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애미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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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바다와 하얀 모래, 호텔·리조트가 어우러져 있는 마이애미비치. 고급 휴양지이지만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주민들은 낯선 이방인에게 “올라(안녕)” 하며 말을 걸어왔다. / Getty Images Bank
마이애미비치에 도착하고 동네를 한 바퀴 돌고 나서 "여긴 뭐지?"라고 생각했다. '미국에서 꼭 가봐야 할 휴양지 중 하나'라고 해서 화려한 고급 리조트들이 이어진 해변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 밖이었다. 화려하기보단 소박했다. 마이애미비치는 최고급 휴양지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따스한 햇볕,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인간미 넘치는 사람들의 정이 부족함을 채워준다. 더 좋은 게 있다. '도시 자체가 미술관'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곳곳에서 다양한 미술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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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사우스 비치’호텔에 걸려 있는 앤디 워홀과 장 미셸 바스키아의 공동 작품. / 정유진 기자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 사는 곳

마이애미비치는 플로리다반도 마이애미 앞바다에 있는 인공섬이다. 마이애미 공항에서부터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집들을 지나 바다 위에 있는 다리를 건너면 마이애미비치에 들어서게 된다.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린다. 화려한 부티크 호텔과 상점들로 이루어진 번화가는 해변가에서 한 블록 떨어진 콜린스(Collins) 에비뉴로 들어가야만 볼 수 있다. 길거리에선 방과 후 공원에 모여 앉아 수다를 떠는 교복 입은 소녀들, 햇볕을 피해 그늘막에 의자를 가지고 나와 앉은 동네 아저씨들이 먼저 반긴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식당, 화랑 그리고 수퍼마켓도 늘어서 있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수퍼마켓인 '델리'에서 먹는 샌드위치는 꿀맛이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올라!"(스페인 어로 '안녕'이란 뜻)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어준다. 바다 건너 이민 온 쿠바인들이 많은 이곳에선 그들의 정취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쌀과 검은콩 그리고 고기가 주재료인 쿠바 음식에 럼과 민트잎 그리고 설탕을 으깨 넣은 모히토 한 잔을 마시면 금상첨화. 사람들이 말하는 스페인어를 배경음악 삼아 홀짝홀짝 술을 마시다 보면 금세 취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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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자수가 서 있는 바닷가. 산책로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이가 많다.
바다와 도시가 한곳에 어우러진 곳

마이애미비치의 매력은 자연과 도시가 어울려 있다는 점이다. 수영을 하고 싶다면 바닷가로, 쇼핑을 하고 싶다면 번화가로 걸어가면 된다. 많이 걸을 필요 없다. 마이애미비치의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닷가 앞 야자수로 둘러싸인 산책로. 한쪽엔 새하얀 모래사장과 푸른 빛 바다, 반대쪽엔 호텔과 상점들이 있는 콜린스 에비뉴가 보인다. 화려한 도시와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 대비되는 곳이다. 음악을 들으며 산책로를 걷다 보면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누구도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는다. 모든 게 자유롭다. 푸른 하늘과 야자수를 바라보며 자전거를 타는 것도 좋다. 거리 곳곳에 자전거 대여대가 있어 누구든지 원한다면 자전거를 탈 수 있다. 걷다 보면 호텔 담장 너머 있는 수영장도 시야에 들어온다. 호텔마다 다른 스타일의 수영장을 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이곳이야말로 미술 도시

이곳은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가 열리는 곳. 그러나 미술품을 보기 위해서 12월에 열리는 아트바젤 때에 맞춰 갈 필요는 없다. 관람비를 안 내고도 좋은 미술을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가장 손쉽게 다양한 미술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호텔이다. 'W 사우스 비치' 호텔은 다양한 현대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호텔 입구 분수대엔 헬로키티와 토끼 캐릭터인 미피 조각이 설치돼 있다. 미국 현대미술가 톰 색스의 작품이다. 호텔 안엔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의 1970~80년대 작품부터 장 미셸 바스키아, 줄리안 슈나벨과 같은 유명 작가들의 대형 작품이 있다. 앤디 워홀의 오줌 작품으로 알려진 '산화'(1978)도 프런트 데스크에 멋스럽게 걸려 있다.

사가모어(Sagamore) 호텔은 컬렉터인 주인이 모은 작품을 내부에 걸어놓아 '아트 호텔'로도 불린다. 사진작가 개리 위노그랜드의 사진 외에도 판화, 비디오 아트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품이 있다. SLS 사우스 비치는 유명 디자이너인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호텔이다.

더 많은 미술품을 보고 싶다면 마이애미 다운타운에 있는 개인 컬렉터들의 컬렉션 방문을 추천한다. 택시를 타고 다운타운으로 다리를 건너가야 하지만, 거리가 멀지 않아 한번 나갔을 때 다 돌고 오면 된다. '드 라 크루스(de la Cruz) 컬렉션'은 쿠바 출신 컬렉터 부부가 30년 동안 라틴아메리카와 전 세계를 오가며 모은 작품들로 이뤄져 있다. '마글리스(Margulies)' 컬렉션도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곳을 운영하는 마틴 마글리스는 미술잡지 '아트뉴스'가 톱 200위에 선정한 명성 있는 컬렉터. 윌렘 드 쿠닝, 호안 미로 등의 작품을 상설 전시한다. '루벨(Rubell) 패밀리 컬렉션'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개인 현대미술 컬렉션을 가진 재단 중 하나로 손꼽힌다. 팝 아티스트 키스 헤링, 제프 쿤스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전시는 매번 바뀐다. 오고 가는 교통비가 아깝지 않다.

마이애미까지는 직항 노선이 없다. 주로 뉴욕·댈러스·샌프란시스코에서 비행기를 갈아탄다. 아메리칸항공으로 공동 운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노선에 따라 15~20시간 정도 걸린다. 마이애미에서 마이애미비치로 가려면 공항에서 택시를 타면 된다. 택시 가격은 35달러(4만1000원) 수준. 마이애미공항에서부터 마이애미비치까지 가격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택시 안에 미터기가 없다 해도 걱정할 필요 없다. 택시 기사에게 부탁하면 영수증을 바로 적어준다. 
마이애미에 갔다면 미국 동남쪽 끝인 키웨스트(Key West)를 꼭 들르고 오자. '미국 속 쿠바'라고 불리는 곳이다. 쿠바인들의 삶이 녹아 있다.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생가와 박물관이 이곳에 있다. 헤밍웨이는 1931년부터 8년간 이곳에 살면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킬리만자로의 눈' 등을 집필했다. 키웨스트에서 보낸 생활은 '노인과 바다' 집필에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슬리피 조'는 그가 즐겨 찾던 바(bar)다. 바 안에는 헤밍웨이의 자취가 담긴 사진과 물건들이 진열돼 있다.

키웨스트를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오버시스 하이웨이'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드라이브 코스로 꼽힌 곳이다. 마이애미에서부터 키웨스트까지 42개의 다리로 이어져 있다. 자동차로 3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바다 위를 달리다 보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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