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은 넘쳐나지만 마음은 가난한 시대, 국가를 막론하고 세상 모든 사람들은 윤택한 행복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저마다 처한 환경이나 생활 방식은 다르겠지만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만큼은 어디든 같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우리는 세계 곳곳의 행복한 삶들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그 속에서 행복을 대하는 자세와 노력을 배울 수 있겠지요. 이제부터 매달 함께 행복의 나라로 떠나는 겁니다.



6月 행복의 나라: 브라질
Eu Estou Feliz!


총면적 8,514,877㎢. 칠레, 에콰도르를 제외한 남아메리카 모든 나라의 국경과 맞닿아 있는 길이만 자그마치 4,353㎞인 나라. 러시아, 캐나다, 미국,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국가인 브라질은 국토의 절반 이상이 정글 혹은 산림으로 뒤덮여 있어 임산 자원은 말할 것도 없고 커피, 사탕수수 등 농산물 생산량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북부 아마존강유역의 열대우림 기후부터 남부의 온대에 이르기까지 기후도 다양하다. 여기에 철광석, 석면, 망간 등 막대한 양의 지하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남미 지역에서 가장 산업화를 안정적으로 이뤄내 경제개발 잠재력도 높은 편이다. 풍족함이 만들어낸 자유로움일까. 포르투갈어로 "나는 행복합니다"를 뜻하는 "Eu Estou Feliz!"를 자주 외치곤 하는 브라질 사람들은 도심의 바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 온 종일 축구를 하는 등 주로 소소한 일상을 통해 행복을 즐긴다.

브라질 사람들의 행복감은 국민 인식도 조사를 통해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브라질의 유력 여론조사 기관인 '다타폴랴'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의 91%가 현재의 삶이 행복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 이들은 5%에 그쳤다. 기혼자들보다는 미혼자들이, 흑인보다는 백인이, 남성보다는 여성이 행복감을 더욱 느끼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브라질 사람들이 중요시 여기는 행복의 요건에는 안정된 가정과 자유로움, 다양한 여가생활 등이 필수 조건으로 꼽혔다. 금전적인 여유나 건강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실제로 브라질 사람들의 60% 이상이 경기 침체로 어려운 시기여도 비용 부담이 적은 곳을 택해 휴가를 떠나겠다고 답했다. 또 수입원이 없는 거리의 악사들이나 서커스 단원들, 홈리스들도 표정이 밝은 편이다. 브라질의 행복은 내부에서 끝나지 않는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세계 20개국의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어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해 보이는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리우데자네이루가 지목됐다. 각종 축제를 통해 항상 여유롭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의 브라질 사람들이 아마도 이와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분석이다.

간혹 시간 약속을 잘 지키지 않고 어기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악의가 있는 행동이 아닌 타고난 국민성 때문이다. 대신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습관 덕분인지 브라질 사람들은 처음 보는 이들과도 거리를 두지 않고 친절함을 베푼다. 현지에서는 남자든 여자든 서로를 끌어안거나 볼을 부비는 인사가 매우 일반적인 행동인데, 이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나타낸다. 또 운전을 하다가 끼어들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엄지를 치켜세우는 행동은 상대방의 양보에 감사하는 표시라고 한다.



1·2 휴머니즘을 상징하는 'H'자 모양의 쌍둥이 건물로 지어진 국회의사당. 왼쪽의 접시를 엎어놓은 모양의 건물이 상원, 오른쪽의 접시를 바로 놓은 모양의 건물이 하원 건물이다.


비행기를 본뜬 수도, 브라질리아

자유분방함을 추구하는 브라질 사람들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건축물이다. 반듯한 거실을 중심에 두고 방과 부엌 등으로 정형화된 우리나라의 아파트와는 대조적으로 비좁은 거실과 넓은 부엌, 평수에 어울리지 않는 거창한 와인바 등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비실용적으로도 보일 수 있는 내부 구조를 갖고 있는 온갖 모양의 집들이 존재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브라질 아파트는 집의 뼈대까지만 만들어놓고 분양을 한다고 한다. 집주인이 이후 개성에 따라 배치도를 결정하게 된다는 것.

수도인 브라질리아는 이런 창의성을 가장 잘 반영한 도시다. 건축가인 오스카 니마이어가 설계한 이곳에는 마치 영화 '스타워즈'에서나 봤을 법한 국립박물관을 비롯해 피라미드 모양의 국립극장, 16개의 기둥으로 세워진 브라질리아 대성당 등이 도심의 중앙 대로를 따라 양쪽으로 늘어서 있다. 혹자는 "미래 달나라에나 건설될 듯한 공상의 도시"라고 표현했는데, 특색 있는 디자인의 건물들 덕분에 브라질리아는 지난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브라질리아가 처음부터 브라질의 수도는 아니었다는 점이다. 1960년 주셀리노 쿠비체크 대통령은 국가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해안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수도 이전을 단행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수도가 브라질만의 멋이 묻어 있는 현대화된 도시이기를 희망했던 그는 당대 최고의 건축가들을 초빙해 도시 설계를 맡겼다. 각고의 노력 끝에 브라질리아 도시 전체는 비행기 모양의 독특한 형태로 디자인됐고 동체 중간 부분에 정부기관과 오피스 빌딩이, 남북의 날개 부분에 저층의 주택가가 배치됐다. 날개와 동체가 만나는 중앙 부분에는 대중교통 환승 센터를 비롯한 은행, 호텔, 쇼핑센터 등의 편의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브라질리아 지역은 해발 1,100m의 고원인데다 사바나성 기후 지역이라 건기에는 주변 지역이 붉게 타는 악조건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용수 공급을 위한 호수를 만드는 등 열악한 자연 환경을 인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막대한 비용이 들었고, 결과적으로 부족한 자금을 외채로 충당하면서 1970, 80년대 브라질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떠안기도 했다. 그럼에도 브라질리아는 브라질 사람들의 대국적인 기질과 창의성을 추구하는 성격, 미래에 대한 도전 정신을 잘 보여주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척박한 기후와 환경 속에서 곡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크리스마스




1 자유로움과 삶의 여유를 즐기는 브라질 사람들. 2 브라데스코 은행의 크리스마스 장식.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은 이웃 나라인 미국이나 여느 기독교 문화 국가들에 비해 크리스마스 시즌이 요란한 편이다. 파라나주(州)에서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크리스마스 장식 경연대회를 개최해 화려한 장식을 유도한다. 최우수 기업에게는 기업의 가옥세를 면제해주는 혜택을 준다고 한다.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도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유명하다. 비교적 재정 상태가 좋은 기업들이 독특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데, 지난 2011년 브라데스코 은행은 푸른 정글을 연상시키는 나무와 정글의 길게 늘어진 풀, 동물 장식 등으로 20여 층의 건물 전체를 꾸며 눈길을 끌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에는 10차선 파울리스타 대로의 교통이 완전히 차단되는데, 이때는 상파울루 외곽에서 모인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새벽까지 붐비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브라질은 대중적인 행사뿐 아니라 개인이 주관하는 파티 문화도 발달했다. 약혼이나 결혼 등 행사에는 언제나 파티가 이어진다. 항상 새로운 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참석하는 것이 호스트에 대한 예의라 여기기 때문에 세심하게 드레스 코드에 신경 써야 한다.

한편 브라질의 음식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다양하다. 대다수의 브라질 사람들은 전문가 수준의 요리 실력을 뽐내기도 하는데, 이들은 주로 수요일이나 토요일 점심으로 페이조아다를 먹는다. 이는 검은 콩과 돼지나 소의 코, 귀, 혀, 발 그리고 소시지 등을 잘게 썰어 넣고 끓여 만든 음식이다. 지역별로 발달한 음식들도 많다. 바이아주에서 시작된 아카라제는 완두콩가루로 만든 빵을 야자열매에서 추출한 팜 오일에 튀긴 것이다. 아카라제를 먹은 뒤에는 우리나라의 민물 생선 매운탕과 비슷한 무케카(생선 등의 해물과 코코넛 우유, 토마토 및 향신료를 넣고 끓인 음식)로 배를 채운다. 또 미나스 제라이스 식의 음식들도 많은데 독특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정열의 삼바 카니발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4일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삼바 카니발. 이 시기에는 토요일 밤부터 수요일 새벽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축제가 열린다. 과거 포르투갈에서 브라질로 건너온 사람들의 사순절 축제와 아프리카 노예들의 전통 타악기 연주, 춤이 합쳐지면서 시작된 삼바 카니발은 20세기 초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자리 잡았는데, 삼바 스쿨들의 퍼레이드가 더해지면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게 됐다.

5천여 명으로 구성된 각 팀은 700m의 경연장에서 1시간에 걸쳐 퍼레이드를 펼친다. 가장 독특하면서도 멋진 의상과 장식, 대형을 연출한 행렬은 일사분란하게 자신의 역할에 맞춰 춤을 추며 지나간다. 특히 퍼레이드를 지켜보던 사람들도 가만히 앉아 있지 않고 삼삼오오 엉켜서 춤을 추게 하는 유쾌한 분위기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한 팀 한 팀의 퍼레이드가 끝날 때마다 잠깐씩 휴식을 취하기는 하지만 다음 팀이 모습을 드러내는 동시에 모두가 일어서서 함성을 지르고 춤을 춘다고 하니 명장면임에는 틀림이 없다. 삼바 카니발에서 우승한 팀에게는 포상금은 물론 앙코르 공연과 해외 순회공연의 혜택이 주어진다.

삼바 스쿨은 단순히 춤을 가르치는 학교가 아닌 카니발을 이끌어가는 핵심 조직으로, 주로 리우데자네이루와 상파울루에 위치해 있는데 이 지역 주민들 역시 자신들의 자랑인 삼바 스쿨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카니발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입도 적지 않기 때문. 리우데자네이루 관광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축제 기간 중 행사에 참여한 1백만 명 중 절반은 외국인이었으며 이들이 소비한 돈은 5억 달러가 넘는다. 또 이 해에 카니발 입장권의 평균 가격이 1백50달러였는데 이 역시 전화 판매를 시작한 지 32분 만에 매진됐다.



브라질에는 삼바 축제 외에도 대형 페스티벌이 많다. 신년 전야 축제(Reveillon)도 매우 유명한데, 리우데자네이루의 코파카바나 해변에서는 꽃을 바다에 띄우면서 복을 비는 행사가 진행된다. 상파울루의 파울리스타 거리에도 매년 마지막 날엔 신년 카운트다운과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2백만 명이 모인다.

하지만 특이한 축제를 꼽으라면 황소의 환생이라는 전설을 주제로 2개 팀이 춤과 노래를 경쟁하는 페스티벌, 보이붐바도 빠질 수 없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1년간 갈고 닦은 솜씨를 선보이는데, 풍성한 볼거리를 즐기기 위해 축제를 찾는 사람들로 이미 숙박시설이 가득 차 선상 위에서 자거나 밤을 새며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단합의 심벌, 축구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브라질의 중앙은행은 각 은행들이 월드컵 경기 중에 점포를 폐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축구를 좋아하는 국민들의 일면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브라질의 기업들은 브라질 팀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 파티를 열곤 한다.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고 경기를 함께 응원함으로써 단합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만약 이런 배려가 없는 회사라 할지라도 경기 시간 동안 무단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징계나 질책을 받지 않는다.

브라질은 세계유일의 월드컵 전 대회 출전국이자 최다 우승국으로 전 세계가 인정하는 축구 강국이다. 브라질이 낳은 축구 황제 펠레는 2011년 CNN 인터내셔널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는 바로 나 자신이다"라며 강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2014년 열릴 브라질 월드컵 대회가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쏟아지고 있다. 브라질은 경기장 건설, 도로와 공항 등의 인프라 개선을 위해 월드컵 개최에 총 2백6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사람들의 축구 사랑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다. 축구팬들의 열광 역시 상상 그 이상이다. 브라질에서 축구 관련 이야기를 할 때는 주의해야 하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 구단이 있고, 그 애정이 높아 자칫 언쟁을 하다가는 감정싸움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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