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는 가우디의 뒤를 졸졸 좇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아직 젊은 가우디가 건축가로서의 꿈을 가득 담아 지어 올렸던 카사 비센스(Casa Vicens), 구엘을 위해 지은 별장인 파베욘스 구엘(Pavellons Guell), 그리고 구엘 가족이 살았던 집, 팔라시오 구엘(Palacio Guell), 곡선으로 된 외관이 신기한 카사 바트요(Casa Batllo), 카사 밀라(Casa Mila) 아직도 짓고 있는 사그라다파밀리아(Sagrada Familia)...뿐이랴, 레이알 광장의 가로등도 가우디의 작품이다. 하지만 가우디에서만 만족한다면 바르셀로나가 아깝다. 이곳의 수많은 다른 건물들이, 가우디의 건축물이 개인적인 천재성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온몸으로 웅변하고 있다. 가우디에게 영향을 주었던, 가우디와 함께 발전하며 키를 높였던 건물들을 둘러보면 그를 낳은 도시, 바르셀로나의 전모가 짐작이 갈 것이다. 도메네크 이 몬타네로의 또 다른 작품인 산 파우 병원(hospital de sant pau), 호세프 푸이그 이 카다팔츠가 지은 카사 아마트예르(Casa Amatller)와 카사 드 레스 뿐세스(Casa de les Punxes), 가우디의 스승 호안 마르토렐이 지은 산프란세스크 데 살레스(Sant Francesc de Sales) 등. 그 땅에 붙박여 있는 건물들은 그 땅에 가지 않고서는 볼 수 없으니, 밟아보고 만져보고 걸어보고 기대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