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을 빠져 나오던 순간에 뜨거운 바람과 함께 전해져 오던 매캐한 냄새. 청정의 산이나 바다도 아닌 공항의 열기와 혼탁한 매연이 뒤섞인 그 냄새는 방콕의 첫 번째 기억이다. 그 냄새가 좋아서 마치 숨구멍이 커진 사람처럼 오랫동안 천천히 그것을 즐기곤 했다. 언제라도 방콕의 그 첫 번째 냄새를 그리워했다.

방콕 중심부의 전경



천사들의 도시, 방콕

태국의 수도이자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을 가진 도시로 기네스북에도 오르기도 한 방콕의 태국 내 공식 이름은 '끄룽텝 마하나컨 보원 랏따나꼬신…위쓰누 깜쁘라씻' 으로 일흔 글자나 된다. 방콕은 톤부리 시대 지역을 의미하는 ‘방꺽’이 서양에 알려져 지금까지 쓰이고 있다. 간단히 줄여 ‘끄룽텝’ 이라 부르는데 도시를 뜻하는 ‘끄룽’과 천사를 뜻하는 ‘텝’이 합쳐진 말로 ‘천사들의 도시’라고 불린다. 1782년 짝크리(Chakri) 왕조의 라마1세에 의해 태국의 수도로서 세워졌으며, 2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방콕의 수도로 이어오고 있다. 방콕은 1,500㎢가 넘는 지역으로 태국 인구의 1/10 이 방콕에 거주하고 있다. 또한 방콕의 신공항인 수완나폼 공항(Suvarnabhumi Airport)은 동남아시아 교통의 허브로써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방콕의 주요 지역들

방콕의 가장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지역은 '씨암(Siam)'과 '칫롬(Chitlom)' 이라는 지역으로 서울의 명동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최근 몇 년 간 방콕에서도 가장 빠르게 발전한 곳 중 하나로 거대한 쇼핑의 메카로도 불리기도 한다. 씨암이라는 단어는 태국의 옛 국호이며 현지인들은 주로 '싸얌'이라고 발음하기도 한다. 그 다음 지역은 단연 ‘스쿰빗(Sukhumvit)’ 이라 할 수 있다.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지역이기도 한 스쿰빗은 방콕의 중심에서 동쪽으로 길게 뻗어 있는 주요 도로인 스쿰빗 로드를 중심으로 한 지역이다. 호텔들의 격전장이라 할 수 있을 만큼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숙소들이 생겨나고 양쪽으로 파생된 수많은 골목(쏘이)에는 숨겨져 있는 맛 집들과 스파들이 즐비하다. 방콕의 중앙 업무지구이자 태국계 은행들과 외국계 은행들이 몰려 있는 ‘실롬(Silom)’과 ‘사톤(Sathon)’은 스쿰빗 지역이 활기를 띠기 전에 방콕 최고의 중심가였다. 퇴폐적인 쇼로 방콕의 악명을 높였던 ‘팟퐁’이 실롬의 이미지로 한 때 부각이 되기도 했지만, 경쟁적으로 생겨나는 방콕 특급 호텔들의 야외 바를 즐기기 위한 여행자들은 여전히 이 지역으로 모이고 있다.

유행처럼 생기고 있는 방콕 특급호텔의 야외 바

방콕 중에서도 가장 혼잡한 ‘차이나타운’


방콕 관광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는 ‘왕궁’과 ‘시청’ 주변은 구 시가지로 분류되는데, 주변에는 왓 포, 왓 아룬, 국립박물관 등의 관광지들이 몰려있어 여행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방콕의 시청 주변은 현지인들의 꾸밈없는 삶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딘소 거리 주변으로 방콕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현지 식당들이 많다. 식도락을 즐기는 여행자라면 시청 주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이 지역에 속해 있는 배낭 여행자들의 천국인 ‘카오산(Khaosan)’은 방콕 속의 또 다른 방콕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독특한 개성과 분위기를 갖고 있다. 나라와 인종을 초월한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여행자들이 모여 드는 곳으로 배낭 여행자들을 위한 저렴한 숙소, 식당, 여행사, 마사지 숍 등 여행을 위한 모든 시설이 모여 있다. 혼잡한 방콕의 지역들 중에서도 혼잡함의 극치를 달리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차이나타운(China Town)’이다. 유난히 그 규모가 큰 방콕의 차이나타운은 'Golden Street'라고 부르기도 하는 ‘야오와랏 거리(Yaowarat Road)’를 중심으로 금방들과 식당, 노점상이 북새통을 이루고 다양한 점포들과 재래식 시장의 분위기가 방콕에서도 전혀 이색적인 분위기를 가진 곳이다.



가장 방콕다운 풍경, 짜오프라야 강변

서울의 면적을 능가하는 규모에 천 만이 넘는 인구가 사는 대도시, 방콕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을 가진 곳이자 가장 이국적인 풍경을 볼 수 있는 지역은 바로 짜오프라야 강변이라 할 수 있다. 태국의 중부 평야 지대를 굽이쳐 흐르면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짜오프라야 강은 예로부터 물자를 실어 나르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써도 자리매김을 해왔다. 방콕은 예로부터 ‘동양의 베니스’라고 불렸을 만큼 강을 활용한 교통수단은 다른 그 어떤 도시보다 잘 발달되어 있다. 짜오프라야 강을 오가는 수상버스는 교통 체증으로부터 자유로운, 시민의 발이라고 하기에 충분할 만큼 훌륭한 교통수단이다. ‘왕궁’과 ‘왓 아룬’ 등 주요 관광지가 구시가지와 강변에 모여 있고 그곳에는 아직 지상철과 지하철이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수상버스를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건기와 우기로 나뉘어는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집중호우가 거의 없는 기후로 인해, 방콕의 특급 호텔들과 주요 관광지들도 짜오프라야 강변에 바로 인접해 있어 밤이면 멋진 야경을 선사한다.

서울의 한강과 비교할 수 있는 짜오프라야 강변의 낮과 밤의 모습



방콕의 매력 속으로

방콕에는 별처럼 많은 숙소가 있고 그 수준들 또한 매우 국제적이다. 방콕의 숙소의 매력은 같은 동남아시아권인 홍콩, 싱가포르의 숙소에 비하면 매우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물론 하루에 수 백 불을 훌쩍 넘는 초특급 호텔부터 단 돈 몇 천 원하는 게스트하우스까지 그 선택의 폭은 상당히 다양해서 여행의 성격에 맞는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다. 또한 동남아시아 최고의 대도시답게 다양한 음식문화를 즐길 수 있다. 이태리, 프랑스, 멕시코, 중국 등 수준 높은 각국의 레스토랑들이 포진해 있고 싱싱한 해산물 식당도 지천이다. 골목골목 숨어 있는 노점 식당들과 야시장의 먹을거리도 방콕만의 즐거움이니 한마디로 오감이 즐거운 식도락 천국이다. 무엇보다 빠질 수 없는 방콕의 매력은 스파나 마사지를 받기에도 최고의 환경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건물 하나마다 마사지 숍이나 스파가 있을 정도로 선택의 폭이 다양하고 그 수준이나 실력에 비해 가격은 놀랍도록 저렴하다. 물론 방콕의 멋진 관광지들도 빠지면 섭섭하다. 금박 장식 화려한 왕궁이나 사원 등의 관광지들과 각각의 개성 넘치는 거리들을 걸으면서 보고, 즐기는 여행, 낮과 밤이 모두 즐거운 천사들의 도시!


하늘을 찌르며 서 있는 최첨단 빌딩들과 그 사이로 무허가 주택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서 있고, 고급 레스토랑이 즐비한 거리에 당당하게 인도를 점유하고 있는 노점상들, 거리를 메운 매캐한 공해와 빡빡한 차량들로 처음 접한 방콕은 현기증이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아찔한 에너지가 매력이 되는 도시, 한 번 빠지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기 힘든 도시, 바로 그곳이 방콕이다.


가는 길


한국에서 방콕까지 비행시간은 약 6시간. 인천-방콕 구간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타이항공, 진 에어, 제주항공 등이 직항 노선을 운항한다. 캐세이퍼시픽 항공, 싱가포르 항공, 베트남 항공 등을 이용하면 홍콩, 싱가포르, 하노이나 호치민 등의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도시들과 연계한 운항도 가능하다. 또한 방콕의 신공항인 수완나폼 공항(Suvarnabhumi Airport)은 아시아 지역에서 전 세계를 연결하는 다양한 항공 노선을 갖고 있는 아시아의 허브 공항으로 많은 여행자들이 방콕을 거점으로 인도, 아프리카, 호주 등을 드나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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