 죽인 듯 고요한 해변, 해먹에 누우니 잠이 쏟아진다. 코코넛 나무 숲을 비집고 날아온 바람이 얼굴을 매만지고 달아난다. 저녁이면 바다를 물들인 붉은 햇살이 발밑까지 밀려온다. 태국의 코사무이(Koh Samui)에서는 '게으를 수 있는 권리'가 만개한다. 코(Koh)는 태국어로 섬(島)이라서, 현지인들은 그냥 "사무이"라고 한다.

해변과 리조트의 여유

태국 스완나품 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1시간쯤 지나자 사무이 공항에 착륙했다. 수십개의 야자수 기둥을 사용해 지붕을 받친 거대한 오두막집이 공항이었다. 나무를 이용해 단층 건물로 소박하게 지어놓은 모양새는 규모와 현란함으로 경쟁하는 세계 각국의 공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안락함을 선사한다.

공항에서 승용차로 15분 정도 달려 '메남 해변'으로 갔다. 리조트 '더블유 리트릿'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먼저 이곳을 다녀온 여행객들이 전한 "모래의 빛깔이 곱고 해변이 깨끗하다"는 평가대로였다. 흰색과 황색의 중간색을 띤 해변은 멀리서도 사람의 흔적이 보일 만큼 정갈했다. 백사장을 따라 이어진 코코넛 나무 그늘에는 해먹과 비치베드들이 여행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다는 바람과 햇살, 조류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색깔을 계속 바꿨다.

해먹에 몸을 눕혔다. 부딪히면 "쨍" 하는 소리가 날 것처럼 파란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가방에서 꺼낸 책을 펼치니, 해변 안전요원은 틀어놓았던 노랫소리를 낮췄다. 얼음을 잘게 부숴 넣고 패션 과일로 맛을 낸 모히토 한 잔을 건네는 센스도 있었다. 한 쪽을 채 읽기도 전에 살랑대는 바닷바람에 잠이 들었다.

해변에선 이웃 섬 코 팡안(Koh Phangan)과 뭉게구름이 만들어내는 만화경같이 신비로운 풍경도 볼 수 있었다. "보름달이 뜨면 사무이 인근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팡안으로 몰려가 파티를 벌인다" "그곳엔 잉글랜드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별장도 있다" 등 현지인들은 작은 질문에도 최선을 다해 대답했다.

한국·중국 같은 동양인 관광객들은 섬 전체를 둘러보거나 해양레포츠 활동을 즐기는 데 더 관심이 많다고 했다. 반면 서양에서 온 이들은 코사무이 여행의 목적을 관광보다는 휴식에 두는 듯했다. 해변에서 단잠을 자곤 리조트 '더블유 리트릿'에서 마사지를 받았다. 3단계로 구분되어 있었다. 첫째는 습식 사우나에서 스크럽을 바르며 피부 속 노폐물을 빼내는 과정이다. 사우나에는 직원 안내에 따라 태국 전통 명상법을 배우며 머릿속도 정화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둘째 단계는 몸 전체 지압. 마사지사에게 평소 아팠던 어깨를 힘껏 지압해달라 했더니 팔꿈치를 사용해 꾹꾹 눌러댔다. 딱딱하게 뭉쳤던 근육들이 야들야들해질 때의 고통과 짜릿함은 꽤나 중독성이 있어 보였다. 마지막 단계는 천연 화장품을 이용한 얼굴 마사지. 피부관리를 원하는 여성들이 선호할 만한 것이었다.

11월 말 사무이는 오후 6시만 돼도 해가 졌다. 하지만 여유와 휴식의 시간이었던 낮과 달리 사무이의 밤은 낭만의 시간이었다. 메남 해변 백사장에 테이블 하나가 차려지더니 한 커플이 저녁식사를 했다. 리조트에서 특별히 주문해 만든 '다이닝 언더 스타'라고 했다. 셰프가 각 방마다 있는 정원으로 와서 고기를 구워주는 야외 바비큐도 펼쳐진다. 무엇보다도 별이 뜬 개인 풀장에서 수영을 하며 열대 밤을 보내는 것이야말로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섬과 물속에서 즐기는 자유

사무이 내에 있는 롬프라야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1시간 30분쯤 가니 낭유안이 나왔다. 사무이를 찾아온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곳이다. 낭유안은 세 개의 섬이 두 개의 가느다란 산호 모래톱으로 이어져 있었다. 모래톱을 둘러싼 바다는 셀 수 없이 많은 사탕을 풀어놓은 듯 파란색을 띠고 있는데, 이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 같았다.

낭유안의 모래톱 해변은 전망대로 이루어져 있다. 길을 따라 20분 정도 올라가니 얇은 'ㅏ' 모양으로 이루어진 해변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파란 바다와 푸른 섬, 그래서 더 하얗게 빛나는 해변. 하지만 무엇보다 이색적 풍경은 전망대까지 이어진 바위산 길을 수영복 차림으로 올라오는 서양인들의 자유분방함이었다.

낭유안 바로 옆 섬에서는 스노클링이 한창이었다. 해안의 완만한 곡선을 따라 투명한 바닷물이 넘실대고 있었다. 구명조끼와 물안경, 숨대롱을 들고 바다로 뛰어드는 여행객들을 따라 바다로 들어갔다. 처음에는 5m 넘는 깊은 수심과 바다의 짠맛에 정신이 몽롱했다. 하지만 사람을 밀어내지 않고 제자리에 두는 섬세한 잔물결 덕에 바닷속을 유영하는 형형색색 물고기들과 하나가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사무이에도 신혼여행객들이 빼놓지 않고 들르는 곳이 있다. 섬 서쪽 라마이 해변의 남쪽 끝자락에 있는 '힌타 힌야이'(할아버지 할머니 바위)다. 남녀의 성기 모습을 닮아 화제다. 노총각이 된 아들을 걱정해 며느리를 찾아 바다로 떠난 노부부 전설이 담겨 있다.

▶ 여행 수첩

한국에서 코사무이까지 직항은 없다. 타이항공이 인천에서 태국 방콕까지 매일 5차례, 방콕에서 코사무이까지 매일 2차례 운항한다. 인천에서 방콕까지는 5시간 30분, 방콕에서 코사무이는 1시간 정도 걸린다.

더블유 리트릿(W Retreat): 코사무이 메남 해변에 있는 고급 리조트다. 총 73개의 객실마다 개인 풀장이 딸려 있다. 퓨전일식당·마사지센터·테니스장·헬스장 등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여행 전반을 안내해주는 한국인 안내원과 한국인 요리사도 있다. 항공편·리조트 문의: 제이슨여행사 (02)515-6897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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