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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하지 말라’라고 적은 레퓌블리크 광장의 플래카드.
지난 19일 오후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을 찾았을 때 한가운데 동상 앞에는 IS(이슬람국가) 테러 희생자 추모를 위해 늘어놓은 촛불이 바람에 꺼져 촛농이 말라붙어 있었다. 누군가 흘린 눈물 같았다. 일부 희생자들의 사진은 누군가 새로 붙였는지 깨끗한 모습이었다. 관광객들은 말이 없었다.

바타클랑 극장은 광장에서 걸어 15분쯤 떨어진 볼테르가에 있었다. 지난해 11·13 파리 테러에서 가장 많은 피해자가 발생한 이곳은 극장 문의 셔터가 내려진 채 폐쇄되어 있었다. 유럽의 근대를 열었던 계몽주의자의 이름을 딴 도로변에 들어선 극장에서 발생한 참사는, 과연 인류가 지난 수백년 동안 발전한 것인지 회의에 들게 했다.

에펠탑이나 오르세미술관, 샹젤리제도 있건만, 왜 어떤 사람들은 굳이 이곳을 찾을까. 추모는 파리를 찾는 사람들이 겪어야 할 일상(日常)이자 통과 의례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위축될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레퓌블리크 광장의 동상 주위에 크게 써서 걸어놓은 '두려워하지 말라' 플래카드처럼 우리의 여행, 우리의 삶이 끝내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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