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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국

태국 푸켓 : 푸껫의 재발견_해변 벗어나면… 정글도 있고 '대두 섬'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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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껫(Phuket). 제주도 절반 크기(543.0㎢) 섬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600만명이 찾는 휴양지다. 스노클링, 스쿠버다이빙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기거나 해변을 거닐기에 최적의 장소지만 "해변을 빼고는 특별히 볼 것이 없다"는 얘기를 듣기도 한다.

↑ 섬 뒤편에는 맹그로브 군락이 바다 위로 솟아 있다. / 오현석 기자

팡아만의 한 바위섬 아래에 생긴 침식동굴에 종유석이 고드름처럼 매달려 있다. / 오현석 기자

↑ 누군가 고깔 모양 바위섬을 들어 바다에 내리꽂은 것일까. '제임스본드 섬' 뒤편의 바위섬은 아랫부분이 물에 녹아내려 위가 넓고 아래가 좁은 모양이 됐다. / 오현석 기자

하지만 이는 푸껫을 구석구석 둘러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오해이다. 북위 8도에 위치한 푸껫은 곳곳에 코코넛나무와 고무나무 등 이국적인 열대 식물들이 자란다. 열대 자연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섬과 육지를 이어주는 '사라신(Sarasin) 다리'를 건너 북쪽으로 향해보자. 푸껫 시내에선 볼 수 없던 야생이 다리 건너 기다리고 있다.

◆카오락 국립공원


지난 8일 오전 푸껫 시내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북쪽으로 이동해 카오락(Khao Luang)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서양 배낭여행족이 많이 찾는다는 이곳에선 산과 숲, 계곡과 폭포 등 열대우림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다. 계곡에는 래프팅을 즐기는 여행객이 가득했고, 숲에서는 거대한 코끼리 등 위에서 자연을 구경하는 트래킹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산속 도로 옆에 오(伍)와 열(列)을 맞춰 자라고 있는 것은 태국 남부인들의 주 수입원인 고무나무.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고무 원액이 나무 줄기를 타고 내려와 나무 밑둥에 매달린 검은색 플라스틱 통에 모인다. 농민들은 해질 녘 나무에 생채기를 낸 뒤 이른 새벽 해 뜨기 전 찾아와 고무액을 수거해간다고 한다.

차로 10여분 더 들어가니 태국 사람들이 '사우나 폭포'라 부르는 폭포 입구가 나온다. 단 5분만 산을 올라도 10m 높이에서 쏟아지는 폭포수를 맞을 수 있다. 최저기온 26도, 최고기온 30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폭포수도 좋지만, 폭포 아래에서도 유유히 헤엄치는 열대어 무리 사이로 발을 내딛는 게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팡아만 바위섬


산을 즐겼다면 이번엔 바다로 나가보자. 카오락 국립공원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내려오면 팡아만(Phang Nga Bay)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50분 정도 들어가면 바위섬들이 나온다.


얼핏 보면 평범한 바위섬 군락이지만, 자세히 보면 모두들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 물이 닿으면 녹는 석회암으로 이뤄져 있어 바위섬 아래 쪽만 움푹 파여 있다. 위가 크고 아래가 작은 가분수(假分數) 형태다.

'씨카누'라 불리는 무동력 고무보트를 타면 바위를 좀 더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바위섬의 움푹 들어간 곳 천장마다 고드름처럼 생긴 종유석이 매달려 있다. 섬 구석구석 동물 모양이나 사람 모양을 한 기암(奇巖)이 눈에 띈다.

노를 저어 섬 뒤편으로 돌아가니 이번에는 맹그로브 군락이 손님을 맞이한다. 바다 수면 아래 갯벌에 뿌리를 박은 이 나무들은 마치 바다를 땅으로 삼아 자란 것 같다. 맹그로브 사이로 나아가면 숲이 드리운 그늘에 더위가 싹 사라진다.

'씨카누' 선착장에서 동력 보트로 갈아타 10분 정도 더 들어가면 20m 높이로 솟은 타푸섬(Tapu Island)이 나온다. 007시리즈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의 촬영 장소여서 '제임스본드 섬'이라고도 불리는 이 섬의 기념품 가게에선 전통 장신구들을 구경할 수 있다.

◆리조트


저녁은 리조트에서 쉬어 가자. 최근 푸껫에는 다양한 테마의 럭셔리 리조트가 들어서고 있다.

푸껫 공항에서 15분 거리의 '아난타라(Anantara)' 리조트는 푸껫의 자연환경을 실감나게 재현해놓았다. 숙소마다 작은 개인 수영장이 있어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물놀이나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다. 태국 전통 인테리어로 꾸며진 숙소는 고급 소품으로 가득하다.

푸껫에서 5분 정도 떨어진 나카섬의 '식스 센스 생추어리(Six Sense Sanctuary)' 리조트는 '휴식'이라는 주제에 충실하게 만들어졌다. 도착하면 순면으로 된 태국 전통 옷으로 갈아입는다. 리조트 전체에 고운 모래가 깔려 있어 맨발로 걸어도 문제 없다. 전문 강사가 영어로 진행하는 명상·요가·호신술 프로그램이 쉴 새 없이 운영되고 있다.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현대식 시설의 '다이아몬드 클리프(Diamond Cliff)' 리조트나 '머큐어 파통(Mercure Patong)' 리조트를 선택할 만하다. 스파와 수영장 등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부대시설이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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