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융프라우 산악마을'

융프라우 지역 곳곳에 숨어 있는 산악 마을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융프라우 철도.
융프라우 지역 곳곳에 숨어 있는 산악 마을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융프라우 철도. / 유승률 사진 작가
해발 2168m 절벽을 걷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아찔하다. 수만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는 빙하가 쓸고 내려간 넓은 계곡이 아득하고, 눈앞으로는 만년설을 얹은 산봉우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는 두 걸음 앞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구름을 몰고 왔다가도 순식간에 파란 하늘을 선물처럼 내보인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다리가 후들거려도 '절벽의 워킹'에 도전해보고 싶지 않은가.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만년설과 그 만년설이 녹아내려 수직으로 내려꽂히는 폭포, 수백 종류의 야생화, 하이디가 뛰어나올 것 같은 마을들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림엽서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풍경은 또 어떤가.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 융프라우의 자연을 빠른 호흡으로 즐기고 싶다면 휘르스트로 가보자. '탑 오브 어드벤처'라는 수식어가 붙은 휘르스트에는 8월 중순 개장하는 '클리프 워크'를 비롯해서 짜릿한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융프라우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익숙한 지명은 인터라켄이다. 요즘도 인터라켄에는 관광버스들이 한국인 관광객을 쏟아내고 있다. 유럽의 다른 지역을 들러 1박 2일 일정으로 스위스를 찍고 가는 관광객들이 보고 가는 곳은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요흐. 인터라켄 오스트(동역)에서 융프라우 철도를 타고 알프스의 대표 봉우리인 융프라우의 턱밑까지 이동하는 코스이다.

아이거, 묀히 암벽을 뚫고 톱니바퀴의 힘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해발 3454m) 융프라우요흐역에 오르다 보면 측정 불가능한 인간의 한계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인터라켄에서 이곳까지 올라가는 데만 2시간 20분이 걸린다. 이곳에서 한국의 컵라면을 먹고 22㎞에 이르는 알레취 빙하와 만년설에 감탄사를 쏟아내고 내려오면 한나절이 훌쩍 간다. 다음날이면 융프라우 지역을 떠나야 한다.

최근 들어 이런 관광 공식이 깨지고 있다. 패키지 여행상품이 아닌 자유여행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인터라켄을 떠나 융프라우 곳곳에 있는 산악마을로 올라가고 있다. 인터라켄 오스트에서 출발한 융프라우 철도가 닿는 곳은 18개 역이다. 역을 중심으로 자동차 없는 마을 벵엔, 폭포마을 뮤렌 등 다양한 색깔을 지닌 산악마을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중 융프라우를 좀 더 적극적으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곳은 해발 1034m에 있는 그린델발트이다. 세계의 젊은이들은 물론이고 한국인 관광객도 최근 많이 찾는 곳이다. 호텔 침대에 누워서도 아이거 북벽이 한눈에 보여 '아이거 마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삼각형 지붕을 얹은 샬레 풍 목조주택이 푸른 목초지 사이에서 동화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낸다.

만년설 덮인 알프스 산맥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휘르스트는 융프라우 지역에서도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
만년설 덮인 알프스 산맥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휘르스트는 융프라우 지역에서도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목적 중 하나가 '사계절 액티비티의 천국' 휘르스트에 오르기 위해서이다. 그린델발트에서 6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25분 정도 오르면 휘르스트 정상역에 도착한다. 융프라우 지역에서 가장 전망이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베터호른, 슈렉호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등 해발 3000~4000m에 이르는 알프스의 대표 봉우리들이 눈앞에 빙 둘러 펼쳐진다. 휘르스트의 모험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패러글라이딩을 타고 파노라마 속으로 뛰어들기도 하고, 겨울 스키족들은 리프트를 타고 해발 2500m 오베르요흐에 올라가서 그린델발트까지 융프라우 최고의 슬로프를 즐긴다. 그린델발트까지 표고차가 1500m 가까이 나기 때문에 쉬지 않고 단숨에 내달렸다가는 심장이 터질 듯한 충격이 따르기도 한다.

휘르스트 클리프 워크와 함께 휘르스트 플라이어도 도전해볼 만하다. 케이블에 매달려 시속 80㎞의 속도로 날아 내려오는 기구이다. 케이블카 아래쪽 정거장인 슈렉펠트역까지 알프스의 청정 바람을 온몸에 느끼면서 내려오는 기분이 짜릿하다. 다음 역인 보어트에서는 페달 없이 서서 타는 자전거인 트로티바이크가 기다리고 있다.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떼들의 방울 소리를 들으면서 아기자기한 산악마을의 속살을 볼 수 있다. 내리막길이 있어 속도감도 제법이다.

휘르스트에 가면 꼭 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산중호수 바흐알프로 이어지는 트레킹이다. 융프라우 지역에 있는 76개의 트레킹 코스 중에서 최고로 꼽히는 구간이다. 휘르스트 정상역에서 2㎞를 걷다 보면 만년설과 이어진 두 개의 호수가 기적처럼 나타난다. 만년설 옆에는 하얗고 노란 야생화가 지천이고, 호수에 비친 산을 보고 있으면 어디가 하늘이고 호수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휘르스트의 다양한 액티비티를 경험하고 오면 융프라우를 눈이 아닌 마음에 담게 된다.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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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프라우 산악마을 즐기는 법:
 융프라우 지역의 산악마을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싶다면 융프라우 철도가 편리하다. 융프라우 철도 한국총판인 동신항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할인 쿠폰을 비롯해 1일부터 6일까지 여행 기간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VIP 패스(160스위스프랑부터)를 구입할 수 있다. VIP 패스의 종류에 따라 산악마을 자유이동, 리프트권, 휘르스트 플라이어 무료 이용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02)756-7560 
홍여사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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