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63번 골든루트
Trollstigen~Geiranger~Briksdal

ⓒ 김보선

북유럽을 여행하는 여러 방법 중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렌트카를 이용한 자동차 여행이다. 북유럽 여행의 핵심인 피오르를 비롯한 대자연을 감상하는 데는 아무데나 머물 수 있는 자동차가 확실히 유용한 이동 수단이다. 더욱이 북유럽은 곳곳에 캠핑장과 힛데(우리식의 방갈로)같은, 값싸고 깨끗한 숙박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캠핑과 어울려진 자동차 여행이 경제적으로도 유리하다.


세계 10대 험로 자동차 루트
북유럽 여행의 핵심은 피오르와 빙하를 볼 수 있는 노르웨이 서부다. 노르웨이 관광국은 자동차 여행객들을 위해 ‘내셔널 투어리스트 루트’(www.turistveg.no)라는 자동차 여행 도로를 소개하고 있다. 그중대표적인 루트가 피오르와 협곡으로 대표하는 장관을 경험할 수 있는 게이랑예르(Geiranger)~ 트롤스티겐(Trollstigen) 루트이다. 
이 코스는 온달스네스에서 출발해 트롤스티겐~ 게이랑예르로 이어지는 63번 국도 중심의 루트로 일명 ‘골든루트’로 불린다. 험난하기로 세계에서 10번째 안에 꼽히는 트롤스티겐과, 노르웨이 4대 피오르 중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게이랑예르를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유럽 최대의 빙하 브릭스달를 직접 만날 수 있어 노르웨이의 관광도로 중 가장 인기가 높다. 온달스네스도 공항이 있지만 출발은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부터다. E15고속도로를 타고 온달스네스 초입까지 달리다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트롤스티겐을 향하는 길이다.

트롤스티겐은 노르웨이의 요정 트롤과 사다리라는 뜻의 스티겐이 합쳐진 말. 지그재그로 이어진 산길이 마치 사다리 같다하여 붙어진 이름으로 ‘요정의 길’이라 부른다. 1938년 개통된 이 길은 폭포수를 통과하는 다리를 지나고 11번의 굽잇길을 올라야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이 길은 아무리 심장이 강한 운전자로도 브레이크를 밟는 오른쪽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스릴이 넘치는 곡예길이다. 하지만 이 코스에서 사고 날 일은 거의 없다. 모든 차가 거북이 걸음이기 때문이다.

트롤스티겐에서 63번 도로를 계속달리면(중간에 페리를 이용해 피오르를 건너야한다) 200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게이랑예르에 도착한다. 계이랑예르는 노르웨이의 수많은 피오르 중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피오르의 진주’로 불린 정도로 그 경관은 첫손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여기서 페리 유람선을 타고 피오르를 감상한다. 자동차로 여행한다면 트롤스티겐에서 655번 간선도로를 이용하여 헬레쉴트(hellesylt)로 간 다음 이곳에서 게이랑예르행 페리를 타는 코스를 추천한다. 선착장에 내려 마을을 통과해 1500mm 굽이 길을 오르면 산꼭대기 전망대에서 게이랑예르 피오르의 장관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이 코스의 백미는 게이랑예르에서 올덴(Olden)으로 가는 길의 초입이다. 채 눈이 녹지 않은 산 정상을 달리는 1차선 도로인 이 길은 변화무상한 날씨와 어우러져 신비스런 느낌을 자아낸다. 바람을 타고 휘날리는 하얀 구름과 흩뿌리는 비, 군데군데 쌓인 눈과 빙하수가 녹은 옥빛호수…, 마치 영화 ‘반지의 제왕’의 한 장면(실제 반지의 제왕은 뉴질랜드에서 촬영했다) 속으로 빠져든 느낌이다.

(위에서부터) 게이랑예르 피오르. 마을 뒤 굽잇길을 올라 전망대에 서면 게이랑예르 피오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게이랑예르~휄레쉴트 페리 유람선, 게이랑예르를 넘어 브릭스달 빙하로 가는 산등성이 길의 정상 부근. 바위산을 타고 넘는 하얀 구름이 장관이다. ⓒ 김보선, 이미지투데이
바위산의 한 면을 짙푸른 갑옷으로 덮은 브릭스달 빙하
골든루트의 또 하나의 장점은 빙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북유럽의 대표하는 것이 두개 있는데, 피요르드와 빙하이다. 그 빙하를 대표하는 게 브릭스달(Briksdal)이다. 요스텔달 빙하(Jostedalsbreen)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브릭스달 빙하는 1,200m 높이에서 계곡으로 빙하가 쏟아져 내리고 있는 듯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브릭스달 빙하로 들어가는 길은 조금은 지루하다. 게이랑예르에서 오딘을 향해 2시간여를 달리다보면 갑자기 눈앞에 브릭스달 빙하가 나타난다. 여기서도 꽤 먼 길을 달려야 브릭스달 빙하의 입구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러한 지루함은 브릭스달 빙하를 직접 만져보고, 올라서는 순간 눈 녹듯이사라진다. 

북유럽 자동차 여행의 또 다른 추천 코스는 ‘바다 위에 뜬 계림(중국)을 달리는 코스’라 불리는, 북유럽 서쪽 끝 환상의 섬들이 연결된 로포텐 제도 길과 노르웨이 나르빅~노스케이프~핀란드 카라카세~스웨덴 키루나~나르빅으로 이어지는 유럽 최북단 라플란트 지역을 달리는 ‘백야 드라이브 코스’다. 이곳 역시 자동차 여행을 즐기는 마니아라면 꼭 한 번 달리고 싶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대자연을 가슴에 담을 수 있는 코스이다. 

1 브릭스달 빙하. 실제로 보면 엄청 크다. 빙하 클라이밍을 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 2 브릭스달 빙하로 오르는 길 도중에 만나는 빙하 폭포. 3 노르웨이 서부 피오르 지역은 굽잇길들을 수 없이 많이 지나야한다. 4 노르웨이 63번 골든루트 ⓒ 김보선

<Travel Information>

1 자동차로 북유럽을 여행하는 데는 한 달로도부족하다. 노르웨이 서부 피오르의 핵심을 만나는데도 최소한 10일 정도의 여정을 준비해야한다.

2 북유럽, 특히 노르웨이 도로는 도로 폭도 좁고 경사가 가파르며 또 꼬불꼬불한 길이 많아 고도의 숙련도가 요구된다. 수없이 지나게 되는 터널도 주의해야한다. 노르웨이의 터널은 어둡고(조명이 없는 터널도 많다) 정돈되어 있지 않고 길이도 매우긴 것도 많다. 전조등은 항상 켜고 터널 진입 전에는 선글라스를 꼭 벗어야한다.

3 자동차 렌트비는 미리(한 달 전 정도) 예약한다면 생각보다 싸다. 1500cc 소형차의 경우 하루 5~10만 원 정도이다. 외국의 가격비교 사이트를 이용하면 더 싼 가격도 가능하다. 하지만 렌트비 외에 추가적인 보험료도 많으니 잘 챙겨 비교해야 한다. 자동차를 렌트할 경우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는 건 필수다.

4 로터리(라운드 어바우트)에서의 운전요령을 반드시 숙지해야한다. 로터리 진입은 좌측에서 진행중인 차량에 우선권이 있고 일반도로에서는 오른쪽에서 진입하는 차량이 우선이다. 또한 차도라도 반드시 보행자가 먼저 건너기를 기다렸다 지나야한다. 순록 등 야생동물을 만나서도 마찬가지다.

5 속도위반도 주의해야한다. 차가 거의 없어 속도를 내기가 쉽지만 도시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있고 구간 속도 측정을 하는 데도 많다. 한국에 도착한 한참 뒤에 렌트카 회사로부터 속도위반 벌금이결제된 신용카드 사용내역서가 날아오기도 한다.

6 북유럽, 특히 노르웨이는 자동차 렌트비보다 페리 이용료가 더 많이 지출된다. 피오르 지역은 도로 곳곳에서 페리를 타고 이동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요금 또한 만만치 않다. 여행경비 예산을 세울때 꼭 추가해야한다.

김보선 | LEISURE+ 편집장. 2008년 한 달간 자동차로 북유럽을 달렸고, 그 뒤로도 두번 더 북유럽의 거친 자연을 속살까지 찾아다녔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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