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정글숲을 헤쳐나가자"

중국의 단체 관광객들이 FRIM내 트레킹 코스에서‘카푸르’라는 나무가 하늘을 향해 수놓은 장관을 감상하던 중 일제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다.
앞서 걷던 독일 여행객들이 탄성을 지른다. '어메이징 버진 포레스트(Amazing Virgin Forest·멋진 원시림)!'. 위를 올려다보니 마치 정교하게 그림을 짜맞춘듯, 나뭇가지들이 하늘을 살포시 가리며 장관을 연출해낸다. 그 어떤 인공적인 것도 이보다 더 세밀한 작품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듯하다. 말레이시아인 길잡이 샤즈와라(Shazwara) 모하마드씨가 "말레이시아 정글 원시림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라고 귀띔한다.

그로부터 한 시간여를 더 올라갔을까. 이번엔 일명 구름다리라고 불리는 '캐노피 워크웨이(Canopy Walkway)'가 관광객을 기다린다. 지상 30m 위의 지점에 있는 캐노피 워크웨이를 원시인의 심정으로 통과하면 인간의 영역이 아닌, 야생의 성역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신비의 식물들은 산보하는 동안 어느새 길동무가 된다. 귓전을 때리는 새 소리는 이내 피아노 선율보다 더 고운 편안함을 선사해 준다. 아마존의 정글 못지않은 장관이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차량으로 불과 25분 거리에 있는 말레이시아 삼림연구소(FRIM)다. 쿠알라룸푸르라는 대도시에서 서쪽으로 30㎞ 떨어진 케퐁(Kepong)이라는 지역의 한쪽에 '6㎢ 규모의 울창한 원시림이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탄사를 연발케 한다. 80여년 전까지 주석을 캐던 광산이었다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보통 말레이시아의 열대림은 규모가 큰 데다 수목들은 키가 50m까지 육박해 좀처럼 보기 어렵다. 이런 경관을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든 게 바로 FRIM이다. 이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식물은 5만6000종에 달한다. 영어에 능통한 32명의 길잡이의 친절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유럽 등 서방에서 온 연간 7만여 명의 관광객들은 주로 가족단위로 FRIM을 방문한다. FRIM 측이 아이들의 자연 공부를 위해 1~3㎞까지 다양한 네 종류의 트레킹 코스마다 퀴즈와 스스로 답을 적을 수 있는 브로셔를 준비해놓았기 때문. 게다가 피크닉과 축구를 즐길 수 있는 장소도 마련돼 있어 도시락을 준비해온 말레이시아 국내외 관광객과도 자주 마주친다.

가족을 위한 장소인 만큼 입장료는 저렴하다. 외국인 성인의 경우엔 10링깃(약 3600원)이고, 12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단돈 1링깃을 받는다. 오전 9시 30분부터 길잡이의 투어가 시작되기 때문에 쿠알라룸푸르에서 반나절 투어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이 지난 3일‘말레이시아 삼림연구소(FRIM)’의 중턱에 있는 캐 노피 워크웨이(일명 구름다리)를 건너며 즐거워하고 있다. /케퐁=권경복 기자
관광객에게 주의가 요구되는 사항도 있다. 환경을 보호하는 에코투어(eco-tour)라는 취지에 맞게 식물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 야생동물을 위협하지 않으며 가져온 물품은 정확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정도다.

FRIM보다 더 짜릿하게 정글을 느껴보고 싶다면 쿠알라룸푸르에서 3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타만네가라 국립공원을 찾는 것도 좋다. 멀리 갈 필요가 없다는 이도 있다. 이곳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사실 알고 보면 국토 대부분은 정글이고, 섬은 대부분 휴양지여서 말레이시아는 말 그대로 관광의 왕국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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