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죽은 땅은 없다. 마른 모래가 날리는 땅이나 풋풋한 녹음이 고개 내미는 땅에도 생명이 있다. 단지 죽어가는 땅, 생기 넘치는 땅을 결정하는 건 그 위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의 태도다.

몇 년 전, 아프리카의 빈민촌을 갔었다. 아이들은 울었고 기형적으로 배가 튀어나왔으며 남자들은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다. 여자들은 하나같이 슬프고 처량한 표정인 데다, 노인은 무기력했다. 마른 땅에선 배수시설이 없어 오물이 흘러다녔다. 동물은 탐욕스런 쥐와 마른 개, 수천 마리의 파리가 전부였다.

처음 느껴본 절망감 속에 확신했다.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의 상황, 상황이 낳은 태도가 그 땅의 생명을 결정한다고. 당장에라도 호흡기를 떼야 할 것 같은 괴사상태인지, 아담의 젊음인지를 말이다. 카오야이의 땅을 참 많이 걸었다. 사람들의 표정을 보며 확신했다. 이 땅의 심장은 펄떡펄떡 살아있다. 바람이 있다면 그것이 오래도록 이길.

PB VALLEY 피비 밸리

카오야이를 음미하다
카오야이는 연중 시원한 평균기온 덕분에 달콤하고 맛있는 와인이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1989년 설립된 대규모 와이러니 피비 밸리는 향긋한 포도밭을 구경하고 포도주를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으며 다양한 포도주를 시음할 수 있는 곳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테마 여행으로 알려진 와인 체험을 태국에서 할 수 있는 것.

한때 싱하 비어 회장을 역임한 Piya Bhirombhakdi의 이름을 딴 피비 밸리는 방콕에서 150km 동북쪽 카오야이 국립공원 끝자락에 있다. 피비 밸리는 끝이 보이지 않는 광대한 포도밭에서 1년 동안 3번 포도를 수확한다. 연중 와인을 생산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1월 말부터 3월까지 수확된 포도로만 와인을 만드는데, 가장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겠다는 피비 밸리만의 고집이다.
사방이 트인 개조된 버스를 타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투어를 진행한다. 와인 제조 과정에 대해 설계도를 통해 설명을 들은 후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된다. 우기 직전을 맞은 포도밭은 막 싱싱한 포도를 수확한 상태였다. 상대적으로 휑해 보일 수 있는 포도밭에는 갓 자란 열매들이 싱그럽게 열려있었다.

포도밭을 다 돌아봤다면 와인을 숙성시키는 대형 창고로 이동한다. 와인 제조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 유지다. 온도를 체계적으로 나눈 대형 창고에는 최상의 와인들이 거대한 숙성 통에서 잠자고 있었다.

창고도 둘러봤다면 완성된 와인을 음미할 시간이다.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각기의 풍부한 맛이 입안을 연주한다. 술을 못 마신다면 수확한 포도로 담근 주스나 아이스크림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 걱정 말자. 피비 밸리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와이너리 투어를 가까운 아시아에서 즐기는 절호의 기회다. 국립공원이 품은 거대한 포도밭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남겨보는 것도 좋겠다.INFORMATION10 Moo 5 Phayayen, Pak Chong, Nakhon Ratchasima 30130 Thailand

+66 (0)36 226 415www.khaoyaiwinery.com
NATIONAL PARK 카오야이 국립공원

야생이 뛰노는 곳
1962년 태국에서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인 카오야이 국립공원은 현재까지도 가장 큰 규모다. 다양한 야생 동식물이 보존돼 2005년에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연간 방문객 수는 약 70만 명. 현지 주민의 방문이 90%를 넘을 만큼 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주말마다 태국인들의 발길로 북적거린다.

한국에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곳이다. 방콕에서 접근이 쉬워 1일 투어도 느는 추세다. 서양 관광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도는 해발 400~1,000m, 약 2,200㎢의 넓은 부지다. 지리산 국립공원의 4배에 해당하는 크기다. 한국의 국립공원처럼 주거가 불가능하지 않다. 3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사진제공 박용수
사진제공 박용수
현지인을 비롯해 수많은 철새의 거주지다. 이 공원에서 찾을 수 있는 새만 해도 오색조, 주홍 할미새사촌, 넓적부리새, 팔색조, 아시아 파랑새, 트로곤, 백한, 멧닭, 호백한 등 그 수를 세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다. 태국 내 코뿔새의 가장 큰 서식지기도 하다.

코끼리, 곰, 큰 들소, 사슴, 수달, 긴팔원숭이와 원숭이 등 일반적인 포유동물도 많다. 동물과 자신의 안전을 지키며 자유롭게 찾아다니면 된다. 한동안 공원에서 호랑이의 활동 흔적이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 인근의 국립공원에서 호랑이 무리가 포착되며 이곳도 기대하고 있다고. 산책로를 따라가다 운이 좋으면 악어도 볼 수 있다.
사진제공 박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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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어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가장 많다. 즐길 거리도 많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산악 트레킹 코스. 방문객 센터에서 교육받은 다음 다양한 코스로 트레킹할 수 있다. 산거머리가 많아서 덥더라도 맨살을 드러내면 위험하다. 사전 지시사항을 잘 따라야 하는 것은 필수다.

이곳의 백미는 캠핑이다. 지정된 캠핑 사이트 안에서 하룻밤을 묵는 것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다. 직접 텐트를 가져가도 되지만 텐트나 매트리스, 침낭, 베개 등을 빌릴 수 있다. 세면장과 샤워실이 잘 정비되어 있고 캠핑장 앞에 카페테리아도 있다. 다만 전기는 식당 내에만 있으니 필요하다면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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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박용수
캠핑장 주위에 자주 나타나는 사슴이나 원숭이를 비롯해 모든 동물에겐 음식을 주는 것이 금지다. 캠핑장에서 조금 걸어나가면 정글곰을 만날 수도 있다. 경비원이 수시로 순찰을 해 안전사고의 걱정이 없다. 캠프파이어나 바비큐를 자유롭게 해먹을 수 있다. 별이 떨어지는 밤하늘은 사막의 하늘에 싱그러움을 더한 듯 촉촉하다. 아름다움에 비교급이 있다면 최상급을 붙여야 할 거다. 사슴과 눈 마주치고 원숭이와 숨바꼭질하며 하룻밤을 즐길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다.INFORMATION+66 (0)8 6092 6529www.thainationalparks.com/khao-yai-national-park
사진제공 박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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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KCHAI FARM 촉차이팜

대륙의 농장
커다란 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도시의 농장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규모에 한 번 놀라고 친환경적인 시스템에 두 번 놀란다. 끝이 아니다. 알찬 프로그램에 세 번 놀란다. 도시 길목에 있는 촉차이 농장은 카오야이의 자랑이다. 젖소를 사육하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풀밭에 뛰노는 몇 마리의 젖소가 아니다. 그야말로 대륙의 농장이다.

친환경을 고집하는 이 농장은 1959년에 처음 만들어졌다. 대초원 위에 약 5,000마리의 소가 방목되고 있고 깨끗한 시설에서 관리된다. 농장이 매우 커 도보로는 이동이 어려운데 특별히 제작된 마차를 타고 2시간 동안 농장을 견학할 수 있다. 소의 연령대에 맞는 곡식을 직접 평야에서 재배해 사료로 먹이며 물도 지하수를 끌어 쓴다.
거대한 농장 안에는 코끼리 가족이 살 정도다. 기차를 타고 농장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마치 국립공원 가운데 떨어진 기분이다. 농장에 사는 코끼리라니. 대륙의 농장답다. 연간 100만 명 정도가 방문하는 이곳은 태국 최대의 낙농 농장이다.

농장 견학과 전원 체험, 카우보이쇼, 양치기 강아지의 묘기, 고라니와 토끼 먹이주기, 소젖짜기, 우유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신선한 소젖을 싸고 소젖으로 금방 만든 우유 아이스크림을 먹어보는 체험은 매우 이색적이다. 생생한 농장의 면면을 둘러볼 수 있다. 진하고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은 한동안 잊지 못할 거다.














열정적인 가이드가 설명해주는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기차에 몸을 싣다 보면 어느새 카우보이 공연 장소에 도착한다. 2시간의 일정은 빡빡하지도, 느슨하지도 않다. 적당하게 여유를 줘 천천히 농장을 둘러볼 수 있다.

공연장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는 말과 인사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공연이 시작된다. 카우보이 복장을 한 남성들이 말을 타고 나오거나 멋진 복장을 갖추거나 화려한 권총기술을 뽐낸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흥겨운 음악과 화려한 공연에 넋이 나간다. 관객이 직접 공연에 참가할 수도 있다. 꽃을 들고 있는 손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지만, 채찍은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꽃송이만을 없앴다.

커다란 농장을 휘리릭 돌고 다시 돌아오면 한동안 잔상이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소 떼가 노닐고 코끼리 가족이 유유히 나뭇잎을 뜯고 한쪽에선 말이 뛰어노는 곳. 그들을 위해 직접 먹이를 기르고 사료를 만들고, 동물의 비료를 거름으로 다시 쓰는 곳이 촉차이팜이다. 진정한 친환경을 고집하는 대륙의 착한 농장이다.INFORMATION169 Moo 2, Friendship Highway, Nongnamdang, Pakchong, Nakhon Ratchasima 30130 Thailand

+66 (0)44 328 485www.farmchokcha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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