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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필리핀

필리핀 엘니도 : 작지만 아름다운 휴양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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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다이버들에게만 알려졌던 군도 엘니도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이야기는 아니다. 엘니도는 팔라완이라는 작은 섬의 북쪽 끝에 위치한 엘니도 마을 주변과 바쿠닛 군도 지역을 통칭하여 일컫는 지명이다. 작은 마을이었던 엘니도가 여행자의 발길이 본격적으로 닿기 시작한 것은 작은 섬 미니록(Miniloc)과 라겐(Lagen)에 리조트가 들어서면서부터다. 이 두 리조트를 빼면 아직까지도 엘니도는 작은 어촌 마을로,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작은 방갈로 숙소들을 가지고 있는 소박한 작은 마을이다.

기암절벽으로 둘러싸인 리조트의 모습. 엘니도는 오는 길이 힘들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청정지역 중 하나다.



산 넘고 물 건너 들어가는 엘니도

이 작은 섬으로 들어가려면 꽤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행자들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한 번 들어가기 쉽지 않은 위치 때문에 다행히 섬은 더 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벗어날 수 있어 오히려 청정한 본래의 모습을 여전히 잘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일단 엘니도는 필리핀의 큰 섬인 루손 섬 서쪽에 길쭉하게 뻗어 있는 또 다른 섬 팔라완에 속해 있다. 팔라완은 필리핀에서도 손꼽히는 청정지역으로 내륙은 사람의 발길이 뜸한 열대 밀림으로 뒤덮여 있고, 바다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원시 해변이 대부분이다. 희귀한 동식물의 보고로도 알려져 있어 팔라완은 세계적으로 보호해야 할 귀중한 자연유산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 팔라완의 북쪽에 엘니도 타운이 있다. 엘니도 타운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항공을 이용한다면 마닐라에서 1시간만에 작은 경비행기를 타고 비교적 쉽게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리조트에서 거의 전세기로 운영하기 때문에 그 비용이 만만치 않고, 리조트 투숙객이 아니라면 예약 또한 쉽지 않은 형편. 대다수의 배낭여행자들이 선택하는 것은 역시 항공과 함께 육로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육로를 이용한다면 일단 팔라완 섬의 가장 중심지인 푸에르토 프린세사까지는 배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엘니도까지 버스를 이용하는데 보통 6시간 정도의 장거리 이동이 필요하다. 물론 우기에 날씨가 안 좋아 길이 질퍽해지면 몇 시간쯤 지체되는 것은 그리 드문 일도 아니다. 이렇게 말 그대로 산 넘고 물 건너 오게 되는 곳이 바로 엘니도다.

운이 좋으면 바다 거북이와 만날 수도 있다.

청정해안이 일품인 스네이크섬의 전경

어렵게 당도한 엘니도에서 배낭여행자들은 대부분 일주일 이상 머무르며, 천혜의 자연을 마음껏 만끽하고 떠난다. 주로 엘니도 타운에 작은 방갈로 숙소를 잡고, 낮에는 섬 주변에서 수영을 하거나 배를 빌려 인근의 섬들을 돌면서 스노클링과 수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천국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기암절벽에 둘러싸인 작은 바닷가 마을

엘니도 타운은 아주 작은 마을이어서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가도 다 닿을 정도다. 타운에는 그래도 꽤 여행자들이 드는 편이어서 필리핀 음식을 취급하는 식당들이 대부분이지만, 여행자들을 위한 파스타나 햄버거 등을 파는 식당도 여러 곳 찾을 수 있다. 물론 그 가격은 상당히 순진한 편. 엘니도 타운에는 다이빙 숍도 여럿 있어서 이곳에서 쉽게 다이빙 투어나 스노클링 투어를 예약해서 인근 바다로 나갈 수 있다. 엘니도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시기는 3, 4월. 이때는 마치 우리나라의 봄처럼 마을을 둘러 싼 기암절벽은 원색의 꽃들로 가득차고, 마을에 많이 있는 캐슈넛 수확철이라 풍요로운 마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9, 10월도 꽃은 다시 찾아와 여행자들을 기쁘게 하는데 오히려 여행 비수기에 속해서 숙박료는 저렴하다. 6월에서 11월까지는 우기로 들어가는데 보통은 낮에 비가 잠깐 쏟아지고 곧 맑아지는 전형적인 동남아시아 스콜을 보여준다.

엘니도 마을은 기암적별으로 

둘러싸여 있다.

엘니도에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듯한 원시 해변들이 많다.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최적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엘니도가 본격적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미니록과 라겐이라는 리조트가 문을 열고 나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작은 섬을 빌려 섬 하나가 리조트인 이 두 곳은 꽤 호사스러운 시설을 갖추고 있고, 인근 자연환경은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미니록 리조트가 좀 더 먼저 생겼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소박하고 친환경적인 분위기다. 나중에 생긴 라겐 리조트는 신혼여행자들을 겨냥해 좀 더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두 리조트는 한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이 두 곳은 한꺼번에 이용하는 여행자들도 많다. 가족여행자들이나 좀 더 휴향에 가까운 여행을 원하는 여행자들은 엘니도 타운보다는 리조트를 선택하는 경향이 좀 더 선명하다.



엘니도 즐기기

엘리도의 자연환경은 베트남의 하롱베이나 중국의 계림을 연상시킨다. 바다 한 복판에 불쑥 솟아 있는 기암괴석들이 바위산을 이루고, 그 바위산 사이사이로 원시 해변이 눈부시게 자리잡고 있다. 바다 협곡을 따라 사람들은 스노클링을 하기도 하고 카약을 타고 잔잔한 바다 위를 누비기도 한다. 바다 속은 살아 있는 산호들과 그 사이를 누비는 열대어들이 꽤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다. 바다 속을 본격적으로 즐기려면 역시 다이빙이 제격이다. 엘니도 타운의 여행사와 다이빙숍들이나 인근 리조트들은 이 바위섬 사이를 누비고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많이 가지고 있다. 주요 코스는 뱀처럼 길게 늘어서 있는 스네이크 섬으로 가서 해수욕을 즐기고 인근 전망대에 올르는 하이킹을 즐긴다. 쿠둑눈 박쥐 동굴이라는 곳도 많이 가는데 원시 팔라완인들이 살았던 곳으로, 그들의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빅라군과 스몰라군은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마치 바다가 호수처럼 잔잔해서 이 곳에서 카약을 타고 기암절벽 사이를 누비고 있으면 이곳이 바다 한 복판인가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든다.

스네이크 섬. 마치 뱀처럼 길쭉하게 모래사장이 나 있다.


들어가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들어가면 다시 나오고 싶지 않은 곳이 바로 엘니도다. 고급 리조트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좀 더 느긋하게 현지인들 속에서 엘니도를 즐기려면 일주일 정도 시간을 잡고 엘니도 마을에 작은 방갈로를 빌려 인터넷과 전화는 잠시 꺼 둔 후에 유유자적해 보는 것을 어떨까 싶다. 전혀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은, 100% 휴양이 될 것이다.



가는 길

가장 쉬운 방법은 마닐라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가량 이동해서 엘니도 공항에서 내리는 것이다. 배낭여행자들은 팔라완섬의 푸에르토 프린세사 공항에서 내려 버스로 6시간 정도 이동해 엘니도 타운에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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