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吾輩は猫である]의 주인공은 고양이다. 영어교사인 구샤미 선생의 집에 얹혀사는 고양이인 ‘나’는 고양이의 눈으로 인간들을 보며 적나라하게 비웃는다. 고양이의 눈으로 보면 구샤미 선생 일가나, 그의 집으로 모여드는 친구, 후배들이나 다 우습기 그지없다. 더구나 ‘나’는 보통 고양이가 아니다. 온갖 책의 구절들을 인용하며 근거있게 비웃는다. 시선은 어디까지나 고양이이지만, 사람이 들어도 그럴듯하다. "발이 네 개가 있는데도 두 개밖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부터가 사치다. 네 발로 걸으면 그만큼 빨리 갈 수 있을 텐데 언제나 두 발로만 걷고, 나머지 두 발은 선물 받은 말린 대구포처럼 하릴없이 드리우고 있는 건 우습기만 하다." 라는 식.
소설 속 구샤미 선생의 모델이기도 한 작가 나쓰메 소세키 (Natsume Soseki,夏目漱石)는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며 사랑받는 일본의 국민작가다. 그가 1905년에 [호토토기스]에 발표한 이 작품은 그의 처녀작으로, 이후 그는 교직을 사임하고 <아사히 신문>에 입사하여 전속작가가 되었다. 소설의 주인공인 고양이 ‘나’에게도 모델이 있다. 소세키가 키우던 이 고양이는 1908년 9월 13일에 죽었다. 소세키는 친구들을 불러 고양이 무덤을 만들어주고 같이 슬퍼하였다고 한다. 이 고양이의 무덤이 원래 있던 곳은 현재의 아이이치현의 야외박물관 자리인데, 나중에 <나쓰메 소세키 공원>으로 옮겼다.
‘나쓰메 소세키 공원’은 그가 말년에 살았던 집 주변에 조성되어 있다. 와세다대학 근처에 있는 이 공원에는 그의 흉상과 ‘네코즈카(猫塚)’라는 이름의 고양이 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이 무덤은 소설의 모델이 되었던 고양이 뿐 아니라 나쓰메 집안에서 기르던 모든 고양이, 강아지, 새들의 공양탑이라고 한다. 나쓰메 소세키의 무덤은 조시가야 공원묘지에 있고, 영국 유학시절 그가 살았던 집 맞은편에는 런던 소세키 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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