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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미국

미국 댈러스 : 여행의 호기심을 개척하다, 댈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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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 사이로 흐는 예술적 감수성… 상상 그 이상의 즐거움을 간직한 곳

윈스퍼 오페라 하우스
윈스퍼 오페라 하우스
여행지로부터 연상되는 것들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즐거움과 뜻밖의 매력을 발견했을 때, 우리는 여행의 묘미를 느낀다. 

미국 텍사스주 북동부에 자리한 댈러스를 두고 어떤 이는 서부 개척의 역사와 강인함을 상징하는 카우보이를 떠올릴 것이며, 또 다른 이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온 곳으로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좀 더 찬찬히 들여다 보면 댈러스의 또 다른 얼굴, 예술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새로운 이면을 발견하게 된다. 역사적 애환을 예술로 승화한 도시, 댈러스에서 상상했던 그 이상의 즐거움을 맞이해보자.

댈러스 도시 전경
댈러스 도시 전경
빌딩 숲 사이로 흐르는 예술적 감수성

미국 텍사스주의 대표 도시 댈러스 하면 매서운 태양 빛 아래 갈색 흙먼지가 흩날리는 광활한 대지를 떠올리는 이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연상되는 도시의 이미지와는 달리 현재 댈러스는 고층 빌딩 사이로 녹음이 드리워져 있고,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

미국 여느 대도시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외관이지만, 좀더 가까이 도시를 들여다 보면 남서부 최대의 문화예술 중심지라는 이곳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금세 발견할 수 있다. 발달된 예술도시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 ‘댈러스 예술지구(Dallas Arts District)’는 예술을 넘어 문화, 쇼핑, 요리 등 다채로운 영역을 풍요롭게 만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즐거움과 특별함을 선사하고 있다.

보물 같은 예술품들을 간직한 도시

시내 중심에 위치한 댈러스 예술지구는 갤러리와 박물관, 공원, 극장 등이 모여 있는 곳으로 현대적 감각의 세련된 건축물과 조형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로댕, 피카소, 마티스, 드가 등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들부터 워홀, 폴록 등 대표적인 현대미술가의 걸작들이 한 공간에 어우러져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댈러스를 찾는 여행자들이 이곳을 반드시 방문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댈러스 예술지구를 방문할 때는 이후 일정을 잠시 비워두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면 숨겨진 보물 같은 예술품들이 하나씩 눈과 가슴에 담겨진다. 

이곳 예술지구는 1984년 ‘댈러스 미술관(Dallas Museum of Art)’이 개관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형태주의 건축가로 유명한 에드워드 래러비 반스가 디자인한 미술관으로, 미국과 아프리카, 아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공수해온 2만 4천여 점의 미술품이 폭넓게 전시돼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앤디 워홀의 작품을 비롯해 오귀스트 르누아르, 빈센트 반 고흐, 폴 세잔, 클로드 모네의 걸작들을 이곳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으며, 특별전을 제외하면 입장료 없이 유명 예술품을 자유로이 감상할 수 있어 열린 문화공간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페로 자연과학 박물관
페로 자연과학 박물관
댈러스 미술관 옆에는 이탈리아 출신의 대표 건축가 렌조 피아노가 설계한 ‘내셔 조각 미술관(Nasher Sculpture Center)’이 자리하고 있다. 유리로 둘러싸인 현대식 건물에는 댈러스의 수집가이자 자선가인 레이몬드 내셔와 그의 아내 팻시 내셔가 40년 이상 수집한 오귀스트 로댕과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에드가 드가 등의 작품 3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미술관 내부는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감돌아 오로지 작품에만 집중하기 좋으며, 유리창 밖으로 펼쳐지는 야외 갤러리는 아름다운 조경과 함께 다양한 조형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곳의 예술적 운치를 더한다.

2012년에 문을 연 ‘페로 자연과학 박물관(Perot Museum of Nature and Science)’은 흥미로운 오감 체험학습을 통해 자연과학을 이해하기 쉽게 배울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지구 단층의 모습을 보여주는 건물 외관의 대담한 설계는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톰 메인이 맡았으며, 내부의 전시공간은 자연, 생태, 화학, 물리학 등으로 구성돼 있다. 11개의 최첨단 전시홀을 비롯해 3D 영상 체험이 가능한 디지털 시네마, 실험실, 야외 놀이공간, 전망대 등이 갖춰져 있어 어린이는 물론 어른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도심 곳곳 자리한 다양한 즐거움

댈러스 시민들의 녹색 쉼터 ‘클라이드 워렌 파크(Klyde Warren Park)’도 빼놓을 수 없는 이 지역 명소다. 방문객들이 공원 곳곳에 위치한 이른바 공간들(Rooms)을 돌아다니면서 발견의 기쁨을 느끼도록 했다는 설계 의도에 따라, 가는 곳마다 아기자기한 즐거움과 소소한 일상의 재미가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는 산책로와 잔디마당, 식물원, 어린이 공원, 분수시설 등이 있으며, 공원의 측면은 참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있어 푸르른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도로의 소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운동을 즐기거나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현지인들,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숨가쁜 도심 한가운데 여유로운 일상의 모습이 자연과 함께 담겨져 있어 여행자들이 잠깐의 쉼을 청하기에도 좋다.

클라이드 워렌 파크 / 리유니언 타워
클라이드 워렌 파크 / 리유니언 타워
시내 전경을 한눈에 바라보고 싶다면 댈러스의 랜드마크 ‘리유니언 타워(Reunion Tower)’를 추천한다. 리유니언 지구에 위치한 이곳은 높이 171미터의 전망탑으로, 초고속 엘리베이터를 타고 55층 전망대에 오르면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다. 둥근 형태의 타워 상단은 수많은 전구들로 이루어져 있어 밤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며, 회전식 레스토랑과 칵테일 라운지에서 즐기는 야경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딜리 광장 / 식스 플로어 박물관
(위부터) 딜리 광장 / 식스 플로어 박물관
케네디 대통령의 마지막 숨결을 찾아서

딜리 광장(Dealey Plaza)에 자리한 ‘식스 플로어 박물관(Sixth Floor Museum)’은 댈러스에서 사람의 발길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이다. 원래 텍사스주의 교과서 보관소로 사용되던 평범한 건물이었으나, 비극적인 장소로 남게 된 건 1963년부터다. 당시 이곳 6층에서 오스왈드가 겨눈 총에 의해 딜리 광장을 지나고 있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운명을 달리하게 된다. 

이 역사적 장소는 1989년 박물관으로 새롭게 문을 열어 사진을 비롯해 비디오 영상, 유물 등 케네디 대통령 암살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암살범이 총을 겨누었던 창가에서 딜리 광장을 바라보면 저격 당시 대통령의 자동차 행렬이 이 건물과 매우 가까이 진행되고 있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서부시대의 체험과 와인이 함께하는 곳

댈러스포트워스 국제공항에서 약 25분 거리에 위치한 ‘포트워스(Fort Worth)’는 미국 서부시대의 문화유산을 잘 보존하고 있어 텍사스주를 대표하는 관광 도시로 손꼽힌다.

대표적인 명소인 ‘포트워스 스톡야즈(Fort Worth Stock Yards)’는 1800년대 말부터 가축거래소와 목장이 조성되었던 곳으로, 입구에 들어서면 마치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 서부시대가 눈앞에 펼쳐진다. 통기타를 치며 흥겹게 노래하는 카우보이들, 수제 부츠와 카우보이 모자 등의 토산품, 허름하지만 운치 있는 목조 건물들은 이곳만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소몰이 퍼레이드와 로데오 행사는 여행의 흥을 더해준다.

댈러스와 포트워스 사이에 있는 ‘그레이프바인(Grapevine)’은 와인으로 유명한 도시다. 미국 5대 와인 생산지에 속하는 이곳은 기후 영향 때문인지 멕시코, 스페인과 비슷한 레드 와인이 많이 생산된다. 와인과 더불어 이 도시의 매력은 증기기관차인 그레이프바인 빈티지 철도를 타고 포트워스 스톡야즈까지 철도여행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부시대의 유산을 가장 아름답게 간직한 포트워스로 향하는 길은 상상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세계로 여행자를 이끈다.

포트워스 스톡야즈
포트워스 스톡야즈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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