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소년 앤드류' '천재소년 두기'… 그 시절 그 모습 "엄청 반갑다!"

최근 단편집을 내고 독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장편과 단편집은 어떻게 다른가? 물론 '길이가 다르다'라고 대답을 할 수도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꼭 길이의 차이만 있는 건 아니다. 장편과 달리 발표한 연도가 다르고, 등장하는 인물도 제각각인 단편의 모음집은 꽤 오랜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아 책으로 묶어내는데, 그건 마치 구석에 처박아놓고 한동안 보지 않은 앨범을 꺼내보는 듯한 기시감을 주기 때문이다. 가령 인터넷 서점 에디터 시절, 야근에 시달리며 부엌에 앉아 꾸벅꾸벅 졸며 쓴 첫 단편을 읽다가 문득 '전종 50% 폭탄세일'을 떠올리거나, 지금은 출판단지가 들어선 파주에 갔다가 오래전, 파주의 물류센터에서 책 포장을 하던 아주머니들에게 일이 성글다고 야단맞던 기억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느낌표'라는 책읽기 프로그램 때문에 서점의 책들이 밤낮없이 팔려나가던 시절의 일들이다. 

영화 '스탠바이미'의 배경이 되는 미국의 오리건주(Oregon 州). 영화 속 주인공들이 거대한 나무 숲을 따라 걷는 것에서도 묘사됐듯 오리건주는 풍부한 임산자원을 자랑한다. / 게티이미지 멀티비츠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주인공인 외과의사 토마스는 교통사고로 죽어 버린다. 소설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결정적인 주인공이 이미 죽었다는 것을 독자들에게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현재 살아 있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곧 죽게 될 주인공이 의미 없이 내뱉는 말이나 사소한 행동에서 내밀한 진동을, 애잔한 향수를 느끼게 된다. 밀란 쿤데라는 '소설의 기법'에서 이를 일종의 환기효과라고 불렀다.

'스탠바이미'는 내게 그런 영화다. 내 유년시절을 자꾸 '리플레이(replay)'하게 하는 이 영화는 네 명의 소년들의 모험을 다룬 성장영화다. "내가 시체를 처음 본 것은 열두 살에서 열세 살로 넘어가던 때였다." 훗날 소설가가 된 고디의 독백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자연스레 과거로 넘어가 인구가 고작 1000여명밖에 되지 않는 오리건주의 작은 마을 캐슬록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 마을에 사는 고디, 크리스, 테디, 번, 네 명의 악동은 우연히 숲 속에 버려진 시체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죽은 형 때문에 괴로워하는 고디, 알코올 중독인 아버지와 도둑으로 몰린 전력을 가지고 있는 크리스, 전쟁 때 죽은 아버지를 영웅시하는 테디, 뚱보에 겁쟁이인 번. 각자 유년의 상처를 간직한 소년들은 시체를 찾으면 마을의 영웅이 될 것이라는 아이다운 희망으로 기찻길을 따라 이틀간의 모험에 나서면서 영화는 그들의 좌충우돌 여정을 따라간다.

이들 네 소년의 시체를 찾아 떠나는 모험은 '시체'란 말이 가진 공포스러운 음험함에도 불구하고 말캉한 허벅지와 발그레한 소년의 볼을 떠올리게 한다. 오리건주의 거대한 산림을 따라 펼쳐진 기찻길을 걷는 소년들의 모습과 함께 흐르던 코데츠(Chordettes)의 롤리팝을 들을 때마다 어쩐지 수퍼에 달려가 '춥파춥스'라도 사 들고 오고 싶은 마음이 드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겐 내용보다는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어린 시절을 보는 기쁨이 언제나 더 크다. 마치 과거를 되돌려 나만의 앨범을 보는 듯한 아련한 느낌 말이다.

1991년 지금은 사라진 신사동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나는 아빠와 함께 리버 피닉스(그는 '스탠바이미'에서 크리스 역할을 맡았다)가 나왔던 영화 '아이다호'를 봤었다. 아빠는 게이들이 등장하는 이 영화를 꽤나 황당해하는 눈치였지만, 나는 리버 피닉스의 얼굴에 홀딱 반해 "나는 길 감식가다. 평생 이 길을 맛볼 것이다"라고 말했던 그의 독백을 기어이 암기해 일기장에 써놓았다. 대학생이 되면 제일 먼저 길 탐식가가 되어 세상을 떠돌겠다고 결심한 것도 그때였다. 말해 뭐하랴. 내가 일찌감치 배낭을 메고 겁도 없이 비행기에 올라탄 건 오로지 리버 피닉스 때문이었다.

뚱뚱하고 겁 많은 소년 '번'을 연기했던 제리 오코넬은 꽤나 좋아했던 '슈퍼소년 앤드류'의 주인공이었다. 말하자면 나는 앤드류의 열두 살 시절을 뒤늦게 보게 된 셈이었는데 이런 우연한 사실은 그 옛날, '캐빈은 12살'이나 '천재소년 두기'를 보고 자란 1970년대의 아이들에게는 꽤 큰 선물이 될 게 틀림없었다. 그뿐인가. '고디'의 형으로 나왔던 '존 쿠삭'의 아름다운 청춘의 얼굴을 볼 수 있었던 것도, 미국 드라마 '24'에서 매회 죽을 고비를 넘기는 비극의 주인공 잭 바우어 역할을 하던 키퍼 서덜랜드의 주름살 없는 팽팽한 얼굴과 야구방망이로 정신없이 남의 집 우체통을 깨부수는 광란의 치기를 본 것도 이 영화에서였다. 배우의 얼굴에서 드러나는 현재와 과거의 시차가 크면 클수록 이 영화의 볼륨이 점점 더 커지며 내 머릿속을 쾅쾅 밟고 지나가는 기분이었다.

소년들이 오리건주의 그 아득한 숲 속과 강을 건너며 각자의 상처를 어루만질 때, 그래서 아빠는 나를 싫어하고, 형 대신 내가 죽는 게 더 나았을 것이라며 우는 고디에게 크리스가 했던 말을 나는 성장통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위로의 말로 기억한다. "널 싫어하는 게 아니야. 널 모르기 때문이야." 철길을 따라, 숲 속을 지나, 마을로 걸어 돌아온 소년들은 이제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길을 탐닉하겠다고 외친 리버 피닉스의 기념비적인 선언문처럼.

만약 내가 다시 열두 살로 돌아간다면 철길을 따라 시체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감행할 수 있을까. 열두 살의 나는 듀란듀란과 이문세를 좋아하는 소심한 소녀일 뿐이었다. 그러나 내가 쓴 소설 속이었다면 그것은 가능한 일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의 원작자인 스티븐 킹은 뼈와 장기가 파열되는 엄청난 교통사고를 겪고도 살아남았다. 그는 여전히 엄청나게 재미있는 소설을 쓰고, 어마하게 많은 돈을 번다. 리버 피닉스는 23세에 죽었다. 겨우 23세다. 내가 그보다 10년이나 더 살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때가 있다. 아마도 10년 후쯤 내가 리버 피닉스에 대한 단편을 쓴다면, 단편의 제목은 단 하나다. '소년은 죽지 않는다.' 유치하다 해도, 별수 없다. 리버 피닉스에 대한 정답은 내겐 그것, 딱 하나일 테니까. 

●스탠바이미: 로브 라이너 감독의 1986년 작. 스티븐 킹의 단편 '더 바디(the body)’
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시체를 찾아 떠난 네 소년의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요절한 리버피닉스와 텔레비전 스타였던 제리 오코넬의 10대 시절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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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름 휴가철에 "사이판 간다"고 하면 "식상하다"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한때 신혼부부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찾았고, 한국인 상주인구도 많은 탓에 이제 제주도만큼이나 익숙한 곳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그런 소리를 하기에는 이르다. 사이판 구석구석에는 쏠쏠한 재미와 의미로 가득 찬 관광지가 아직도 적잖이 숨어 있다.

남태평양 일대에서 유일한 한국계 특급리조트인 사이판‘월드리조트'. 모든 객실에서 바다가 내다보인다. / 한화 호텔&리조트 제공
①타포차우의 성모마리아

"사이판을 제대로 보고 왔다"고 말하려면 '타포차우의 성모 마리아상(像)'을 빼놓지 말아야 한다. 타포차우산 중턱 거대한 보리수나무 아래의 작은 동굴 안에 있다. 1521년 스페인 사람들이 이 섬을 점령하고 처음으로 기도를 드린 곳이다. 보리수 그늘이 워낙 크고 넓어 시원하면서도 경건한 분위기 때문에 절로 숙연해진다. 사이판은 태평양전쟁 때 최대 격전지 중 하나였지만 이곳만은 폭격 피해를 보지 않았다. 그래서 현지 주민들은 성지(聖地)로 여긴다. 동굴 앞 샘물은 몸에 바르면 병이 낫는다는 전설이 있어 주민들과 관광객 사이에서 '마리아의 성수(聖水)'로 인기가 높다.

②제프리스 비치

타포차우산 동쪽부터 시작되는 사이판 정글을 헤치고 가면 '제프리스 비치(Jeffrey′s Beach)'를 만난다. 세계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마리아나 해구가 있는 바다를 배경으로 각종 기암괴석이 늘어선 곳이다. 사람의 옆얼굴을 닮았다는 해변 양쪽의 바위 절벽을 비롯, 악어바위·고릴라바위 등 볼거리가 가득하다. 근처 원주민들이 현지 과일을 파는 곳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코코넛 열매 과육이 별미다. 오징어회보다 쫄깃하고 진한 맛이 신기하다.

③마나가하섬 스노클링

관광으로 성이 차지 않는 사람들에겐 '스노클링'이 있다. 5분만 배우면 마나가하섬 앞바다의 산호 군락에서 옥색 물빛 사이를 유영하는 형형색색 열대어들을 보고 만질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수족관'을 체험할 기회이다.

④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에 의한 월드리조트

사이판에는 남태평양 일대에서 유일한 한국계 특급 리조트인 '월드리조트'가 있다. 한국인 스태프들이 상주해 별다른 의사소통 걱정 없이 편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다. 지난해 한화 호텔&리조트가 인수해 새 단장을 마쳤다. 지상 10층 265개의 객실 모두에서 옥색 바다를 볼 수 있다. 각종 워터슬라이드 설비를 갖춘 대형 워터파크 '웨이브 정글(Wave Jungle)'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한다.

호텔 내 7개의 레스토랑도 수준급이다. 두바이 7성급 호텔 '부르즈알아랍'에서 영입한 주방장의 지휘 아래 현지 토속음식과 한식 등이 준비돼 있다. 일몰(日沒)을 보면서 원주민 쇼와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선셋가든'도 명물이다. 번거롭게 이것저것 따로 예약할 필요 없이 이 모든 프로그램을 '트리플 휴양 패키지' 하나로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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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경계… 예술은 위대한 정신병자들의 세계다?

작가에게 자신이 쓴 원고의 대부분을 버려야 할 때만큼 뼈아픈 순간이 있을까. 마주치고 싶지 않은 그 공포는 마음을 두 갈래로 분리시키는 일종의 정신분열 상태를 일으킨다. 어떻게든 남아 있는 원고를 살리겠다는 감성과 냉정하고 차분하게 원고를 모두 절단한 후, 잘못된 지점을 교정해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성은 엄청난 파열음을 불러일으키며 충돌한다. 

고층 건물이 즐비한 뉴욕 맨해튼에는 미래의 예술가를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지난 일요일, 600매 정도 쓴 원고의 대부분을 버려야 한다는 걸 불현듯 깨달았다. 반쯤 넋이 나간 채 나는 비스듬히 몸을 기대고 텔레비전을 켰다. 검은 옷을 입은 이소라가 의자에 앉아 어깨를 수그린 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날 찾지 말아줘. 나의 슬픔 가려줘. 구름 뒤에 너를 숨겨 빛을 닫아줘." 어쿠스틱 기타가 베이스로 깔리는 그 참혹하고 어두운 노래는 아일랜드 가수 '크랜베리스'의 검은 그림자를 연상시켰다. 이전과 다른 이소라의 목소리는 늑골을 파고들며 짙은 슬픔을 낙인처럼 새기고 있었다.

그 기괴한 노래의 원곡은 놀랍게도 보아의 발랄한 댄스곡 'NO.1'이었다. 원곡과 전혀 다른 새로운 버전의 'NO.1'은 마치 분열된 두 개의 자아를 보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누군가 이 곡을 새롭게 해석한 이소라에게 '흑마법사'라는 애칭을 붙여 주었다. 고성에 앉아 검은 망토를 흩날리며 슬픔을 짓이겨 부른 괴기의 노래라는 것이다.

발레 영화 '블랙스완' 속에 등장하는 '백조의 호수'는 두 개의 자아를 한 사람이 연기해야 하는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백조와 흑조, 천사와 악마를 동시에 연기해야 하는 주인공은 그러므로 혹독한 자아분열을 겪는다. 스스로 완벽해지길 원하는 뉴욕시티발레단의 '니나'는 그렇게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도전에 점점 자신의 몸이 '흑조'가 되어가는 망상에 시달린다.

어린아이처럼 오르골을 올려놔야 잠을 자고, 귀여운 인형을 모으며, 엄마의 '예쁜 딸'일 뿐인 니나. 그녀는 청순한 백조 연기는 완벽하지만 흑조가 가진 악마적인 섹슈얼리티를 전혀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토마스'의 지적 때문에 괴로워한다. "네 춤은 꼭 불감증에 걸린 것 같아"라는 그의 말이 완벽함을 추구하려는 예술가로서의 영혼을 뒤흔든 것이다. 완벽함을 추구하는 그녀는 자유롭고 성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발레단 단원 '릴리'를 질투한다. 흑조가 가진 섹슈얼리티를 기술로 습득해야 하는 그녀에겐 그것을 천성적으로 타고 난 릴리가 넘기 힘든 장벽이나 참을 수 없는 자신의 것을 기어이 빼앗을 경쟁자로 느껴지는 것이다.

발레는 높이의 예술이다. 누가 더 많이 뛰고, 누가 더 많이 도느냐로 날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불가능의 예술이기도 하다. 이 기형의 예술을 완벽히 소화해내기 위해 발레리나는 관절을 틀고, 단단한 뼈를 조금씩 열어가는 기괴한 통증의 과정을 겪어야 한다. 완벽함에 대한 욕망과 뒤틀린 관절의 대비, 이 심리적 풍경은 지구에서 예술가들이 가장 많다는 뉴욕의 심장부와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 든다. 또 '니나'의 오른쪽 어깨 상처가 자꾸만 부풀고, 그 안에서 기어이 가시가 나오고, 마침내 흑조의 검은 날개가 돋아나는 과정은 소녀의 관자놀이에서 거미가 나오는 '레몽 장'의 소설 '벨라 B의 환상'을 연상시킨다.

뉴욕은 예술가들의 도시다. 밥을 먹다가 '로버트 드니로'와 마주치거나, 카페에서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줄 서 있기도 한 곳이 뉴욕이다. 그곳에 사는 뉴요커들이 요란하게 사인을 받는 대신 쿨한 얼굴로 그들을 스쳐 지나가는 건, 평범해 보이는 동네 카페와 레스토랑의 점원들 역시 미래의 뮤지컬 배우이거나 화가이고, 거리의 연주자들이나 청소부도 오디션을 준비하는 미래의 예술가들이기 때문이다.

'유브 갓 메일'의 주인공 캐서린은 뉴욕의 지하철에서 백화점에 쇼핑하러 가는 나비를 보았다는 말로 러브레터를 작성한다. '블랙스완'의 니나는 뉴욕의 지하철에서 검은색 옷을 입은 또 다른 자신의 그림자(데자뷰)와 마주친다. 뉴욕의 지하철은 이렇듯 '로맨틱 코미디'와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의 간격만큼이나 다르다. 말하자면 '블랙스완'은 예술가들의 도시인 뉴욕의 신경증을 현실과 환상의 경계 위에서 보여준다.

니나가 걸어가는 링컨센터 맞은편에는 음악 천재들의 산실 줄리아드가 있다. 유명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과 뉴욕시티 발레단의 공연장이 함께 있는 이 거대한 예술의 전당은 장엄한 위용과 다르게 예술가들의 내면 풍경과 덧대어지면 왜곡되어진다. 문득 루게릭 환자 역할에 몰입했던 어느 영화배우의 말이 섬뜩하게 떠올랐다. 

만약 자신이 암에 걸린다면, 암 환자 역할을 가장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공연이 끝나고, 마침내 흑조가 되어버린 니나의 마지막 말도 그런 것이었다. "It was perfect." 그러므로 예술은 위대한 정신병자들의 세계다. 600매의 원고를 쓰는 데 100일이 걸리고, 그것을 전부 지우는 데 1초의 시간이 걸리는 세계. 나는 600매의 원고에 검은 블록을 씌웠다. 그리고 삭제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1초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블랙스완: 나탈리 포트만, 뱅상 카셀 주연.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분열'을 원작으로 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 작품이다. 뉴욕시티 발레단의 '니나'가 백조의 호수의 주인공으로 발탁되면서 생기는 내면적 갈등을 심리 스릴러 형식으로 다뤘다. 

자신의 몸이 점점 흑조로 변형되어가는 기괴한 꿈에 시달리는 '니나' 역할로 나탈리 포트만은 2011년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았다. 나탈리 포트만은 이 영화의 발레를 지도하던 뉴욕시티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벤자민 마일피드와 사랑에 빠지며 약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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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의 밤을 찌르는, 우주 바늘

파리의 밤과 낮에 에펠탑이 함께 하듯이, 시애틀을 보여주는 모든 풍경에는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이 있어야 한다. 마치 외계의 비행선이 하늘 위에 정차한 채 바늘과 같은 통로로 지구인들을 초대하는 것 같은 이 괴상한 건축물은 1962년 시애틀 세계 박람회 때 처음 문을 열었다. 360도로 돌아가는 전망 레스토랑의 창은 시애틀의 야경을 보기에 가장 좋은 곳인데, 거기에서 내려다보면 왜 이 도시의 시민들이 잠을 잊고 사는지 잘 알 수 있다. 미국의 여러 대도시들은 밤만 되면 시민들이 빠져나가 공동화되고 슬럼화된다. 반면 대표적인 ‘24시간 도시’인 시애틀은 빌딩 사이사이 풍성한 녹지와 쾌적한 시설로 시민들에게 밤낮 그 안에 머무르며 활발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한 것이다.


잠 못 이루는 밤에 둥둥 떠 있는, 보트하우스

시애틀을 세계적인 ‘잠 못 이루는 도시’로 만든 장본인은 역시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다. 아내를 잃고 외롭게 불면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애틀의 건축가 톰 행크스. 이를 보다 못한 아들이 라디오 심리 상담 코너에 아버지의 사연을 내보낸다. 볼티모어에서 이 방송을 들은 맥 라이언은 약혼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연에 끌리게 되고, 결국 시애틀까지 날아와 이 외로운 남자와 사랑스러운 아들을 보게 된다.


이때 톰 행크스가 영화 속에서 살고 있던 곳이 호수 위에 떠 있는 보트하우스. 남자는 쓸쓸히 베란다로 나와 호수를 바라보고, 난로 옆의 벤치에서 데이트 상대와 통화하고, 아들은 이 전화를 엿들으며 일일이 코치한다. 시애틀의 선상 가옥은 1890년대 어부와 선원들이 처음 지어 살기 시작했는데,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금을 아끼고 값싼 주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와 2천 가구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도 5백 개 정도가 남아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영화 속에 등장했던 바로 그 집으로 지금도 유니온 호수(Lake Union) 위에 떠 있다. 보트하우스라는 이름과는 달리 보트처럼 움직이지는 못하고 물 위에 자리잡고 있을 뿐이니 배 멀미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보트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외로운 독신남의 시애틀

잠 못 드는 이들의 라디오 상담소, 프레이저

시애틀 사람들이 왜 불면에 빠져 있는지 37개의 에미상을 수상한
[프레이저]에게 물어보라.


우중충한 비가 끊이지 않는 도시, 그 때문인지 시애틀에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꽤나 있나 보다. 이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인기 시트콤 [프레이저]의 주인공인 프레이저 박사는 톰 행크스의 아들이 사연을 보냈을 법한 라디오 심리상담자다. 보스턴에서의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시애틀에서 편안한 독신 생활을 보내려던 그의 계획은 말 많은 전직 경찰인 아버지 마틴, 소심한 잘난척장이인 동생 나일스와 뒤섞이게 되면서 매우 ‘시애틀’스럽게 된다. 시애틀적인 인생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관계란 언제나 뒤틀리고 비 오는 날처럼 우중충하다. 그렇지만 한 잔의 커피 같은 유머가 있기에 씁쓸하게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이들과 함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시니컬한 말다툼에 끼어들고 싶다면, 3번가와 파이크(Pike) 스트리트가 만나는 귀퉁이에 있다는 카페 네르보사(Café Nervosa)를 찾아가면 된단다. 안타깝게도 드라마 속에서만 존재하는 카페지만 말이다.




인어가 가져다 준 새로운 커피, 원조 스타벅스

시애틀을 특징짓는 가장 명료한 단어는 ‘커피’다. 사시사철 안개와 비에 덮여 있는 스산한 날씨, IT 직업군 등 꽤나 지적인 인구 구성, 국경 너머 밴쿠버와의 교류 등이 이 도시의 막대한 커피 소비량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스타벅스, 시애틀스 베스트 커피, 툴리스 등을 통해 세계의 커피 문화를 좌지우지하는 도시가 되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카페 체인 스타벅스는 1971년 시애틀의 웨스턴 애비뉴에 처음 문을 열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로운 커피 문화를 만들고 있던 피츠 커피(Peet's Coffee )에 영향을 받아, 싸구려 아메리칸 커피의 나라를 뒤집기 위한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이 원조점은 1977년에 자리를 옮겨 지금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Pike Place Market)에 자리잡고 있다. 전 세계 스타벅스 중에서 오리지널 로고(가슴을 드러낸 갈색의 인어)를 달고 있는 유일한 가게로, 그 앞에선 번쩍이는 은색 더블베이스의 밴드 등 로컬 뮤지션들의 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시애틀에선 스타벅스 본사의 건물과 오리지널 로고의 원조점을 만날 수 있다.

커피 혁명의 폭죽, 캐피톨 힐

캐피톨 힐의 일상을 담은 만화 '캐피톨 힐',바우하우스 등의 카페들도 즐겨
등장한다.


스타벅스는 미시시피 강물처럼 멀겋기만 하던 아메리칸 커피를 뒤집었지만, 너무 성공한 때문인지 이제는 심심하기 그지없는 스탠더드가 되어 버렸다. 시애틀이 진짜 커피의 도시인 이유는, ‘스타벅스 따위 멍멍이나 줘’라고 말하는 커피 마니아들을 위한 독립 카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거대 커피 체인의 대칭점에 있는 독립 커피(Independent Coffee)는 국가가 아니라 농장 단위로 원두를 구매하고, 커피 무역의 착취 구조를 근절시키고, 지역 커뮤니티에 밀착해 다양한 개성을 만들어내는 커피 로스터리나 카페를 말한다. 그들이 가장 활발하게 뛰어놀고 있는 동네가 시애틀 반문화의 중심지 캐피톨 힐(Capitol Hill)이다. 이 도시가 펑크 록의 성지인 만큼 뮤지션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 카페의 또 다른 특징이다.

시애틀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중의 하나이며 펄 잼이 밴드 명을 만들어낸 장소이기도 한 비앤오 에스프레소(B&O Espresso), 펑크 록에서부터 드랙 쇼까지 각종의 공연을 보기 위한 관객이 길거리까지 흘러넘치는 커피 메시아(Coffee Messiah), 높은 천장을 책으로 가득 채운 바우하우스(Bauhaus) 등 개성 넘치는 카페들이 즐비하다.



24시간 흐르는 책의 강, 아마존닷컴과 센트럴 라이브러리

커피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지, 잠을 못 이루다보니 커피를 마시게 되었는지. 어쨌든 이 불면의 밤에 함께 할 가장 좋은 친구는 누구일까? ‘책’이다. 1990년대 중반 사업가 베조스는 뉴욕에서 시애틀로 차를 몰고 오던 중 어떤 착상을 하게 된다. 인터넷으로 책을 팔자. 나인 투 파이브의 일과 시간만이 아니라 언제든 책을 고르고 살 수 있게 하는 거지. 이렇게 시작한 ‘아마존 닷컴’은 2년 남짓한 기간에 세계 최대의 서점으로, 160개국 300만 독자들에게 24시간 책을 주문받고 보내는 거대한 책의 강이 되었다.

비콘 힐(Beacon Hill)에 있는 아마존 본사를 어렵게 찾아가보았자 특별히 볼 것은 없다. 시애틀 시민의 24시간 독서생활을 엿보려면 센트럴 라이브러리(Seattle Central Library )로 가자.


건축가 렘 쿨하스(Rem Koolhaas)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2004년에 문을 연 이 도서관은 이제 스페이스 니들과 더불어 시애틀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되었다. 도서관 건물로는 이례적이다 싶을 정도로 모던한 디자인인데, 바깥에서는 번쩍이는 은빛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안에서는 부드럽고 따뜻한 자연 채광이 새로운 독서환경을 제공해준다. 듀이 시스템에 따라 같은 분류의 책이 여러 층의 서가로 나뉘는 것을 막기 위해 디자인된 나선형의 논픽션 서가(Books Spiral)도 시선을 잡는다. 145만 권의 다채로운 장서를 갖추고 있는데, 인터넷으로 책을 요청해 읽은 뒤에 24시간 개방된 반납함에 책을 넣으면 자동 컨베이어가 서고로 책을 보내는 시스템 역시 밤을 잊은 도시답다.




현대적인 디자인 속에서의 24시간 독서 생활,센트럴 라이브러리

이제는 평화롭게 잠들 수 있기를, 커트 코베인

영원히 이 도시안에 안겨 잠든 커트 코베인,그에 관한 책과 영화들


이토록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시민들이 많으니 그로 인한 병도 적지 않으리라. 내가 만약 이 도시에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면 이 병원을 찾아가게 될 것 같다. 드라마 [그레이스 아나토미]의 매력적인 의사들이 기다리는 시애틀 그레이스 병원(Seattle Grace Hospital). 많은 드라마들이 그렇듯이 극중 대부분의 장면은 세트 촬영이지만, 응급 헬기 이착륙 등을 찍기 위해 병원의 외관은 피셔 플라자(Fisher Plaza)로 설정되어 있다. 때문에 스페이스 니들, 모노레일 등 도시의 여러 명소들이 심심찮게 화면에 등장한다.


시애틀의 심리학자도 커피도 의사도 치료해주지 못한 슬픈 마음이 있다. 매년 4월 워싱턴 호수 근처의 비레타 파크(Viretta Park)에 많은 사람들이 꽃을 들고 모이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1994년 4월 8일 시애틀 펑크 록의 아이콘이었던 커트 코베인이 그 근처 자택에서 자살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시신은 가루가 되어 위스카 강(Wishkah River)에 뿌려졌고 묘지는 없다. 때문에 팬들은 그의 집과 가까운 이 공원의 표지판을 지우고 ‘커트의 공원(Kurt's Park)’이라 이름 짓고 영원히 잠든 그를 추도하고 있다.

시애틀은 음악의 도시다. 전설적인 록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가 여기에서 태어났고, 너바나, 앨리스 인 체인즈, 펄잼, 사운드가든 등 쟁쟁한 그런지 사운드 밴드들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소룡이 젊은 시절을 보내며 풋풋한 연애를 했던 곳도 이 도시. 그의 시신이 레이크뷰 묘지(Lakeview cemetery)에 안장되어 있기도 하다.


시애틀은 크지 않은 도시라 많은 명소들이 가까운 곳에 모여 있다. 가벼운 차림으로 걸어다니거나 모노레일을 타면서 현대적이고 쾌적한 도시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바깥으로 가면 안개 속의 울창한 산림이 만들어내는 몽환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트와일라잇], [트윈픽스], [씬 시티], [다크 엔젤] 등 쟁쟁한 초현실 판타지들이 모두 이 도시와 캐나다 국경 사이의 어두컴컴한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1] 라구나 비치(Laguna Beach), 예술가들의 놀이터

해질 녘 캘리포니아의 1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쏴~ 쏴~ 파도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고 저 멀리 온 세상이 오렌지빛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다. 가끔은 돌고래도 보이고 태평양 바다의 시원한 파도를 가르는 보트들의 행진도 보인다.

라구나 비치는 예술인들이 많이 살아서 그런지 분위기가 무척 색다르다. 해안을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는 언덕들을 따라가다 보면 작고 큰 갤러리들이나 해안공원들 그리고 바닷가 레스토랑들이 늘어서 있다.

미국의 리비에라 해안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곳에는 멋진 오픈카를 탄 연인들과 백발을 휘날리며 올드 카를 모는 노인들이 해안 도로에 가득하다. 라구나 비치에 가면 재미있는 광경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아름다운 아가씨가 중절모를 쓰고 비치 드레스를 휘날리며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다니는가 하면 사람들이 모래를 체에 거르는 모습이다. 시 소속의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유리나 커다란 돌멩이 등을 체에 거르는데 어느 해변에서도 본 적이 없는 낯설고 생소한 풍경이어서 오랫동안 서서 지켜보았다.

LA에서 라구나 비치로 가려면 1번 국도를 타고 내려가도 되고 5번 고속도로를 타고 얼바인 쪽으로 가도 된다. 라구나 비치 인근에는 예술인촌답게 예술가들의 갤러리와 창고로 된 작업실들이 모여 있고, 예술대학도 있다.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지나 바닷가로 다가가면 산 위에 멋진 집들이 보이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고급 주택이 많다. 신기하게도 시에서 그 높고 가파른 언덕에 염소를 풀어놓고 기르는데, 처음에는 가짜 염소인 줄 알았을 정도로 독특한 풍경이었다.

라구나 비치에서 일어나는 가장 멋진 일은 예술제이다. 대표적인 예술제로는 '소더스트 축제(Sawdust Fesival)'와 '예술제(Festival of Arts)'를 들 수 있다. 소더스트 축제는 여름과 겨울에 열린다. 소더스트란 '톱밥'이란 의미인데 예술가들이 바닥의 흙먼지가 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톱밥을 깔고 그 위에 작품을 전시하기 시작한 것을 유래로 지금은 전통이 되었다. 이 축제는 아마추어 작가와 프로 작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데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도자기 시연 코너와 유리 공예 시연 코너도 있다. 이외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재료들로 만든 눈이 번쩍 뜨이는 작품을 보면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예술제'는 라구나 비치에서 가장 유명한 축제인데, 이 축제에서 공연하는 <패전트 오브 아트>는 최소 6개월 전에 예매를 해야 좋은 자리를 기본 가격으로 볼 수 있다. 이 공연은 그해의 예술가가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추어 고른 명화들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아 있는 사람이 그대로 재현해 내는 작품인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근사하다. 얼바인 보울에서 새까만 여름 밤하늘의 별빛 아래 살아 있는 명화를 보는 것 그 자체가 예술의 한 장르이다. 수많은 사람이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명화 속 인물들과 혼연일체가 되는 모습은 뭐라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2] 키웨스트(Key West), 한 편의 소설 같은 섬

에메랄드빛으로 온 세상이 물들어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바다와 그 위에 떠 있는 짙은 청록빛의 섬들……. 마이애미에서 약 한 시간을 날아가 도착한 곳은 미국의 최남단이며 미국의 땅끝마을인 키웨스트였다. 키웨스트는 미국 어느 지역의 바다와도 다른 바다 빛깔을 가진 곳이며 미국 플로리다 주의 전체를 대변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택시를 타고 호텔로 가는 길에는 빛의 바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찬란한 빛을 고스란히 다 받아 주는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자연과 동화된 인간들의 모습이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느껴졌다.

바다를 끼고 있는 호텔 근처에는 기다란 부두들이 한두 개씩 있어 남국의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호텔 종업원이 짐을 옮겨 주면서 키웨스트의 노을을 놓치지 말라며 귀띔해 주었다. 일몰 시간에 맞추어 카메라 두 대를 들고 노을을 보러 갔는데 크루즈가 한가롭게 떠 있는 푸른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한쪽엔 미국 최남단의 집도 보였다. 이 집은 키웨스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인 콩크하우스이다. 노을과 함께 남쪽의 바다 내음을 폐 깊은 곳까지 들이마시고는 밤늦도록 키웨스트의 아름다운 야경에 취해 잠이 오질 않았다.

마이애미에서 키웨스트로 가는 비행기는 귀여운 프로펠라가 양쪽에 달린 쌍발기이다. 이 예쁜 비행기는 몸집이 작아 짐을 실을 곳도 마땅치 않아서 짐은 모두 항공사에서 맡아서 일괄적으로 실어 주고 찾아가게 한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콩크 공화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콩크는 커다란 소라의 일종인데 키웨스트의 주민을 부르는 닉네임이기도 하다. 그래서 키웨스트를 콩크 공화국이라고도 한다. 그 아래는 미국 최남단 표시 기둥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기둥에는 쿠바까지 90mile(약 150km)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미국 최남단 표시를 지나 갤러리들이 늘어서 있는 곳을 지나고 나비와 화려한 새들이 모여 있는 박물관을 지나서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등을 쓴 헤밍웨이가 살았던 집으로 향했다. 화이트헤드 가 방향으로 열심히 걷다 보니 키웨스트의 등대 박물관과 함께 헤밍웨이의 집이 나왔다. 이 집은 늘 방문객들로 북적거리는데, 헤밍웨이가 살았던 시절에 키웨스트에서 수영장이 있는 유일한 집이었다고 한다. 헤밍웨이의 서재와 그의 작품을 탄생시킨 타이프라이터를 보고 있으니 온몸에 전율이 이는 듯했다. 집 안은 아주 고풍스럽고 아름다웠으며 헤밍웨이가 아끼던 정원에는 바나나 나무나 연꽃 연못이 있었다.

헤밍웨이의 집을 나와 등대 박물관을 둘러본 뒤 조류학자인 오듀본의 박물관을 찾아갔다. 오듀본 하우스는 멜로리 광장 근처에 있는데 정원이 무척 아름답다. 조류학자이자 화가이며 선장이었던 오듀본이 살던 곳으로, 화려한 트로피컬색으로 물든 정원이 있어 젊은 연인들이 사진을 찍으러 오거나 여기서 결혼식을 하기도 한다. 3층으로 지어진 이 집은 오듀본이 살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아서 볼거리가 많다. 특히 침대나 술 저장 트렁크 등이 아주 이색적이었다. 그의 화가로서의 재능이 돋보이는 새 그림들도 있었는데, 마치 살아서 날아갈 것처럼 느껴져서 한참을 보게 되었다. 항해를 즐기고 음악과 그림을 사랑하며 누구보다 새를 좋아한 오듀본……. 키웨스트에는 참 멋진 남자가 많이 살았던 것 같다.

빈티지풍 청춘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현란한 그래피티(벽화)가 골목을 뒤덮는 곳. 뉴욕 청춘들의 문화적 해방구는 맨해튼을 벗어나 이스트강 건너 브루클린으로 이어진다. 최근 10년 사이 뉴욕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아지트로 떠오른 곳이 바로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다.


윌리엄스버그에 들어서며 혹 영화 ‘브루클린의 마지막 비상구’의 공장지대를 연상했다면 이런 이색적인 상황에 의아해 할 수도 있다. 20여년 전만해도 외지인들의 발길조차 뜸했던 이 투박한 공간 역시 본래는 남미 출신의 이민자들이 거주하던 곳이었다. 문 닫은 공장지대에 맨해튼의 돈 없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몰려 들면서 거리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소호에서 첼시 등으로 이어지는 맨해튼의 문화적 확장은 이곳 브루클린으로 넘어와 새롭게 둥지를 마련한 셈이다. 첼시 등의 공장형 갤러리가 정제된 모습이 강하다면 윌리엄스버그의 모습은 골목과 갤러리들이 좀 더 살뜰하게 어울리는 풍경이다. 맨해튼을 거닐다가 무수한 관광객들에 염증을 느꼈다면 윌리엄스버그에서는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뒷골목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에서는 현란한 그래피티와 흔하게 마주치게 된다.



브루클린의 가장 ‘핫’한 명소가 된 곳

기타를 둘러멘 뮤지션들이 윌리엄스버그의 중심가인 베드포드 거리를 누비고 3층짜리 아담한 건물이 늘어선 골목 사이에 간판 허름한 클럽들과 빈티지 숍들이 들어선 모습은 순수했던 시절의 홍대 앞거리를 연상시킨다.


윌리엄스버그의 단상들은 맨해튼의 깊은 숨결이 강을 건너며 정제되는 것과도 맞닿는다. 클럽과 바들이 몰려 있는 맨해튼 로우어 이스트와는 지척거리다. 윌리엄스버그 브리지만 건너면 곧바로 연결되고 맨해튼에서 메트로를 타도 한 정거장이다.


윌리엄스버그는 최근에도 새로운 공장들이 갤러리나 클럽으로 탈바꿈하고 있으며 젊은 아티스트들의 그래피티들이 새롭게 거리를 채색하며 외딴 골목까지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 아티스트들의 정신과 함께 호흡하는 갤러리들의 수는 어느새 수십 개를 넘어섰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예술가들은 길거리에 포스터, 그래피티 등으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 약국 ,빵집, 바 등의 벽면이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명소가 된 공간들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브루클린에서 가장 물 좋기로 소문난 클럽과 드라마 ’섹스 & 더 시티‘에 등장 한 뒤 유명해진 타이 음식점, 명물 빈티지숍들이 이곳에 자리잡았다.



젊은 예술가들 그려내는 현란한 그래피티

한적한 야외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기는 것은 윌리엄스버그의 여유로운 오전을 음미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뉴요커들도 즐겨 찾는다는 베이글 스토어에서 갓 구운 빵을 산 뒤 폴란드 이민자들의 주거지인 그린포인트 지역까지 슬슬 걸어볼 수도 있다. 이곳 공장지대 담벽에 그려진 수준 높고 재미있는 그래피티들을 감상하다 보면 노천 미술관을 거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래피티들 너머로는 따뜻한 오후를 즐길 수 있는 공원도 들어서 있다. 공원에 주저앉아 햄버거를 우적우적 씹어도 느껴지는 풍취가 다르다.

뉴욕의 근대사를 묵묵히 지켜 본 브루클린 브릿지.


윌리엄스버그에서 서쪽으로 향하면 선착장 주변의 창고를 갤러리로 개조한 덤보 지역과 연결된다. 뉴욕 근대사의 명물인 브루클린 브리지와 맞닿은 덤보지역 역시 문화적 변신에서는 윌리엄스버그와 호흡을 같이한다. 이방인들은 직접 예술가들의 주거공간을 기웃거리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베드포드 거리를 중심으로 한 윌리엄스버그 일대는 낮보다는 밤이 더 화려하게 무르익는다. 브런치를 즐기고 온갖 그래피티과 빈티지 숍을 감상하며 오후를 보냈다면 주말 밤에는 클럽과 바에서 술잔을 부딪히며 한뼘 더 자유로운 뉴욕의 젊음을 체험할 수 있다.



가는길

한국에서 뉴욕까지는 다양한 직항편이 운항중이다. 미국 입국에 별도의 비자는 필요없다. 맨해튼과 윌리엄스버그 사이는 메트로로 이동한다. 맨해튼에서 메트로 L선을 타고 한 정거장 지나 베드포드역에서 하차한다. 맨해튼에서 약 5분거리. 자전거를 타고 윌리엄스버그 다리를 건너도 된다.

- 승무원이 뽑은 최고의 휴양지 1위 하와이 선정
- 신혼여행지 0순위이자 가족과 친구와 함께 가는 태평양의 파라다이스
하와이 자유여행 추천치 와이키키 해변과 호놀룰루의 오아후섬

앞다투어 '이곳이 바로 지상낙원'이라던 쟁쟁한 여행지들을 제치고 '승무원들이 뽑은 최고의 휴양지'로 42%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미국 하와이가 선정됐다. 각기 다른 매력의 여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하와이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혼여행때나 갈 수 있는 고가의패키지 여행 상품으로 인식되었지만, 최근 자유여행 상품으로 비교적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하와이 여행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조금 더 특별한 여행지를 원하는 여행자들의 가족 여행지나 커플 여행, 친구들과의 추억 여행으로 각광받고 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여러 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하와이를 자유롭게 여행하기 위해서는 전세계 전문여행사가 함께하는 여행서비스 플랫폼 '포도투어닷컴'에서 소개하는 하와이 자유여행지 추천을 통해 나에게 맞는 하와이는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자.

하와이의 심장, 와이키키 해변을 품은 오아후 (O'ahu)

하와이 여행은 하와이는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하와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인 '와이키키 해변'으로 하와이의 대표적인 여행지로 뽑히는 오아후섬, 로맨틱한 마우이(Maui), 화산을 볼 수 있는 빅아일랜드Big Island, 숲이 우거진 카우아이Kauai 등 하와이의 다양한 여행지 중 첫번 째 추천 여정지, 매일 와이키키 해변에서 그 모습을 드러내주는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매력을 자랑하는 오아후로의 여행이다.





▲ [출처: 하와이관광청 공식홈페이지]

하와이 왕족의 놀이터, 젊은이들이 살기 좋은 100대 도시 호놀룰루

세계의 낙원 도시호놀룰루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현대적인 모습을 동시에 갖춰 휴양지로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파라다이스라 불리우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서핑과 쇼핑을 하며 천혜의 자연과 현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국내에서도 하와이 여행지로 가장 잘 알려져있는 '와이키키'도 호놀룰루의 남쪽 해안에 자리잡고 있으며, 한때 하와이 왕족의 놀이터였다. 하와이 말로 "용솟음치는 물"이라고 알려진 와이키키는 1901년, 최초의 하와이 호텔인 모아나 서프라이더가 이 해변에 들어섰을 때 세계에 알려졌으며 오늘날, 와이키키는 오아후의 주요 호텔과 리조트 지역이 자리잡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모여드는 방문객들의 활기찬 만남의 공간이다.





▲ [출처: 하와이관광청 공식홈페이지]

발길 닿는 곳마다 흥미진진한 오아후의 오감만족 여행 이야기

오하우섬의 여행은 단지 즐겁고 행복하기만해서 여행자들의 인기를 모으는 게 아니다. 가슴으로 느끼고 머리로 배우는 오아후의 여행지는 과거와 현재의 흥미로운 대비와 원주민의 가치와 전통을 기반으로 동서양의 문화가 융합된 다채로운 매력에서 더욱 그 가치가 빛난다.다이아몬드 헤드 정상으로 하이킹을 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을 만나볼 수 있는 하와이 최고의 쇼핑을 즐기고, 에메랄드 빛 해변에서 평화로이 서핑을 즐기며 누구나 오아후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꾸미지 않은 자연과 현대적인 도시의 모습이 공존하는 오아후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이키키 비치에서 수영하고, 누우아누 팔리 전망대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해안 풍경을 감상해보자,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는 오아후의 하루는 여행자의 로망 그 자체이다. 스노클링, 서핑, 해변에서의 휴식으로 일상에서 쌓인 피로를 힐링했다면, 익스트림 스포츠로 경쾌한 짜릿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쿠알로아 목장(Kualoa Ranch)에서의 산악 버기투어는 오아후의 자연 그대로의 거친 오프로드를 달리는 짜릿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 [출처: 하와이관광청 공식홈페이지]

와이키키는 해변으로 제일 유명한데 레아히(다이아몬드 헤드)를 배경으로 한 와이키키 바다는 물결이 잔잔하고 고요하여 서핑의 천국으로 불린다. 하지만 와이키키가 해변만이 전부는 아니다. 호놀룰루 동물원과 와이키키 수족관 같은 와이키키의 명소는 연인은 물론이고 온가족이 함께 여행하기에도 최적의 장소이다. 칼라카우아 거리와 쿠히오 거리를 따라서나 로얄 하와이안 센터와 와이키키 비치 워크 같은 만남의 장소에는 환상적인 쇼핑가 및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놀라운 밤 문화와 라이브 음악이 함께하는 와이키키는 일몰 이후 더욱 더 아름답다. 하와이 왕족에서부터 하와이 특산 요리까지, 와이키키는 계속해서 옛 알로하 정신을 구현하고 있어, 과거와 미래가 생생하고 놀라운 방식으로 만나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하와이 오아후섬 곳곳에서는 영화 속에 등장한 장소를 찾을 수 있다. 오아후섬은 < 첫키스만 50번째 > 에서 첫키스만 50번 했다는 아담 샌들러가 첫눈에 반한 여인을 기다리고, < 쥬라기공원 > 의 말콤 박사가 공룡과 목숨을 건 레이싱을 펼치기도 한다. < 쥬라기공원 > 촬영 때 남긴 공룡의 발자국도 쿠알로아 목장에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럭셔리한 허니문 패키지 여행지로만 여겨지던 하와이를나만의 핫스팟을 만들어 자유여행을 떠나보자. 더 특별한 재미가 기다리고 있다.

내맘대로 떠나는 하와이 자유여행 상품 추천

여행서비스 플랫폼 포도투어닷컴은 출발일이나 여행 일정이 자유로운 하와이 자유여행 상품을 다음과 같이 추천한다. 전일정 자유일정상품과 일부기간 가이드투어로 이루어진 상품 구성으로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열차로 종단하는 알래스카 여행

미국 알래스카. 만년설과 빙하로 뒤덮인 땅일 거라는 막연한 짐작은 북부 내륙에 위치한 제2의 도시 페어뱅크스(Fairbanks) 국제공항에 내리는 순간 보기 좋게 빗나갔다.

북위 65도의 페어뱅크스는 자정이 임박한 시각임에도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백야(白夜). 백야라면 그저 어슴푸레한 저녁 분위기 정도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보니 한낮이나 마찬가지다. 거리의 사람들은 반소매 옷과 반바지를 입고 활보했다.

여객기의 창을 통해 내려다보며 연방 탄성을 토했던 그 많은 설산과 빙하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이곳에서 조금만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북위 66.5도 이상을 일컫는 북극권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페어뱅크스의 한여름(7~8월) 평균 기온은 섭씨 27~28도.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인데다 대륙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여름엔 덥고 겨울엔 영하 40도까지 내려간다. 반면 남쪽으로 500㎞ 이상 떨어진 제1의 도시 앵커리지(Anchorage)는 해양성 기후라 한여름 기온이 섭씨 16~17도로 오히려 선선한 편.

빙하로 뒤덮인 설산들을 배경 삼아 달리는 알래스카 관광열차. 좌석 옆부터 천장까지 통유리창이라 여행객들이 편하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열차가 달리는 도중 곰 등 야생동물이 나타나면 승객들이 편히 볼 수 있게 그 자리에 몇 분씩 멈춰 서는 친절을 베풀기도 한다. / 알래스카철도 제공

천혜의 환경 등 다양한 볼거리로 유명한 알래스카를 즐기는 방법이야 많겠지만, 페어뱅크스에서 앵커리지까지 576㎞를 열차로 종단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내리 달리면 12시간 걸리는 여정이지만 곳곳에 펼쳐진 매력적인 여행지들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고 중간에 여러 차례 내리게 될 것이다.

페어뱅크스: 순수한 원주민 문명과 조우

알래스카 철도를 이용한 열차여행의 북쪽 출발지는 페어뱅크스. 내륙의 대표 도시이자, 빙하가 만들어낸 유콘강을 따라 형성된 원주민 문명과 현대 문명이 공존하는 관광·교육·군사 중심지이다. 매년 겨울철이면 오로라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미국 어린이들이 산타클로스가 사는 마을이라고 굳게 믿는 노스 폴(North Pole)이 근처에 있다.

먼저 중심가에 위치한 모리스 톰슨 문화관광센터에 가보자. 지역 원주민 문화 등 알찬 볼거리는 물론 여행자를 위한 각종 책자와 지도를 제공한다. 알래스카대학 북극박물관에서도 다양한 원주민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알래스카에 있는 79개 온천 중 하나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치나(Chena) 온천에서 분당 1500L씩 솟는 섭씨 59도의 유황온천수에 피로를 푸는 것도 좋다.

문득 북극에 가보고 싶다면 북위 66.5도선을 넘어가는 북극권 탐험도 할 수 있다. 경비행기로 1시간쯤 걸리는 거리지만 직접 두 발로 북극권을 밟아봤다는 묘한 성취감이 들 것이다. 경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만년 빙하가 만들어낸 경이로운 풍광은 보너스.

토키트나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매킨리 산 베이스캠프. 눈밭에 착륙하는 순간의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잊지 못할 추억을 더한다. / 김선호 기자
드날리: 알래스칸들의 마음의 고향

페어뱅크스에서 열차를 타고 남서쪽으로 4시간쯤 내려오면 드디어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산(6194m)과 드날리(Denali) 국립공원이 나온다.

드날리는 매킨리산의 원래 이름으로 원주민 말로 '위대한 자'란 뜻.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이 산을 보러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맞기 위해 호텔과 캠핑장 등 많은 관광시설이 밀집해 있다. 공원 내 절경을 감상하려면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146㎞에 이르는 공원 내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아름다운 경치는 물론 곰·카리부·늑대·무스·산양 등 야생동물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빙하 녹은 물이 흐르는 네나나(Nenana)강에서 즐기는 래프팅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

다시 열차를 타고 4시간쯤 내려오면 토키트나(Talkeetna)에 도착한다. 아담한 시골 마을이지만 이곳은 매킨리산에 도전하는 산악인들이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집결지이다. 이곳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직접 매킨리 산자락까지 날아갈 수도 있다. 운이 좋다면 매킨리산을 등반하려는 사람들이 현지 적응 훈련을 하는 베이스캠프 텐트촌 눈밭에 내릴 수도 있다.

앵커리지: 문명과 야생이 공존하는 땅

주(州) 인구의 절반 가까운 30만명이 살고 있는 제1의 도시지만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이 살아있는 곳. 도심에는 레스토랑·박물관·영화관이, 앞바다엔 연어를 비롯한 신선한 해산물이 있고, 조금만 시외로 벗어나면 야생의 어드벤처를 경험할 수 있다.

알래스카에서 살아온 11개 주요 원주민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알래스카 원주민센터는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원주민 유산은 물론 알래스카를 대표하는 현대 미술작가들의 작품까지 망라해 첨단 전시 장비를 활용해 보여주는 앵커리지 박물관도 볼거리로 가득한 명소이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인 포테지(Portage) 빙하에 가면 바닷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빙산을 볼 수 있고, 크로우 크릭 광산에선 직접 콸콸 흐르는 냇물에서 사금을 채취하며 금을 좇아 캘리포니아에서 알래스카로 흘러든 초기 이민자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 지역에 가면 빙하가 바다와 만나며 펼쳐내는 장관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 김선호 기자

빙하, 드디어 바다와 만나다

다시 열차를 타고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Prince William Sound) 지역이 나온다. 바다와 섬, 피오르(峽灣·협만)와 1만여개의 빙하를 아우르는 광활한 지역(2만5900㎢)이다. 위티어에서 출발하는 크루즈와 전세 보트를 이용하면 시야를 압도하는 빙하지대를 감상할 수 있고, 발데즈에서는 폭 6㎞가 넘는 웅장한 컬럼비아 빙하와 트레킹, 카약, 스키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코르도바에선 오르카 내수로와 카퍼 리버 삼각지 투어와 함께 연어 낚시와 철새 구경 등을 할 수 있다.

산꼭대기에서 바다에 이르기까지 쌓이고 쌓인 눈이 엄청난 압력으로 에메랄드빛 얼음이 되고 그 얼음이 또 굳어져 마침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천천히 낮은 곳으로 향하는 빙하가 되어 바다에 이르는 장면은 장관 중의 장관이다. 우르릉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바다로 쏟아져 내리는 얼음덩이들은 보는 이들에게 경외심마저 들게 한다. 반팔 옷을 입고 만년빙과 빙산을 감상할 수 있다는 건 알래스카 여행객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우리에게 혹한과 에스키모의 땅으로 알려진 알래스카는 지금 막 여름이 무르익고 있다. 8개월 가까이 이 땅을 지배한 겨울은 마침내 그 기세를 여름에 내어주고 있다. 9월 초까지는 모든 게 풍요로울 것이다. 알래스카는 지금 여름과 겨울이 함께 가고 있다. 

■여행정보

●항공: 대한항공에서 올 7월과 8월 각 3차례씩 6번 직항 전세기를 띄운다. 한진관광·하나투어에서 관련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직항로를 이용하면 인천공항에서 앵커리지까지 8시간 걸려, 지금의 시애틀을 경유하는 노선에 비해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여행 팁: 110볼트 전압을 사용하므로 노트북이나 휴대전화용 충전기를 따로 준비한다. 햇살이 제법 따가우니 모자·선글라스·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얇은 옷을 여러 벌 준비해 날씨에 따라 겹쳐 입고 두터운 윈드자켓 하나쯤 가져가자. 모기에 민감한 사람들은 모기약을 챙겨가면 좋다.

●환율: 1달러=약 1080원(7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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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겨울이 되면 뉴욕은 초콜릿과 사랑에 빠진다. 다양한 초콜릿과 초콜릿을 활용한 아이템을 선보이는 '뉴욕 살롱 뒤 쇼콜라'라는 특별한 쇼 때문이다. 지난 11월 9일부터 3일간 치러진 달콤한 이벤트 현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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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요커들을 초콜릿의 마법에 빠지게 하다

뉴욕의 겨울을 달콤한 마법에 빠지게 하는 이벤트가 있다. 바로 '살롱 뒤 쇼콜라(SALON DU CHOCOLATE)'가 그 주인공이다. 살롱 뒤 쇼콜라는 1995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하여 현재 뉴욕, 일본, 모스크바, 상하이 등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초콜릿 축제라 할 수 있다. 뉴욕에서는 올해 15번째로 지난 11월 8~10일 3일 동안 치러졌다. 미국 전역은 물론 파리, 벨기에 등 다양한 나라와 도시의 세계적 초콜릿 브랜드들이 참가해 제품을 뽐냈고 유명 디저트 셰프, 쇼콜라티에, 푸드아티스트 등이 한곳에 모여 데모와 강좌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이끌어 나갔다. 총 45개의 초콜릿 브랜드와 35가지의 초콜릿 관련 데모와 강좌가 진행되어 행사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 달콤한 초콜릿 향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키즈 프로그램이 세심하게 준비되었는데 손과 여러 감각을 발달시킬 수 있는 창작 놀이를 경험할 수 있어 더없이 즐거운 행사이기도 했다.

◆ 새로운 초콜릿 트렌드를 맛보다

올해 살롱 뒤 쇼콜라에서는 최근 푸드 트렌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강을 콘셉트로 삼은 비건을 위한 초콜릿, 로푸드(Raw Food) 방식을 접목시킨 초콜릿 등 새로운 제품도 만날 수 있었다. 쇼콜라티에 프리츠 크닙실트(Fritz Knipschildt)가 데모로 보여준 트러플 초콜릿(chocolate truffles), 데이비드 버크 키친(David Burke Kitchen)의 쇼콜라티에 잭 영(Zac Young)이 선보인 버번과 호박이 들어간 화이트초콜릿크림브륄레 등 보기만 해도 입안에서 달콤한 맛이 느껴질 만큼 매력적인 초콜릿이 가득했다. 또 쇼콜라티에 올리버 키타(Oliver Kita)는 비건도 먹을 수 있도록 만든 건강을 생각한 초콜릿 바를 선보였다. 쇼콜라티에 그노시스(Gnosis)는 불이나 고온을 이용하지 않고 음식을 만드는 로푸드 방식을 초콜릿에 접목해 새로운 초콜릿 음식을 보여줬다. 재료들을 로푸드 방식으로 준비해 너무 뜨겁지 않게 마시는 초콜릿 드링크를 선보여 많은 이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매년 최고의 초콜릿상을 시상하는데 올해는 프리미엄 오가닉 초콜릿 브랜드인 파카리(Pacari)가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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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언제든 초콜릿에 취할 수 있다

올해의 살롱 뒤 쇼콜라에는 뉴욕을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의 여파로 작년에 비해 많은 방문객이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 없다.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내로라하는 초콜릿 숍에 가면 여전히 초콜릿 쇼에서 선보였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초콜릿 대형 체인 브랜드인 고디바(Godiva)와 초콜릿 피자 같은 다양한 초콜릿 메뉴로 가득한 맥스 브래너(Max Brenner)는 기본이다. 쇼콜라티에 이름을 내건 작은 초콜릿 아틀리에 숍인 자크 토레스(Jacques Torres), 멋쟁이들이 많은 소호에 위치한 오트쿠튀르 초콜릿 숍인 키스 초콜릿(Kee's Cho-colates) 등도 유명하다. 하이엔드 초콜릿의 면모를 보여주는 메종 뒤 쇼콜라(Maison du Chocolate), 예쁜 일러스트가 그려진 초콜릿을 선보이는 마리벨 뉴욕(MarieBelle New York), 뉴웨이브 초콜릿을 선보이며 베이컨 초콜릿으로 유명한 보주 오 쇼콜라(Vosges Haut-Chocolat) 등 뉴욕을 방문하면 언제든지 달콤한 초콜릿 향에 취할 수 있는 전문점이 끝도 없다.

◆ more info_ 뉴욕 시티베이커리의 핫 초콜릿 페스티벌

시티베이커리는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맨해튼 다운타운에 위치한 베이커리 & 카페. 다양한 음식, 디저트, 드링크 등을 선보이는데 시티베이커리의 명물은 핫 초콜릿 드링크(Hot Chocolate)라 할 수 있다. 진저 핫 초콜릿(Ginger Hot Chocolate), 비어 핫 초콜릿(Beer Hot Chocolate), 바나나필 핫 초콜릿(Banana Peel Hot Chocolate), 칠리 페퍼 핫 초콜릿(Chili Pepper Hot Chocolate), 물랭루주 핫 초콜릿(Moulin Rouge Hot Chocolate) 등 모험적이고 새로운 핫 초콜릿을 매일 새롭게 선보이고있다. 특히 매년 2월이면 자체적으로 핫 초콜릿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홈페이지 www.thecitybakery.com/hot-choco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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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젤라토 브랜드 스크림에서 선보인 다양한 젤라토. 초콜릿 젤라토가 가장 인기였다.

2 올해의 초콜릿상을 수상한 파카리의 시식용 초콜릿.

3 초콜릿으로 만든 사람 모형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방문객들.

4, 5 뉴욕 시티베이커리의 내부 모습과 외관.

6 시티베이커리의 명물 핫 초콜릿.

7 천일염을 활용한 초콜릿 칩 쿠키. 달콤하고 짭짤해 중독성이 강하다.

8, 9 다양한 초콜릿을 선보이고 시식할 수 있는 초콜릿 브랜드들의 홍보 부스 풍경.

10 초콜릿으로 만든 옷을 입고 나타난 모델이 초콜릿 패션을 선보였다.

11 행사장에서 초콜릿으로 셰프 모형을 만들고 있다.

 

  1. Favicon of http://a.uggesouti.com botas ugg 2013.04.12 13:15

    당신은 내가사랑할 만한 사람이 아니예요,사랑하지 않으면 안될 사람이예요.

아름다운 여자가 남자? 터프한 남자가 여자?… 이곳에선 원칙을 논하지 말라

한때 다니엘 페낙의 '말론센' 시리즈에 열광했던 나는 그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벨빌' 같은 곳에서 살면 소설은 절로 써질 것이라 상상하곤 했다. 인생의 절반을 거대한 아파트 단지 속에서, 비슷한 억양의 한 가지 언어만 듣고 살아온 내게 유대인 이민자들과 불법 체류자들, 아랍인과 흑인, 중국인들이 다닥다닥 모여 사는 시끄러운 동네가 매력적으로 보인 건 어쩌면 필연적인 일인지도 모른다.

"가지각색으로 다른 외국의 억양이 합쳐진 소리에, 그곳의 아이들과 나무들에, 열심히 살아가는 중산층 가정에, 레즈비언 커플들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료품점에, 길거리에서 마주칠 때마다 고개를 숙여 내게 인사를 하는 헐렁한 흰 옷을 걸친 인도인 성자들에게, 그곳의 난쟁이들과 불구자들에게, 보도를 따라 굼벵이 걸음을 걷는 늙은 연금 수령자들에게, 그곳의 교회 종소리와 수천 마리 개들에게, 지하 셋방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길거리를 따라 손수레를 밀고 돌아다니며 빈병과 폐품을 찾아 뒤지는 떠돌이 넝마주이들에게 애착을 느끼고 있었다."

폴 오스터가 묘사하는 브루클린과 다니엘 페낙이 속삭이는 벨빌의 모습은 놀랄 정도로 비슷해서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고, 인종과 언어를 초월한 욕망의 집결지 같다. 언젠가 '엘르'에서 폴 오스터의 인터뷰 기사를 읽다가 나는 이런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70년대에 인구통계 조사원으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할렘가 담당이었죠. 아주 나이 많은 흑인 여자의 집을 방문하게 됐어요. 시력을 거의 잃은 여자였는데 나를 멀찍이 보더니 이러더라고요. 당신은 흑인이 아니군요. 백인이에요. 내 인생 통틀어 우리 집에 온 첫 번째 백인이네요."

그 첫 번째 백인의 존재는 작가라는 자기 정체성과도 깊게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만약 벨빌이나 브루클린 같은 곳에 아이가 탄생한다면 로맹 가리의 소설 '자기 앞의 생'에 나오는 주인공 '모모' 같은 존재, 아이지만 신비로운 눈망울을 가진 '어른아이'로 태어날 가능성이 크다. '브루클린 풍자극'에도 어느 날, 이런 존재가 선물처럼 배달된다.

"나는 조용히 죽을 만한 장소를 찾고 있었다"로 시작하는 소설 '브루클린 풍자극'은 퇴직한 59세 생명보험판매원인 네이선 글래스의 독백으로 시작된다. 폐암으로 항암치료를 받던 중 회사에서 잘리고, 아내와는 일찌감치 이혼했으며,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과도 사이가 틀어지기 일보 직전인 이 위기의 남자가 어느 날, 죽을 만한 장소로 브루클린을 선택한다.

뉴욕시 브루클린의 워터프론트 공원에서 한 부부가 마천루를 뒤로 산책을 하고 있다. / APㆍ뉴시스

하지만 그는 우연히 헌책방에서 오래전 소식이 끊겼던 조카 톰을 만나게 되고, 타고난 엘리트로 영문학 교수가 될 재목이었던 톰이 어떤 사연인지 한껏 뚱뚱해진 몸으로 택시 운전을 하다가 브루클린의 헌책방에서 일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톰이 변한 이유를 찾던 네이선은 주소 하나 달랑 적힌 쪽지를 들고 자신에게 찾아온 톰의 조카 루시와 살게 되고, 곧 톰과 함께 행방이 묘연한 루시의 엄마를 찾아 긴 여행을 나서게 된다.

그들의 기이하고 괴상한 여행이 주는 선물은 삶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느냐는 폴 오스터의 오래된 질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죽음의 끝에서 삶 쪽으로 걸어 나오던 주인공 네이선이 마주친 뉴욕의 하늘은 세계무역센터의 북쪽 타워에 첫 번째 비행기가 충돌하기 딱 46분 전인 2001년 9월 11일 오전 여덟시. 그의 증언대로 "그로부터 두 시간 뒤에는 3000명을 재로 만들어 버린 연기가 브루클린 쪽으로 밀려올 것이고 그와 함께 죽음과 재가 하얀 구름으로 우리 위로 쏟아져 내릴 것"이다.

브루클린을 '브루클린으로 향하는 마지막 비상구' 같은 영화의 배경으로 기억하는 사람에게 이곳은 분명히 술에 취한 몽롱한 눈빛의 창녀 '트랄라'의 도시이다. 그러나 폴 오스터가 말하는 브루클린, 특히 '에드거 앨런 포우'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비교논문으로 삼촌 네이선을 늘 기쁘게 했던 톰이 택시 운전기사로 이 도시를 누비며 이 도시를 예찬하는 장면에선, 그만 이 욕망의 집결지에 비추는 수많은 네온들이 결국 도시의 별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새벽 세 시 반에 타임스 광장을 미끄러지듯 통과하다 보면 모든 통행이 다 끊어져서 문득 세상 한복판에 나 혼자만 남은 것 같은 때가 있어요. 머리 위로는 사방에서 온통 네온 불빛이 쏟아져 내리고요. 아니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너는 찰나에 아치 사이로 막 보름달이 떠오르는 순간이나, 그런 순간이면 보이는 거라곤 밝고 둥근 노란 달뿐인데, 그 달이 너무 커서 놀라게 되고 내가 여기 지구상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날고 있는 중이라는, 택시에 날개가 달려 있어서 실제로 우주 속을 날고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되지요."

이토록 시적인 문장이 가능한 도시에서 처참한 테러가 자행될 수 있다는 아이러니, 저토록 아름다운 여자가 남자이고, 누구보다 터프한 저 남자가 여자라는 또 다른 역설, 이것이 브루클린이 가지고 있는 삶의 역동성은 아닐까. 인간은 죽음으로서 또한 살아가는 그런 존재는 아닐까라는 거대한 질문이 유효한 곳 말이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브루클린 풍자극
국내도서
저자 : 폴 오스터(Paul Auster) / 황보석역
출판 : 열린책들 200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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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부 캘리포니아 해안가에 희귀어종인 그러니언(Grunion)이 몰려온다. 때는 초승달과 보름달이 시작된 다음날로부터 각각 나흘동안의 만조 밤시간대, 장소는 소음과 불빛이 드문 곳으로, 캘리포니아주 남부 샌디에고·LA에서 샌타바버러에 이르는 캘리포니아 중부의 태평양 해안 백사장. 기간은 오는 8월 중순까지다.   

이런 때에 이런 곳을 찾으면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경험해볼 수 있다. 그러니언 떼가 해안 모래밭까지 찾아와 펼치는 한밤의 퍼레이드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언은 칠흙처럼 어두운 밤의 만조시간대에 높은 파도를 타고 뭍으로 나와 산란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백사장에 펼쳐지는 은빛 그러니언떼의 모습은 실로 경이로움 그자체다.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흔히 볼수 있는 5∼7인치 크기의 그러니언은 엄밀히 말해 캘리포니아 그러니언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뭍으로 나와 알을 낳는 정어리과의 희귀종.   이 그러니언은 3월부터 8월까지 산란지로서 샌타바버러 인근 포인트 컨셉션(Pt. Conception)에서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 푼타 아브레호스(Punta Abrejos)에 이르는 서부해안지역으로 몰려든다.

그러니언은 바닷물이 가장 많이 뭍으로 들어오는 초승달과 보름달의 만조 밤시간대에 백사장을 찾는다는 것이 또 다른 특징. 그러나 그러니언과 달 주기의 상관관계는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고 있고 단지 알의 부화과정상 필연적인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학계에서는 그러니언의 산란과정이 최고의 만조상태에서 물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는 때에 시작함으로써 알이 파도에 휩쓸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모랫속에 알을 묻음으로써 다른 해양생물에 희생되는 것을 최소한도로 줄이는 한편 외부의 극한적인 기온으로부터 알을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어쨌든 이러한 그러니언은 밤 만조시간때가 되면 약 30분간 걸쳐 모습을 서서히 나타내기 시작하는데 이로부터 1시간 정도 지나면 마릿수가 크게 불어난다. 만조의 높은 파도를 타고 젖은 모래위로 올라온 암컷은 머리를 하늘로 향한 채 춤을 추듯 꼬리를 모래속에 묻고 3000개에 달하는 알을 낳는다.

그러나 암컷은 이때 자신 주변에 수컷이 없으면 알을 낳지 않고 물속으로 들어가 다음 만조때의 기회를 기다리는 성질을 갖고 있다. 알을 낳게 된 경우 암컷 주변을 감싸고 있는 수컷은 곧 이어 수정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나서는 파도를 타고 바다로 되돌아간다. 이때 걸리는 시간은 30초정도. 이렇게 해서 모래밭에 묻혀진 그러니언의 수정란은 이로부터 열흘여 뒤인 다음의 최고 만조때 밀려온 파도의 충격에 의해 깨지게 되면서 마침내 그러니언 새끼로 변해 태평양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산란예정일(그러니언 떼가 해안가로 몰려드는 예정일 및 시간**) 7월 1 금 9:45 p.m. - 11:45 p.m. 2 토 10:25 p.m. - 12:25 a.m.* 3 일 11:10 p.m. - 1:10 a.m.* 4 월 11:55 p.m. - 1:55 a.m.* 15 금 9:55 p.m. - 11:55 p.m. 16 토 10:35 p.m. - 12:35 a.m.* 17 일 11:10 p.m. - 1:10 a.m.* 18 월 11:45 p.m. - 1:45 a.m.* 30 토 9:35 p.m. - 11:35 p.m. 31 일 10:15 p.m. - 12:15 a.m.* 8월 1 월 11:00 p.m. - 1:00 a.m.* 2 화 11:50 p.m. - 1:50 a.m.* 13 토 9:45 p.m. - 11:45 p.m. 14 일 10:15 p.m. - 12:15 a.m.* 15 월 10:50 p.m. - 12:50 a.m.* *는 자정을 넘긴 다음날 시간. 예로 7월18일의 경우 18일 자정을 지나 사실상 다음날 새벽이 되는 19일 오전 1시45분까지 지속된다는 의미다. **

상기 시간표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샌페드로 해안에 그러니언 떼가 몰려드는 시간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샌디에이고 지역 경우는 이 시간 보다 5분가량 일찍, 샌타바버러 지역 해안은 이보다 25분 가량 늦게 시작된다. 

이렇게 잡자 구경하는 것 보다는 역시 잡는 것이 더 재밌다. 그렇다고 낚싯대나 그물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저 맨손과 주어담을 버켓만 있으면 족하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 그러니언을 구경해서 좋고 잡을 수 있어 금상첨화라는 마음만 갖고 떠나자.   

무엇으로 잡나 맨손으로 잡는 것만 허용된다. 낚시도구 사용은 물론, 장갑 낀 손으로 잡거나 버켓으로 퍼서 잡는 것도 불법이다. 그러니언은 만조때의 파도를 타고 백사장으로 나와 알을 낳는 독특한 습성을 갖고 있는데 이같은 산란때(그러니언 산란 스케줄 참조)를 기다렸다가 모래밭위에서 펄덕거리며 물속으로 다시 들어가려는 그러니언을 놓치지 않고 손으로 잡으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러니언이 산란하는데 적절한 환경을 갖춘 곳이라면 잡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참고로 그러니언은 이빨이 없는 만큼 겁낼 필요가 전혀 없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16세 이상은 일반 낚시점에서 판매하는 캘리포니아 피싱 라이선스를 갖추야 한다. 반면 15세 이하는 라이선스 없이 그러니언을 잡을 수 있다. 참고로 라이선스는 눈에 띄는 옷소매에 부착해야 한다. 이밖의 준비물로는 그러니언을 담을 버켓과 랜턴, 그리고 재킷과 함께 물에 젖을 것을 고려해 여벌의 옷과 수건이 필요하다. 옷차림으로는 반바지 및 비치샌들에 소매를 걷어 올리기 쉬운 긴팔 스웨터가 좋다. 그러니언 잡기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에 바닷물기에 끈적한 손과 발을 닦아낼 수 있는 물을 아울러 갖추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깊은 밤에 해변을 찾는 것인 만큼 정성껏 마련한 커피와 간식은 별미다.    

어디로 갈까 고운 모래의 백사장이 형성된 바닷가라면 원론적으로 샌타바버라에서 샌디에고에 이르는 남가주 해안 어디든지 그러니언이 찾아든다고 할 수 있다. 단, 그러니언을 잡는데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은 빛과 소음이 없어야 한다는 점. 즉,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사방에서 불빛이 비쳐지는 곳은 절대로 좋은 장소가 될수 없다.

또하나 사람이 많다보면 먼저 잡으려는 욕심에 서로 랜턴을 켜고 법석을 부리다가 허탕치기가 십상인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 그래서 소음도 소음이거니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이래저래 좋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곳에서는 그러니언 보다 사람이 더 많이 몰리는 기현상까지 빚기도 한다. 올해의 경우 베니스비치에서 맨해턴비치·토렌스 비치에 이르는 바닷가 가운데 불빛과 소음이 적고 백사장이 잘 형성된 곳에서 그러니언떼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헌팅턴비치도 좋은 장소로 손꼽힌다. 물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그러니언떼가 많이 나타나는 곳으로는 뭐니해도 카브리요 해양박물관 인근의 카브리요 비치다. 그러나 카브리요비치를 비롯해 남가주 많은 해안가는 오후 10시부터 폐장되는 단점이 있다. 즉, 카브리요비치의 경우 인근 해양박물관의 그러니언 관찰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날이 아니고서는 일반인들의 밤시간대 진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바닷가로 진입이 언제나 가능한 주택가 형성의 해안가 가운데에서 인적이 없고 불빛이 없는 곳을 택하도록 하는 게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 참고로 같은 바닷가라도 잘 나올때가 있고 그렇지 않을 때가 있으며 또한 같은 바닷가에서도 특정 지점으로 몰려 나오기도 한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비치 끝자락 부분은 대체적으로 그러니언이 잘 몰려드는 곳이다.   

잡는 요령과 잡는 시기 뭍으로 나오기 시작한 첫 그러니언 떼의 경우 잡지 않는 것이 철칙이다. 급한 마음에 백사장으로 올라오는 대로 잡으려다가는 결국 그러니언의 그림자조차 더이상 발견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이다. 이들은 상륙(?)하게 되는 지점이 과연 안전한지의 여부를 확인해 동료(?)들에게 알리는 첨병이기 때문. 따라서 본격적인 그러니언떼가 몰려오기 전까지는 소리내는 것은 물론 랜턴을 켜는 것도 삼가해야 한다.     또한 그러니언이 뭍으로 처음 나오기 시작한 때로부터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정도는 기다리는 게 좋다. 날짜별로는 나흘주기에서 사나흘째가 가장 좋다. 그렇다고 꼭 나흘동안만 그러니언이 출현하는 것은 아니고, 이기간 전후로도 적은 수지만 만조때가 되면 그러니언이 뭍으로 올라온다. 월별로 본다면 상대적으로 날씨가 따뜻한 7월이 좋다. 8월중순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그러니언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다. 시간으로는 첫 출현시기의 만조때를 기준으로 30분에서 1시간 가량 지나서가 좋다. 대개의 경우 시작후 1시간 지나서가 피크다. 따라서 처음부터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 한편 이러한 그러니언의 출현은 불빛이나 소음이 없다는 전제하에서 짧게 1시간에서 3시간 가량 지속된다. 또하나, 그러니언을 잡게 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러니언 출몰이 늦게 시작하는 주중의 날을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다. 주중 새벽까지 버티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 

안전수칙 깊은 밤 바닷가에 나간다는 것은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는 만큼 안전수칙을 지키자. 특히 파고가 높을 경우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조용한 곳을 찾겠다는 마음에서 혼자 가는 것은 절대 금물. 완만한 백사장이 형성된 곳이 할지라도 특히 어린이의 경우 파도에 휩쓸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니언 요리는 어떻게 기름에 튀겨낸 그러니언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우선 비늘을 벗긴 다음, 머리와 내장을 따내고 몸통을 깨끗이 씻는다. 통째로 식용하기도 하는데 잡는 과정에서 모래와 뒤덤벅이 되는 관계로 머리와 내장은 버리는 게 좋다. 가위를 사용하면 쉽게 잘라낼 수 있다. 몸통은 튀김가루 반죽에 넣다 꺼낸 다음 튀김가루에 다시한번 묻힌다. 이제 황갈색이 날때까지 튀겨내면 뼈까지 씹어먹을 수 있는 고소한 튀김이 된다. 저녁 반찬으로는 물론, 간식이나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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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사인 아래 영화의 도시가 빛난다

로스앤젤레스의 북쪽, 그리피스 파크의 언덕에 우뚝 서 있는 9개의 거대한 알파벳 글자 ‘HOLLYWOOD’. 이 유명한 사인은 이곳이 미국, 아니 지구를 대표하는 영화의 도시임을 알리고 있다. 할리우드 사인은 1923년 지역의 주택사업을 홍보하기 위해 'HOLLYWOODLAND' 라는 이름으로 처음 세워졌다. 이후 할리우드가 영화 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으면서 오늘날과 같은 모습을 얻게 된다.


할리우드 사인은 영화가 만들어내는 빛과 어둠을 동시에 보여준다. 수많은 스타 지망생들이 멋진 캐딜락을 끌고 그 사인 아래를 달리는 날을 꿈꾸지만, 그 'H' 글자 위에서 뛰어내려 죽은 영화배우도 있었다. 또한 영화인들은 이 글자들을 가지고 놀지 못해 안달이 나 있다. [투모로우]에서는 거대한 토네이도가 사인을 부수는 것으로 대재난이 벌어졌음을 알리고, [오스틴 파워 3 - 골드멤버]는 사인 아래 닥터 이블의 기지를 숨겨 두고 있다.

명예의 거리에 나의 별을 남기자

세계가 인정하는 셀레브리티가 되었음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Hollywood Walk of Fame)에 입성해 자신의 별을 남기는 것이다. 영화, 텔레비전, 공연 예술 등의 분야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은 스타들의 이름을 새긴 황금의 타일이 이 대로의 바닥을 장식하고 있다. 1950년대부터 전통을 이어온 이 별의 숫자는 2400개를 넘기고 있는데, 할리우드 대로와 바인 스트리트에 걸쳐져 있는 거리의 길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찰리 채플린은 1956년에 별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지만 당시 매카시 선풍으로 인해 그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1972년에야 자신의 별을 남길 수 있게 되었다. 2010년 5월에는 도날드 덕, 심슨 가족에 이어 슈렉이 가상의 캐릭터로서 이 거리에 들어서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명예의 거리는 매년 1천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시사회를 하려면 바로 이 극장들에서

그라우맨스 차이니즈 극장은 스타들의 손도장으로 유명하다.


황금기 할리우드를 가득 채웠던 영화 산업의 시설들 중 상당수는 시 외곽으로 빠져 나갔다. 그럼에도 아직 이 지역은 영화사의 면면을 기억하게 하는 역사적 유물들로 가득하다. 특히나 전통을 자랑하는 영화관들의 자태는 왜 할리우드가 할리우드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그라우맨스차이니즈 극장(Grauman's Chinese Theatre)은 가장 유명한 곳 중의 하나인데, 아시아 스타일로 지어진 우아한 극장 건물은 멀티플렉스에 익숙해진 영화 관객들의 상식을 깨끗하게 깨어버린다. 또한 극장 앞바닥을 가득 채운 여러 스타들의 손과 발자국 때문에 유명세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손과 발뿐만 아니라 해롤드 로이드의 안경, 그라우초 막스의 담배, 해리 포터의 마법봉 등의 상징물들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 극장은 [스타워즈]를 비롯한 여러 영화들의 시사회장으로도 유명하지만, 종종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포레스트 검프]와 [스피드]에서는 이 영화관에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가 상영되고 있는 모습이 나오고, [오스틴 파워]의 주인공들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주연으로 자신들이 방금 벌인 일들의 영화판을 보는 극장도 바로 이곳이다. 1940년대 중반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개최장이기도 했는데, 현재는 근처에 있는 코닥 극장(Kodak Theatre)에서 열린다. 브로드웨이에 있는 극장가(Broadway Theater and Commercial District)는 1920~31년 사이에 지어진 12개의 궁전과도 같은 영화관들로 유명하다. 찰리 채플린의 [시티라이트]의 시사회로 문을 연 로스앤젤레스 극장(Los Angeles Theatre)은 [뉴욕뉴욕] [미녀 삼총사]에 그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기도 했다.

베벌리 힐스 아이들의 집은 어디에 있나요

2천 년대의 미드 열풍 이전에도 미국산 드라마 열기는 만만치 않았다. 1970~80년대 [기동순찰대(CHiPs)] [A 특공대(The A-Team)] [미녀 삼총사(Charlie's Angels)] 등 원조 미드 인기작들 중에는 로스앤젤레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았다. 드라마 제작 스튜디오가 이 지역에 몰려 있기도 했지만, 캘리포니아의 태양 아래 빛나는 도시는 성공을 꿈꾸며 모여든 사람들이 액션 활극을 벌이기에도 적당한 장소였으리라.


1990년대에 등장한 [비버리 힐즈의 아이들(Beverly Hills, 90210)]은 부유층 고등학생들을 주인공으로 미드의 새로운 경향을 예고했다. 베벌리 힐스는 로스앤젤레스 서쪽 고지대에 있는 세계적 부촌으로, 톰 크루즈,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초특급 스타들의 대저택이 모여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의 쇼핑가인 원조 로데오 거리(Rodeo Drive)에서 베벌리 힐스가 어느 쪽인지 물어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당신이 만약 리처드 기어라면 [프리티우먼]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그 영화의 현장인 베벌리 윌셔 호텔(Beverly Wilshire Hotel)이 지금도 그 자리에 남아 있다.


[프리티 우먼]의 현장인 베벌리 윌셔 호텔에서 현대의 신데렐라를 꿈꾼다.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여기에서 공부해

조지 루카스의 기념비적인 SF 영화 [THX 1138]은 USC 재학 시절 만든 단편을 발전시킨 것이다.


영화와 드라마의 도시이니만큼 배우나 감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세계 각국에서 모여드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수학 천재들의 범죄 드라마 [넘버스]에 교정을 빌려주기도 하는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는 대표적인 영화학도의 산실이다. 이 대학의 영상예술학교(School of Cinematic Arts)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영화학교로, 조지 루카스, 로버트 저메키스 등 명감독들을 배출해냈다. 1973년 이래 매해 한 명 이상의 졸업생이 아카데미에미상 후보로 뽑히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으며, 200개 가까운 수상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1960년대 초반 월트 디즈니의 주도로 설립된 칼아츠(California Institute of the Arts)는 애니메이션 분야의 인재들을 배출해내는 곳으로 유명하다. [비틀주스]의 팀 버튼, [이온 플럭스]의 피터 정 등이 이 학교 출신이고, [라이온 킹] [토이 스토리]의 크레디트 곳곳에서 졸업생들의 이름을 볼 수 있다.

거대한 꿈의 공장의 실체를 확인하자

도시 북쪽, 할리우드 사인 근처에 있는 유니버설 시티는 이름 그대로 영화사 유니버설 픽처스의 터전이 되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 있는 거대한 영화 스튜디오이자 테마 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스 할리우드(Universal Studios Hollywood)'는 할리우드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생생히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20세기 초반 유니버설이 무성 영화를 찍을 때부터 영화 촬영장을 둘러볼 수 있는 투어는 존재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테마 파크형의 투어가 시작된 것은 1960년대부터다. 이제 관람객들은 영화 촬영 세트만이 아니라 돌발적인 이벤트, 스턴트 시범, 라이브 퍼포먼스 쇼 등을 체험할 수 있게 되었다. [백 투더 퓨처] [비틀주] [킹콩] [심슨 가족] 등 여러 히트작들을 테마로 한 세트와 놀이 기구들이 인기를 모아왔는데, 2011년에 개장될 예정인 [트랜스포머]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거대한 영화 세트장이자 놀이동산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스 할리우드'.

월트 디즈니의 흔적을 찾아라

음악 공연과 영화에서 꾸준히 이용되고 있는 디즈니 콘서트홀.


할리우드의 꿈을 이야기할 때,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이름은 월트 디즈니다. 미국은 유럽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의 마음 속에 자라온 온갖 종류의 꿈이 뒤엉킨 땅이다. 할리우드의 영화는 바로 그 아메리칸 드림을 먹고 자라왔다. 그리고 디즈니의 꿈은 가장 꿈만 같은 꿈, 상상으로만 그릴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라는 꿈이었다. 시카고 예술학교의 야간 과정을 다니던 디즈니는 학교 신문의 만화를 그리며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카툰 스튜디오를 만들기 위해 할리우드로 온다. [증기선 윌리]로부터 본격화된 그의 모험은 1930~4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황금시대를 열게 된다.


지금도 이 도시 곳곳에서 월트 디즈니의 이름을 만날 수 있는데, 2003년에 문을 연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은 이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딱 보기만 해도 '프랭크 게리'의 작품임을 알 수 있는 날렵하면서도 웅장한 건축물은, 금방이라도 아기 코끼리 덤보와 함께 하늘을 날아오를 듯하다. 이 건물은 그 유명세 덕분에 [심슨 가족]에 패러디되기도 했다.

스프링필드 마을이 프랭크 게리를 불러 새로운 콘서트홀을 만드는데, 번즈 사장은 이 건물을 교도소로 바꾸어 버린다. 범죄자 스네이크는 그 감옥에서 탈출하며 말한다.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감옥도 나를 붙잡아 둘 수는 없어."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은 음악 공연을 위해 주로 사용되지만, 2003년 [매트릭스 레볼루션]의 시사회장으로 사용되는 등 영화와도 꾸준히 인연을 맺고 있다.

영화로 떠나는 뉴욕 공원 여행
멜로영화 단골센트럴파크의 아이스링크장
영화 '빅'에 나온 'F.A.O 슈월츠' 장난감 가게

'뉴요커(Newyorker)'가 대체 뭐길래. 시카고나 오하이오에 사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는 특별히 없어도 뉴욕에 사는 사람들을 가리켜 부르는 뉴요커란 단어는 이미 고유 명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뉴욕에 사는 미국 작가 조시 킬러-퍼셀은 "나는 절대 뉴욕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뉴요커가 되는 데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이 도시에서 죽는다면 자격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뉴욕을 가보지 못한 사람들조차 '뉴욕'이란 지명에 설레고 뉴요커를 동경한다. 영화의 배경으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도시도 뉴욕이다.

뉴욕의 매력을 확인하기 위해 이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찬찬히 살폈다. 눈길을 끌었던 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자유의 여신상도, 브로드웨이도 아니었다. 공원이었다. 영화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공원 때문에 지금까지 이토록 뉴요커가 부러웠나 보다.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위) /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포스터의 배경이 된 브루클린의 덤보.(아래)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에서 맨해튼을 감상하고

뉴욕에서 가장 잘나가는 식당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도, 괜찮은 옷을 건질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냐고 물어도 대답은 하나같이 브루클린이다. 브루클린은 맨해튼의 소호나 그리니치빌리지 등에 모여 살던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이 비싼 집세를 견디지 못해 옮겨 간 곳이다. 이 감각 있고 활동적인 젊은이들은 브루클린을 뉴욕에서 가장 세련된 동네로 만들어버렸다. 물론 브루클린의 집세도 올랐다.

브루클린의 옛 모습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건물 사이로 보이는 브루클린 다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스터는 브루클린의 ‘덤보(DUMBO)’에서 촬영한 것이다. ‘다운 언더 더 맨해튼 브리지 오버패스(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단어 앞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차마 동네 이름을 ‘멍청한(DUMB)’으로 지을 수 없어 마지막 단어를 끼워넣었다고 한다. 포스터의 배경이 된 지점은 지하철 F선을 타고 ‘요크스트리트’에서 내리면 3분 거리에 있다. 갱스터영화의 배경이 될 정도로 위험하고 삭막했던 덤보도 1970년대 아티스트들이 찾아오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은 건물마다 갤러리가 있고, 신진 디자이너들의 옷을 모아다 파는 편집 매장들도 눈에 띈다.

포스터를 찍은 곳에서 한 블록만 더 가면 브루클린 브리지 파크다. 브루클린 다리와 이스트강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너머로 맨해튼의 전경이 펼쳐진다. 맨해튼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맨해튼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

뉴욕공공도서관ㆍ브라이언트 파크(위) / 재난영화 '투모로우'는 42번가에 있는 뉴욕 공공도서관 슈워츠먼 빌딩(아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브라이언트 파크에서 여유를 즐기고

뉴욕에 도착한 관광객들이 가장 먼저 찾는 장소는 브로드웨이와 42번가가 만나는 곳이다. 뮤지컬 극장과 프랜차이즈 식당이 빼곡히 들어선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건 관광객 아니면 노숙인밖에 없다. 하지만 실망을 속으로 눌러담은 채 길 하나 건너면 이 도시가 숨겨놓은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 뉴욕공공도서관과 그 옆에 딸린 브라이언트 파크다.

뉴욕공공도서관은 뉴욕 전역에 걸쳐 여러 건물이 있지만 브라이언트공원과 함께 있는 이 건물이 가장 대표적이다. 영화 ‘투모로우’는 아예 이 도서관 안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었고, 영화 ‘섹스 앤드더 시티’에서 여자주인공 캐리가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던 장소도 여기다. 얼핏 지루할 것 같지만 사실은 맨해튼에서 가장 운치 있는 곳이다. 높은 천장과 채광이 좋은 창문에다 널찍한 나무 책상 위에 초록색 빈티지풍 램프가 놓인 풍경은 책을 읽고 싶게 만든다. 여행자들도 마음껏 드나들 수 있다.

도서관에 붙어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는 여행자들의 쉼터 구실을 제대로 한다. 널찍한 잔디 주위에 파라솔이 꽂힌 탁자와 의자가 넉넉히 놓여 있다. 최근에는 한 미국 항공사에서 이곳에 천막을 친 후 소파와 탁자를 여러 개 갖다 놓고 노천카페까지 만들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고, 아무것도 시키지 않은 채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어도 된다. 바비큐도 있는데 치즈버거나 핫도그가 포함된 세트메뉴가 20달러로 맨해튼 물가 기준에선 저렴한 편이다.

톰킨스 파크(위) / '위대한 유산'에서 남녀 주인공은 이스트빌리지의 톰킨스 파크에 있는 분수대에서 키스했다.(아래)

◆톰킨스파크에서 분수대 키스를

뉴욕의 공원들은 크기를 불문하고 영화에 한 번씩은 다 나왔다. 센트럴파크의 울먼 메모리얼 링크는 ‘러브스토리’, ‘세렌디피티’ 등 멜로영화에 단골로 등장했다. 겨울에는 아이스링크로, 다른 계절에는 어린이 놀이공원으로 활용된다. 센트럴파크 중간쯤에 있는 미국 자연사 박물관은 벤 스틸러가 주연한 ‘박물관이 살아 있다’와 우디 앨런 감독의 ‘맨해튼’에 나왔다. 의외로 남녀가 함께 가면 사랑이 절로 싹틀 정도로 로맨틱한 곳이다. 센트럴파크 입구에 있는 고급 장난감 가게 ‘F.A.O 슈월츠’는 톰 행크스가 ‘빅’에서 발로 피아노를 연주한 곳으로 잘 알려졌다. 아이들만큼이나 어른들도 좋아해서 연령대와 상관없이 선물 사기에 좋은 곳이다.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톰킨스파크는 영화 ‘위대한 유산’에서 에단 호크와 귀네스 팰트로가 ‘분수대 키스신’을 선보인 곳이다. 나무가 많아 시원하고 산책로에는 청설모들이 뛰어다닌다. 윌 스미스가 주연한 ‘나는 전설이다’에는 그리니치빌리지의 워싱턴스퀘어파크가 등장했다. 뉴욕대 캠퍼스 근처에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고 주변에 이들이 좋아할 만한 식당과 상점이 많다. 갖은 종류의 크림치즈와 쫀득한 베이글로 유명한 ‘머레이스 베이글’에서 연어베이글샌드위치를 사다가 공원에 소풍 나갈 것을 권한다.

뉴욕의 공원은 잔디만 키우는 곳이 아니다. 영화 상영, 공연, 패션쇼 등도 자주 열린다. 저녁에 하는 영화 상영에는 샌드위치나 피자 등을 싸들고 모여든 사람들 때문에 자리 잡기가 힘들 정도다. 공원의 공식 홈페이지에 가면 행사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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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이 1235피트 (376m)
* 미 50개주 최고봉 등정의 23번째 코스로 2008년 6월 15일에 찾아간 곳이다. 이 곳은 시카고 공항에서 서북쪽으로 200마일 떨어진 곳으로 위스콘신주와의 경계 지역에 있다. 조 다비스(Jo Daviess) 카운티에 속하며 가장 가까운 타운은 2.7마일 떨어진 스케일스 마운드(Scales Mound)다. 

이 곳은 1828년 찰스라는 사람이 처음 농장을 만들면서 찰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고 하는데 지금은 웨인(Wayne)이라는 사람의 개인 농장 안에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일리노이주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고 하지만 높이가 고작 1235피트(376m)밖에 안 되는 야트막한 봉우리라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마운드라고 하면 처녀 젖가슴같이 봉긋 솟은 언덕을 연상하거나 야구장에서 투수가 공을 던지기 위해 올라서는 곳을 떠올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곳이 얼마나 낮은 최고봉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피크라든지 마운틴이니 하는 말 대신 주의 최고봉임에도 마운드라는 말이 붙은 것은 그래서일 것이다.

요즘은 GPS라는 게 있어서 집이나 건물은 물론이고 하다 못해 비어 있는 나대지라도 번지만 있으면 쉽게 찾아간다. 그래서 GPS 하나만 있으면 아무리 낯선 곳을 여행하더라도 전처럼 헤맬 일이 없다. 

그러나 산 속의 한 지점은 딱히 번지도 없고 표시도 없으며 포장도 안된 길들을 찾아 가야 하기 때문에 최첨단 GPS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바로 턱 밑까지 가서도 찾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하며 방황하는 예가 비일비재 하다. 이번에 찾아간 찰스 마운드가 그랬다. 더욱이 정보를 잘 못 알고 가는 바람에 더 고생을 했다. 

원래 이 곳은 6, 7, 8, 9월의 첫째 주 토, 일요일만 개방되고 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무턱대고 찾아갔으니 하마터면 낭패를 당할 뻔 했다. 그것도 남의 사유지를 주인 허락도 없이 맘대로 들어가려고 했으니 이를 두고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재수가 없었다면 사유지 무단 침입으로 걸려 변명 한마디 못하고 톡톡히 죄값을 치를 수도 있었다. 정상으로 오르는 입구엔 사유지 농장 답게 쇠사슬로 걸어둔 철문이 가로막고 있었다.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난감했지만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 수는 없는 법.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길래 그냥 쇠사슬을 풀고 문을 열었다. 남의 땅을 아무 허락도 없이 열고 도둑 고양이 야밤에 담 넘어가듯 살금살금 올라가노라니 낮은 봉우리일망정 어느 높은 산 오르는 것 못지 않게 숨이 차는 것 같았다.

그렇게 몇 분을 올라 마침내 정상에 이르니 오히려 다른 어느 곳 보다 감회가 더 새로웠다. 정상은 일리노이에 속한 땅이지만 북쪽으로는 위스콘신, 남서쪽으로는 아이오와주를 다 굽어 볼 수가 있다. 그곳에서 10여분 머무르면서 사진도 여러 장 찍고 메모도 하면서 그런 대로 할 일은 다했다.

그리고 흡족한 마음으로 내려오는데 아뿔싸! 완전 범죄는 없다고 도중에 농장 주인인 웨인씨에게 결국 들키고 말았다. 이럴 땐 먼저 절 하는 놈한테 뺨 못 때린다고 먼저 달려가서 인사를 하는 게 상책이다. 

나는 웃으며 다가가 50개 주 최고봉을 오르고 있는 중이라며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는 멀리서 물어물어 찾아 오느라고 미처 출입 허용 날짜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정중히 사과를 했다. 그래도 내가 도둑 같아 보이지는 않았던지 주인은 알겠다는 표정으로 괜찮다며 웃어 주었다. 

그 여세를 몰아 불쑥 질문을 던졌다. "이곳엔 벤치 마크가 왜 3군데나 있나요?"

주인의 대답이 싱거웠다. “그냥 트라이 앵글이라오.”

어쨌든 그와 몇마디 얘기를 나누고 서둘러 작별을 하고 내려 왔다. “휘파람을 불며 가자, 어서 야 가자.” 
남의 땅을 오르다 들켜 나름대로 진땀을 흘린 등정이어서 그랬는지 철문을 다시 나올 때는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왔다. 

참고로 찰스마운드에서 5마일 정도 나가면 갈리나(Galena) 타운이 있는데 승마, 낚시, 보트, 골프를 즐길 수 있고 쇼핑과 숙박 시설을 물론 레스토랑도 제법 있다. 또 13마일 정도 떨어진 밀빌(Millville)에는 하이킹 코스로 유명한 애플리브캐년 주립공원이 있고 35마일쯤 밖에는 사바나(Savanna)에는 캠핑과 암벽등반을 즐길 수 있는 미시시피 팰리새이즈 주립공원이 있다. 

*일리노이
남한의 1.5배 정도 면적에 인구는 1200만명. 일리노이라는 말은 인디언 언어로 전사들(warriors)이라는 뜻이다. 제일 큰 도시는 시카고이며 주도는 스프링필드(Springfield). 1865년 워싱턴의 한 극장에서 총으로 암살되는 비극을 맞은 링컨 대통령이 이곳 일리노이주의 스프링필드에 묻혔기 때문에 링컨의 (Land of Lincoln)이라는 애칭이 붙어 있다. 공식적인 주의 별명은 초원의 주(Prairie State)이며 매년 9월 3째 주를 초원 복원의 주로 정하여 큰 행사를 벌인다. 시카고에 있는 시어즈 타워는 현재 북미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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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북부도시 베니스는 독특한 문화를 발전시켜온 낭만의 도시다. 특히 수로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곤돌라는 베니스를 대표하는 낭만의 상징이다.

곤돌리어의 흥겨운 노랫소리를 들으며 운하를 돌게되는 곤돌라 유람은 이곳을 찾는 이방인들로 하여금 이국적인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운치를 맛보기 위해 로마행 티켓을 구입할 필요까진 없다. LA에서 30∼40분 남짓 거리인 롱비치에서는 미국판 베니스 곤돌라가 남가주 연인들을 매일 실어나르고 있다.

 
롱비치 최남단 벨몬트 쇼어지역에 자리잡고 있는 ‘곤돌라 게터웨이(Gondola Getaway)’는 미국판 곤돌라 관광업체.

이 곤돌라는 롱비치 고급주택가인 네이플스(Naples·영어로 나폴리를 의미함) 섬 주변 1마일 구간의 운하를 돌며 남가주 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낭만의 세계로 안내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곤돌라 게터웨이 선착장을 떠나 네이플스 섬 내부의 네이플스 운하와 리보 알토 운하를 돌아보는 것이 1시간 남짓 걸리는 이 곤돌라의 유람코스다. 

이 유람코스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흥겹게 노젓는 곤돌리어가 분위기를 한껏 잡아가면서 안내를 맡는다.

그러나 로맨스의 압권은 곤돌라 유람 자체가 결코 아니다. 해가 저물면서 찾아오는 황혼과 어두움이 바로 무드 조성의 주역이다.

한잔의 와인을 마시면서 황혼빛에 시시각각으로 붉게 타들어가는 주변 풍치를 감상해보라. 그래도 수줍다면 달빛이 흐르는 밤하늘 아래 등불을 켠 곤돌라에 몸과 마음을 실어보자. 

이 대목에 들어서면 제 아무리 부끄럼을 타는 연인들이라 할지라도 밀어 한두마디는 나누게 마련이다.

곤돌라 게터웨이측은 연인 그리고 결혼을 앞둔 커플이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찾는 부부들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물론 유람하기가 무섭게 연인에게 키스를 퍼붓는 열정파가 있는가 하면 유람하는 동안 내내 한마디의 말도 나누지 않는 지조파(?)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곤돌라 유람이 끝나갈 무렵이면 비록 와인 한잔에 몸이 취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매혹스런 분위기에 마음이 취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이 곳 곤돌리어들의 말이다.

곤돌라 게터웨이의 곤돌라 유람은 아침 11시부터 밤 11시까지 주 7일 계속되며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하루 전날 예약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저녁이나 밤시간대에 유람을 즐기려면 적어도 1∼2주전에 시간을 잡아둬야한다.

주말 저녁 시간대에는 특히 그렇다.

곤돌라 승선비는 커플당 85달러며 최고 6명(3쌍)이 승선할 경우 추가 인원당 20달러. 그러니까 4명이서 곤돌라를 즐길 경우 125달러다.

업소측은 최소 7명에서 최고 19명이 승선할 수 있는 중형 곤돌라 유람관광도 제공하고 있는데 이 경우 1인당 25달러.

물론 같은 일행이 아닌 경우에는 함께 승선시키지 않는다. 연인하고만 함께 하고싶은 분위기를 깨뜨리지 않기 위함이다.

한편 곤돌라 게터웨이측에서는 모든 유람객들에게 얼음은 든 아이스 버켓 및 글래스와 함께 샐라미와 치즈 그리고 프렌치 브레드를 제공한다.

따라서 곤돌라 유람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와인만 준비하면 된다. 물론 양주나 소다수 등을 대신 가져와도 상관없다.

참고로 유람이 끝난후에는 곤돌리어에게 20% 정도의 팁을 주는 것이 상례다.

또한 예약 스케줄대로 진행되는 만큼 시간적 여유를 갖고 미리 도착해야할 필요가 있다. 

 가는 길
LA에서 35마일 거리에 위치해 있다. 남쪽방면으로 710번 롱비치 프리웨이를 타고 끝까지 가다보면 맨 왼쪽 차선으로 롱비치 다운타운 방면으로 빠지면서 프리웨이가 쇼어라인 드라이브(Shoreline Dr.)로 바뀌게 되는데 이를 따라가다 오션블러바드(Ocean Bl.)에서 우회전해 5마일 가량 더 가면 왼쪽에 나타나게 된다. 주소는 5437 E. Ocean Bl.이며 예약문의는 (562) 433-9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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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에야 말하지만…당신에게 19살 난 아들이 있어
이 편지를 만약 당신이 받는다면…

만약 내가 남자라면 인생에서 부딪히고 싶지 않은 가장 두려운 일은 말할 것도 없이 누군가에게 '지금에서야 말하지만…'으로 시작되는 낯선 편지를 받는 일일 것이다. 만약 그 편지가 "우리가 헤어진 후, 난 임신한 걸 알았어. 난 낳기로 결심했고, 아들을 낳았지. 벌써 19살이 다 돼가. 그 애가 며칠 전 말 없이 여행을 떠났어. 아마 스스로 당신에 대해 알아본 모양이야. 아버지를 찾아간 게 확실하단 느낌이 들어. 이 주소가 만약 맞는다면 당신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라고 끝난다면 어떤 기분일까. 보낸 사람의 주소도, 이름도 없는 정체불명의 핑크색 편지 봉투를 받았다면 말이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남자에게 전달된 핑크색 편지봉투처럼 세상이 온통 핑크빛으로 보일 리 없다는 것이다. 과거에 헤어진 여자가 몇 명인지 도대체 기억도 나지 않는데, 자신에게 19살 된 아들이 있다니. 게다가 그 아이가 날 찾아온다고? 하지만 살면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황당한 편지를 받은 이 남자, '돈 존스턴'은 억양도, 표정도 없이 자신에게 온 황당한 편지를 에티오피아에서 이민 온 이웃 '윈스턴'에게 읽어준다.

영화 ‘브로큰 플라워’에서 주인공은 오래된 연인을 찾기 위해 예약한 비행기를 몇 번씩 갈아타고, 미국의 낯선 도시를 달린다. 사진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떠나고 있는 보잉 747의 모습. / 블룸버그

무감각한 미국인 '돈'은 활력 넘치는 다섯 아이의 아빠이며 죽이는 음식 솜씨를 자랑하는 아내를 둔 '윈스턴'의 부추김에 아이의 엄마일 법한, 즉 헤어졌던 여자친구의 리스트를 작성한다. 추리소설 마니아인 '윈스턴'은 '돈'을 대신해 애인들의 주소를 알아내고, 아들 찾기 프로젝트를 위한 준비를 대신 마친다. 만약 홈즈와 포와로를 좋아하는 윈스턴 입장에서 이 여행에 이름을 붙인다면 '힌트는 핑크!'쯤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돈'은 윈스턴이 예약한 비행기를 몇 번씩 갈아타고, 렌트한 차를 몰며 그가 녹음해 준 1970년대 카바레 풍의 에티오피아 음악을 들으며 미국의 낯선 도시를 달린다. 달리는 그의 자동차 안에는 아름다운 분홍색 장미 꽃다발이 들려 있지만 헤어진 오래된 연인을 찾아나서는 '돈'의 여행은 과거의 상처를 더듬는 일이 될 것이므로, 언젠가 '천국보다 낯선'에서 짐 자무시가 그려냈던 흑백의 길만큼이나 거칠고 울퉁불퉁하다.

첫 번째 돈이 찾아간 로라는 카레이서였던 남편을 자동차 사고로 잃고 '롤리타'라는 애칭의 딸과 살아간다. 그녀에게 아들이 없음을 안 '돈'은 한때 히피로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던 두 번째 연인 '도라'를 찾아 떠난다. '도라'는 부유한 부동산 중개업자가 되었지만 '돈'이 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그가 준 진주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다. 그러나 '돈은' 그녀에게서도 아들의 존재를 찾아내지 못한다. 성공적으로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기르던 검은색 개 '윈스턴'의 죽음을 계기로 동물들의 '언어'를 알아듣는 새로운 능력이 생긴 세 번째 여자 카르멘은 동물 의사소통 센터를 운영하며 지낸다. 하지만 그녀 역시 그에게 '아들'에 대한 어떤 단서도 남겨주지 않는다. 거친 모터사이클족들과 함께 사는 페니는 아들의 존재에 대해 묻는 그를 문전박대하며 욕을 내뱉고 분노를 표현한다.

그러나 돈이 만난 여자들은 하나같이 '분홍색'을 상징하는 어떤 물건들을 가지거나 입고 있다. 로라의 핑크색 가운, 도라의 분홍색 부동산 명함, 카르멘의 분홍 바지와 페니의 분홍색 모터사이클과 타자기는 이들 모두가 편지를 보낸 주인공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를 회상하는 그의 환상과 더불어 영화를 조금 더 몽환적으로 만든다.

내 아이의 엄마는 누구인가? 나에게 정말 아들이 있는가? 만약 아들이 있다면 그 아이는 누구인가? 성공적인 삶을 살던 주인공이 젊은 시절 자신도 모르게 저지른 과거의 일들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 이야기에 나는 언제나 매혹당했다. 그리고 그런 영화나 소설들은 거의 예외 없이 서울에서 지방으로,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 프로방스 같은 시골로 떠나는 서사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브로큰 플라워'에서 도시는 그저 이름 없는 배경으로서만 작동한다. 아마도 그것은 짐 자무시 특유의 영화적 태도로, 영화가 끝까지 유지하는 모호함에 복무하기 위한 감독의 배려일 것이다.

만약 이런 영화가 똑같은 방식으로 일본에서 만들어졌다면, 나는 '빌 머레이'가 연기한 '돈'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단연 '기타노 다케시'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을 눈물 나게 웃겨 본 사람만이 얼굴에서 완벽하게 웃음기를 제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지만 나는 위대한 코미디언만이 가장 처연한 '무표정함'을 연기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은 멀리서 보면 인생을 지독한 희극이라고 믿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편견일지 모른다.

늦은 점심을 먹은 오후, 카페에 앉아 이 글을 쓰면서 만약 이런 영화가 한국에서 만들어진다면 누가 빌 머레이 특유의 무표정을 훔쳐낼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돈'이 건네는 마지막 대사, "과거는 흘러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삶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여기 있는 건 현재뿐이고, 이게 내가 말해줄 수 있는 전부구나"를 가장 무표정하고 덤덤하게 말해줄 수 있는 그런 배우 말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그 답을 찾지 못한 채 주인공의 얼굴을 그려보고 있는 중이다. 빌 머레이의 이마와 눈가에 생긴 π(파이)모양의 주름을 보면서 나는 3.1415926…의 원주율처럼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영화 속 길을 계속해서 떠올렸다.

●브로큰플라워: 짐 자무시 감독 작품. 샤론스톤, 제시카 랭, 프랜시스 콘레이, 틸다 스윈튼 같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들이 ‘돈’(빌 머레이)의 과거 여자들로 출연해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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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랑의 블랙홀'_ 펜실베이니아 펑추토니<Punxsutawney>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날 '성촉절' 다른 뜻 '변함없이 반복되는 일' 
이 영화의 흥행 덕에 만들어져
펑추토니로 취재 간 기상캐스터 호텔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오늘 아니고 또다시 어제라고?

한때 내가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에 나오는 남자 배우들은 왜 이렇게 못생겼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일단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빌리 크리스털. 작은 키에 토끼 이빨, 듬성듬성한 머리숱. 섹시하지 않다. 로맨틱 코미디의 단골남 '펀치 드렁크 러브'의 아담 샌들러는 어떤가. 어렸을 때 무릎깨나 깨지는 개구쟁이였을 것 같은 귀여운 느낌이지만 입 주위가 튀어나와 촌스러운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다. 그러니 앞머리 대부분이 훌렁 벗겨진 데다 울퉁불퉁한 피부에 주름까지 자글대는 '빌 머레이'는? 말할 것도 없이 그는 미남과 거리가 멀다. 그가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리 소설을 잘 쓴다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를 미남이라고 말할 만한 아량을 지닌 사람일 거다.

그런데 나는 이 못생기고 시니컬한 남자들이 좋다. 그들이 예쁘고 자아가 강한 여성들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에 언제나 매혹당한다. 게다가 이런 영화들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만큼이나 교훈적이라,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 사랑에 빠질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랑의 힘으로 인생의 본질을 찾아가는 여정을 긍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이런 영화들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로맨틱 코미디는 여름이 아닌 '겨울'에 봐야 한다. 바로 오늘처럼 손이 곱아드는 추운 날씨에!

영화 '사랑의 블랙홀'은 주인공이 성촉절(다람쥐처럼 생긴 동물 마못으로 봄이 언제 올 것인지 점치는 행사) 때문에 펜실베이니아에 있는‘펑추토니’라는 작은 마을에 가면서 벌 어지는 이야기다. 사진은 지난 2월 2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치러진 성촉절 행사 모습. / corbis 토픽이미지
영화 '사랑의 블랙홀'에서 빌 머레이는 기상 캐스터 '필' 역할을 맡았다. 오만하고, 변덕스러운 데다가 스스로를 '인재'라 부르는 자뻑남 '필 코너스'는 '2월 2일' 성촉절(다람쥐처럼 생긴 마못(Marmot)으로 봄이 언제 올 것인지 점치는 행사)을 촬영하기 위해 프로듀서인 리타와 카메라맨 래리와 함께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펑추토니'라는 이름의 작은 마을에 간다. 목적지인 펑추토니에 도착한 이들은 서둘러 성촉절 취재를 끝내지만 결국 폭설로 길이 막혀 펑추토니로 되돌아온다.

이 영화의 독창성은 사실 이때부터 시작된다. 다음 날, 호텔에서 눈을 뜬 필은 어제와 똑같은 라디오 멘트를 듣게 된다. 어제 만난 사람들, 가령 날씨를 묻던 남자와 돈을 구걸하는 거지, 고등학교 동창인 보험판매인까지 그는 오늘이 아닌 '어제'의 풍경을 똑같이 목격하고 놀라게 된다. 어제가 반복되는 기이한 마법에 걸린 필은 장난기 어린 얼굴로 이런저런 일들을 벌인다. 여자 유혹하기, 돈 가방 훔치기, 촬영차 함께 온 리타 꼬시기! 어제 알아낸 정보를 어제가 반복되고 있는 오늘 써먹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18세기 프랑스 시를 전공한 리타에게 불어 시를 읽어주고, 짐빔을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을 숨긴 채 그녀가 좋아하는 스위트 버무스를 시켜 손쉽게 그녀의 호감을 산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어제에 갇혀 있는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낀 필은 자살을 기도한다. 그러나 다음 날 오전 6시면 항상 호텔 위 바로 그 침대 위에서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으며 잠에서 깨어난다. 결국 그가 맞이하는 매일매일의 '어제'는 오지 않는 '내일' 속에 갇혀 죽음까지도 밀어내 버린다. 리타에게 사랑을 느낀 필은 이런 상황을 점점 받아들이며 펑추토니의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로 결심한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아이를 받아주고, 타이어가 펑크난 할머니들을 도와주며, 음식을 잘못 삼켜 질식하기 직전인 남자의 목에서 커다란 스테이크 조각을 꺼내준다.

영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는 미숙한 것들이 능숙한 것들로 뒤바뀌는 마술적인 장면들이었다. 초기 성룡 영화의 한 장면들, 이를테면 사부에게 사정없이 얻어맞던 성룡이 기막힌 방어로 사부의 모든 공격을 막아내는 장면이라던가,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에서 아내의 가출로 까맣게 탄 '프렌치토스트'를 만들며 허둥대던 더스틴 호프만이 부엌에서 아들과 능숙하게 '100퍼센트의 프렌치토스트'를 만들던 장면들…. 이런 장면들은 '사랑의 블랙홀'에서 절정을 이룬다. 겨우 바이엘을 치던 '필'이 하루 만에 신나게 피아노를 연주하고, 하루 만에 얼음 조각을 만드는 장면과 괴팍한 성격이 온화하게 변화되는 연금술 같은 장면들의 유쾌한 동거 말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백과사전에서 '성촉절'이란 단어를 찾아봤다. 우리에겐 낯선 '성촉절'은 1886년 2월 2일 펜실베이니아의 펑추토니(Punxsutawney)라는 작은 마을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이 영화의 원제이기도 한 'groundhog day'는 바로 성촉절을 의미하는 단어로, 미국에서는 이 날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2월 2일을 말한다. '성촉절'의 또 다른 뜻은 '변함없이 반복되는 일'이다. 사전적 의미가 갑자기 하나 더 늘어난 것은 이 영화가 만들어지고 난 후였다.

영화에서 '필'이 자살을 결심할 만큼 절망했던 건 사랑하는 '리타'가 '어제'를 기억하지 못한 채 오늘을 맞이할 거란 깨달음 때문이었다. 사랑에 빠진 남자에게 자신의 어제를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를 바라보는 일만큼 서글픈 게 있을까. 그러나 '필'은 마치 삶의 비밀을 알아낸 사람처럼 그에게 놓인 하루에 최선을 다 한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진심을 마음으로 전하던 날, 그는 기적처럼 리타와 함께 침대 위에서 '내일'을 맞이한다. "오늘이 무슨 날이게요? 오늘은 바로 내일이에요. 드디어!"

영화의 주제를 전달하는 빌 머레이의 대사와 얼굴을 보면서 나는 내가 왜 한결같이 못생긴 남자들이 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 영화 초반에 보이는 빌 머레이의 신경질적인 주름들이 어느덧 자연스럽고 다정해 보이는 마법이 펼쳐지는 바로 그 순간에! 그건 영화가 시작할 때의 모습과 영화가 끝날 때의 모습이 드라마틱할 정도로 너무나 달라 보이기 때문이었다. 

사랑의 블랙홀―1992년, 해럴드 래미스 감독 작품. 빌 머레이, 앤디 맥도웰이 필과 리타 역을 맡았다. 원제인 ‘groundhog day’(성촉절)는 이 영화의 흥행 덕분에 ‘변함없이 반복되는 일’이라는 또 다른 사전적 의미를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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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이곳에 대한 시각적 표현이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것으로는 가장 메마르고, 가장 더운 곳-인간이 결코 길들일 수 없었던 땅, 이름하여 죽음의 계곡.’ 

 자연보호주의자 빌 클라크는 ‘데스 밸리; 풍경 뒤에 숨겨진 이야기(Death Valley:The Story Behind the Scenery)’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LA(로스앤젤레스)에서 동북부 300마일 지점에 위치한 데스밸리는 클라크의 말대로 무시무시한 곳이다. 인간이 결코 길들일 수 없는 불덩이의 땅 ‘데스밸리'. 그렇기에 삶의 아름다움이 진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하지만 이런 이름이 생겨난 유래는 사실상 확실치 않다. 골드러쉬가 이뤄진 1849년 ‘포티나이너즈’49ers) 가운데 일부가 이곳으로 들어왔다가 폭염을 이기지 못하고 떼죽음을 당했다고 해서 이런 악명이 생겨났다고 한다. 

 또 일부에서는 1850년 1월초 이곳 횡단에 나섰다가 초주검 상태에서 빠져나오게 된 포티나이너 존 로저스와 윌리엄 맨리가 ‘잘있거라, 죽음의 계곡아(Good Bye, Death Valley)’라고 절규했다는데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어쨌든 살아나왔든 죽어갔든 이곳으로 들어간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죽음과의 싸움이었고 그랬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죽음의 계곡으로 각인됐으리라. 

 그러나 이 곳은 오늘날 형형색색의 자연을 경험하려는 예술작가, 자연에 도전하려는 모험가 그리고 이런 자연과 이와 함께 했던 인간의 한 발자취를 찾아보려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엄밀히 말하면 관광이라기 보다는 여행이라는 표현이 적절한 듯 싶은 곳이다. 한여름의 경우 110∼120도 사이를 쉽게 오르내리는 곳. 황량하기만 사막땅을 그저 부담없이 보러나섰다는 자체가 모순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그 어느 곳보다 삶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진하게 느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물론 찾아보고자 한다면 다른 여행지와 달리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한다. 늦어도 4월까지는 찾아보는 게 좋다. 가장 더운 시기인 6∼9월 사이에는 모험가가 아니라면 아예 꿈조차 꾸지 않는 게 좋다. 또 샅샅이 훑어보지 않더라도 하루가 족히 걸리는 만큼 일정에 맞춰 주요 포인트만 찾을 계획이 아니라면 우선 숙박지를 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LA에서 출발하는 경우라면 395번에서 인요컨(Inyokern)이나 올랜차(Olancha)로 빠지지 말고 계속 북상해 론 파인(Lone Pine)에서 하루를 머문 뒤 새벽에 136번도로를 거쳐 데스밸리로 들어서는 루트가 좋다. 

 론파인 소재 다우빌라 모텔(Dow Villa Motel)이나 베스트 웨스턴 인(Best Western Inn) 같은 유수 숙박업체라도 하루 50∼100달러 정도면 된다. 

 반면 데스밸리내 모텔의 경우 싼 것이 100달러, 고급은 적어도 200달러에서 크게는 300달러가 넘어설 정도로 턱없이 비싸다. LA에서 론파인까지의 거리는 총 230마일, 그리고 론파인서 데스밸리까지는 110마일 정도. 

 특히 라스베가스나 매머스 스키장으로 향하는 경우라면 오가는 길에 들려 구경해보는 것도 요령이다.
  
  
◇데스밸리의 월별 평균 최고·최저 기온 

평균 최고기온 및 평균 최저기온 
(하기 기온은 화씨/섭씨)* 
1월 65/18 39/4 
2월 72/22 46/8 
3월 80/27 53/12 
4월 90/32 62/17 
5월 99/37 71/22 
6월 109/43 80/27 
7월 115/46 88/31 
8월 113/45 85/29 
9월 106/41 75/24 
10월 92/33 62/16 
11월 76/24 48/9 
12월 65/19 39/4 
*이상은 퍼니스 크릭(Furnace Creek) 지점의 응달에서 측정한 기온임. 


◇데스밸리에서 적용되는 자연보호법 

▲ 데스밸리 국립공원내 존재하는 것은 가져가거나 훼손하는 자체가 불법이다. 즉 데스밸리 생태계의 동식물은 물론 화석이나 심지어는 돌조차도 가져갈 수 없다. 
▲ 오토바이·愍喚타� 포함한 모든 차량에 대해 도로밖으로 벗어나는 것이 불허된다. 


◇안전 수칙 

▲ 더우면서도 건조한 관계로 탈수현상이 쉽게 일어난다. 따라서 1인당 하루 1갤런의 물을 준비해야 한다. 하이킹에 나설 경우라면 보다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하다. 참고로 어지러움이나 구토 및 두통은 탈수증세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런 경우 지체없이 물을 마시도록 해야한다. 
▲ 모자와 선글래스 그리고 재킷과 함께 여름옷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 
▲ 고온인 경우에는 소금밭이나 해수면 보다 낮은 지대로 들어서지 않는 게 좋다. 
▲ 주변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 도로밖에 임시 정차할 경우 대부분의 갓길이 모래밭인 관계로 급정거는 절대 피해야 한다. 또한 도로위로 다시 들어설 경우에도 타이어가 헛돌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길이 좁고 급격한 커브길이 많으므로 과속은 금물이다. 
▲ 에어컨은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고 엔진이 과열되고 있는지 수시로 살펴야 한다. 과열됐을 경우에는 주차해놓고 엔진을 그대로 켜논 상태에서 열을 낮추는 게 좋다. 
▲ 방울뱀이나 스코피온과 같은 맹독성의 야생동물에 물리지 않기 위해서는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곳에 손이나 발을 넣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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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로키산맥

꽁꽁 얼어붙어 눈에 뒤덮인 밴프 국립공원 내‘레이크 루이스’를 찾은 관광객들이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타고 있다. 봄₩여름 카약을 즐기던 에메랄드빛 호수는 겨울이면 스케이팅, 스노슈잉 등 각종 액티비티 장소로 변신한다./캐나다관광청 제공
비행기 창문 아래 펼쳐진 운해(雲海) 사이로 반짝, 눈에 덮인 거대한 산봉우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로키산맥의 관문 캘거리로 향하는 항로(航路)는 설국(雪國)으로 들어가는 마술 통로 같았다. 태평양 난류로 겨울에도 비가 많이 오는 영상 기온의 밴쿠버와 달리, 로키는 만년설과 빙하가 덮인 웅장한 산봉우리들의 장관으로 관광객을 맞이했다. 겨울철 캐나디언 로키는 광활하고 원시적인 대자연의 속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동화의 나라로 변신한다.

밴프 국립공원: 겨울 로키 여행의 진수

카우보이 타운 캘거리에서 승용차로 1시간 30분 정도 로키산맥을 향해 달리니 밴프 국립공원이 나왔다. 지평선을 따라 펼쳐진 목장지대를 지나는가 싶더니 갑자기 해발 2000~3000m의 깎아지른 듯한 거대한 산들이 눈앞을 가로막았다.

산악마을 밴프는 만년설로 덮인 로키산맥의 웅장한 전경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휴양지. 마을 남쪽 끝 설퍼산(2285m)에서 곤돌라를 타고 8분 만에 정상 전망대에 오르니 로키가 한눈에 들어왔다. 크리스마스트리에 쓰이는 전나무들이 함박눈을 뒤집어쓰고 있는 전망대에서는 멀리 눈에 덮여 반짝이는 로키산맥이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졌다. 로키산맥 봉우리들은 멀리서는 우리나라 산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본 봉우리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이었다. 7000만년 전 태평양 바다 밑 땅이 대륙 판과 충돌해 융기하는 과정에서 깎이고 부딪히고 부식되면서 기기묘묘한 봉우리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산 아래 곤돌라 탑승장 옆에는 섭씨 32~46도 온천수가 뿜어져 나오는 노천 유황온천 '밴프 어퍼 핫 스프링스'가 자리하고 있다. 1880년대 캐나다 대륙횡단 철도를 건설하는 직원들이 바위틈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발견한 이후 로키의 명물이 되었다. 온천은 야외욕장으로 되어 있어 수영복을 준비해야 한다. 눈 덮인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스키나 겨울 레포츠로 지친 몸을 풀 수 있는 명소로 인기다.

밴프 국립공원에서 빼놓지 말고 둘러보아야 할 '레이크 루이스'는 유네스코 자연유산이자 세계 10대 절경 중 하나로, 흔히 '캐나다 로키의 보석'이라 불린다. 빅토리아 빙하와 가파른 산들로 둘러싸인 호수는 빙하에서 흘러내린 미세한 암석가루가 빛을 반사해 생기는 반짝이는 에메랄드빛으로 유명하다. 길이 2.4㎞ 폭 800m 규모로, 봄·여름 카약을 즐기던 호수는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 된다. 호수 주변 야트막한 숲 속에 난 트레킹·하이킹 코스는 그대로 크로스컨트리 스키나 스노슈잉(Snowshoeing) 코스로 변신한다. 스노슈잉은 눈 위를 걸을 수 있도록 고안된 넓은 신발을 신고 즐기는 레포츠로,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다. 눈길을 걸으며 사슴, 산토끼, 다람쥐 등 야생동물을 만나는 재미는 덤이다. 호수 주변을 따라 말썰매도 달린다.

호숫가에 있는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은 캐나다에서 손에 꼽히는 '꿈의 호텔'. 유럽풍의 고아한 건물로, 일본 음악가 유키 구라모토의 동명(同名) 연주곡이 흘러나올 것 같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내놓은 '애프터눈 티'도 빼놓을 수 없다. 미니 샌드위치와 케이크, 초콜릿, 과자 등을 3단 접시에 담아 차와 함께 내놓는다. 원래 오후 시간 호수가 내다보이는 전망 좋은 레스토랑 창가에 앉아 차를 마시는 풍습에서 비롯되었는데, 점심 대용으로도 가능하다.

밴프타운을 휘감고 흐르는 보우강은 여름이면 래프팅이나 카누를 즐기는 곳으로, 마릴린 먼로 주연의 영화 '돌아오지 않는 강'을 찍은 곳이다. 인근의 밴프 스프링스 호텔은 중세 유럽의 고성 같은 모습으로 그 자체가 관광거리다.

‘레이크 루이스’호수 주변을 달리는 말썰매./최홍렬 기자 hrchoi@chosun.com
스키 천국, 휘슬러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120㎞ 떨어진 휘슬러는 북미 최고의 스키 리조트 중 하나. 밴쿠버와 휘슬러를 잇는 고속도로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졌다. 내륙으로 깊숙이 파고든 바닷길을 따라 펼쳐진 코스로 '시 투 스카이(Sea to Sky)'라고 불린다. '바닷가를 달리다 보니 어느새 깎아지를 듯한 산등성이를 마주하게 됐다'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휘슬러에는 산속 마을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휘슬러, 왼쪽에 블랙콤 두 스키장이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져 있다. 이 산들은 각각 100여개 이상 슬로프를 보유하고 있는데, 11㎞가 넘는 코스도 있다. 일주일 내내 스키를 타도 같은 슬로프를 거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기 때문에 길을 잃지 않으려면 미리 지도를 이용해 루트를 체크해야 한다. 휘슬러와 블랙콤 두 산봉우리를 연결하는 '피크 투 피크'(Peak 2 Peak) 곤돌라는 4.4㎞ 구간을 11분 만에 이동한다. 산 정상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산 주변 경관뿐 아니라 400m 아래 계곡까지 내려다볼 수 있는 짜릿한 경험을 제공한다.

여·행·수·첩

환율: 1캐나다달러=약 1130원

항공편: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가 매일 인천공항~밴쿠버 직항을 운행하고 있다. 밴쿠버에서 로키의 관문인 캘거리까지는 국내선을 이용해야 한다.

준비물: 방한복과 방한화(등산화)는 필수. 눈(雪)에 반사되는 자외선으로 피부가 타기 쉬우므로 선크림과 선글라스도 준비해야 한다.

여행 문의: 밴쿠버·휘슬러를 거쳐 캘거리·밴프 등을 경유하는 캐나다 서부 로키산맥 일주 7일 상품을 ‘모두투어’가 판매하고 있다. 겨울 액티비티 체험 가능. 199만원부터. (02)728-8619

캐나다관광청 www.canada.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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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 천국… 뉴욕 맨해튼 이스트 빌리지 ‘바워리’

“여긴 맨해튼에 남아 있는 마지막 작은 가게의 천국이죠. 호주머니가 넉넉지 않은 예술가들은 이미 대부분 브루클린으로 자리를 옮겼으니까요.” 남성복 편집 매장에서 일하는 브렌트 홈슬리(Homesley)는 눈을 찡긋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여긴 미국, 아니 세계의 중심도시 뉴욕 맨해튼 동쪽에 있는 이스트 빌리지(East Village)의 바워리(Bowery) 거리. 27세 나이에 요절했던 천재 화가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1960~1988)가 살았다는 젊은 예술가들의 둥지다.

동화책을 옮겨 놓은 것 같은 홍차 카페 ‘포던크’
천정부지로 솟아오른 임대료 탓에 뉴욕에서 아기자기한 가게가 밀집한 지역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한때 예술가들이 모여 살던 동네 소호(SoHo)마저도 대형 패션 매장과 약국형 편의점에 자리를 내준 지금, 이스트 빌리지 바워리 거리는 이제 뉴욕 맨해튼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작은 가게 골목’으로 꼽힌다. 이곳에서 빨리 돌아다니는 건 손해. 찬찬히 뜯어봐야 한다. 그저 황량해 보였던 거리, 낡은 건물도 찬찬히 뜯어 보면 구석구석 귀여운 가게와 갤러리, 근사한 맛집을 숨겨놓고 있었다.

바워리에서 '걷는 즐거움'을 찾다

많은 맨해튼 현지인들은 "바워리 일대를 둘러보려면 일단 '뉴 뮤지엄'부터 가보라"고 권한다. '뉴 뮤지엄(The New Museum of Contemporary Art)'은 뉴욕에서도 가장 젊고 전위적인 작가들의 기발한 작품을 골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꼽힌다. 2003년 일본인 건축가 세지마 가즈요와 니시자와 류가 건물 개조작업을 했다. 새하얀 박스 몇 개를 아무렇게나 쌓아올린 것처럼 보이는 건물 외관도 멋지지만, 어떤 전시를 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건물을 다르게 꾸며서 더욱 화제를 모으는 곳. 작년 6월엔 미국 출신 아티스트 샤카이아 부커(Chakaia Booker)의 비디오 작품을 밤마다 박물관 건물 외벽에 쏘아서 보여줬다. 요즘엔 건물 바깥에 길이 8.5m가 넘는 아름다운 장미 조형물이 걸려 있다. 이사 겐츠켄(Genzken)이란 독일 출신 아티스트가 만든 작품으로, 올해 7월까지 볼 수 있다. 입장료 14달러. 18세 이하 무료. 목요일 오후 7~9시 무료. 월·화요일은 휴무다. www.newmuseum.org 

뉴욕 최고 구두 장인이 운영하는 가게‘바바라 셤’.

바워리의 또 다른 명소는 '바워리 호텔(Bowery Hotel)'. 2004년 내부 단장을 새롭게 한 이후로는 패션 화보 촬영 장소로도 종종 애용되는 곳이다. 마호가니 나무로 만든 안락의자, 붉은 카펫, 모닥불이 있는 벽난로까지 1950~60년대 스타일로 꾸며서 친근하면서도 멋스럽다. 335 Bowery. 212 505 9100, www.theboweryhotel.com

미국 뉴욕 맨해튼 이스트 빌리지의 작은 골목. 낡은 건물 1층과 반지하엔 작고 아기자기한 가게가 특히 많이 숨어 있다.
예술가들이 즐겨 찾는 희귀 잡지와 비평 서적을 구경하고 싶다면 '세인트막스 북숍(St. Mark's Bookshop)'을 추천한다. 인디펜던트 비평지, 예술·사진 서적으로 가득 차 있다. 31 3rd Ave(8th& 9th). 212 260 7853, www.stmarksbookshop.com

이곳에만 있다…독특하고 아기자기한 가게들

'존 바바토스(John Varvatos)' 바워리 매장은 남다른 매력을 자랑한다. 가게는 LP 레코드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희귀 레코드판이 줄줄이 걸려 있고, 가게 한가운데엔 드럼과 기타를 연주할 수 있는 무대가 따로 있다. 이곳 매니저 미구엘 샌도발(Sandoval)은 "실제로 가끔 이곳에서 밴드들이 찾아와 공연을 연다"고 했다. 315 Bowery. 212 358 0315.

바워리 호텔 맞은편에 있는 '빌리 레이드(Billy Reid)'는 보는 재미가 있는 패션 편집 매장. 낡은 멋을 살리기 위해 앨라배마에 있는 한 폐교에서 문짝을 가져와 천장과 일부 벽면을 만들었다. 그래서 천장 부분엔 문 손잡이가 달렸고, 어떤 벽엔 '조용히 하시오(Be Quiet)'라고 쓴 글씨도 희미하게 보인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실크·스웨이드 등으로 만들었다는 셔츠와 바지, 넥타이, 구두도 멋스럽다. 54 Bond Street at Bowery. 212 598 9355.

오래된 장인이 만든 신발을 구경하고 싶다면 '바바라 셤(Barbara Shaum)'도 놓치지 말자. 뉴욕 최고의 구두 장인으로 꼽히는 바바라 셤이 직접 운영하는 아틀리에로, 그녀가 일일이 손으로 만든 가죽 신발과 벨트 등을 볼 수 있다. 샌들 가격은 150~400달러. 60 E 4th St. 212 254 4250.

기존 매장과 달리 색다르게 꾸며놓은 ‘존 바바토스’ 바워리 매장.
걷다가 지친 다리를 쉬어가고 싶을 땐 홍차 카페 '포던크(Podunk)'에 들를 것을 권한다.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볼이 발갛고 통통한 귀여운 할머니가 운영하는 가게다. 세트 가격은 대략 20~30달러. 예쁜 쟁반에 아기자기하게 음식을 담아준다. 231 E 5th St, 212 677 7722

주얼 바코(Jewel Bako)와 디거스테이션(Degustation)은 각각 일식과 스페인식 안주 요리를 판다. 같은 주인이 운영하는 가게로 나란히 붙어 있다. 30여명이 들어서면 꽉 찰 정도로 내부는 아담하다. 239 E 5th St. 212 97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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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미국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이하 PCT) 종주자인 김희남씨의 PCT 가이드 기사다. 국내 준비과정부터 보급방법, 위험요소, 필수 장비, 궁금점 등 실제 트레일에 필요한 요소를 6개월에 걸쳐 연재한다. 총 6회로 기획된 기사로 1회 국내 준비, 2~4회는 PCT 1/2 길이를 차지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남부, 중부, 북부, 5회는 오레곤, 6회는 워싱턴 지역에 관한 내용을 설명한다. -편집자 주-
발목부상으로 고통스러웠던 PCT의 마지막 워싱턴 구간
PCT 워싱턴 정보신들의 다리(Bridge of the Gods)를 통해 컬럼비아 강을 건너면서 PCT의 마지막 구간인 워싱턴에 들어간다. 워싱턴 구간은 고도 차이가 큰 수많은 패스를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캘리포니아 중부 구간과 닮아 있다. 고트 락 윌더니스(Goat Rocks Wilderness)와 레이니어 윌더니스(Mt. Rainier Wilderness) 등을 지나며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다. 높게 솟은 레이니어 산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어느새 노스캐스케이드 국립공원(North Cascades National Park)에 진입하게 되며, PCT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인 모뉴먼트 78(Monument 78)을 넘어 약 12km 떨어진 캐나다 BC주 매닝파크(Manning Provincial Park, Hwy3)까지가 현재 완성된 PCT의 끝이다. 하지만 사실상 모뉴먼트78이 PCT 종료를 나타내는 랜드 마크이며, 이곳에서 많은 PCT 하이커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각자의 길을 마무리한다.

시기상 가을로 접어들면서 기온이 떨어지고 날씨 또한 다른 구간에 비해 변덕스럽다. 마치 PCT의 마지막을 쉽게 내주지 않으려는 듯. 개인적으로는 부상에 신음하는 스스로와 격렬하게 싸우며 하루하루 버티듯 걸어 나간 구간이기도 하다. 어떻게 해서든 PCT를 완주해야겠다며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이 악물고 걸어 나가는 스스로의 모습으로 가득한 구간이었다.구간: 캐스케이드 록스(Cascade Locks, 3450.74km) ~ 모뉴먼트78(Monument 78, 4264.92km) ~ 매닝파크(Hwy 3 near the Manning Park Lodge, 4279.09km)소요기간: 38일(예비일 8일)재보급: 3회
'워싱턴 구간 830km만 걸으면 PCT가 끝난다. 분명 짧지 않은 거리지만 지금까지 걸은 거리에 비하면 짧게만 느껴졌고, PCT가 다 끝난 것만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PCT 이후를 생각하게 했다. 만 명이 걸어도 그 중 내가 있어야 하고,

백 명 혹은 열 명이 걸어도 내가 있어야 한다. 단 한 명이 그 길을 걷고 있다면, 그 한 사람이 나여야 한다. 이제 그 길을 찾아나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트라우트 레이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필자.
오랜만에 비를 맞으며 걸었다. 얼마 전까지 화재로 트레일이 닫혔던 워싱턴이 맞나 싶을 정도로 비가 주룩주룩 계속 내린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휴가 중 재킷을 잃어버렸지만 그 동안 비가 오지 않아 별 문제없었는데, 캐스케이드 록스에서 재킷을 지원받지 못했다면 참 난감할 뻔했다.

오랜만에 비를 맞으며 걷는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운행 약 16km지점(RD2226B)은 얼마 전 발생한 트레일 근방의 화재 때문에 통제되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계속된 비에 혹시나 통제가 풀리지 않았을까 기대하고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도로를 통해 돌아가야 하는 상황. 도로 운행 경로를 알아보고 휴식도 취할 겸 히치하이킹으로 근처 마을인 트라우트 레이크(Trout Lake)로 이동했다. 점심으로 커다란 햄버거를 2개나 먹어 치우고, 잔디밭에 누워 낮잠까지 즐긴 후에 다시 트레일로 돌아와 도로운행을 시작했다. 한참을 걸어 도착한 타크라크 레이크 캠핑장(Takhlakh Lake CG)에서는 트레일 엔젤을 자처한 클러치라는 하이커의 삼촌을 만나 따뜻한 모닥불에 둘러 앉아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운행을 마친 후 평소보다 발에 통증이 컸지만 기분은 좋은 그런 날이었다. 다음날 발 상태의 심각성을 깨닫기 전까지는.

워싱턴 구간은 고트 락 윌더니스와 레이니어 월더니스 같은 야생의 숲을 통과한다.
모두 나를 응원하고 있어

기상 후 텐트에서 나오며 일어서는데 왼쪽 발목과 발바닥 아치에 어마어마한 통증이 밀려왔다. 항상 아침이면 뻐근한 통증이 있기는 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곧 괜찮아지겠지’하며 운행을 시작했는데 통증은 나아지지 않았다. 속도는 점점 줄어들었고, 어느 순간부터 절뚝이고 있는 스스로가 보였다. 겨우겨우 도로 운행구간을 끝내고 PCT에 복귀했지만, 더 이상 걷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되어 마을로 탈출을 결정했다. 걸어 온 도로를 되돌아가면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지만 워낙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였기에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가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다 왔어, 다 왔어. 5분만 더 가자' 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폭우 속에서 터벅터벅 한 발씩 내디뎠다. 그럼에도 오늘은 도저히 스스로의 힘으로 버텨내고 가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저 형이 부르러 간 차가 달려오기만을 간절히 바랐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고, 다른 무언가를 기대하거나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도 답답했다. 잠시 열이 받아 스틱을 팍 하고 내리 꽂기도, ‘생각대로 다 되는 게 아니니까 인생이겠지?’라며 억지웃음을 지어보기도 했지만 답답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한발 한발 버티듯 걸어 나가던 중 드디어 히맨을 데리러 온 차가 멈춰 섰다. 연휴기간에 빈 방을 겨우겨우 찾아 침대에 앉은 후에야 제대로 퉁퉁 부어 오른 발목을 마주한다. 그 동안 불안정한 신발에 자주 발목이 꺾이면서도 계속 걸었던 것 때문에 문제가 커진 것 같았다. 히맨의 PCT에서 가장 큰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이후 모텔과 호스텔 등으로 옮겨 다니며 예상치 않은 예비일을 보내게 되었다. 예쁜 정원과 절이 함께 있는 호스텔에서는 바람 소리, 물소리와 어우러진 풍경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고 했다. 이전 같으면 여행 같은 기분을 만끽하며 즐겼을 테지만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었다. 휴식을 취하는 내내 ‘PCT를 완주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문득 얼마 전 라디오에 소개되었다던, 아이딜와일드에서 만난 산골 아주머니의 사연이 궁금해져 다시 듣기를 찾아 들었다. 한국인을 만난 반가움, 우리를 초대해 진수성찬을 차려주시고도 제대로 대접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현하셨다. 끝으로 많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의 사연은 모텔 침대에 힘없이 기대 앉아 있던 히맨을 울게 했다.

‘난 혼자가 아니었지! 나를 응원하고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그런데도 못 해내면 히맨이 아니지!’

발목 부상과 진통제의 부작용은 필자를 신체적 정신적 한계까지 몰아붙였다.
내가 걷지 않으면 길은 끝나지 않는다

호스텔에서 나와 트라우트 레이크로 다시 이동했다. 다른 하이커와 함께 픽업차량을 통해 긴 휴식 후 만에 다시 PCT에 복귀했다. 걷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일어난다더니, 덕분에 우울함은 한층 더 깊어졌다. ‘이제 진짜 거지인건가?’

형은 내 뒤에 바짝 따라 붙으며 함께 걸었고, 히맨은 이를 악물고 통증을 참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발이 조금이라도 아픈 각도로 놓이면 통증이 컸기에 정말 신경을 써서 디뎌야 했고, 동시에 주변 환경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사라졌다. ‘10분만 더 가자’, ‘5분만 더 가자’ 하며 이 악물고 한 걸음 한 걸음 절뚝거리며 화이트 패스에 도착! 그리고 드디어 주현이가 보낸 소포를 받아볼 수 있었다. 완전 지쳐서 퍼진 상태로 소주 박스의 신민아 사진을 보며 피식했다. 상자 안에 들어있던 장문의 편지를 읽으며, 히맨을 생각하고 응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감동받아 괜히 눈시울이 붉어졌다.

바로 운행을 재개하는 것은 역시 무리라는 판단에 다음날 팩우드(Packwood) 마을로 이동했다. 이곳의 RV캠핑장(Packwood RV park)에서 이틀, 그리고 모텔에서 하루를 보내며 긴 휴식을 가졌다. 재보급 박스를 마지막 보급지로 보내고 급히 교체가 필요한 신발을 주문하는 등 급한 일들을 처리했고,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사진 정리도 했다. 이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팩우드의 캠핑장에서 계속해서 먹고 자고 동영상을 봤다. 한참 걷고 있을 시간에 이러고 있으니, 마치 죽어 있는 느낌이었다. 더 이상 할 게 없어졌을 때쯤, 앞으로 남은 거리가 떠올랐다. 이전 같으면 충분히 여유롭게 걸을 평균거리인데도 자신이 없다. 걸어야 할 길이 뻔히 보이는데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바로 눈 앞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되면서 목표가 사라진 양 방황했다. 목표를 어서 재설정해도 모자를 판에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아무 생각도 없이 뒹굴 거리고 있는 스스로가 좀 한심했다. 스스로를 일으켜 세워줄 누군가를 찾다가, 결국 그 일을 해 줄 사람은 자신 뿐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반으로 자른 깔창으로 통증을 줄여보려 했으나 부상의 고통은 걸을 수록 극심해졌다.
각자의 PCT를 위하여

출발 전 깔창을 세로로 반으로 잘라 쿠션이 죽은 부분을 높여 주었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 같아 위안이 되었다. 운행초반 어제보다 컨디션이 좋아 40km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다 기대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통증이 거세게 몰려왔다. 막바지에는 신음을 하며, 정신이 약간 혼미해지는 느낌까지 받으며 한 걸음 한 걸음 악으로 내디뎠다. 온 신경이 내 발과 트레일에 쏠려있었다. 완주에 대한 걱정과 부담감도 함께 했으며, 그 외에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이제 이틀만 버티면 새 신발 신을 수 있다. 그걸 신는다고 발이 바로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부상 이후 목표거리를 맞추기 위해서는 일찍 출발하여 쉼 없이 12시간 이상 오랜 운행을 해야 했다. 하지만 여유 있게 출발해도 되는 형까지 힘들게 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희종 형이 히맨에게 맞춰 뒤에서 잘 따라와 주었으나, 이렇게 계속 운행할 경우 서로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 뻔했다. 힘든 상황을 지켜보는 이가 더 힘들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저 먼저 일찍 출발할게요. 좀 더 자고 여유 있게 출발해요' 2시간 정도를 먼저 출발했음에도 오후가 되기도 전에 형은 히맨을 앞질러 가곤 했다. 따라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스스로의 길에만 집중했다. 155일차부터 174일차까지의 대부분의 운행은 이러했다. 먼저 일어나 조용히 짐을 싸서 출발하고 뒤에서 형이 나타나고 가벼운 안부인사와 함께 떠나보내고, 캄캄한 한 밤중 형의 텐트에 대고 무사히 살아왔다는 안부 인사를 하며 운행을 마치는 것도 더 이상 어색하지 않았다.

156일차 역시 해가 지고 나서야 목적지인 서밋 인(Summit Inn)에 도착했다. 주인아주머니는 대뜸 한국인이냐 물어보더니, 한국말로 방을 안내해 주셨다. 아마도 먼저 체크인 한 형이 히맨의 상태를 미리 알려준 듯 했다. 침대 위에는 REI에서 급히 주문한 새 신발 상자가 올려져있었다. 드디어 엉망이 되어버린 신발에서 벗어난다는, 통증이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히맨을 기쁘게 했다. 발목에 얼음찜질을 열심히 하고 다음날 새 신발을 신고 새로운 마음으로 대안 길인 골드메이어(Goldmeyer Alternate)로 진입했다.

통증을 참으며 포기하지 않고 걸었던 워싱턴 구간의 풍경.
모든 것을 쏟아 붇은 후 극한의 순간이 찾아왔다

골드메이어(Goldmeyer alternate) 후반 구간의 상당히 험한 너덜지대는 발을 디딜 때마다 악 소리를 나게 했다. 겨우겨우 한 구간을 통과하면 잠시 뒤 다시 나타나는 너덜지대에 절로 한숨이 나왔다. 골드메이어를 겨우겨우 벗어나 PCT로 돌아왔지만 아직 목표 사이트까지는 한참 남아 있었다. 체력은 바닥이 나버렸고, 해는 이미 기울었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며 오기로 악을 써가며 밤새 내리는 비를 맞아가며 끝없는 오르막을 올랐다. 지금까지 그랬듯 이번에도 스스로를 시험해보고 싶었던 것 같다. 그저 악을 쓰며 바로 앞의 한걸음을 내딛는 데만 집중했다.

밤 10시가 다 되어 도착한 넓은 사이트에서 형을 찾을 수는 없었고, 그렇다고 큰 소리를 낼 수는 없었다. 혹시라도 걱정하지 않을까 싶어 트레일 옆에 스틱을 하나 꽂아놓고 나니 몸이 떨려왔고, 운행 종료 보고도 건너뛴 채 서둘러 텐트를 꺼냈다. 여전히 세찬 비속에서 젖은 텐트를 치고 젖은 침낭 안에 들어갔다. 몸이 떨려와 스토브에 불부터 붙였고, 서둘러 밥을 하면서 그제야 운행 종료 영상을 촬영했다.

밤새 몸살로 잠을 설쳤다. 몸과 이를 덜덜 떨며 신음을 질러댔다. 여기에 겨우 잠 드려는 순간 이마 위로 달려든 쥐는 텐트 안을 헤집고 다녔다.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텐트 밖으로 내보내느라 한바탕 난리를 치고 나니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신발을 신고 텐트를 나서는데 한 발 내딛기도 고통스러웠다. 거기에 몸살까지 나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질 않았다.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40km 운행계획을 35km로 줄였음에도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제 모든 힘을 다 쏟은 후, 오늘은 정신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 동안 체력적 한계를 정신력으로 넘어온 히맨에게는 그야말로 극한의 상황이었다. 한 발 한 발 신음하며 내디뎠다. 시속 2km도 나오지 않는 아기 걸음마 수준의 속도에 여기서 포기해야 하는 건가 하는 두려움이 엄습했다. 내내 울 것 같은, 혹은 찡그린, 질려버린 표정이었다. 결국은 8km도 가지 못해 멈추고 말았다.

PCT 141일차에 마주한 타크라크 레이크의 풍경.
지금 이 눈물이 헛되지 않길

신들의 다리에서 마치 다 끝내기라도 한 듯, ‘이제 돌아가면 뭐하지?’ 등의 쓸데없는 생각을 한 것을 나무라기도 하듯, 워싱턴은 히맨에게 당장 앞의 한 걸음 한 걸음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벌을 내렸다. 그래도 그간의 노력을 가상히 보았는지 조금씩 히맨을 받아주기 시작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한낮에 운행을 마치고 도착한 스카이코미쉬 마을(Skykomish)의 호텔. 히맨은 침대에 앉아 양말을 벗었다. 퉁퉁 부어 오른 발목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피부가 피멍이 든 듯 파랗게 변해버린 발목. 발을 디딜 때마다 전기가 오는 것 같은 찌릿함과 함께였다. 부상 이후 2주간 매일 많게는 매 끼니마다 진통제를 복용해왔다. 아마도 그 부작용인 듯 손발에 전기가 오듯 찌릿함이 전해졌다. 뜻하지 않게 부상소식이 여기저기 퍼지는 바람에 수많은 추측과 병명들이 등장했고,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부정적인 이야기들에 조금씩 겁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진지하게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PCT를 320km 정도 남긴 상황에 이런 고민을 하고 있자니, 살면서 이보다 더 괴로운 순간이 있었을까 싶다. 피곤함과 온 몸의 열로 인해 일찍 잠을 청해 보지만 쉬이 잠들 수 없는 밤이었다. 매일 빠짐없이 남기던 영상 다이어리조차 기록할 힘도 의욕도 없다. 아파서인지 슬퍼서인지 혹은 스스로가 불쌍한 건지, 그냥 눈물이 줄줄 흐른다. 문득 생각한다. ‘지금 이 눈물이 헛되지 않길.’

다음 날 결정을 했다. 많은 분들의 응원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스스로도 포기를 허락할 수 없었기에. 형에게 양해를 구하고 체류기간을 꽉 채워 국경을 넘어가기로 했다. 그 동안 PCT를 빨리 끝내기 위해 재촉했던 히맨이었기에, PCT 이후의 계획을 바꿔야 하는 형에게 정말 미안했다. 다시 나선 길. 이틀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었지만 역시나 통증은 금세 커졌고, 속도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300km, 그리고 비자 만료까지 이제 10일 남짓 남았다. 끝이 눈에 보이는데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과연 버텨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매일 아침 오늘이 마지막인 듯 최선을 다 해보자는 각오로 운행을 시작하다가도 이내 절뚝이는 스스로의 모습에 우울함이 찾아왔다. '아, 답답해!' 라고 소리도 질러보았다.

PCT 종주를 함께한 필자 김희남과 양희종씨의 기념촬영.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렵다

하루하루 해야 할 일로 가득한 일상처럼 빡빡하게 돌아갔다. 한 시간 내외로 걷고 10분 쉬는 것을 시계를 쳐다보며 철저하게 반복했다. 문득 50분 수업 10분 쉬는 시간의 반복 속에 살았던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점심을 먹으며 여유를 즐기는 다른 하이커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쉴 틈을 주고 싶지만, 쉬게 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을 걸어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했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아침을 두려워하는 스스로가 보였다. 또띠아와 시리얼을 어서 먹고 싶어 아침을 기다렸던 히맨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해가 뜨면 다시 신음하며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아침이 두려워졌다.

제대로 된 재보급을 받지 못한 지 10일 가까이 되자 식량은 바닥을 드러냈다. 하루하루 계산하며 먹는 양을 조절했음에도 마지막 이틀은 굶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그때 트레일 매직을 만났다. 따뜻한 핫도그와 감자 그리고 기꺼이 남는 식량을 꺼내 준 트레일 엔젤 덕분에 끼니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하트패스는 PCT 구간 중 차량 진입이 가능한 마지막 지점이다.

PCT에서의 마지막 밤, 텐트 안. 이제 모뉴먼트 78까지는 6km밖에 남지 않았다. PCT의 끝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다. 기어서라도 꼭 완주하겠다고 계속해서 다짐하기는 했지만, 정말 그렇게 할 수 밖에 상황이 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기어서라도 갈 수 있겠다는 사실에 진심으로 기뻐했다.

PCT에서의 마지막 밤이 무수한 추억과 함께 깊어진다.
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175일차. PCT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힘이 났는지, 예상보다 6km가 짧게 느껴졌다. ‘내가 이걸 보려고 이렇게 고생을 한 건가?’ 하는 허무함에 잠시 멍하니 포스트를 바라보았다. 그 동안의 고생으로 펑펑 울 줄로 알았건만, 그런 감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전 일주일간의 감정이 더욱 크게 느껴졌다. 마치 여행을 준비하는 설렘이 여행 중의 설렘보다 더 큰 것처럼. 걸어서 국경을 넘어 14km를 더 걸어 매닝파크까지 이동했다.

'축하해요! 멋져요!'

당일 산행을 나온 캐나다 사람들의 축하인사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PCT 완주 축하 메시지들이 드디어 히맨을 웃게 했다. 그렇게 매닝파크 로지(Manning Park Lodge)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해 쉬고 있던 희종이 형과의 하이파이브와 동시에 6개월간의 PCT는 끝이 났다.

이 길을 걸으며 기대했던 미래의 대한 계획이나 인생에 대한 정답 같은 것은 찾지 못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뭐라 딱 정의 내리지도 못하겠다. 하지만 살면서 생각해온 가치와 신념은 더욱 견고해졌다. 이 길이 남과 다를 뿐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했고, 무엇보다 살면서 가장 치열하게 목표를 위해 온 몸과 마음을 다한 히맨이 대견했고,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어떠한 결론도 정답도 찾지 못 한, 답 없는 나지만, 답이 없는 내가 좋다. 어떤 것도 채워 넣을 수 있으니까.

PCT하이커 히맨으로서의 길은 끝이 났다. PCT는 인생에 비하면 그저 작은 하나의 갈래 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앞으로 수많은 길이 펼쳐질 것이다. 이 소중한 경험이 김희남 스스로의 길을 걷는데 큰 힘이 되길 바라며,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길을 걷는데 힘을 줄 수 있기를.

PCT 워싱턴 ‘랜드마크
트라우트레이크
트라우트 레이크(Trout Lake)트라우트 레이크는 PCT에서 약 22km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주유소 옆의 식당에서 다양한 햄버거를 판매하는데 꼭 먹어보길 바란다. 가게 옆의 잔디밭에서는 많은 PCT하이커들이 젖은 텐트와 옷을 말리거나 누워 낮잠을 즐기는 등 개인정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재보급을 계획한다면 주말에는 열지 않고 운영시간도 짧은 우체국보다 매일 운영되는 스토어로 보내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스토어에서 숙박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내부에 하이커박스가 위치하고 있으니 꼭 먼저 필요한 물건이 있는지 먼저 확인한 후 쇼핑하기를 바란다. 숙박을 한다면 근처에 위치한 절과 함께 위치한 트라우트 레이크 에비(Trout Lake Abbey) 호스텔을 추천한다. 비교적 저렴한 이곳은 아름다운 연못 정원과 풍경소리가 어우러져 차분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팩우드 마을
팩우드 마을(Packwood)팩우드는 화이트패스로 향하는 도로(Hwy 12)에서 약 33km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아이딜와일드(Idyllwild)와 비슷한 느낌의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카페와 식당들을 볼 수 있다. 특히 팩우드 캠핑장은 급수는 물론 사이트에서 전기와 와이파이도 이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저렴한 이용료가 가장 매력적이다. 따라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관광시설에 가까운 화이트패스의 스토어보다는 팩우드에서 머물기를 권한다. 가까운 곳에 도서관 및 마트가 위치하고 있어 이곳에 머물며 얼마 남지 않은 운행을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
골드메이어
골드메이어(Goldmeyer Alternate)골드메이어는 41.44km의 비교적 긴 거리의 PCT 대안길이다. 초반 구간은 좁은 트레일에 많은 당일 하이커들로 붐빈다. 아마도 근처에 위치한 온천 때문인 듯 한데 여유가 있다면 온천에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예약 필요) 시기 상(북향의 경우) 풀과 나무들이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하기에 지금껏 보지 못한 화려한 트레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커다란 호수가 매우 아름다우며, 무엇보다 PCT하이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시원한 계곡 옆 사이트가 많다는 장점이 있다. 후반 구간부터는 험한 너덜지대가 많으며, 폭포를 통과할 때는 미끄러울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모뉴먼트78
모뉴먼트 78(Monument78)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인 모뉴먼트 78은 PCT의 종료를 알리는 랜드 마크이다. PCT 하이커들은 이곳에서 PCT를 완주한 것을 자축한다. 어떤 하이커들은 단체로 춤을 추며 영상을 찍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완주의 기쁨을 표현한다. 방명록에 자신의 소감을 표현해 보는 것도 좋겠다. 모뉴먼트 78에서 바로 PCT를 탈출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국경을 넘어 PCT가 완전히 끝나는 매닝파크까지 이동하거나, 왔던 길을 되돌아 가장 가까운 도로인 하트패스로 가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히맨은 매닝파크까지 12km를 더 운행하여 PCT를 마무리했다. 모뉴먼트78 이후에는 PCT 표식을 찾아보기 힘들고 초반에 길이 갈라진 곳들이 있어 PCT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길을 찾는 것을 추천한다. 캐나다 국경을 PCT를 통해 도보로 넘어가는 것은 2015년 기준으로 캐나다 국경관리국의 허가를 통해 가능했으나, 변동 사항이 있을 수 있으므로 꼭 재확인하여 준비하기 바란다.
워싱턴 재보급지 정보
재보급 22•화이트 패스(White Pass)화이트 패스는 PCT에서 약 800미터 떨어진, 아주 작은 스키 리조트이다. 스토어에서 재보급 상자수령이 가능하며, 간단한 음식들을 먹을 수 있다. 스토어 앞으로는 주유소가 있으며 언덕 위로 숙박시설이 있다. 숙박비가 저렴하지 않으므로 하루 정도의 예비일을 생각한다면, 근처의 마을인 팩우드로 이동하여 머물 것을 권한다.재보급 23•스노퀄미 패스(Snoqualmie Pass)작은 스키장을 거쳐 만나는 스노퀄미 패스의 도로변으로 식당과 마트, 모텔 등이 위치하고 있다. 식당과 함께 운영되는 서밋 인(Summit Inn)은 한국인이 운영하고 있으며, PCT 재보급 상자를 받아 준다. 또한 프론트에서는 꽤 많은 양의 하이커 박스를 볼 수 있다. 단 이곳에서 숙박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재보급 상자 수령 시 15달러의 수수료가 있다. 머물지 않고 계속 운행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면 바로 옆 주유소 마트에서도 재보급이 가능하니 참고할 것. 서밋 인 앞에 위치한 푸드트럭에서는 김치찌개와 매우 흡사한 김치 스프를 판매하니 꼭 먹어보길.재보급 24•스테킨 (Stehekin)작은 커뮤니티인 스테킨은 PCT하이커들의 주요 재보급지 중 사실상 마지막 재보급지라 할 수 있다. 히맨은 부상으로 촉박해진 시간으로 인해 들리지 못 했다. 운행 중 만나게 되는 하이 브리지(High Bridge, 4135.08km)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 이곳의 우체국에서 재보급을 받을 수 있다. 편도 요금 7달러의 셔틀버스는 하루에 4번 운행되며, 10월부터는 운행 횟수가 줄어드니 참고할 것.


노바스코샤 주의 캐벗 트레일. 하이킹으로 케이프 브레튼 하이랜드Cape Breton Highlands 국립공원을 돌아보는 코스가 하이라이트

6월부터 캐나다 동부 지역이 훌쩍 가까워졌다. 
에어캐나다가 토론토 직항 노선 운항을 시작하기 때문. 
대서양에 접한 캐나다는 또 어떤 신세계일까. 
몰랐던 캐나다가 펼쳐진다. 

아틀란틱 캐나다

캐나다 동부 대서양 지역에 위치한 4개 주, 노바스코샤 주,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 뉴브런스윅 주, 뉴펀들랜드 & 래브라도 주를 통틀어 ‘아틀란틱 캐나다’라고 일컫는다. <빨강머리 앤>으로 유명한 캐번디시, 아틀란틱 캐나다의 상징인 페기스 코브 등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노바스코샤 주의 루넨버그, 세계 최대의 조수간만의 차를 보여 주는 갈색바다, 호프웰 록스 주립공원 등 아직까지 한국에는 생소하지만 이색적인 캐나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곳들이다.

아틀란틱 캐나다 가는 법

인천에서 토론토를 거쳐 할리팩스 스탠필드 국제공항(노바스코샤 주)에 도착하면 세인트존(뉴브런스윅 주)이나 살롯타운(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으로 향하는 항공편으로 경유할 수 있다. 

●Nova Scotia노바스코샤 주

캐나다 전쟁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할리팩스 시타델

아틀란틱 캐나다의 중심도시인 할리팩스의 다운타운

소박한 에너지가 넘치는
할리팩스Halifax 

할리팩스에는 대도시에 없는 인간적이고 소박한 에너지가 넘친다. 이곳은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이었던 덕에 유럽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소도시답게 거리는 한적하고, 다운타운은 아기자기하다. 항구에는 수백년간 이어진 역사적인 건물이 남아 있어 도시 전체에 예스러움과 모던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소박함과 평화로움은 할리팩스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그렇다고 지루할 것이라고 속단하지는 말자. 특히 할리팩스의 여름은 약 150만 명의 사람이 해양스포츠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계절이다. 푸른 바다에서는 서핑과 수영, 요트를 즐기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자전거를 타고 바다의 내음을 맡으며 달리는 사람들, 길 위에서 뛰고 걷는 사람들은 할리팩스에 젊음의 기운을 불어넣는다. 영국 분위기가 가득한 펍에서는 흥겨운 라이브 음악과 춤이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또한 거리 곳곳에 박물관과 미술관, 역사적인 장소, 레스토랑과 카페가 알차게 들어서 있어 여행하는 데도 지루함이 없다. 할리팩스의 서쪽엔 오래된 요새이자 도시의 명물인 시타델Citadel이 자리한다. 시타델이 위치한 언덕에서 바다 사이에 다운타운이 형성돼 있다.

다운타운은 걸어서 반나절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으며, 이틀 정도면 주변 지역까지 전체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에너지가 가득한 곳. 두 가지 매력이 여행자를 차분하게 했다가도 곧 들뜨게 만드는 미항 도시, 할리팩스는 여행자에게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매력적인 도시가 된다.

아틀란틱 캐나다의 상징 페기스 코브

등대가 있는 풍경
페기스 코브Peggy’s Cove

할리팩스에서 남해안 쪽으로 이어지는 대서양을 따라서 형성된 도로인 라이트하우스 루트Lighthouse Route. 소박한 어촌이 차례차례 모습을 드러내 감흥 가득한 드라이브를 할 수 있다. 거대한 바위턱과 아름다운 등대로 유명한 자연보호구역 페기스 코브도 그중 하나다. 특히 마을의 정남쪽, 화강암 지역 위에 1914년에 세워진 높이 15m의 팔각형 등대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루넨버그

영국인이 만든 도시
루넨버그 올드타운Old Town Lunenburg

18세기 식민지 전쟁에서 승리한 영국이 독일 등의 프로테스탄트계 사람들을 내보내고 만든 도시이다. 1753년에 건설된 이 도시는 북미대륙에서 영국 식민도시의 훌륭한 전형을 보여 주고 있다. 비탈에 바둑판처럼 만들어진 시가지와 지붕에 창문이 딸린 빅토리아풍 가옥 등 18세기 당시의 가옥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유명 범선 블루노우즈 II호, 지금도 실제 학교로 운영 중인 루넨버그 아카데미도 필히 봐야 할 곳들이다.

●Prince Edward Island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주

 

캐나다 연방의 탄생지
샬롯타운Charlottetown
1864년 이곳에서 캐나다 연방 설립을 위한 최초의 회의가 열려 ‘캐나다 연방 탄생지’로 불린다. 바다를 따라 산책로가 있는 빅토리아 공원에서는 아름다운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기념품점과 식당으로 둘러싸인 다운타운 동단의 부두 픽스 와프Peak’s Wharf는 연방회의에 모인 ‘건국의 아버지들’이 도착했던 장소다. 근처의 역사 시설인 파운더스 홀에서는 회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빨강머리 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그린 게이블스

트레일을 따라 하이킹과 사이클링을 즐길 수 있다

집도 숲도 모두가 빨강머리 앤의 세계

빨강머리 앤의 섬
캐번디시Cavendish

적토의 해안선과 등대가 지켜 주는 ‘빨강머리 앤’의 섬. 그야말로 이야기 그대로의 세계다. 실제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는 <빨강머리 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녀가 살았던 푸른 초원과 고목들이 둘러싸인 평화로운 전원마을은 고스란히 빨강머리 앤이 살았던 마을이 되었다. 빨강머리 앤이 살던 집, 마을, 학교 등 소설 속에 등장했던 장소들은 샬롯타운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캐번디시Cavendish에 위치해 있다.

캐번디시 중 가장 이름난 곳인 그린 게이블스Green Gables는 앤의 집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19세기의 가구들과 다리미, 타자기 등 집안 곳곳의 모습이 현실과 소설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생생하다. 2층으로 올라가면 창밖으로 앤이 단짝 친구인 다이애나를 만나곤 했던 ‘유령의 숲’이 내려다보이고, 집 옆으로 흐르는 개울 등 작품 속 풍경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진다.

어릴 적 읽어 본 <빨강머리 앤>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절로 설레는 풍경이다. 근처 선물가게로 가면 루시와 앤의 로고가 붙은 소설 속의 소품들과 작품집, 비디오테이프, 기념주화 같은 기념품들이 눈길을 끈다. www.gov.pe.ca/greengables

밀물 때에는 바위 사이로 카약을 타 볼 수 있다

●New Brunswick 뉴브런스윅 주

세계 최대의 조수간만의 차
호프웰 록스 주립공원 Hopewell Rocks Provincial Park

뉴브런스윅 주는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와 노바스코샤 주로 가는 길목에 있다. 세인트 존강과 미라미치강, 무성하게 우거진 삼림이 조화를 이룬 자연경관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역사적으로는 영국에 충성을 맹세한 로열리스트의 근거지이기도 해서 전형적인 영국문화가 느껴지는 곳이다. 

호프웰 록스는 빨강머리 앤, 페기스 코브 등과 함께 아틀란틱 캐나다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다. 길고 좁다란 형태 때문에 최고 16m라는 세계 최대의 조수간만의 차를 보이는 펀디만. 만조 시에는 섬이 떠있는 평온한 바다였던 곳이 간조 시에는 해저가 노출돼 기암괴석 호프웰 록스Hopewell Rocks가 모습을 드러낸다.

물이 빠지는 썰물 때는 걸어서 바위 가까이 갈 수 있지만, 밀물 때는 멀리서 끝자락만 나온 바위를 바라보는 것이 전부다. 여름에는 밀물 때 바위 사이로 카약을 타 볼 수 있다. 물 빠진 바다 바닥에서 올려다보는 갈색 바위는 매력 만점이다. 바다를 따라서 즐기는 하이킹과 오래된 등대, 커브드 브리지Covered Bridge 등 주변 관광도 더불어 즐길 수 있다. 운이 좋으면 해안에서 고래도 볼 수 있다.  www.hopewellrocks.ca

‘떴다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멀리멀리 날아라 우리 비행기’ 초등학생 시절 선생님의 풍금반주에 맞추어 교실이 떠날듯이 부르던 이 동요. 누구에게든 어린 시절 비행기 타고 파란하늘을 날아가고픈 꿈과 동심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이런 인류에게 꿈의 실현을 안겨준 두 형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키티호크에서 모진 노력 끝에 동력의 힘을 이용해 드디어 인간이 하늘을 날았으니 바로 형 윌버 라이트Wilbur Light와 동생 오빌Orville이다.

이곳 키티호크 모래평지 끝에 놓인 조그만 구릉을 넘으면 바로 158번 국도가 있고, 그 건너편은 파도가 넘실대는 대서양인데 그곳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제법 상큼하다. 형제는 당시 불모지나 진배없는 이곳에 조그마한 두 동의 비행기 제작소와 연구소 겸 숙소를 만들었다.

바다를 가진 나라들은 대부분 공항이 바다 근처에 있는 것과 견주어 보면 이들 형제가 만든 인류 최초의 공항도 바로 옆이 대서양이기에 애초부터 선견지명이 있었던 것 같다. 지금부터 113년 전, 12월 14일 역사적인 아침이 오고 있었다.

이륙 준비를 마친 형제는 양복정장차림으로 벌판에 섰다. 그리고 축구시합 때처럼 동전을 하늘로 던져 탑승할 사람을 정했다. 당첨은 형 윌버였다. 그러나 비행기가 나가지도 못하고 바람에 돌아가는 바람에 그만 윌버는 땅으로 떨어지면서 부상을 입는다.

3일 뒤 기체 수리 후, 다시 기자들을 불렀지만 실패만 거듭하다보니 나중엔 그 누구도 형제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참관인은 기자 한 명을 포함 오직 네 명뿐이었다. 동생 오빌은 시동을 힘차게 걸었다. 프로펠러가 힘차게 돌았다. 형제는 마지막 악수를 했다. 형제는 인간이 하늘로 오른 이후 결과에 대해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초긴장이었다. 형 윌버가 던진 말 ‘신이 너를 지켜주실 거야.’ 이 말을 들으며 동생은 비행기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재빠르게 비행기에 올라 타 상승키를 올린다. 그 순간 비행기가 기적처럼 허공으로 붕 뜨기 시작했다. 지상의 참관인과 형은 모두 소리쳤다.

“오 하나님!”

이게 전부였다. 12초간 비행했으며 날아간 거리는 36m에 불과했다. 하지만 첫 비행이 발판이 되어 80년도 채 되기 전 인류는 달나라도 가고 화성탐사도 하는 우주시대로 접어들었다. 아무도 이들의 작은 비행이 인류역사에 큰 도약에 도움이 될 거란 걸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바로 이들 형제가 첫 비행에 성공한 이곳 키티호크Kitty Hawk는 연방정부 역사보존 지역으로 지정되어 지금도 수많은 이가 찾아와 라이트 형제의 도전정신과 창조정신을 배우고 간다.

보존지역 내 첫 이륙한 장소에는 형제의 동판이 놓여있는데 제목은 ‘그들은 인류에게 나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They thught us to fly’다. 심플한 제목에 비약적으로 발전한 오늘날 비행기술의 원조가 누구인지 가르쳐준다.

이들 형제는 고등학교 학력이 전부였지만 당시 어느 누구도 동력을 이용한 비행기 개발에 도전한 이가 없어 자신들의 힘으로 비행기 이론을 만들며 연구를 거듭했다. 그런데 형제의 노트를 보면 독학으로 풀어간 수학과 물리이론이 상당한 수준이다. 당시 똑똑한 라이트 형제의 이론과 믿음은 간단명료했다. 인간도 새처럼 하늘을 마음대로 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었다. 학력을 뛰어넘는 총명함과 손재주, 그리고 열정이란 3박자에 호흡도 너무나 잘 맞아 마치 신이 인간새가 되라고 이 땅에 내려 보낸 형제 같다.

비행기 제작에 모든 열정을 바쳤던 형은 그만 장티푸스로 45세에 사망했다. 동생은 유럽으로 건너가 큰 성공을 거둔다. 그러나 형제가 피땀 흘려 얻어낸 특허들이 유럽이나 미국에서 막무가내로 도용되자 그만 모든 활동을 포기하고 은둔하다가 돌연 심장마비로 77세에 사망한다,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인간새가 되기 위해 결혼도 미룬 채 연구에만 열중한 이들 위대한 형제의 발자취는 지금도 키티호크 이곳에 고스란히 남아있어 찾는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있다.



하와이의 아름다운 6개 섬 중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섬, 오아후. 
아직도 와이키키비치가 오아후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오아후의 서쪽 해안가에 비밀스레 자리한 코올리나Ko Olina. 
그곳에 가장 하와이다운 하와이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 라니쿠호누아 가까이에 위치한 포시즌스 리조트 오아후 앳 코올리나

하늘과 땅이 만나는 기쁨의 땅

‘기쁨의 땅Place of Joy’이란 뜻을 가진 코올리나. 낚시와 서핑을 즐길 수 있는 해변 뒤로 장엄한 와이아나에Waianae 산맥이 우뚝 솟아 있다. 과거엔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비밀스런 장소로 통했지만,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잇따르면서 지금은 오아후의 럭셔리 여행지로 다시 태어났다. 그 명성을 증명하듯 럭셔리 호텔 & 리조트의 대명사인 포시즌스Four Seasons도 오아후 첫 번째 호텔을 코올리나에 오픈했다. 2016년 5월27일 문을 연 포시즌스 리조트 오아후 앳 코올리나Four Seasons Resort Oahu at Ko Olina는 코올리나 지역에서도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이란 뜻을 가진 라니쿠호누아Lanikuhonua 가까이에 자리한다.

곳곳에 밴 하와이안 감성

포시즌스 오아후 앳 코올리나는 가장 하와이다운 하와이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포시즌스의 품격 있는 디자인에 하와이 현지 분위기를 조화롭게 녹여낸 인테리어 때문이다. 55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해 총 371개의 오션뷰Ocean View 및 라군뷰Lagoon View를 갖춘 객실은 심플한 인테리어와 넓은 공간감이 특징이다. 에메랄드빛의 코올리나 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발코니 ‘프라이빗 라나이Private Lanai’와 나무·바나나 잎 등을 이용해 하와이안 감성을 살린 포인트 인테리어는 하와이와의 끊임없는 교감을 선사한다.

바다 앞 모닝커피, 모래 위 식사

수석 총괄 셰프인 마틴 크노베르Martin Knaubert가 이끄는 5곳의 레스토랑과 라운지 바에서도 하와이와의 교감은 계속된다. 리조트 로비에 자리한 호쿨레아H?k?lea 야외 테이블에서 모닝커피 한 잔을 마시고, 해변 레스토랑 피시하우스Fish House 모래 위 테이블에서 로맨틱한 식사를 할 수 있다. 야외 테라스가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노에Noe에서는 오션뷰Ocean View와 가든뷰Garden View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으며, 퓨전 아시안 레스토랑 라히키L? Hiki, 간단한 핑거푸드와 바비큐 등을 내놓는 워터맨 바 & 그릴Waterman Bar & Grill에선 탁 트인 수영장을 바라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와이’스러운 아웃도어 액티비티

포시즌스 오아후에는 그야말로 ‘하와이’스러운 아웃도어 액티비티도 무궁무진하다. 평소에 골프를 즐기는 당신이라면 오아후섬에서도 최고의 골프 코스로 알려져 있는 코올리나 골프클럽Ko Olina Golf Club을 추천한다. 지난해 김세영 선수가 LPGA 우승컵을 안았던 골프 코스가 바로 이곳이다. 좀 더 활동적인 당신이라면 서핑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오아후섬 북단에는 서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꾼다는 서핑 메카, 노스 쇼어North Shore가 자리한다.

꼭 격하게 움직이지 않아도 좋다. 330여 척의 보트를 수용할 수 있는 약 17만5,000m2 규모의 코올리나 마리나Ko Olina Marina는 스포츠 낚시 및 보트 등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한다. 돌핀 & 웨일 워칭Dolphin & Whale Watching, 선셋 세일링Sunset Sailing, 스포츠 낚시 등 다양한 해양 액티비티를 위한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마저도 귀찮은 당신이라면 스파와 테라피가 정답이다. 나우파카 스파 & 웰니스 센터Naupaka Spa & Wellness Center에서 그동안 쌓인 피로를 풀어 보자. 하와이 전통 치유법과 최신 테라피를 접목한 트리트먼트 프로그램 및 하이드로테라피는 실내에서도 충분히 하와이를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코스가 될 것이다.  


포시즌스 리조트 오아후 앳 코올리나
92-1001 Olani Street, Kapolei, Hawaii 96707 U.S.A.www.fourseasons.com/oahu

코올리나 골프클럽  kr.koolinagolf.com 
코올리나 마리나  www.koolinamarina.com
나우파카 스파 & 웰니스 센터  www.fourseasons.com/oahu/spa
코올리나 지역 정보  www.koolina.com

1 모던하면서도 하와이안 감성이 살아 있는 포시즌스 오아후 객실 모습 2 포시즌스 오아후는 여유롭고 한적한 코올리나 해변에 위치한다 3 코올리나 마리나에서는 낚시 등 해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4 코올리나 골프클럽은 오아후섬에서도 최고의 골프 코스로 꼽힌다 

코올리나가 더욱 빛나는 시간

​언제 가도 눈부신 코올리나지만, 특히나 반짝반짝 빛나는 때가 있다. 축제기간이다. 매년 9~10월 즈음 코올리나에서는 ‘하와이 푸드 & 와인 페스티벌Hawaii Food & Wine Festival’이 열린다. 식품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James Beard Award에서 수상한 로이 야마구치Roy Yamaguchi와 알란 웡Alan Wong이 공동 의장으로 진행하는 이 축제는 ‘하와이에서 나는 전통 식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살아가는 터전에서 모든 먹거리를 재배하고 생산했던 고대 하와이 사람들의 정신을 잇고자 하는 현대 하와이 사람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매년 4~5월이면 코올리나에서는 어린이 영화 & 음악 페스티벌Ko Olina Children’s Film & Music Festival도 개최된다. 약 2,000명의 사람들이 모이는 이 축제는 포시즌스 오아후 앞에 위치한 코홀라 라군Kohol? Lagoon에서 진행된다. 서서히 노을이 지면 더욱 빛나는 코올리나의 해변가에서 즐기는 영화와 음악. 가족 모두가 좋아할 만한 디즈니와 픽사 영화사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거나 유명 뮤지션의 라이브 공연을 들을 수 있다. 



태양의 강렬한 광선이 구멍 뚫린 듯한 하늘위로 파란색의 캔버스를 펼쳐낸다. 하늘을 제외한 대지는 온통 하얀색. 비와 바람, 물과 공기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문명의 세계 속에 오아시스와 같은 신비한 세상, 화이트 샌즈를 탄생시켰다.

뭉게구름 떠가는 파란 하늘아래, 하얀색 캔버스 화이트 샌즈가 끝없이 펼쳐진다.

오직, 바람의 예술, White Sands

따가운 햇살아래 새하얀 눈 위를 걷는 느낌은 충격이다. 그러나 눈은 녹지 않고 그저 인간의 발자국만 남겨놓는다. 눈이 아닌 모래였다, 오직 두 가지 칼라만의 대비. 세상을 잊은 듯한 낮의 정적은 온 시야에 블루와 화이트만 남겨 놓았다. 팻말이 하나 보이기 시작한다. White Sands National Monument.

얼마나 충격적인 자연이 펼쳐지기에 Monument(기념비)라는 표현을 붙여야 했을까? 태양은 이미 하늘의 정 중앙에 머물고 있었다. 눈을 의심케 하는 하얀 언덕들이 저 멀리 나타났다가는 사라진다. 오직 두 가지 칼라만의 대비. 그리고 그 색들이 표현해낸 대자연의 황홀한 자태만 덩그러니 사막 위를 점령하고 있었다.

모래 장난을 치며 하얀 천국, 화이트 샌즈의 신비한 세상에 빠져드는 어린 아이들.

화이트 샌즈 국정기념물은 엘파소의 북동쪽 130km,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곳. 고요한 뉴 멕시코의 광활한 대지 위에 하얀 모래언덕이 마치 눈밭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Simple is the Best’. 단순한 두 가지 색만이 경이로운 자연의 극적인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시야엔 온통 하얀 백설기 같은 눈, 누구도 의심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눈이 아닌 고운 모래, 바로 화이트 샌즈였다.

세상 오직 하나뿐인 말 그대로의 백사장, 파란하늘을 대지의 어깨 위에 이고 하얀 모래 구릉을 펼쳐낸다. 1933년 국립기념물로 지정된 화이트 샌즈는 석고질의 흰 모래로 되어 있어 화이트 샌즈라는 이름이 붙었다. 모래바람에 의해 연출되는 기하학적 무늬의 잔물결들은 높이 20m에 이르는 모래언덕의 품에 바람의 예술을 탄생시키고 있다.

화이트 샌즈의 정 중앙에 서면 그 넓이를, 광활함을 실감할 수 있다. 끝없이 이어진 사방으로 하얀 모래 언덕이 펼쳐지는 모습은 마치 신비한 외계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정 중앙까지 모래 위를 자동차로 달리며 드라이브할 수 있는 코스도 있다. 반구형의 만으로 된 모래언덕은 목재로 된 산책로를 따라 주변의 경관을 살펴볼 수 있도록 잘 정비되어 있다.

그러나 인공 가이드 산책로를 조금만 벗어나게 되면, 초자연의 신비로운 세상과 충돌한다. 선글라스 없이는 도무지 화이트 샌즈 모래 구릉을 오를 수 없다. 하늘로부터의 강렬한 햇빛도 견디기 힘든 일이지만 하얀 모래에 반사된 반사광은 더욱 두 눈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선글라스를 지참해야만 하는 곳이다.

뉴 멕시코 사막 속의 또 하나의 사막, 신비의 하얀 대지 바로 화이트 샌즈다.

사진 작가들을 매료시킨 비 현실적인 무대, 화이트 샌즈

사막이기에 덥다고 생각하면 이곳은 정말 무덥기 그지 없는 곳이다. 하지만 천지가 온통 하얀 세상으로 변해버린 듯한 이곳에 서면 마치 어린아이들이 한겨울 눈 비탈을 미끄러지듯 모래 장난을 치며 신비한 세상에 넋을 잃고 만다. 일상에서 마주할 수 없는 사막이 가져다 주는 일탈과 경이로움, 그 신비감이 행복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사막이라는 것은 당장 어떤 설명도 필요 없이, 일상에 젖은 사람들을 압도하는 특별한 곳이 아니던가? 사진들 속에서 보여주듯이, 사실 그곳에 존재하는 것들은 살아 있다는 인상보다는 죽어 있는 것에 가깝고, 살아 있다 하더라도 내팽개쳐진 것에 가깝다. 대자연의 오묘함 그 자체는 초월적이고 비현실적인 이미지로서 항상 사진의 사실주의적 한계를 넘어서려는 작가들을 매료시켜 온 대상이었다.

뉴 멕시코의 ‘화이트 샌즈’ 는 이미 미국의 사진 작가들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 나라 작가들에게도 전설이 되어버린 촬영장이기도 하다. 한국의 사진 작가들도 이와 비슷한 장소에서 흥미 있는 식물이나 자연의 ‘오브제’ 들을 사진에 담아왔다. 미국 그 자체의 경이로운 자연 속에 또 하나의 오브제 ‘The Desert’ 는 수많은 여행자들을 이곳으로 이끌었으며, 특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들을 매료시켜 왔다.

화이트 샌즈 관광을 나선 여행객들은 주변을 둘러보며 화이트 샌즈의 생성 유래를 듣고 있다.

그 사진들을 보면 작가와 일심동체가 되었던 것처럼 보일 만치 강렬했으며 색감과 표정 또한 풍부하다. 눈을 찌르는 태양광선의 폭력 앞에서 우의적인 몸짓으로 쓰러져 있는 식물들은, 단지 마음의 시선과 감성을 통해서 찾아낼 수 있는 것들의 풋풋한 정감으로 가득했다. 마치 생텍쥐베리의 '어린 왕자'가 도착했던 생경한 사막을 연상시키듯, 쓸쓸하고 애틋한 이야기가 모래 언덕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어둠이 내리면 붉은 기운이 하얀 세상을 감싼다. 사막의 열기가 수그러들며 고요와 적막에 휘감긴다. 뉴 멕시코의 사막은 신비롭고 불가사의 했다. 사구 언덕의 시나브로 불던 바람이 잉태한 단조롭던 모래 언덕의 물결치는 자태는 매혹의 대상이었다. 고요한 시간, 가만이 모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뉴 멕시코가 미국의 노란 캔버스라면 화이트 샌즈는 그곳에 탄생한 경이로움의 하얀 예술작품이다.

흰 눈을 밟듯 어린아이가 화이트 샌즈의 보드라운 터치를 즐기고 있다.

여행정보
항공편을 이용하려면 서울에서 L.A.를 거쳐 멕시코 국경인근에 위치한 엘파소의 국제 공항을 이용해야 한다. 항공은 엘파소 다운타운의 북동쪽으로 12km,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한 엘파소 국제 공항(ELP)으로 연결된다. LA에서 1시간 50분, 시카고에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투어나 렌터카로 찾아갈 수 있다. 렌터카를 빌렸다면 공항이나 엘파소 시내에서 I-25번을 따라서 북쪽으로 40~50분 정도 달리면 북동쪽으로 이어지는 70번 지방도로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부터 다시 한 시간 여를 달리면 화이트 샌즈 국정 공원을 만나게 된다. 외길이므로 누구나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엘파소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화이트 샌즈를 방문하는 투어도 고려해 보자. 08:00에 출발하며, 소요 시간은 7시간 정도 예상, 요금은 $55. 최소 4명 이상이 되어야 출발한다.

이곳 인근에는 세계 최대의 박쥐동굴로 유명한 칼스배드 동굴 국립공원 Carlsbad Caverns National Park이 자리하고 있다. 엘파소에서 동쪽으로 230km 떨어진 곳에 있는 세계 최대의 종유 동굴이다. 마치 하나의 지하 세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의 명물은 여름날 저녁, 특히 일몰에 수천 마리의 박쥐 떼가 하늘을 메우며 자유로이 비상하는 모습이다.

 

4계절 내내 다양한 즐길거리… 하와이 여행

'지상 최고의 낙원'으로 일컫는 하와이는 전 세계 신혼부부들이 가장 선망하는 허니문 목적지이자 휴양객들이 가고 싶어하는 휴양지다. 1년 내내 시원한 무역풍이 불어 습도가 없는 쾌적한 날씨가 이어지고, 투명한 하늘과 따뜻한 햇볕이 주는 청명함 그리고 뛰어난 관광 인프라 등은 하와이의 큰 매력이다.

하와이를 이루는 137개의 섬 가운데 사람들이 사는 섬은 모두 8개. 그중 관광객들에게 허락된 섬은 오아후, 마우이, 빅아일랜드 등 총 6개다. 모든 섬이 제각각 개성과 다채로운 풍경을 간직하고 있어 제대로 둘러보려면 시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사진=롯데JTB
☞ 알로하가 시작되는 곳, 오아후

오아후는 호놀룰루 국제공항이 자리한 하와이주의 주도로 전체 130만 인구 중 80%가 사는 섬이다. 특히, 세계 최고의 휴양지로 손꼽히는 오아후는 와이키키 해변에서 시작되는 해안을 따라 잘 닦여진 도로를 타고 섬을 일주하면서 곳곳에 있는 아름다운 해변과 관광 명소를 볼 수 있고 휴양과 도심의 느낌이 공존하는 하와이의 상징이자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와이키키 해변과 푸른 물결 위에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군사관광지 진주만, 거리에 즐비한 특급 호텔과 상점 등 한마디로 가장 '하와이답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오아후다.

☞ 마법의 섬, 마우이

하와이의 8개 섬 중에서 두 번째로 큰 섬으로 제주도보다 약간 크다. 호놀룰루에서 국내선을 이용해 3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미국 최대 규모의 화산 국립공원 할레아칼라, 라하이나 등이 대표적인 관광지이며, 카아나 팔리, 카팔루아, 와일레아 등 PGA 급 골프코스가 많이 있다.

호텔과 리조트들이 약 60여 개 있으며, 많은 허니문들이 가장 선호하는 섬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휴양, 액티비티 등 원하는 형식으로 지낼 수 있는 곳이다.

☞ 모험이 가득한 섬, 빅 아일랜드

이름 그대로 큰 섬인데 실제로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큰 4,028제곱 마일에 이른다. 다섯 개의 거대한 화산이 현재의 빅 아일랜드를 만들었으며 이 때문에 이 섬의 크기가 하와이의 나머지 다른 섬들을 모두 합친 규모의 거의 2배에 이른다. 코나 커피의 산지이기도 하며 거대한 폭포를 비롯해 지형의 변화가 풍부하다. 모험과 더불어 자연을 사랑하고 배우는 여행 장소로 빅 아일랜드는 최상의 섬이다.

롯데그룹 여행 기업 롯데제이티비에서는 하와이 특별 기획전 'Go! Go! 하와이 즐기기'를 마련했다. 하와이 여행 상품 예약자를 대상으로 롯데면세점 1만 원 선불카드, 하와이 관광 안내 책자, 특식 2회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상품가는 99만 원부터. 자세한 내용은 롯데제이티비 홈페이지(www.LOTTEJTB.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약 및 문의 02-378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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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옐로나이프의 오로라 여행

신의 마술인가, 하늘이 꾸는 꿈인가. 캐나다 옐로나이프의 오로라 빌리지에서 초록색 오로라가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북미 원주민들의 전통 원통형 천막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도 정겹다. / 캐나다관광청 제공

얼마를 기다렸을까. 칠흑같이 어두운 지평선 한쪽에서 마치 불길이 치솟듯 초록색 빛이 하늘로 삐쳐 올랐다. 처음에 띠 형태로 나타난 거대한 빛의 덩어리는 긴 궤적을 따라 갖가지 모양으로 넓게 퍼지며 유영(游泳)하다 사라졌다. 극지방에서 볼 수 있는 오로라다. 이번에는 반대편 하늘에 창문 커튼이 펄럭이는 모양의 오로라가 등장하더니 이내 소용돌이치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하늘 한복판으로 확대된 오로라는 마치 하늘 전체에서 빛이 쏟아지는 것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극지방 '밤하늘의 교향악' 

여기는 캐나다 옐로나이프의 오로라 빌리지(Aurora Village). 북위 62도의 극지방으로, 섭씨 영하 30도의 매서운 추위가 몰아치고 있는 이곳 하늘에 오로라가 춤을 추고 있다. 옐로나이프에서 버스로 25분 거리에 있는 오로라 빌리지는 오로라를 편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든 전용 타운이다.

관광객들은 예상을 압도하는 밤하늘 빛의 향연에 일제히 감탄을 연발한다. 오로라 관찰용 의자에 앉아 머리를 하늘로 젖히면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사방 탁 트인 평야지대여서 하늘은 온전히 반원형(半圓形)으로 보이고, 오로라는 하늘 전체를 무대로 '빛의 축제'를 벌인다. 예고 없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오로라는 수시로 모양을 바꾸며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일정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빛 덩어리가 모여졌다 흩어지는가 하면 춤을 추듯 회오리 모양을 만들기도 한다. 이 빛들의 움직임을 음(音)으로 표현하면 거대한 하늘의 교향악이 연주되고 있는 듯하다. 하늘이 꿈을 꾸면 저런 모습일까. 하늘이 꿈을 꾸는 순간, 이를 바라보는 사람의 꿈도 시작된다.

오로라는 극지방을 중심으로 남·북위 62도를 중심으로 둥근 띠를 형성하면서 주로 나타나는데, 이 지역을 '오로라 오발(Oval)'이라고 한다. 북위 62도에 있는 옐로나이프는 이 오로라 띠가 가로지르고 있어 오로라 관찰에 최적의 입지를 갖추었다. 사방 1000㎞에 산맥을 찾아볼 수 없는 평야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시야 방해를 받지 않고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 오로라를 관찰할 확률로 따지면 3일 이상 체류 시 95%, 4일 이상 체류 시 98%의 높은 성공률을 가지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로라를 잘 관찰할 수 있는 지역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이곳 오로라 관찰은 겨울 시즌 11월 말~4월 초, 여름 시즌 8월 말~10월 초에 할 수 있다. 여름철 호수에 비친 오로라는 겨울 오로라와 또 다른 비경(??境)으로 꼽힌다고 한다. 오로라 빌리지의 한국인 가이드 박수진씨는 “특히 올해와 내년은 11년을 주기로 하는 태양 활동이 극대화되는 시기여서 더 선명하고 멋진 오로라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전통 원주민 천막에서 추위 녹여

오로라는 태양풍의 입자가 대기권에 부딪힐 때 주위에 있던 산소나 질소분자가 타면서 발하는 빛을 말한다. 주로 초록색이지만 붉은색·핑크색·보라색 등 가지각색이다. 오로라 색깔이 다양한 것은 태양풍이 대기 중 어떤 원소와 출동하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로라는 지구 상공 100~500㎞ 부근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눈이 오거나 구름이 끼면 관찰할 수 없다. 로마신화에 나오는 ‘여명의 신’ 아우로라(Aurora)에 착안해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북극 지방 원주민들은 ‘신의 영혼’이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노던 라이트(Nothern Light), 동양에서는 극광(極光)이라고도 한다.

이곳에서 오로라 관찰은 밤 10시부터 새벽 1시 정도까지 한다. 섭씨 영하 30~40도에도 견딜 수 있는 우주복 같은 방한복(防寒服)을 입고 옐로나이프 호텔에서 오로라 빌리지를 버스로 이동한다. 일본인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현지에선 오로라를 보면 천재를 낳는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이 때문에 세계 각지에서 신혼 여행객들이 몰려온다.

오로라를 구경하다 추우면 티피(tepee)라고 불리는 북미 원주민의 전통 원통형 천막에서 몸을 녹이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장작 난로가 추위를 녹여준다. 다이닝룸에서는 커피·녹차·핫초코 등의 따뜻한 음료뿐 아니라 버펄로·생선으로 만든 수프, ‘배녹’이라는 전통 빵을 간식으로 제공한다.

오로라가 잠시 사라진 하늘엔 별들의 잔치가 시작된다. 극지방 하늘이 맑아 어느 곳보다 밝고 선명하다. 별자리도 뚜렷이 보인다. 운이 좋으면 북극성 근처에서 반짝,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도 볼 수 있다.

여행수첩

한국에서 캐나다 옐로나이프까지 가는 직항편은 없다. 밴쿠버에서 에어캐나다 국내선을 타고 캘거리 또는 애드먼튼을 거쳐 옐로나이프로 가면 된다.

옐로나이프(Yellowknife) 캐나다 노스웨스트 지역의 인구 2만여명 규모 도시로 인구의 절반은 원주민이다. 겨울 평균기온은 섭씨 영하 28.8도, 여름 평균기온은 14도.

오로라 촬영 노하우 카메라 조리개는 무한대, 감도는 ISO 800~1600, 셔터 속도는 5~15초 등을 기본으로 설정하고 삼각대에 미리 고정해 놓는 게 좋다. 오로라가 어느 순간 나타나 바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밖에서 사용하던 카메라를 따뜻한 실내로 바로 가지고 들어오면 이슬이 맺히고 이것이 나중에 얼어붙어 고장이 생길 수 있다. 촬영이 끝나면 카메라를 비닐 팩에 넣고 공기를 최대한 뺀 다음 실내로 이동하고, 실내에서는 카메라를 꺼내지 말아야 한다. 몸을 녹이기 위해 실내로 들어가더라도 카메라는 밖에 두는 게 안전하다. 사진이나 비디오를 촬영할 경우 맨손으로 금속 부분을 만지면 피부가 달라붙어 동상에 걸릴 수 있으니 항상 장갑을 끼고 있어야 한다.

오로라 관광상품(02) 세계로여행사(2179-2518), 롯데관광(2075-3004), 참좋은여행(2188-4074), 한진관광(726-5798), 온라인투어(3705-8325) 등에서 판매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그 밖에 즐길 거리

밤에 오로라를 즐겼다면 낮에는 옐로나이프에 마련된 다양한 겨울 액티비티를 즐겨보자. 오로라 빌리지를 끼고 있는 호수는 겨울철이면 개썰매 및 스노모빌 체험장으로 변한다.

1 알래스카 허스키 10여 마리가 끄는 개썰매가 눈 덮인 벌판을 달리고 있다. 2 눈 위를 마음껏 활주할 수 있는 스노모빌. / 캐나다관광청 제공, 최홍렬 기자
우선 '맛샤'라고 부르는 개썰매 조종수가 10여 마리의 개를 조종해 눈 쌓인 침엽수림과 언덕, 언 호수를 경쾌하게 달리는 개썰매 타기 체험을 할 수 있다. 나무와 짐승 가죽으로 만든 썰매에 3~4명씩 타고 호수 주변에 마련되어 있는 4㎞ 코스를 시속 20~30㎞ 정도로 달린다. "컹! 컹!" 하얀 입김을 뿜어내며 눈길을 질주하는 썰매견들의 강한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맨 앞에 있는 개가 사람의 목소리와 신호를 알아듣고 방향을 잡는다고 한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면 매서운 바람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는 때가 많다. 개들의 성질과 신호 방법 등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자신이 직접 개썰매를 몰아보는 체험에 도전할 수 있다. 호수 한쪽에는 알래스카 허스키 100여 마리를 키우는 개 사육장이 있다.

스노모빌은 눈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 격으로 바퀴 대신 썰매 두 개가 양쪽에 달렸다. 설원을 무대로 쫓고 쫓기는 액션 영화의 한 장면같이 눈 위를 활주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초보자도 가속과 브레이크, 방향 조절 등 간단한 운전 요령 설명을 듣고 헬멧을 쓴 다음 장애물이 없는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마음껏 속도를 낼 수 있다.

관광객들이 장작불을 피워놓고 마시멜로를 꼬챙이에 끼워 구워 먹고 있다. / 캐나다관광청 제공, 최홍렬 기자
스노슈잉(snowshoeing)은 자작나무로 만든 스노슈즈를 신고 가이드와 함께 숲 속을 걷는 체험. 테니스 라켓을 연상시키는 큼직한 크기의 스노슈즈를 신발 위에 덧신고 걸으면 아무리 눈이 많이 쌓여 있어도 발이 빠지지 않는다. 원주민이 겨울 사냥을 할 때 이용하던 신발이다. 끝없이 펼쳐진 설원을 걷다 보면 가끔 나무에서 눈 덩어리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길 위에 야생동물 발자국도 보인다. 이들 액티비티 중간 중간 원통형 천막인 티피에서 꽁꽁 언 몸을 녹인다. 티피 옆에 장작불을 피워놓고 가느다란 꼬챙이에 마시멜로를 끼워 구워 먹는 것도 재미있다.

얼음낚시는 옐로나이프 인근에 있는 그레이트슬레이브 호수에서 체험할 수 있다. 얼음낚시 전용차를 이용해 차 안에서 하는 게 특징. 얼음 두께가 50㎝ 이상 되기 때문에 호수 위에 차를 세워놓아도 안전하다. 차 안 바닥에는 둥근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 구멍을 호수 얼음에 뚫어놓은 구멍에 정확히 맞추고 차 안에서 낚싯대를 드리운다. 어른 손만 한 생선을 미끼로 사용해 잭피시(노던 파이크)를 주로 낚아올린다. 1m가 넘는 잭피시가 잡히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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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신 아폴로는 요정 다프네의 미모에 빠져 온갖 구애를 펼쳤지만 정녕 다프네는 이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아폴로는 다프네를 곧 얼음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얼어버린 다프네는 끝내 아폴로의 타오르는 눈빛에 가슴 부분만 남긴채 녹아버리고 말았다....
 
마치 얼음 두덩어리가 녹아내린 듯한 모습의 카탈리나. 그 옛날 그리스인이나 로마인들에게 주어졌더라면 이처럼 신화의 한 장이 덧붙여지고도 남음이 있을 법하다.
 
하지만 싱거운 미국인들은 그저 한폭의 그림같다고 해서 카탈리나를 두고 "한폭의 그림 같은(Picturesque)" 또는 천국(Paradise)이라는 표현을 자주 인용한다
.
어쨌거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로스앤젤레스 남부의 항구도시인 롱비치(Long Beach)에서 남쪽 해상 23마일(35km) 지점에 위치한 섬 카탈리나(Catalina Island).
 
산등성을 따라 흐르는 조각구름, 파도따라 출렁이는 크고 작은 배,옹기종기 붙어있는 레스토랑,·샤핑센터,·모텔, 그리고 그 사이로 나있는 골목길, 이와함께 여유작작한 한때를 보내는 사람들….
 
카탈리나섬의 유일한 시가인 아발론(Avalon)에서는 이런 것들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여기에 교통수단도 카탈리나의 매력에 한몫을 더한다. 장을 보러나선 아낙네나 서핑 가는 젊은이나 할 것 없이 몰고다니는 골프카트가 바로 대표적인 예다. 강력한 차량규제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관계로 카탈리나에서는 골프카트가 대표적 교통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때문인지 고급 휴양지이기도 한 곳이라지만 눈을 씻고 보아도 머세이디스 벤츠와 같은 고급 승용차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육지가 아니라서 그럴까.
 
운전대를 잡은 김에 여행에 나서는 성격의 소유자라면 쉽게 찾아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차를 주차하고 배를 타야하고….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주말의 경우 샌피드로나 롱비치 터미널로 나가면 카탈리나로 향하는 배가 부지기수로 있기 때문이다. 특히 쾌속선은 육지와 카탈리나를 단 1시간에 이어준다.
 
가능하면 하루·이틀쯤 머물면서 카탈리나 밤거리의 정취도 느껴보는 것이 좋다. 물론 스노클링, 카야킹과 같은 해상레저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섬 곳곳의 명소나 해안 절경을 둘러보는 투어 프로그램 등이 주변에 널려 있어 여가를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교통편
샌피드로·롱비치 그리고 뉴포트비치 등의 육지와 카탈리나를 잇는 뱃길에는 다양한 종류의 정기여객선들이 취항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 대표적인 것이 카탈리나 익스프레스(Catalina Express).

총23마일에 달하는 이 해상 구간을 단 한시간만에 잇는 쾌속선으로 성수기에는 최대 25차례나 취항에 나선다.

참고로 여객선은 정시에 출발하므로 적어도 15분전에 터미널에 도착해야 한다.

문의: (310) 519-1212

▲샌피드로 터미널:제95부두(Berth 95)에 카탈리나 해상 및 항공터미널(Catalina Sea and Air Terminal)이 자리잡고 있다.

LA에서 110번 하버프리웨이 남쪽으로 타고가다 하버불러바드(Harbor Blvd.) 출구에서 내려 Catalina Sea and Air Terminal 제95부두 표지판을 따라가면 카탈리나 익스프레스 여객선이 떠나는 터미날 주차장에 이르게 된다.

▲롱비치 터미널:카탈리나 익스프레스 롱비치 터미널은 퀸메리호가 정박한 인근에 위치해있다.
LA에서 710번 롱비치프리웨이 남쪽끝까지 간 다음 표지판을 따라 퀸메리호 주차장에 이르면 된다.
 
 
◇숙박시설
해변가인 크레센트 애비뉴(Crescent Ave.)상에는 숙박업소가 밀집해있다. 

▲저급
·베이뷰 호텔(Bayview Hotel)=해변가에서 ¼블럭 떨어져있다. 옥외 자쿠지시설을 갖췄다.
(310) 510-7070

▲중급
·파빌리온 랏지(Pavilion Lodge)=겉에서 보기에는 그럭저럭한 모텔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선탠을 즐길수 있도록 한 넓은 뜰과 큼직한 팜트리가 아득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다. 모텔직원들의 서비스도 훌륭하다.
 
앞에 펼쳐진 해변 백사장과는 불과 열대여섯 걸음 거리. 그린피어에서는 바로 왼쪽, 그러니까 11시방향에 자리잡고 있다.

바닷가로 나서는 투숙객들에게 비치타올을 서비스한다. 또 아침에는 베이글·머핀과 오렌지쥬스·커피를 갖춘 컨티넨탈 브렉퍼스트 식탁이 뜰에 마련된다. 특히 파빌리온 랏지는 카탈리나 관광사인 "디스커버리 투어즈"사 및 여객선 "카탈리나 익스프레스"사와 연계해 할인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를 사용하면 크게 절약할수 있다. 문의:(800) 446-0271

▲고급
·호텔 빌라 포토피노(Hotel Villa Portofino)=유럽피안 스타일의 일급호텔이다. 아침에는 컨티넨탈 브렉퍼스트가 제공된다.
문의:(310) 510-0555

◇기타 편의시설
▲동전사용 라커시설이 아발론에 두군데가 있는데 하나는 여객선 선착장 오른쪽 골프카트 임대점인 "카토피아 오토 렌탈" 옆에 위치해 있으며 또 다른 하나는 버스투어 출발지인 "아일랜드 플라자(Island Plaza)"안에 있다.

▲세탁소
메트로폴 상가에는 동전사용 세탁소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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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약 3천9백만명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도시
이름난 호텔·뷔페 등 뛰어난 관광 시설이 가득해

라스베이거스는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과 더불어 한국 사람이 가장 잘 아는 미국의 주요 도시 중 하나다. 라스베이거스 하면 대부분 카지노나 도박을 떠올리는데 이는 과거에 외국 영화나 드라마 중 범죄나 도박 관련 작품에서 주요 배경으로 라스베이거스가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과는 별개로, 라스베이거스를 다녀온 관광객 중 상당수는 라스베이거스를 최고의 관광 도시로 손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카지노 외에도 라스베이거스에서 즐길 만한 요소와 볼거리는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다양하다. 팔색조 같은 다양한 매력이 있는 엔터테인먼트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관해 알아보자.

라스베이거스 전경./사진=라스베이거스 관광청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네바다 주 남동부 사막에 있다. 1936년 후버 댐 건설 이후로 네바다 주 최고의 재원 및 최고의 관광 도시로 급성장해, 한 해 약 3천9백만 명이 찾는 대형 관광도시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매주 3회(월·수·금) 대한항공 인천-라스베이거스 행(직항)을 통해 여행할 수 있다. 3월부터 8월까지는 일요일을 포함해 한시적으로 주 4회 운항한다.

라스베이거스는 그야말로 호텔의 천국이다. 도시 전체가 15만 개 이상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고 시즌 및 현지 사정에 따라 경쟁력 있는 객실가를 제공한다. 그 규모와 구성 또한 각양각색으로, 두세 개의 빌딩이 붙어있는 호텔, 호텔 안의 호텔, 루브르 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갤러리형 호텔 등 투숙객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선택의 폭을 자랑한다. 호텔이 그저 숙박의 개념이 아닌 하나의 관광 아이콘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은 곳이라는 뜻이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미국의 타 도시들보다 높다는 것도 라스베이거스의 장점이다.

라스베이거스는 전 세계 스타 셰프 레스토랑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미슐랭 3스타에 빛나는 MGM 그랜드호텔의 조엘 로부숑을 비롯해 오는 12월 시저스 팰리스에 오픈을 앞둔 세계적인 셰프 고든 램지의 펍 앤 그릴도 눈여겨볼 만하다.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호텔 뷔페는 명실상부한 라스베이거스의 명물. 한국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호텔 뷔페를 맛볼 수 있다. 리오 호텔의 카니발 월드 뷔페는 300가지 이상의 요리와 70종류의 디저트를 제공하고, 트레져 아일랜드의 뷔페, 미라지 호텔의 크레이빙, 하라스 호텔의 플레이버스 뷔페는 스시, 스페셜 파스타, 프라임 립을 내놓는 등 호텔마다 독특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골프광이라면 한 번쯤 라스베이거스를 눈여겨보는 것이 좋다. 흔히들 사막의 도시인 라스베이거스에서 무슨 골프냐고 하지만, 도시 근교에만 60개 이상의 골프장이 있고 타이거 우즈, 빌 클린턴, 마이클 조던 등 유명 인사들도 골프를 즐기기 위해 자주 방문한다. 잭 니클라우스, 아놀드 파머 등 전설의 골퍼들이 디자인한 골프 코스들을 비롯하여 숨이 멎을 듯한 장관의 페어웨이들이 일품이다. 연평균 320일 이상이 화창한 날이고 평균 강수량이 5인치 미만이라 날씨 걱정 없이 언제든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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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리조트, PIC 사이판

일상의 스트레스를 뒤로하고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여행이 필요하다면? 편안히 쉬고, 신나게 놀고, 맛있는 음식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PIC 사이판에 가자.

워터파크에서 튜브타고 노는 사진
에메랄드빛 바다와 파란 하늘, 그리고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석양, PIC 사이판은 그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특별함’이 있는 휴양지다. PIC 사이판은 골드카드 하나로 특급 호텔 숙박과 식사, 그리고 리조트 내   대형 워터파크에서 각종 레저 스포츠 시설과 장비대여, 강습까지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른바 ‘올 인크루시브(All Inclusive)’ 리조트다. 즉, 여행 내내 필요한 모든 것이 제공되기 때문에 현지에서 지갑을 꺼낼 필요가 없다. 또 부모가 골드카드를 소지할 경우 만 12세 미만의 자녀는 2명까지 무료로 골드카드가 제공돼 추가 비용 부담이 적어 경제적이다.

PIC 사이판의 가장 큰 매력은 도우미인 ‘클럽메이트’. 미국, 영국, 호주, 일본, 한국 등지에서 온 이들은 PIC의 만능 엔터테이너다. 이들은 리조트 곳곳에서 각종 스포츠의 무료 강습, 이용 안내, 게임과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PIC의 레포츠 시설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밤에는 클럽메이트들이 직접 이벤트와 쇼를 진행해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이 머무는 내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다.

PIC 사이판의 특별함은 휴양과 액티비티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워터파크에는 가족을 위한 다양한 액티비티가 준비돼 있다. 20m의 대형 워터 슬라이드, 1m 높이의 인공 파도를 즐기는 포인트 브레이크, 500m 길이의 레이지 리버, 30m 높이의 쓰나미 폭포 등이 있다. 또 요즘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스노클링, 스킨 스쿠버, 윈드서핑 등의 해양 스포츠를 마음껏 즐길 수 있으며, 암벽타기·미니 골프장·양궁장 등 각종 레포츠 시설이 갖춰져 있다.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 아이들이 놀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암벽등반,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진
PIC 사이판에서는 암벽등반, 윈드서핑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대형 워터파크에서 즐기는 스포츠

워터파크를 휘감아 도는 강 위에 튜브를 타고 한가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레이지 리버는 PIC 사이판의 최대 명물로 꼽힌다. 흐르는 강 위를 떠다니다가 중간 중간 마주치는 폭포와 소용돌이를 지나가는 재미가 그만이다. 여유롭게 파란 하늘과 뛰어난 주변 경관을 조망하는 즐거움도 레이지 리버의 매력이다. 역류하는 물살 위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 브레이크도 인기 만점이다. 좀더 흥미진진한 워터 스포츠를 즐기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에서부터 어린이들과 중년층들이 즐기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한번도 파도타기를 해 본적 없는 사람들도 클럽메이트의 도움을 받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 매년 9월에는 국제 포인트 브레이크 대회가 개최돼 전 세계 서퍼들의 묘기를 보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포인트 브레이크를 즐기는 남자
역류하는 물살 위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 브레이크는 어린이에서부터 중년층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다.
PIC 리조트 내의 해변에 나서면 유난히 긴 수평선과 산호방파제 덕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신기하다. 산호초가 만든 야트막한 수심은 각종 해양 레포츠를 즐기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해변가에서는 카약, 윈드서핑, 스노클링, 세일링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모든 장비는 무료로 대여가 가능하며 클럽메이트의 지도를 받아 초보자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카타마란 요트로 조용히 바다를 가로지르는 세일링은 연인과 가족 여행객 모두에게 환상적인 경험이다. 

스킨 스쿠버와 윈드서핑은 클럽메이트가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기 때문에 자녀들과 새로운 레포츠에 도전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PIC 사이판에 머무는 동안 한 가지 스포츠 정도를 마스터 한다면 다음 여행 시 좀더 멋진 모습을 가족이나 친구에게 자랑할 수 있을지 모른다.

PIC 미션 프로그램은 PIC 사이판의 최고 인기 액티비티 10가지에 대한 미션을 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체크인 시 제공하는 챌린지 카드와 안내 브로셔를 챙겨서 양궁, 암벽등반, 미니 골프, 카약·아웃리거투어, 테니스 레슨, 스노클링 등의 10가지 액티비티에 도전하면 된다. 각각의 미션을 완수할 때마다 클럽메이트가 챌린지 카드에 펀치를 찍어 주는데, 체크아웃 전에 인포메이션 센터나 프런트 데스크에 제출하면 PIC메달을 선물로 준다. 또 8가지 이상만 완수하면 PIC 숙박권이 걸린 추첨 이벤트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 가족 여행객이라면 아이들에게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재미와 함께 미션을 하나하나 성공해 나가는 성취감도 심어줄 수 있어 더욱 좋다.

미소짓고 있는 아이들
PIC 사이판은 투숙객 중 만 4세에서 12세 미만 어린이라면 누구라도 무료로 참가할 수 있는 키즈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 영어와 함께 놀다

PIC 사이판은 투숙객 중 만 4세에서 12세 미만 어린이라면 누구라도 무료로 참가할 수 있는 키즈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클럽메이트들이 PIC의 노하우가 담겨 있는 알찬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 스포츠와 놀이를 즐기는 놀이 학교다. 그림 그리기·공작 등을 배우는 창작 활동 시간, 레고 게임 대회, 실내 게임, 미니 골프 배우기를 비롯해 워터파크 내 랩풀과 아이들을 위한 키즈 스플래시 풀에서 수영과 놀이를 즐기도록 돼 있다. 또 팀을 나눠 미니 올림픽과 각종 게임을 통해 협동심과 페어플레이 정신 등을 가르쳐 준다. 키즈클럽은 매일 다른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무엇보다도 키즈 클럽이 매력적인 이유는 바로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놀이와 스포츠, 미니 올림픽 등을 즐기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와 친해지는 기회가 된다. 혹 영어를 못하는 아이들이라도 키즈 클럽 수업 후에는 영어 배움에 대한 동기화가 이뤄지기 때문에 일석이조다. 또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 부모의 요청에 따라 한국 클럽메이트를 배치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거부감을 없애고 있다.

최근 PIC 사이판에서는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키즈 라운지를 오픈했다. 만 5세 미만의 영유아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이 공간은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아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놀이 용품이 마련된 실내 놀이공간이다. 잠시 뜨거운 태양을 피해 쉴 수 있는 쉼터로 활용해도 좋다.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만 5세 미만, 신장 122㎝ 미만 유아가 대상이다.

특히 2009년부터 시작된 ‘나눔씨앗’ 클래스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클래스에서는 매일 40분씩 2일에 걸쳐 교재 수업과 다양한 액티비티 수업을 통해 나눔의 중요함과 생활 속의 실천 방법을 가르쳐 준다. 수업은 아름다운재단의 전문가들이 구성한 프로그램에 의해 소정의 교육을 이수한 클럽메이트들이 영어로 진행한다. 2일의 수업 과정을 모두 이수하면 수료증과 함께 나눔 교재와 저금통이 선물로 주어진다. 참가비는 1인당 10달러이며, 전액 어린이의 이름으로 기부된다. 나눔씨앗 여행을 통해 PIC를 방문한 경우에는 참가비가 무료다.

뷔페에서 음식을 담는 사진
해산물과 야채, 스테이크 등을 직접 요리해 먹는 해변 바비큐는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세계 각국의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마젤란 뷔페 레스토랑 등 네 곳의 레스토랑에서 원하는 메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저녁시간도 신나게, 나이트 이벤트

PIC 사이판은 총 308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넓은 호텔 입구와 로비, 세계 각국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을 갖추고 있다. 레스토랑 시설로는 한식과 중식, 일식, 양식 등 세계 각국의 음식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마젤란 뷔페 레스토랑과 아름다운 일몰을 보며 저녁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시사이드 그릴, 우동·라면·피자 등이 제공되는 갤리 카페가 있다. 야외 BBQ에서 해산물과 야채, 스테이크 등을 직접 요리해 먹는 해변 바비큐는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PIC 골드카드 소지자는 끼니 때마다 리조트 밖의 음식점을 찾아다닐 필요 없이 네 곳의 레스토랑 중 원하는 메뉴를 골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특히 마젤란 뷔페에서는 매끼 다른 메뉴를 선보이기 때문에 매일 이용해도 질리지 않는다. 저녁에는 맥주와 와인이 무제한 무료로 제공된다.

매일 저녁 워터파크와 PIC 사이판 전용 해변에서는 다양한 나이트 이벤트가 진행된다. 해변에서 진행되는 ‘비치게임’에서는 비치발리볼, 줄다리기 등을 클럽메이트와 함께 즐길 수 있다. 카우보이, 카우걸과 컨트리 뮤직을 함께 하는 신나는 ‘살룬 데이’, 힙합 뮤직과 함께 하는 ‘댄스 타임’도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는 이벤트다. 뿐만 아니라 유명한 노래를 클럽메이트와 함께 립싱크해 부르는 ‘핫 립스’ (Hot lips)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산 속의 산책로를 연상시키는 워터파크 조경시설과 붉은 석양이 아름다운 전용 해변가, 그리고 그곳에 그림처럼 놓여 있는 해머는 여자들과 연인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허니문 커플이라면 푸른 바다와 노을을 바라보며 시사이드 그릴에서 코스요리를 즐기며 로맨틱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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