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6/05/24

영국 서포크 : 반은 땅, 반은 허공… 삶의 균형을 생각하는 공간 영국 밸런싱 반 호텔리빙 아키텍처 제공얼마 전 영국의 사보이호텔 관계자를 만났을 때다. "영국이 현대적 의미의 호텔 발상지라는 점에서 호텔업이 발달하기도 했지만, 많은 혁신을 이뤄 업계의 '참고서'가 되고 있죠. 120년 역사의 사보이호텔도 마찬가지예요. '펜트하우스' 개념을 처음 선보인 곳이죠." 오픈 당시 영국 호텔로는 처음으로 전기 엘리베이터를 도입한 뒤, 총괄 지배인은 생각했다. '엘리베이터도 있고, 옥상에서 바라보는 런던 템스 강도 훌륭하다. 그럼 뭘 망설이는가. 꼭대기에 최고급 룸을 만들자.' 당시 최고급 객실은 모두 1층이었다고 한다. 사보이의 실험은 성공했고, 오늘날 대부분 특급 호텔은 이를 따르고 있다. 과거 사보이의 시도처럼 고정관념에 도전장을 내민 호텔들이 늘고 있다. 영국 남부 지방.. 더보기
중국 소흥 : 시간의 골 따라 흐르는… 물길은 도시의 삶이었다 중국 '소흥'그림=임형남 건축가중국의 오래된 도시, 소흥에 간 적이 있다. 전시장에서 여러 가지 유물을 구경하다가 진시황 때 승상인 이사(李斯)가 전국에 내렸다는 비석의 탁본을 봤다. 이사가 직접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최초로 중국의 공식 문자가 된 소전체로 써내려간 비석 글씨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무척 아름답고 영롱했다. 이사는 진시황을 도와 중국을 통일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지략가다. 최고 영예와 권력을 누렸던 성공한 정치인으로, 자식도 출세해 맏아들 이유는 태수(지방행정 책임자)가 됐다. 어느 날 아들이 휴가를 얻어 오자 이사는 술자리를 열었다. 온갖 관리가 찾아와 그의 대문 앞과 뜰에는 수레와 말이 수천이나 되었다고 한다. 이사는 한숨을 쉬며 "신하 된 자로서 나보다 윗자리에 있는 .. 더보기
우간다 캄팔라 : 하루 72명, 1시간의 추억을 위해 그들은 걷는다 우간다 캄팔라등에 은색빛을 띠는 부분이 있어 실버백(Silverback)이라 불리는 마운틴 고릴라. 왼쪽은 밀렵의 위험에서 고릴라들을 보호하고 관광객들을 경호하기 위해 동행하는 브윈디 숲의 레인저. / 케이채 제공아프리카라고 하면 누구나 사파리를 떠올린다. 드넓은 초원에 펼쳐진 야생 세계. 사자와 기린, 표범 등 영화 '라이언 킹'에서 보았음 직한 동물들이 자연을 만끽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사파리야말로 아프리카에서 놓칠 수 없는 경험이다. 하지만 이런 사파리에서는 보기 힘든, 야생의 대륙 아프리카에서도 특히나 귀한 동물이 있다. 아프리카에 고작 900마리 정도 남아있는 마운틴 고릴라(Mountain Gorilla)다. 이 얼마 안 되는 고릴라는 우간다, 르완다, 그리고 콩고민주공화국의 국경이 맞닿은 곳에 .. 더보기
스코틀렌드 : 병 속의 스코틀랜드, 忍苦의 시간을 마신다 스코틀랜드 증류소 투어하늘과 바람과 흙과 별이 아름다워서 애달픈 스코틀랜드의 풍광. 우물에서 길어 올린 샘물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스페이사이드를 도는 바람은 묵직하다. 참고 기다릴 줄 아는 스코틀랜드인들에게 위스키는 아쿠아 비테(Aqua Vitae·생명의 물)였다./페르노리카 코리아 제공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공항. 비행기 탑승구를 빠져나오자 눈길 닿는 곳마다 스카치위스키 광고판이 넘실댄다. 여기가 세계에서 가장 큰 위스키 생산지구나.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입술을 달싹인다. 차로 4시간을 달려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 스페이 강이 빠르게 흐르는 넓고 비옥한 땅에 선다. 차고 축축한 비바람이 뺨을 때릴 줄 알았는데 웬걸, 위스키를 물들인 것처럼 금빛으로 바스락거리는 햇살이 대지를 어루만진다. "1.. 더보기
스페인 만레사 : 劍 대신 순례지팡이 든 이냐시오 '回心의 현장' 몬세라트·만레사 전쟁영웅 꿈꾸던 청년 이냐시오, 만레사 동굴에서 1년동안 수행… '예수회' 창립해 가톨릭 새바람 프란치스코 교황도 예수회 소속스페인 동부 작은 도시 만레사의 한 바위산 동굴. 그 위에 지은 성당 밖을 나서자 맞은편으로 평지돌출로 우뚝 솟은 몬세라트 산이 보인다. 스페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동굴의 하나이지만 이곳은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를 창립한 로욜라의 이냐시오(1491~1556) 영성(靈性)이 탄생한 곳이다. 1522년 3월 25일 이 동굴에 거적을 걸친 걸인 행색의 청년 이냐시오가 다리를 절며 들어섰다. 스페인 북서부 로욜라의 영주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전쟁 영웅을 꿈꿨다. 그러나 1521년 팜플로나에서 벌어진 프랑스군과의 전투에서 두 다리에 관통상을 입었다. 수차례 뼈를 깎는 수.. 더보기
스페인 산티아고 : 800㎞의 순례 끝났으니… 이제 '日常 순례길' 오릅니다 산티아고 순례길 예수 제자 '야고보의 무덤' 전설에 스페인의 열정적인 신앙심 더해져 산티아고 순례길, 성지로 급부상 프랑스 남부서 800㎞ 이르는 길… 전 세계서 연간 20만명 찾아와지난 9일 이른 아침, 버스 차창 밖으로 벌써 스틱을 짚고 성큼성큼 길을 걷는 사람들 모습이 보였다 사라지길 거듭한다. 한 달 치 살림을 꾸려넣은 터질 듯한 배낭을 진 사람, 자전거 양옆에 짐꾸러미를 매단 사람들도 보인다. 이들을 지나쳐 먼저 도착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주교좌성당 앞엔 오전 10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인데도 완주자들이 증서를 치켜들고 환호한다. 성당 안으로 들어서자 야고보 성인(스페인어로 산티아고)의 무덤을 참배하려는 행렬이 장사진이다. 땀에 전 티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무릎을 꿇고 두 손 모아 깊은 기도.. 더보기
스위스 베른 - 분수의 도시를 아시나요?? 스위스 베른은 구시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이다. 스위스 최초로 1983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 됐다. 취리히, 루째른, 제네바 등 스위스에 명성 높은 도시들이 즐비하지만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도시는 베른이 유일하다. 베른은 스위스의 ‘당당한’ 수도이기도 하다.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은 알레강이 에돌아 흐른다. 강이 감싼 구시가 일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유네스코에서 밝힌 등재 사유는 이렇다. ‘알레 강에 둘러싸인 12세기에 조성된 언덕 위의 도시. 몇 세기에 걸쳐 독특한 컨셉으로 도시가 발달했으며 15세기풍의 아케이드, 16세기풍의 분수들을 담아내고 있다.’ 사실, 베른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취리히, 제네바에서 융프라우의 도시 인터라켄으로 가는 길에 반드시 경유하는 곳이 베른이다. 이.. 더보기
캐나다 : 청량한 가을 하늘이 그대로 호수에 내려앉았다 캐나다 가리발디 호수가을의 자연 치고 우아하지 않은 곳을 찾기 힘들겠지만, 캐나다 휘슬러 가리발디 호수의 10월은 각별하다. 해발 1472m에 우뚝 솟은 완벽한 터키색의 향연. 주말매거진+2가 선택한 '세계의 트레킹' 4편은 캐나다가 자랑하는 자연의 신비다. 오랫동안 차갑게 얼어 있던 얼음의 땅을, 뒤늦게 폭발한 화산이 녹여 빚어낸 이 하늘 아래 빙하호는, 북미 가을의 쪽빛 하늘과 맞물려 황홀한 블루의 기품을 완성한다. 바위까지 초록인 산(일본 야쿠시마), 태평양을 보며 걷는 16시간(미국 하와이), 알프스 초콜릿·치즈 트레킹(스위스)에 이어 하늘 아래 호수를 향해 걷는 길. 캐나다 가리발디 호수 트레킹이다. ▲ 터키색으로 자신을 덮은 가리발디 호 수. 전함을 닮은 작은 섬(Battleship Islan..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