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사는 대학생처럼 평범한 여성들이 발코니에 서서, 또는 길거리에서 티셔츠를 올리고 가슴을 드러낸다.

술기운이 얼큰하게 오른 구경꾼들은 환호성을 질러대며 가슴을 보여준 여성에게 구슬 목걸이를 던져준다.

뉴올리언즈 마디그라(Mardi Gras) 카니발에 대해 들어본 이들은 대부분 이런 광경을 떠올린다. 과연 마디그라 카니발은 무엇일까. 왜 여성들은 싸구려 구슬 목걸이를 위해 속살을 드러낼까. 뉴올리언즈 마디 그라 카니발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자주>



올해 뉴올리언즈 마디 그라 카니발은 오는 3월8일이다. 하지만 2월25일부터 주말이 되면 화려한 퍼레이드가 뉴올리언즈 다운타운 일대 곳곳에서 펼쳐진다.

한국에선 마디 그라 카니발이라고 하면 호주에서 열리는 마디 그라 게이 축제가 더 유명하지만 뉴올리언즈 마디 그라 카니발은 비슷한 시기에 열리는 브라질의 리오 카니발과 함께 아메리카 대륙의 대표적 축제다. 무려 100만명 가까이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대축제다.

리오 카니발은 아슬아슬한 옷차림, 때로는 상체를 완전히 드러내고 삼바춤을 선보이는 무희들로 한국은 물론 지구촌 전체에서도 유명세를 타는 세계인의 축제.

반면 뉴올리언즈의 마디그라 카니발은 평범한 여성들이 술기운과 밤의 어둠을 빌려 가슴을 드러내는 일탈행위로 유명하다.

카니발(사육제)은 원래 가톨릭에서 그리스도를 추앙하기 위해 술과 고기를 먹지 못하도록 한 사순절 이전 1주일 동안 사람들이 축제를 벌이고 평소보다 술과 음식을 즐긴 데서 비롯됐다.

뉴올리언즈의 카니발은 주현절(the feast of epiphany:동방박사 세 사람이 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를 보고 신의 계시를 깨달아 경배 드린 사건을 기념하는 날)인 1월 6일 시작돼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전야까지 지속된다.

프랑스어인 마디 그라는 영어로 팻 튜스데이(Fat Tuesday)란 뜻이다. 팻 튜스데이는 마지막날을 맞은 카니발이 절정에 달하는 화요일을 일컫는 표현이다. 때문에 원래는 마디 그라라 하면 카니발의 마지막날을 뜻하지만 뉴올리언즈에선 일반적으로 카니발 기간 전체를 마디 그라 축제로 칭한다.

마디 그라가 북미대륙에 소개된 것은 17세기의 일이다. 당시 프랑스 왕 루이 14세는 루이지애나 일대가 프랑스령임을 확고히 하기 위해 이버빌레와 비엔빌레 르모인 형제를 미국에 파견했다.

르모인 형제는 1699년의 마디 그라였던 3월3일 미시시피강 어귀에 도착한 뒤 근처에 캠프를 마련한 뒤 이 지점을 마디 그라 포인트라 명명하고 파티를 열었다.

오늘날과 유사하게 유럽식 복장을 하고 가면을 쓴 사람들이 퍼레이드를 처음 벌이게 된 것은 1838년의 일이었으며 이후 마디 그라 축제는 음주와 폭력의 진원지란 오명을 쓰고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결국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자리잡게 된다.

마디 그라 축제 기간 동안 뉴올리언즈에선 각양각색의 분장을 한 시민들이 다양한 테마의 퍼레이드를 펼치며 축제를 즐긴다.

마디 그라 축제를 갖는 곳은 뉴올리언즈 외에도 여러 도시들이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은 외국에서도 마디 그라 카니발을 즐기지만 뉴올리언즈는 그 규모나 명성 면에서 마디 그라 축제의 원조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뉴올리언즈의 마디 그라 축제는 초반부엔 사설 클럽들이 주최하는, 초청장을 가진 이들만 입장할 수 있는 무도회로 그 분위기가 무르익어 간다.

일반 대중들이 참가하는 부분은 마디 그라를 수주 앞두고 사설 클럽 회원들이 무도회 복장을 하고 뉴올리언즈 시내를 휩쓸고 다니는 약 70여회의 퍼레이드이다. 각자 개성있는 분장과 옷차림을 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은 퍼레이드를 구경하며 새로운 친구들을 사귄다.

마디 그라 축제의 또 다른 재미는 퍼레이드 행렬이 군중들에게 던져 주는 모조 동전, 구슬 목걸이 등을 모으는 것.

군중들에게 장신구를 던져주는 풍습은 1870년대 초 생겨났다. 이후 1884년에 이르러 장신구 대신 메달을 던져주는 풍습이 생겨났으며 이는 오늘날 스페인 옛 금화를 본뜬 모조 동전으로 바뀌었다.

모조 동전들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지며 퍼레이드 행렬들의 테마에 따라 색깔을 달리 한다. 일부 수집가들은 한 면은 퍼레이드를 상징하는 색깔로, 다른 한 면엔 퍼레이드 주최 집단의 문양이 새겨진 모조 동전들을 모으기도 한다. 이밖에도 컵과 구슬 목걸이, 봉제 인형들이 인기있는 투척용품(?)들이다.

구슬 목걸이를 받기 위해 티셔츠를 들어올려 순간적으로 가슴을 드러내는 여성들은 마디 그라 카니발의 대명사처럼 됐지만 이는 축제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축제 기간 동안 싸구려 구슬 목걸이를 던져주면 멀쩡한 여성들이 너도나도 가슴을 드러낼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특히 퍼레이드 행렬이 지나가는 곳에서 가슴을 드러냈다간 경찰에 체포당할 수도 있다. 여성들의 '가슴 드러내기'가 시내 전역에서 벌어지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러한 행위는 스트립쇼 등의 풍속산업이 발달한 프렌치 쿼터 지역의 버본 스트리트에서만 볼 수 있지만 뉴스나 인터넷을 통해 마치 마디 그라 축제의 대부분인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이다.

실제로 가슴을 드러내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봄방학 기간 중 뉴올리언즈를 찾은 대학생들이거나 외지 관광객들이다. 게다가 마디 그라 퍼레이드는 프렌치 쿼터 지역을 지나지도 않는다.

마디 그라 카니발의 진면목을 알기 위해선 만취한 사람들이 득실대는 버본 스트리트를 피하고 볼 일이다. 단, 마디 그라 카니발의 이러한 일면(?)에 집착하는 이들에게 버본 스트리트는 순례해야 할 성지임에 틀림없다. 구슬 목걸이를 잔뜩 들고 말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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