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투쟁의 현장 그린 문제작
젊은 화가와 반군의 교감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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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얀 와글레 지음·이루미 옮김/문학의숲·1만1800원
만년설 덮인 히말라야와 유채꽃밭 사이를 지나는 트레킹 코스. 네팔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주로 여행자의 눈에 비친 것들이다. 네팔을 다룬 우리의 소설과 시 역시 대부분 현지 여행 경험을 담고 있다. 가이드와 셰르파가 아니면 원조 대상자로나 인식되기 십상인 네팔 사람들의 삶의 실상은 어떤 것일까. 그들은 어떤 꿈을 꾸며 어떤 고민을 품고 있을까.
네팔 작가가 쓴 그네들의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던 차에 새로 번역돼 나온 <팔파사 카페>는 아마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네팔 소설일 듯싶다. 네팔의 신문 기자 출신 작가 나라얀 와글레가 2005년에 발표한 이 소설은 네팔에서 5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권위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문제작이기도 하다. 구릉 지대를 배경으로 삼아 네팔의 아픈 현대사가 펼쳐지는 이 소설은 여행지가 아닌 일상과 투쟁 현장으로서의 네팔 본모습을 알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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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과 미모, 재능과 부를 겸비한 선남선녀의 그렇고 그런 연애사로 이어지는 듯싶던 이야기는 2001년 6월1일 네팔은 물론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네팔 국왕과 왕실 가족 살해 사건을 계기로 급격하게 방향을 튼다. 폭도들의 시위와 경찰의 통행금지령으로 뒤숭숭하던 어느 날 드리샤에게 대학 시절 친구 싯다르타가 찾아온다. 학생회장 출신으로 마오이스트 반군에 가담했던 그는 드리샤의 집에 피신해 있고자 왔던 것. 폭력과 저항으로 민주주의와 정의를 추구하는 싯다르타, 그리고 선과 색채를 통해 아름다움을 형상화하고자 하는 드리샤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펼쳐진다.
“넌 개인의 중요성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둬. 그게 네가 더 큰 그림을 포착하지 못하는 이유야. 우린 새로운 나라를 세우기 위해 싸우고 있어.”
“그림은 사회를 변화시키려고 있는 게 아냐. 예술은 정치가 아니니까. (…) 나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색을 사용해. 정치를 끌어들이지는 않아.”
“아름다움은 삶의 쓰디쓴 진실 속에 있는 거야. 네 색깔이 표현한 건 모두 환상에 불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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